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다고 착각하지 마라!"
위의 사진에서 여성이 든 피켓을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이건 내 몸이다. 내 몸은 내 마음대로 한다." 외신 보도를 통해 위의 사진을 접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만, 최근 해외에서 이른바 '슬럿워크(SlutWalk)'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슬럿(Slut)'의 사전적 의미는 '난잡하고 헤픈 여성'으로라는 뜻입니다만, 슬럿워크라는 말은 '난잡해보이는 야한 옷을 입고 당당하게 행진하기'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6월 7일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슬럿워크' 행사의 모습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위 사진 속 여성이 들고있는 피켓을 번역하면 "내가 입은 옷이 나의 동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입니다. 전후맥락을 따져서 의역해보면,
"내가 야하게 옷을 입었다고해서 당신(남성)한테 육체적 관계를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야하다고 착각하지 마라"는 말일
것입니다.
'슬럿워크' 행사를 놓고 일부에서는 새로운 여성운동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슬럿워크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해드리면 이렇습니다. 발단은 지난 1월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캐나다 요크대학에서 열린 한 특강에서
'마이클 생귀네티'라는 경찰관이 한 발언이 계기가 됐는데, 그 말은 이렇습니다. "여성들이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슬럿처럼 야하게 옷을 입지
말아야 한다." 보수적이고 남성적인 시각에서 나온 말이라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성범죄의 책임이 남성을 도발한 여성에게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설상가상으로 2월에 열렸던 한 성폭행범 재판에서, 판사가 피해자의 야한 옷차림을 문제삼아 성폭행을 한
남성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캐나다 여성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고 합니다. 토론토 여성 3천여 명이 지난 4월 3일 야한 옷차림을 한 채 시내
중심가를 행진한 것입니다.
토론토 여성들의 '슬럿워크' 행진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주장하는 운동으로 번졌고, 불과 두 달여 사이에 캐나다 주요 도시는 물론
미국의 주요 도시들로까지 확산돼 거리 행진이 잇따랐습니다.
슬럿워크 운동은 해외로도 건너가 호주와 네덜란드, 영국 여성들까지 동참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은 현지 시간 6월 11일로 예정된
영국 런던의 슬럿워크 포스터 사진입니다.
심지어는 인도 뉴델리에서도 오는 25일 '슬럿워크' 시위가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래 사진의 여성은 뉴델리에서 슬럿워크 시위를 기획한 '우망
사바르왈(Umang Sabarwal)'이라는 19살된 여대생입니다.
뉴델리는 인도에서도 성범죄로 악명높은 도시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전체 성폭행 건수의 4분의 1정도가 뉴델리에 발생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사바르왈은 "인도에서 여성들은 성적 대상으로만 취급당하고 있다"면서 25일 열릴 슬럿워크 시위가 인도의 열악한
여성 인권을 고발하고 알리기 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슬럿워크 행사에는 여성뿐 아니라,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남성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뉴미디어를 타고 '슬럿워크'
소식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참여 열기를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1월 19일 '미니스커트, 반복되는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취재파일을 올렸습니다만, 이번 '슬럿워크' 역시 그 연장선에서 바라봐야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 취재파일은 러시아의 한 고위 성직자가 "여성들의 야한 옷차림이 성폭력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미니스커트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미니스커트'와 '슬럿워크'를 둘러싼 논란 속에는 남성들의 잘못된 시각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자가 먼저 야한 옷을 입고 유혹했다. 따라서 여자도 잘못이다"라는 주장입니다. 주객이 전도됐다고 할까요?
여성이 자신의 성적매력을 내보이기 위해, 또 성적으로 매력있어 보이기 위해 야한 옷을 입는 것은 한 개인의 자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위에서 사진 속 피켓을 예로 들어 말씀드렸습니다만, 야한 옷을 입었다는 것과 남성과의 성적 관계를 동의한 것과는 전혀 별개라는 것입니다.
이를 착각하는 남성들이 문제인 것입니다.
슬럿워크 소식을 접한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요? 마초적 생각을 가진 남성들이 많은 한국에서 슬럿워크 시위가 열린다면 큰 화제가 될 것입니다만, 아직 그런 소식은 없습니다.
슬럿워크 시위가 실제로 열리느냐와 상관없이, 이와 관련된 외신들이 우리나라 남성들에게도 한번쯤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지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준형 기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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