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1주일간 섹스 파업 (sex strike)

서아프리카 최빈국 토고의 한 인권단체 소속 여성들이 사실상 ‘2대 세습’으로 정권을 승계한 포르 냐싱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1주일간 ‘섹스 파업’(sex strike)을 벌이기로 했다. 

변호사이자 ‘토고를 구하라’(Save Togo)는 단체의 여성분과위원장인 이자벨 아메간비는 토고 남성들이 냐싱베 대통령에 반대하는 행동을 하도록 촉구하고자 27일부터 1주일간 부인들이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토고를 구하라’ 등 시민단체와 야당은 냐싱베 대통령이 오는 10월 열릴 선거에서 재집권하기 유리하도록 선거법을 개정했다며 수도 로메에서 수천명이 참여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아메간비는 이날 집회에서 “만약 남성들이 우리의 요구를 거절한다면 섹스 파업보다 더 강력한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당인 토고인민연합 냐싱베 대통령(45)은 토고를 38년간 철권 통치해온 에야데마 냐싱베 전 대통령의 아들로, 지난 2005년 2월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군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헌법을 지키라는 야당의 시위와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 2개월 뒤 대선을 통해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당시 토고는 부정선거 논란으로 수백명이 사망하는 유혈 폭력사태가 발생, 심각한 정치위기를 겪었다. 시위대에 대한 발포로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주민 2만여명은 인근 나라로 피난을 떠난 상태다. 

한편 ‘토고를 구하라’의 섹스파업 제안은 토고 전역에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의견도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단체 소속 아블라 타메클로에는 “섹스 파업에 참여함으로써 수감돼 있는 우리 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남편이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지만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토고 언론인인 에쿠 블라메는 “전혀 진지하지 않은 제안”이라며 “아메간비는 미혼이라 그런 주장을 할 수 있겠지만, 남편이 있는 여성들도 동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