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의 성 라퓨타
[스튜디오 지브리(Studio Ghibli)와 도쿠마쇼텐[德間書店]이 공동으로 제작하고,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소설<걸리버 여행기> 제3장에 나오는 '공중섬 라퓨타 제국' 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미야자키가 자신의 독창 적인 아이디어와 연출력을 결합시켜 만든 초호화대작. 관객이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액션이 주를 이룬 전반부와는 달리, 후반부에는 기계문명 독재체제 비판이라는 무거운 테마성을 더하여모험활극으로는 이례적으로 매우 심도있는 작품성을 보여 주었다. 또한 미야자키 작품 중에 서는 하늘의 고도감을 가장 잘 나타낸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내에서 '라퓨타 신드롬(웬지 모르게 하늘을 보게 되는 증상)'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지브리에서 만들어진 실질적인 첫 작품이다.]
1986 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병기와 제국의 쟁탈을 둘러싼 인간드라마에 비중이 놓여 있으면서도 자연과의 공생이라고 하는 테마도병존한다. 작품의 전반은 모험과 해방의 인간드라마가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공중제국을 무대로 하는 어두운 전개가되어버린다. 작품의 최후는 결사적인 각오를 한 주인공 파즈와 시타를 큰 나무의 뿌리가 구해준다.
여기서는 재물이나 병기의 쟁탈을 둘러싼 인간의 싸움의 외측에 건전한 인간은 자연환경과 함께 공존해야 한다는 시사가 확실하게 포함되어 있다. 다만 자연과의 구체적인 공생형태에까지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영화가 시작되고 제목이 나오면, 계속해서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바람 여신이 숨을 내쉬는 모습이 에칭(etching) 풍으로 그려지고, 흘러가는 구름과 흔들거리는 풀을 배경으로 천천히 돌고 있는 풍차가 보인다.
타 이틀의 자막파 함께 바람을 이용하던 풍차의 시대로부터 이윽고 바람을 사용하지 않고 엔진의 힘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하늘을나는비행선의 시대로 변천하고, 웅대한 공중 도시 위용(偉容)이 나타난다. 과학의 발전이 연속되는 그림을 통해 단계적으로전개되어가면서 히사이시 죠의 웅장한 음악이 왠지 구슬프게 들리기 시작한다.
이 전 작품에서는 나우시카가 바람을 타고 나르는 비행절 메베가 인상적이었지만, 이번에는 해적이 사용하는 플랩터라고 하는2인승의비행기구가 등장한다. 몸을 중간 부분에 고정시키는 것이 전부인, 오토바이 느낌의 비행기구이다. 이 플랩터는 크랭크를획전시켜 시동을 걸어 하얗고 반투명한 두 개의 날개를 파리나 등에와 같이 앵앵거리면서 진동시켜 날고, 활공하는 동안에는 날개짓을 멈추고 바람을탄다.
또 한 돌진할 때는 지면이나 수면에 닿을 듯 비행한다. 모함 해적함인 타이거 모스호의 중심부 격납고에 들어가면 좌우로부터의 갈고리에의해 정지되고 날개를 접는다고 하는 묘사도 귀엽다. '그리고 타이거 모스호는 중심골격과 외장판 이외에는 주로 나무와 직물로만들어진 아날로그 구조이며, 내부에서는 전성관을 통해 말을 주고받는다.
기 획의도에 씌어진 '기계가 아직 기계의 즐거움을 지닌 시대. 과학이 반드시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것으로 결정되어있지 않은 무렵,언뜻 보면 서양풍이지만 어딘지 알 수 없는 나라'를 표현하기 위해서, 미야자키와 스태프들은 존 포드 감독의 영화 『나의 계곡은푸르렀다(How Green was My Valley 1941)에서도 이야기의 무대가 됐던 영국 웨일즈 지방에 2주간의 취재를떠났다.
그 자료들은 슬랙(석탄에 남은 가스) 계곡이라고 불려지는 장소에 있는 쇠퇴한 광산촌의 입체적인 구조와 사람들의 생활묘사에 활용되었다.
--------------------------------------------------------------------------------
(밤 하늘에 비행선이 한 척 날고 있다)
도라 : 으히히히히…
(해적선에서 플랩터들이 나와 비행선을 공격한다)
사람들 : 우아악! 가스탄이다!! 습격이다!!
(총격전이 벌어진다)
무스카 : 막아라. 너는 바닥에 엎드려 있어.
(무스카는 방에 들어와 구조 신호를 보낸다. 그 뒤에서 시타는 병을 집어들고 무스카 뒤로 돌
아간다)
시타 : 에잇!! (병을 무스카에게 내려친다)
사람들 : 최루가스다!
(시타는 무스카의 옷 속에서 비행석을 꺼낸다. 방 밖에서는 해적들이 문을 부수려 한다)
도라 : 뭘 꾸물대고 있는 거야! 빨리 부수지 못해!?
(시타는 창문을 열고 밖으로 빠져나가고 뒤이어 해적들이 들이닥친다. 시타는 비행선 외벽을
타고 옆으로 조금씩 나아간다)
루이 : 있다! 헉헉, 마마, 있어요!! 숨어 있었어요!
도라 : 어서 잡아!
루이 : 젠장 마마, 떨어져요! 와아아아---
도라 : 저거다. 저 돌이야! 빨리 옆방으로!!
비행석이다!!
시타 : (옆방 창문으로 올라온다) 웃!
(해적들이 그 방도 문을 부수고 들어온다. 그에 놀란 시타는 미끄러져 추락한다)
시타 : 아---------------!!
도라 : 이런, 비행석이-----!
천공의 성 라퓨타
번역 : 하 주영(haime)
(시타는 계속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간다. 한참을 떨어지던 도중 비행석이 빛을 내뿜기 시작하
고 시타의 떨어지는 속도가 늦춰진다)
[광산촌]
파즈 : 아저씨, 고기완자 두 개 주세요.
주인 : 오랜만에 잔업이구나.
파즈 : 네, 오늘은 오랜만에 바쁘네요.
여자 : 아직도 일하니!?
파즈 : 네.
(탄광으로 돌아가던 파즈는 하늘에서 빛이 한 점 반짝이며 내려오는 것을 본다)
파즈 : 뭐지? 사람이다!!
(서둘러서 난간에 올라간 파즈는 떨어져 내려오는 시타의 모습을 확인한다. 시타의 가슴팍에는
여전히 비행석이 빛을 내뿜고 있다. 그러나 파즈가 완전히 시타를 받아 안자 갑자기 비행석이
빛을 거둔다. 동시에 양팔에 시타의 무게가 한꺼번에 걸린 파즈는 중심을 잃고 떨어질 뻔 한
다)
아저씨 : 파즈!! 거기서 뭐하는 거야!? 밥은 어쨌어!?
파즈 : 아저씨! 하늘에서 여자애가!!
(기계실로 내려온다) 아저씨, 하늘에서 여자애…!
(엔진이 뿌우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아저씨 : 망할 놈의 엔진이!
파즈 : 아, 아저씨, 여자애가…
아저씨 : 2번 밸브를 잠가!
읏차차차… 파즈, 쯉찌 건네 줘.
파즈 : 네.
(땡땡, 엘리베이터가 올라온다는 표시인 종이 울린다)
아저씨 : 손을 못 놓겠다. 네가 해!
파즈 : 예!?
아저씨 : 밑엣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지 마!
파즈 : 네!
아저씨 : 침착하게 하면 돼.
파즈 : 네. (기계를 작동시켜 엘리베이터를 올린다)
아저씨 : 브레이크!!
파즈 : 아 .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사람들이 내린다)
감독 : 후우, 어때?
광부 1 : 소용없어요. 금은커녕 주석도 없어요.
감독 : 파는 것만으론 안 되나.
광부 2 : 동쪽을 파는 게 낫지 않았을까?
광부 3 : 그쪽은 오래된 구멍 투성이라고.
광부 4 : 다시 할 수 밖에 없겠는데요.
감독 : 휴우, 올라들 가게.
아저씨 : 보일러 불을 꺼라. 잔업은 없다.
파즈 : 에에…
아저씨 : 계속 이렇게 불경기다간 산 입에 거미줄 치겠네. 파즈, 저 고물에 기름 좀 쳐 둬
라.
파즈 : 네.
[상공]
샤를르 : 안되겠어요, 마마. 너무 어두워서 아무 것도 모르겠어.
도라 : 제대로 찾아봤냐? 할 수 없지. 날이 밝으면 다시 시작하자.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파즈는 아직 자고 있는 시타를 본 뒤, 지붕에 올라가서 기지개를 켠다)
파즈 : 아아아아∼∼…
(파즈는 비둘기를 날리고 트럼펫을 불기 시작한다. 그 소리에 눈을 뜬 시타는 주위를 둘러보고
지붕에 올라간다. 갑자기 날아드는 비둘기에 놀라는 시타)
시타 : 아!
파즈 : 하하하-- 기분은 어때?
(비둘기가 파즈에게 달려든다) 우왓, 야, 기다려! 기다리라니까!
난 파즈야. 이 오두막에서 혼자 살아. 다 불고 나면 (먹이를 준다) 먹이를 주곤
하지.
(파즈가 약간의 먹이를 시타에게 건네 주자 비둘기들이 시타의 손으로 달려들어 먹이를 쪼아
먹는다. 활짝 웃으며 즐거워하는 시타)
시타 : 우아! 하하하하!
파즈 : 훗, 안심이다. 아무래도 사람같거든. 아까까진 혹시 천사가 아닌가 싶어 걱정했었
어.
시타 : 구해 줘서 고마워. 난 시타라고 해.
파즈 : 시타… 좋은 이름이구나. 놀랐어. 하늘에서 내려오다니 말야.
시타 : 그래? 나, 어떻게 살았을까? 비행선에서 떨어졌는데…
파즈 : 기억 안 나니?
시타 : 응…
파즈 : 흠… 아, (비행석을 가리키며) 그거 잠깐 보여 줄래?
시타 : 이거?
파즈 : 응.
시타 : 우리 집에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거야. (건네준다)
파즈 : 예쁘다. 잠깐만. 욱, 이익, (비행석을 목에 건다) 흐흐흐흐, 보라고---
(파즈는 갑자기 지붕에서 훌쩍 뛰어내린다. 그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라는 시타. 그러나 파
즈는 그대로 떨어져 버린다)
시타 : 파즈! (내려다본다)
파즈 : (기어올라오며) 으윽, 역시 이것 때문이 아니었나봐. (지붕이 꺼져 다시 떨어진
다) 으아아아!!
시타 : 아!! 파즈, 꺄악!!
(시타는 내려오다가 자기도 구멍에 빠져 파즈 위로 떨어지고 만다)
파즈 : 으아아---!!
(시타 밑에 깔리는 파즈. 시타는 황급히 일어나 파즈를 흔든다)
시타 : 파즈, 정신차려! 괜찮아?
파즈 : 으응, 시타는?
시타 : 괜찮아. 미안해, 아프지.
파즈 : 으응, 내 머리는 아저씨 주먹보다 단단해서 괜찮아.
함께 : 하하하하---!!
파즈 : 아, 그렇지, 주전자 걸고 그냥 놔뒀네.
배고프지. 아침 먹자. (집안으로 돌아온다) 세수는 저기서 해. (위층으로 올라간
다) 수건도 있으니까.
시타 : 고마워.
(거실에 남은 시타는 집안을 둘러보다가 선반 위에 놓인 라퓨타의 사진을 발견한다)
시타 : 라퓨타……!
파즈 : 시타! 시--타! 아직이니?
(내려온다) 저건 아버지가 비행선에서 찍은 사진이야.
라퓨타라고, 하늘에 떠있는 섬이래.
시타 : 하늘에 떠있는 섬?
파즈 : 응. 전설이라고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보셨어!
(파즈의 아버지에 대한 회상이 나온다. 폭풍에 휘말린 파즈의 아버지는 구름 너머로 라퓨타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는다)
파즈 : 그때 찍은 사진이야. 걸리버 여행기에서 스위프트가 라퓨타에 대해 썼지만, 그건
공상에 불과해. (책을 펼쳐 보여준다) 이건 아버지가 그린 상상도야.
지금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궁전에 아주 많은 보물이 잠자고 있대.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어. 아버지는 사기꾼 취급당하다 돌아가셨어.
하지만, 우리 아버지는 거짓말쟁이가 아냐! (천장에 걸린 비행기의 골조에 손을
대며) 지금 진짜 비행선을 만들고 있어. 내가 꼭 라퓨타를 찾아내고 말거야!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해적들을 태운 자동차가 마을에 도착한다)
시타 : 앗…
파즈 : 자동차다. 별일이네?
시타 : 저 사람들, 해적이야.
파즈 : 에!?
시타 : 비행선을 습격했던 사람들이야.
파즈 : 시타를 노리고 있니?
시타 : 으응.
파즈 : 빨리 이쪽으로!!
(파즈는 시타를 변장시킨 뒤,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다) 안녕하세요!!
루이 : 야!! 잠깐.
파즈 : 응? 아, 뭐예요? 바쁘니까 빨리!
루이 : 여자애가 이 근처에 안 왔니?
파즈 : 어제 오긴 했는데… 아저씨네 꼬마 맛지가…
루이 : 이익, 요 , 꺼져!
파즈 : 바∼이. (마을로 뛰어간다) 역시 시타를 노리고 있구나.
해적 : 루이∼! 여자애 옷이야!!
루이 : 뭐야!? 변장했나! 넌 마마한테 알려!!
[마을]
아저씨 : 못 봤는데….
샤를르 : 귀여운 애야. 까만 머린데 땋아 내렸어.
파즈 : 아저씨! 아저씨!! (변장한 시타와 뛰어온다)
샤를르 : 꼭 쟤 또랜데.
(달려오던 중 시타는 발이 미끄러져 휘청거린다. 그 바람에 모자가 벗겨지면서 땋은 갈래머리
가 드러나 버린다)
시타 : 아!!
샤를르 : 으잉!?
루이 : (쫓아온다) 혀∼엉! 쟤야---!!
파즈 : 저녀석들 해적들이예요! 얘를 노리고 있어요!
맛지 : 해적? 보자 !! (어머니에 의해 시타와 함께 안으로 끌려간다)
아저씨 : (우뚝 버티고 선다) 그 이상 접근하지 마.
샤를르 : 내 놓으시지.
아저씨 : 해적이냐?
샤를르 : 도라 일가다.
아저씨 : 꺼져. 여긴 가난한 사람들밖에 없어.
(아저씨 흉내를 내며 팔뚝을 걷어붙이는 파즈. 그러나 아줌마가 잡아서 집안으로 끌어들인다)
파즈 : 으윽! 오카미 아줌마.
오카미 : 이 틈에 뒷문으로 도망가!
파즈 : 나도 싸울래요!!
오카미 : 상대는 무기를 갖고 있어.
파즈 : 하지만……
오카미 : 헤, 예쁜 애잖아. 잘 지켜 줘!
파즈 : 응!!
샤를르 : 비키지 못해!?
아저씨 : 남자라면 주먹으로 뚫어 봐!
앙리 : 재미있군! 형, 해치워버려 !
샤를르 : 이익!! 으으으으… (힘을 주자 옷이 튿어져 나간다)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남자 : 야아, 저걸 갖고 설쳐!? 보여주라고!!
아저씨 : 흑! 으으으으읍! (힘을 주자 옷이 산산히 찢겨 나간다)
흐히히히히∼∼
샤를르 : 굉장해 !
오카미 : 누가 그 셔츠를 꿰맨다지?
아저씨 : 윽.
샤를르 : 흥… 호잇!! (아저씨에게 한방 먹인다) 헤헤헤헤…
아저씨 : 히히히히히… (샤를르에게 되먹인다)
(서로 치고받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옆에서 응원한다)
해적들 : 형, 지지 마!
(계속 주먹을 주고받는 두 사람)
앙리 : 잘한다! 잘한다! 엉!?
(한 남자가 앙리를 붙잡아 펀치를 먹인다. 그걸 시작으로 마을 남자들이 달려들어 난투전으로
발전한다)
(한편, 언덕 위에서 도라는 망원경으로 시타와 파즈의 모습을 포착한다)
도라 : 나를 속일 수 있을 줄 알고!? 쫓아라!!
[선로]
파즈 : (마주오는 열차를 보고 손을 흔든다) 어--이! (시타에게) 올라타.
(달리는 열차 위로 시타가 달려가며 올라탄다)
파즈 : 잘 했어. (올라탄다)
기관사 : 파즈, 일 빼먹고 데이트냐!
파즈 : 악당한테 쫓기고 있어요.
기관사 : 엉?
파즈 : 도라 일가래요.
기관사 : 해적인가…
파즈 : 다음 마을까지 태워줘요. 경찰서에 가게요.
기관사 : 알았어! 불 때는 거 거들어!
파즈 : 예!
[마을]
(사람들을 뚫고 도라의 자동차가 도착한다)
루이 : 마마!!
도라 : 이 바보 같은 놈들! 빨리 타!
루이 : 으잉…!? 하지만 여자애는 저 쪽에…
도라 : 버얼써 뒷문으로 도망쳤다. 가자!
루이 : 잠깐!!
(사람들이 쫓아오자 도라는 수류탄을 뽑아 던진다. 놀라 허둥지둥 되돌아가는 사람들. 곧 폭탄
이 폭발한다)
[열차 위]
기관사 : 파즈--! 또 쫓아온다!
파즈 : 아저씨, 속도 더 못 내요?
기관사 : 꽤 낡아서 말야.
도라 : (운전하는 해적에게) 바꾸자!
(해적들의 차는 집 하나를 부수고 철도에 뛰어들어 추격한다. 자동차가 지나간 뒤로 침목들이
다 날라간다)
루이 : 마마-- 떨어져요 !!
기관사 : 증기를 올려!! 따라잡히겠다!!
샤를르 : 자, 가자!!
파즈 : 시타-- 이쪽으로! 불 좀 때 줘!
시타 : 알았어!!
(화차를 떼어버리는 파즈. 분리된 화차는 따라오는 해적들의 차에 부딪친다)
도라 : 지지 마라!!
(해적들의 차는 끄떡도 않고 밀어 부쳐, 화차가 기관차에 다시 충돌한다)
시타 : 파즈!!
도라 : 밀어! 밀어붙여!!
(해적들이 육박하자 시타는 삽을 해적들에게 던지고 파즈는 화차의 브레이크를 걸어 세운다.
시타와 파즈는 기관차를 타고 빠져나간다)
도라 : 거기 서라!!
도망치게 놔 둘 줄 알고!? 꾸물대지 말고 이걸 저 밑으로 떨어뜨려!!
해적들 : 으엥!?
기관사 : 크하하하-- 자, 달려라 !!
파즈 : (블을 때는 시타에게) 내가 할게.
시타 : 아냐, 내가 할게.
(해적들이 화차를 밀어 떨어뜨리고 있다)
해적들 : 영차! 영차!
도라 : 잠깐!
(하늘에 군용 비행기가 나타나 날아다닌다)
루이 : 놈들이다. 마마, 어쩌죠?
도라 : 이대로 물러나야겠냐!? 당장 출발이다!!
(기관차의 앞으로 장갑 열차가 마주 온다)
기관사 : 어? 히야, 이거 놀랬는데. 군대의 행차잖아.
어이, 얘네들 좀 도와주쇼. 해적한테 쫓기고 있어.
(장갑 열차가 멎고 안에서 검은안경이 내린다)
시타 : 앗!!
파즈 : 시타?
시타 : 안녕! (도망간다)
검은안경 : 앗, 서라!!
(검은안경이 쫓아오자 파즈는 발을 걸어 넘어뜨리고 시타의 뒤를 쫓아간다)
파즈 : 시타!!
군인 : 서라!! 안 서면 쏜다!!
(기관사는 기관차에서 김을 내뿜어 방해한다. 한편, 시타의 앞쪽에는 해적들이 육박해오고 있
다)
시타 : 앗!
앙리 : 장갑 열차다!!
도라 : 상관없어! 박아버려!!
시타 : 아, 아! (옆쪽 철길로 도망친다)
파즈 : 시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시타 : 오지 마!!
(장갑 열차에서 대포를 쏜다. 부서지는 철로)
파즈 : 으악!
해적들 : 으아아아!
(파즈는 시타를 붙잡아 무너져 내리는 선로에 매달린다)
루이 : 떨어진다 !!
도라 : 조용히 해!! 잘 봐 둬!
(파즈는 끝내 버티지 못하고 손을 놓아버린다. 아래로 추락하는 둘)
시&파 : 아아아악--------!!
(그때, 떨어지는 두 사람에게서 빛줄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도라 : 오오…!
시타 : 아!
파즈 : 떠 있어…!
도라 : 봐라! 비행석의 힘이야!!
파즈 : 역시 이 돌의 힘이었어! 굉장해---! 하하하---
괜찮아. 이대로 바닥까지 가자.
(둘은 탄광 밑바닥으로 천천히 떨어진다)
도라 : 멋져…! 갖고 싶다 !
군인 : 발사!! (대포를 발사한다)
해적들 : 우와아악 !!
도라 : 멋져! 꼭 손에 넣고 말테다!!
[탄광 안]
(둘이 바닥에 무사히 닿자, 비행석의 빛이 꺼져간다)
시타 : 어, 꺼진다…
파즈 : 아앗, 기다려! (램프에 불을 붙인다)
시타가 내려올 때도 이랬어. (위를 보고) 입구가 저렇게 작게 보이다니…
시타 : 별일 없을까… 네 아저씨랑 기관사 아저씨들……
파즈 : 괜찮아. 광산의 남자들은 그렇게 약골이 아니거든.
자, 가자. 출구를 찾아야지.
(길을 따라 걷는다) 이 근처는 옛날부터 광산이 있어서 구멍투성이야.
(걷다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파즈 : 자. (빵을 내민다)
시타 : 와, 고마워. 배고팠는데.
파즈 : 또 사과가 한 개에 사탕이 두 개.
시타 : 와아, 파즈의 가방은 요술가방 같애. 뭐든지 나오네?
파즈 : 후훗.
파즈 : 곤도아… 멀리 북쪽에 있는 산속이지?
시타 : 으응. 난 엄마도 아빠도 돌아가셨지만 집과 농장을 남겨주셨기 때문에 어떻게든
혼자서 해 왔어.
(곤도아에서 시타가 검은안경들과 만나는 장면이 비쳐진다)
파즈 : 그 검은안경들에게 납치당한 거구나.
시타 : 응.
파즈 : 아까 본 그 남자도 한패고. 정체가 뭘까? 군대와 함께 있다니.
도라도 검은안경도 그 돌을 노리고 있는 거군.
시타 : 하지만, 난 이 돌에 이상한 힘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어. 옛날부터 우리 집안에
전해내려온 거라서 엄마도 돌아가실 때 나한테 주셨어.
절대로 딴 사람에게 넘기거나 보여 주지 말라며.
파즈 : (사과를 와삭 깨문다) 우리 둘 다 부모님이 안 계시는구나.
시타 : 미안해, 나 때문에 파즈를 괜한 말썽에 말려들게 해서.
파즈 : 아냐. 네가 하늘에서 내려왔을 때 두근두근했어. 분명 멋진 일이 시작된 거라고.
시타 : 헤헤…
(그때 누군가가 접근하는 소리가 들린다. 경계하는 두 사람.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것은 폼 노
인이다)
폼 : 흐음… 요정이다. 요정이 있다.
파즈 : 폼 할아버지! 괜찮아. 좋은 사람이야.
폼 할아버지, 길을 잃어버렸어요.
폼 : 헌데, 파즈와 꼭 닮은 요정이다. 게다가 여자 아이 요정도 있구먼….
파즈 : 우리들, 해적들한테 쫓기고 있어요.
폼 : 호오…?
파즈 : 군대한테도 쫓기고 있어요!
폼 : 호오… 허, 허, 그거 굉장하구나….
(그들은 다시 걸어서 탄광 안의 텐트에 도착한다)
폼 : 자, 먹어라.
시타 : 고마워요. 할아버지, 계속 지하에서 사시나요?
폼 : 허허허, 설마. 어제밤부터 돌들이 묘하게 소란스러워서말이다. 이런 때에 밑에 있
는 걸 좋아하거든.
파즈 : 바위가 떠들어요?
(주위를 둘러보다가 물이 뚝뚝 듣는 소리에 놀라는 둘)
폼 : 후후후, 돌들의 목소리는 작거든.
(폼 노인이 램프의 불을 끄자 컴컴하던 바닥과 천장에서 푸른 빛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시타 : 와…!
파즈 : 굉장하다…!
시타 : 파즈, 위를 봐.
파즈 : 와아!
(천정의 바위에서 빛의 점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나타난다)
파즈 : 아까까진 그냥 바위였는데……
시타 : 예쁘다…!!
폼 : 어디, 보여 줄까…
(폼노인은 돌을 하나 들어 깬다. 깨어진 면에서 푸른 빛이 떠오르다가 곧 사라진다)
시타 : 꺼졌다….
폼 : 이 부근의 암석에는 비행석이 함유되어 있단다.
파즈 : 비행석?
폼 : 그래. 공기에 닿으면 곧 보통 돌이 되어 버리지만…
(문득 가슴팍을 내려다 본 시타는 비행석을 꺼낸다. 비행석이 푸른 빛을 발산하고 있다)
시타 : 빛나네…!
폼 : 이것은…! 놀랍구나… 너, 그거 비행석의 결정이 아니냐!!
나도 보는 것은 처음이야… 이러니 돌들이 소란스러울 수밖에!
시타 : 이 돌에는 신비한 힘이 있어요.
폼 : 아주 옛날, 라퓨타인만이 결정화하는 기술을 갖고 있었다고 들었지만….
시타 : 라퓨타인…
폼 : 그것으로 거대한 섬을 하늘에 띄웠다고 하지….
파즈 : 라퓨타가 정말 있었구나!! 시타, 역시 있는 거야!
시타 : 할아버지, 그 섬이 지금도 있을까요?
파즈 : 할아버지?
폼 : 미안하지만 그 돌 좀 치워 주겠니? 내게는 너무 강하구나……
시타 : 아, 네.
파즈 : 왜 그래요, 할아버지?
폼 : 음… (램프에 다시 불을 붙인다) 후우, 내 할아버지께서 그러셨단다. 바위들이 소
란스러운 것은 산 위에 라퓨타가 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파즈 : 그런가! 그때 하늘에 올라가면 라퓨타를 찾을 수 있겠다!
시타, 아버지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었어!!
폼 : 얘, 아가야… 그…
시타 : 예.
폼 : 그 돌에는 강한 힘이 있다. 나는 돌만 상대로 살아왔기 때문에 잘 알고 있지만,
힘을 가진 돌은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불행을 초래하는 일도 곧잘 있단다.
시타 : 네.
폼 : 게다가 그 돌은 사람의 손이 만들어 냈다. 그걸 명심해라.
파즈 : 그렇지 않아요! 그 돌은 벌써 두 번이나 시타를 구해 줬는걸요. 굉장해 , 라퓨타
는 정말로 있었어!!
루이 : 갔다.
앙리 : 배로 돌아가요, 마마.
도라 : 너무 조용해. 이런 땐 움직이지 않는 게 좋아.
샤를르 : 배고파…
파즈 : 괜찮아. 가자!
시타 : 할아버지, 고마워요.
폼 : 조심하거라…
(둘은 탄광에서 나와 언덕으로 올라간다. 하늘에는 커다란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파즈 : 와∼ 저 구름 좀 봐!!
저 구름 저편에 아무도 본 적도 없는 섬이 떠있는 거야.
해낼 테다! 반드시 라퓨타를 찾아내고 말테야!!
시타 : 파즈…
파즈 : 응?
시타 : 나, 아직 말하지 않은 게 있어.
우리 집엔 오래된 비밀의 이름이 있어서, 이 돌을 물려받을 때 그 이름도 함께 물
려받았어.
내가 물려받은 이름은 류시타…
류시타 토엘 우르 라퓨타….
파즈 : 라퓨타…!! 그, 그럼…!
(경비행기가 날아온다) 군대다! 뛰어, 시타!
지하로 도망가!!
(언덕을 내려간 둘 앞에 군대가 들이닥친다)
시타 : 헉!!
군인 : 꼼짝 마!!
파즈 : (시타를 감싸며) 무슨 짓이야!?
(뒤에서 검은안경이 파즈의 머리를 내리친다. 쓰러지는 파즈)
시타 : 꺄악---! 파즈! 놔요!! (검은안경의 손을 깨문다)
검은안경 : 악!!
시타 : (파즈를 잡고 흔든다) 파즈! 파즈! 파즈! 파즈!
(경비행기 안에서 무스카가 내린다)
군인 : 체포했습니다.
무스카 : 애먹이는군.
[요새]
(감방 안. 한참을 기절해있던 파즈는 겨우 정신을 차린다)
파즈 : 욱, 이익, 아아. 아! 문 열어!! 문 열어!! 익!
시타…
(창으로 기어올라가 보지만 다시 떨어지고 만다)
[사령실]
장군 : 너무 물러! 그런 계집앤 한번만 고함치면 당장 입을 열텐데.
무스카 : 제복씨의 나쁜 버릇이오. 일을 서두르면 본전도 못 뽑게 됩니다, 각하.
장군 : 흥, 처음부터 군대가 출동했으면 도라따위한테 선수 뺏기지 않고 끝났을 거 아
냐!!
무스카 : 각하가 부주의하게 친 암호가 해독됐기 때문입니다.
장군 : 뭣이!?
무스카 : 이건 제 기관의 임무입니다. 각하는 병력을 필요할 때 움직여 주시기만 하면 됩니
다.
장군 : 이익, 무스카!! 내가 라퓨타 탐사 계획의 지휘관이다!! 잊지 마!!
무스카 : 물론이죠. 제가 정부의 밀명을 받고 있는 것도 있지 마십시오. (나간다)
장군 : 크으! 특무랍시고 새파란 애송이 주제에 !!
(무스카는 시타가 갇혀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무스카 : 잘 잤니?
시타 : 파즈는!? 파즈를 만나게 해 줘요!!
무스카 : 최신 유행의 옷이 싫으니?
그놈이라면 안심해. 그 돌머리는 내 것보다 튼튼하니까.
따라와. 꼭 보여 주고 싶은 게 있다.
(시타를 데리고 내려가 어느 방으로 들어간다) 들어가.
시타 : 헉!!
이것은…!
무스카 : 무서운 파괴력을 가진 로보트 병사다.
이 녀석이 하늘에서 추락해 오지 않았더라면 아무도 라퓨타를 진짜라고 믿지 않았
을 거야.
(하늘에서 로보트가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무스카 : 이건 지상에서 만들 수 있는 게 아냐. 이 몸체가 금속인지 세라믹인지 그것조차
우리들의 과학력으로는 알아낼 수 없었거든.
여길 봐. 겁먹을 건 없어. 이 녀석은 처음부터 죽어있었어.
거기다.
(무스카가 가리킨 곳에 비행석의 무늬와 똑같은 무늬가 새겨진 돌이 박혀 있다)
시타 : 하앗!!
무스카 : 같은 문양이 네 집의 오래된 난로에도 있었지. 이 돌에도. 이 녀석은 네 손에 있
을 때에만 작동한다.
시타 : 흐흑!
무스카 : 돌은 소유주를 지키고, 언젠가 하늘의 라퓨타로 돌아갈 때의 길잡이로서 네게 전
해내려온 거다.
시타 : 그런…! 난 아무것도 몰라요! 돌을 원한다면 드릴게요, 우릴 그냥 내버려둬요……
무스카 : 넌 라퓨타가 무슨 보물섬이라고 생각하나 보지? 라퓨타는 옛날 가공할 과학력으로
하늘에 있으면서 전 세계를 지배했던 공포의 제국이었어!
그런 것이 아직도 하늘을 떠돌고 있다고 하면 평화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너도
알겠지. 내게 협력해다오. 비행석이 라퓨타의 위치를 가리키도록 하는 주문 같은
것을 너는 분명히 알고 있을 거다.
시타 : 정말로 몰라요. 파즈를 만나게 해 주세요……
무스카 : 나도 거칠게 나가고 싶진 않지만, 그 소년의 운명은 네 손에 달렸다.
시타 : 헉!
무스카 : 네가 협력해 준다면 그 소년을 풀어주마.
류시타 토엘 우르 라퓨타!
시타 : …!! 어떻게 그걸……
무스카 : '우르'는 라퓨타어로 왕, '토엘'은 진실. 너는 라퓨타의 정통 왕위 계승자인 류시
타 왕녀다.
(파즈는 계속 꼭대기에 있는 창으로 기어오르려다 떨어진다)
파즈 : 욱, 와아악----
감시병 : 나와!
(파즈가 나오자 밖에 시타와 무스카가 기다리고 있다)
파즈 : 앗, 시타!
시타 : 파즈, 다친 데는 없니?
파즈 : 괜찮아. 넌? 놈들이 이상한 짓 하지 않았니?
무스카 : 파즈군, 자네를 오해하고 있었네. 용서해 주게. 자네가 그분을 해적들로부터 지키
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싸워 준 줄은 몰랐었어.
파즈 : 시타, 대체 무슨…
시타 : 파즈, 부탁이 있어. 라퓨타는 잊어 줘.
파즈 : 뭐라구!?
무스카 : 라퓨타는 시타양의 협력으로 군대가 극비리에 조사하게 되었네. 자네의 기분은 알
겠지만, 부디 손을 떼 줬으면 좋겠네.
파즈 : 시타, 정말이니? 하지만…
시타 : 미안해, 폐 많이 끼쳤지. 고마워. 파즈를 잊지 못할 거야.
파즈 : 그럴 수가! 시타, 약속했잖아!!
시타 : 안녕!! (달려나간다)
파즈 : 시타! 기다려, 시타!!
무스카 : (파즈를 잡는다) 자네도 남자라면 알아들어!!
파즈 : 시타 !!
무스카 : 이건 적지만 감사의 표시다. 받아 두게.
(아연해하는 파즈. 이어 파즈는 뒤돌아 요새를 달려나간다. 무스카는 시타의 방으로 들어가 뛰
어가는 파즈를 바라본다)
무스카 : 생각해 내라. 이 돌을 작동시키는 주문을. 약속만 지키면 너도 자유롭게 해 줄테
니까. (나간다)
시타 : 파즈… 흑…흑…
[밤·광산촌]
맛지 : 워이∼ 워이!
엄마--, 파즈다! 파즈가 돌아왔어!!
오카미 : 파즈! 걱정했어. 그러고 나서 통 안 보이길래.
그 앤 어쨌니?
파즈 : 됐어요. (뛰어간다)
오카미 : 뭐? 파즈!!
(뛰어가다가 넘어지는 파즈. 그 통에 굴러 나온 금화를 보고 던져버리려 하지만, 결국 다시 주
워 들고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해적들에게 붙들린다)
파즈 : 우왓, 놔!! 뭐하는 짓이야!
루이 : 소란 피우지 마.
도라 : 잠깐 빌리는 것뿐이야, 꼬마야.
파즈 : 썩 나가!! 여긴 내 집이야!!
도라 : 큰소리는 잘 치는구나. 여자애 하나 못 지키는 애송이가.
앙리 : 이 녀석 금화 가진 거 봐요!!
도라 : 저런저런, 돈 받고 여자앨 팔았냐?
파즈 : 아냐!! 내가 그런 짓을 할 것 같아!?
도라 : 그 돈 받고 손을 떼라고 했겠지.
파즈 : 시타가 그러라고 했어! (목소리를 낮추며) 그래서…
도라 : 흥, 그래서, 기가 죽어서 어슬렁어슬렁 돌아왔다 이거냐? 그러고도 네가 남자냐!?
엉!! (탁자를 쾅 내리친다)
파즈 : 잘난척하지 마! 네놈들도 시타를 노리고 있었잖아!
도라 : 당연하지. 해적이 보물을 노리는 게 뭐가 나빠!
이상한 건 그놈들이다. 왜 몰래 여자애를 납치해 가는 거지. 넌 놈들이 걜 살려둘
것 같냐? 시타가 그러랬어!? 바보야!! 널 구하려고 협박당해서 그런 게 뻔하잖
아!!
샤를르 : 잘 아시네요, 마마.
도라 : 여자 평생 50을 그냥 살아온 게 아니잖아. 대단하지 않니, 남자를 살리기 위해 매
몰차게 대한다! 내가 젊었을 때랑 똑같아. 너희들도 신부감은 그런 여자를 찾아
라.
루이 : 엥!? 걔, 마마처럼 되나요!?
(갑자기 벨이 울려서 모두 깜짝 놀란다. 도라는 무선기를 조작한다)
도라 : 흥, 암호를 바꿔봤자 소용없어. 비행전함을 불러들였군. 여자앨 태우고 출발할 작
정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우리 손에서 벗어나게 된다! 나가자!! 언제까지 먹고 있
을 거야!? (탁상을 쾅 친다)
루이 : 예, 옛! 마마!!
파즈 : 시타를 납치하러 가요?
앙리 : 신부는 필요없어. 비행석이야.
파즈 : 돌만 갖곤 안돼요. 그 돌은 시타가 갖고 있어야만 작동해요.
아줌마, 나도 한패에 넣어줘요! 시타를 구하고 싶어요.
도라 : 어리광피우지 마. 그런 건 자기 힘으로 하는 거야.
파즈 : 그렇죠. 내가 바보가 아니고 힘이 있었다면 시타를 지켜 줄 수 있었을 테죠.
라퓨타의 보물따윈 필요없어요. 부탁해요.
루이 : 우와, 눈물난다 !
도라 : 시끄러!!
루이 : 예, 예.
도라 : 그 편이 여자애가 우리 말을 들을 지도 모르겠군.
여기에는 두 번 다시 못 돌아오게 된다!
파즈 : 알고 있어요.
도라 : 각오는 돼 있겠지.
파즈 : 네!
도라 : 40초 동안에 준비해. (파즈의 결박을 끊어준다)
(파즈는 올라가서 비둘기들을 풀어준다)
파즈 : 다들, 잘 있어.
도라 : 이걸 벨트에다 매라.
파즈 : 네.
도라 : 너흰 본선에서 기다려! (플랩터를 타고 날아간다)
[요새]
장군 : 멋진 배다. 무스카! 계집애는 입을 열었나?
무스카 :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장군 : 상관없어. 공중에서도 얼마든지 겁줄 수 있어. 날이 밝는 대로 계집앨 태우고 출
발한다!
[공중]
도라 : 꾸물대다간 날이 새버린다!!
파즈 : 시타!!
[시타의 회상]
(아주 어릴 적의 시타의 모습이 보인다. 시타는 훌쩍훌쩍 울며 들판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집
으로 돌아와 할머니 치마폭에 엎드려 훌쩍인다)
할머니 : 이거 곤란하네….
그렇지. 시타, 좋은 걸 가르쳐 줄게. 곤란할 때의 주문이란다.
시타 : 주문?
할머니 : 그래. 아주 오래된 비밀의 주문이야.
리테 라토바리타 우루스 아리아로스 바르 네토리이르.
시타 : 리테…아…?
할머니 : [우리를 구하라. 빛이여, 소생하라]라는 의미란다.
리테 라토바리타 우루스 아리아로스 바르 네토리이르.
[현실·요새의 방]
시타 : 리테 라토바리타 우루스 아리아로스 바르 네토리이르……
(시타의 주문이 끝나자 비행석이 돌연 격렬하게 빛을 내뿜기 시작한다)
시타 : 꺄앗!!
(로보트가 깨어나기 시작한다)
무스카 : (방에 들어온다) 멋지다!
(로보트가 움직인다)
무스카 : 고문서 그대로야! 이 빛이야말로 성스러운 빛이다!
시타 : 성스러운 빛?
무스카 : (비행석에 손을 대려다 감전(?)된다) 아악!
(시타를 잡고 흔든다) 무슨 주문이지? 빨리 말해!
(로보트가 일어난다)
병사 1 : 이봐!
병사 2 : 어?
병사들 : 으아아 ! 움직였어!!
로보트가, 로보트가 살아 있습니다!! 여보세요!!
와아아아!! / 살려줘! / 움직인다! / 불을 꺼!! / 로보트다!!
무스카 : 로보트라고!?
(로보트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무스카 : 이리로 올 작정인가!?
(요새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병사 : 서둘러!!
(군인들이 길을 봉쇄하나 로보트는 아랑곳없이 뚫고 나온다)
무스카 : 굉장하군!
알았다!! (시타를 잡아끈다)
시타 : 꺅!!
무스카 : 이 빛이야! 성스러운 빛 때문에 로보트의 봉인이 풀린 거야! 라퓨타로의 길이 열
렸어! 이리 와!
시타 : 싫어!!
(로보트가 레이저로 시타와 무스카 사이를 갈라놓는다. 다리가 붕괴하고, 로보트가 날개를 펴
고 날아오른다)
무스카 : 날려는 건가!? 아앗!
(로보트는 엔진을 켜고 날아온다)
검은안경 : 아악 괴물이다!!
(로보트가 손을 뻗치나 시타는 도망간다. 밖으로 나오자 비행석의 빛이 한줄기로 모아지더니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
시타 : 하늘을 가리키고 있어…!
무스카 : 저 빛이 가리키는 방향에 라퓨타가 있다. 아직이냐? 빨리 해!
장군 : 폭약을 쓴다구!? 바보자식, 요새를 날려 버릴 셈이냐!?
응!?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봐, 어떻게 된 거야!?
검은안경1 : 됐다.
검은안경2 : 연결했습니다.
무스카 : 나는 무스카 대령이다. 로보트 때문에 통신 회로가 파괴되었다. 비상사태를 맞아
내가 임시로 지휘를 맡겠다. 로보트와 북쪽 탑에 있는 소녀를 노리고 있다. 모습
을 나타내는 순간을 노려라. 포탄에서 신관을 벗겨! 소녀를 다치게 하지 말도록!
포병 : 서둘러!! 빨리 해!!
(로보트가 시타를 쫓아 탑으로 나오자 비행석의 빛이 로보트 가슴의 문양에 쏘아진다)
포병 : 발사!
(로보트는 대포를 맞아 가슴이 찌그러지고, 시타는 충격으로 비행석을 떨어뜨린다)
병사들 : 됐다!! / 서둘러! / 헤헤, 짜부라졌군. / 굉장해…! / 여자앨 잡아! (탑으로 올라
가는 병사들)
(시타를 보고) 죽었나? / 야, 일어나.
시타 : 으…으…
병사들 : 그냥 기절한 것 뿐이야. / 일어서!
(로보트가 다시 움직인다)
병사들 : 와악---- 움직인다!!
(로보트는 시타를 한 손에 쥐고 레이저를 계속 쏴 댄다)
(날아가는 파즈와 도라. 요새가 불타는 광경을 보고 놀란다)
파즈 : 아…!
도라 : 어떻게 된 거야! 이거 전쟁 났나!?
파즈 : 가요, 아줌마!!
도라 : 선장님이라 불러!!
샤를르야, 좀 더 낮게 날아라.
시타 : (깨어난다) 어!? 허억… (주위의 참상에 놀라는 시타. 필사적으로 로보트에게 매
달린다) 그만해! 이제 그만해!! 제발!!
루이 : 마마∼! 골리앗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도라 : 이대로 가다간 놈의 폭탄 세례 속으로 뛰어들게 된다. 다시 시도한다!!
파즈 : 저기다!! 시타가 있어요!!
도라 : 뭐!? 어디야!?
파즈 : 이대로 똑바로 가요! 시타는 탑 위에 있어요!!
(시타는 로보트에게 매달려 레이저를 쏘는 것을 막고 있다)
도라 : 여자는 배짱이야. 너흰 엄호해!!
(도라의 플랩터는 그대로 탑으로 돌진한다)
파즈 : 시타!
시타 : 아앗!!
파즈 : 시타, 지금 갈게!!
시타 : 파즈!!
파즈 : 아줌마, 더 가까이! 우앗!!
시타 : 파즈! 아!! 놔 줘---!!
(로보트가 시타를 내려 놓는다. 놀라 올려다보는 시타. 이어 로보트는 골리앗의 포에 맞고 파
괴된다)
파즈 : 시타!!
(포격에 의한 충격으로 도라가 기절한다)
파즈 : 아줌마!!
시타 : 파즈!
(로보트는 가슴이 뚫린 채 시타에게 손을 내미나, 결국 쓰러진다)
시타 : 아아… 파즈-----!!
(점점 호수로 곤두박질해가는 파즈. 위기일발의 순간에 간신히 기수를 올린다)
파즈 : 올라가!!
(절벽을 따라 오르는 플랩터. 그때 도라가 깨어나 조종간을 잡는다)
도라 : 마지막 기회다. 빠져나가면서 꽉 붙잡아!!
파즈 : 옛!!
시타 : 파즈!!
파즈 : 간다!!
루이 : 좋았어!!
무스카 : 비켜! 젠장!!
파즈 : 시타!!
(플랩터에 거꾸로 매달려 접근하는 파즈. 탑을 스쳐지나가는 순간 시타는 탑에서 뛰어내린다.
파즈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낚아채고, 플랩터는 다시 상승한다)
무스카 : 젠장, 골리앗은 뭐 하는 거야? 앗!
(다른 해적들이 연막을 뿌린다)
무스카 : 연막인가!
(무사히 탈출하는 해적들. 뒤늦게 장군이 달려온다)
장군 : 무스카! 로보트는 어떻게 됐나!
무스카 : 파괴했습니다. 여자애는 저쪽입니다.
장군 : 뭐!? 흐응 , 뭘 멍청히들 있는 거야!? 불을 꺼!! 추적대를 조직해!!
무스카 : (떨어진 비행석을 줍는다) 성스러운 빛을 잃지 않았어. 라퓨타의 위치를 가리키고
있다. 장군에게 전해라. 예정대로 라퓨타로 출발한다고!
[상공]
(시타는 파즈에게 기대어 계속 흐느끼고 있다)
루이 : 귀엽다…
샤를르 : 믿겨지냐? 저 애가 마마처럼 된대.
도라 : 늬네 계곡이다. 정말이지, 쓸데없는 헛수고였어.
파즈 : 아줌마, 우리도 배에 태워 주세요.
도라 : 선장님이라고 불러! 비행석도 없는 네놈들을 태워서 어따 쓰냐?
파즈 : 일할게요.
시타 : 라퓨타의 진정한 모습을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요.
도라 : …흠. 보물 같은 건 관심이 없다는 둥, 라퓨타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다는 둥, 해
적선에 타기에는 동기가 불순해.
루이 : 마마, 데려가는 거예요?
도라 : 이상한 짓 하면 당장 바다에 처박아 버린다!!
파즈 : 네!!
(도라의 허락이 떨어지자 해적들이 환성을 지르며 일제히 곡예비행을 시작한다)
루이 : 얏호! 청소, 세탁에서 해방이다!!
앙리 : 접시닦이에서도!!
샤를르 : 감자깎는 것도!!
해적들 : 얏호! 살았다!!
샤를르 : 너 푸딩 만들 줄 아니?
시타 : (당황하며) 예…
루이 : 난 민스미트 파이가 좋아.
앙리 : 난, 그거, 그러니까, 아무거나 먹어!!
도라 : 작작들 해!! 정말이지 몇 살을 먹어도 애들이라니까.
[타이거 모스 호]
(본선에 도착하는 일행)
도라 : 내려.
파즈 : (비행선에 내려 바닥을 밟고 놀란다) 왓, 헝겊이다! 이 배는 헝겊을 발랐어!!
도라 : 망가뜨리지 마.
파즈 : (기우뚱한다) 우와!
루이 : 꾸물거리지 마. 좁다고.
도라 : 빨리 해, 이쪽이다. 굼벵이는 싫어.
루이 : 너는 이쪽! (파즈를 잡아끈다)
파즈 : 앗!
시타 : 파즈!!
도라 : 잡아먹진 않아. 이리 와.
루이 : (파즈를 기계실로 데려간다) 놀러온 건 아니겠지.
파즈 : 굉장한 엔진이다….
루이 : 어디 갔지?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어이, 원하던 조수여요.
기관사 : 소리지르지 마! 들린다고.
루이 : 가 봐. 마마보다 더 무섭다구. 조심해.
기관사 : (기계를 수리하고 있다) 좁아서 손이 안 들어가.
파즈 : 이 패킹이죠.
기관사 : 이름은?
파즈 : 파즈.
[응접실]
도라 : 거의 정동쪽이라 이거지, 비행석의 빛이 가리킨 게. 틀림없겠지?
시타 : 제가 있던 탑에서 해뜨는 게 보였어요. 지금이 마지막 풀베기 철이니까 해는 정동
보다 조금 남쪽에서 뜨죠.빛은 해가 나온 언덕의 왼쪽 끝을 가리켰거든요.
도라 : 훌륭한 답이다. 그쪽은 어때?
통신사 : 아무것도 안 잡혀요.
도라 : 무선을 봉쇄해서 행방을 감추려는 속셈이군.
앙리 : 마마, 골리앗 쪽이 빠른데 어쩌죠?
도라 : 우리는 바람을 등지고 있다. 무역풍을 타면… 이건 말야, 동양의 계산기란다. (주
판으로 계산한다) 풍속이 10에… 어떻게 되겠다.
(전성관에 대고 알린다) 다들 잘 들어라! 골리앗은 이미 라퓨타로 출발했다! 본선
도 이제부터 추격을 개시한다! 바람을 타면 내일 쯤이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다.
놈을 맨 처음 발견하는 자에겐 금화 10닢을 내겠다!!
샤를르 : 10닢!?
도라 : 라퓨타가 어떤 섬이든, 뭐, 해적 몇 명 쯤 두둑하게 해 줄 보물은 있을 거야. 자,
모두 열심히 일해라!!
(해적들이 일터로 뛰어간다)
도라 : 항로 98, 속도 40!!
(시타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 옷을 고른다) 그런 차림으론 아무것도 못 한다. (아
주 헐렁한 바지를 꺼낸다) 이거 입어라.
(시타를 주방에 데려간다) 네 일터야.
루이 : 히야…
도라 : 식사는 하루 5끼. 물은 아껴 써라.
(해적들이 문 밖에서 구경하다가 도라가 왈칵 문을 열자 주방 안으로 넘어진다)
해적들 : 으아, 헤헤헤… 으악!!
도라 : 이 바보자식들! 냉큼 일하러 가지 못해!?
시타 : (주방의 참상을 보고 한숨을 쉰다) 하아 …… 으웁!! (팔을 걷어붙인다)
(루이가 두리번거리며 주방으로 들어온다)
시타 : 네. 죄송해요. 식사가 아직 안됐어요.
루이 : 헤…
시타 : 비행선의 부엌은 처음이어서… 저, 무슨 일이예요?
루이 : 착해……
시타 : 네?
루이 : 아니아니, 시간이 남아서 좀 도와줄까 하고…
시타 : 와아, 고마워요. 그럼 그 접시 좀 챙겨 주실래요?
루이 : 헤헤, 물론…
(즐거워하며 안쪽으로 들어가던 루이는 또 다른 해적을 발견한다)
루이 : 으잉! 아까 배가 아프다고…
샤를르 :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이, 시간이 남았거든. 뭐 도울…어!!
(얼마 후, 주방은 해적들로 꽉 찬다)
해적들 : 비켜! / 비좁단 말야! / 뭐, 배가 아파!? 짜식!!
앙리 : (들어온다) 어이∼ 좀 도와줄까… 어어!?
[응접실]
(도라와 기관사는 체스를 두고 있다)
기관사 : 도라도 변했군. 골리앗 따위에게 손을 대다니. 승산은 없어.
도라 : 흥, 라퓨타의 보물 때문이지. 무리는 각오하고 있어.
기관사 : 히히, 확실히 좋은 애들이지, 저 둘은.
도라 : 무슨 말이 하고 싶어, 이 빌어먹을 늙은이!!
기관사 : 열심히 돕고 있긴 해도 존경은 안 해줄 걸.
도라 : 뭐가 어째!?
기관사 : 아니, 이봐, 장군이다.
도라 : 으잉?
[식당]
(걸신들린듯이 먹어치우는 해적들)
시타 : 저…, 더 있으니까…
해적 : 읍.
(한 해적이 빈 접시를 내밀자 전부 다투어 외친다)
해적들 : 더 줘! / 더 줘! / 더 줘!
[밤]
루이 : (파즈를 깨운다) 야, 일어나. 불침번 설 시간이야. (담요를 주며) 가져 가, 추워.
파즈 : 파수?
루이 : 어.
(도라 곁에서 자던 시타도 깨어난다)
루이 : 휴우∼ 추워! 넌 위야.
파즈 : 예. (올라간다) 교대예요.
앙리 : 으흐으, 고마우
파즈 : 엉? 시타!! 아, 앗!
(시타는 올라가다가 균형을 잃는다. 떨어질 뻔 하는 두 사람. 시타는 망루에 올라온다)
시타 : 하아--- 무서웠어!!
와아--- 예쁘다…!
파즈 : 시타.
시타 : 응?
파즈 : 들어와.
(도라는 전성관(傳聲管)을 통해서 방에서 엿듣고 있다)
파즈 : 잠이 안 오니?
시타 : 아니. 따뜻해.
파즈 : 시타는 뒤를 봐 줘.
시타 : 응.
……파즈……
파즈 : 응?
시타 : 나, 무서워서 못 견디겠어. 사실은 라퓨타따위 조금도 가고 싶지 않아. 골리앗같
은 건 안 찾았으면 좋겠어.
파즈 : 그럼…!
시타 : 아니, 빛이 가리킨 방향은 진짜야. 하지만……
파즈 : 그… 로보트 말이니? …불쌍했어.
시타 : 응… 할머니한테 배운 주문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다니…
나, 그거 말고도 많은 주문을 배웠어. 물건을 찾는 거랑 병을 고치는 거랑, 절대
로 써선 안되는 말도 있어.
파즈 : 써선 안되는 말?
시타 : 멸망의 주문. 좋은 주문에 힘을 부여하려면 나쁜 주문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절대로 쓰지 말라고. 배웠을 땐 무서워서 잠도 못 잤어.
그 돌은 밖으로 내놔서는 안되는 거였어. 그래서 언제나 난로 속에 숨겨 놓고 결
혼식 때밖에 걸지 않았어. 엄마도, 할머니도, 할머니의 할머니도, 모두 그렇게 해
왔어…… 그런 돌, 빨리 버려버렸으면 좋았을 걸!!
파즈 : 아, 아냐! 그 돌 덕분에 난 시타와 만났는걸. 돌을 버린다고 해서 라퓨타는 없어
지지 않아. 비행기계가 점점 발달하고 있으니까 언젠가 누군가에게 발견될 거야.
아직 어떡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정말로 라퓨타가 무서운 섬이라면 무스카
같은 놈들에게 넘겨줘선 안 되잖아?
더구나, 우훅, 지금 도망치면 영원히 쫓기게 돼버려.
시타 : 하지만, 나 때문에 파즈를 해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
파즈 : 후후, 난 해적은 안 돼. 도라도 이해해 줄 걸. 보기보다 좋은 사람이야. 전부 해
결되면 틀림없이 곤도아로 보내 줄 거야.
보고 싶어. 시타가 태어난 옛 집이랑 골짜기랑 야크들을….
시타 : 파즈……!
(둘의 대화를 엿들으며 도라는 전성관의 뚜껑을 덮으려한다. 그때)
파즈 : 저게 뭐지? 함 밑에! 봐, 저기!
(구름 밑에서 골리앗이 모습을 드러낸다)
파즈 : 골리앗이다!! 바로 밑에 있다!!
도라 : (밖으로 뛰쳐나온다) 오른쪽으로 도망쳐---!!
[골리앗]
장군 : 무스카, 왜 안 쫓나! 도망치면 귀찮아!
무스카 : 구름 속에선 쫓아봐야 헛수곱니다.
장군 : 응?
무스카 : 손은 써두겠습니다. 어차피 놈들은 멀리는 못 갑니다. 항해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타이거 모스 호]
도라 : 예상대로 진로는 북쪽이었다. 파즈, 시간이 없다. 잘 들어. 골리앗을 놓치면 끝장
이다. 넌 눈이 좋지? 감시탑만 구름에서 내보내서 추적한다!
파즈 : 어떻게 하죠?
도라 : 그 감시탑은 글라이더가 된다. 안에 핸들이 있을 거야.
파즈 : 있다! (핸들을 돌린다)
도라 : 시계 방향으로 돌려. 고리가 걸리거든 위에 있는 핸들을 돌리면 날개가 펴진다.
펴졌으면 줄을 당겨. 조종은 몸으로 익혀라.
시타, 거기 있지?
시타 : 네!
도라 : 너는 돌아와.
시타 : 왜요?
도라 : 왜요라니? 너는 여자애야!
시타 : 헤, 아줌마도 여자잖아요. 게다가 전 산에서 자라서 눈은 좋아요.
파즈 : 시타!!
시타 : 부탁이야. (전성관에 대고) 파즈도 그러래요!
도라 : 크하하하! 올라가면 전성관은 못 쓴다. 안에 전화가 있으니… (전화벨이 울린다)
응?
시타 : 전화란 게 이거죠, 아줌마.
루이 : 대단해…!
파즈 : 예, 해 볼게요. 올려 보내 주세요!
도라 : 간다---!!
(밧줄이 풀러지면서 글라이더는 해적선에서 떨어져 구름을 뚫고 올라간다)
시타 : 없네…
파즈 : 구름 속으로 들어간 거야.
도라 : 방심하지 마. 반드시 앞에 있다고만 할 순 없어!
파즈 : 네!
(돌풍이 글라이더를 덮친다)
시타 : 꺅!!
파즈 : 꽉 붙잡아!!
도라 : 무슨 일이야!!
파즈 : 돌풍이예요! 괜찮아요, 좀 흔들렸을 뿐이예요. 네, 계속 망을 볼게요.
무섭니?
시타 : 으으응.
파즈 : 요령을 알았어. 좀 거칠어 질 것 같아. 시타, 내 가방에서 끈을 꺼내 줘.
시타 : 응.
파즈 : 그걸로 나와 시타를 묶어.
시타 : 응!
루이 : 수은주가 자꾸 내려가요, 마마!!
도라 : 재수없군, 하필 이런 때에 폭풍을 만나다니. 해 뜰 때까지 얼마나 남았지?
샤를르 : 한 시간이요!
파즈 : 날이 밝는다.
시타 : 파즈, 이상해. 해가 옆에서 뜨다니.
파즈 : 그런가! 우리는 동쪽으로 가고 있어야 하는데. 브리지!!
도라 : 뭐!? 북쪽으로 가고 있다구!?
샤를르 : 나침반은 동쪽을 가리키고 있는데요!!
도라 : 바람이 바뀐 거다! 흘러가면서 방향이 어긋난 거야!
시타 : 저기 좀 봐!!
도라 : 왜 그래? 골리앗이냐!?
파즈 : 구름이예요!! 굉장히 커요!!
도라 : 구름?
시타 :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파즈 : 천공의 성이다…!!
도라 : 그 녀석은 저기압의 중심이야. 바람에 배를 세워! 전속력!! 끌려들어간다!!
파즈 : 점점 다가와요!
도라 : 좀만 더 버텨! 수용할 수가 없어!!
파즈 : (구름이 덮친다) 우왓!
샤를르 : 키가 꼼짝도 안 해요!!
도라 : 보통 때 넘쳐나던 그 빌어먹을 힘은 다 어쨌어!?
기관사 : 도라, 엔진이 타버리겠어!
도라 : 우는 소리 듣기 싫어! 어떻게든 해 봐!!
구름 밖으로 나가자!
파즈 : 시타, 바다다!!
시타 : 응!?
(구름 사이로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도라 : 용의 소굴이다!!
파즈 : 용의 소굴? 이것이…!
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야. 저쪽은 바람이 거꾸로 불고 있어.
도라 : 바로 그 앞에 바람벽이 있어!!
루이 : 마마, 틀렸어요! 빨려 들어가요!!
도라 : 도대체가 그렇게 간단히 포기하는 게 아냐!!
파즈 : 브리지! 라퓨타는 이 속에 있다!!
도라 : 뭐라고!?
파즈 : 아버지는 용의 소굴 안에서 라퓨타를 봤었어요!
도라 : 정신 나갔니!? 들어가자마자 산산조각나고 말 거다!
시타 : 파즈!! 저기!!
(부상하는 골리앗)
파즈 : 앗!!
도라 : 제길, 이 더럽게 바쁠 때에!!
파즈 : 가요, 아줌마! 아버지가 말씀하신 길이예요. 아버지는 돌아오셨어요!!
도라 : 좋아! 가자, 용의 소굴로!!
(골리앗의 공격에 글라이더와 본선을 잇는 끈이 끊어져 나간다)
파즈 : 앗!! (바람에 날려가는 글라이더)
[골리앗]
장군 : 으음. 하하, 해치웠다!!
군인 : 본함도 위험합니다. 퇴각하겠습니다.
무스카 : 계속 전진해.
군인 : 에?
무스카 : 빛은 계속 구름의 소용돌이의 중심을 가리키고 있다. 라퓨타는 폭풍 속에 있다.
못 들었나? 이대로 전진해라. 분명히 입구가 있을 것이다.
파즈 : 가자, 시타!!
시타 : 응!!
(격심한 폭풍, 무수히 내리꽂히는 번개가 용처럼 보이는 구름 속에서 파즈는 아버지의 환영을
본다. 그것은 파즈를 라퓨타로 인도해주려는 듯 앞장서간다)
[천공의 성]
(라퓨타 주변의 구름이 걷히기 시작한다)
파즈 : (깨어난다) 시타…시타! 괜찮니? (시타도 깨어난다) 봐.
시타 : 라퓨타…!!
파즈 : 응. (일어나려다가 몸에 묶인 밧줄 때문에 시타가 끌려 넘어진다) 아, 미안!
시타 : 아, 잠깐. 아주 꽉 묶어놨거든.
손이 떨려서…
(끈이 잘 안 풀리자 파즈는 그대로 시타를 안고 달려나간다. 그러다가 절벽 바로 앞에서 가까
스로 멈추고 그대로 쓰러진다)
파즈 : 왔다!!
시&파 : 와하하하하하!!
(가만히 누워 하늘을 쳐다보는 시타와 파즈)
파즈 : 새가 있어.
시타 : 다들 어떻게 됐을까.
파즈 : 응?
(로보트가 다가온다)
파즈 : 시타를 마중나온 건가?
시타 : 하지만 나, 비행석을 갖고 있지 않은 걸.
파즈 : 칼로 끊자. (밧줄을 끊는다)
(로보트가 글라이더를 들어내려 한다)
파즈 : 무슨 짓이야!!
시타 : 잠깐. (파즈를 제지하며 앞으로 나선다) 부탁이야!! 그걸 부수지 말아 줘! 그게
없으면 돌아갈 수 없게 돼!!
(로보트가 글라이더를 들어내자 밑에 깔렸던 새의 둥지가 드러난다)
시타 : 딱새 둥지다!
파즈 : 이것 때문에…?
시타 : 다행이다, 알이 깨지지 않아서.
파즈 : 사람을 겁내지 않네.
(로보트가 걷기 시작한다)
시타 : 오래.
파즈 : 말을 아니!?
시타 : 그냥 그런 것 같아서!
(둘은 로보트를 따라간다. 가다가 호수의 바닥에 도시의 폐허가 가라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파즈 : 와!! 도시다…!
(로보트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눈앞에 숲이 펼쳐진다)
파즈 : 건물 안일텐데…
시타, 저 하늘!!
시타 : 에엣!
(밖에서 벽으로 보이던 자리에 하늘이 그대로 파랗게 투영되어 보이고 있다)
파즈 : 거대한 도시였을 거야. 과학도 계속 발달하고 있었을 텐데 어째서……
(계속 나아가자 거대한 나무와 그 앞에 놓인 비석이 보인다)
파즈 : 묘다. 새겨져 있는 글자를 읽을 수 있으면 좋은데.
시타 : 꽃이 바쳐져 있어. (옆의 로보트에게) 네가 한 거니? 헉, 파즈!!
파즈 : 아까의 로보트가 아니야!!
훨씬 전에 부서졌어.
분명히 정원용 로보트일거야. 사람이 없어지고 나서도 계속 여기를 지키고 있었던
거야.
(아까의 로보트가 다가와 시타에게 꽃을 내민다)
시타 : 묘소에 꽃을 꺾어 바쳐 왔던 거니? 고마워….
파즈 : 너, 외톨이니? 여기엔 다른 로보트들은 없니?
(로보트의 어깨 위로 동물들이 올라와서 뛰어 논다)
파즈 : 하하하… 전혀 외롭지 않은 모양인데. 친구도 있고, 딱새의 둥우리를 돌보지 않으
면 안 되고.
(어딘가에서 폭음이 들려온다. 놀라는 두 사람)
파즈 : 이쪽이야!!
뒤쪽이 무너져 내렸어! 타이거 모스 호가 당했다!
시타 : 아줌마들은 괜찮을까?
파즈 : 시타, 저기!!
시타 : 헉, 모두 잡혔어!!
파즈 : 해적은 효수형이야!
시타 : 구해야 해!!
파즈 : 가자!
(군인들이 라퓨타에 상륙한다)
군인 : 도시로 통하는 돌입구를 열었습니다! (보물을 들어 보이며) 보십시오! 안쪽엔 보
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장군 : 음!? 아하, 하하하하!
루이 : 이야아…
장군 : (해적들을 보며) 어떠냐! 갖고 싶냐? 네놈들은 밧줄을 잔뜩 먹여 주지!
본국에 라퓨타를 발견한 것을 보고했나?
무스카 : 이제부터 하려고 합니다.
장군 : (비웃으며) 되게 어려운 암호를 짜나보군.
야!! 몰래 집어가지 마!!
무스카 : 바보들에게는 딱 알맞는 눈가리개로군.
(시타와 파즈는 나무를 타고 내려가려 하고 있다)
시타 : 이 나무 뿌리 좀 봐.
파즈 : 시타는 나무 타는 거 괜찮지? 갈 수 있을 것 같아.
(나무를 타고 기어 내려가 창문으로 내다보는 파즈. 군인들이 마구 때려부수며 약탈을 하고 있
다)
파즈 : 지독한 짓을 하고 있어…
시타 : 저 사람들이 위쪽의 정원에 간다면…
파즈 : 시타, 비행석을 되찾자!
시타 : 엉!?
파즈 : 이곳을 놈들로부터 지키려면 그것밖에 없어.
왜 구름이 걷혔는지 맘에 걸렸었어. 이렇게 되지 않았더라면 놈들이 상륙할 수 없
었을 텐데.
시타 : 내 주문 때문에…!
파즈 : 무스카가 말한 "봉인이 풀렸다"는 건 이거야, 틀림없이!
이미 이 성은 잠에서 깨어났어. 폭풍을 타고 비행석을 가진 자를 맞이하러 온 거
라고. 이대로는 무스카가 왕이 돼버려. 약탈보다도 더 끔찍한 일이 시작될 거야!
시타 : 하지만, 비행석을 되찾는다해도 나 어떻게 해야 좋지?
아, 그 주문…!
파즈 : 그 주문이라니… 멸망의…!! 설마!!
(해적들에게 가려한다) 아래서부터 돌아가자. 내가 먼저 뛸게.
시타 : 응.
파즈 : 아!!
(파즈가 착지한 기둥의 돌이 힘 줄 때마다 무너져 내린다. 그때 무스카가 검은안경들과 뭔가를
찾아 이쪽으로 온다)
무스카 : 이 근처다.
시타 : 헉!! 하느님…!
무스카 : 이거다!
(비행석을 갖다대자 벽에 문이 생긴다)
시타 : 헉!
(기둥 돌이 떨어지면서 파즈는 검은안경들에게 발각되어 버린다)
검은안경 : 그 꼬마다! (총을 쏴 댄다)
시타 : 에잇! (총을 쏘는 검은안경에게 달려가 몸으로 부딪친다)
검은안경 : 우욱!!
파즈 : 이런!
무스카 : 쏘지 마! 붙잡아라! (시타를 붙잡는다)
시타 : 아악!!
무스카 : 이거 이거 왕녀님이 아닌가!
파즈 : 시타! 젠장! 으앗!! (총알이 날아오자 구멍으로 들어간다)
병사 : 대령님, 무슨 일입니까!
무스카 : 해적의 잔당이다. 또 한 마리가 그 발 밑에 숨어 있어.
병사 : 옛! 찾아라---!
파즈 : 시타!! 기다리고 있어!!
시타 : 파즈---!!
(무스카와 검은안경들은 시타를 데리고 벽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위에서 병사들이 아래의 구
멍에 있는 파즈에게 총을 쏴댄다)
병사 : 수류탄을 가져 와!
루이 : 파즈야. 분명해.
(수류탄이 터져 도라가 앉은 자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해적들 : 뭐야? / 어? / 아하
도라 : 아냐!!
장군 : 무슨 일이 생겼나?
군인들 : 장군각하는? / 뭐라고!? 위병을 모아라!
(벽돌이 들썩거리며 파즈가 고개를 내민다)
파즈 : 아줌마, 시타가 붙잡혔어요. 난 구하러 갈게요. 줄을 끊을테니 도망쳐요. (칼로
포승을 끊어준다)
어서 도망쳐요!
도라 : 이거, 잠깐! 가져 가라. (무기를 건넨다)
파즈 : 아, 고마워요! (달려간다)
도라 : 갑자기 남자가 됐구나.
장군 : 뭐라고!? 무스카가 무선기를 전부 부숴버렸다고!?
병사 1 : 옛, 함내가 허술해진 틈을 찔렸습니다. 당직 병사 여러 명이 중상입니다.
병사 2 : 대령은 하부의 검은 반구체 안에 있습니다. 병사가 목격했습니다.
장군 : 애송이 녀석, 본색을 드러냈구먼. 병력을 모아라! 스파이 사냥이다!!
병사들 : 분대 모여!! / 야, 빨리 해!
제 3 분대!! 저항할 경우엔 사살해도 상관없다!!
입구를 찾아라!!
[라퓨타의 내부]
검은안경 : 대령님, 여긴 도대체……?
무스카 : 라퓨타의 중추다. 위쪽의 성 같은 건 잡동사니에 지나지 않아. 라퓨타의 과학은
모두 여기에 응집되어 있는 거다.
너희들은 여기서 기다려라. (시타를 데리고 사라진다)
검은안경 : 대령님! 대령님!!
무스카 : 여기서부터는 왕족밖에 들어갈 수 없는 성역이다.
이건 뭐야!? 나무 뿌리가 이런 데까지!? 일이 일단락되면 깡그리 태워없애 주지.
이리 와. 이쪽이다.
(달려간다) 제길∼ 있다! 이거다!! (문이 열린다)
여기도야…! 헉! 망할! (풀을 헤치고 나무뿌리를 뜯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있다!
(비행석으로 문을 열자 황폐한 정원 같은 곳이 나온다. 그 한가운데에 푸른 빛을 발하는 거무
스름한 물체가 보인다)
무스카 : 오오, 봐라, 이 거대한 비행석을!! 이거야말로 라퓨타의 힘의 근원이다!!
굉장해, 700년 동안이나 왕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던 거야!!
시타 : 700년?
무스카 : 너희 일족은 그런 것도 잊어버렸나?
(비행석 옆쪽으로 간다) 검은 돌이다! 전설대로야!!
하, 헤에!? 읽을 수 있다! 읽을 수 있어!!
시타 :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무스카 : 나도 오래된 비밀의 이름이 있단다, 류시타.
내 이름은 로무스카 파로 우르 라퓨타.
시타 : 헉!!
무스카 : 네 일족과 나의 일족은 원래 하나의 왕가였었던 거야. 지상에 내려올 때 둘로 갈
라졌지만.
(바깥에서는 병사들이 무스카가 사라진 벽을 폭파하려 하고 있다)
병사 1 : 금도 안 가는데.
병사 2 : 보통 돌이 아냐!!
장군 : 폭약을 있는대로 가져 와!
무스카 : 각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장군 : 무스카!! 어디 있냐!?
(무스카가 비행석으로 조작하자 라퓨타 내부의 조직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편 파즈는 라퓨타의 반구 아래서 나무 뿌리를 잡고 이동하고 있다. 그때 갑자기 여러 개의
다리가 반구에서 돌출해 나오면서 장군과 병사들이 있는 곳의 벽이 열린다)
무스카 : 자, 무엇을 망설이십니까? 안으로 들어오십시오, 각하.
장군 : 에잇, 따라 와!
병사들 : 각하를 따르라!!
장군 : 계속 가!! (전망대 같은 곳에 내려온다) 어, 여, 여, 여기는 뭐야? 무스카, 썩 나
와라!
(무스카의 홀로그래피 영상이 천장에서 내려온다)
무스카 : 조용히 하라!
병사들 : 오오!!
장군 : 이, 이게 무슨 짓이냐!?
무스카 : 말을 삼가하라. 너는 라퓨타 왕의 앞에 있는 것이다.
장군 : 이놈이, 제정신이냐!?
무스카 : 이제부터 왕국의 부활을 축하하여 제군들에게 라퓨타의 힘을 보여 주려 한다.
파즈 : (전망대 밖에 매달려 무스카 옆에 있는 시타를 본다) 시타!!
무스카 : 보여 주지! 라퓨타의 벼락을!
파즈 : 시타! 와악!!
(뻗어나온 다리들로부터 거대한 빔의 고리가 발생, 지상으로 발사된다. 곧 저 아래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다)
무스카 : 구약 성서에 있는,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킨 하늘의 불이다. 라마야나에서는 인
도라의 화살이라고도 하지만.
전세계는 다시금 라퓨타 앞에 엎드리게 될 것이다!!
장군 : 굉장하군, 무스카군! 자네는 영웅일세. 대단한 공적이야! (홀로그래피에 대고 총
을 쏘나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당황한다) 어, 어라!?
무스카 : 네 멍청한 낯짝은 보기만 해도 진저리가 난다.
(다시 비행석으로 조종하려는 순간 시타가 몸으로 부딪쳐 방해한다)
무스카 : 앗, 왁!! 이, 이 녀석…!
시타 : 모두 도망쳐요!! 아악!!
무스카 : (시타를 뿌리치며) 죽어라!!
(무스카가 돌을 움직이자 갑자기 전망대의 바닥이 걷혀 병사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무스카 : 크하하하하하!!
(벽에서 로보트들이 나온다. 병사들은 마구 뒤엉켜 서로 먼저 골리앗으로 도망치려 한다)
도라 : 저 괴물이다.
루이 : 잔뜩 있네…
도라 : 모두 도망가자!
루이 : 옛!
도라 : 플랩터를 점검해봐!!
샤를르 : 마마, 날 수 있어요!!
루이 : 빨리 도망가요!
도라 : 조용히 해! 소리 좀 지르지 마.
뭘 꾸물대고 있는 거야, 그 두 녀석은! 쫓아오겠다!
무스카 : 나를 너무 화나게 하지 않는 게 좋을걸.
시타 : 아앗!
무스카 : 당분간 단 둘이서 여기서 살 테니까.
(밖의 광경을 보며) 크하하, 빨리빨리 도망가면 좋았을텐데.
하하하하, 나와 싸울 셈인가!!
파즈 : 우왓!! (폭압으로 어느 구멍에 날려간다) 로보트다! 으아악!!
(로보트들이 구멍에서 떨어져 내려와 도망가는 골리앗을 공격한다)
파즈 : 이익, (계속 기어올라간다) 우욱, 하아하아, 시타…!
[비행석이 있는 방]
시타 : (골리앗이 터지는 모습을 보며) 아…!
무스카 : 멋지군!! 최고의 쇼라고 생각지 않니?
호오? 하하, 봐라! 인간이 쓰레기처럼 떨어진다!! 하하하!!
시타 : 에잇!!
(시타는 무스카에게 몸을 힘껏 부딪치며 비행석을 빼앗는다)
무스카 : 무슨 짓이야!
시타 : 아악!!
무스카 : 망할 것!! (걸어온다) 돌려 다오! 착하지? 자, 어서!
시타 : (벽을 두들기며) 제발!! 열어 줘!
(벽이 열리고 시타는 도망간다)
무스카 : 하하하! 어딜 가겠다고!?
시타 : 열어 줘! 헉헉!
파즈 : 이익! (벽을 부순다) 시타!!
(숨을 헐떡이며 계속 달리는 시타. 그러나 무스카는 웃음을 터뜨리며 여유있게 뒤쫓는다. 그때
멀리서 파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파즈 : 시--타!!
시타 : 핫, 파즈…! 파즈---!!
파즈 : 시--타!!
시타 : 파즈---!!
파즈 : 시타!
시타 : 핫!!
파즈 : 시타!
시타 : 헉, 파즈!
(벽을 사이에 두고 파즈와 시타는 만난다)
파즈 : 시타! 지금 갈게! 젠장 고개 숙여!! (벽에 대고 쏘려한다)
시타 : 빨리 이걸!! 무스카가, 빨리!! (비행석을 벽의 구멍을 통해 건네준다) 바다에 버
려!! 앗! (무스카에게 잡힌다)
파즈 : 시타!! 아악!! (총알이 날아온다)
무스카 : 그 돌을 잘 갖고 있어라. 여자애의 목숨과 교환이다!
(파즈는 벽을 부수고 시타를 다시 찾기 시작한다)
[왕좌의 방]
(쫓기던 시타는 넘어진다. 그 뒤로 무스카가 천천히 걸어온다)
무스카 : 일어나! 술래잡기는 끝났다!
종점이 왕좌의 앞이라니 멋지지 않나?
이리 와!!
시타 : 여기가 왕좌라고요!? 여기는 무덤이예요, 당신과 나의!
나라가 멸망했는데 왕만 살아 있다니 우스꽝스럽지도 않나요? 당신한테 돌은 넘길
수 없어요!! 당신은 여기서 나가지도 못한 채 나와 죽는 거예요!!
지금은 라퓨타가 왜 망했는지 똑똑히 알겠어요. 곤도아의 노래에 나와 있었어요.
"땅에 뿌리를 내리고,
바람과 함께 살아가자.
씨와 함께 겨울을 나고,
새들과 함께 봄을 노래하자."
아무리 무서운 무기를 가져도, 불쌍한 로보트들을 아무리 많이 부려도, 땅에서 떨
어져서는 살 수 없는 거예요!!
(격분하여 총을 쏘는 무스카. 시타의 땋은 머리가 잘려져 나간다)
무스카 : 라퓨타는 망하지 않아! 몇 번이라도 부활한다! 라퓨타의 힘이야말로 인류의 꿈이
기 때문이야!!
다음은 귀다. 무릎을 꿇어! 살려 달라고 빌어!
놈에게서 돌을 돌려받으란 말야!!
(그때 파즈가 뛰어들어온다)
파즈 : 잠깐!!
돌은 숨겼다. 시타를 쏴 봐, 돌은 못 돌아올걸!!
시타 : 파즈-- 오면 안돼! 이 사람은 어차피 우릴 죽일 거야!!
무스카 : 꼬마! 여자애의 목숨과 교환이다! 돌이 어디 있는지 말해! 그렇지 않으면 그 대포
를 갖고 나와 싸울 건가?
파즈 : 시타와 단 둘이서 얘기하고 싶다.
시타 : 오면 안돼!! 돌을 버리고 도망가!!
무스카 : 3분간 기다려 주지!
시타 : 파즈!! (파즈에게 달려간다)
파즈 : 시타, 진정하고 잘 들어. 그 주문을 가르쳐 줘.
나도 같이 말할게. 내 왼손에 손을 얹어.
아줌마들의 밧줄은 끊었어.
무스카 : 시간이다! 대답해!
(파즈는 무기를 버린다. 돌변한 태도에 움찔하는 무스카)
시&파 : 바르스!!
(주문과 함께 강한 빛이 비행석에서 뿜어져 나온다)
일동 : 아아악!!
(거대한 비행석에서도 빛이 퍼져 나오기 시작하고, 라퓨타의 성채가 파괴되기 시작한다)
무스카 : 흐아아 내 눈, 내 눈---!!
아아, 눈이 아아아
샤를르 : 마마, 무너져요!!
도라 : 할 수 없군. 탈출! 서둘러!
루이 : 빨리!!
(해적들이 탈출한다)
앙리 : 마마, 밑바닥이 빠져요!!
(라퓨타의 바닥이 갈라져 조각조각 떨어져 나가고 있다)
루이 : 시타…… 좋은 아이였는데……
도라 : 멸망의 주문을 사용한 거다. 그 애들은 바보였기 때문에 라퓨타를 지키는 쪽을 선
택한 거야.
샤를르 : 응? 붕괴가 멈췄다!
(밑바닥이 모두 무너져 내리자 큰 나무의 뿌리가 드러난다. 뿌리 사이에서 푸른 빛이 반짝이는
것이 보인다)
루이 : 비행석이다! 엄청 큰 놈이야!!
해적 : 올라가고 있어…!
도라 : 나무다! 저 나무가 모든 것을 받치고 있었어. 쫓아가자!!
(해적들, 웅성거린다)
도라 : 무겁잖아! 다 내려!!
루이 : 말도 안 돼!!
[라퓨타]
파즈 : 시타…
시타 : 파즈… 와아!
파즈 : 나무 뿌리가 우리들을 지켜 준 거야.
(글라이더를 찾아낸다) 줄을 펴면 괜찮아. 가자!
시타 : 응!
(둘은 글라이더를 타고 라퓨타를 떠난다. 위쪽으로 올라가자, 라퓨타에 도착해서 처음에 봤던
로보트가 아직도 남아 정원을 돌보고 있는 것이 보인다. 라퓨타는 점점 멀어져, 점으로만 보인
다)
[공중]
도라 : 뭐하는 거야? 조금도 못 올라가잖아!
앙리 : 무리예요, 이렇게 많이 타고 있는 걸요.
도라 : 오잉!?
루이 : 시타다!!
해적들 : 시타다!!
루이 : 살아 있었구나…!!
(글라이더가 해적들과 합류한다)
시타 : 아줌마!!
도라 : 용케 살아있었구나!
해적 : 꼬마야!
파즈 : 모두 무사했군요!
기관사 : 무사하긴! 내 귀여운 고물선이… 으흐흐흐…
도라 : 징징 짜지마! 더 좋은 걸 만들면 되잖아!!
불쌍한 것… 머리를 잘리다니 얼마나 괴로울까. (시타를 꼭 껴안는다)
시타 : 웁, 아주머니, 아파요!
도라 : 오오, 미안하다. (가슴에서 보석을 꺼내 보이며) 한심하지 않니? 실컷 고생하고
고작 요것밖에 못 갖고 오다니.
해적들 : 히히히히
샤를르 : 어쨌거나 시간이 없어서 말야.
(보물을 꺼내어 보이는 해적들. 일동은 다함께 큰 소리로 웃는다)
(해적들과 헤어져 자신들의 길을 가는 시타와 파즈. 그들의 위로 라퓨타는 계속 날아오른다)
당신을 태우고
작사 / 미야자키 하야오
작곡·편곡 / 히사이시 죠
노래 / 이노우에 아즈미
저 지평선이 빛나는 것은
어딘가에 당신을 숨기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등불이 반가운 것은
그 어느 것엔가 하나에 당신이 있기 때문에
자 나가자 한 조각의 빵,
나이프, 램프를 가방에 쑤셔 넣고
아버지가 남긴 뜨거운 열정
어머니가 주신 저 눈빛
지구는 돈다 당신을 태우고
언젠간 꼭 만날 거야 우리를 태우고
아버지가 남긴 뜨거운 열정
어머니가 주신 저 눈빛
지구는 돈다 당신을 숨기고
빛나는 눈동자 반짝이는 등불
지구는 돈다 당신을 태우고
언젠간 꼭 만날 거야 우리를 태우고
'마 > ㅣ'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스터 술탄의 鐵鎧究樂部(철갑구락부) (0) | 2011.05.20 |
---|---|
미확인비행물체 UFO (0) | 2007.03.23 |
미스테리 - 이 미스테리가 굉장해! 2007년판 (0) | 2007.01.21 |
미녀, 영화배우 10대 미녀. 추억편 (0) | 2007.01.11 |
미야자키 하야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한글 시나리오. 대본 (0) | 2003.04.30 |
미야자키 하야오 (0) | 2003.04.30 |
미야자키 하야오, 원령공주. 모노노케 히메. 한글 시나리오. 대본 (0) | 2003.04.20 |
미야자키 하야오, 귀를 기울이면. 한글 시나리오. 대본 (0) | 2003.04.20 |
미야자키 하야오, 마녀 배달부 키키. 한글 시나리오. 대본 (0) | 2003.04.20 |
미야자키 하야오, 이웃집 토토로. 한글 시나리오. 대본 (0) | 2003.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