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여의도 물총맨, 붙잡히다!

아/오늘B급늬우스 2011. 6. 30. 23:30 Posted by 로드365

“홧김에 빨간 페인트 물총쐈다”…여의도 ‘물총맨’ 붙잡혀
주영재 기자 jyeongj@kyunghyang.com

증권가의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페인트 물총을 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의도 증권가에는 지난해부터 연이은 ‘묻지마 물총’사건에 ‘빨간페인트 주의보’가 내렸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30일 여의도 증권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다니면서 젊은 여성들에게 물총을 이용해 붉은색 페인트를 뿌려 옷을 훼손한 혐의(재물손괴 등)로 김모씨(39)를 현행범으로 붙잡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도급업체의 경리직원 때문에 사업이 망했다는 증오감에서 경리직원과 비슷한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하철 스크린도어 제조업체를 운영하다 지난해 4월 도급업체 경리직원이 세금계산서를 잘못 처리해 약 3억원의 손실을 보고 부도가 났다고 말했다. 부도 이후 김씨는 다른 도급업체에 지급할 대금과 직원 월급을 주지 못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씨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물총쏘기’였다. 돈을 달라는 전화를 받거나 월급날이 되면 김씨는 울화를 참지 못하고 60㏄물총에 붉은색 페인트를 가득 담아 공장에 있던 120㏄스쿠터를 타고 무작정 여의도로 달렸다.

김씨는 폭우가 내린 29일 초록색 우의를 쓰고 오전 9시40분부터 11시45분 사이에 여의도 모 증권사 인근을 지나던 송모씨(27·여)에게 붉은색 물총을 쏘고 도망갔다. 김씨는 이어 같은 날 점심무렵 원피스를 입고 여의도 백화점 앞을 지나가던 박모씨(33·여)의 엉덩이쪽에 물총으로 페인트를 뿌렸다. 김씨는 23일 오전10시쯤에도 여의도 모 증권사 앞에서 박모씨(24·여)를 상대로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김씨가 하얀색이나 아이보리같은 밝은 색 계통의 옷을 입은 여성들을 노리고 오토바이를 타고가다 뒤에서 엉덩이와 다리 등을 향해 뿌리고 도망갔다고 밝혔다.

잇다른 ‘묻지마 페인트투척’에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오토바이를 탄 신원불상의 남자가 여의도에서 근무하는 여직원들에게 페인트를 투척하고 달아난 일이 있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행위가 아닌가 하여 추가피해가 우려됩니다”며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가 돌기도 했다.

여의도지구대 김광욱 경사는 “김씨를 수상히 여겨 도보로 100m를 미행해 뒤에서 보니 지나가는 여성들을 계속 보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여성을 상대로 한 날치기인줄 알았는데 손에 신문지에 쌓인 주사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다음 범행 대상을 물색중이던 김씨는 결국 물총을 든 상태로 30일 오전 11시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피해자들로서는 사람들이 붐비는 여의도 증권가에서 봉변을 당해 상당히 기분나쁠 수 밖에 없었다”며 “지난해부터 40여건의 유사한 신고가 들어온 만큼 여죄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물총으로 페인트를 쏘지 않고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을 찾겠다”며 선처를 구했다. 201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