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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파일

하/ㅗ 2001. 10. 31. 20:55 Posted by 로드365
최근의 비판글에 대한 우리의 입장  

<조갑제 注 - 이하의 글은 7월23일 황장엽, 김덕홍 두 사람이 발표한 [최근의 비판 글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하의 글이다. 두 사람은 이 글을 언론사에 돌렸다.>

최근 우리에 대한 미국 측의 방미초청을 둘러싸고 비판 기사와 기고문들이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자기의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1) 미국방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
우리는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미국방문을 요청한 일이 없고 더구나 미국 측에 초청해 줄 것을 요구하는 문제는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다.
이번에 나와 나의 동지인 김덕홍을 초청한다는 초청장을 간접적으로 전달받았으며 우리는 감사히 접수한다는 인사를 역시 간접적 방법으로 상대방에 전달하였을 뿐이다. 이것이 미국방문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관여한 전부이며 이것으로써 이 문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다 끝난 것이라고 본다.

미국방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우리의 방미가 국가의 이익 즉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에 수락했다.
*우리는 외국을 찾은 망명객이 아니라 조국에 돌아온 한국인이다. 따라서 일반국민들과 같은 헌법상의 기본을 누릴 권리와 의무가 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에 대한 정부의 대우에 감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물질적 대우와 우리의 신념, 양심을 바꿀 수는 없다.
*지금 다수의 국민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의 행동이 건전한 남북관계 발전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2) 최근 비판글들이 노리는 목적
비판기사의 필자는 현 시기 북한문제의 최고 권위자로서 연일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는 인사인 만큼 우리가 그 누구의 지시나 압력에 따라 자기의 원칙적 입장을 바꿀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가 우리에게 값있는 충고를 주려는 것이 진심이라면 직접 찾아올 수도 있고 개별적으로 편지를 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비판기사를 썼겠는가, 누구를 위하여, 누구를 대상으로 썼겠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것은 우리의 미국방문을 저지시키는 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위하여, 국민대중을 상대로 우리의 미국방문의 부당성을 널리 선전함으로써 우리의 미국방문을 반대하는 것을 여론화하려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여기에는 아마 기사의 필자가 우리를 아무리 공격하여도 언론의 자유가 없는 무력한 존재인 우리로부터 반격을 받을 염려는 전혀 없다는 필승불패의 자신감도 작용하였을 수 있을 것이다.

(3)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
기사의 필자는 우리의 미국방문의 부당성의 근거로서 다음의 몇 가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우리의 미국방문은 국가의 이익에 배치되기 때문에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둘째, 우리가 엄청난 고급한 대우를 받고 있는 만큼 국가 공무원과 같은 자세로 정부의 의사에 무조건 순종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며
셋째, 특수관리를 받고 있는 「망명자」에게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미국방문과 관련하여 우리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는 전체 국민의 국가이지 일부 사람들만의 국가가 아니다. 기사의 필자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만이 국가의 이익을 대표할 자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한국 국민들 속에는 기사의 필자와 국익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애국자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정부가 보장해주는 높은 물질적 대우에 대해서는 언제나 감사히 생각하고 있으며 조국통일 위업에 헌신하는 것으로써 반드시 보답해야 하겠다고 결의 다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결의는 우리에 대한 대우를 처음으로 결정한 前 정권시기에서나 그러한 대우를 계속 보장해 주고 있는 현 정권에서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기사의 필자가 우리에 대한 정부의 대우문제를 우리의 원칙적 입장과 직접 결부시키는 데는 경멸감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
북한 노동당중앙위원회 비서의 물질적 대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설사 그보다 더 높은 물질적 대우가 있다고 하여 그것과 자기의 가족, 그리고 한생을 바쳐 성취한 모든 소중한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아마 비인간적인 정신의 소유자만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기사의 필자는 자신이 前 정권당국으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투쟁한 민주투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으며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이 필요한 외교적 절차를 무시하고 우리를 초청하였다 하여 우리의 주권을 조롱하는 행위라고 애국적 울분을 토하였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청렴결백하고 투철한 애국심을 간직한 양심의 화신으로 자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묻고 싶다. 당신은 자기가 자랑하는 그 양심을 높은 물질적 대우와 바꾸겠는가고!
자기의 양심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남의 양심도 존중하는 법이다.
우리야말로 대의명분과 도덕적 의리를 생명보다 더 귀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탁상공론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비방하는 것을 탓하지 않는다.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으로 사선을 넘어 양심을 지킨 사람들은 반드시 우리의 입장, 우리의 심정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은 많은 경우에 자기만 양심이 있고 다른 사람은 양심이 없으며 자기만이 권력 앞에서 아부굴종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유아독존만을 아는 철부지든가, 아니면 권력의 압잡이로서의 자기 정체를 가리우기 위하여 교활하게 책동하는 위선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사의 필자는 미국에 망명한 장승길씨의 실례까지 들면서 특수관리를 받는 망명객에게는 민주주의적 자유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설득해 보려고 애쓰고 있다. 즉 특수관리를 받고 있는 망명자에게 민주주의적 자유를 보장해 주지 않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공인된 보편성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으로부터 출발하여 그는 『이러한 반민주적 작태가 지금 선생님의 자유와 권리를 외치는 사람들이 정부를 운영할 때 일어났습니다』라고 하면서 오늘 날 우리의 민주주의적 자유를 옹호하고 있는 인사들을 오히려 반민주인사로 낙인찍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지 체험을 통하여 우리의 민주주의적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참다운 수호자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우리는 김영삼 대통령 정권시기에 한번도 언론의 자유와 활동의 자유에 대하여 호소한 적이 없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특수관리 대상이었다.
현정권 하에서도 우리를 관리하는 기관책임자가 바뀔 때마다, 그리고 조건과 구실이 달라질 때마다 우리의 민주주의적 처지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이것은 특수관리를 받고 있는 「망명자」에 대한 처지가 누가 어떤 입장에서 관리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여 준다.
그런데 특수관리를 받는 「망명자」의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보편적 원칙이라는 주장이 얼마나 한심한 궤변인가 하는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미국에 망명한 어떤 작은 나라 사람이 아니다.
조국의 품에 안긴 한국인이다.
대국을 찾아가 생명의 안전을 구하는 망명객과 애국투사를 제대로 구별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조국에로의 「망명」이 가능하단 말인가.

어떤 사람은 개인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국익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인권문제가 어떻게 한 개인의 문제로만 되겠는가. 국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인권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이 독재의 논리가 아닌가.
개인의 언론자유와 인권을 유린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초석을 허무는 것으로서 국익 가운데서도 가장 큰 국익을 침해하는 것으로 된다.
우리가 특수관리를 받는 이유는 오직 신변안전문제 때문이지 여기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으며 또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망명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당당한 국민이다.

(4) 동맹국에 대한 태도문제
기사의 필자는 미국 공화당의 강경보수파 의원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풀어보려는 움직임을 결렬시키고 긴장을 고조시켜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에서 우리를 초청하는 것이니 여기에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를 초청한 미국회 의원들이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고조시켜 정파적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는 주장은 완전히 상식을 벗어난 거짓말이다. 누가 이런 거짓말을 곧이 듣겠는가.
우리는 강경파이건 온건파이건,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할 것 없이 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해야 하겠다는 완전히 같은 목적을 추구하고 있으며, 다만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에서 당근과 채찍을 어떻게 배합할 것인가 하는 견해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려고 한다는 기사 집필자의 주장은 동맹국 국회의원에 대한 터무니없는 중상비방이다.
만일 우리를 초청한 미국의 국회의원들이 필요한 외교절차를 지키는 데서 부족점을 발로시켰다면 그것은 외교경로를 통하여 바로 잡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동맹국의 국회의원들의 호의를 믿는가, 믿지 않는가 하는 것은 한미동맹 관계와 관련된 원칙적 문제이다. 절차상의 부족점을 가지고 주권을 조롱하는 오만한 태도이니 뭐니 하며 큰 일인 것처럼 떠드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들 속에서 반미감정을 고취하려는 행동으로 밖에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한미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한미 양국 인민들의 친선협조정신을 강화발전시키는 것은 한국의 운명과 관련된 근본문제이다.
여기에서 6·25 전쟁 때 미국 국민과 군대가 한국을 수호하기 위하여 세운 불멸의 위훈과 전후 한반도 평화와 한국의 번영발전을 보장하는 데 역사적 기여를 하여 온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하여서는 아무리 높이 평가하여도 과대평가로 될 수 없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북의 판이한 두 체제가 계속 대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을 귀중히 여기는가, 귀중히 여기지 않는가 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끝까지 수호할 의지가 있는가, 없는가를 가르는 시금석으로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입장으로부터 출발하여 미국 국회의원들이 우리를 초청한 것은 어디까지나 한미 양국인민들의 친선과 협조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려는 동맹자로서의 선의의 표현이라고 본다. 또 이번에 우리가 미국을 방문하려는 가장 주되는 목적도 한미양국의 친선과 동맹을 가일층 강화하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려는 데 있다.
우리는 우리를 초청해 준 인사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자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목적에 이용당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만일 우리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남북문제해결에서 한미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는 목적을 위하여 이용당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의 커다란 영광으로 될 것이다.
이종석 선생의 공개편지 기사를 통하여 한국 사회의 복잡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부족에 대하여 다시금 절실히 깨닫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너무 늙어서 냉전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이제는 이용가치가 없는 애물단지로 전환되었다고 비방하고 있다. 내가 늙은 것만은 사실이고 또 애물단지로 멸시당하고 있는 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뼈대는 아직 남아있다.
나는 북한에 있을 때 세상에는 절대적인 천재가 한 사람밖에 없다는 주장을 반대해 보려고 헛되이 많은 애를 썼지만 여기 남한에 와서는 천재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들이 풍기는 냄새 때문이다. 아마도 젖비린내인 것 같다.

2001년 7월23일

황장엽 김덕홍















한국의 통일문제와 국제관계  

2001. 3.

기본 체계

1. 북한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
2. 북한 민주화 전략
3. 한국의 통일문제와 국제관계



 1. 북한 문제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

북한은 외부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독재사회이다.  북한은 공산독재가 인간 생활을 어느 지경에까지 비인간화할 수 있는가 하는 극치를 보여주는 역사적 표본으로 된다.  온 나라가 문자 그대로 하나의 감옥으로 되고 있으며 수백만 근로자들이 무참히 굶어죽었다.

북한 내에서 우리의 힘만으로 이 독재를 반대하여 투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한 우리는 남쪽 형제들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남한으로 넘어왔다.

남한정세는 예상외로 복잡하였다.  소위 진보적이라고 하는 친북세력이 강하였으며 더구나 정권교체시기다 보니 남한 당국은 대북정책에 대하여 심사숙고할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것 같이 보였다.

우리는 북한에 있을 때 북한이 너무도 폐쇄된 나라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 실정을 잘 모르고 대북한 정책을 세우는 것 같이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선 남한으로 넘어가 북한 실정을 직접 알려줌으로써 대북정책수립에 도움을 주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남한에서 우리의 말은 잘 통하지 않았다.

정권이 교체되자 신 정권은 남북간에 존재하는 체제상의 대립을 초월하여 민족화해의 방법으로 남북문제를 해결하려는 입장에서 북한 실상을 알려주려는 우리의 목소리를 북한을 자극하여 민족화해에 손실을 끼치는 부정적 현상으로 평가하게 되었다.  이것은 북한의 민주화를 위하여 남한 동포들의 지원을 기대하였던 우리에게 있어서 심중한 타격으로 되었다.

민족 화해는 곧 민족의 통일을 의미하는 만큼 조선 사람으로서 민족화해를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서로 적대되는 두 체제의 대립을 초월하여 민족화해의 방법으로 민족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는 민족화해주의자들의 주장인 것이다.  남북간의 민족적 불화 때문에 남과 북에 상반되는 두 사회체제가 수립되었는가, 아니면 남과 북에 상반되는 두 사회체제가 수립됨으로써 남과 북의 불화와 대립이 발생하였는가를 따져보면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가 하는 것이 명백하다.  민족화해주의자들은 민족분열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민족분열의 결과만을 제거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화해주의자들과 우리들 사이의 근본적인 의견차이는 크게 두 가지 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첫째로, 남북간의 대립의 본질을 북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와 남의 민주주의 체제간의 모순으로 보는가, 안 보는가 하는 것이다.

민족화해주의자들은 냉전의 종식으로 체제간의 경쟁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끝났기 때문에 지금 체제간의 대립에 대하여 논의하는 것은 냉전 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대착오라고 보고 있다.  그들은 오늘날 남북간의 통일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남북의 분단이 장기화되면서 축적된 불신과 오해가 기본으로 되어 있으며 여기에 외부세력의 간섭이 첨가되고 있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족화해의 정신을 가지고 외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 강화해 나가면 남북의 통일이 자연스럽게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서는 남측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적극 원조해주고 국제적으로 그 지위를 높여주기 위하여 도와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달리 우리는 남북간의 체제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북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와 남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간의 대립은 의연히 남북간의 기본 모순으로 되고 있는 만큼 이 양립할 수 없는 두 체제간의 모순의 해결을 도외시하고 남북의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국민들을 기만하여 그들을 정신적으로 무장해제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므로 남북간의 교류협력은 반드시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에 대한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에서 진행하여야 하며 북한의 독재체제를 강화하고 남한의 민주주의 체제를 약화시키는데 작용하는 대북원조는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로, 남북간의 문제를 민족내부의 문제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국제적인 문제의 일환으로 볼 것인가 하는 것이다.

민족화해주의자들은 남북한 문제를 민족내부의 문제로 보면서 외부의 간섭이 없이 남북의 당사자들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달리 우리는 남북의 분단은 처음부터 국제적 문제의 일환으로 제기되었으며 오늘도 남북간의 대립은 국제적 성격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간의 문제는 반드시 국제적 문제의 일환으로서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조 밑에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이 주장하는 외세란 곧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것은 한국과 미국의 동맹을 파탄시키고 한국을 고립시켜 놓고 타승하려는 북한의 전략이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에 한국이 공감하는 것은 한국의 운명을 위태롭게 하는 그릇된 태도이다.

미국군의 참전을 떠나서는 6.25전쟁에서 북의 남침을 파탄시키고 한국의 자유와 독립을 수호할 수 없었을 것이며 미군의 한국주둔을 떠나서는 한반도의 평화도, 한국의 번영에 대해서도 생각 할 수 없다.

북한의 현 정권은 6.25전쟁 당시의 그 정권을 세습적으로 계승하였을 뿐 아니라 그때보다 훨씬 더 반 인민적인 독재정권으로 악화되었다.  이러한 북한 정권의  대남정책만이 달라질 수는 없다. 북한의 변화는 전술적 변화이지, 본질적 변화로 볼 수 없다.

오늘날에 와서도 북한은 중국과의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러시아까지 끌어들여 미국을 반대하는 공동전선을 이루고 있다.  이 나라들은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MD) 계획을 반대하고 이라크 폭격을 반대하는 등 미국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합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민족화해의 입장에서 북한과 손을 잡고 중국과 러시아에 기대를 거는 것은 결국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미국과의 동맹과 일본과의 공조를 약화시킴으로써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태롭게 만드는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일부 사람들은 남북한이 단독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미국과 중국이 협정 이행을 보증서면 된다는 구상을 제기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북한을 깊이 신뢰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도 자기편과 같이 믿고 있다는 것을 말하여 준다.  그러다 보니 민족화해주의자들은 때때로 자기들의 대북정책을 중국이 지지하여 주었다는 사실을 마치 자기들의 대북정책의 정당성에 대한 국제적 담보를 받은 것처럼 주장하기도 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민족화해주의자들이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에 대하는 태도와 북한 통치자들이 남한의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태도가 판이한데 대하여 심상치 않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화해주의자들의 이러한 입장은 미국과의 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고 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생명이라고 보는 우리의 입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우리는 미국의 일부 인사들과도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첫째로, 미국의 일부 인사들이 냉전의 종식을 계기로 민주주의에 적대되는 독재세력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된다는 것이다.

소련의 붕괴로서 냉전은 끝났으나 오랜 기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여온 소련식 사회주의독재의 뿌리가 완전히 제거된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개혁과 개방으로 나가고 있는 나라들도 사회주의 간판을 계속 내걸고 있으며 스탈린식 독재를 몇 배로 개악한 북한과 같은 기형적인 독재국가도 남아 있다.

러시아에서는 자본주의가 복귀되었지만 아직 공산당이 국회에서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회주의독재체제에서 특권을 누리던 사람들이 지금도 큰 세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이러한 세력들이 푸틴 정권으로 하여금 중국과 북한에 접근하여 반미공동전선에 가담하도록 추동하고 있는 것이다.

또 국제 노동운동에 끼친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적 독재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사이의 냉전이 끝났다고 하여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사회주의적 독재와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사이의 투쟁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투쟁의 한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제2차대전 당시에 민주주의를 반대하여 역사무대에 등장한 파시즘은 민족배타주의적인 독재였다.  민족배타주의에 기초한 파시즘 독재나 계급주의에 기초한 사회주의 독재가 패망하였다고 하여 독재 자체의 사회적 지반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독재는 폭력에 의거하고 있으며 폭력은 원래 동물세계에서의 생존경쟁의 수단이었던 만큼 비인간적이며 반사회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독재자들은 자기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특권을 반대하고 평등을 요구하는 민주주의를 폭력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역사발전에 역행한다.

이와는 달리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들에게 국가와 사회의 주인의 지위를 보장하고 주인으로서의 창조적 역할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함으로써 인류역사발전을 담보하는 진보적 원리로 된다.

독재는 낡고 퇴보적인 것을 대표하며 민주주의는 발전과 진보를 대표한다.  독재와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  독재를 반대하는 민주주의의 투쟁은 온갖 불평등이 없어지고 인류가 민주주의적 원칙에서 하나의 생활공동체로 결합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계급투쟁이론에 기초한 공산독재를 반대하는 냉전에서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하여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미국은 인류의 진보와 발전을 대표하는 역사적 사명을 훌륭히 수행하였다. 미국은 이 역사적인 대 승리에서 자만자족할 것이 아니라 세계 역사 발전에서 차지하는 자기의 주도적인 지위와 역할을 자각하고 전 인류를 민주주의화 할 데 대한 세계전략을 내세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인류역사발전을 대표하는 세계전략을 내세우지 못하고 그저 경제력과 군사력에서 최강을 자랑하는 유일 초대강국이라는 면만을 강조하는데 머무르게 되었다.

러시아는 뒤떨어진 나라였으나 전 세계 노동계급의 해방과 민족해방, 인류해방을 실현한다는 국제주의적 구호를 내걸고 노동계급의 국제적 연대성을 강화해나감으로써 세계적인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비록 소련은 독재국가라는 본질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으나 노동계급의 국제적 연대성을 강화하는 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오늘 인류는 혼자만 부유하고 강하게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다 같이 잘 살고 다 같이 발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마땅히 이러한 인류의 염원에 맞는 세계전략을 내세우고 민주주의 나라들과의 동맹을 확대강화하고 독재국가들을 민주화하기 위한 국제적 공동투쟁을 힘있게 이끌어나가야 할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원대하고 원칙적인 세계전략을 내세우지 못하고 투쟁의 목적도, 투쟁의 대상도 애매모호한 포용정책에 매달려 비타협적으로 싸워야 할 대상과도 싸우지 않고 일시적인 이해타산에 따라 어물어물 원칙없이 대하다 보니 일부 독재세력들이 활기를 띠고 국제무대에 급부상하여 미국의 지도적 역할에 도전하여 나서는가 하면 동맹국들은 공동의 투쟁대상이 무엇인가를 똑똑히 가리지 못하는 데로부터 미국과의 동맹에서 떨어져나가는 현상까지 발로시키고 있다.

만일 미국이 전 인류를 민주화할데 대한 세계전략을 내세우고 민주주의 나라들 사이의 동맹관계를 동일한 이념을 가지고 공고발전시켜 왔다면 오늘날 국가미사일방위계획이나 이라크 폭격과 관련하여 동맹국가들 안에서 딴 목소리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독재는 폭력이며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하여야 한다. 세계평화와 세계민주화를 주도하는 미국은 무력에서도 압도적으로 우세하여야 한다.  압도적으로 우세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우세할 때에는 독재국가들이 군비경쟁을 하며 미국의 지도에 도전해 나서게 된다.  이렇게 되면 다시 냉전상태로 되돌아 갈 수 있으며 세계평화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므로 세계평화를 확고하게 지키고 세계민주화 사업의 승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무력이 압도적으로 강하여 독재국가들이 미국과 경쟁하려는 생각 자체를 가지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  지금은 가장 비인간적인 독재국가인 북한까지도 몇 개 안 되는 핵무기를 가졌다고 하여 미국에 도전하고 있는 형편이다.

세계평화와 민주화를 사상적으로 지지하는 미국의 동맹국들은 무조건 미국의 MD 계획을 지지해야 하며 독재국가인 이라크를 징벌하는 폭격을 무조건 찬성하여 독재를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자기의 입장을 뚜렷이 밝혀야 할 것이다.

세계평화와 민주화를 위하여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건을 갖추는 것은 지배주의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다.  평화는 확고하게 보장될 수록 좋고 민주화는 확대 강화될 수록 좋은 것이다.

우리는 미국이 자기가 차지하고 있는 특수한 지위와 역할에 상응한 세계전략을 내세우지 못하고 의연히 국가주의의 테두리에 머무르고 있는데 대하여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가 미국의 일부 인사들과 견해를 달리하는 것은 미국이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는데서 경제적 수단과 군사적 수단을 이용하는데는 중요한 의의를 부여하지만 독재국가들을 정치사상적으로 굴복시키고 내부적으로 와해시켜  민주화하는데 대해서는 응당한 관심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독재는 폭력적 강제와 사상적 기만에 의거하고 있다.  인간은 정신을 가진 존재인 만큼 정신작용에 의하여 목적의식적으로 행동한다.  인간의 정신상태가 인간의 행동을 규정한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정신상태가 바로 인간의 사상상태인 것이다.  인간의 삶의 요구와 이해관계에 관한 체계화된 지식이 사람들의 사상상태를 규정한다.  사람들이 독재자들에 의하여 사상적으로 기만당하면 독재자들을 따라가게 되지만 민주주의적으로 각성되게 되면 인권을 옹호하고 독재를 반대하여 투쟁하게 된다.

정치사상적으로 독재국가들을 민주화하는 사업은 경제적 수단이나 군사적 수단에 의거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들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독재국가 안에 독재를 허물어뜨리고 사회를 민주화 할 수 있는 주체적 역량을 꾸려주기 때문에 독재를 제거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정치사상적 방법으로 독재를 붕괴시키고 민주화가 실현되면 새로 탄생한 국가는 자립적인 사상적 기초를 가진 민주국가로 될 수 있으며 민주화를 도와준 미국을 사상적으로 지지하는 미국의 충실한 동맹자로 될 수 있다.

독재국가들을 사상적으로 와해시키는 사업은 반드시 민주주의 국가들의 긴밀한 국제적 협조 밑에 진행되어야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사상적 협조는 민주주의 나라들의 사상적인 뉴대를 강화하고 세계적 범위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사업을 빨리 촉진시킬 수 있다.  미국이 이 사업을 주도할 때 미국의 정치도덕적 권위가 허물 수 없게 비상히 높아질 것이며 미국주도하에 세계를 민주화하는 역사적 위업이 승리적으로 완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독재자들은 의식수준이 낮고 무지하며 생활수준도 낮은 층에 의거하려고 하며 독재에 대한 비판적 안목이 있고 자유를 좋아하는 지식층을 경원시 한다.  그러므로 독재국가들을 사상적으로 와해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식계층을 먼저 각성시켜야 하며 낡은 사상에 오염되지 않고 순결한 양심을 지니고 진리를 추구하는 새세대 청년학생들을 상대로 사상교육사업을 벌이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을 군사적으로 붕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북한 자체가 군사적으로 준비되어 있을 뿐 아니라 중국과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남침을 저지시키기 위해 군사력을 이용하는 것은 필요하여도 북한의 독재정권 자체를 군사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합리적이 못된다.  또 경제적으로 끌어당기는 사업을 잘 못하는 경우에는 북한의 경제력을 강화하여 북한 독재체제를 강화해 주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을 내부적으로 사상적으로 와해시키는 사업을 미국이 도와주고 주도하여 진행하는 경우에는 국제적인 반영도 좋고 예상외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오늘날 미국이 북한 문제를 위하여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노력의 10분의 1의 노력만이라도 사상적 와해사업에 돌린다면 그 효과는 지대할 것이라고 본다.

우리 민족 앞에는 두 가지 큰 과업이 제기되고 있다.  그 하나는 남침을 막고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에 기초하여 남북의 통일을 평화적으로 이룩하는 것이다.

남침을 막고 평화를 보장하는데서 미국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자들은 침략자의 편에 선 사람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므로 주한 미군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남북의 통일을 민주주의에 기초하여 실현하기 위하여서는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일부 한국 사람들 가운데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하여 기대를 걸고 친해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옳지 않다.  한국이 중국과 친하는데서 북한과 경쟁하려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이다.  한국은 이러한 망상과 단호히 결별하고 오직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민주주의에 기초한 일본과도 동맹관계를 맺고 긴밀히 협조해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이보다 더 현명한 전략적 방침이 있을 수 없다.  

이런 원칙적 방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북한 통치자들의 이간책동과 일부 민족주의자들의 말을 듣고 미국과 일본에 대한 친선을 약화시키는 행동을 하는 것은 참다운 민족적 이익도 국제적 연대성의 필요성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 문제는 미국의 주도적 역할이 없이는 원만히 해결할 수 없으며 미국의 지원에 의거하여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하여 해결될 때에만 조선인민의 이익과 세계인민의 공동의 이익에 맞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2. 북한 민주화 전략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와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적대적으로 대립되어 있지만 북과 남은 같은 민족으로서 동포애의 유대로 통일되어 있다.  남북관계에서는 대립과 통일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

북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가 우리 민족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객관적으로, 역사적 현실로 확증되었다.  그러나 북한 통치자들의 기만과 강제에 의하여 북한 주민들은 통치자들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고 있다.  통치적 특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비인간적인 독재를 실시하고 있는 북한의 통치자들과 그들에 의하여 기만당하고 압박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은 엄격히 갈라보아야 한다.  북한 통치자들은 민족의 이익을 배반한 반역집단으로서 투쟁의 대상, 타도의 대상이지만 북한 주민들은 쟁취의 대상, 구원의 대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북한 통치자들이 북한 주민들을 통치하고 있는 실정에서 북한 통치자들을 상대로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렇다고 하여 그들만을 대상으로 할 수도 없다.  결국 대북전략은 북한 통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의 두 면을 가지게 된다.  즉 남북 문제를 해결하자면 정부차원에서 진행하는 대북전략과 민간차원에서 진행하는 대북전략을 배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1) 정부차원의 대북민주화 전략

여기에서 주체는 한국정부이지만 동맹국인 미국과 떨어져서는 주체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 주체로 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정부차원에서 해결하여야 할 중요한 전략적 과업은 무엇인가.

① 남침 전쟁을 막고 평화를 고수하여야 한다.

평화가 보존되지 않고서는 민족의 평화로운 생활도, 평화적 통일도 기대할 수 없다.  남북간의 관계에서 평화유지문제가 제1차적인 과제로 제기되는 것은 응당한 것이다.

북한은 당분간 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  중국도 전쟁을 반대하고 러시아도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  북한 통치자들도 지금 남침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자멸을 촉진시킬 뿐이라는 것을 모를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은 남침 통일의 야망을 버리지 않고 군사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군국주의와 수령절대주의 독재는 뗄 수 없이 결부되어 있다.  앞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군사력이 더욱 강화될 때, 그리고 중국의 위력이 더욱 강화되어 대만을 무력으로 점령하는 사태 같은 것이 일어날 때 북한은 중국과 보조를 맞추어 남침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기회에 대비하기 위하여 군사력을 계속 강화하는 한편 남한에서 친북세력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은 당면하여서는 주한미군의 유지를 철저히 보장하고 한미군사동맹을 강화하며 한국군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일본과의 군사적 협조를 강화하는데 각별한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다.

중국과 북한 그리고 이들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까지도 완전히 무력화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하게 보장하기 위하여서는 미국의 군사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여야 한다.  그러자면 MD 체계 수립을 반드시 실현하여야 한다.  싸우지 않고 평화적으로 이기자면 우리의 군사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여야 한다.  지금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미국의 MD 계획을 맹렬히 반대하는 것 자체가 평화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데서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의 군사적 우위보존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러므로 북한의 남침위협에 항상 직면하고 있는 한국은 MD 계획을 비롯하여 미국의 군사적 우월성을 절대화하는데 이바지하는 모든 조치를 무조건 전폭적으로 지지하여야 한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애매한 기회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사람은 한국의 정권을 담당할 자격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②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는 원칙적 입장을 시종일관 견지하여야 한다.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는 원칙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도에서는 신축성이 필요하다.  특히 오늘날 국가를 단위로 하여 사회생활이 진행되고 있는 조건에서 매개 나라들의 주권을 존중히 여기는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는 인민들의 투쟁을 국제적으로 지원하는데는 일정한 제한성이 있다.

그러나 미국은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고 민주주의가 강화발전하는 방향으로 인류역사를 전진시키는데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지위에 있는 만큼 미국의 태도는 세계 인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외교적 언사인 경우에도 미국은 원칙은 원칙대로 강조하여야지 원칙에 대하여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예컨대 북한과의 구체적 문제에서 미국이 신축성 있게 대응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의 존재를 담보한다는 약속을 하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미국은 마땅히 북한의 수령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는 입장을 명백히 밝히는 조건에서 양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북한에서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여 투쟁하는 인민들에 대한 커다란 국제적 지원으로 된다.
이와는 달리 만일 미국의 고위간부가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의 시신을 참배하거나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과 마주 앉아 친선에 대하여 논의하게 된다면 그것은 독재자 김정일의 권위를 높여주고 북한 체제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될 것이며 사람들에게 미국도 별다른 존재가 아니며 결코 믿고 기대할 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실망을 안겨 주게 될 것이다.

평화문제와 관련하여서도 미국은 원칙을 양보하고 평화를 구걸하는 인상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하여 무조건 무력을 먼저 쓰지 않겠다고 약속할 필요가 없으며 북한의 침략적 도발책동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해서는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단호한 원칙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 통치자들은 미국은 잘사는 나라로서 전쟁의 희생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결사대를 동원하여 미국의 항공모함을 한 척 격침시키기만 하여도 미국내에서 반전운동이 일어나 미국군대의 조선전쟁 참전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독재자들의 이러한 환상을 깨버리기 위해서는 미국은 절대로 원칙을 저버리면서까지 양보하고 타협하는 법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천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국의 민족화해주의자들은 남북간의 양립할 수 없는 두 체제간의 기본 모순을 은폐하고 화해와 협력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며 평화유지를 위하여 양보를 계속 하는 비 원칙적인 입장에 매달리고 있다.  이들은 자기들도 북한 체제를 붕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지만 화해와 협력은 전술적 방법이라고 변명한다.  그러나 그들이 남북간의 기본 모순을 은폐하기 때문에 일반국민들을 북한과의 관계에서 정신적으로 무장해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만일 민족화해주의자들이 취하는 정책이 전술적이라면 국민의 내부교양에서는 두 체제간의 모순과 수령독재의 실상을 알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국민내부교양도 북한을 자극한다고 하여 하지 않으며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는 언론활동마저 제한하고 있다.  이것은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할 데 대한 원칙적 입장을 저버리고 북한의 독재체제와 타협하기 위하여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국민에게 있어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것보다 더 귀중한 것은 없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독재와 인권유린을 반대하는 것은 한국의 가장 원칙적인 근본 입장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그것을 수호하기 위한 미국과의 동맹을 견결히 옹호할 데 대한 근본 원칙을 놓고 독재자들과 흥정하고 타협하는 사람들은 한국과 그 동맹자에게 충실한 사람이 아니며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③  북한에 비하여 한국이 정치, 군사적 면에서나 경제, 문화의 면에서나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도록 평화적 방법에 의한 경쟁을 백방으로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모든 대결은 다 힘의 대결이다.  힘이 강한 편이 약한 편을 이긴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진리이다.  힘에는 군사적 힘과 경제적 힘 뿐 아니라 정신도덕적 힘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세계 인민들에게 호소하는 데서는 인류에 보편적 가치를 가지는 도덕적 내용이 중요한 작용을 한다.  그러므로 독재를 반대하는 투쟁에서는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인도주의적 기치를 드는 것이 중요하다.

평화적으로 남북의 통일을 실현하는 가장 근본방법은 평화적 경쟁을 통하여 한국이 북한에 비하여 모든 면에서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보다 더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 근본전략은 있을 수 없다.  통일이 실현될 수 있는 근본조건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절대적 우월성이 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충분히 발휘되어 북의 독재체제가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붕괴되는 것이다.  북과 남의 발전수준에서의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같이 크게 되면 북에 대한 남의 영향력을 어떤 힘으로도 막을 수 없으며 북의 독재체제의 붕괴는 필연적이다.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이룩하는 길은 평화적 경쟁을 강화하여 북의 독재체제에 대한 남의 민주주의 체제의 승리를 보장하는 길 밖의 다른 길은 없다.

힘의 압도적 우세를 보장할 수 있도록 자기 힘을 키우지 않고 그저 교류와 협력만을 강화하면 자연히 북이 자본주의화 되어 독재체제가 붕괴될 것 같이 생각하는 것은 적대되는 세력사이의 상호관계에서는 언제나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이긴다는 투쟁의 진리를 무시하는 어리석은 판단이다.

지금 한국이 북한에 비하여 우세한 것은 경제이다.  이점에서 경제적 우월성은 체제경쟁에서 한국의 힘있는 무기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이 경제적 우월성을 체제경쟁에서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비한 한국의 경제적 우월성의 수준을 계속 더욱 높여나가는 한편 경제를 남한경제에 의존되게 하는 방향에서 경제교류와 협력을 진행함으로써 북한 경제를 자본주의화 하고 북한 주민들을 민주주의적으로 각성시키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저 경제교류만 하면 북한이 자본주의화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북한을 경제적으로 원조하는 방법으로 북한 경제를 자본주의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북한 체제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경제적 약점이며 남한 체제의 가장 큰 우점은 경제적 우점인데 북에 경제적 원조를 주어 북한 체제의 약점을 제거하고 남한 체제의 경제적 우월성을 약화시키면 체제경쟁에서 남측이 심대한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북한을 자본주의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환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막강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떠나서는 정치군사적 면에서 한국이 북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체제경쟁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북한의 영향력보다 더 강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6.15남북정상회담 이후 남한의 영향이 북한에 들어간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지만 남한에서 북한의 영향이 강화되었다는 것은 뚜렷하다.  우선 악명 높았던 김정일에 대한 평가가 180도로 달라지고 북한 체제에 다한 적대감이 동정심으로 전환되었다.  한총련을 비롯한 친북 세력들이 급속히 활기를 띠게 되었으며 소위 친북 성향을 가진 진보적 인사들이 정계, 사회 계에 많이 진출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운다.  이러한 북한의 영향의 장성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국 국민들과 정치인들은 평화적 경쟁을 통하여 한국의 힘을 강화하는 것을 소홀히 하고 북한을 정치, 경제적으로, 외교적으로 도와줄 것만을 강조하는 민족화해주의자들의 주장이 어떠한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마땅히 심사숙고할 때가 왔다고 본다.

④  북한 통치자들을 도와 줄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북한 통치자들과 북한 인민들의 이해관계는 상반된다.  북한 통치자들을 강화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북한 인민들에게 손해로 되며 북한 인민들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도와주는 것은 북한 통치자들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된다.

북한 통치자들은 무엇보다도 폭력적 독재기구에 의거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지원이 북한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독재기관들을 강화하는데 이용되게 하여서는 북한 인민들에 대한 독재를 강화하고 한국에 대한 침략적 위험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북한에 외화를 원조해 주거나 중공업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직접 군사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또 북한의 일반 주민들의 생활수준에 맞지 않고 통치계층들에게만 맞는 고급제품들을 원조해주는 것은 좋지 않다.  예컨대 지금 광우병과 관련하여 독일을 비롯하여 일부 나라들에서 쇠고기를 북한에 원조해주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북한에서 쇠고기는 귀중품에 속한다.  식량위기를 겪기 전에도 북한에서 쇠고기를 먹으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구나 아직 주민들이 저녁에는 풀죽을 먹고 있는 상태에서 쇠고기를 먹으려는 사람은 없다.  북한 통치자들은 쇠고기를 원조 받으면 귀중히 보관하였다가 군대나 독재기관들과 통치집단에게 김정일의 특별 선물로 공급하게 될 것이다.  분배의 투명성을 검열한다고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몇 곳에 검열원이 오는데서만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척하고 그 후에 다 회수할 때가 많다.  그러므로 일반주민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 제품을 원조품으로 보내는 것은 북한의 독재체제를 강화하는데만 도움이 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주민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식량인 경우에도 쌀이나 밀가루보다도 가공하지 않은 옥수수 알을 그대로 주는 것이 좋으며 일용생활품도 외양보다도 실용가치가 있는 값싼 제품이 좋을 것이다.  이런 식량이나 일용필수품들은 북한 주민들에게 많이 보내줄 수록 좋다.  그것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실질적으로 큰 도움으로 될 뿐 아니라 그들에게 원조를 주는 남한동포들과 세계 진보적 인민들의 인도주의적 사랑을 느끼게 되어 통치자들의 기만선전을 믿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동경하는 사상적 변화를 가져오는데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은 기아와 빈궁에 신음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신적 양식의 결핍으로 심한 고통과 불행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 주민들을 물질적으로 도와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인권존중의 사상이 들어가도록 도와주고 국제적으로 공인되어 있는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북한 통치자들에게 강한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말하여 북한을 도와주는 사업은 무엇보다도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며 그들을 사상적으로 각성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방향에서 진행하여야 한다.


(2) 민간 차원의 대북민주화 전략

정부차원에서도 북한 주민들과의 사업을 할 수 있지만 북한 통치자들이 주민들과의 자유로운 접촉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조건에서 정부차원에서 북한 주민들과의 사업은 많은 제한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북한 주민들과의 사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밑에 민간 차원에서 하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이다.

대북 사업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는 적지 않지만 여기에서는 우리가 직접 관여하고 있는 "북한 민주화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사업에 대하여서만 언급하려고 한다.

① "북한 민주화 위원회"

북한 민주화위원회는 탈북자들을 핵심으로 하여 조직된 애국조직이다.  북한 민주화위원회는 북한 인민들을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에서 해방하고 북한을 민주화하며 민주주의 체제에 기초한 남북의 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투쟁한다.

탈북자들은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의 대표적인 희생자이다.  그들은 북한 체제를 반대하여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용감하고 정의감이 강한 애국지사들이다.  그들은 북한의 비인간적인 독재를 뼈저리게 체험하였으며 남한 민주주의 체제 생활의 우월성도 체험하였다.  그들은 북한에 많은 친척, 친우들과 동지들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남한에도 많은 동지들과 벗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북한을 민주화하는데서 선봉적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통일을 위하여 특출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인재들이다.

탈북자들은 대한민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만 하여도 각 부문의 전문지식과 능력을 가진 유능한 인재들이 많으며 중국의 동북지방을 비롯하여 해외 이국땅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므로 탈북자들을 핵심으로 하여 민족통일을 위한 애국적 역량을 조직사상적으로 결속시키면 북한 민주화를 위한 사업과 남북통일을 위한 사업에서 중요한 임무를 담당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견지에서 북한민주화위원회 산하에 먼저 "탈북자동지회"를 내오고 탈북자들을 의식화하고 조직화하는 사업에 힘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남한당국은 탈북자들을 조직사상적으로 결속시키고 그들의 역할을 높이는 것이 통일위업수행에서 가지는 거대한 의의를 평가하지 못하고 그들을 통하여 북한 정세에 대한 자료나 뽑아내는데 그치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탈북자들의 가치를 평가하는데서는 북한에 관한 정보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1997년 초에 남으로 넘어와 1년 동안은 대통령선거의 복잡한 소용돌이 속에서 어리둥절하게 지냈으며 그후 3년간은 새 정권의 햇볕정책으로 말미암아 엄격한 통제를 받다보니 지난 4년을 사실상 허송세월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남한의 민족화해주의자들은 북한의 민주화와 인권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하면서 자기들이 북한민주화를 위하여 투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탈북자들이 민간차원에서 진행하는 북한 민주화사업까지 통제하고 있다.

오늘날 한국 당국은 우리가 정치인, 언론인들과 만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외부에 나가서 강연을 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다.  책을 출판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으며 탈북자동지회의 소식지를 발간하는 것도 통제하고 있다.  이리하여 우리의 북한 민주화 활동은 중지상태에 있다.

우리의 안전을 담보하고 있는 정부기관은 지금 특별보호를 받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가 북한을 자극하는 활동을 하면 북한측은 자기기관이 시켜서 우리가 북한을 반대하는 활동을 하는 것처럼 주장하며 자기기관에 대하여 책임을 추궁하여 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안전보호기관에 특별보호를 받고 있는 조건에서는 북한을 자극하는 활동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안전보호기관의 이러한 주장에 찬성할 수 없다.  원래 북한측의 테러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신변안전을 보장하는 문제는 우리가 월남할 때부터 대한민국의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직접 약속한 것인 만큼 정권이 교체되어도 국가적 차원에서 해당 국가기관이 응당 책임지고 보장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우리가 한국의 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고 북한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자기의 사상을 발표하는 것은 국민의 신성한 권리이다.  사상과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본질적 특징이다.  그 누구도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문제를 놓고 그 어떤 대상과도 흥정을 벌릴 권한이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북한도 예외로 될 수 없다.  또 우리가 김정일의 독재를 그 어떤 사적 감정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정면반대하고 탈북한 만큼 북한 통치자들도 우리가 어떤 기관의 지시에 따라 행동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안전보호기관의 기본 사명은 국가의 기본체제를 수호하는데 있는 것이지 국가와 국가 사이의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외교기관은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활동과 관련하여 북한 당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며 북한 당국이 요구한다고 하여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안전보호기관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기본 원칙까지 양보하면서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여 우리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우리에게는 힘이 없는 만큼 지금 어떻게 하여 이 통제에서 벗어 날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안은 없지만 우리가 이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국통일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것은 차라리 북한 통치자들의 테러를 맞아 죽는 것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심정이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 노동당의 지도사상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하고 관리하는 사업을 주관하여 왔으며 주체사상의 이론적 창시자로 인정되고 있다.  또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으로 15년간 일하면서 많은 유능한 제자들을 키워냈다.  이것은 사상을 중시하는 북한에서 민주화하는 사업을 사상적으로 이끌어 나가는데는 매우 유익한 조건으로 된다.  그러므로 오늘날 탈북자집단은 북한 민주화를 위한 사상적 중심을 마련해 놓았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차원에서의 적당한 지원과 외부로부터의 국제적 지원이 있게 되면 우리 북한 민주화위원회가 북한 민주화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조직적 역량으로서 자기의 사명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다.  이점에서는 적어도 북한의 그 누구도 우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없다고 확언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여기에 2천300만의 북한 인민들의 운명을 놓고 북한 민주화위원회가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되는 지원을 갈망하고 있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② 북한 민주화를 위한 한국 기지

우리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조국의 남쪽이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밑에 번영하고 있는데 대하여 커다란 민족적 긍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남한을 기지로 하여 북한 동포들을 해방하려는 기대를 가지고 남으로 넘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사회는 북한의 민주화기지로 이용하는데는 너무나 복잡한 사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복잡성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남북의 대립과 북으로부터의 사상적 영향과 결부되어 있다.

그러므로 한국의 사상계가 끝없이 복잡한 것 같이 보이지만 크게 대별하여 보면 한국의 자본주의적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려는 사람들의 사상과 북한 체제에 동정하고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체제에 비판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의 사상적 대립이 주되는 흐름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적 민주주의의 세계적 중심은 미국이다.  이런 점에서는 한국 사회에서의 주되는 사상적 대립은 친북, 용공사상과 친미사상의 대립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월남한 초기에 반공산주의 사상이 가장 철저하다고 생각하여온 사람들과의 담화에서 그들이 미국군대의 사령부가 수도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민족적 수치라는 말을 듣고 매우 놀랐다.  우리는 그들에게 만일 일본인들이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기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우리 한국에 옮겨오도록 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맞는다고 강조하면서 그들의 그릇된 견해를 비판한 일이 있었다.

한국의 지식인들 속에 북의 공산주의 선전에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는 것은 원래 북한 통치자들의 집요하고 대대적인 사상선전과 사상침투공작의 영향도 있지만 한국당국이 반공산주의 사상교육을 심도 있게 하여 공산주의 사상을 사상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법적으로 금지하는 행정적 방법으로 처리한 사정과도 결부되어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이로부터 한국사회에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려는 사람들은 선진사상을 가지지 못하고 권력만 장악하고 있는 보수세력으로 간주되고 공산주의 사상에 동정하는 사람은 권력은 없어도 진보적 사상을 가지고 군사독재를 반대하는 양심적인 사람으로 평가되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자본주의적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귀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건전한 사상을 가진 진보적인 사람들이고 북한의 공산주의에 동정하는 사람들이 비현실적이며 반인민적인 불건전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로 판단되지만 한국의 적지 않은 지식인들은 공산주의 사상이 지금 현실에는 맞지 않을 수 있으나 인간의 이상을 표현한 것으로서 언젠가는 실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볼 때마다 우리는 공산주의 사상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그것을 잘 모르고 반대하고 있으며 공산주의 사상을 지지하는 사람도 그것을 잘 모르고 지지하고 있다고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실정에서 우리는 한국내에서 북한민주화 기지를 꾸릴 필요성에 대하여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북한 민주화위원회가 민간차원에서 아무리 북한 민주화 사업을 잘 한다고 하여도 그것은 제한성을 가진다.  한국정부와 한국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북한의 민주화를 승리적으로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므로 북한 민주화 위원회의 한국  기지는 반드시 필요하며 그것은 크게 두 가지 과업을 수행하여야 한다.

첫째 과업은 북한으로부터의 사상적 침투를 막고 친북세력들의 그릇된 사상적 경향을 바로 잡아주며 한국의 지식인들과 청년 학생들이 깊고도 정확한 사상적 바탕에 의거하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고히 수호하고 미국과의 동맹, 일본과의 친선협조관계를 귀중히 여기도록 사상적 영향을 주는 것이다.  이리하여 북한 민주화위원회가 한국의 광범한 애국적 역량들과 긴밀한 사상적 연계 밑에 그들의 적극적인 지지성원 속에서 자기 사업을 해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둘째 과업은 북한 민주화 사업에 직접 동원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북한 민주화 사업에 필요한 수단과 방법, 전략과 전술을 연구하며 북한 민주화 사업의 중심기지로서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다.

북한 민주화 위원회는 한국에서 애국적 역량들과 긴밀히 협조할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우방국가들의 진보적 조직들과 긴밀한 연계 밑에 북한 민주화를 위한 사업기지를 튼튼히 꾸리고 민간차원에서 실정에 맞는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북한 민주화 사업을 벌려나갈 것이다.

③  북한 민주화 사업을 위한 해외 기지

북한 민주화 사업을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는데서 주되는 사업은 북한 주민들을 민주주의적으로 각성시키는 것이다.

북한 통치자들은 북한 주민들을 외부세계와 절연시켜 놓고 수령우상화 선전을 통하여 주민들의 자주의식을 완전히 마비시키고 자기들의 독재를 맹목적으로 따라 오도록 철저한 사상 독재를 실시하는 한편 수령독재를 의문시하거나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기미가 보일 때에는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두 가지 방법을 배합하고 있다.  여기에서 북한 통치자들은 사상적 독재를 폭력적 독재에 앞세우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므로 북한의 수령독재체제를 허물어 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외부세계와 절연시켜 놓은 독재의 장벽을 뚫고 북한내에 민주주의 사상, 인권 사상의 바람을 들여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독재의 장벽을 뚫는데서 주변 나라들에 있는 교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인 교포는 500만 이상이나 되며 그들은 주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조선반도 주변 4대국들에 분포되어 살고 있다.  북한은 일찍이 일본에 "총련"이란 교포조직을 내오고 그것을 대남 사업의 기지로 이용함으로써 큰 도움을 받았다.  여기에 고무된 북한 통치자들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서도 총련 형의 교포조직을 만들기 위하여 커다란 힘을 경주하여 왔다.  그 결과 오늘 해외 교포들과의 사업에서 북한은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북한 통치자들과는 대비할 수 없는 우월한 사상적 무기가 있으며 국제적 지원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교포들과 사업을 잘하면 해외 교포세계에서 튼튼한 기지를 만들 수 있으며 교포들과의 연계를 이용하여 북한내부에 인권의 바람을 들여보낼 수 있다.

어떤 지역에 어떤 형태로 어떤 규모의 민주화 기지를 꾸릴 것인가 하는 문제는 사업상 비밀에 속하는 문제인 만큼 공개할 수 없지만 그것은 한국의 기지와 북한내의 기지를 연결시키는 중간 기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한국 기지와 북한내부 기지를 연결시키는 전달자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독자성을 가지고 장기간에 걸쳐 전선사령부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④ 북한내의 민주화 기지

북한의 수령절대주의 독재체제는 최고도로 조직화되고 그 관리방법 또한 유례없이 세련되고 극도로 잔인하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자주적 본성과 배치되는 만큼 독재에 대한 인민들의 불만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북한 통치자들이 아무리 허위와 기만 선전을 일삼고 외부세계와 절연시키기 위하여 발악하여도 주변 나라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으며 점차 인민들이 각성되는 것을 막지 못한다.

1995년-1996년의 실정에서 우리가 직접 목격한데 의하면 생활수준이 비교적 높은 수도 평양시 안에서도 "이대로는 정말 못살겠다, 전쟁이라도 일어나 빨리 끝장나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주민의 80%-90%는 되었다. 지금 상황이 좀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빈궁과 고역은 혹심하며 인권 유린은 너무 한심하여 내놓고 말할 수준도 못된다.  굶어죽는 사람만 하여도 최근년간에 300만을 넘으며 비인간적인 인권유린을 당한 사람은 부지기수이다.

그러므로 그 삼엄한 독재상태에서도 자연발생적으로 항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반체제조직들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반독재조직들은 북한 민주화위원회에 큰 기대를 걸고 연계를 가질 것을 갈망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직적 연계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기본기지로부터 올바른 지도가 있고 중간 기지로부터 적절한 지원이 있게 되면 국내조직들과 협력하여 북한내에 견고한 기지를 꾸릴 수 있다.

북한내의 기지를 중심으로 전국 도처에 거점들을 확대해나가면서 점차 무장 인원들을 포섭해나간다면 북한 민주화 사업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여기에 정부차원의 지원과 국제적 지원이 배합되면 최종적인 승리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기지축성 문제는 비밀에 속하는 만큼 따로 안을 작성할 것이다.


3. 한국의 통일문제와 국제관계

조선이 남과 북으로 분단된 것은 소련과 미국의 세력분할의 결과이다.  소련은 북한을 자기 세력권에 포함시키고 미국은 남한을 자기 세력권에 포함시킴으로써 서로 대립되게 되었다.  소련이 패망한 후 북한은 자립을 시도하였으나 결국 중국 세력권에 속하게 되었다.  지금 조선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의 세력이 대립되어 있다.

중국은 조선이 한국주도로 통일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주도로 통일되는 것은 미국의 세력이 압록강 계선까지 뻗치게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미국세력의 확대를 반대하기 위하여 악명  높은 김정일정권과 동맹관계를 맺고 한반도의 평화유지를 주장하며 마치 중립적 입장에 서 있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금 아직 중국의 힘이 충분히 강하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이 남침전쟁을 일으키고 북한주도의 통일을 시도하는 것을 반대하지만 중국의 근본이익은 조선이 북한 주도로 통일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중국의 위력이 장성함 따라 중국은 북한주도로 조선이 통일되는 것을 도와주는 방향에서 작용하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북한주도로 조선이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일본은 중국과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하여 경계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가 발전되었지만 좁은 땅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자립하는 것은 거의 무의미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일본은 미국무력에 의존하게 될 것이며 미국과 동맹하고 한국과 긴밀히 협조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러시아는 조선문제에 대하여 그리 절실한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금 지난날 초대강국시기에 차지하였던 옛 지위를 되찾을 것을 바라고 있다. 러시아는 경제적으로는 약해졌지만 무력은 아직 강하다.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는데서 러시아의 군사력을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중국은 러시아를 끌어당기고 있으며 러시아는 중국에 접근하여 중국과 함께 미국의 지도권에 도전함으로써 강국으로서의 체모를 시위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민주주의체제에 기초하여 민족의 통일을 이룩하려면 무조건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 긴밀히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이나 러시아에 기대를 거는 것은 결과적으로 북한독재에 기대를 거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결국 미국과 일본을 배척하고 자기 운명을 북한과 중국의 지배하에 내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 문제에서 입장이 명백하지 않는 사람은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중국과 미국의 두 나라 가운데서 어느 나라 입장이 옳으며 앞으로 어느 나라가 세계역사발전에서 더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우선 북한문제를 놓고 양국의 입장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북한을 지지하고 김정일과 같은 독재자를 동지라 부르며 환영하고 있다. 여기에 무슨 원칙이 있는가. 여기에서 우리는 중국이 미국과 패권을 다투려는 야심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중국이 원칙적 입장에 서려면 김정일 독재를 규탄하고 북한의 개혁개방을 강요해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는 달리 미국은 김정일 체제를 규탄하고 있으며 북한의 민주화를 지지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미국도 자기의 국익을 첫 자리에 놓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북한문제를 놓고 볼 때 객관적으로 미국은 옳은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중국은 옳지 않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라크 폭격문제를 놓고도 중국과 미국은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어느 편이 옳은가. 이라크가 독재국가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라크의 독재정권 때문에 이라크인민이 많은 고통과 불행을 겪고 있다. 이라크독재정권에 대한 미국의 응징은 진보적인 것이다. 독재국가에 동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은 옳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개혁개방을 통하여 중국에서 민주주의가 상당히 발전된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으나 아직 마르크스주의와 모택동사상 등 공산주의사상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중국은 아직 사회주의기치를 들고 있는 만큼 사회주의의 그릇된 사상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볼 수 없다. 중국이 완전히 민주주의발전의 길에 들어서려면 민주주의를 기본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지도사상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현 상태에서는 중국이 세계민주주의발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된 나라는 미국이다. 대외정책은 대내정책의 연장이다.  대내적으로 민주주의가 가장 발전된 나라의 대외정책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현 단계에서는 세계를 민주화하는 위업을 미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세계를 민주화하는 역사적 위업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는가 하는 문제는 결국 어느 나라가 민주주의를 더욱 개선 완성하는데서 앞장서는가 하는데 따라 결정된다. 만일 미국이 현재의 발전상태에 자만자족하고 민주주의의 개선완성을 위한 사업을 소홀히 할 때에는 세계민주화의 주도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현 시기 한국으로서는 중국보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비할 바 없이 더욱 발전되어 있는 만큼 중국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미국에 의거하여 북한의 독재체제를 붕괴시키고 민주주의에 기초한 민족의 통일을 이룩하도록 하는 것이 유일하게 옳은 길이다.

북한의 독재체제의 붕괴와 민주주의에 기초한 한국의 통일은 동북아시아의 민주화발전에서 거대한 역사적 의의를 가진다. 중국이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와 동맹하여 한국의 민주주의적 통일을 방해하는 것은 중국자체의 민주주의적발전도 저해하는 시대착오적 그릇된 정책이다.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어 북한과의 동맹에서 해방되는 것만으로도 중국의 국제적 권위를 높이고 자기나라의 민주주의발전에서 커다란 도움으로 될 것이다.

민주주의적으로 통일된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민주화과정에서 미국의 가장 긴밀한 동맹자로서 동북아시아에서 민주화의 기지로서의 사명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이점에서 한국의 미래는 미국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며 미국과 뗄 수 없는 동맹관계를 계속 공고발전시켜나가는데 한국의 융성번영과 세계사에 기여하는 길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러시아와 북한의 반미공동전선을 파탄시키기 위하여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평판이 나쁜 북한의 독재와 인권유린을 규탄하는데 공격의 화살을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북한과 결탁되어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도덕적 권위를 떨어지게 할 수 있으며 반미공동전선의 도덕적 기초를 허물어지게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러시아를 반미공동전선에서 떼내는 것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이전에 공산체제를 같이 하던 소련시기에도 중국과의 모순이 심각하였다. 지금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반미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내부에서 민주주의세력이 약하고 의연히 공산당세력이 강한 사정과 관련되어 있다. 공산당이 반미감정을 조장시키는 장본인이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에는 공산당에 맞서 민주주의를 이끌어나갈 정당이 없다. 그러므로 미국과 민주주의동맹국들은 러시아에서 민주주의적 당건설을 도와주어 러시아가 구라파선진국가들처럼 민주주의 길로 나가도록 협조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가 민주화되면 그 위험성도 없어질 것이고 반미공동전선에서도 이탈하게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 한국의 민주주의적 동맹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가장 약한 고리는 한국이다. 한국은 민주주의적 바탕이 약한데다가 북한의 압력이 강하고 날로 강성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영향도 작용하여 민주주의역량이 통일단결 되지 못하고 있으며 민족주의적 경향과 북한과 중국체제에 대한 동정심이 결합되어 반미, 반일감정을 조장시키고 있다. 특히 일부 진보주의자들을 민족화해주의자들은 겉으로는 미국과의 친선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북한의 독재체제에 대한 적대의식이 없으며 미국과 일본과의 민주주의적 동맹이 한국의 생명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없고 중국에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성된 정세로 본다면 한국의 민주주의역량이 미국과 일본과의 친선을 가장 견결히 옹호하여야 하겠으나 동요하는 형편에 있다.

이것은 미국, 일본, 한국의 민주주의적 동맹을 강화하여 동북아시아의 민주화를 확고히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내에 강력한 민주주의정당을 건설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나서고 있다는 것을 말하여주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민주주의정당건설을 지원하는데 응당한 관심을 돌리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인간이 발전한다는 것은 자연과 사회에서 차지하는 인간의 자주적인 지위가 높아지고 인간의 창조적 역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사상은 바로 인간을 국가와 사회의 주인의 지위에 놓고 주인으로서의 창조적 역할을 보장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점에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데 대한 요구와 인간의 자주적 지위와 창조적 역할을 높일 데 대한 사회발전의 요구는 일치한다. 그러므로 인류의 운명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개선완성해 나가는가 하는데 달려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의 운명도 미국의 운명도 예외로 될 수 없다.

공산주의자들은 인류의 미래는 사회주의에 속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역사는 사회주의적 독재는 민주주의에 배치되는 것으로 하여 패망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실증하여 주었다.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하여서는 사회의 생산력을 발전시키고 사람들의 사상문화수준을 높여야 하며 사회적 협조관계를 개선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노력은 반드시 사람들이 차지하는 자주적인 지위와 창조적 역할을 높일데 대한 민주주의적 요구를 실현하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의 발전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일부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것을 민주주의의 진수로 보면서 사실상 자유방임주의를 고취하고 있다. 자유방임주의가 성행하면 도덕과 법적 질서가 파괴되어 인간의 자주적 지위를 높이고 창조적 역할을 높일데 대한 민주주의의 기본요구를 실현하는데 장애를 조성하게 된다.

민주주의는 인류역사발전에서 보편적 가치를 가진다. 그러므로 그것은 정치분야에서 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 등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서 구현되어야 하며 국내에서 뿐 아니라 국제사회전반에서, 국제관계에서도 전면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오늘날 세계화는 역사발전의 기본추세로 되고 있다. 세계화는 반드시 민주주의원칙에 기초하여 진행되어야 하며 결코 약육강식의 경쟁에 의하여 진행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세계를 민주화하는 것은 인류공동의 이익이며 공동의 과제이다. 특히 세계의 민주화를 주도하는 미국의 경우에는 세계의 민주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곧 미국의 최대의 국가적 이익으로 될 것이다. 미국은 마땅히 미국만의 이익이 아니라 세계 인민의 공동의이익을 위하여 미국의 민주주의를 계속 개선완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길만이 미국이 세계에서 지도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길이며, 미국이 계속 번영발전하는 길로 될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세계의 민주화를 빨리 촉진시켜 나갈수록 전세계가 빨리 발전할 뿐 아니라 이 위업을 주도하는 미국자체의 끊임없는 발전이 보장될 것이다. 한국도 미국의 민주주의를 따라 미국과 함께 민주화의 길을 걸어나감으로써만 세계와 더불어 정의롭고도 번영하는 길을 변함없이 전진하게 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