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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3부작, 톨키니스트들의 축제

바/ㅏ 2012. 8. 24. 02:47 Posted by 로드365



당초 원작자인 톨킨 경은 생전에 영화화는 절대 불가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으나 (오죽하면 영화 판권을 밀린 세금을 내기 위해서 헐값에 팔았다고 하니 할 말 다했지... 나중에 톨킨의 아들이 아버지 영화를 돈 내고 봤다면서 화냈다고...) 감독 피터 잭슨에 의하여 총 3부작으로 영화화 되었다.[1] 


당시 전 세계 수천만의 톨키니스트 들은 과거에 고무인간의 최후 같은 B급 호러영화를 만들던 피터 잭슨이 대체 어떻게 이 에픽 무비를 만들겠냐며 불신과 걱정이 가득한채 기다리게 되었다. 허나 피터 잭슨 스스로가 엄청난 톨키니스트였으며, 공동각본의 프란 윌시, 필리파 보옌스 역시 반지의 팬이었기에 차근차근 영화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톨키니스트들의 조언을 받아들이고, BBC 라디오에서 방송했었던 반지의 제왕 라디오드라마 작가까지 초빙해가면서 영화화 각본을 완성시켰다. DVD 에 의하면, 소설 내의 사건들을 타임테이블로 만드는데만 몇개월이 걸렸다고 한다[2]. 또한 프로덕션 디자인을 위해, 소설판 삽화가중 가장 유명했던 알란 리와 존 호우[3]를 수석 컨셉아티스트로 초빙함으로서 시각화에도 만전을 기했다.


이후 3편의 영화를 한번에 찍고, 헐리우드가 아닌 뉴질랜드에서 촬영과 제작을 함으로서 석편 제작비가 2억 5천만달러밖에 안한다는 매우 효율적인 결과를 낳았다[4]. 

많은 노력 끝에 완성된 결과물은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각종 상을 석권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의 영화화가 모두 성공하면서 영화사에서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 소설의 영화화 돌풍을 일으킨 작품으로 남기도 했다. 그리고 21세기에도 수많은 엑스트라들이 동원되어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하는 에픽 무비가 통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또한 웨타 디지털은 세계적인 디지털 그래픽 업체로 성장하게 되었으며, 뉴질랜드는 영화에 나온 수많은 장소들에 의해 엄청난 관광수익을 얻게 되었다[5][6].


아카데미 상에 3년 연속 후보에 올랐다. 그런데 정작 작품상은 2004년에 3편으로만 받게 되었는데, 이는 앞선 2년간은 영화가 최종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서 시각 부분이나 의상 부분만 상을 줬고, 3편에 상을 몰아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는가 하는 추측이 있다. 나름대로 설득력 있는 의견이다. 아케데미가 원래 그렇게 하기도 했고. 실제로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모두 차지하는 등, 총 11개 부분의 수상을 획득했다. 그 전까지는 2년간 19개 부문 후보로 선정되었지만, 겨우 여섯 개만 수상했다. 대부분 시각, 음향편집 따위.


책과 마찬가지로 반지 원정대 - 두개의 탑 - 왕의 귀환 순으로 개봉했으나 실제로는 세 영화를 4년에 걸쳐 한꺼번에 찍었다. 해외 로케를 포함한 긴 시간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촬영팀은 거의 가족화해서 이후에도 종종 교류하고 있다고 한다.[7] 중세와 비슷한 세계를 다루고 있던지라 각 배우들이 자기들의 말과 정이 들어서, 대부분이 영화가 끝난 후 구입했다고 한다. 에오윈역의 미란다 오토의 경우, 아라고른 역의 배우 비고 모르텐슨의 도움으로 돈과 목장을 빌릴 수 있었다고. 참고로 4년+추가촬영 수십 회 해서 가장 마지막으로 촬영된 장면은 3편 마지막의, 프로도가 레드북을 완성하는 장면이다.[8] 


원작이 워낙 방대한 만큼 많은 부분들을 쳐냈음에도[9][10] 내용구성이 장난 없어서 당시 영화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편당 약 3시간(극장판 3편의 경우는 3시간 20분)의 길이로 개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 잘라낸 장면이 많아 DVD는 확장판이 별도 발매되어 1편은 30분, 2편은 43분, 3편은 50분의 분량이 추가되었다. 더욱이 해리포터 시리즈와는 달리 내용이 주욱 이어지기 때문에 이어서 보면 약 12시간 정도가 걸린다. 무척 긴 영화인 셈. 거의 시즌 하나 분량의 드라마라고 보면 된다.


최신 특수효과와 배우들 노가다(…)가 아낌없이 사용되었다. 큰 인상을 남긴 골룸의 경우는 이러한 인간이 아닌 생물의 연기를 전담으로 해온 베테랑 배우 앤디 서키스가 센서가 달린 옷을 입고, CG팀이 이 동작을 바탕으로 골룸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제작했다.[11] 그 외에도 보로미르 역의 숀 빈은 사망 이후 뿔피리와 함께 배에 실려 떠내려가는 장면을 촬영하다 물살에 휘말려 실제로 죽을 뻔 하기도 했으며, 이외에도 비고 몰텐슨은 승마신에서 낙마할 뻔하는 등 다들 목숨 걸고 촬영했다.(…) 비고는 쓰러져있는 아라고른의 곁에 말이 다가와 고개를 숙이는 장면에서 머리카락을 뜯어먹힐 뻔하기도 했다.[12] 프로도를 비롯한 호빗들의 작은 키는 CG노가다보다는 난쟁이 배우나 거인 배우를 대역으로 활용하거나, 세트 자체를 촬영각도에 맞춰서 제작해서 호빗역 배우들의 크기가 작아보이게 하는 특수 촬영 기법[13]을 주로 사용했다. 그 외에도 호빗들이 사용하거나 하는 소도구들도 전부 인간 사이즈와 호빗 사이즈 2종으로 제작하고, 심지어 빌보의 집 세트장은 간달프와 빌보의 신장에 맞춰서 두 개를 별도로 만들고 각각을 별도로 촬영한뒤 나중에 합성한다. 


분장측면에서도 다들 미친듯한 노가다를 발휘, 아르웬의 의상을 비롯한 드레스 등은 삽화를 참조한 복식 위에 의상 제작팀의 중노가다가 아낌없이 발휘되었으며, 작중 등장하는 갑옷 역시 전부 수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엘프의 뾰족귀는 처음에 좀 더 길게 하려 했으나 특수분장의 라텍스 고무가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지금의 길이로 만들어지고, 여기에 예비 스페어를 잔뜩 준비한 채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특히 의상 에피소드 중 왕의 귀환 편에서 아라고른을 만나는 아르웬의 장면은 클라이막스에 맞도록 연두색부터 노란색까지 화사하면서로 엄청난 수고가 들어간 그라데이션 의상이었는데 막상 편집하면서는 아르웬의 클로즈업 신으로 처리 되어버려 잘 드러나지 않은 턱에 의상제작팀이 마음 아파했다고 한다. 


그 외에도 200점이 넘는 아름다운 검과 갑옷 등이 실물 소품으로 제작되었다. 검은 문 앞의 전투를 촬영할때는 뉴질랜드군 사격 훈련장을 촬영 장소로 섭외해서 뉴질랜드군 병사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는데, 이 친구들이 재밌다고 그 근사한 소품들을 가지고 진짜로 치고받고 싸우는 바람에(...) 대부분 작살이 나서 소품 제작팀이 마음아파하기도. 제작팀 중 금속 공예 전문 두 사람은 영화가 제작되는 기간 내내 사슬 갑옷 소품을 만들기 위해 사슬을 꿰는 일만 했는데, 결국 두 사람 다 지문이 싹 닳아 없어졌다는 일화가 있다. 엘프 의상과 갑옷, 무기를 제작한 팀의 한 사람은 스스로도 입고 싶어서 엘프 엑스트라로도 참여했는데, 카메라를 보고 일부러 가운데 자리로 딱 잡고 섰으나 카메라가 돌아가자 자기 바로 앞으로 비고 모르텐센이 걸어나오는 바람에 자기 얼굴은 영화에 안나왔다고(...). 이 외에도 아라곤의 의상을 제작하고 입혀주는 팀이 곤도르 병사로서 아라곤의 옷을 입혀주는 까메오 장면을 촬영했지만 러닝타임 문제로 편집되어 다들 안타까워 했다고.


3개월에 걸쳐 만든 미나스 티리스의 경우, 영화 막판 펠렌노르 전투에서 부숴지는데 이 장면을 잘못 찍으면 미나스 티리스를 두번 다시 복구할 수 없었으므로(…) 다들 잔뜩 긴장해서 촬영했다고 한다. 무척 아름다운 세트였던지라 남겨서 관광자원으로 써달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촬영 이후 깨끗히 철거했다고. 이것과 비슷한 일화로 리벤델 세트를 다 해체한 뒤 원래대로 만든 것도 있다. 외에도 영화 소품들이 분배되거나 했는데, 피터 잭슨은 키가 작고 통통해 호빗족과 사이즈가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프로도가 살던 집 세트장[14]에서 사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듣기도 했다. 


배역은 오디션으로 결정되었는데, 처음에는 원작에 맞추어서 호빗족을 나이든(!) 사람들로 캐스팅 하다가(원작에서 프로도는 반지를 갖고 몇십년간 호비튼에 머물렀고 여행을 떠났을 때는 50세였다) 비주얼이 안 맞아 몽땅 재캐스팅했다고 한다. 프로도 역에 발탁된 일라이저 우드는 촬영 시작 당시 18세로, 호빗처럼 분장하고 나무 사이를 거니는 테이프를 보내 주역으로 발탁되었다.


여담으로, 아라고른 배역의 비고 모르텐슨은 촬영 이틀 전에 캐스팅되었다. 집에 전화를 걸어 "하죠?" 라고 말하자하자 "반지의 제왕이 뭐죠?"라고 대답했고, 이후 전달된 각본을 보고 "날보고 요정과 난쟁이들이 나오는 아동용 영화에 출연하라니!!"라는 반응을 보였다.[15] 그러나 우연히 각본을 본 아들이 반지의 제왕 극렬 팬이어서 아들의 권유로 승낙했다는 비화가 있다. 그리고 비고는 그 해 TIME지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의 명단에 랭크됬다.(...)[16] 원래 아라고른역에 스튜어트 타운센트를 쓰려고 했으나 막상 불러 보니 영 아니어서 돌려보내고 급히 비고 모르텐슨을 캐스팅했다는 루머도 있다. 


그리고 감독 피터 잭슨이 곤도르까 였던 모양인지 원작에서 나름대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곤도르의 모습이 급하락했다. 절대 부숴질 도리가 없는 미나스 티리스의 성벽이 모르도르 투석기의 공격으로 우수수 부서지질 않나,[17] 파라미르가 원작과는 달리 형과 동일한 전철을 밟을 뻔하던가, 섭정 데네소르 역시 원작에서는 나라를 걱정하는 군주의 고뇌와 비극을 생생히 표현됬으나 영화에서는 간달프에게 쳐맞는다. 거기다 원작에서의 아라고른 휘하의 회색부대 원정으로인한 남부 영지의 전 곤도르군의 북진이 아예 삭제되고 그냥 회색부대, 즉 곤도르군이 아닌 망자의 힘으로 곤도르가 구원된다(...). 자세히 보면 작중에서 곤도르군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은 한번도 없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3D화를 바라는 작품 1위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3D 재개봉을 논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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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작 호빗의 영화화도 진행중이며,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피터 잭슨이 다시 맡게 되었다.

[2] 소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바로 다음 페이지인데도 며칠 후거나 몇개월 후인 경우가 많다.

[3] 이외에 삽화가 테드 네이스미스도 초청 받았으나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고사했다고 한다.

[4] 참고로, 2009년 영화 아바타의 경우 이 한편 제작비를 대략 3억달러로 보고 있다.

[5] 영화에 등장하는 대다수의 자연 풍광들(동굴같은데 말고)은 실제 뉴질랜드에 있는 곳이다.

[6] 그러나 웅장한 영화 세트를 기대하고 뉴질랜드에 가면 안 된다. 자연보호에 매우 까다로운 뉴질랜드 정부는 영화 촬영 종료 후 모두 원상복구(!) 시켰으며 현재는 '옛날에 여기서 영화 찍었었지영' 수준의 자료사진과 팻말만이 남아있다.

[7] 제작진 일가족들이 영화에서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장면들 피터 잭슨 본인도 3번인가 나왔다니 훝어보자. 아래쪽에 나오는 설명 왼쪽은 본명, 오른쪽은 극중 캐릭터 이름이다. 어짜피 모르는 사람들이겠지만

[8] 이 때 피터 잭슨은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를 끌어 안고 그동안 잘해줘서 고맙다고 엉엉 울었다.

[9] 금딸기와의 만남이나 후반부에서 사루만이 마지막 발악을 하는 샤이어 전투 같은 것.

[10] 실제 영화를 본 뒤 소설을 보면 질릴 정도로 내용이 길다. 뒷편을 보다 보면 앞에서 본 내용을 잊어버려 다시 들춰봐야 할 정도.

[11] 3편에 등장하던 멀쩡하던 시절의 골룸은 앤디 서키스 본인이다

[12] 참고로 2편에서 오크 시체더미를 발견하고 아라고른이 절망의 비명을 내뱉는 장면은 사실 비고가 오크 헬멧 차다가 발가락 부러져서 내는 고통의 비명이다(...).

[13] 간단히 예를 들자면 영화 초반 간달프가 프로도와 식탁에 앉아 대화하는 장면에서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는 사실 이안 멕켈렌 경과 얼굴을 마주본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더 들어간 곳에 자리잡고 서서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

[14] 하지만 뉴질랜드에 만들어졌던 호비턴은 대부분 스폰지(!)로 만들어진 보기에만 그럴듯한 물건이어서 영화 촬영 이후에 거의 깨끗이 철거되었다. '반지의 제왕' 호비튼 촬영지라는 관광상품(...)을 구경가면 정말 볼 거 없이 '여기엔 이게 있었구요 저기엔 저게 있었습니다라는 설명뿐...

[15] 각본을 집구석에 던져놨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허(...)

[16] 비고는 이 결과를 보고 "내가 아라고른을 맡지 않았다면 이런 평가를 듣지 못했을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선정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대답했다. 오오 쿨가이 오오

[17] 투석기를 놓은 탑이 부숴지는 것은 나중에 인간들이 부가적으로 세운 구조물이라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성벽 그 자체는 영화에서도 망가지지 않는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