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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위키WikiWiki

아/ㅜ 2001. 12. 20. 15:34 Posted by 로드365



지식공유 사이버공동체 '위키위키' 무럭무럭  
*사이트 방문객 모두가 관리자 / 각자의 경험과 정보.아이디어 보태 / 완전한 모습 갖출때까지 첨삭 손질 / 1994년 프로그램개발 용도로 시작 / 대학 신문사 기업 등 사용 확산 / 한국선 지난해 '노스모크'가 원조
'원효대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조선의 고승이다.' 누군가가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렸다고 하자.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글쓴이의 무식함을 조롱하는 덧글이 무수히 뒤따를 게 분명하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글이 오른다 해도, 내용은 '원효대사는 신라의 고승'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수준을 넘지 못한다. 네티즌들 역시 덧글을 모두 읽는 품을 들여봤자 얻는 것은 '원효대사를 조선의 고승이라고 한 것은 잘못됐다'라는 것밖에 없다.
하지만 '위키위키(WikiWiki)' 사이트에서는 다르다. 원효대사는 신라의 고승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글을 보는 순간, 글은 '원효대사는 신라의 고승이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조선의 고승은 따로 있다'로 고쳐진다. 이 글은 또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고승이 사명대사라는 것을 아는 네티즌을 통해 '원효대사는 신라의 고승이다. 그리고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끈 조선의 고승은 사명대사다'로 수정된다.
한 문장에 지나지 않던 글은 여러 네티즌의 손을 거치면서 며칠 뒤 화면을 꽉 채울 분량으로 불어나고, 더 지나면 관련 정보를 모두 담은 문서로 발전한다. 문장도 세련되게 손질된다.
위키위키 사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사이트 방문자 모두가 곧 관리자라는 점이다. 누구나 관리자 권한을 갖고, 앞서 올려진 글을 고치고, 심지어 몽땅 지워버릴 수도 있다. 이렇게 고쳐진 글은 다음 방문자에 의해 다시 첨삭되고, 그 다음 방문자에 의해 또 손질되기를 반복한다.
이런 과정은, 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들이 보기에 애초 올린 글이 완전한 모습을 가져 더 이상의 첨삭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된다. 따라서 사이트에 남겨진 글은, 그때까지 그 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들의 지식과 경험을 모두 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위키즌'들은 이를 "우리 모두가 합의한 상태"라고 표현한다. 위키즌은 위키위키와 네티즌을 더한 말로, 위키위키 사이트 이용자를 가리킨다. 관리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기존 사이트에 길들여져 위키위키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위키리안'으로 불린다.
위키위키는, 1994년 미국의 프로그래머 워드 커닝험이 애플의 정보관리시스템 '하이퍼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했다. 사람의 뇌가 정보를 기억하는 구조와 유사한 형태로 정보가 관리된다. 법이나 기술적인 강제 장치를 필요로 하는 기존 사이트와 달리,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자율, 정직, 예의, 책임, 공유 의식을 요구한다.
처음에는 프로그램 개발자끼리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공유하는 용도로 사용했으나, 효용성에서 기존 방식보다 낫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대에서는 교수와 학생들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수단으로 위키위키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정보를 수집하고 아이디어를 구하는 수단으로, 세계적인 통신장비 회사 모토롤라는 임직원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위키위키를 사용한다.
위키위키는 우리나라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김창준(중앙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씨와 남승희(문화비평가)씨 등이 지난해 12월24일 만든, '노스모크'(no-smok.net)가 원조다. 현재 이 사이트 방문자는 하루 평균 3500여명에 이른다.
또 노스모크 사이트를 통해 위키위키의 유용성을 체험한 위키즌들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위키위키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군 판사 윤웅기씨는 인터넷 관련 법률 문제를 논의하는 위키위키 사이트(lovol.net)를 열었고, 광운대 이강성 교수는 학생들과 질의 응답을 주고받는 용도로 위키위키를 이용하고 있다.
김창준씨는 개인정보 관리를 위키위키로 하고 있다. 비공개 위키위키 사이트를 만들어 일정표와 즐겨찾기 주소록 관리 등을 하고 있다. 그는 과목별 '공동 필기장' 모델도 구상하고 있다. 학생들이 강의 때 들은 내용을 위키위키에 올리는 방법으로 지식을 공유하고, 교수가 학생들의 강의내용 이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김재섭 정보통신 전문기자 jskim@hani.co.kr
***위키위키 사이트 '노스모크' 만든 김창준씨 / '관리자 없이 글 수정.삭제 / 권한만큼 책임 느끼는 법이죠'
"위키위키의 전제는 '사람 사는 사회는 기본적으로 건강하게 유지되려는 속성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법을 통해 강제하는 장치를 없애도 허물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원동력이지요. 실제로 글을 수정하고 삭제하는 권한을 운영자만 갖는 기존 사이트에 길들여진 네티즌들에게 위키위키 얘기를 하면 한결같이 '엉망이 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게 이미 입증됐잖아요."
우리나라 최초의 위키위키 사이트 '노스모크'(no-smok.net)를 만든 김창준(27.중앙대 컴퓨터공학과 4년)씨는 "위키위키는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사회를 보는 시각을 바로잡아주는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직접 참여해 보지 않으면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없다고 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차표 검사를 하지 않아요. 하지만 도둑 승차 비율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낮아요. 자율적인 정직이 법으로 강제되는 질서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위키위키도 같은 모델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는 위키위키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뉴욕 관현악단 '오르페우스'에 견줘, 위키위키 사이트를 '오르페우스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오르페우스가 지휘자 없이도 수준 높은 연주를 하듯, 위키위키는 관리자 없이도 효용성 높은 인터넷 사이트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관리자의 권한을 나눠 갖는 방법으로 책임을 분배하는 게 위키위키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권한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릅니다. 위키즌 역시 글 수정과 삭제 권한을 갖는 만큼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는 "테드넬슨이 인터넷을 구상하고, 팀 버거스리가 월드와이드웹을 탄생시킬 때도 위키위키 같은 모델을 먼저 생각했으나 인터넷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세력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위키위키는 상업적인 이유로 기술종속 상태로 몰린 인간을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놓는 구실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넌 인터넷 하니, 난 위키한다
홍길동씨,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다 인터넷은 흔히 정보의 바다라는 상투적 술어로 미화되곤 한다. 하긴, 빠져죽기도 하는 곳이 바다이니, 적절한 비유일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심연으로 빠져 죽는지, 아니면 자유롭게 헤엄치고 다니며 보물까지 건져낼 수 있는지 이 시대의 홍길동씨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홍길동씨는 춤에 대해 관심이 대단하다. 그이는 오늘도 인터넷 상의 무도(舞道) 관련 사이트를 순람하고 있다. 수 십 장의 웹 페이지들이 눈앞을 휙휙 지나가며 주마간산 식으로 서핑을 하던 중 그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이름하여, "라틴 댄스". 그이의 공부는 주로 힙합이나 테크노, 째즈 등의 일인무 위주였던지라 간혹 무도장에서 쌍쌍이 정겹게 살갗을 비비며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는 연인들을 보면 가슴 언저리가 아파 오곤 했다. 그래 결심했어! 라틴 댄스를 배워서 나도 뜨거운 남자가 되리.


일단 그 사이트의 내용을 주루룩 읽어봤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말하지 않았던가. 최상의 교육은 대화라고. 질문할 것이 있는데 여기 저기 뒤집어 봐도 게시판 하나 없다. 그래, 그러면 동호회 게시판으로 가보지 뭐. 오호통재라. 왜 그곳에는 이다지도 남녀 정담만 넘칠 뿐이고 댄스 테크닉 하나가 귀하더란 말이냐. 게시판 앞뒤를 훑어봐도 본인 같은 초보자들의 질문만 일정 주기로 반복되고, 그렇다고 또 작심을 하고 줄줄이 읽어보려 해도 그 "느낌"을 얻기 위해서는 지리한 쓰레드를 수십개를 따라가야 겨우 보일까 말까 하다니.


이 때 그이의 뒷통수를 휘갈기며 번쩍이는 것이 있었으니, 아하 위키위키가 있었군. 댄스 위키위키 사이트에 가서, 자신이 가진 질문의 핵심 키워드를 주소창에 쳐넣으니 수 십 명의 경험이 "한 문서"에 축적된 결정체가 바로 나온다. 부가 질문이 있어서 간단하게 자신의 질문 주제를 제목으로 하는 페이지를 하나 생성하고, 질문 내용을 적는다. 뭐, 꼭 질문 형식일 필요는 없다. "라틴 댄스는 스텝이 복잡해서 초보자가 따라하기 힘들다"라는 식의 초보 수준의 문장 한 두 줄이면 충분하다. 틀려도 누군가가 고쳐줄 것이기에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남이 고쳐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가 다음날 아침 무렵에 다시 위키위키에 접속해서 자신이 만들어 둔 페이지를 열어본 순간, 그는 다시 환희에 빠진다. 그 사이에 소위 강호의 춤 고수 대여섯 명이 와서는, 자기의 초보 글을 전문가 글로 진화시켜놨던 것이다. "라틴 댄스는 스텝이 복잡해서 초보자가 따라하기 힘들다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그 요체는 리듬과 느낌의 내재화에 있는데...."




씨앗 뿌리고 추수하기 예컨대, 위키위키의 인터넷 주소가, http://www.dance.org/wiki/ 였다고 치자(실존하지 않는 사이트이므로 오해 없을 것). 그러면, 그곳도 일종의 인터넷 사이트이니 "대문"격인 페이지가 존재할 것이다. 대부분 그 주소는 http://www.dance.org/wiki/FrontPage가 된다. 그 페이지에 가면 몇 몇 중요한 주제에 관한 링크들만 있을 뿐 썰렁하고 황량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라틴 댄스"를 바로 주소에 이어 입력해 보자. http://www.dance.org/wiki/LatinDance 그러면 눈 앞에는 라틴 댄스의 모든 것이 한 페이지에 요약되어 나타난다. 백과사전이라구? 그것과는 다르다. 수백, 수천명의 손길을 거쳐 살아남은, "적응한, 진화한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위키위키는 기본적으로 관리자만이 아니라 -- 사실 명시적인 관리자가 없다. 사용자 모두가 관리자인 셈이다. -- 어느 누구라도, 심지어는 아이디가 없는 익명의 사람일지라도 "아무" 페이지나 수정, 삭제, 추가가 가능하다. 아니, 사람들이 그런 "흉악한" 짓을 열심히 한다는 전제하에 그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간다. 남의 글을 맘대로 고치는 행위가 없으면 위키위키는 존속할 수 없다. 아이러니칼하지 않은가? 우리는 그토록 자신 글의 소유권 유지를 위해 바둥거리고 있건만. 자 화면을 보자. 한쪽 모서리에 EditText라는 링크가 있다. 클릭.


내가 보았던 그 화면의 내용이 모두 나오고, 마치 게시판에서 자기가 쓴 글을 수정하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된다. 흠... 이 글을 쓴 사람은 누구인지(혹은 몇 명인지) 몰라도 철자법에 지지리도 약하군. 여기 저기 필요한 곳에 쉼표니 마침표를 찍어주고 받침 몇개 넣어준다. 뿌듯. 아, 나 오늘 공동체에 봉사했다...


어라. 그런데 재미있는 글이 중간에 보인다. 라틴 댄스의 스텝과 신경생리학의 연관 관계에 대한 진중한 글이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다른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래, 오늘 이 공동체에 확실히 공헌해 보자. 아까 대문, FrontPage에 가서 새로운 링크 DanceAndNeurophysiology? 를 만든다. 그럼 이 사이트에 오는 사람은 첫 방에 이 링크를 보게 되겠지. 그러고는, 링크를 클릭하면 자동으로 해당 제목의 페이지가 생성된다. 그럼 우리의 길동씨는 아까 LatinDance? 페이지에서 그 부분의 글을 가져다가 새로 만든 페이지에 옮긴다(윈도우학 전문 용어로 복사/붙이기라고도 한다). 그리고는 원문 말미에 자신의 의견을 한두줄 간단히 적는다. "남녀가 함께 허리를 흔들 때 힙이 같이 돌아가는 것이 신경생리학적인 과정을 거친다는 주장은 매우 타당하다. 하지만 운동학적인 측면에서는 몇가지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아, 오늘 홍길동씨 무리하는 날이다.


그러고 일주일이 지났을까. 간만에 http://www.dance.org/wiki 를 다시 찾았다. 오오오... 대문을 보니 자신이 뿌린 씨앗이 무성한 열대림이 되어있지 않은가. DanceAndPhilosophy?, DanceAndPhysics?, DanceAndEngineering?, 기타 등등. 이제 그는 모종의 책임감까지 느끼게 된다. 이곳 저곳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새 페이지들을 둘러보며 여기 저기 코멘트도 해주고 은근슬쩍 "더 정확하고 예리하며 명쾌한 말로" 고쳐놓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름하여 老子的인 위키관리자가 된 것이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이렇게 길동씨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댄스 황태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위키위키의 단순함 이 이야기는 분명 픽션이지만,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 아직 춤을 주제로한 위키위키 사이트는 (필자가 아는 한) 없지만, 기술, 철학, 과학, 컴퓨터, 문화비평 등의 분야에서 위키위키의 활약은 눈부시다. 위키위키는 하와이어로 "빨리"라는 말이다. 위키위키를 1994년에 처음 만든 프로그래머 워드 커닝엄은 모든 웹페이지를 어느 누구나 손쉽게 빨리 고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박한 꿈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이 경험을 통해 얻은 귀중한 지식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위키위키를 사용했다. 무엇보다도, 누구나 고칠 수 있고, 링크의 연결이 직관적이고 간단하며, 동일 공간에서 텍스트가 진화할 수 있다는 점들이 위키위키만의 고유한 장점이었다. 이 시스템은 점차 컴퓨터 전문가라는 협소한 울타리를 넘어서 신문사 기자들, 회사 직원들, 동호회 회원들, 결국은 개인의 정보관리에까지 퍼지게 되었다.


위키위키는 단순하다. 문자 위주의 인터페이스이고, 현란한 플래시 동영상도 없다. 하지만 단순하기에 더 빠르고 편리할 수 있다. 기능은 적지만 유연한 도구가 높은 자동성에 복잡한 기계를 압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게임만 봐도 그렇다. 바둑과 장기?를 생각해 보라. 기본적인 규칙은 바둑이 훨씬 단순해 보인다. 대신 그 사용에 있어 무한한 변화가 나올 수 있다. 위키위키는 이런 바둑을 꼭 빼닮았다. 단순해 보이지만 플레이어로 하여금 무한한 변화를 끄집어 낼 수 있게 한다. 장기는 처음 접근하기 쉽지만 바둑에 비해 그 묘용이 부족하다.


필자는 조만간 위키위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격조있는 감수성을 갖춘 이 시대 시민성의 필요조건으로 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아니 그러기를 희망한다. 익명 게시판에서 피튀기는 설전이 있었고 누가 충격을 먹어서 글을 모두 지우고 자살을 시도했다니, 모 기관에서 의식없는 사용자들의 잘못된 게시판 사용으로 사이트를 폐쇄했다니 어쩌니 하는 슬픈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오늘도 난 텍스트 키우러 간다. 위키위키로.



p.s. 위키위키 사이트(고유명사가 아니고 일반명사로서의 위키위키)를 찾아가보고 싶은 분들은 웹서치를 통해, "wikiwiki"나 "위키위키"를 검색하시라. 이 때 주의할 점은,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누구에게나 관리자급의 권한이 주어지는 공간이기에 왜곡된 영웅심리로 모든 페이지를 지워버린다든가 하는 만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부디 세계 곳곳의 위키 사이트를 탐방하고 실험해 보려는 분들께서는 나의 행동이 수백 수천명의 집적적 지적 결정체에 곧바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화엄적 사상을 갖고 책임감을 느끼시길 바란다. 연습을 해 볼 요량이라면 대부분의 위키 사이트가 갖춰놓은 "모래상자" (아이들이 맘대로 모래성을 만들고 부숴버리고 할 수 있는 연습공간에 대한 메타포임) 즉, WikiSandBox라는 페이지를 이용하시길 바란다.

[ 김창준, 과학동아 7월호 위키위키기사의 원고]












위키위키는 일종의 "공동편집환경"입니다.

이것은 하나의 인식의 전환입니다. 인터넷에서 자신의 정보를 독점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보안" 의 개념이 중요했던 반면, 위키위키에서는 "개방"과 "공유"가 원칙입니다.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위키위키가 만들어내는 장점들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것이 제대로 유지되기 힘들 것 같다구요? 모든 분들이 처음에는 그런 우려를 하십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참여자들의 노력과 의식입니다. 여기는 시장 바닥과 같은 곳입니다. 무엇인가 얘기를 하기 위해서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곳이 아닙니다. 위키위키에는 관리자가 없습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동등하며, 모두가 사용자이고, 모두가 관리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시끌벅적한 시장이고, 모두가 동등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자신의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엄밀하게 짜여진 규칙들이 존재합니다. 그 규칙들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시면, 위키위키를 즐기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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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위키분류에 위의 내용에 대한 더 많은 전문적인 페이지들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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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스모크의 모든 페이지는 완전하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누구라도 자유롭게 편집하실 수 있습니다. 이제 간단한 편집 규칙들을 다음 장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NosmokeTutorial/노스모크  NosmokeTutorial로 돌아가기  NosmokeTutorial/편집규칙    




위키위키란 기본적으로, FourAsOfWiki 즉, 어느 누구나(anybody), 아무때나(anytime), 어디에서건(anywhere), 어느 것이든(anything)지 수정할 수 있는 인터넷 상의 공동체 시스템으로, 이 시대에 요구되는 4A를 고루 갖춘 저자동고유연성의 매우 효과적인 의사소통 및 지식공유 미디어이다.

위키위키의 비공식적 정의는 이곳은을 참조. 위키위키와 일반게시판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WikiIsNotaBulletinBoard 를 보시고 도대체 위키위키가 뭐가 대단한 건지 모르겠다는 분은 쉬운위키소개를 보도록하세여.


위키위키의 고유한 사용방법(및 우리가 사용하는 문화패턴) 가이드라인은:



글쓰기의두가지모드

질문없이묻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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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ityBrevityDecorum









위키는 게시판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메타포는 우리 인식의 범위를 한정한다 -- 정신적 모델(mental model)을 제공하는 것이다. 위키를 게시판이라고 호칭하는 순간 우리는 위키를 우리가 가진 "게시판"이라는 개념 속에 구겨 넣는다. 우리가 대상을 어떻게 이름짓고 호칭하느냐에 우리는 스스로 종속당한다. UnlearnTheLearned


우리나라에서 유독 테이블을 이용한 정형적인 웹게시판이 발달한 이유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게시판이란 메타포가 PC통신의 게시판에서 배태되었기 때문이다 -- 정말 우리가 사용하는 웹게시판은 PC통신의 그것을 고대로 본딴 것이다. 이에 반해 영미권에서는 유즈넷이나 메일링 리스트 등의 비교적 자유롭고 다양한 형태의 의사소통 매체가 존재했고, 그들에게 게시판이라는 것은 어떤 개념적 한정을 두는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서로 의사소통 하기 위해 글을 "같은 공간"에 핀으로 붙여 놓는 그런 마당이었다.


만약 위키를 일반 웹게시판처럼 사용한다면 위키는 불편하다 -- 바지를 윗도리로 둔갑시키려는 것이다. 위키는 위키방식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위키는 단순히 PC통신의 게시판이 아니다. 위키는 우리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키고, 인식의 전환을 도와주며,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를 촉진하고, 사유보다 공유를 유도하며, 지식을 수집하고 스스로 진화하며, 그것을 체계화하여 축적하는 총체적인 "사고/소통 도구"이다.


동서양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제까지 패러다임에 단절을 통한 변혁을 가져온 사상가들은 모두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었다. AlfredNorthWhitehead가 그렇고 혜강이 그렇고 동무이제마가 그렇다. 적절한 메타포를 찾을 수 없다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라.


(위키) 게시판이라고 부르지 말고, 위키 혹은 위키위키라고 부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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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Beck 같은 달인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밍을 할 때 항상 동의어사전을 옆에 갖추어 놓는다고 한다. 변수 이름, 클래스 이름, 메쏘드 이름 등을 지을 때 좀 더 훌륭한 작명을 하기 위해서이다. ExtremeProgramming에서는 시스템 아키텍춰를 디자인할 때, 메타포로써 생각한다. 이를 통해 개발자와 고객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마련되는 것이다. 물론 잘 선택된 메타포는 개발자들에게 다양한 가능성과 예외적 경우를 생각할 인지적 틀을 제공한다. KentBeck은 묻는다: "만약 우리가 firewall을 raincoat라고 호칭했었더라면 지금 기술이 이 모양으로 발전했을까?"

메타포에 대해서는 Lakoff의 Methapors We Live By 0226468011 를 참고하라. 이 책을 읽는 프로그래머들에게 새로운 화두를 제공할 것이다.




대부분의 집단에서 파워라는 것은 제한과 배제에서 오지만, 이곳의 파워는 자유와 참여에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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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지?

외국의 형사 영화(예컨대 Usual Suspect) 같은 것을 보면 경찰서 내에 커다란 칠판 하나가 있습니다. 거기에 각종 정보를 휘갈기기도 하고 덕지덕지 붙이기도 하지요.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모아온 정보를 거기에 자유로이 옮기는 겁니다. 그러면 그걸 보는 사람들은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게 되겠죠. 아! 범인은 외팔이야! 사건과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스레 드러나는(emergent) 것이지요.

노스모크라는 모임 자체에 대해서는 NosmokeManifesto 그리고 NosmokeFaq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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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구체적으로...

모인모인이라고 하는 '위키엔진'인데, 처음 출발은 위키위키(WikiWiki)라고 하는 시스템입니다. 소위 협동적 지식, 집합적 지식, 발현적 지식 등을 인터넷과 웹을 통해 구현해 보려는 노력입니다. 여타의 웹사이트와는 달리 누구나 웹페이지의 내용을 고치고 지우고 덧붙일 수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기엔 그야말로 "엉망"이 되어 버릴 것 같지만 이제까지 대부분의 위키위키들은 정 반대로 인간의 품위를 지키며 성공적인 공동의 칠판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누구든지 고칠 수 있다는 점과 기존 내용의 높은 질과 수준, 참가자들의 올바른 비판의식 등이 Wikizen들로 하여금 사이트를 엉망으로 만드는 일에 유혹을 받게 하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웹페이지를 고치는 것은 HTML의 지식이 전혀 필요 없습니다. 화면 하단에 EditText라는 링크를 누르시면 기존 페이지의 내용이 나타나는데, 일반 게시판 사용하듯 내용을 고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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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법은?

간단한 사용법은 HelpContents 또는 페이지 상단의 도움말을 누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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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WikiWiki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시다면... 쉬운위키소개를 먼저 보세요.





노스모크선언문 자율진화 시스템 우리는 자율진화 시스템이다. 우리의 활동 방향성은 노스모키안들이 집합적으로 결정해 나간다. 따라서 항상 물과 같이 유연하다. NosmokeManifesto 자체도 변화한다 -- 노스모키안에 의해, 집합적으로. 고정된 법칙은 없다.


대승적 원융적 노스모크 정신 노스모키안 정신이란 나의 행위가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며, 나와 남이 모두 연결된 존재라는 대승적, 원융적 깨달음을 말한다.



시스템과 思考의 유연성 추구 우리는 편리성에 가치를 두는 자동적, 고정적 시스템에 우리 스스로를 가두기보다는 우리 자신이 주체가 되어 시스템을 늘 부드럽고 유연하게 발전시킨다.


유연성은 Dynamic Equilibrium을 표방하며, 창조적 思考및 무한한 응용을 이끈다.



개방적 실천정신 NoSmoke는 개방성과 실천정신을 중시한다.




개별적 지식보다는 집합적 지성 추구 노스모크는 개별적 지식의 끝없는 탐구를 통해 집합적지성을 구가하며 동시에 집합적 지식을 이용한 전문화된 개별적이며 동시에 잡종적지식의 발전을 모색한다.





노스모크를 방문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 (질문 추가는 아래에)


누군가 글을 지운다면
노스모크가 생산하는 문화란?
노스모크의 정체성은?
글쓴이가 궁금해요
이곳은 닫힌 모임인가?
NosmokeManifesto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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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글을 지운다면 질문 : 이런 굉장한 무지막지한 . 이상한 곳이군요. 대단합니다. 지금 노 스모크라는 곳에서 허우적 댑니다. 이곳은 무엇일까.. 정체는 무어요? 첫날이라 너무 두렵고.. 떨리고.. -,.- 굉장한곳.. 아자아자. 계속 헤메야 돼겠다.. 그런데 이 내용들을 다 지워버린다면 어떻게 되나요?


답변 :


다 지워버리면 불명예스러운 Kiwirian이 되는 것이고, 다른 Wikizen이 수고스럽게 그 글을 되살리며 이런 한탄을 하겠지요: "아직도 우리나라에 위키적 문화는 어려운 것인가." --김창준


노스모크가 생산하는 문화란? 질문 : 노스모크가 생산하고자 하는 문화는 도대체 어떤 문화인가? 어떤 계급의 문화인가? 어떤 場의 문화인가? 더 읽고 궁금함을 풀게 될지 에라 궁금해서 죽은 사람 없다더라 하고 그만 읽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답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게 간단치 않을겁니다. "문화"의 개념부터 따지고 보고, 그다음에 노스모크의 정체성도 되짚어봐야할 문제이니까. 차근차근 생각해보고 조금씩 답변해도 되지요? 아니면, 노스모크가 생산하는 문화가 어떤 문화 같으신지요?  소크라테스의 이복동생이 설파하고 돌아다닌 "말귀못알아들고되묻기법"  --Jimmy


사실 이 질문에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우리가 지금 답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TheQuestionIsWrong) 노스모크가 생산하고자 하는 문화가 도대체 무엇이냐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문화를 생산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 무엇이 되었건. 당연히, 최소한도의 노스모크정신이 어느 정도 기반이 되어야겠지만. 그리고 노스모크는 구체적 정체성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만약 노스모크가 이런이런 성격의 집단이고, 이런이런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으면 싶다면 그런 글을 써서 사람들을 설득하면 됩니다. --아무개



노스모크의 정체성은? 질문 : 영어, 한국어, 한자에 능하고... 무엇무엇을 하고 즐기며. 라고는 할 수 있어도, 어떤 장, 어떤 계급인가는 굳이 답할수 있는 이도 없고, 그다지 답할 필요도 없는 것인가요?



답변 :


노스모크 집합적지성은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규정해 놓은 게 아니라, 노스모키안들의 현재의 우연적 평균치를 기술해 놓은 겁니다. 궁금이씨가 들어오면 얼마든지 노스모크의 아이덴티티는 바뀔 수 있습니다. 사실 아이덴티티라고 말하기도 뭣 하지만. 노스모크 자체에는 자의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집합적으로만 현현할 뿐입니다. 한 개인이 말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굳이 구차하게 설명을 안드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현명하시리라 생각하며 이만... (하긴 이런 계급 --; 이니 장이니 하는 걸 미리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고서는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많긴 합니다) --아무개


모색중이라는 답변은 막연한걸까요? 딱히 어떤 장이나, 어떤 계급이라고 정의하기가 힘든 커뮤니티라고도 할수 있지요. 결국은 이런거지요. 우린, 뚜렷이 정체가 정해진 그 무엇이 아닙니다. 순간순간 달라지지요. 우린 이래요라고 말할수 있는 존재가 아니지요. 그럼뭐야? 하고 반문하실수 있는데 그럼 이쪽에서도 반문이 가능하지요. 그럼 삶이란게 대체 뭔데요? WikiIsAnEternalNow --Jimmy
p.s. 벌써 집합적지성은 마스터하신거 같고 꿈의구장도 한번 읽어보세요  


글쓴이가 궁금해요 질문 : 신기한 곳이네요. 근데, 보기 조금 어려워서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 쉽게 알아 볼 수가 없어요. 저만 그런가? ^^;;; -- P


답변 : 이 동네에서는 타지와는 달리 누가 뭘 썼다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장치를 피합니다. 글쓰기의두가지모드 중에서 다큐먼트모드를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굳이 알고 싶을 때는 우측 상단에 있는 파란색 i 글자를 누르시면 확인이 가능합니다마는.


[From 방명록]



이곳은 닫힌 모임인가? 질문 : HallOfNosmokian에 아이디를 남겨야만 하는가?

답변 : 노스모키안되기는 누구에게나 가능한일입니다. 노스모크는 기본적으로 개방성을 표방합니다. 회원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이곳에 들어와서 글을 수정하는 사람들 모두가 노스모크를 자발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주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고 자율에 따르는 책임의식을 당부드립니다.



NosmokeManifesto란? 질문 : NosmokeManifesto 란, 이 사이트에서 채택하고 있는, 그리고 누구나 채용할 수 있는 개념인가요? (like 'warez정신' 같은) 아니면 이 곳에서만 쓰는 개념으로, 다른데서 따라하면 인상을 찌푸리게 되는 그런 개념인가요? --행인a


답변 : NosmokeManifesto란 노스모키안들이 모여서 의논하여 스스로 만들어낸 헌장같은것입니다. 이 내용이 좋다고 여겨지시면 채택을 하는건 자유겠지요. 내용을 그대로 옮긴다면 출처를 명시해주시고, 이를 응용하여 새로운 개념을 탄생시킨다면 그건 만든사람들의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