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제목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패러디.
목차
1 전제 사항
2 첫 접촉
3 학문별 안내
3.1 수학
3.1.1 아라비아 숫자
3.1.2 중학교 수준의 수학
3.1.3 각종 상수
3.1.4 고등학교의 수학
3.1.5 증명 or 대수 기하학
3.2 물리학
3.2.1 삼각 측량
3.2.2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3.2.3 기중기
3.2.4 전기 도금
3.2.5 아르키메데스의 나선식 펌프
3.2.6 선풍기
3.2.7 전기
3.3 화학
3.3.1 석유
3.3.2 석탄
3.3.3 화약
3.3.4 콘크리트
3.3.5 거울
3.3.6 종이
3.3.7 여러가지 화학 약품
3.3.7.1 삼대 강산(Strong acid)
3.4 기계공학
3.4.1 자전거
3.4.2 스프링
3.4.3 태엽
3.4.4 인쇄술
3.4.5 망원경
3.4.6 나침반
3.4.7 유리
3.4.8 잠수복
3.4.9 스크류 프로펠러
3.4.10 기계식 계산기
3.4.11 열기구
3.4.12 톱
3.4.13 물레방아와 풍차
3.5 음식
3.5.1 곡류가공식품
3.5.2 염장법
3.5.3 치즈
3.5.4 정수기
3.5.5 병조림, 통조림
3.5.6 아이스크림
3.5.7 마가린
3.5.8 사탕무 (설탕)
3.5.9 염전 소금 (천일염)
3.6 의학
3.6.1 생물학 지식
3.6.2 흑사병 퇴치
3.6.3 소독
3.6.4 의학 지식
3.6.5 비타민
3.6.6 종두법
3.7 생산업
3.7.1 농법
3.7.2 마구(馬具)
3.7.3 분업 시스템
3.7.4 본 차이나 도자기
3.7.5 제강법
3.7.6 전자 제품
3.7.6.1 백열전구
3.7.6.2 축전기,축전지
3.7.6.3 스피커와 마이크
3.8 신학
4 결론
1 전제 사항
고대에서 중세 수준 문명을 염두에 둔다.
일단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플레이하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문명하셨습니다.
대체역사소설 <비잔티움의 첩자>를 읽어봐도, 아래의 기술들이 처음 발명됐을 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주인공 바실 아르길로스는 아래 기술 중 상당수와 관련이 있다. 망원경을 훔쳐와 군사 · 천문 발달에 기여하고, 종두법의 첫 피실험자에, 화약 제조법도 알아오고, 인쇄술로 성상파괴운동을 막아냈으며 브랜디 증류법으로 외교적 성공을 거둘 뻔 했다. 하지만 죽도록 구르지
또한, 여기 언급되는 기술 중 대다수는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개발하려면 귀하가 아무리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더라도 나름대로 시행착오 · 사고 · 좌절을 겪는다는 것을 명심할 것. 비협조적이거나 여건이 부족한 주변환경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까 아래 서술할 모든 내용은 대화가 통한다, 그리고 관습에도 익숙하다, 그리고 이동한 시대의 전염병이나 전쟁 등 각종 위험요소에서 벗어나 안전하다라는 전제가 있을 때 성립한다는 것. 현실은 가혹하다.
베블런과 같은 사회 ·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중요한 것은 관련 기술이 발견 · 발명되었느냐가 아니라 기술과 사용패턴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아래 항목에 적혀있는 기술들과 항목들은 각 문화권 · 종족 · 문명 등의 특징과 패턴에 따라 매우 다른 여파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고려해라. 대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이 변화하는 것을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아래 항목의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적용되었을 경우 혁명에 가까운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낼 수도 있다. 이 항목 속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예를 들자면, 물레방아의 보급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회적 문제로 번진 사례도 있다.
특히 당신이 도착한 세계의 기득권층은 더더욱 당신이 불러일으킬 변화를 결코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먼치킨적 능력을 가졌더라도 인간은 사회적 상호부조가 없이는 생존할 수 없기에, 급격한 변화의 과정에서 당신이 생존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짐을 명심해라.
간단한 예로, 당신이 도착한 판타지 세계에 화폐와 시장의 도입을 주장했을 때 당신에게 미칠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아마 당신은 지역 영주나 절대군주의 손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 화폐를 금기시한 사회는 역사상 수도 없이 많다. 아니,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이 당장 세종대왕님조차도 물물교환을 없애려고 화폐를 새로 도입했다가 백성들의 반발을 못 이기고 두 손 드셨다.
분업을 도입한다면 길드 회원들에게 거의 100% 끔살당할 것이고, 발효주나 증류주를 발명했을 경우에도 광신적인 종교인들에게 린치당할 확률이 높다. 치즈 · 버터 등 유제품의 경우는 역사상 실제로 문제를 일으켰던 좋은 예. 바이킹들이 유당분해효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우유를 선물했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소화가 안돼서 폭풍설사를 하게 되자 바이킹들이 독극물을 준 것이라고 오해해서 공격한 사례가 있다. 옛날 천재들은 결코 어리석은 인물들이 아니었다. 사회와 역사의 제한에 묶여있었을 뿐.
마지막으로 저작권의 사적 소유가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에 들어서임을 명심하라. 참고로 아직도 스타크래프트는 공공재다 만약 당신이 빵의 제조법을 발명한다면, 그것으로 부를 얻기 전에 먼저 지역의 유력자가 와서 좋은 말 몇 마디 해주고 제조법 내놓으라고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아니, 그 전에 돈을 벌 확률 자체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충격적인 발견이나 발명은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여겨지기 마련이고, 그걸로 돈을 벌려 한다면 주위 사람들의 미칠듯한 눈총을 받게 될 것이다. 저작권법이 없는 사회에서 오래지 않아 표절작들이 수도 없이 등장할 것이고, 판타지 세계에서 당신은 이를 제어할 힘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자면, 현대인이 판타지 세계를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맥이다. 그리고 사회환경에 대한 미칠듯한 적응력! 한 마디로 권력을 갖는 것이 핵심. 인맥, 적응력, 권력이 다 되면 그냥 여기서 살지 뭐하러 거기까지 갈까는 제껴두자
2 첫 접촉
우선 인류의 보편적 법칙에 따라 만난 상대에게 호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설마 당신이 떨어진 곳이 다짜고짜 잘 모르는 사람은 일단 죽이고 보는 곳 혹은 오크 소굴 은 아닐 것이라고 믿고(…) 부딪쳐 보자. 농담이 아니라, 외지인이 왔을때 우연히 누가 병에라도 걸리거나 물건이 없어지면 일단 외지인부터 털고 보는 관례(…)가 세계적으로 유행하곤 했다.
말이 안 통해도 처음에는 손짓발짓으로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시도하자. 대체로 어느 사회에서건 호감을 사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간식거리나 동전 한두 개, 혹은 단추 같은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진기한 물건이 될 수 있다.
또 실수를 저질러서 상대가 화내는 것을 막기 위해, 늘 신중하게 행동하며 함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친해지기 전에는 자제하고, 특히 함부로 돕겠다고 나대다가 해당 사회의 금기라도 어기게 된다면 큰일난다. 예를 들어 이등병이 자대 배치 첫날에 청소 돕는다고 밀대를 잡았다던가 결론을 내리자면 그냥 눈치껏 하자.
그렇게 “낯선 사람이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받아들여지면 일단 반 정도는 성공. 상대 쪽에서도 의사소통을 바라고 그들 말을 가르쳐주려 할 것이므로, 목숨 걸고 언어를 배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대항해시대의 모험가들도 전혀 처음 보는 부족들과도 어떻게든 하다보니 말을 알아듣게 되었다고 하니, 언어 문제에도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기술을 전파할 수 있을 정도로 고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려면 몇십년 단위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니 인내심이 최우선. 그리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라. 그러니까 제발 초인적인 능력을 각성해서 말이 통하기만 기도하자 물론 글은 지배계층의 전유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알아서 가르쳐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당신이 떨어진 세계의 문자가 한자처럼 배우기 복잡한 것이 아니기만을 바라도록 하자.
당신이 만약 종교에 대해 별로 거리낌이 없다면, 우선 눈치를 동원해 해당 지역에서 가장 우세한 것으로 보이는 종교단체를 찾아내 재빨리 귀의하자. 어느 시대든 종교는 굉장히 어마어마한 단체이며, 누가 봐도 확실한 이방인이 스스로 해당 종교로 개종한다면 굉장히 많은 후원과 도움을 받을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유학생들이 한국에서는 종교에 관심이 없다가도 해외에서는 한인교회등을 찾아서 교인이 되는 일이 많은데, 이는 한인교회에 입교하면 교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연기력이 좀 된다고 생각한면 갑자기 사원 앞을 지나가다가 눈물을 흘리며 뭔가에 빠진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개종하겠다고 한다던가, 그런식의 연출을 더해주면 더 좋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을 진귀한 노예로 팔아먹으려는 자들이 당신을 그냥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사회 분위기에 따라서 무신론자는 악마의 동생급의 취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종교에 유연한 곳이라면 무한재석교를 믿어도 상관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신교가 허용되는 분위기라면 적당히 맘에드는 것이나 세력이 큰 쪽으로 골라잡고, 유일신교가 대세면 그냥 닥치고 믿어라(…).
어쨌든 일단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으로라도 자기네 말을 가르치려 들 것이고, 당신의 지식이 이 종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내기까지 한다면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셈이다.
의외로 고위층과 접촉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 정치 체계가 잡혀 있다면 정체 불명의 외국인을 고위층에게 데려갈 것이고 그들도 당신에게 어느 정도 흥미를 느낄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례만 봐도 하멜이나 벨테브레이 같은 예가 있다.
3 학문별 안내
3.1 수학
왜 수학문서는 이렇게 적지?
흔히 오해하는게 '판타지 세계에 수학을 나둬서 뭐해?' 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큰 오산이다. 수학은 대부분의 학문과 연관이 되어져있는 [1][2] 학문이고, 수학 하나만 배워도 일단 시작할수있는 과학이 꽤 된다.[3]
만약 당신이 영지물을 찍게된다면, 언어교육 다음으로 수학교육을 시도해라. 수학은 모든 학문을 갈고닦는데 도움이 안될수가 없다.
3.1.1 아라비아 숫자
인도에서 최초로 쓰였으며, 현대에는 가장 대중적인 숫자이다. 서양 문명권에는 아랍에 의해 12세기에 전해졌다. 의외로 동양에는 전파가 늦었다.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때 들어왔을 정도로 전파속도가 늦었다. 아라비아 숫자를 모르는 곳이라면, 이 아라비아 숫자야말로 수학을 진일보시킬 선물일 것이다. 이해가 안된다면, 로마숫자나 한자로 계산을 해보자.
하지만 이걸로 현자 소리는 들어도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리고 숫자라는 건 사회적인 약속이라서 당신이 그 사회에서 덕망있거나, 지도자여야 가능할 것이다. 인간이란 무언가가 아무리 편리해도 그것이 이질적이면 거부감이 드는 법이다.
3.1.2 중학교 수준의 수학
고등학교 수준의 미분이나 적분까지도 필요없다. 중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공식들의 정의와 증명원리만 잘 정리해도 르네상스 시대 이전이라면 당신은 역사서에 당당히 기록될 것이다. 위의 아라비아 숫자와 조합되면 행정계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4] 하지만 이것도 당장 당신에게 힘이 되어주지는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순수 수학과 순수 과학이란 발전에는 필수적이지만, 이걸 써먹으려면 응용을 해야하는 법이다.[5]
그러나 이것은 ‘중세’만 그랬고, 고대 그리스만 하더라도 현재 고등학생에겐 다루기 어려운 2차 곡선에 대한 다양한 기하 정리들이 증명된 상태였다.[6] 또한 로마 제정 때만 하더라도 '수학'자체가 쓸모있는 분야로 인정되지 못한 사회 분위기도 있다.
3.1.3 각종 상수
대표적으로 π와 √2 · √3 · √5를 소수점 몇자리까지 알고 있다면 굉장히 도움이 된다. 실제로 일부 중 · 고등학교에서는 이 상수들을 억지로 외우게 한다. 이를 편리한 소수점과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해서 표현하는 것도 수학계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한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미적분을 알고 있고, 이것을 응용해서 급수로 나타낼 수 있다면 무한히 만들어낼 수 있다!
π의 경우 여러 근사한 값들이 발견되고 사용되었지만,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3.14159265……까지 알게 되는데는 미적분의 발견이 필요했다. 제곱근 역시 고대부터 황금비 등에 다양하게 응용되었지만, 정확한 값을 알지는 못했다.[7]
다만 이 값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려운데, 건축 등에 사용해본다면 다른 사람들 역시 이 수치가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될 것이다. “엄청나게 거대한 원형 신전을 지을때 몇 개의 타일을 써야 하는가”와 같은 문제를 1개 단위로 맞춘다고 생각해보라! 굉장히 놀라워할 것이다.
미적분을 조금 더 응용한다면, 로그표(곱셈을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라든지, 삼각함수표와 같이 지금은 낡은 물건들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다.[8]
그리고 중고딩도 이해 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화된 수학을 보여준다면, 당대의 수학자들도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다만 수학자와 장인들이 괜히 난이도 낮춰서 기득권 놓기 싫어염 이러거나 신비주의 비밀결사 집단에 더 가까운 세상이라면 지못미. 농담이 아니라 진짜 살해 당할 수 있다. 피타고라스도 "모든 숫자는 유리수로 표현 할 수 있다" 라고 주장했으나, 제자 한명이 "그 럼 각변이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는 얼마입니까?" 라는 질문에 당황하여 기득권을 잃을까 두려워 제자를 죽여버리고 이 사실을 은폐하고, 몇년 뒤에 무리수라는 개념을 발표했다는 얘기도 있다(…).[9]
3.1.4 고등학교의 수학
만약 당신이 르네상스가 막 시작할때와 비슷한 수준의 지역으로 떨어지면 당신은 교수직 하나는 맡을수 있을것이다.[10]
뉴턴/라이프니츠 수준의 위인이 이미 미적분을 만들어 놨다면 당신은 운이 좋으며 그냥 당신이 알고있는 미적분학을 사뿐히 알려주면 된다.[11]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적분은 '리만적분' 이라고 해서 리만이 정말로 엄청나게 쉽게 만들어놓은 적분이기 때문에 이거 하나만 해도 당신은 교수 하나는 얻어먹는다.[12]
미적분학이 없다면 물론 물리학에서 뉴턴의 법칙[13]같은것도 없을테니 주워먹어라. 물론 여기에는 고전물리학을 마스터했거나 미분적분학[14]을 어느정도 알고있어야 한다.
3.1.5 증명 or 대수 기하학
만약 당신이 과거(왠만하면 유럽의 암흑기 일때.)로 떨어졌다면, 동양에 가서 증명의 의미를 전파해라. 그당시 동양은 대수학과 기하학 전부 유렵보다 뒤지지 않을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양에게 수학은 그냥 1+1=2 와 비슷한 느낌이였다. 만약 이럴때 동양에 증명이라는 하나의 유행을 만들면 암흑기가 없는 동양은 거짓말 안하고 서양이 한참 르네상스 일때 동양은 컴퓨터를 만들지도 모른다. 문명5에서 신난이도라도 생각하자.
대수기하학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상관없이 없다면 전파하라. 진짜로 수학의 발전이 빨라진다.
3.2 물리학
3.2.1 삼각 측량
당신의 수학적 소양과 별개로, 고등학교 수준 삼각함수 및 물리 지식만 갖고도 곡사 발사장비(대포를 포함해 발리스타 · 트레뷰셋 등의 투석기도 가능하다)를 막 운용하기 시작한 문명에 이를 적용하면 기막힌 아이디어의 새로운 전술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 때가 15세기 이전이라면 당신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도 있다.
애초에 9.8 m/s²의 가속도로 물체가 낙하한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가 상당히 유리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3.2.2 아르키메데스의 원리
이건 중세라기보다는 고대 수준의 발견인지라 그렇게 유용할지 의문이지만,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해도 밥벌이 기술로는 충분히 써먹을 수 있다. 금화나 은화의 순도 검사를 통해 위조화폐 감별을 해 주면 된다. 물론 당신만 이 기술을 갖고 있는건 아닐 것이다. 당장 아르키메데스 가 어느 시대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놀랍게도 현대에도 이 기술로 먹고 살았다는 사람이 있으니, 당신이 상업적 재능만 있다면 충분히 이용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3.2.3 기중기
정약용 선생이 만든, 거중기 같은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한 초보적인 기중기는 해당 시대 기술력에 큰 상관 없이 원리만 안다면 만들 수 있다. 심지어 5천년 전 이집트에서 피라미드 만들 때부터 썼다는 연구도 있다.
다만 실물을 만들 때 재료의 특성이나 강성 정도는 잘 이해해야 와그작 주저앉거나 줄이 끊어지는 사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본인은 아이디어나 설계도 레벨까지만 제공하고, 실물 제작은 인맥을 최대한 동원하여 실력있는 장인들에게 일임하도록 하자.
3.2.4 전기 도금
준비물은 구리 · 아연(사실 다른 금속이어도 상관없다) · 구리선 · 산성 액체(식초가 좋을 것이다). 구리와 아연을 반쯤 식초에 담그고 서로 연결하자. 그리고 구리에는 도금할 금속(금 · 은 · 구리 등)을 연결하고, 아연에는 도금할 물건을 연결하자.
만일 너무 느리다 싶으면 구리-아연-구리-아연 이런 식으로 직렬로 더 연결해주자. 근대가 될 때까지는 도금에 아말감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도금이 균일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기 도금은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
3.2.5 아르키메데스의 나선식 펌프
제작자가 아르키메데스인 만큼 이미 오래전부터 만들어진 물건이지만, 당시에는 연비(인력) 문제로 잘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녀석도 도르래나 기어 · 벨트 등을 이용해서 풍차나 소 · 말 등을 이용한 동력원에 연결하면 펌프가 된다.
밑에 나오는 염전이나 토목공사에서 배수작업을 할때 써먹으면 좋다. 물론 한번에 다량의 펌프를 쓰는게 좋다. 만약 소형 풍차를 설치하기 좋은 위치라면 성이나 대형 건물의 상수도관을 설치해서 써먹을 수 있다.
3.2.6 선풍기
아르키메데스의 나선식 펌프도 만드는데 선풍기(날 설계나 동력 공급, 안전 문제 등을 신경써야 하겠지만)를 못 만들 이유는 어디 있을까. 게다가 바람을 일으키는 장치라는 걸로 상류층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운 여름날 하루종일 부채질해야 하는 시녀들에게 인기 폭발!
스털링 기관을 응용한다면 등불 하나로 작동하는 선풍기를 만들 수도 있다. 근대 독일에는 그런 물건이 실제로 팔렸다. 그러나 이걸 중세 시대 기술 수준으로 만들려면 은근히 난이도가 있을 것이다. 밀폐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어쨌든 응용하면 환풍기 등을 만들 수도 있고, 제련시설에 응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프로펠러 기술과 동력원이 갖춰지면 비행기나 헬리콥터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기술적 난이도가 굉장하기 때문에 당대에 이루기는 힘들 것이다.
3.2.7 전기
간단한 소형 발전기를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 기본 구조는 위키피디아나, 심지어는 엔하위키(!)에서까지 어느정도 알 수 있으며 그 원리를 이해하기만 한다면 개조하기도 생각보다 쉽다. 물론 대형 발전기는 당신의 지식과 그 세계의 유명한 대장장이 · 목수 · 과학자들의 피와 살을 한꺼번에 갈아넣어야 될까 말까 하겠지만 말이다.
또한 당신은 터빈(바람 · 강물 등 유체의 흐름을 받아 회전력으로 바꾸는 장치)의 구조를 이미 알고 있다. 바람개비와 선풍기의 프로펠러, 그리고 물레방아의 모양을 생각해보자! 정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풍차에 곡식 빻는 기구 대신 발전기를 달자고 설득해보자. 그걸 바탕으로 터빈을 디자인하고, 설계도를 당신이 그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난 친구인 마을 대장장이에게 갖다 주면 된다.
터빈을 달아서 수력 발전기든, 풍력 발전기든 만들면 된다. 당신이 물리를 배운 이과생이고, 상위권은 아니라도 대학교 이전까지의 정규 교육 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다면 태양열 발전기도 도전해볼 만할 것이다. 당연히 효율은 장담하지 못한다. 당신이 기계공학과 전기공학을 복수전공한 공돌이라면 꽤 높은 효율을 노려볼수도?
적절한 조합법을 알고 있다면 전지를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어렵게 전기를 만들더라도 어디에 쓸 것인지 생각을 해 두어야 한다.
일단 장난감이나 진기한 것을 보이는 용도로 쓸 수 있을 것이며, 금속 분야의 도금, 통신 분야의 전신 등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3.3 화학
3.3.1 석유
해당 문명이 19세기 초엽 수준이라면, 석유가 고효율 동력원임을 밝혀내는 것만으로도 혁명적인 발상이 될 수 있다. 설령 당신이 동력기관 매커니즘에 어둡더라도 적당한 아이디어만 제공해주면 현지의 기술자와 과학자들이 실험과 응용을 거쳐 급속도로 문명을 진보시킬 것이다. 최소한 등불이나 난방만 해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중동을 지배하던 오스만 제국 같은 곳에서 이것을 인정받으면 당신은 역사를 뒤집을지도 모른다. 다만 분별증류 기술을 도입해서 원유에서 필요한 성분을 분리해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좀 있지만 증류법은 중동권에서 가장 먼저 발달했다! 특히 석유의 증류는 페르시아의 '무함마드 이븐 자칼리야 알 라지'라는 화학자가 가장 먼저 해냈다.
3.3.2 석탄
석탄의 경우 송대에 관청을 두고 관리한 기록이 있고, 고려 무역선에서도 석탄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당대에 모르고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다만 태울 때 일산화탄소가 나와서 기피되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부작용이 없이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일단, 연탄같이 일반 가정용으로 보급하는 방식은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해 제안한 사람이 처형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안된다. 따라서 석탄은 공중목욕탕이나 대회의실같은 대규모 공공기관용 난방을 할 목적으로 개방되거나 환기가 잘되는 곳을 선택해서 가급적 굴뚝을 높이 세우고 보조로 풀무를 가동해서 산소유입을 강화한다. 이로서 일산화탄소 발생을 줄인다음 원시적인 보일러를 만들어서 보일러를 통과한 물이 온수가 된 후, 온수가 바닥에 매설된 관을 타고 흐르면서 난방을 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진짜 재수없지 않는 한 이용자가 죽을 위험성이 없다. 물론 풀무를 가동하는 사람과 보일러에 석탄을 퍼넣는 사람, 석탄을 보일러 근처까지 운반하는 사람은 열기와 가스위험에 시달리지만, 그런 직책에는 노예를 투입하고, 카나리아같이 가스에 민감한 동물을 근처에 둬서 만일 카나리아가 죽으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모두 철수하도록 하면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일단 이렇게 해서 석탄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방법과 연탄가스의 위험성을 일반대중에게 잘 알려줄 수 있다면 난방문제 해결과 산림보호, 그리고 초기적인 증기기관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3.3.3 화약
염초(질산칼륨) 제조방법과 배합비율을 알면 만들 수 있다. 염초는 퇴비(NO₃)와 재(K)[15]를 섞어 반 년 정도 묵힌 후 햇볕에 건조시키면 결정을 만들수 있고[16], 황은 유황[17]에서, 탄소는 목탄[18]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것도 화약에 쓰기 좋은 품질좋은 목탄을 얻으려면 경목 종류는 재가 너무 많이 남아 안좋고, 멀구슬나무, 미루나무, 버드나무, 붉은 삼나무, 미국 삼나무, 옹이가 지지 않은 소나무 같은 연목 계열이 좋다.
퇴비의 경우 오래된 집의 마루나 담아래의 흙[19]을 쓰고 재와 1:1 비율로 섞는다. 여기에 말똥과 소변을 뿌리고 짚과 지렁이 등을 섞는다. 그리고 주 1~2회 정도로 뒤집어 준다. 이건 화약 재료로 쓰지 않더라도 좋은 비료가 된다.[20]
비율은 질산칼륨 75% · 황 15% · 목탄 10% 이다. 단, 이 조합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용도에 따라서 다른 물질의 함량을 늘리는 게 나을 수도 있고, 질산칼륨의 순도 문제도 함께 작용한다.
완전히 검게 탄화한 목탄 대신에 아직 완전히 탄화하지 않은 목탄 섞인 목분을 사용하면 화약 역시 흑색이 아닌 갈색 결과물이 나오는데, 이를 갈색화약이라 하며 대포 장약으로 사용했다. 갈색화약은 흑색화약보다 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포탄이 포신을 빠져나갈 동안 밀어주는 힘이 꾸준히 올라가며, 또한 포신에 주는 스트레스도 낮아서 대포용으로 유용하다.
이미 화약을 사용하고 있는 문화라 할지라도 이상적인 비율에 접근하는데는 많은 실험이 필요했으며, 혹시 마법 때문에 화약이 과소평가되는 세계라면 화약은 폭죽 같은 것에만 쓰이기 위해서 불순물이 많을 것이다. 이것을 군사용 등급으로 쓸 정도의 비율과 순도로 끌어올려주면 큰 전술적 가치가 생긴다.
겁스 무한세계에서는 흑색화약을 만들려면 황 10% · 숯 15% · 초석 75%를 섞어 플래시파우더를 만든 뒤 이를 물에 적셔 반죽을 만들고 용기에 넣어 그늘에 말리라고 나와있다. 황은 온천 근처에서, 숯은 나무를 태워서, 초석은 오래된 거름을 치워서 얻으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화약의 비밀은 간단하니 쉽게 ‘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흑색화약이 이미 통용되는 문화권이라면, 화약을 알갱이지게 가공하는 코닝 기법을 개발하자. 곱게 간 흑색화약을 깔아놓고 물을 안개 상태로 뿌려준 후 말린 다음 나무로 된 갈개로 부수어서 자잘한 크기의 알갱이로 가공하면 된다. 물뿌리개를 만들면 좋지만, 어려우면 입에 머금고 뿌리는 기술을 연마하자.[21]
알갱이진 화약은 분말 상태보다 더 잘 연소가 되고, 연소가 잘 된다는 얘기는 화포 화력이 좋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체를 이용해 코닝한 알갱이 크기를 고르게 해서 얇은 천이나 종이로 만든 장약 자루에 담게 되면, 당신은 화포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알갱이의 크기가 일정할 경우 연소속도가 안정적이게 되며, 이는 화기가 폭발할 위험을 줄여주게 된다. 장약자루는 사용하는 화약의 양을 일정 단위로 규격화시킬 수 있으며 재장전 속도를 높혀준다.
다만 화약제조는 사고나기 딱 좋은 산업이다. 대표적으로 알프레드 노벨도 사고로 자기 동생을 잃었다.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와 위험부담은 각오해야 한다. 목숨이 아까우면 포기해라.
흑색화약은 대량의(원래 무게의 20% 가까이 되는) 찌꺼기를 남기고, 가스압 혹은 반동 작용식 자동화기를 작동시킬만한 신뢰성있는 가스압과 빠른 연소속도를 만들어내기 어렵다. 흑색화약의 막대한 탄매 문제는 저 헐렁헐렁한 총신의 머스킷에서도 십수발만 쏘면 청소 안하고는 못쏜다 소리 들을 정도로 심각했으니, 흑색화약 탄약을 쓰는 자동화기는 실험적인 프로토타입 제작까지는 가능해도 양산은 포기하는게 좋다. 설령 AK-47에 흑색화약 탄약을 어찌어찌 만들어 넣더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쌓이는 탄매 때문에 수십발 이내에 작동불능이 될 것이다.
그래서 흑색화약으로 가능한 총기는 수동으로 기관을 작동하는 볼트액션이나 리볼버 급이 한계점이다.
자동화기가 나오려면 탄피 개념도 개념이지만 신뢰성있게 타는 무연화약이 등장해야 하는데, 니트로셀룰로오스 기반의 현대적인 무연화약은 만들기가 훨씬 까다롭다. 이론적으로는 면(셀룰로오스)을 질산과 황산을 같은 비율로 섞은 것에다 2분 가량 담궜다가, 찬물로 산기를 전부 씻어낸 후 섭씨 38도 이하에서 서서히 승화시켜 말리면 니트로셀룰로오스, 일명 면화약이 된다. 하지만 이 상태로는 좀 많이 불안정하고 보관도 매우 까다로운 편이라 총탄 장약으로 쓰기는 어렵고, 니트로셀룰로오스 기반의 본격적인 무연화약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물론 뇌관도 만들어야 함은 당연.
3.3.4 콘크리트
도자기를 구울 정도의 가마가 있는 문명이면 석회석과 점토를 적당한 비율로 섞은 다음 가마에서 가열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시멘트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강가의 모래와 적당한 양의 자갈을 섞고 물을 부으면 콘크리트 완성. 괜찮은 철근도 구할 수 있으면 철근 콘크리트도 만들 수 있겠지만, 강철을 대량으로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힘들 것이다.
로마 시대에도 시멘트가 있긴 했지만, 베수비오 화산 인근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가열 석회석을 이용한 것이라서 재료는 한정적이었다. 중국에서는 남송대에 주희(朱熹, 1130~1200)가 쓴 <주자가례>를 보면 이미 시멘트를 현대와 별 차이없는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석회와 황토, 그리고 고운 모래─'모래'는 당연히 황토보다 큰 입자를 뜻한다─를 3:1:1의 비율로 혼합) 석회질의 재료로는 석회석을 쓰기도 했지만, 굴 껍질을 구워서 빻아 쓰기도 했다. 원료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일지도?
만약 석회석도 별로 없고(이 경우에 굴 껍질을 쓰면 된다) 대량생산이 힘들다고 해도 충분한 도움이 된다. 중세 석조 건축물에 사용되는 석회 모르타르는 물의 비율도 석회석의 수분함량에 따라 천차만별이고, 실패시는 건물이 붕괴할 수도 있는데다가, 겨울철에는 3개월이고 4개월이고 굳지 않고 물렁물렁하다. 결정적으로 수분이 침투하면 바로 녹아내려서 아교로 메꿔야 했었지만, 콘크리트를 쓴다면 기후조건에 따라서 다르지만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날씨가 아니면 10시간이면 웬만큼 경화된다. 완전 경화까지는 한 달이 걸리지만, 염화칼슘을 살짝 섞어주면 경화속도가 미칠듯이 빨라진다. 현대 철근 콘크리트 건물에서는 철근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염화칼슘을 쓰지 않지만, 석조건물은 상관없다.
반대로 설탕물을 섞으면 경화가 미친듯이 느려지니, 경쟁자의 콘크리트에 몰래 섞자(…). "설탕은 중세시대에는 무진장 비쌀텐데?" 하는 걱정은 하지 마시라. 정말 아주 조금이면 된다. 설탕물 한 컵 정도 부어놓으면 내년에나(…) 굳을 거다. 벌써부터 불공정경쟁 조장
3.3.5 거울
화학 단계의 최종 테크트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재료만 있다면, 그리고 깨끗하게 닦인 평평한 유리가 있고 자본이 있다면 고등학교 과학실에서 한번쯤은 해봤을 '은거울 반응'을 이용한 거울 제조가 가능하다. 제조에 필요한 시약은 다음과 같다.
질산 - 가장 기초적인 재료. 이게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봐도 된다.
질산은 용액 - 질산에 은을 녹이고 증발시키면 만들어진다
암모니아수 - 순수한 암모니아를 구하는 게 관건. 그게 있다면 이미 비료로 떼돈을 벌었을텐데
수산화칼륨 - 염화칼륨을 전기분해 하던 방법은 꽤 있다. 원시적인 건전지를 이용한 전기분해가 해법일듯. 그나마 구하기 쉬운 염화나트륨을 전기분해한 수산화나트륨을 사용하면 느려서 그렇지 반응은 어떻게든 된다.
포름알데히드 - 메탄올을 산화시킨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메탄올에다가 달군 구리를 왕복운동 시켜 주는 것. 뭔가 구린 냄새가 나면 OK.
메탄올 - 나무를 건류(공기없이 소각)시켜서 획득.
이렇게 대형 거울을 만들어도 문제가 있는데, 은거울 반응으로 덮이는 은피막은 지극히 얇은 것이라서 작은 충격에도 망가질 가능성이 있다. 유리가 투명하다면 유리를 뒤집고 은피막이 덮인 쪽을 어떻게든 보호하도록 하자. 예를 들면 은피막이 있는 뒷면을 보호할 수 있는 나무틀에 끼운다던가……. 그러면 내구력이 올라갈 것이다. 물론 당시 거울의 거장인 베네치아의 유리세공업자들이나 가상세계의 유리세공업자들이 당신을 암살할 가능성도 비례해서 올라가겠지만.
게다가 하지만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건축비 대부분이 '거울의 방' 비용이었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당시의 거울의 가격을 생각해본다면, 당신이 값싸게 제공하는 연약한 거울을 사람들이 찾을 가능성은 많을 것이다.
3.3.6 종이
중세 유럽에는 11세기까지 종이가 없었다! 유럽에 최초의 종이가 등장한 시기는 12세기 중엽이었으며, 전 유럽으로 퍼질때까지는 100년이 더 걸렸다. 그때까지 유럽에서 무슨 죽간목독을 사용하고 그랬던 것은 아니고, 파피루스를 쓰거나 양가죽으로 양피지를 만들어 사용했다. 파피루스가 있음에도 양피지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일단 파피루스의 내구도가 떨어지고 원산지인 이집트에서 수출을 제한하면 구할수가 없어서 대체품인 양피지를 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종이의 제조법 자체는 간단한 편으로, 적당한 식물성 섬유질과 채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 닥나무를 많이 사용하는 건 섬유질이 말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이고, 이론상으로는 밀짚만 잘 사용해도 만들수는 있다. 밀짚으로 만들면 종이 품질이 벽지나 바닥장판 수준에 머물러서 그렇지.
원시적인 종이를 만들려면, 먼저 근처 숲에서 적당한 나무를 베어와서 내부 섬유소 부분만 아주 잘게 갈아버린다. 그리고 갈려버린 톱밥에 생석회나 나무재를 섞어서 표백을 한 후 다시 많은 양의 물에 넣는다. 물 속에서 섬유질 덩어리를 미리 준비한 채반망 위에 올린 다음, 평평하게 걸러서 형태를 유지한 채 물을 이틀 정도 말리면 완성이다. 이렇게 만든 종이는 어릴때 초등학교에서 보던 갱지보다 좋지 않은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양가죽을 벗겨서 표백 · 균일화 등등의 작업을 거쳐야 하는 무겁고 비싼 양피지보다야 몇 배는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돈을 좀 벌면 풍차나 물레방아를 이용해서 섬유질을 철저하게 분해하고 식물성 점액질을 섞은 물에서 균등하고 단단한 종이를 만들 수 있게 된다.
3.3.7 여러가지 화학 약품
현대의 공업에 쓰이는 기본적인 화학 약품들을 만들수만 있어도, 당신이 이끄는 세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할수 있을 것이다. 화학 약품들을 만들고, 그것들을 쓸 방법들도 알아보자. 이 아래에 쓸 화학약품들은 공기 · 돌 · 바닷물 · 식물 · 흙 등에서 자연에서 채취 가능한 것만 적도록 하자.
다만 이렇게 해서 얻은 화학 약품들은 대량의 불순물을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현대의 순도 100%에 가까운 화학 약품같다고 믿고 무작정 섞으면 결과가 안좋게 나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보통은 시전자가 죽는다. 따라서 사용전에 미리 시험해볼 필요가 있으며, 제조시마다 불순물의 함량과 종류가 달라지므로 제조한 것을 같은 물질이라고 섞지 말고 따로 보관한 후, 사용전에 소량의 시험을 반드시 해야 한다.
3.3.7.1 삼대 강산(Strong acid)
염산,황산,질산으로 대표되는 세가지 강한 산은 실제로 현대 화학공업을 지탱하는 가장 기초적인 원료요 기둥이다. 어떤 국가에 산업이 얼마만큼 발전했나를 콘크리트나 철강 생산량을 지표로 삼아 가늠 해보듯이, 화학공업의 발달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 3대강산의 생산량을 지표로 삼을 정도다. 각 산별로 생각 해 볼 수 있는 생산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염산은, 소금을 전기분해해 만들수 있다. 오늘날에도 이 방법으로 만든다. 전극을 소금물에 담궈놓고 전기분해중 수산화나트륨과 염소가스 같은 부식성이 강한 물질들이 나오므로 일반적으로 생각할수 있는 철과 같은 금속 전극은 금방 부식되 사용하기가 힘들다. 부식에 강하고 전기를 잘 통과시키는 흑연이 전극의 소재로 가장 좋다. 방법은 간단하다 물에 녹인 소금에 막대모양 흑연 전극[22] 두 개를 양쪽에 꽂고 전기를 흘리면 된다.
전기에 대한 내용은여길 참고하자. [23]
전기분해를 시작하면 음극에서는 맑고 투명한 수소가스 양극에서는 황록색에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는 염소가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유리병이나 도자기등을 사용해 잘 포집해서 모아두자. 또한 전기분해를 할 때 두 물질과는 별도로 생성물이 생겨나는데, 수산화 나트륨이다.[24] 남아 있는 물 층을 절대 버리지 말고 잘 증발시켜 수산화나트륨을 얻자. 수산화나트륨 또한 화학공업의 가장 기본적인 염기고 수 많은 목적으로 사용된다. 가령 차아염소산나트륨[25]을 제조해 표백이나 소독에도 이용할수 있고, 식물성 또는 동물성 지방과 섞어서 비누를 제조 할 수도 있다. 또한 굳이 그렇게 가공하지 않더라도 세제로 써먹을수 있다. -당신이 도착한 세계의 정계나 제계의 라이벌에게 먹이는 것도 괜찮은 응용 방법이다.-
이제 염소와 수소를 얻었다. 초등학교 과학 내용인 기체 채취를 통해 염소와 수소를 따로 얻고, 질량비는 1:35.5(수소:염소)로 맞추고 섞은 뒤 반응시키면[26] 염화수소를 얻을 수 있다. 이걸 물에 녹이면 염산이 된다. [27]
3.4 기계공학
3.4.1 자전거
혁신적이다! 다만 만드는데 예상외로 높은 주조 기술이 필요하며 구조도 나름대로 복잡하다. 그러니 대나무로 자전거를 만드는 무엇봐법을 익혀두는 것도 좋다. 그런데 체인 제조나 브레이크 철선의 고강도강 제조 기술, 브레이크와 타이어에 들어가는 고무는 어쩌지?
그냥 바퀴에 페달이 달린 목제 자전거 정도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못 정도는 구할 수 있을 것이다.
3.4.2 스프링
바퀴달린 물건에 판스프링을 달아주면 내구도가 압도적으로 올라간다. 기술이 조금 되는 곳이라면 코일스프링을 통해 온갖 물건에 완충장치를 달아줄 수 있다. 고무 타이어가 나오기 전 나무바퀴가 경량화되는 데에는 스프링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스프링이 나오려면 제철 및 제련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은 꼭 기억하라. 솥뚜껑 만드는 기술로 스프링을 만드려고 하면 고철조각밖에 안나온다.
3.4.3 태엽
고탄소강 판스프링이 개발되었다면 이제 태엽을 만들어 보자. 장롱만큼 큰 줄추시계를 탁상시계 사이즈로 줄일 수 있고, 본인이 손재주만 있다면 가라쿠리 같은 움직이는 인형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걸 잘만 만들어 낸다면 부자나 귀족들이 침을 흘리고 달려들 것이니, 당신은 레전드 장인이 되고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스프링이 아직 개발이 안 되었더라면 고래 수염과 같이 탄성이 큰 천연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나름대로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신 날씨에 민감하고 수시로 망가지므로 즉시 수리할 준비는 필수다.
3.4.4 인쇄술
단순히 판화 수준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해당 지역에 종교가 있다면 더욱 좋다. 종교의 가호 아래 경전을 널리 펴는 작업도 할 수 있으며, 좀 더 나아가 알파벳 조합으로 인쇄를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른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게 성공해서 종교의 비호를 받기 시작했다면, 다른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해도 마녀로 몰리지 않고, 오히려 종교의 이름을 앞세워서 더 빠르게 퍼뜨릴 수도 있다. 그게 아니더라도, 당시에 퍼져있는 신화나 우화 같은 것들을 엮어서 팔아도 재미는 쏠쏠할 것이다. 실제로 소설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은 방각본 의 인기는 컸다.
유럽에서도 목판인쇄 기술이 있음에도 사용되지 않은 기간이 꽤 있는데, 본인이 그런 세상에 떨어졌다면 금속 활자와 인쇄기를 이용하는 활판 인쇄기술을 발명해내는 것도 좋다. 동·서양의 인쇄기술을 비교했을 때 결정적인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인쇄기 사용 유무이다. 인쇄기는 책을 대량으로 찍어 보급하려고 한다면 필수적일 것이다. 초기 인쇄기는 포도 압착기를 개조하여 만든 것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금속활자는 찰흙을 이용한 거푸집을 만들어 낸다면 적절한 비율의 청동합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 고 금속활자에 맞는 잉크도 개발하고, 여유가 된다면 글자체도 보기 좋게 개량하도록 하자. 물론 지식이 있어도 간단하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시대를 잘 만난다면 당신은 종교 개혁의 시발점으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현실의 종교 개혁도 마르틴 루터의 독일어 번역 성경이 활판 인쇄되어 기존 필사본 라틴어 성경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일어났다. (구텐베르크의 '46행 성경') 주의할 점은 중세시대처럼 사제들이 경전을 해석하는 걸로 먹고 사는 사회일 경우,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제들에 의해 몰매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 처음에 유럽에서 금속활자가 등한시되었던 이유도 성경책이 널리 보급될까봐 두려워한 사제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다만, 한국같은 문명에 가도 8세기 중엽에 이미《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라는 수준급 목판인쇄술을 사용하고 있고, 13세기에는 금속판 인쇄술이 반영된 《상정고금예문》이 나온다. 인쇄기나 만들자.
3.4.5 망원경
해당 세계에 유리가 존재한다면 이를 갈아서 초보적인 수준의 렌즈를 만들고, 렌즈를 이용해 망원경과 현미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현미경의 경우 당대에 실용성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망원경 이라면 항해와 군사적인 측면에서 발군의 효과를 얻을 것이다. 더 고대로 내려갔다면 별을 관측하는 것은 종교적으로 큰 의미가 있으므로, 종교 지도자들의 비호를 받을 수도 있다.
6천년 전에 이미 유리 발명품이 있었고, 투명한 유리는 기원전 2천년 전에 발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1세기 로마에서는 대롱불기 기법 발명으로 유리병을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더럽게 비싼것과 어떻게 잘 가공 해내냐일 것이다(렌즈 확대 원리는 2천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렌즈를 만들 수 없다면 대신에 오목거울을 이용해서 반사 망원경을 만드는 대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거울은 금속으로도 만들 수 있다. 포물면 거울을 사용한 반사망원경이 가장 쉬운데, 이건 포물선 자를 만들어서(원과 삼각형을 써서 작도할 수 있다) 거푸집에 대고 돌린 다음 적당한 금속(녹는 점이 낮은 황동을 추천한다)을 부어 마주보는 금속덩어리를 만들고 나서 맞대고 잘 갈아준 다음 고운 수은-은 아말감 가루를 입혀주고 오븐에서 구워 수은을 날려보내면 완성.
그런데 망원경으로 보이는 상은 왜곡되었다며 믿지 않을 수도 있는데(실제로 그랬다), 그래도 본인이 죽고 나서 200년쯤 뒤에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3.4.6 나침반
자석만 찾을수 있다면 원리는 간단하다. 좀 정밀한 것을 만들려면 애 좀 먹겠지만.
그리고 단순한 나침반은 주변에 있는 철, 특히 도검류나 창에 쉽게 반응해서 혼란을 일으킨다. 이걸 방지하려면 나침반 주위에 일정 거리로 자성이 동일한 철을 동그랗게 둘러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므로 시행착오가 상당할 것이다. 스웨덴제 나침반이 한국군용 나침의보다 성능이 월등하다
이것도 동아시아 문화권 같은 문명에서는 송대에 이미 발명되었다. 제발 서양에 떨어뜨려 주세요. 물론 헌원 지남거 설화도 있지만 신빙성은 글쎄다 수준. 헌원 지남거 설화는 아예 자석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자이로스코프 같은 걸로 만들었단 설도 있다. 하지만 직접 만들려면 자석으로 만드는 것보다 이게 더 머리 아플거다(…).
3.4.7 유리
유리창에 쓰이는 평평한 유리는 근래에 들어서까지 대 량생산을 하지 못했다. 그 이전까지는 숙련공이 액화 유리를 철봉 끝에 매단 다음 빙글빙글 돌려서 원심력을 이용한 판을 만들었다. 웬만큼 숙련되지 않고서는 힘든 일이었기에 가격 또한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였다. 현재 사용하는 유리 제조방법조차도 50년 전에는 혁신 그 자체였으며, 그 이 전까지는 공장에서조차 판유리를 만들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다.
거대한 유리풍선 제작
분할
재가열로 평평하게 하기
거친 솔부터 아주 가는솔까지 여러 종류의 솔로 말끔히 손질
절삭
반면 현재 사용되는 판유리는 고온으로 녹인 주석 위에 역시 녹은 유리를 부어서 만드는 것이라 생산되는 유리의 평평함과 투명도, 그리고 생산 속도가 차원이 다를 정도이다. 여기에 수은을 이용한 대형 거울 제작법까지 익힌다면 나라 하나 정도 사들이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문제는 판유리 대량생산기술을 개발했던 유리회사가 이 프로젝트 때문에 파산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다는 것이 다. 당신에게도 기술적 모험이 될 수 있다.
3.4.8 잠수복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생전에 목제 잠수종과 기름먹인 가죽으로 만든 방수복 등을 결합시킨 잠수복을 설계해 두었다. 현대의 전문가들이 설계도를 분석해보고 실물을 복원해보니 약간의 구조적 문제점만 개량한다면 충분히 사용 가능한 물건임이 입증되었다. 물론 만들 재주가 없으면 안되겠지만.
3.4.9 스크류 프로펠러
스팀펑크 세계관이고 아직 증기기관이 사용된지 얼마 안된 문명이라면 증기선이 없거나, 있어도 물레방아를 돌려서 추진하는 외륜기선(Paddle steamer)일 가능성이 크다. 외륜기선의 경우 외륜 방식이 지닌 태생적 한계 때문에 비효율적이다. 외륜의 1/5 정도가 잠겨 있어야 추진력이 제일 좋은데, 배는 화물의 무게에 따라 흘수(가라앉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스크류 프로펠러를 이용한 기선을 개발해낸 다음, 특허를 낸다면 특허권이 만료될 때까지 큰돈을 벌 수 있을것이다. 특허라는 제도가 있다면 말이지.
다만 이 경우에는 진짜 재빠르게 특허를 내야 한다. 이미 실제 역사상으로도 스크류 프로펠러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는 다들 알고 있었지만 엔진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만 기술이 확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실제로 외륜기선이 나온지 몇 년도 지나기 전에 스크류 프로펠러로 추진되는 증기선이 나왔다.
3.4.10 기계식 계산기
파스칼 계산기나 라이프니츠 계산기에서 볼 수 있듯이, 계산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정밀 기계 기술이 부족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18세기 수준의 정밀기계 기술과 증기기관 및 기초 이론이 있다면, 근본적으로는 초기 컴퓨터와 거의 다를 것이 없 는 ‘해석기관’까지 만들 수 있다. 단, 해석기관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에서조차 예산이 부족해서 못 만들었지만(…).
3.4.11 열기구
처음엔 사람을 태울 정도로 대단한 녀석이 아니라 띄우기만 하면 된다. 하늘이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면 호기심을 가진 기술자나 부자들이 모일 것이다. 그럼 그들을 통해 자금과 인력을 모으고 갈아넣으면 비행선 정도까지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천둥번개와 날씨변동 및 착륙에 특히 주의 하라. 피뢰침같은 것을 함께 만드는 편이 좋다.
3.4.12 톱
톱은 도끼에 비해서 벌목할 때 필요한 근력도 적고(약한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는건 아니지만 도끼보단 쉽다), 벌목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또한 가구를 만들기 위해 목재를 가공 할 때도 도끼나 칼 따위보다 훨씬 쉽고 능률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혁신적인 공구이다. 만드는 법은 매우 간단하 다. 경도가 높은 강철로 만든 얇은 판의 한쪽을 톱니 모양으로 만든 뒤 날카롭게 갈면 된다. 참 쉽죠? 물론 말은 쉽지만 엄청 어렵다. 일정한 크기의 톱니모양을 내는 것부터가 어려우니, 당시의 손재주 좋은 기술자를 갈아넣어 만들자.
참! 톱날을 만들 때 '날어김' 을 줄 것을 잊지 말자. 이걸 잊고 그냥 톱질했다간, 톱밥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톱이 목재에 박혀버리는 수도 있다.
3.4.13 물레방아와 풍차
물레방아 자체는 상당히 오래 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자주 실전되었다. 방앗간으로 사용하면 분식을 보급시켜 음식 문화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다른 기계와 조합하여 방직 공장을 만들면 생산력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다. 풍차도 물레방아와 마찬가지로 생산력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물레방아가 보급되기 이전에는 곡식을 빻는 것 을 전적으로 인력에 의존했기 때문에, 분식은 상류층이 아니면 쉽게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다만 물레방아를 설치할 만한 곳이 많지 않은 지역에 물레방아를 퍼뜨렸다가, 분식에 미친 높으신 분들이 방아간 운영한다고 논에 물대는 용수로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농민의 주적이 되는 수가 있으니 주의하자(…).#
3.5 음식
3.5.1 곡류가공식품
서양에서는 제빵술의 기원을 1만 2천년전의 신석기시대로 잡고 있으며, 한국도 청동기시대 시루가 있어 떡 만들기는 그 기원이 무척 이르다. 그에 비하면 술은 9000년전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벌꿀술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러니 이걸로 스타가 되려면 좀 일찍 태어나야 할 것이다.
초기 농경이 도입된 문명에서 제빵술을 알려주면 당신은 식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일약 대스타가 될 것이다. 물론 이거 하나 발명했다고 당신이 평생 놀고 먹을 정도의 대스타가 되진 않을 것이다. 물론 빵을 굽기 위한 연료 획득방법과 기본적인 제빵 지식도 없다면 이마저도 힘들겠지만. 수능이 끝나면 이계로 갈 때를 대비해서 제빵기능사 공부를 시작하라
밀 문화권이 아닌 쌀 문화권일경우 잡곡을 이용하거나, 동아시아식의 찰진 쌀(자포니카)이라면 떡을, 동남아식의 푸석푸석한 쌀(인디카)이라면 난이나 쌀국수를 전파하라. 물론 이쪽도 지식이나 기술이 없으면 많이 힘들겠지만. 제빵기능사를 땄으면 제병관리사에 도전하라
둘 다 가지고 있는 문명이라면 술 만드는 법을 가르쳐라. 다만 발효과정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다면 술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썩은 물이 만들어지고, 실패할 확률도 높기 때문에 욕먹을 각오는 하는 편이 좋다. 게다가 해당 지역의 종교에 따라 역사적인 대접이 극과 극으로 나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디오니소스 신같이 술의 신으로 추앙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사탄의 물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미리 종교에 손을 써두는 것도 좋다.
3.5.2 염장법
만약 수준이 곡류 가공식품을 약간 넘는 정도일 경우 염장법은 엄청난 발명이 될수 있다. 게다가 생선이나 육류, 채소등 많은 종류의 재료에 쉽게 적용할수 있기도 하다. 우선 음식의 맛이 획기적으로 변하고, 보존기간이 이전과는 달리 극단적으로 늘어나기에 역사의 한 획을 그을수 있다. 고작 보존기간 정도... 라 생각할수도 있지만, 일단 보릿고개 같은 주기적인 식량난 사태는 둘째 치고 군량의 경우만 생각해도 한 국가의 군대의 질이 달라진다. 혹자는 고대 이집트가 제국을 유지할수 있었던 원인을 염장법에서 찾기도 한다. 하지만 고대에는 소금도 나름대로 귀중품이었던지라, 초기 자본금이 많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비슷한 결과를 가져다 줄수 있는 식품으로는 난이도가 올라가지만 육포나 어포 따위의 건량이 있고, 여기서 조금 업그레이드를 하면 한반도에서 예전부터 겨울철 야채 보급을 책임지던 김치가 된다.
3.5.3 치즈
적용 문명은 빵과 비슷하다. 굳은 우유에 곰팡이가 자란 오물딱지가 아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인지시키면 된다. 단, 최초의 치즈는 맛과 향기가 현대인이 먹기에는 이뭐병이니 일단 그걸 먹는 시범을 보여야 하는 당신은 비위가 강해야 한다. 현대의 치즈는 발효 과정에서 최상의 맛을 내는 균종을 따로 선별한 뒤, 그 균을 접종해서 발효시키므로 자연발효된 것은 좋은 맛을 보이리라 보장 못한다.
이걸 잘 만들어내면 빵과 콤보로 피자를 창안해낼 수도 있다.
3.5.4 정수기
만약 도착한 이계가 유럽처럼 땅을 파봐야 구정물만 나와서 마실 물이 적은 지역이라면, 간단한 정수장치(초딩때 방학 숙제로 해가던 수준)로 이물질만 안 보이는 수준의 물만 만들어줘도 식수로 팔아먹는데 문제 없다. 당시에는 미생물이니 뭐니 하는것은 모르던 시절이니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고, 괜히 미생물 걸러내는 필터를 만든다면서 머리를 싸매면 가성비만 낮아지고 개발 기간과 소모되는 정신력만 늘어날 뿐이다. 증류수 팔아먹다가는 벼락설사하는 손님들에게 몰매맞으니 주의
얇은 천, 숯, 모래, 자갈 순으로 각각 1~2cm(검지 첫마디 정도)로 쌓으면 된다. 미생물은 못 거르니 끓여먹는게 좋겠지만, 이 정도로 물을 정수해내는 것 만 해도 생활 수준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내정에 관여할만한 위치에 오르거나 종교를 뒷배경에 뒀다면, ‘물 끓여마시기’를 국가적으로 권유해보자. 깨끗한 물을 마시는 풍습을 귀품의 척도로 자리매김시킬 정도로 상술이 좋다면, 당신은 돈방석에 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나라처럼 깨끗한 물이 풍부한 지방이거나, 식수판매가 귀족 독점이라면 시망.
또한 대체재인 와인이나 맥주를 만들던 양조업자들과도 경쟁해야 할 것이다. 당신이 화학적 정수에 실무적 능력이 있다면 실험실 수준의 정제를 해서 따로 빼놓고 혼자 마시도록 하자. 만약 혼자서 해수담수화장치를 만들어 상선에 보급할 수 있다면… 먼치킨
3.5.5 병조림, 통조림
간단하게 유리병에 설탕물이나 소금물, 정 없으면 그냥 물과 함께 보관할 식품을 넣고 중탕해 끓이다가 뚜껑을 밀봉하면 된다. 밀봉에는 코르크를 꽂고 밀랍을 사용해라. 다만 보존하고자 하는 식품별로 조리시간이 다르고 가정에서는 적절한 밀봉이 힘드니까, 미리 병조림 방법에 대해 공부를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곳을 참조하도록 하자.
다음으로, 병조림이건 통조림이건 일단 작게 만들어라. 과거의 가열방법으로는 통조림이나 병조림이 크면 내부는 열로 소독이 잘 안돼서 다 썩어버린다. 이런 물건을 군대에 팔아 먹은 후에 안심했다가 속이 썩어 있어서 사기죄로 체포당하는 막장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전시라면 이적행위로 목이 날아가도 찍소리 못할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 주석 깡통으로 통조림을 개발해내면, 통조림 따개를 만들어내라. 참고로 깡통따개는 통조림이 발명된지 40여 년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 이전에는 통조림 개봉에 대검이나 끌, 망치 등이 동원되었다.
3.5.6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건 냉장고가 발명된 20세기 이후다. 그 이전까지의 아이스크림은 셔벗 형태로 겨울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 아니면 권력자 들의 간식 정도로만 취급되는 귀한 음식이었다. 거기다가 대부분 얼음을 갈아 만든 셔벗 형식이었기 때문에 "우유를 얼려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우유를 얼려서 만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의외로 간단해서, 크고 작은 금속통 · 얼음조각 · 우유 · 소금 정도만 있어도 만들 수 있다. 핵심은 얼음에 소금을 뿌려 일으키는 흡열반응을 통해 온도를 충분히 낮춰주는 것. 아이스크림 장사로 돈을 벌 수도 있고, 잘하면 권력자의 눈에 띌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유도 없고 더운 지방이라면 꿈도 희망도 없다.
3.5.7 마가린
판타지 세계가 낙농국가 수준이 아니라면, 또한 매우 더운 지역이 아니라면 히트상품이 될 것이 거의 확정이다. 현대에는 기계식 제조법으로 경화유와 유화제 등을 첨가하지만, 최초로 마가린을 개발했던 사람인 무리에는 소의 지방, 탈지 우유, 얼음, 돼지의 위액을 썼다. 난로를 이용해 소의 지방을 체온 정도까지 가열하고, 돼지의 위액을 부은 다음 물과 우유를 섞은 통 속에 넣고 얼음으로 얼리면 완성.
마가린의 장점은 버터와 달리 장기간 보존이 가능하고, 폐기품 수준의 재료만으로도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론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최초의 마가린은 그저 약간 우유맛이 느껴지는 기름덩어리일 뿐이지만, 빵에 넣으면 빵이 보존성이 좋아지고 오랫동안 빵이 마르지 않고 부드럽다는 장점이 있다.
근대 이전의 군인들은 전투시의 칼로리 섭취를 위해 기름을 무엇보다 중요시했는데, 심지어 바베큐를 구울 때 떨어지는 기름이 아까워서 통에 받아두었다가 빵에 찍어먹었을 지경이다. 군대에 마가린을 보급할 루트를 획득한다면 군인들의 구세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건 잘만 하면 평생동안 놀고 먹을 수 있는 대스타가 될 수 있다!
대신 재료로 뭐가 들어갔는지는 되도록 숨겨라. 돼지의 위액 따위를 쓴 게 들키면 투옥당할 수도 있다. 동양의 양갱이나 서양의 소시지처럼 동물 체액으로 음식을 만드는게 그리 희귀한 일은 아니었지만 기본적으로 중세시대에 먹을 것 가지고 장난쳤다는 혐의를 받으면 그 내용물이 인체에 해가 있고 없고는 별 상관이 없이 바로 단두대 타임이다. 게다가 종교의 영향력도 강한 상태에서 종교에서 음식물이라고 지정하지 않은 품목을 요리에 썼다간 그야말로 들키는 순간 화형당해도 할 말이 없다. 지금도 유대교 신자는 비늘없는 물고기를 절대 먹지 않으며, 이슬람교에서는 고기도 이슬람 성직자가 정해진 절차로 축복을 내린 고기가 아니면 불결한 것으로 취급하며, 이런 고기를 쓴 요리를 내놓는 것은 바로 너랑 원수질 것이라고 광고하는 행동이다.
그리고 마가린 납품의 벽은 마가린 항목에서도 설명되어 있지만, 식욕을 떨어뜨리는 색과 냄새다. 지금은 여러 차례의 탈취공정과 색소처리로 먹음직스럽게 만들지만, 초창기의 마가린은 그냥 딱 봐도 불결해 보이기 때문에 재료고 뭐고를 떠나서 애초에 군대나 상점에서 납품을 받아줄지가 의문(…). 현실에서는 황제가 밀어주기나 했지…….
3.5.8 사탕무 (설탕)
설탕을 만드는 가장 메이저한 방법인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의 경우 수많은 노예가 필요할 정도로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고, 열대지방이 아니면 재배가 어려우며, 사탕수수의 특성상 지력의 소모가 심하다. 이런 특성탓에 근대 이전 설탕은 주산지에서조차 귀한 물건 취급을 받았고, 음식이나 조미료보다는 귀족들의 사치품이나 귀한 약으로서 취급받았다 . 그리고 경쟁자의 콘크리트에 몰래 집어넣으면 큰 도움이 된다.
설탕이 그나마 값이 저렴해지게 된 것은 영국이나 프랑스가 제국주의 정책을 펴면서 해외 식민지에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을 경영하게 되면서 부터다. 이런 상황에서 대항해시대 이전의 문명권이고 북위 35도 이상인 온대나 냉대 지방이라면, 사탕무의 재배와 품종개량에 힘써보자. 참고로, 사탕무는 북위 35도에서 68도 사이의 서늘한 온 · 냉대지방에서 생육조건이 좋다. 과장해서 말하면 설탕 생산용 사탕무는 한국 정도의 기후에서는 너무 더워서 잘 안 자란다.
사업이 성공한다면 그대는 하얀 황금의 왕이 될 것이다. 좀 힘들긴 하겠지만. 그리고 충치가 만연할 것이므로 미리 치과사업에 손을 대는 것도 좋다.
3.5.9 염전 소금 (천일염)
소금은 생존에는 필수불가결인 물건이고, 이것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은 화학적 조합을 제외하면 천일제염법과 암염 채취 정도다. 암염은 소금사막이나 소금광산에서 긁어오는 것으로 내륙지방에서 일반적이고, 현재도 공급량의 60%는 암염이다. 다만 이건 광산에서 긁어오는거니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소유하고 있겠지만. 천일제염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자염법이라고 바닷물을 끓여서 만들었는데, 이렇게 만들다보니 생산량이 적고 연료비 탓에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비싸졌다.
기록에 의하면 서아시아 지방에는 염전이 서기 6세기 경부터 존재한 것으로 보이나, 그 외의 지역에서는 천일제염법이 퍼지지 않았다. 당신이 소금이 귀하고, 바다가 근처라면 천일제염법으로 소금을 대량생산해서 소금왕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천일제염법에는 큰 약점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기후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이고(비가 많이 오는 동네에서는 힘들다), 두번째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지 않다면 염전을 만들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다단계 염전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조건이 염전이 만조 때 수위보다 2~2.5m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도 천일제염법이 도입된 것은 약 백여 년 전의 일이다.
다단계 천일제염법은 방식이 조금 복잡하긴 하지만, 지금 당신은 인터넷이란 문명의 이기를 만끽하고 있다. 그걸 읽고 대충 개념만 잡아놔도 천일제염법으로 소금 생산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생산량 증가와 품질 개선, 판로 개척은 당신보다는 당신이 돈으로 고용한 사람들에게 맡기자.
다만 암염이나 자염업자들과 싸워야 할테니 조심하자. 게다가 국가에서 소금 전매권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면 당신은 밀염계의 대부가 되어 끔살될 것이다(…). 국가에서 소금 따위를 판다는게 우습게 보이겠지만, 현대에 정부가 수도나 전기를 공기업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처럼 소금도 당시에는 귀한게 생필품인지라 정부에서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일이 흔했다. 물론 생필품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비싸게 팔아먹어 세수증가의 목적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암염업자도 흔했고.
3.6 의학
3.6.1 생물학 지식
당신이 알고 있는 극히 초보적인 해부학 · 생리학 지식은 17세기 이전이라면 경이적인 내용에 가깝다. 동맥, 정맥, 근육의 운동, 내장기관의 위치와 그 대략적인 역할 등등은 해부가 일상화되기 전까지는 아예 모르던 내용들이다. 다만 각 동네마다 믿고 있는 의술들이 있으니, 영역싸움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사용하자. 양의학과 한의학 사이의 논쟁이나, 파벌간에 싸움 등은 아직도 벌어지고있다. 지금도 논쟁이 심한데, 과거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당신의 의학지식으로 썰을 푼다는 것은 그 시대에서 추앙받는 고금의 의학거성들에게 이의를 제기한다는 말이다. 자칫 잘못하면 당신은 시체 도굴 혐의 · 돌팔이 · 이단 · 마술사로 고발되어 깔끔하게 화형당할 수 있다. 그러니까 한의학을 배우는 게 낫습니다.
실제로 19세기 중반의 이그나츠 제멜바이스라는 의사가 당시 청결관념이 전혀 없던 의사들에게 "손을 씻어라"라고 강조하다가 사이비로 매도당했던 일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현대인 천재론 항목 참조.
3.6.2 흑사병 퇴치
흑사병이 돌던 시대로 날아갔다면, 애꿎은 고양이나 학살하지 말고 청결에나 신경쓰라는 점을 널리 설파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수많은 목숨을 구제한 영웅이 될 것이다. 물론 종교재판으로 끔살당할 위험이 매우 높으므로 주의. 게다가 본인이 병을 치료하겠다고 나서다 죽으면 죄다 도루묵. 역시 고양이 때문이라는 인식으로 고양이도 순장.
일반적으로 흑사병 전파경로는 쥐 → 쥐벼룩 → 인간으로 추정되므로 전세계적인 쥐잡기 운동을 펼치는게 더 도움될지도 모른다. 쥐가 곡식을 갉아먹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므로 이 점을 강조해서 잡자고 하면 설득이 쉬워질 것이다. 제멜바이스도 안됐잖아, 안 될거야 아마.
3.6.3 소독
알콜을 이용한 소독법, 아니 하다못해 수술 전에 “손을 씻는 것”만 확실하게 지키도록 해도 세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왜 그런가 하면 19세기까지만 해도 수술 후 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한 환자가 거의 9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수술받으러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상 죽으러 간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9세기까지는 위생에 대한 관념이 희박했기 때문에, 의사가 수술한 손을 가지고 그대로 다른 환자를 수술했다. 심지어 피 묻은 수술도구도 안 씻고 그대로 다시 썼다! 때문에 군의관이 절단 수술을 자주 했던 나폴레옹 시절에는 수술 후에 세균 감염에 의한 합병증 없이 살아남는 것은 정말 신에게 달린 일이었을 정도다. 처음 소독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을 때는 당시 의사들에게 정신나간 이야기로 치부당했다. 오죽하면 손을 씻자고 주장한 제멜바이스는 동료 의사들에게 개갈굼을 당하다 병원에서 쫓겨나기까지 했다.
후에 파스퇴르에 의해서 세균의 존재까지 입증된 상황에서도 의사들이 소독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위생학이 시작된 19세기 말이고, 학회 차원에서 지침이 내려온 것은 20세기가 지나서였다(구한말 무렵 제중원을 통해 한반도에 근대 양의학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에서 불과 몇 년 앞선다. 제중원을 세운 의사 알렌은 의대 차원에서 근대 위생학의 기초개념을 배우기 시작한 거의 첫 세대에 속한다).
그리고 비누를 만들어 보급한다면 영아사망률을 낮추고 평균수명을 높이는데 엄청난 기여를 할 것이다. 식생활에서는 분뇨를 이용한 퇴비로 키운 농작물을 소금물을 이용해 씻어준다면 식중독이나 기생충을 예방할 수도 있다. 물론 소금이 비싼 지역이라면 꽝이지만.
3.6.4 의학 지식
사소한 의학 지식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당장 16세기로 돌아가면 총상의 경우는 쐐기를 쑤셔박아 상처를 잔뜩 벌리고 끓는 기름을 상처에 가득 차오를 때까지 부었다! 으아악! 나름대로 소독을 한다고 하는 짓이지만, 오히려 화상과 2차 감염으로 환자가 끔살나는 건 당연한 결과. 현대에도 중화상을 입은 환자가 사망하는 가장 큰 원인은 감염 때문에 생기는 패혈증 때문이다. 게다가 중세에는 (사실 근대까지) 불결한 의료환경으로 인해서 패혈증으로 죽는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미국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 조차도 패혈증으로 죽었다.
약품의 경우도 기괴하기 그지없었는데, 고약의 경우는 강아지 두 마리와 지렁이 450그램, 기름, 소량의 알콜을 섞어서 만들기까지 하였다. 상처가 썩어들어가는걸 촉진시키는 셈. 심지어 독사에게 물리면, 상처를 꽁꽁 묶은 다음 독기를 몰아낸답시고 위스키 5병을 강제로 밀어넣기도 했을 정도. 위에서 설명한 소독의 개념이나 최소한의 진통제 제조법이나 약초학과 같은 지식은 알고만 있어도 큰 도움이 된다.
당장 주변에 있는 버드나무 속껍질에서 나오는 아스피린만 해도 상당한 소염·진통작용을 한다. 다만 버드나무 껍질의 살리신은 독성이 있어서 위궤양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아스피린을 합성해서 쓰는 이유도 살리실산의 독성과 구역질나는 맛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3.6.5 비타민
대항해시대로 날아갔다면 선박에 과일을 무조건 적재하거나, 최소한 라임주스, 장아찌, 콩나물 등을 먹으라고 주장하라. 공포의 괴혈병을 말소한 공로로 귀족 작위를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일을 적재하여 괴혈병을 예방했어도, 그 이유를 체계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실험결과를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사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괴혈병이 신선한 과일을 먹지 못해 걸리는 병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엉뚱한 데서 그 원인을 찾았다. 영양부족설을 채택하더라도 뭐가 부족한지 몰랐다. 예를 들면 감귤류가 효능을 보이자 신맛이면 다 되는 줄 알고 식초로 실험해보기도 했다. 당연히 효과는 없었다. 이는 각기병에도 적용되어 러일전쟁 당시 구 일본 육군(세균설 채택)이 해군(영양부족설 채택)과 달리 떼죽음당한 이유 중 하나다.
게다가 이런 영양결핍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도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한 사람이 있다! 과일을 먹이는 것보다 선원을 새로 고용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힌다는 이유로 당시 선주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담이 아니라 신선한 과일을 선상에서 오래 보존하는 것은 난감한 문제다.
실제로 당시 쓰였던 라임주스를 이용한 방법은 영국 선원들이 집단 궐기를 통해 얻어낸 방법이었으며, 영국에 그 방법이 정착된 다음에는 다른 나라의 선원들이 영국 선원들을 라임주스를 입에 달고 산다고 해서 '라이미'(Limey)라고 놀렸다. 그리고 영국 선원들은 괴혈병으로 고생하는 녀석들을 비웃었겠지.하지만 네덜란드 선원들은 독일 양배추절임 자우어크라우트 먹고 살았잖아아마 안될꺼야
또한 콩나물의 경우 재배하는데 사용되는 물의 위생상태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수인성 전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정화의 원정함대는 배 안에 밭이 있는 초대형선이라 괴혈병은 피했지만, 수인성 전염병에 당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 식수로 쓸 물도 모자라서 콩나물 재배가 힘들지도 모른다. 그냥 장아찌로 가자.
3.6.6 종두법
소의 우두에서 짠 고름을 사람에게 접종함으로서 천연두를 막을 수 있다. 천연두가 근대 이전에는 엄청난 질병이었음을 감안하면, 당신은 구세주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천연두에서 나온 고름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제로 천연두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위험하다. 1970년대 이후 태어난 현대인에게는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으므로 더욱 위험하다.
다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녀로 몰려 불에 태워질 각오는 하고 가자. 실제로 종두법을 발명한 에드워드 제너가 처음 종두법을 시행했을 때도 학자들과 성직자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3.7 생산업
3.7.1 농법
고대에는 동물의 분뇨나 인분을 퇴비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콩이나 지렁이 등의 생물종과 지력의 상관관계도 알지 못했다. 다만 분뇨나 지렁이 등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탓에 사용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할 수 있다면 본인이 농사를 지어보자. 그런데 이걸 할 줄 아는 건 평범한 현대인이 아니잖아.
많은 판타지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대적 배경인 '중세'를 예로 들면, 중세 초기와 중기의 농업 생산량은 매우 낮아서, 한 알의 곡식을 심어 세 알을 수확하기 힘들다고 표현될 정도였다. 수확량이 1/3정도 감소했다고 본다면, 결국 수확한 것의 절반을 종자로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설상가상으로 흉작이 들어 수확량이 더 줄어든다면 기실 먹을 것이 거의 없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은 '흉작'을 막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커버가 가능하며, 현대의 상식적인 농지 관리법을 사용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모내기 · 새 쫓는 도구(허수아비) · 골뿌림법 등이 있다.
다만, 모내기는 물을 많이 집어먹기 때문에 잘못하면 가뭄 들어서 망했어요가 될수 있다. 고려 말기에도 이미 이앙법(모내기) 자체는 알려져 있었지만, 이를 함부로 시행하는 자는 흉작이 일어나면 바로 끝장이라는 이유로 곤장을 맞았다. 그러나 물대는 시설에 대한 공학적 지식과 그것을 실현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모내기도 해볼 만하다. 골뿌림법의 경우에도 겨울 작물에 한정해서 적용해야 한다. 여름 작물에 골뿌림법을 적용했다가는 장마비에 그대로 쓸려 내려가거나 썩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 한국과 같은 기후가 아니더라도 우기에 골뿌림법을 적용하면 ‘내 작물 지못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골뿌림법은 건기 밭작물에 한해서 쓰는 방법이다.
게다가 분뇨의 사용 등 미지의 기법을 함부로 도입하려 했다가는 마귀와 결탁한 마법사라는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분뇨의 사용은 기생충 감염의 증가를 반드시 수반한다. 대체로 지식이 옅은 시대일수록 잘 모르는 것에 대한 공포와 경외가 심하다.
가장 좋은 것은 낱알이 많고 병충해에 강한 현대의 종자를 가지고 가는 것이지만, 그게 힘들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멘델의 유전법칙 등을 참조해서 직접 개량에 도전해보자. 이걸 할 줄 알면 당신은 이미 먼치킨.
현대의 종자를 사용할때 주의해야 할 점은, 종묘 회사에서 판매하는 종자 중에는 의도적으로 번식 능력을 없앤 것이 있다. 특히 GMO 작물 종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자세한 것은 터미네이터 씨앗 참조.
직접 개량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씨앗만 전문적으로 기르는게 효율적이란 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우선은 주기가 빠른 종부터 시험해보고 그 노하우로 다른 주요 작물에 시험해보는 것이 좋다. (품종개량이 성공적이라면 국가단위의 후원은 거의 확실히 보장받는다.) 간단하게는 낱알이 크고 많은 것만 골라내서 '주변환경으로부터 분리된 곳'에서 기르면 된다. (필요에 따라선 수정을 직접 해줘야하는 한다.) 보통 낱알이 크고 많은게 우성 형질이다. 또 키가 작은 작물이 보통 뿌리도 깊게 자라기 때문에 키 작은 것도 좋은 형질이다.
그외에 접붙이기를 해볼 수 있다. 예를 들면 과수의 경우 씨앗으로부터 나무를 기르는게 굉장히 어려운데, 생장이 빠르고 튼튼한(혹은 원하는 다른 성질이 있을때) 접붙이기를 해서 과수를 기르곤 한다. (귤은 탱자나무에 접을 심어서 기른다.) 박과 식물들도 잘 붙는 편이다. (오이를 호박에 붙인다거나 등등) 중요한건 서로 잘 맞는 궁합을 찾는 것. 생장이나 특징은 직접 관찰하기보단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이 좋다. 앞서 말한 품종개량과 병행한다면, 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단, 오히려 퇴화된 씨앗이 나오거나 싹이 안 날 수도 있다!)
사실 농사 지을줄 모른다면 그냥 땅을 좀더 깊게 파라고 얘기해주자. 농담이 아니라 중세 시대에는 곡괭이나 쟁기 등이 없어서 농사를 지을때 땅을 살짝 긁는 수준이였다. 이유는 도시와 시골의 괴리가 너무나도 심하여 도시에서 그런 장비를 만들어 팔 생각을 못해서(…). 5cm 만 더 깊게 팠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올 정도다.
3.7.2 마구(馬具)
흔히 알려진 것으로 안장과 등자가 있다. 신밧드의 모험에도 신밧드가 안장과 등자가 없는 나라에 표류했다가 이것들을 만들어서 부를 쌓는 에피소드가 있다.
고대 서양으로 간다면 최소한 말 목에 수레줄을 메다는 것보다는 말 몸통~어깨에 메는 것이 낫다는 것을 가르쳐 줄 수도 있다. 덤으로 등자를 알려주면 당신은 기사로 대표되는 중기병의 시대를 한 세기 이상 일찍 열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등자와 기사의 등장 - 나아가 봉건제의 발전은 아직도 학계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 중 하나이므로 완벽히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등자가 기사 계급의 발달에 중요한 어느정도 위치를 점유하는 것 자체는 사실이다.
그러나 품종 개량이 충분히 되지 않은 고대의 유럽-동아시아권으로 떨어졌다면논외. 이 시대 말은 아직 크기가 작아 말 엉덩이에 간신히 사람이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이 시기라면 차라리 전차를 보병으로 상대하는 방법을 퍼뜨려 보자.
동양에서는 삼국시대~수나라 시기에 발명됐는데, 서양에는 몇백년이나 지난 10세기나 되어서야 동양에서 이 기술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 기술이 들어와서 적용된 후에야 말이 소보다 힘을 더 쓰게 되었다. 그 전에는 말 목에 줄을 맸으니, 어느 정도 이상의 힘이 가해지면 말이 숨을 못 쉬어서 견인력이 형편없었다.
3.7.3 분업 시스템
원리도 간단하고 효율도 발군이다. 단, 생산의 중심이 중세 유럽의 길드 같은 폐쇄적인 기술자 집단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다면, 근본도 없는 뜨내기가 이런 걸 함부로 시도했다가는 밥줄 위협에 대한 대가로 목숨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걸 시도하기 전에 인맥질을 통해 길드에 영향력을 가진 다음, 길드원들이 먼저 하도록 해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산업혁명 이전에 장인길드가 아닌 가내 수공업 수준의 분업 공장도 돈 많은 상인들의 금권력이 장인길드보다 우월해지면서 길드보다 저렴한 인력을 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3.7.4 본 차이나 도자기
단순한 질그릇 수준의 도자기는 전세계 거의 어디서나 생산 되었다. 다만 청자나 백자같은 고급 도자기의 경우 근대 이전에는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제한되었고 이런 국가들은 고급 도자기를 수출해 큰 돈을 벌었다.
당신이 도착한 문명이 과거 동북아 3국처럼 고급 도자기를 생산해 타국에 수출하는 문명사실 일본은 임진왜란(1592, 전쟁 끝은 17세기) 전까지는 수입국이라면 얄짤 없지만, 근대 유럽처럼 백자를 중국에서 비싼 값 주고 수입해 오던 문명이라면 기술 개발을 위해 머리 싸매고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힌트라도 제공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핵심은 수산화알루미늄과 인산칼슘. 전자는 고령토를 쓰면 되고, 후자는 뼈를 태운 재에서 얻을 수 있다.
3.7.5 제강법
서양 기준 제강법의 테크트리는 대충 이러하다.
고대, 중세 초: 철의 1회 생산량 1~10kg 급 원시적인 자연흡기식 소형 괴철로. 탄소함유량이 낮은 연철을 생산. 이렇게 생산된 연철을 목탄불에 달구면서 표면침탄시키고, 가열해서 때리고 접고 꼬아주면 속의 연철층과 겉의 강철층이 서로 켜켜히 겹쳐지면서 패턴웰딩해서 강철을 만든다.
중세 중기: 수차(물레방아)를 이용해서 강제과급하여, 규모를 최대 300kg급까지 키운 발전형 대형 괴철로. 역시 연철 생산, 패턴웰딩으로 강철화. 만일 수차과급을 하기 힘들 정도로 환경이 진짜 영 아니다 싶으면 고대 왕국인 히타이트를 본받아서 높고 바람이 세게 부는 지역에서 철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물론 효율이 꽝이므로 진짜로 다급할 때나 하자.
중세 말기: 대형 괴철로에서 용광로로 발전, 선철 생산. 정련로를 통해 연철/강철화.
근세: 정련로의 개량. 용광로의 연료에 코크스를 이용, 철의 대량양산이 이루어짐. 밀폐 석관에 목탄과 철괴를 넣고 가열하여 강철화 하는 삼탄강 방식, 도가니강 제련법도 등장. 좀 더 균질한 강철을 제철소급에서 만들어 보급할 수 있게 된다.
근대~현대: 열풍로 등장. 베세머 제강법. 베이직 산소 제강법. 전기 아크로.
그래서 크게 세 가지가 제강법의 전기라고 할 수 있다.
노의 덩치를 늘린다. 자연과급식 소형 괴철로에서 강제과급식 대형 괴철로를 거쳐 용광로로 전환.
노의 연료를 목탄에서 코크스로 바꾸어, 목탄 소모율이 환경재난급으로 큰 제철산업의 약점을 보완하고 철의 대량양산이 가능하게 바꾼다.
강철화 기법의 발전. 우연히 발견한 표면침탄 → 표면침탄한 철을 접고 꼬아서 패턴웰딩 → 선철을 정련, 혹은 연철을 삼탄강, 도가니강 제련법으로 탄소가 균질하게 분배된 강철화하여 제공.
대장간에서 철기를 만들고 있는 수준이라면 연철의 제조 정도는 어떻게든 해 내고 있는 동네란 이야기다. 중세적 세계라면 아직 용광로가 등장하기 전일 것이고, 선철(무쇠)를 만들기 보다는 노의 온도를 철이 녹지 않는 정도로 유지해서 산화환원반응만 일으켜 슬래그 섞인 연철을 뽑는데 주력하고 있을 것이다. 일단 고대에는 노 내의 온도를 철이 녹는 1500도까지 올릴 능력이 없기도 하거니와, 철이 녹는 온도까지 올리면 연료와 철광석을 함께 집어넣는 노의 구조상 녹은 쇳물이 연료(목탄)과 섞여 탄소함유량 3~4% 급의 무지막지한 선철이 되어 나온다. 이건 인력으로 가공이 거의 불가능한 깨지기만 쉬운 무쇠라서 쓰기가 매우 좋지 않았고, 필히 탈탄 과정을 거쳐서 연철화, 혹은 강철화해야 했다.
탈탄 작업은 철괴를 사서 쓰는 고객(개별 대장장이)이 직접 하기에는 너무도 고되고 효율이 없는 작업이다. 고로 고객에게 납품할 철괴는 연철이거나 강철이어야 한다. 제대로 된 정련로가 개발되기 전에는 철을 녹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할지라도 일부러 녹이지 않고, 철광석(산화철)을 목탄과 함께 노 안에서 불완전연소시켜 산화환원반응을 통한 연철을 얻어내는데 만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세계관의 현재 제강법 수준을 보고 개입할만한 부분, 테크트리를 주도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 여러군데 생기게 된다.
아직 자연과급식 소형 괴철로만 사용하고 있으면, 물레방아 등을 통해 기계적으로 풀무질해서 강제과급하는, 규모가 커진 개량형 괴철로를 소개하면 좋다. 수차를 도입했으면, 괴철로에서 나온 슬래그 잔뜩 섞인 괴철 덩어리를 가열 망치질로 불순물(슬래그)를 빼주는 과정에 기계식 해머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철의 생산량은 물론 작업의 편리성, 작업속도가 막대하게 뛰어오르고, 철갑옷이나 철검, 철제 공구 등이 널리 보편화될 수 있는 철기 산업화 쇼크도 일으킬 수 있다.
이 세계에서 뽑아낸 연철을 어떻게 강철화하느냐를 눈여겨볼 차례인데, 목탄불에 달궈 연철제 칼을 몇개 만들다보니 몇 개 중에 한 자루 정도 표면침탄이 잘 돼서 그럭저럭 강철칼이 나오더라... 는 식의 주먹구구식 경험칙에 의거한 표면침탄을 하는 시기라면 철기시대 초중기 정도에 해당하고 침탄을 통한 강철 제조의 개념과 접쇠 패턴웰딩을 소개하면 된다.
패턴웰딩을 보편적으로 쓰고 있다면, 좀 더 균질화된 강철을 만드는 방법(선철을 정련로에 박아 탈탄하는 법, 혹은 삼탄강이나 도가니강 방식으로 연철을 침탄하는 법)을 연구하면 된다.
동력도 사용하고 규모는 충분한데 목탄을 재료로 쓰고 있다면, 코크스로 나가는 방법을 연구하자. 고대와 중세 제철업에서 보통 목탄을 쓰는 이유가, 석탄에는 불순물이 너무 많아서 노에 함께 집어넣는 연료로 쓰기에는 철의 품질이 너무 악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탄을 쓰면 제철소 부근 연료(목재)의 소모량이 너무 커서 철 제조에 난관이 생긴다. 석탄의 불순물을 해결하려고 코크스를 만드는 것이고, 코크스를 쓰는 용광로 테크트리로 가야 좀 그럴듯한 철을 대량 양산 가능해진다. 그러려면 일단 괴철로에 수차를 이용해서 괴철로 내부 온도를 철이 녹는 1500도 이상으로 올릴 수 있게 개량해야 한다.
어디서든 유연탄을 찾아서 코크스를 구워내자. 유연탄을 숯 만들듯이 구워주면 된다. 노 내부 온도를 한 2000도까지 올려줘야 하는데, 이건 처음에 숯을 쓰고 나중에는 생산된 코크스 일부를 쓰면 된다. 다만 중국에선 9세기 무렵부터 해 왔다고 하니 시대를 잘 고르자. 단, 한반도처럼 유연탄이 산출되지 않는 지역이라면 꿈도 희망도 없다.
코크스를 써서 철을 녹이는 용광로급에 도달했다면, 필연적으로 선철에서 탈탄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원시적 정련로는 슬래그 섞인 선철을 녹는 점 가까이 고온으로 말랑말랑하게 만든 다음 끊임없이 망치질해서 슬래그와 함께 탄소가 빠져나가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혹은 도가니 정강을 시도한다. 적당한 도가니(위에서 만든 도자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에 선철을 넣고 코크스로에서 1600도 정도로 몇시간 구워준 다음 위에 뜬 찌꺼기 버리고 아래쪽의 강철을 얻을 수 있다. 만일 당신 동네의 철광석이 특이한 것이었다면 다마스커스강이 나오겠지만, 이건 운좋은 경우고 보통은 제거하기 힘든 불순물이 섞였기 때문에 나중에 애로사항이 꽃피게 된다. 따라서 철광석은 절대 저질을 쓰면 안된다.
이제 좋은 칼이나 스프링 · 공구 등의 재료를 팔아 돈을 더 벌었다면 잘 설계된 도가니와 풀무를 사용해 용융된 선철을 강철로 바꿔주자. 바닥에 구멍이 숭숭 뚫린 도가니와 풀무를 이어두고 용융된 선철을 부어준 후 공기를 불어넣어주면 된다(베서머 제강법). 규모는 나중에 돈과 노하우를 쌓고 나서 키우면 되는 거고, 일단 양동이 크기부터 시작해보자.
3.7.6 전자 제품
핸드폰 · TV 같이 거창한 물건을 생각하지 말자. 전기의 위대한 힘을 증명할만한 것들이면 충분하다. 예를 들면 백열전구, 전기 충격기 같은 것들. 전기 충격기를 만들려면 배터리가 필요한데.
3.7.6.1 백열전구
현대의 백열전구는 달걀 모양의 유리공 안에 아르곤 또는 질소 가스를 채워넣고 텅스텐으로 만든 필라멘트를 집어 넣은 형태이다. 하지만 우린 이렇게 대단한 물건을 만들 필요는 없다. 당신이 위대한 만렙 공돌이라면 몰라도, 위키니트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을테니 당신은 아르곤을 구하는데만 수십년이 걸릴 것이고(아르곤은 공기에서 뽑아낸다) 텅스텐은 당신이 과학 중심의 문명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 당신이 죽고 100년은 지나야 가능할 것이다.
쉽게 질소만 넣자. 공기의 대부분은 산소와 질소이니 공기를 밀폐된 통 안에 넣어두고 뭔가를 태워 산소를 모두 없애버린 뒤 석회수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만 걸러내면 남은 것은 95% 이상이 질소이니 말이다(그 세계의 공기에 질소가 없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질소가 없다면 숨을 처음 쉬었을 때 그것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석회수는 수산화 칼슘(석회석)을 물에 녹여 만들면 된다. 더 완벽하게 하고싶다면 그것을 염화칼슘(바닷물에서 채취)에 반응시켜 약간 남은 수증기까지 걸러내면 된다. 이제 당신은 질소를 구했다. 이게 정 힘들면 포카칩을 한트럭 준비하자.
그럼 다음으로, 필라멘트를 만들자. 대나무 숯이나 그냥 숯, 그게 없으면 흑연으로 만들면 된다. 이것은 쉽다. 대나무나 정 없으면 그냥 나무라도 밀폐된 솥 안에 넣고, 솥에 당신이 만든 질소도 채워넣자(아껴써라). 그리고 장작불로 오랬동안 구우면 된다. 솥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굽자. 어차피 숯을 연소시킬 산소는 안에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 구웠다면, 이제 솥을 식혀야 한다. 물을 끼얹으면 솥이 폭발(!)할 수 있으니 자제하고, 우선 물을 한방울씩 떨어뜨려서 솥의 온도를 확인하자. 물이 증발하지 않는다면 이제 더 큰 물방울을 떨어뜨리자. 여러 부위에 조금씩 떨어뜨리면서 온도를 확인해, 정말 증발하지 않는다면 이제 물을 끼얹는다. 아니 그냥 재주껏 물에 담궈놓자. 제대로 식으면, 물에 담궈놓은 상태에서 솥의 뚜껑을 열자. 미리 구멍을 뚫어놓고 그 구멍을 뭔가로 막아 놓았다면 막은 것만 빼면 된다. 이게 훨씬 안전하기도 하고. 그럼 뜨거운 질소가스가 미친듯이 뿜어져 나온다. 열자 마자 도망쳐야 한다. 아니, 열기 전에 도망치자(?). 죄수를 동원해서 죽지 않으면 형을 감면하기로 하죠.
질소가스를 내뿜는 것을 멈추면, 이제 다가가자. 물이 뜨거울테니 물은 다른 방법으로 미리 빼 놓아야 한다. 그리고 물을 다시 끼얹어 뜨거운 솥을 식힌다. 그리고 안에 든 숯을 꺼내면 된다. 이 숯을 결대로 찢으면 그게 필라멘트가 된다. 아니면 처음부터 대나무를 결대로 찢어서 그냥 모래로 덮고 구워도 된다. 처음부터 이걸 얘기해 임마.[28]
이제 옥구슬이든 유리구슬이든 무언가에 질소를 채우고 전선이 연결된 필라멘트를 넣어 전구를 만들면 된다. 이제 이것으로 시범을 보이는데, 가능하면 종교의 영향력이 적은 곳에서 하자. 그리고 당신은 그 위대한 힘을 다루는 학문, 전자기학을 창시하면 된다. 대학자로서 존경받을 것이다.
3.7.6.2 축전기,축전지
축전기는 전기 에너지를 잠시 저장해놓았다가 방출하는 기구이다. 여러 분야에 사용되며, 그 응용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다. 가장 쉬운건 전기충격기 일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간단하게 만들수 있다. 두 장의 얇은 금속박과 둘 사이에 넣을 얇은 절연막만 있으면 된다. 예를들면 비닐 종이나 천,고무 같은것. 쉽게 만들고 싶다면 작은 나무토막으로도 된다. 그리고 금속박 - 전열막 - 금속박 순서로 겹친 뒤 두 금속박에 철사(당신의 재력이 충분하다면 구리를 쓰자.)를 연결하고 그걸 종이나 천으로 감싸면 된다.
문제는 이게 말은 쉬운데 실제 만들기는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종이나 천은 부도체긴 하지만 약한 부도체라 전기가 새나가기 딱 좋으며, 당장 위의 방법대로 만들면 진짜 적은 전기만 일시적으로 저장이 가능하므로 전혀 실용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전지를 만들고 싶다면 화학의 발달을 병행해서 진행해야 한다.
3.7.6.3 스피커와 마이크
사실 이 둘은 매우 간단하다. 넓은 판(스피커처럼 패인 형태면 더 좋다.) 에 상당히 많이(적어도 수십번) 감은 코일을 붙이고 그 밑에 자석 하나만 놓으면 끝이다. 물론 구리선과 자석을 어디서 구할지는 당신의 능력에 달렸다. 귀한 천연 자석을 쓸수도 있고, 교과서에서 잠깐 언급하는 "자석 만들기" 를 참고할수도 있고[29], 아니면 강한 자기장을 이용해 직접 자석을 제작할수도 있다. 당신이 공돌이 가 아니라면 세번째 선택지는 매우 힘들 것이다. 발전기를 만드는데도 자석이 필요하니 있지 않을까? 정 안되면 전자석을 쓰면 된다. 자석 없이 전기는 어떻게 만들지? 볼타전지
그리고 구리선은... 대장장이에게 부탁하는게 빠르다. 국수 뽑듯 뽑아보자. 여기에 에나멜을 코팅하면 되는데, 유약을 발라 구우면 된다고 한다. 유약을 구하는 방법은 이 항목 어딘가에 있으니 참고하자.
마이크와 스피커의 이점으로는, 당신이 어느 도시를 지배하는데 성공했을 때 발로 뛰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말을 전달할수 있다는 점, 아니면 도청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있다.
3.8 신학
위에 서술된 내용이 하나부터 열 까지 딴 세상 얘기 같거나, 영 자신없는 독자들을 위하여.
엄밀히 말하면, 이 파트는 현대인의 지식과는 별 관련이 없는 문서다. 그러나 과학기술이나 발전된 지식을 통해 영달을 추구할 게 아니라 단지 이계에서의 안전한 몸보신을 목표로 한다면, 이 옵션도 정말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게 좋다.
당신이 만일 현실 세계에서도 장래희망 이 9급 공무원 수준인 지독한 현실주의자라면, 어쩌면 이런 인생이 가장 나을 수도 있겠다. 만약 이계의 종교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분위기를 풍긴다면, 신학에 평생을 바치는 것은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된다. 크게 이름을 날리거나 하지 못할 가능성은 높지만 적어도 몸보신은 가능할 것 같다.
우선 ‘첫 접촉’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종교의 교리적 특성과 자신의 선호를 비교해보라. 만일 수도사는 결혼이 금지된다는 교리가 있다면 이를 반드시 계산에 반영하라. 교리 중에 고통스럽거나 자학적인 요소가 있는지도 확인해보라. 실제로 중세 가톨릭에서는 자학적인 것들이 많았다.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것은 애교수준이고 몸에 항상 고문장치를 달고 다니곤 했다. 심지어는 당시 성적인 것을 죄악시하던 시대이니만큼 발기하면 가시에 찔리는 장치를 팬티 속에 장비하면서 살던 수도승들도 있었다(…). 또 사회적으로 종교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도 따져보라. 정말 제정일치 수준의 영향력을 지닐 경우, 신학자인 당신은 어딜 가던지 늘 대접받는 생활을 할 것이다.
다음으로 해당 종교의 교리에 대해 빠삭하게 통달하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권위있는 선현이나 성자들이 뭐라고 가르쳤는지 신속히 파악하라. 가급적이면 그들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달달 암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전의 텍스트를 암기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그리고 전통적으로 어떤 이의 주장이 정설로서 인정되고, 어떤 이가 어떤 주장으로 이단으로 몰렸는지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무난하게 선현들의 어록들을 정리하거나, 경전을 필사하거나, 경전에 주석을 달거나 하는 작업들로도 충분히 평생토록 인정받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서고 싶다면, 토마스 아퀴나스처럼 일종의 ‘이교도 대전’ 같은 책을 쓰거나 변증학에 뛰어들어서 이단을 정죄하고 정통파를 옹호하라. 이런 활동을 하게 되면 그 사회에서 존경받고 명망있는 신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과 유사한 성직자 체계를 갖춘 종교에서 신학자로 널리 알려진다면 교황과 같은 최고위직은 무리더라도 추기경이나 대주교 정도의 고위 성직자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학이 설치된 이후라면 교수도 가능할 것이다.
만일 당신이 좀 내성적이거나 현지 언어를 완전히 통달하지 못했다면, 신학자가 아니라 성직자로 평생을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조용한 시골 수도원 같은 곳에서 작은 텃밭이나 갈면서 간간이 찾아오는 순례객들을 맞이 하는 생활도 이계에서는 감지덕지다. 당신이 정 현지 언어가 막힌다면, 기도를 핑계로 하루 종일 기도실에 처박혀 있어도 다들 칭찬하고 존경할지언정 아무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단, 이 경우 도적떼나 이교도 무리에 주의 할 것. 중세의 수도원은 요새화되거나 험한 산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중세 유럽은 치안이 불안정해 수도원도 습격받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순례자들의 헌금이 쌓이는 수도원은 적들에게 절호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유사시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동료들과 무술 단련을 하거나 여차하면 도망갈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이전에 바깥 세상의 동향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방문객 등을 통해 끊임없이 외부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세상에 쉬운게 있을것 같냐?
이 옵션에서 제일 중요한 관건은 야망을 버릴 것, 그리고 정말로 본인이 그 종교에 흠뻑 빠져야 한다는 것. 어차피 평생을 바칠 일이다. 억지로라도 독실한 신자가 되자.
이 항목은 대표적으로 기독교(특히 중세 가톨릭)에 기반해서 기술되었지만, 사실 불교 등 다른 종교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이 항목에 기술된 내용을 적당히 응용하면 될 것이다. 특히 당신이 슬립해 온 세계가 조선, 명나라 같은 유교(성리학)에 바탕을 둔 관료제 사회라면 사서삼경 및 주자어류 등을 통달한 다음 과거에 응시하여 크게는 중앙 정계로의 진출, 작게는 생원, 진사로서 향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어떤가, 이고깽들. 공부가 얼마나 쉬운 것인지 알겠는가?
우리가 중 ·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지금은 쓸데없다 여기고 다 잊어버린 공부 내용들이 실은 선인들의 노력을 통해 탄생한 인류 역사상의 지식을 농축한 정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면, 이러한 것들을 통해 탄생한 현대 인류사회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문명을 하세요.
게다가, 현대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중산층 가정이 누리는 각종 생활수준을 따져보면 중세 귀족보다도 나은 점이 많다. 거기 가서 피똥싸며 귀족이 되더라도 우월감 말고는 얻는 것이 별로 없을 것이다(…). 게다가 거기는 인터넷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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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연계는 당연하고, 인문계열의 상경계열로 시작해서 철학이나 심리학 등등 전반에 관련되어져 있다.
[2] 하지만 그만큼 연관성은 적으며 가장 연관이 되어잇는 물리학도 수학 전분야에서만 따지면 극히 일부만 관련있다. 근데 그게 고등학교 수학의 전부다. 걱정은 하지 마라.
[3] 대표적으로 물리학.
[4] 농담중에 '한자리 덧셈을 할려면 초등학교를 뺏셈까지 하려면 중학교를 두자리 덧뺏셈을 하려면 고등학교를 두자리 곱셈을 하려면 대학교를'이라는 말이 있을정도로 중세 시대에는 산술은 발전하지 못했다.(사실은 한국식으로 바꾼거지 저기 초중고등학교는 다른 이름이다.
[5] 현대에 들어서 수학자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수학은 영원히 과학이랑 같이 배우는 학문으로 불렸을꺼다. 르네상스 직후의 과학자들은 곧 수학자였다는 점에서 보면 이해할듯.
[6] 그 당시 에는 '대수기하학' 이라는 좌표계와 기하학이 결합된 수학이 없었기 때문에 순수하게 공리 몇개랑 정리 몇개로 우리가 알고있는 타원,쌍곡선,이심률 등등을 전부 언급하며 가지고 논다!! 잘 생각하면 그때의 수학자가 지금의 수학자보다 똑똑할수도.
[7] 물론 지금도 알지는 못한다.
[8] 단 로그표를 들고 사람들에게 설명하는데에는 애를 먹을것이다. 왜냐하면 로그표를 설명하려면 지수함수를. 지수함수는 미적분학이 기본이기때문에 엄청 어렵다. 그냥 네이피어가 한 로그의 정의를 설명해 주는게 훨씬 빠른편. 그러나 로그표를 설명하고, 팔아먹는다면 당신은 진짜로 백만장자가 될수도 있다.
[9] 물에빠트려 죽였다던가, 암살자를 보내서 죽였다던가, 축제중에 독을타서 죽였다던가 여러가지 설이있고, 그냥 학회에서 내보냈다는 설도 많다.
[10] 물론 르네상스 한창일때도 그렇게 상관은 없다.
[11] 그때 쯔음엔 우리가 쓰는 수학기호들이 막 정착되고 있을 시기였으니 그냥 써도 되며, 안된다면 기호를 설명해도 상관은 없다.
[12] 나중에 실력을 의심 하면 어떻게 하냐고는 하지만 상관없다. 왜냐하면 그때 쯤엔 당신도 공부할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13] 뉴턴의 법칙이랑 미적분학이랑 무슨 관련이 있냐고 한다면 관련 많다. 뉴턴 제2법칙인 F=ma 도 사실은 F=d(mv)/dt 라는 힘=운동량의 미분 이다. 그런데 왜 F=ma 라고 쓰냐면 우리가 실생활에서 보는 상황에서 m이 연속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기껏해야 분열,합체 같은 쉬운 경우이므로 그냥 쓰는 거다. 이것을 쓰는 경우는 대표적으로 로켓.
[14] 분명 수학인데 고전물리를 어느정도 예시로 배우며, 몇몇 교재에는 '일' 이나'에너지' 파트 부분도 따로 준비되있는 경우가 있다.
[15]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콩깍지나 볏짚을 태운다. 신전자초방新傳煮硝方 인용.
[16] 사실 그냥 햇볕에 말린다고 해서 질산칼륨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건조시켜서 나온 결정 중에 소금(NaCl), 질산암모늄(NH₄NO₃), 질산나트륨(NaNO₃) 등의 결정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운이 나쁘면 대부분의 결정이 소금일 수도 있다. 자염煮鹽이라고 해서 팔아먹으면 될까? 응? 이게 아닌 거 같은데... 소금은 화약의 성능을 크게 감소시키는 주 요인이다. 따라서 단순히 말리는 과정 대신, 가마솥에 넣고 끓이면서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퇴비와 재를 섞은 물을 가마솥에서 끓여 1/3로 농축하는 과정에서 소금과 질산나트륨의 결정을 걸러낼 수 있다. 그런 다음 다시 물로 희석한 후, 재농축하여 남은 소금을 걸러 낸다. 소금이 적출되지 않을 정도로 농축한 다음에 냉각시켜 상온에서 소금보다 용해도가 낮은 염초를 결정화시켜 취한다. 질산암모늄이나 질산나트륨은 현대 화약에서도 주원료로 사용하기도 하고, 소량 섞인다 하더라도 화약의 기능상 특별히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단 나트륨염의 경우 물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하므로 습기를 먹은 화약의 위력이 크게 떨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질산암모늄 같은 경우에는 충격과 마찰에 훨씬 민감한 편이다.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17] 자연상태에서 순수한 황을 구하기 어려우므로, 유황광을 석탄으로 감싸고 그 바깥에 흙을 쌓아서 노爐를 축조한 후 불을 붙이면, 노爐 위에 미리 뚫어 놓은 구멍으로 황금색의 유황 증기가 나오는데, 그 구멍 위에 사발을 엎어 놓고 응축되는 유황 증기를 포집, 액체 유황을 받아 낸 다음, 그것을 냉각시켜 고체 유황을 만든다. 천공개물天工開物 소취법燒取法 인용.
[18] 불순물 제거를 위해 원료 목재를 깨끗하게 세척한 후 탄화炭化시킨다.
[19] 남의 집에 들어가서 흙을 퍼오는 것으로 민원이 발생할 수 있으니, 사람과 우마가 다니는 오래된 길(비포장 도로)에서도 추출할 수 있다. 신전자초방 인용.
[20] 신전자초방에 따르면 함토醎土(위에서 채집한 흙) 100말(3240kg), 재 100말(388.8kg)을 사용하면, 약 65근(39kg)의 염초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21] 흑색화약의 제조 과정에서 원료의 분쇄공정이 가장 중요하다. 원료를 미세하게 분쇄하여야만 혼화도가 향상되고 연소 속도도 증대하는 등 화약이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분쇄된 원료를 혼합하는 화약 합제合製 과정이다. 이 과정은 화약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 가장 위험한 과정인데, 자칫 실수하면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화약을 찧을 때 물을 뿌려가면서 찧는다. 신전자초방 인용.
[22] 흑연은 물렁하고 지저분하게 검댕만 묻어나오는 성질 때문에 과거에 지역에 따라 돌멩이보다 못한 취급을 받기도 하던 광물이다. 하지만 매장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흔한 광물로 보긴 힘들다. 그러므로 흑연을 구할수 없는 위키니트들은 납이나 구리와 같은 부식에 강한 중금속을 전극으로 사용 할 것을 고려해 봐야한다. -po중금속 중독wer-
[23] 사실 이 항목을 일독한 위키니트라면 어렴풋이 깨닳았겠지만 전기는 의외로 만들기 쉽다. 전기분해를 위한 발전은 아연판과 구리판을 겹쳐 쌓은 볼타전지로도 충분하며(물론 아연판은 소모재라 코스트가 올라간다) 당신이 발전기의 원리를 이해하고 떨어진 시대가 어느 정도 과학에 대한 기초가 있다면 증기력이나 하다못해 수력이나 축력으로 발전을 하는 발전기도 비교적 쉽게 만들수 있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그렇게 생산된 전기를 충분히 써먹으려면 전자공학이나 기계공학 같은 다른 학문쪽의 인프라도 충분히 발전해야 된다는 것이다.
[24] 확인을 위해서는 살짝 떠서 물로 묽힌후 손가락에 묻혀보거나 아니면 혀끝으로 살짝 맛을 보자. 미끈미끈한 느낌이 들거나 아주 쓴맛이 느껴진다면 확실히 생성된 것이다.
[25] 락스. 당신이 생각하는 그 락스 맞다.
[26] 두 기체는 서로 반응성이 매우 커서 간단히 빛을 쪼여주는것만으로도 폭발적으로 반응한다. 반응 시킨다라고 간단히 말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소재로 튼튼한 반응 용기를 어떻게 만들고 이 폭발적인 반응을 어떻게 안전한 수준으로 조절 할 것인가도 수많은 시도와 오류끝에 얻어내는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고딩들은 현실도피용 이고깽물을 멀리하고 공부를 하는 편이 낫습니다-
[27] 염화수소는 물에 무게 대비 최고 37%까지 녹는다. 이 이상으로 농도를 높이는건 불가능 하다.
[28] 다만 이렇게 하면 모래만 남고 필라멘트는 증발할수도 있다. 물론 대나무 하나를 잘라서 필라멘트가 최소 수천개는 나올테니 99% 가 증발해도 별 상관은 없다.
[29] 별 거 아니다. 쇠막대기의 양 끝을 남북으로 향하게 하고 망치로 세게 두드리면 끝이다. 물론 이런 고철을 스피커에 쓰긴 힘들겠지만.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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