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 파이튼의 작가인 더글러스 애덤스가 BBC 라디오 드라마를 위해 쓴 대본에서 출발하였다. 라디오판은 휴고상을 수상했다.
영국인 특유의 맛이 간 센스가 제대로 작렬하는 텍스트로서, 초 아스트랄 우주활극 액션 판타지 허무 난장판 지구멸망 타월 SF 어드벤쳐 소설이다. 같은 장르소설에서 비슷한 것이 있다면 테리 프래쳇의 디스크월드가 있다. 안내서와 동일하게 맛이 간 센스가 작렬한 디스크월드는 "안내서"의 직계후손이라고도 불려지기도 한다. 덤으로, SF팬덤에서 컬트를 만든 최초의 작품이다.
학교다닐때 유럽을 히치하이킹 하고 다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유럽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책을 가지고 돌아다니던 중 멘붕[1]급 사건을 만나 진정한다고 술먹고 들판에 누워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한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루이스 캐럴의 아스트랄성을 그대로 전수받아 우주급으로 확장시킨 이 소설의 기본적인 스토리는, 지구가 초공간 우회 고속도로를 만들기 위해 보고인들의 공병함대에 의해 파괴되고 아서 덴트라는 영국인과 포드 프리펙트라는 베텔게우스 출신 외계인이 간신히 탈출하여 보곤인에게 붙잡혀서 재미없는 시를 듣고 우주밖으로 쫓겨났다가 순수한 마음 호라는 무한 불가능 확률 추진기[2]가 탑재된 우주선을 타고 우주대통령 자포드 비블브락스와 지구인 트릴리언(트리시아 맥밀런), 그리고 우울증 걸린 로봇 마빈과 함께 행성제작소인 마그라테아, 우주 끝에 있는 레스토랑인 밀리웨이스, 선사시대의 지구, 공중부유 파티, 크리킷 행성 등을 돌아다니는 내용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하지만 그렇다고 마음껏 웃을 수 없는 영국식 블랙 유머가 돋보이며, 종종 보이는 진지한 담론과 주제들 때문에 어떤 이는 이 작품을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인 사무엘 베케트 풍의 SF 부조리극이라 말하기도 한다. 물론 내용은 고도를 기다리며보다 백배 말랑하다.
철학, 종교, 과학, 그리고 영국 요리이건 풍자가 아니라 정당한 비판 등 사실상 모든 것을 풍자와 희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를테면 기분 전환도 할 겸 이제는 사람들끼리 좀 잘해주면 얼마나 좋겠냐고 말했다는 이유로 나무에 못 박힌 남자라는 묘사가 나오며, 불행에 대한 수많은 해결책이 주로 작은 녹색 종잇조각들의 움직임과 관련되어 있다고도 말한다. 이게 도입부에 등장하는 문장.(…) 게다가 창조주란 작자가 피조물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어느 행성의 암벽에 새겨져 있는데..."불편을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모든 스토리를 여기서 요약할 수 없으니사실 요약할 스토리란게 없으니 직접 읽어 볼 것을 권장한다. 후회는 안 할 것이다. 총 여섯 권에 외전격 스토리 하나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The restaurant at the end of universe)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안녕, 그리고 물고기들은 고마웠어요(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젊은 자포드 안전하게 처리하다(Young Zaphod plays it safe) - 외전으로 4권에 포함되어 있다.
대체로 무해함(Mostly harmless)
그런데 한 가지 더(And another thing...) - 이오인 콜퍼가 지은 후속편
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만화판[3]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42나 타월이나 쥐나 돌고래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덤으로 UFO를 실제로 보게 된다면 엄지를 들어 납치 가능성을 높여줄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인생이 도저히 펴지지 않는 주인공 아서 덴트의 기구함에 눈물이 나게 된다. 아서 덴트는 살던 집이 불도저에 밀리고 지구가 보곤인에 의해 철거되어 갈데는 없고 쥐에게 뇌가 뽑혀 죽을 위기를 넘기고 우주의 끝에 갔다오고 괴물에게 쫓기고 크리킷 로봇들로부터 우주를 구하고 마침내 다시 만든 지구에 안착해 펜처치와 사귀지만 펜처치는 우주여행 중 증발한다.
게다가 "대체로 무해함"에서는 아서 덴트의 골칫덩이 딸이 나오는데, 딸 덕분에 지구는 다시 한 번 멸망한다.(...)
사실 시작과 결말이 그 모양인 것은 작가 자신이 영 풀리는 것도 없고 세상이 확 끝장 안 나려나 하는 생각에서 그리 된 거라고 한다. 각 권마다 시작과 끝이 워낙 뜬금없어서 원래라면 5권 후에 6권도 기대해 볼 만했으나 작가가 헬스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영영 일없게 됐다.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08년 9월 17일 아르테미스 파울의 작가라고 알려진 이오인 콜퍼라는 사람이 애덤스의 미망인에게 허락을 받아 시리즈의 6권인 'And Another Thing...'을 09년 10월에 발매되었으며, 12월 28일 6권이 "그런데 한가지 더"란 제목을 달고 한글번역 되어 나왔다.
특유의 정신나간 상상력은 여전하지만, 기승전결이란 것이 존재치 않았던 원작에 비하면 이야기의 전개가 다소 정상적으로 되어서 이질적인 느낌이 난다.
1.1 한국어판
한국어판 소설은 새와물고기 출판사에서 낸 판본과 책세상에서 낸 판본이 있다. 후자는 작게 5권으로 분리돼서 나온 것과 한권으로 모아서 크게 부풀린(줄간격도 부풀린) 한정판 두 종류. 참고로 한권으로 모은 버전은 매우 두껍다. 아래 사진을 보고 그 두꺼움을 짐작해보자.
크고 아름다운 1235페이지 분량이다.
보다시피 목침보다도 더 두꺼우므로 베고자기에도 부적합하고 대체 왜 베고 자는지는 모르겠지만 학교에 보통 있는 책상의 서랍에도 안들어간다. 휴대하기엔 더 말할 것도 없다. 차라리 낱권으로 떨어진 버전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합본은 이런 책이 있다는 장식용이다.
여담으로 과거에는 한정판쪽 표지가 훨씬 예뻤지만(...) 현재는 개정되어 같은 표지가 되었다. 판본도 손에 적당히 잡히는 크기라 예쁘고 귀엽다.
새와물고기 판본의 경우 4권까지만 번역되었지만 책세상 판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번역이 잘 되어있는데 절판되었다. 중고서점에서도 찾기 어렵고 오래된 도서관에서나 가끔 발견할 수 있는 정도.
1.2 영화화
2005년 영화화 되기도 했다. 더글러스 애덤스가 고집을 피워대서[4] 겨우 만들어진 이 영화의 내용은 1편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내용을 중심으로 몇가지 내용이 첨가되어 재구성되었다. 그러나 흥행은 겨우 본전치기 수준에 그쳐 속편 제작은 없게 되었다... 몇몇 팬들의 속편 제작 촉구 서명까지 있었다고 하지만.
가스 제닝스 감독의 영화판은 원작에 비하면 포스가 떨어진다지만 원작의 아스트랄한 스토리를 그나마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제는 소설 초반부 찔끔분량만큼만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 소설에서는 백업 지구가 있었다는 것은 시작일 뿐이지만, 영화에서는 백업 지구가 있다고? 우왕ㅋ굳ㅋ 해피엔딩! 하고 끝난다. 흠좀무.[5] 뭐 너무 기대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유쾌하게 볼만하며, 세베루스 스네이프로 유명한 알란 릭맨이 목소리를 맡은 마빈의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또한 영화 전반의 나레이션은 스티븐 프라이가 맡고 있다.(사리에 분명한 듯한 유려한 목소리의 영국식 액센트. 참으로 교양미(!) 넘친다.) 참고로 요새 뜨고 있는 여배우 주이 드샤넬이 히로인 트릴리언을, 영국 배우 마틴 프리먼이 주인공 아서 덴트 역을 맡았다.
그러나 한국 상영은...시망.(...) 나름 인지도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SF는 안 먹힌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전국에서 단 한곳에서 개봉하였다. 당시 옛 허리우드 극장에 서울아트시네마와 함께 세들어 있던 예술영화 전용관 필름포럼이 그 곳...[6] 이후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연장상영을 하기도 했다. 몇몇 장면이 이유없이 잘려나가는 통에 구설이 있었지만, 국내 배급사 측에서 수급된 프린트가 원래 그렇다며 본인들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극장 상영은 그렇게 안습이었지만 가끔 케이블 보면 틀어준다.
1.3 기타
매년 5월 25일 타월데이라고 더글러스 애덤스와 이 작품에 경의를 표하는 날이 있다고 한다. 이 타월데이에 끼고 싶다면 타월을 몸에 걸치고 있어야 된다고 한다. 그냥 타월 한장 걸치고 다니면 되는 날.
이 소설과 비슷한 분위기를 판타지 세계관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디스크월드라는 소설을 추천. 거기 세계관도 꽤나 막나간다(...). 그리고 디스크월드 작가 역시 영국인이다. 과연 신사의 나라 단 디스크월드의 경우 국내에 정식으로 번역되어 소개된 분량은 The Colour of Magic, The Light Fantastic 달랑 두 권. 원서를 읽어야 한다!
1984년에 어드벤처 죠크 행성 시리즈로 알려진 인포콤에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으로 만든 바 있다. 게임에도 원작자가 직접 관여하였는데 덕분에 원작팬들에게는 꽤 반응이 좋았다. 리메이크 되기도 했는데, 이 곳에서 해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소설의 노선을 따르지만, 누가할 수 있는 전개가 있어서 자유도가 상당하다.[7] 몰론 영어를 잘 하는 사람만 체감이 가능할 것이다.(...)
덤으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테마는 라디오판, 드라마, 영화나 상관없이 다 이글스의 Journey of The Sorcerer라는 곡이다. 본격 이글스 빠돌 여기에 있는 곡은 영화판에서 사용된 어레인지 버전이다. 이상한(?)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하고 헷갈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
작고 많은 단추가 달린 전자식 사전으로(영화에서는 단추 방식이 아닌 음성으로 명령을 인식한다), 종이 책으로 쌓으면 고층빌딩 여러 채가 된다고 한다. 출판사는 어사 마이너[8] 행성에 위치한 메가도도 출판사로, 우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편집자들(포드 프리펙트도 여기 포함된다.)이 제멋대로 쓴 글을 회사에서 제멋대로 교정해 지구에 대한 설명은 '대체로 무해함' 한 마디뿐이며(4권에선 지구에 대한 설명이 좀더 추가된다.), 안타리아 잉꼬의 땀샘선에 대한 설명보다 훨씬 짧다. 생각해보면 정상적인 백과사전이라기보다는 나사 빠진 위키피디아에 가깝다. 그나마도 일부 도표는 되는대로 집어넣은것이 있으니 그저 흠좀무. 일정한 형식이 없고 편집자의 개인적 견해가 왕왕 들어간다는 점에서는 엔하위키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이 안내서는 은하대백과사전(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나오는 백과사전)을 최근 앞서기 시작했는데, 이유는 첫째, 조금 더 싸고, 무엇보다도 책 앞에 커다랗고 친근한 글씨로 'DON'T PANIC'(겁내지 마시오)'라고 써 있기 때문이란다.(혹자는 '쫄지 마세요'라고 번역하기도 했다.)
소설 막판에 안내서 제 2형이라는 평행우주를 사용하는 무시무시한 존재가 개발되는데, 기본적으로는 새의 형상을 하고 있고, 거의 전지전능해서 지닌 사람의 소원들을 마구 이루어 준다. 시간과 공간은 자신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다. 책을 열기(?)전에는 둥근 원반의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PANIC(겁내시오)'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흠좀무. 절대반지 마냥 가지고 있는 사람을 정신줄 놓게 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정말로 겁내야 할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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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일어를 모르는데 물어본 사람이 청각장애인, 충격먹고 뒷걸음치다가 부딪친 사람은 청각장애인에 시각장애까지...더 충격먹고 돌아다니다 근처에서 청각장애인 모임이 열리는 호텔을 발견했단다. 발견 못 했으면 미쳤을 거라고(…)
[2] 양덕후들은 이 추진기가 불확정성 원리로 움직인다고 가정해 두고 있다. 불확정성 원리가 우주 급으로 커진 형태. 해당 항목 참조.
[3] DC 코믹스에서 그렸으며, 너비아니가 번역했지만, 현재는 증발.
[4] 안내서에 관련된 TV시리즈 / 라디오드라마 / 소설 심지어 연극까지 자기가 써냈다. 영화판도 작가들을 못믿고 자기가 쓰겠다고 해서 이렇게까지 늦쳐진 것이다. 뭐 작가들로 인해서 망쳐지는걸 막는다는 건 참 대단한듯...어쨌든, 영화판에선 그와 또 한명의 작가가 대본을 썼다고 나온다.
[5] 아마 1권만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서 일지도 모른다. 아님 영화답게 깔끔한 결론을 원했다던가, 영화 후반부에 아서가 주절거리는 교훈 비스끄무리 한 것도 있는걸 보니까 나름 결론은 지으려고 노력한 듯.
[6] 하지만 그 당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그야말로 '듣보잡'이었기에 오히려 한군데뿐이었지만 '예술영화'라면서 틀어준 거라서 고마워하는 팬들이 많았다. 실제 단관상영 당시에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으며 자발적으로 수건(!)을 가져오는 팬들도 많았다고. 본 위키러의 관람시에는 엔딩후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쳤었다.
[7] 예를 들어서 텍스트 입력창에 kill myself 같은 걸 입력하면, 말 그대로 아서 덴트를 자살시켜서 게임을 끝내는 수도 있다.
[8] 작은곰자리 - Ursa가 곰이란 뜻이고 Minor는 말그대로 작다는 뜻. 그 옛날 우루~~~사!!! 하면서 왠 곰팅이가 튀져 나오던 드링크 광고의 우루사가 바로 이 Ursa...근데 이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랑 뭔상관인지는 패닉하지 말고 친절한 가이드한테 물어보자!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