챈들러, 피츠제럴드, 스티븐 킹을 중심으로 하루키가 영향을 받은 작가들을 살펴본다.
◈ 하루키와 미국의 현대 문학
하루키는 일본소설은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읽지 않았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페이퍼 백으로나온 미국 현대 작가들의 소설을 탐독했다. 하루키는 일본인이지만, 일본 문학의 영향을 받지 않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영, 미 문학적인 작품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특히 미국의 현대 작가 11인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것은 그의 솔직하고 소박한 인간성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일로, 흔히 일본에서도 큰 작가가 되면 여간해서 자기가 영향을 받은 작가를 제대로 밝히지 않거나, 누구에게도 영향을 받지 않앗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키는 미국 작가 11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문학적 영양소를 얻었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되풀이 말하고 있다. 그들은 결코 존 업다이크, 헤밍웨이, 포크너 같은 현대 미국의 문단을 풍미하고 있거나 과거의 한때를 지배했던 그런 거물급 작가들은 아니다.
그들 11인에는 중견 작가라고 확실히 자리 매김되지 전의 작가도 포함돼 있어, 모두 제일급의 작가들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키는 그 작가들의 작품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그것으로 자신의 작품 속의 자양분을 삼은 것이다.
그는 그 11인의 작가들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어떤 점에 공감하였으며 무엇을 참고했는가.
이제 하루키가 가장 선호하고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레이먼드 챈들러와 스콧 피츠제럴드, 스티븐 킹, 레이먼드 카버를 중심으로, 이른바 하루키의 문학적 영양소가 됐다고 하는 11인의 미국 작가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 챈들러 적인 소설 기법
80년대의 세계적인 인기 작가들의 특징은 하나같이 자각적이라는 데 있다. 무엇에 대해 자각적이냐 하면 방법에 대해서 자각적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전형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보르헤스(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시인), 민화와 만난 뒤에 '소설의 마술사'가 된 칼비노, 근대 오컬티즘(occultism, 자연 또는 인간의 숨어 있는 힘이나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의 영향 아래, 뛰어난 환상의 세계를 차례로 발표한 미하엘 엔데, 혹은 사상과 종교의 스케일을 무시무시할 정도로 크게 설정하고, 그 스케일에서 현대의 문제를 거시적으로 재파악하여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장미의 이름>의 움베르토 에코.
이러한 경향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실 일본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도전하고 있는 작가들은, 방법에 있어서 자각적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런 자각적인 의식을 갖게 되면, 순수한 의미에서의 자연주의적인 소설은 쓸 수 없게 된다.
하루키 역시 자기 자신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고, 소설의 방법에 있어서 매우 자각적이다. 그리고 자신의 문학사적 위치, 현대 세계에서의 위치에 대해서도 충분히 유념하고 있다. 특히 그는 소설 기법에 있어서 다분히 챈들러(미국의 추리 소설가, 하드보일드파의 거장)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하루끼: ....내가 챈들러를 무척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로우-작품 속의 주인공-라는 존재 자체가, 존재감이 있는 가설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챈들러 자신의 자질문제라고도 생각하지만, 그것을 잘 표현해 내지 못하면, 도시라고 하는 것은 그릴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가설이라는 뿌리를 빼버리면, 굉장히 피상적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가와모토: 챈들러는 도시 속에서 황야를 본다고 할까, 도시를 도시로서 보고 있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이 평소에 살고 있으면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도시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쓰는 것이지요.
- 가와모토 사부로, <도시의 풍경학> 중에서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끼의 두 번째 장편 소설, <양을 쫓는 모험>의 작품구성은 분명히 챈들러적이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한 사나이가 경제 사정이 좋지 않게 되자, 어떤 기묘한 의뢰를 떠맡게 되고, 그 의뢰에 따라 수수께끼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주도 면밀하게 준비된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차츰차츰 의뢰주가 수상해지고, 의뢰 받은 일 자체도 수상해지면서, 소설의 구성 그 자체에 영향을 줄 정도로 스릴 넘치는 변화가 일어난다.
하루끼 자신은 이 변화를 'seek and find'라는 말을 사용하며, 가와모토와의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이때 쓰여진 'seek and find'라는 말은, 후에 마치 무라카미 하루끼 문학의 대명사처럼, 연구자나 팬들 사이에서 쓰여지게 되었다).
'find'했을 때는 'seek'했던 것이 이미 변질되어 있다는 것이 테마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말은 옳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은 보편적인 일이다. 구태여 챈들러나 하루키 문학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모든 문학은 발견'find'했을 때에는, 찾고 있던(seek) 것이 당연히 변질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이 점을 집요하게 추구하고,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그것에서 또 다른 테마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찾아 내야 할 것이 미리 상실되어 있는, '부재'라고 하는 테마이다.
'seek and find'에서 테마가 찾아야 하는 것의 부재로-상실로-이행할 때, 무라카미 문학은 챈들러와 뚜렷이 결별하고, 일본으로, 자신의 원래의 체험에 입각한 표현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다."
◈ 피츠제럴드의 시대인 1920년대
하루키는 스콧 피츠제럴드를 가리켜 "한동안 그만이 나의 스승이요, 대학이요, 문학하는 동료였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감수성이 예민한 고교 시절부터 피츠제럴드의 소설이라면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읽었다고 한다.
1920년대 미국의 작가를 대표하는 그는 감각적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에 가까웠고, 유연함과 오만함, 센티멘털리즘과 시니시즘, 극단의 낙천주의와 자기 파괴적인 욕망, 상승 지향과 하강 감각, 도시적 세련미와 중서부적인 소박함 같은 서로 상반된 감정이 작품 속에서 약동하고, 그런 대립된 요소를 조화시킨 점에 그 매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요소는 하루키의 여러 소설 속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하루키의 문학을 상실이라는 테마에서 살펴보변, 기법상으로는 물론 챈들러적이지만 - 지극히 하드보일드적인 -, 테마 그 자체로 보면, 피츠제럴드 쪽에 가깝다. 왜냐하면 피츠제럴드의 작품 속에는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기본이 되는 상실감이 농밀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로스트 제너레이션(잃어버린 세대. 제 1차 세계 대전 후 환멸을 느낀 미국의 지식인 및 예술인들에게 주어진 명칭. F.S. 피츠제럴드, J. 더스패서스, E.E. 커민스, W.H. 포크너 등이 이에 속함)'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난 피츠제럴드는 태어난 지 2년 만에 부친 회사의 도산으로 인해, 뉴욕의 버팔로로 이사를 한다. 그리고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남부에서 군 복무를 하다가, 종전과 함께 뉴욕으로 올라와 카피라이터를 하면서, <낙원의 이쪽>을 완성했다. 처음 쓴 이 장편 소설이 순식간에 전 미국의 베스트 셀러가 되어, 그는 작가로서의 운 좋은 첫출발을 하게 되었다.
1920년 -<낙원의 이쪽>을 출판한 그 해에, 피츠제럴드는 운명의 여성, 젤다와 결혼하였고, 그 5년 뒤인 1925년에는,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하였다. 이 작품을 발표하기 전까지 피츠제럴드는 젤다와 함께 이 파티에서 저 파티로 뛰어다니며, 며칠씩이나 파티를 벌여댔다. 결국 베스트 셀러 작가로서 얻은 막대한 수입은 술값과 호텔비와 모피로 사라져 버리고, 급기야 출판사로부터 가불까지 해야 하는 형편이 되었다. 이런 와중에도, 그는 10개월가량 유럽에 머물면서, <위대한 개츠비>를 완성했던 것이다.
하루키는 그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이라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한 대목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하루키의 피츠제럴드에 대한 기호는 각별한 것 같다.
피츠제럴드라는 작가 체험 및 작품 체험에 못지않게, 하루키는 그의 작품을 번역함에 있어서도, 역시 독특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미국 문학의 연구자인 다쓰미 다카유키는, 대학에서 미국 문학을 가르치면서 '오늘날 피츠제럴드를 읽는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것이다" 라고까지 하였는데, 그것은 단순히 비유나 유추가 아니라, 피츠제럴드를 읽는 것은 하루키의 일부를 읽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가령 <마이 로스트 시티> 원문에서는 단순히 '더 걸(The Girl)' 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하루키는 '꿈의 소녀'라고 번역하였다. 그것은 '누구라도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인데도, 번역문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장이 찍혀 있다'는 얘기인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번역이 대단히 적절했다는 사실이다
◈ 하루키 소설 속에서 연상되는 다른 작가들 - 스티븐 킹 외
피츠제럴드 외에도 하루키의 작품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미국 작가를 들어 보면 - 환상 문학의 연구자 가제마 겐지의 연구 -, <댄스 댄스 댄스>에서 찾아볼 수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포 소설가, 스티븐 킹을 들 수 있다.
스티븐 킹은 매년 한 작품 정도 베스트 셀러 소설을 내고 있는데, 작품마다 정성을 다해 치밀한 구상과 탁월한 소설 기법을 발휘,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하루키는 킹의 소설의 일관된 모티프인 반부권성, 반권력적 경향에 공감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음은 가제마 겐지가 하루키의 작품을 읽고 나서 연상되는 작가들에 대해서 서술한 것으로, 그 대목을 인용해 보기로 한다.
"장편 소설 <댄스 댄스 댄스>를 예로 들어 보자. 우선, 이야기 전반부에서 무대가 되는 '돌핀 호텔', 이 호텔은 엘리베이터의 정체 모를 존재도 포함하여, 스티븐 킹의 작품 <샤이닝>의 무대가 되는 '오버루크 호텔'의 재판에 지나지 않는다. 킹의 작품 가운데서도 특히 <샤이닝>은 "자비로 몇 번인가 사서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을 정도"라고 공언했을 정도로, 그의 마음에 드는 작품인 것 같다. 겨울철 자연 조건이 나빠서, 일단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한 5,6개월은 외부와 접촉할 수 없게 된다는 유령 호텔 '오버루크'는 <양을 쫓는 모험>에서 일단 눈이 쌓이면 길이 폐쇄되어, '그야말로 동면'으로 화하는 쥬니타키 마을의 산 위 '별장'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 밖에도, 주인공은 '나'와 약간의 영매 능력을 갖고 있는 열세 살의 소녀 유키와의 관계는, <파이어 스타터>의 맥기 부녀를 방불케 하며, 저주받은 외제차 마세라티는 <크리스틴>의 58년형 플리머스 퓨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한 인상을 열거해 나가는 것은,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조금도 중요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하루키는 스티븐 킹 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의 작품도 똑같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는 C.S. 루이스의 <나르니아국 이야기>,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50년대 SF>, 혹은 보네거트의 <고양이의 요람>, 레이먼드 챈들러나 로버트 B.파커의 하드보일드 소설, 르 구인의 <그림자와의 싸움>, 브라우티건의 <사랑의 행방>, 카프카의 <성>, 라브 크래프트의 <쿠트르 신화>, 그리고 킹의 <파이어스타터>와 <데드 존>과 같은 작품을, 어떤 때는 노골적으로 인용하거나, 또 어떤 때는 암시하면서, 독자에게 친밀한 눈짓을 보내고 있다.
그밖에도 하루키가 문학 수업을 하면서 가까이 한 작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트루먼 카포티 : 대학 수험용 영어 부독본에 실린 트루먼 카포티의 <머리 없는 매>를 읽고 감탄한 이래, 그의 많은 작품을 읽게 되었다고 한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작품을 특히 좋아했다고 하며, 하루키의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는 카포티의 단편 <마지막 문을 닫아라>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하루키는 카포티로부터 작품의 내용보다도 그 문장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한 적이 있으며, "그의 문장에는 읽어 가면서도 어디에서 뒤집어질지 알 수 없는 무서움이 있다"고도 말했다.
* 커트 보네거트 : 그 역시 하루키가 애독한 작가의 한 사람이다. <챔피언들의 아침 식사>를 처음으로 읽었을 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하루키는 말하고 있다.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발표됐을 때, 문장이 너무 번역투고, 버네거트의 문장과 비슷하다고 어느 평론가가 지적한데 대해서, 그는 보네거트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솔직하게 시인한 적도 있다.
* 폴 세로 : 주로 단편 소설을 많이 쓴 폴 세로도 하루키가 높이 평가하는 작가이다. 특히 <스위스이 로빈슨>이나, <모스킷 코스트> 같은 작품은 여러 번 읽었고, 그의 싱싱한 문장과 표현에 큰 매력을 느꼈으며, 특히 그의 작품 세계의 고립성에 끌렸다고 한 인터뷰에서 하루키는 말했다.
* 리처드 브로우티건 : <미국의 숭어 낚시>로 200만 부의 베스트 셀러 기록을 세웠던 리처드 브로우티건도 하루키가 좋아했던 미국 작가였다. 데뷔작이 화제가 되어 화려하게 등단하게 되면, 브로우티건처럼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게 된다고 자신의 경우와 비교하며 하루키는 조심해 왔다.
브로우티건은 한동안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점점 평판을 잃게 되었고, <그렇게 그 바람은 모두 날려 버리지는 않는다>는 긴 이름을 단 가장 만년의 작품은 1만 5,000부 밖에는 팔리지 않았다. 브로우티건은 그런 좌절의 아품에 견디지 못한 탓인지 권총 자살로 생애를 마감했다.
하루키는 브로우티건을 추모하는 수필에서 이렇게 말했다.
"확실히 후기의 브로우티건은 저 천마(天馬)가 하늘을 달리는 것과 같은 상상의 날개는 잃어 버렸지만, 그래도 평범한 몇백 명의 작가들이 흉내낼 수 없는, 차분하고 부드러우며 유머에 넘친 독자적인 세계를 그려 냈다."
브로우티건은 만년에는 미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번역 작품을 통해서 더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그의 아주 오밀조밀하고 정치(精緻)한 문장이 분재 원예같은 미니어처적이고 우아한 것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에 잘 영합된 탓이라는 해석도 있다.
* 게이 타리즈 : 하루키가 애독했던 작가 중에는 게이 타리즈도 포함된다. 특히 그의 초기 작품 <뉴욕 선책자의 수기>와 <당신의 이웃집 아내>를 좋아한다고 말하며 그를 좋아하는 이유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의 시선이 아주 낮아서 사물을 정확히 보는 멋있는 문장을 나는 좋아한다. 길 위에 떨어진 것에서 쓰레기통의 위치 같은 것도 모두 자세히 보고 걸으며 쓰고 있다. 역시 모든 사물은 위에서 본 시선으로 쓰면 절대로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 레이먼드 카버 : 하루키는 레이먼드 카버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 그의 단편 <발밑에 흐르는 깊은 강>을 읽고, 미국에는 이렇게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작가가 있다고 감탄하면서 그의 매력에 끌려 작품집을 번역했다.
그는 카버를 만나기도 했으며, 인간과 작품을 통해서 친숙해졌다. 또한 그가 죽었을 때는 가장 좋은 친구중 한 사람을 잃었다고 애도하기도 했다.
하루키는 레이먼드 카버를 가리켜 "그는 항상 오리지날한 창작자였으며, 그가 아니고는 쓸 수 없는 세계를, 그만이 쓸 수 있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자신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기쁨이 농축된 인생을 통해서 자신의 몸으로 익히고 터득한 것을 그대로 그의 작품 세계에 표출하는 작가였다"고 말하고 있다.
* 팀 오브라이언 : "나는 이 소설을 읽고 누군가와 무척 얘기를 하고 싶었다. 뭔가 기대고 싶은 하염없는 공백을 메우고 싶은 말을 찾고 싶었다"고, 그가 번역한 <그래도 살고 싶다(원제 : 뉴클리어 에이지, 문학사상사 간행)>의 후기에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래도 살고 싶다>를 처음 읽고 나서 너무 흥분하고 감탄했던 그는 그 긴 소설을 번역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소설은 자신이 읽은 그 어느 소설보다도 영혼의 총합 소설이라고 할 만큼, 갖출 것을 다 갖춘 훌륭한 작품이라고 이렇게 격찬했다.
"이 소설은 '현대의 총합 소설', 또는 '영혼의 총합 소설'이라고 할만큼 엄청난, 그리고 진지한 소설이다. 이 작가는 자기의 안에 있는 정신성의 모든 요소와 조각조각의 단편 - 형태를 갖춘 것에서 그렇지 못한 것까지의 모든 것을 다 소모해서 이 소설을 써냈다. 그리하여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는 지점에서 이 작품을 마무리지었다."
하루키는 그 밖에도 오브라이언의 장편 <진짜 전쟁 이야기를 하죠>도 번역하였다.
* 존 어빙 : 그 밖에도 <호텔 뉴햄프셔>, <사이더 하우스 룰즈>, <곰을 놓아 주다> 등의 작품을 쓴 존 어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하루키는 장편 <곰을 놓아 주다>를 번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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