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레고 블럭. 특정 회사의 특정 상표 제품이라는 한계는 분명하지만
그 선명한 색깔과 오랜 역사, 상상력을 유도하는 본질적 구조, 어린이라는 한계를 넘어서는 존재감이
일상의 장난감들과 일정 정도 차이를 보여준다 하겠습니다.
그런 독특한 위상에 어울린다고 해야 할까요?
몇년전부터 독일의 한 젊은 설치 미술가가 주도해 온 레고 블럭 작업이 새삼 눈에 들어 옵니다.
얀 포르만 혹은 얀 포어만(Jan Vormann)... 아직 서른도 되지 않은 독일의 젊은 미술가.
그는 레고 블럭을 이용해 세상의 빈 틈을 메우는 독특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디스패치워크(Dispatchwork).
 

독일 베를린의 한 건물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시가전이 펼쳐졌던 곳으로 당시의 총알 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는 곳이 많습니다.
어느 날, 그 총알 자국 사이에 알록달록 울그불긋한 레고 블럭이 들어찼습니다.
정상적인 땜질도 아니고, 분명 건축 자재도 아닙니다.
저 블럭이 얼마나 하중을 버티고 미관을 살릴지는 모르겠지만
작정한듯, 2차 세계대전의 총알 자국 사이에 레고 블럭 장난감이 들어 찼습니다.
그리고 그 울긋불긋함 알록달록함 사이로 베어 나오는 기묘한 감동...
 
 
얀의 작업은 세계를 돌아 다닙니다.
역사 보다는 오늘의 뉴스 속에 더욱 많이 언급되는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Tel Aviv).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간, 삶의 보금자리를 파괴한 총알 자국들, 포탄 자국들 사이에
얀 포르만의 레고 블럭이 들어 찼습니다. 
 

 
디스패치워크가 진행해 온 작업들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아직은 유럽을 중심으로 되어 있지만 뉴욕과 에쿠아도르에도 설치가 되어 있습니다.
 
 
얀 포르만는 작업을 하면서 주변의 관광객, 행인들을 자연스럽게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고 합니다.
레고 블럭을 끼우고 맞춘다는 가장 손쉬운 작업으로 뭔가를 이루어 낸다는 것.
또, 그것이 예술적 메세지를 강하게 드러낸다는 것.
디스패치워크 작업은 그 작업 과정 자체가 너무나 인간적이고, 예술적이고 메세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