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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심상정 이해 안된다


참 정이 많은 것도 문제다. 나는 심상정도 좋아하고, 단병호도 좋아한다. 그렇다고 대놓고 노회찬에게 뭐라고 하기에도, 막상 얼굴 보면 그런 말이 잘 안나온다. 단병호 의원실의 환경자문의원을 4년을 했다. 조승수가 처음 의원되어서 에너지연구회인가를 만들었을 때, 첫 발표를 내가 했었다. 꽤 오랫동안 단병호가 시민단체와 연결될 수 있도록 다리를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심상정 당내경선할 때에는 막판에 부탁을 해서, 주섬주섬 환경공약을 정리해줬었다. 따져보면, 서로 뭐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 처지이다.


직설법으로 말하자면, 이번에는 단병호는 머리가 나쁜 것이 문제였다. 늘 그는 심성은 2% 넘치고, 지혜가 2% 부족하다. 그게 단병호의 특징이라면 특징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태가 지금처럼 된 사태의 맨 밑에 있는 요인 중의 하나가 단병호다.


심상정은... 모범생 기질이 문제가 된 것 같다. 1등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 모범생 기질이, 정답과 오답이 온통 뒤섞여 있는 잘못 출제된 질문 앞에서는 오작동하게 될 때가 있다. 그게 이번 판 심상정의 기회주의로 나타난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조승수는, 천생이 순둥이다. 조승수는, 인생이 순둥이로 살아와 그게 무기라면 무기인 사람이다. 그런 조승수가 더 못참겠다고 했을 때... 사실 다른 계산을 하지 않는다면 참을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던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찬란했던 80년대는, 기억 저편으로 묻어버리고, “지금 여기”의 생각으로 세상을 돌아봐야 하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몸만 21세기로 넘어오고, 영혼은 아직도 80년대 최류가스 매캐한 대학가 어딘가를 서성이고 있는 듯하다.


신당은 그렇다면 21세기로 넘어올 수 있을까? 10% 미만의 확률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뭔가 좀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러나 전멸만은 면할 수 있는, 그런 풍찬노숙의 시대가 열릴 것 같다.


심상정이 오래 전에 제대로 생각했으면, 짧고 굵게 혼란의 시간을 겪고 정리될 수 있었던 일인데, 사람들이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 느낌만으로 얘기하면, 베트남 전장에서 네이팜탄이 떨어지고, 등유 냄새가 매캐하게 깔린 매콩강 유역의 을씨년스러움이라고나 할까.


안스러운 것은, 이 과정에서 쓸데없이 상처받은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정태인... 등등... 안쓰럽다.


아놔, 심상정, 정말 이해 안 간다. 이 상황이 올 거라는 걸 정말 몰랐던 걸까? 어떻게 그걸 모를 수가 있지?


심상정의 4주 천하, 이렇게 막을 내린다. 세상사라는 것이 만나고 헤어지고, 또 만나고 또 헤어지고 그런 것이다.


하여간 풍찬노숙의 시절, 길의 풍성함이라도 이 사람들이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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