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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총수, 그의 꼼수 이야기

가/ㅣ 2011. 12. 21. 21:33 Posted by 로드365

20111122 

김어준 “우린 종자가 달라…MB정권이 접해보지 못한 잡놈이다”
[한겨레] 

[인터뷰] “나꼼수, 필요한 시점까지 버티다 역할 끝나면 사라질 것”
“안철수에 열광하는 건, 말이 아니라 그동안 삶으로 증명했기 때문”
힘겨운 한국의 청춘들에 보내는 한 마디…“청춘만 힘들지 않다”


“대중이 안철수에 열광하는 건 안철수가 자신의 가치를, 말이 아니라 그동안의 삶과 선택으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주장이 아니라 물증을 목격한 것이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 열풍의 주역인 김어준(42) <딴지일보> 총수는 21일 <한겨레>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돌풍의 배경을 이렇게 풀이했다.

그는 지난 5월 전문 인터뷰어인 지승호씨와 나눈 대담을 묶어 출판한 <닥치고 정치>(10월5일 출간)에서도 안 원장에 대해 “만약 안철수 정도 되는 인물이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고 선언만 하면 기존 정치권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거대한 회오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나꼼수 열풍 이후 쇄도하는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한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안철수·나꼼수 열풍 배경과 보수언론의 역공, 노무현 전 대통령과 진보정치에 대한 생각을소상히 밝혔다.

보수언론이 나꼼수를 괴담의 진원지라고 지목하고 있고 경찰이 수사까지 나서고 있는 데 대해서는 “보수는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느라 발달한 원시감정인 혐오감을, 상대에 대한 윤리적 단죄의 근거로 삼아버린다”고 풀이하고 “한마디로 쫄았다고 할 수 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그런 방식으론 우릴 잡을 수 없다. 우린 여태 그들이 상대해왔던 사람들과 종자가 다르다. 잡놈들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디까지 각오가 되어 있는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그 모든 시도가 우릴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꼼수 출범 초기에 이미 “기존의 메시지 유통 구조를 깨는 새로운 진보의 유통프레임으로 나꼼수를 구상했다. 대박난다”고 성공을 점친 데 대해서도 “이럴 줄 알았다. 가카(이명박 대통령) 덕이다”라며 특유의 어법으로 받아넘겼다.

또 나꼼수가 대중들에게 “쫄지 말라”고 선동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나는 꼼수다’는 특정 주장이 아니라 어떤 주장도 가능하다는 태도 자체를 선동하는 게 근본 목적”이라고 되받았다. 이런 도저한 자신감은 나꼼수 팀 멤버를 “잡놈”이라고 표현한 본인의 기질에서 비롯되겠지만, 나꼼수에 대한 대중들의 열광적인 지지도와도 무관하지 않는 듯하다.

전문 리서치 기관인 마크로밀코리아가 11월 1~2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서울시민 29.7%가 나꼼수를 청취했다. 나꼼수 열기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어져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나꼼수팀의 무료 공개콘서트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여명(나꼼수 쪽 집계, 경찰 추산은 5천명)이 운집했으며, 공연 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낸 입장료가 1억원 가량 모였다. 심지어 박근혜 한나라당 지지모임인 박근혜를 사모하는 모임(박사모)쪽은 나꼼수를 패러디한 ‘너는 꼼수다’라는 인터넷 방송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정치 대담집 <닥치고 정치>는 지난 5월 출간 이후 한달 보름만에 26만권 판매됐다고 <푸른숲> 출판사가 밝혔다. 현재도 하루 5천~7천권씩 나가며 애플 설립자 스티브잡스의 전기 <스티브잡스>와 판매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다. 지난달 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 경선에 김어준이 등장하자 갑자기 “김어준”을 연호하던 객석의 반응은 이미 ‘김어준 현상’을 예고했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작 본인은 대중들의 관심에 대해 “귀찮다”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그와의 인터뷰는 폭주하는 나꼼수 콘서트와 각종 강연 때문에 서면으로 이뤄졌으며, 일부 전화로 보충했다.


■ 나꼼수 열풍 

- ‘나꼼수’ 열풍 이후 김 총수에 대중들의 관심은 여느 아이돌 스타 못지 않게 뜨겁다. 한 스포츠신문이 ‘인정옥 작가와 열애’를 보도하기도 하고, 지난 10월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야권 서울시장 후보선출을 위한 국민참여 경선 행사장에서는 ‘김어준’을 연호하기도 했다. 본인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홍대선 딴지일보 부국장은 한 주간지 기고문에서 본인은 “귀찮아”라고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고 했는데...파트너인 인정옥 작가의 반응은, 혹시 주의사항은 없었는가?

“함께 귀찮아한다.”

- 나꼼수 열풍이 10·26 서울시장 보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느냐고 보느냐? 각종 조사를 보면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는데.

“결국 두 가지 정도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첫째, 내가 화났다는 사실과 나만 화가 난 게 아니란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의 광범위한 공유 정도를 각자 인지하도록 보조한 것. 둘째, 그래서 결국 서울시장 보선을 나의 선거로 만드는 과정을 보조한 것.”

- 나꼼수는 광고없이 제작되고 있다.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하나? 앞으로도 광고없는 나꼼수는 계속되는가? 그 이유는?…

“티셔츠 판매와 토크 콘서트 수익 그리고 서적 판매 수익의 일부. 상업광고는 받지 않는다. 광고의 영향을 받고 싶지도 않고 그 광고주를 걱정하고 싶지도 않다. 필요한 시점까지 스스로 버틸 것이며 역할이 끝나면 사라질 것이다.”


- 조동중 보수신문들이 최근 나꼼수를 괴담의 진원지로 규정하고 포문을 열어 공격을 개시하기 시작했다. 왜 그런다고 생각하나.

“첫째, 법적 태클의 사전 분위기 조성용. 둘째, 보수층의 청취자군 유입 차단. 키워드를 괴담으로 택한 건 정신과적 차원에서도 매우 전형적인 보수의 반응이다. 보수는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느라 발달한 원시 감정인 혐오감을, 상대에 대한 윤리적 단죄의 근거로 삼아 버린다. 공포의 대상을 무섭다고 하지 않고 나쁘다고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쫄았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가카의 팔들은 멤버 4인을 도덕적 파렴치한으로 만들고 싶은 유혹을 느낄 거라 예상한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론 우릴 잡을 수 없다. 우린 여태 그들이 상대해 왔던 사람들과 종자가 다르다. 잡놈들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디까지 각오가 되어 있는지 짐작도 못할 것이다. 그 모든 시도는 우릴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

- 나꼼수를 듣다보면 기존 저널리즘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한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을 한다는 측면에서 대중들의 공감대를 자아내는 측면도 있지만, 풍자와 유머, 조롱이 지나쳐서 도를 넘어선다는 비판도 있다. 나꼼수를 새로운 유형의 ‘정치 예능프로그램’쯤으로 생각한다면 이런 비판을 가볍게 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매회 600만 다운로드가 넘는 막강한 영향력을 생각하고 일종의 저널리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 이에 따른 책임도 큰 것이 아닌가?

“이런 방송을 이런 환경에서 이런 방식으로 지속하는 것만으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제 몫의 책임은 하고 있다. 그로 인한 리스크 역시 누가 대신 져주지 않는다. 각자 자기 몫이나 잘 하자.”

- 개인적으론 특히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사건과 관련해서 진보언론의 보도태도를 “비겁하다”고 비판하면서 이것은 권력의 꼼수이니까 “쫄지마라”고 대중들에게 선동했다는 느낌도 든다

“모든 메시지는 본질적으로 선동이다. 일기조차 자기 선동이다. 하지만 그 선동의 성공 여부는 데시벨이 아니라 맥락이 결정한다. 그러므로 선동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 맥락이 왜 수용 됐는가를 따지는 것이 옳다. 그리고 선동에 관해서라면, ‘나는 꼼수다’는 특정 주장이 아니라 어떤 주장도 가능하다는 태도 자체를 선동하는 게 근본 목적이다.”

- 인터뷰 대담집 <닥치고 정치>를 보면 지승호씨와 인터뷰 시점(5월)에서 “대박난다”고 큰소리를 쳤다. 기존의 메시지 유통 구조를 깨는, 새로운 진보의 유통 프레임으로서 ‘나꼼수’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런 구상과 예측은 보기 좋게 들어맞은 것 같다. 아닌가? 본인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프레임이 구축된 것인가?

“이리 될 줄 알았다. 가카 덕이다. 생각보다는 빨랐다. 절반 정도 왔다.”

- 나는 꼼수다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

“가카의 세계관을 표현할 단어로 그 이상 적확한 단어가 없어서.”

- 나꼼수의 작명은 <나는 가수다>의 패러디 측면이 있다. 그리고 김 총수가 대중들과 밀접하게 친해진 데는 ‘나가수’와 관련한 발언을 라디오 방송 중에 하고 이를 각종 인터넷 매체들이 받아서 쓰면서부터가 아닌가 한다. 대중들과의 만남의 접점을 미리 의식한 것인가?

“그러고자 했다.”

■ 안철수와 문재인

- <닥치고 정치>를 보면 안철수 현상도 이미 예측했더라. “만약 안철수 정도 되는 인물이 정치전면에 나서겠다고 선언만 하면 기존 정치권으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거대한 회오리가 일어날 거야”라고. 김 총수의 예측은 정확하게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5월에 이미 이런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근거가 무엇이었나?

“난 무당도, 예언가도 아니다. 그러니까 예측을 한 게 아니라 그저 당대의 결핍을 읽었을 뿐이다. 그 결핍의 크기가 그로 인한 현상의 크기를 결정한 것이다.”


- <닥치고 정치>에서는 당신이 왜 문재인인가를 입이 닳도록 이야기했다. 그러나 대중들은 현재 안철수를 이야기한다. 대중들이 왜 안철수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는가? 문재인이 야권대선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가?

“대중이 안철수에 열광하는 건 안철수가 자신의 가치를, 말이 아니라 그동안의 삶과 선택으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주장이 아니라 물증을 목격한 것이다. 개인적으론 문재인이 적합하다 생각한다. 그러나 문재인과 안철수에 관해 내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문재인과 안철수는 개인적인 득실 따위와 무관하게, 아무런 조건 없이 서로 지지하거나 연대하는 것이 가능한, 매우 예외적인 사람들이라는 점밖에 없다.”

- 안철수가 정치인으로 변신하면 박근혜 대항마로는 최적의 상대로 보는 견해가 있는 반면, 거품이 일시에 꺼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찮다.

“거품이라 보는 이들은 둘 중 하나다. 거품이길 바라거나, 거품일까 두렵거나. 그런 견해가 만만찮은지 아닌지 관심 없다.”

■ 진보정치 관련

- <닥치고 정치>를 보면 진보정치의 한계는 대중적 감수성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 지적에 상당부분 동의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반엠비(MB) 전선 구축이라는 당위에 매몰되어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사퇴 안한 데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는 등 진보신당에 대한 평가는 인색하다. 그런 관점에서 당신은 진보주의자인지 묻고 싶다

“노회찬 후보는 완주할 당연한 권리가 있었다. 그 권리 자체를 탓한 게 아니다. 그 완주로 인한 정치적 득실의 셈법이, 충분히 정치적이지 못했다는 걸 지적한 거다. 진보정당에 대한 평가는 인색한 게 아니라 냉정한 거다. 가장 잔인하게 평가했던 정당은 오히려 국민참여당이다. 그리고 진보정당에 대한 평가와 나의 정치적 정체성 간엔 아무 상관관계도 없다.”

- 황우석 사태나 축구에 대한 태도 등을 보면 당신은 과도한 민족주의자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특히 ‘황빠’라는 시각에 대한 당신의 의견은.

“우린 단일 민족이 아니라고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서로 가르쳐야 한다고, 오랜 전부터 주장해왔다. 황우석의 국익도 전혀 관심사가 아니다. 날 민족주의라는 프레임으로 해석하는 비장한 입장을 접할 때마다 솔직히 귀엽다. 황우석에 대한 입장은 <닥치고 정치>에서 밝힌 바, 그대로다.”

(그는 <닥치고 정치>에서 “황 박사 사건은 인간이 저지른 과오를 악마적 의도라고 단정하는 진영논리로, 저지른 잘못에 합당한 징벌을 상회하는 결과적 폭력이었다고 여긴다”라고 황 박사 비판이 가혹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래서 그저 생래적 보수성을 타고 났을 뿐인 불완전한 인간 하나를 사회적 걸레로 용도 폐기하는 진보의 잔인한 비인간성을 목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 순간 또 하나의 책이 만들어져야 하니까, 그건 그냥 내가 욕을 먹고 갈게(웃음) 다만, 국익 드립(웃음), 난 황우석이 말한 국익에 전혀 관심없어. 이해시키기 힘들다. 참. 끝.(웃음))

- 노빠로 불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미 FTA를 개시한 것도 노무현 전 대통이었고, 그 시절 신자유주의 정책과 집값 폭동으로 양극화의 고통이 가중됐는데

“난 자연인 노무현의 팬이다. 그만한 남자, 못 봤다. 여전히 슬프고 그립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집권 초기 신자유주의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떤 양상의 양극화를 야기할 것이며 어떤 속도로 진행될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실은 대다수가 그랬다. 그 심각성을 인지한 집권 중반 이후엔, 정책수단도 국정장악력도 이미 제한적이었다.”


“노무현의 FTA는 신자유주의를 불가항력의 세계적 트랜드로 인정하고 그에 적극 대처하고자 했던 의지의 산물이다. 선의만으로 양해될 수 없는, 결과로 책임지는 정치의 영역에선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구나 신자유주의적 통상국가를 지향한다는 점에선, 이명박의 FTA와 그 세부 조항의 본질은 같다.”


“다른 점은 두 가지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통해 이미 명백하게 확인된 신자유주의의 폐해와 그로 인한 세계사적 성찰.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조항의 FTA를 추진하고자 하는 의도 그 자체. 다른 환경은, 너무나도 당연히, 다른 정책 결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를 싸워 지켜야 할 가치라고까지 말한다. 이익이 곧 가치인 그들에겐 당연하다. 문제는 그 이익의 대상이 1%라는 점. 그들의 의도는 그렇게 사사롭기만 하다.”

■ 김어준의 정체성

- <한겨레> ESC 칼럼이나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인터뷰 특강을 묶은 <내가 걸은 만큼 내 인생이다>를 보면 김 총수는 누구보다 연애심리를 잘 아는 ‘연애박사’ 같은 느낌이다. 한편으론 ‘마초 대왕’이라는 별명도 가능할 것 같다. 어느 쪽이 마음에 드는가.

“그런 평가에 대해 신나지도 억울하지도 않다. 나 자신에 대해 시큰둥하다. 난 내가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할 뿐이다.”

- 김 총수는 다른 사람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언어와 화법으로 대중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데 남다른 재능이 있는 것 같다. 타고 난 것인가, 후천적 노력의 산물인가?

“운이다.”

- 자신을 본인 스스로 한마디로 규정하면 어떤 말이 적당할까? 홍대선씨는 ‘돌도끼를 든 데카르트’라고 표현했는데….

“그냥 타고난 결대로 살아야 한다고 믿는, 불완전한 한 남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현재의 김 총수를 있게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나 책, 사건 등이 있다면?

“그런 건 없다. 그저 살아오며 해왔던 선택들이 하나하나 누적되어 지금의 내가 됐다.”

- 한국의 청춘들은 힘든 삶은 살고 있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청춘만 힘들지 않다.”

- 김 총수는 그동안 촌철살인의 논평을 통해 청춘들에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특히 10·26 재보선 과정에서 나꼼수를 통해 보여준 역할은 지대했다. 그런데 한편으론 그전까지 좀 떨어져서 정치논평가 평론가 역할을 했다면, 이번엔 정치판의 플레이어에 가깝지 않았나 하는 평가도 있다. 언론인으로서 김 총수의 얼굴이 정치인으로 바뀌고 있는 장면은 아닐까 관측하는 사람도 있다. 혹시 기회가 있다면 정치를 직접 해볼 생각은 없는가.

“전혀 없다.”

김도형 선임기자aip209@hani.co.kr

 
김어준 프로필

1968년 경남 진해 출생
1995년 홍익대 전기공학과 졸업, 포스코 취업한 뒤 수개월만에 사표
1998년 딴지일보 창간
2004년~2005년 기독교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저공비행’, ‘김어준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진행
2006년 에스비에스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조이’ 진행
2007년 한겨레 이에스시(ESC) 상담코너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집필
2009년~ 한겨레 인터넷방송 <하니TV> ‘김어준의 뉴욕타임스’ 진행
2010년 5월~2011년 5월 한겨레 이에스시 ‘김어준이 만난 여자’ 집필
2011년 4월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 문화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 진행(10월 폐지)



 ‘나는 꼼수다’ 출연진이 본 김어준. 20111004


ㆍ“김총수는 화나는 일을 희화화한다”

9월 22일 오후 서울 마포FM 옆 한 식당. ‘나는 꼼수다’ 20회 녹음을 마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43), 정봉주 민주당 17대 의원(51), 주진우 시사인 기자(38), 김용민 시사평론가(37)의 ‘이빨’은 점심식사 내내 멈추지 않는다.


“토크 콘서트 포스터는 내 얼굴이 최대한 크게 나오게 뽑아야지. 부산에서도 또 한 번 하고”(정 의원) “급하게 할 게 아니라 길게 보고 또 다음 일정을 잡아야죠”(김 총수) “‘조국 현상을 말하다’(김 평론가의 책)는 많이 팔았어?”(정 의원) “조국 현상은 옛날에 끝났고 안철수 현상을 다뤄야 되는데 안철수의 안자도 안 나오는 책이 3쇄에 들어가다니.”(주 기자) “인세 받은 기념으로 오늘은 제가 쏘겠습니다.”(김 평론가)

왁자지껄한 식사가 끝났다. 나꼼수 출연진에게 김 총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 기자는 1999년 <시사저널>에 입사하면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2007년 시사저널 파업사태 이후 <시사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4년에 조용기 목사의 비리 의혹을 고발한 기사를 쓴 뒤 순복음교회 교인들로부터 ‘사탄 기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총수는 어떻게 알게 됐나.
이런 저런 취재를 하다 알게 됐다. 그러다가 작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다큐멘터리를 같이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알게 됐다. 마이클 무어 스타일로 재밌게 만들어보려고 했다. 미국까지 가서 촬영을 했는데 나랑 김 총수가 서로 게으르기도 하고, 돈도 없어서 결국 개봉은 못했다.

그런데 나중에 김 총수가 자신이 하는 라디오에 출연해 달라고 해서 한 번 슬쩍 나가서 이야기 좀 하다 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MBC 연애상담 프로그램인가? 싶었는데 그게 ‘나꼼수’였다. 이제 고정출연이 됐는데 슬슬 여기서 도망가야 된다.(웃음)

김 총수나 다른 출연진의 모습에 가식은 없나.
방송 때도 그렇고 밥 먹을 때도 그렇고 우리 모습은 한결같다. 평소에는 서로 바빠서 만나지도 못하고, 사전에 모여서 방송 준비를 한 적도 없다. 토크 콘서트만 해도 어쩌다가 말이 나온 게 김 총수가 ‘방송에서 우리 토크 콘서트 한다’고 딱 말하고 나서 일정과 장소까지 잡혔다. 사실 나도 김 총수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다.

출연은 계속할 생각인가.
지금 딱 잘라서 말하긴 그렇다. 정 의원이나 누가 잡혀간다든지 하는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각하 입장에서 ‘나꼼수’가 거의 임계점에 온 상태다. 우리가 BBK를 비롯해서 MB에 관련된 쟁점 중 안 다룬 것이 거의 없다.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다운로드 횟수도 생각보다 높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꼼수’를 듣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면 우릴 잡으러 올 수도 있다.


정 전 의원은 한국외대 총학생회장과 재야운동 활동가를 지내는 등 ‘386세대’의 전형적인 삶을 살았다. ‘외대어학원’ CEO를 역임한 뒤 2004년 17대 국회의원(서울 노원구 공릉동·월계동)에 당선됐다. 2007년 대선에서 BBK 의혹 추적의 선봉에 나선 자칭타칭 ‘BBK 스나이퍼’다.

김 총수와의 만남은 어떻게 시작됐나.
2005년 CBS ‘김어준의 저공비행’에 우연히 출연하게 됐다. 각 정당 의원들을 불러다놓고 퀴즈를 맞히는 코너였다. 내가 문제를 맞히면 ‘나꼼수’에서 하듯 내 자랑을 심하게 했다. 김 총수도 맞장구치면서 본인도 웃고 나도 웃고 그랬다. 나중에 김 총수가 속으로 ‘정 의원은 다른 정치인과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더라. 그 이후 인연이 계속돼서 SBS ‘김어준의 뉴스엔조이’에도 나가고 3년 정도 같이 방송을 했다.

김 총수와 몇 년 동안 함께 할 만한 매력 포인트가 있었나.
김어준 스타일은 변화하는 시류에 딱 맞는 자유분방한 스타일이라고 본다. 방송만 해도 주류로부터 일탈한 이단 비주류다. 나도 좀 자유롭고 격식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그런 점에서 서로 맞았다.

김 총수를 민주당에 입당시키면 어떨까.
실제로 그런 제의가 있었다. 2008년에 한 최고위원이 나보고 김 총수에게 비례대표를 제안하면 어떻겠느냐고 정식으로 물어본 적이 있다. 내가 ‘그 사람은 정치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정치인이 자유로운 직업이긴 하지만 기본 틀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 일도 해야 한다. 나도 틀은 싫지만 김 총수는 틀이라면 진절머리를 내는 사람이다.

언제까지 방송을 할 건가. 내년에 총선도 나가야 되는데.
내가 잡혀간다든지 할 가능성이 있지만, MB가 그만둘 때까지는 가겠다. 총선에 당선되면 나꼼수 시즌2가 되는 것이다. 내가 빠지면 없어질 프로그램 아닌가.(웃음)

김 평론가는 ‘나꼼수’의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1998년 극동방송 PD로 입사해 2000년까지 다녔고, 2001~2002년에는 기독교TV PD를 지냈다. 2007년부터 2년간 한양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지낸 ‘전 교수’이기도 하다. 김 총수로부터 ‘시사돼지’란 별명을 하사받았다. 스스로는 ‘양아치 사익추구 집단을 가장 우습게 여기는 시사평론가’라고 칭한다.

김 총수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2006년 봄부터 김 총수가 진행하는 SBS ‘뉴스엔조이’에 게스트 출연을 했다. 한 번은 김 총수가 내 앞 순서가 재밌다는 이유로 10분으로 예정된 내 분량을 3분 이하로 잘랐다. 그래서 화도 내고 한 적도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만나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졌다고나 할까.

김 총수를 ‘스승’이라 부를 정도로 따르는데.
난 김 총수가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정색하고 화내는 대신에 희화화를 한다. 너무 열불이 날 때 욕이 나오는 나와는 인격에 차이가 있다. 김 총수가 SBS라디오를 진행할 때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갔을 텐데 작가들 밥을 매일 사줬다. 이렇게 따뜻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다.

‘나꼼수’를 제작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정봉주 의원 대법원 판결 선고 직전의 녹음이었다. 연기되긴 했지만 선고를 앞두고 분위기를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여서 이야기를 했다. 내 주특기를 살려 비장하고 슬프게 편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 총수는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곧 감옥에 가실 정봉주 전 의원”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우리가 여태 실컷 웃다가 갑자기 비장해지면 각하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만 커진다. 남 좋은 일을 왜 하나. 우리가 웃고 넘어가면 듣는 사람들도 별 일 아니네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우리가 좌절하면 청취자들도 좌절한다. 각하에게만 도움을 주는 셈이다.

<백철 기자 pudmaker@kyunghyang.com>



'나는 꼼수다' 출연진이 말하는 김어준 more

지난주 주간경향 944호에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나는 꼼수다' 출연진들이 나왔습니다.
 여러 독자분들께서 인터뷰가 너무 짧은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나꼼수 출연진들과의 인터뷰를 좀더 자세하게 보내드립니다!


 9월 22일 오후 서울 마포FM 옆 생선구이집. ‘나는 꼼수다’ 20회 녹음을 마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43), 정봉주 민주당 17대 의원(51), 주진우 시사인 기자(38), 김용민 시사평론가(37)의 ‘이빨’은 점심식사 내내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