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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의 사형 - 백주대낮에 미 제국이 정적을 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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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30 03:41 
  http://wnetwork.hani.co.kr/gategateparagate/3758  

오늘이나 내일쯤에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사형을 당하게 된다고 합니다. "전직 대통령"이라 쓰려 하다가 그냥 "대통령"이라고 쓴 이유는, 그가 합법적으로 대통령직을 잃은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침략으로 실권을 물론 잃었지만 침략 그 자체가 불법이기에 적어도 제가 이해하는 국제법의 논리로는 그가 아직도 이라크의 합법적인 국가 원수입니다. 미 제국이 지금 남의 나라에 쳐들어와 그 군주를 잡아 만백성 앞에서 죽이게 한 셈이지요. 3500-4000년 전의 바빌론의 정복 왕조들이 하던 것처럼... 세상이 정말로 이토록도 안바뀌나요?

미국이 "재판" 등을 들먹이는데, 이는 지나가는 소가 웃어제낄 적반하장이지요. 그렇다, 1982년에 이라크라는 후국의 제후가 시아파를 학살했다는 것이 사실일 것입니다. 시아파의 이란과 전쟁하면서 말씀이지요. 그런데, 그 전쟁을 교사하여, 그 전쟁 기간 내내 사담에게 화학무기의 구성 요소까지 온갖 무기류를 다 갖다준 데가 어디입니까? 바로 제국 미국이지요. 시아파 학살로 수천 명이 비극적으로 죽은 것은 사실이고, 이라크의 민중이 후세인에게 이를 문책할 권리를 당연히 갖고 있었지요. 그런데 그것이 이라크 민중의 권리지, 미국과 그 지역적인 괴뢰들이 미국의 각본대로 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굳이 전범을 벌주자면, 야만적인 10여년 간의 제재로 백여만 명의 아이들을 죽이게 한 것도 모자라 이번 침략 때에 적게는 10여만 명, 많게는 약 60만 명을 죽게 한 미국의 지배자들부터 피고석에 들어가야 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사형 제도 그 자체를 야만이라고 생각하지만, 굳이 이라크 관련 전쟁 범죄로 누굴 사형하자면 부시와 블레어가 앞줄에 서서 교수대에 올라가야 할 것입니다.

과거의 피후견인인 오늘날의 정적을 백주대낮에 죽이는 부시라는 사람이 희대의 야만인이고 하루빨리 인류로부터 격리 당해야 할 위험한 광인입니다. 그런데 거기에다 그와 그의 참모들이 보기 드문 어리석음을 드러내지요. 이미 이라크의 재식민화 프로그램이 다 실패한 지금에 와서는,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란 수니계의 독립군과 시아의 급진파 (sadr파 등)와 나름대로의 타협을 이루어 결국 체통을 덜 잃은 채 이라크를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이지요. 어치파 재정의 상태로 봤을 때에 저들이 2-3년 이상 이라크에서 못버틸 것입니다. 그런데 사담이 순교자연하게 교수대에서 죽게 되면 수니계 독립군으로서 씻을 수 없는 모독이 되지요. 사담이 아무리 나빠도 그가 그들의 대통령이란 말에요. 그러면 독립군이 이러고 나서 미군과 협상에 쉽게 응할까요? 그렇지 않을 것이고, 결국 독립군 저격수의 사냥감 격인 미군의 병졸들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뿐입니다. 피가 피를 부를 뿐이지요. 부시가 사담을 죽임으로써 아마도 수백 명의 미군 병사들에게 동시에 간접적인 사형을 내리게 하는 것일 겁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인간의 목숨이란 순간적인 고려의 대상도 안돼요. 살인마라는 게 따로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