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의 '크레인, 풀 & 슈미트'라는 대형 로펌을 무대로 한 미국 ABC의 인기 미드. 개성 강한 캐릭터와 시의적절한 소재들, 정신나간 개그 등으로 애정을 받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도 까이고 있으므로 한국에서는 방영되기 어려운 드라마. 제작자는 <앨리의 사랑만들기>(원제: Ally McBeal)과 <보스턴 저스티스>(원제: the Practice)의 제작자인 데이비드 E 켈리.[1]
미국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이슈들을 자주 주제로 설정하고 재판과정을 그려나간다. (광우병, 총기문제, 사형제 논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전체적으로 코믹한 요소가 많고 성적 표현이 자주 나와 진지함은 떨어지지만, 재판에서의 최종변론은 각 이슈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게 해준다. 매편 마지막의 발코니 씬은 이 시리즈의 백미로, 주인공인 앨런 쇼어와 대니 크레인 간의 대화를 통해 그 편의 주제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진지한 장면이 나오다가도 대니가 지인에게 빌려온 트로피에 위스키를 담아 마시다가 베란다 아래로 떨어뜨린다든지 하는 깨알같은 개그가 종종 등장한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현실 정치를 그대로 반영하여, 부시전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할 당시 후보들을 가리켜 이들을 보면서 진화론을 믿지 않을 수 없다라고 칭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의 경우, 존 매케인은 치매걸린 할아범 힐러리 클린턴은 미친여자 혹은 섹시한 암사마귀 그리고 오바마는 섹시한 초콜릿(...)[2]
미드로 영어듣기 하는 사람들에게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드라마 중 하나. 특히 브래드가 입을 신나게 움직일 때나, 앨런 쇼어가 법정에서 다다다 거리는 대사들은 영자막을 둬도 눈이 헤롱댈 지경.
5시즌으로 구성되며 약 100편이 방영되었다. 현재는 종영 상태이고 앞으로 더 제작될 예정은 없는 듯. 간혹 ABC계열 지역방송국에서 심야에 재방송 하기도 한다.
여담으로 여주인공에게 정 주면 안되는 드라마로 꼽히기도 한다. 고정 멤버로 계속 출연할 것 같았던 여성 캐릭터들이 뜬금없이 퇴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물론 남성 캐릭터가 갑작스레 퇴장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남성출연진의 존재감보다는 여성출연진의 존재감이 더 강한 편이었기에 충격이 크다. 아래 서술된 등장인물들은 적어도 2시즌 이상 출연한 인물들이다.
2 등장 인물
데니 크레인 (윌리엄 섀트너)
'크레인, 풀 & 슈미트'라는 회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회사의 창업자중 한 사람이다. 나이 탓에 조금씩 상태가 안좋아지고 있지만, 앨런 쇼어에게는 선배 캐릭터.
입에 달고 사는 대사인 "난 데니 크레인이야(I'm Denny Crane)." 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만만함이 넘친다. 그 자신만만함이 도가 지나쳐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있어 그를 펌에서 내보내려는 시도도 넘쳐나지만 언제나 살아남는 무서운 중년(?).
여자를 매우 밝힌다. 첫화에서부터 거물 의뢰인의 아내와 외도를 해 의뢰인의 총에 죽을 뻔하고, 몇 화 뒤에는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젊은 변호사가 등장한다.[3] 그 뒤로도 꽃뱀타입 여자에게 반해 약혼한다든지, 반한 여자의 어머니가 옛 애인이어서 엄마와 딸이 데니를 두고 경쟁한다든지, 매춘부로 위장한 경찰에게 돈을 건넸다가 딱걸려 체포된다든지 여자 때문에 끊임없이 막장스러운 문제를 일으킨다. 여담으로 5명의 전처가 있었다.
정치, 사회적 성향은 공화당에 가까운 보수(수구와는 다르다 수구와는).[4]
공화당답게 총을 대단히 좋아하며, 자기 사무실에만 해도 몇 자루 이상의 총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가끔 법정에 숨겨가기도 한다. 그러다 난동부리는 원고를 쏴서 제압시킨 적도 있다(...)
작중 대우는 조금 미묘한데, 취급은 이제는 볼장 다 본 막장 변호사이지만, 재판 전적 6043승 무패라는 괴수. 하지만 사실 이 무패행진은 패배 시 자신과 같이 변호를 한 사람에게 패배를 미루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도 전성기에는 정말로 대단했던 모양으로, 과거의 영광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많이 비친다.
작중에서 자신이 참여한 재판에서 이길때마다 아직 무패(Still Undefeated)라고 자랑한다. 보통의 경우 재판에서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앨런 쇼어조차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건드려 박살내기도 할 정도. 평소에는 치매(광우병이라고 주장한다)에 걸려 스펙이 떨어졌다고 변명하고 다닌다.
앨런 쇼어와는 좋은 만담 콤비. 에피소드 끝마다 이 둘이 발코니에서 시가를 피우며 만담하는 장면이 꼭 나온다. 데니는 앨런과 함께 발코니에서 보내는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여겨서 앨런이 제리와 발코니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는 질투하기도 했다. 본인 왈 "질투가 연애 관계에서만 발생하는 감정이라는 건 틀린 생각이야".
이러면 게이 기믹으로 엮일 수도 있을 것 같으나 데니가 호모포빅 성향이 있는데다가 둘 다 오직 여자만 밝히는 완전한 이성애자라서 그냥 브로맨스. 다만 게이틱한 상황 개그가 몇 번 나오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시즌에서는.....
참고로 배우는 과거에 스타 트렉 오리지널 시리즈의 커크 함장인 윌리엄 샤트너다. 그래서 "난 왕년에 우주선 선장도 해봤지" 같은 대사도 친다(...)
앨런 쇼어 (제임스 스페이더)
보스턴 저스티스(the Practice) 마지막 시즌에 처음 등장하며 보스턴 리걸로 넘어온 인물.
하는 짓은 파격에 하는 말은 궤변과 농담으로 개념은 은행금고에 보관중이 아닌가 싶은 뻔뻔한 변호사. 농담에 섹드립과 냉소와 조롱이 종종 섞여 있다. 한편 재판에서는 그야말로 극강의 말빨을 자랑하는, 말솜씨에서는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봐도 될 인물. 덕분에 손쓸 방도가 없는 것 같은 사건은 대부분 앨런 쇼어에게로 넘어오고 다른 변호사들이 '님이 이런거 잘하시잖아요 도와주셈' 하며 도움을 요청해오기도 한다.
미드에서 문과계의 거성으로, 이과계의 거성인 닥터 하우스와 비견될 만 하다.
정치, 사회적 시선은 데니 크레인과 달리 민주당에 가까운 진보성향을 띄고 있다. 그러나, 밝힌다는 점에 있어서는 데니 크레인과 같다. 작중에 나오는 거의 모든 여자는 앨런 쇼어와 썸씽이 있다고 봐도 될 지경.
피고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무료로 사건을 맡아주기도 하고, 자기 가치관에 따라서 아니다 싶으면 손을 떼기도 한다. 데니 크레인의 말에 따르면 앨런 쇼어는 부드럽고 감성적인 타입(soft, sentimental)의 인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약자를 위해 손써주는 일이 잦고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인 제리 에스펜슨의 순수함에 끌려 그와 친구가 되었다가 데니의 질투를 사기도 했다.
데니 크레인과 죽이 잘 맞아 둘이 같이 4차원적인 일을 잘 하고 다닌다. 사이좋게 핑크색 홍학 코스프레를 한다든지...
시즌 1 초반에는 다소 고지식한 타입인 브래드 체이스를 잘 놀려먹었다. 브래드가 레즈비언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내기를 주저하자 이런다든지(...)
입에서 나오는 말이 뒤죽박죽이 되는(Word Salad라고 한다.) 정신병에 걸려서 횡설수설한 적도 있었다.
셜리 슈미트 (캔디스 버겐)
'크레인, 풀 & 슈미트'의 창립자 중 슈미트. 나이는 헛먹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만큼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변호사. 무서운 아줌마(?). 앨런 쇼어와 대니 크레인 둘 다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
대니와 결혼했다 이혼했다. 둘 모두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과거의 수많은 사건(주로 대니의 불륜이나 그런쪽 문제들...)들을 알고 있기에 결국 이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품위있고 지적인 여성이지만 무례하게 구는 상대 변호사에게 "원래는 합의하려 했는데, 당신 태도 정말 짜증나는군요. 법정에서 봅시다, Bitch" 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여러 모로 무서운 아줌마(...)
시즌1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줄을 놓은 펌의 창립자중 한사람인 에드윈 풀을 대신해 '크레인, 풀 & 슈미트'의 워싱턴 지사에서 픽업(?) 된 변호사. 친공화당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다.
자기 가치관에 비춰 아니다 싶으면 손을 떼려는 앨런 쇼어나 그런 경향이 있는 데니 크레인과 달리 고객 만족주의. 다만 이건 브래드에게는 상식에 어긋난 의뢰인들이 덜 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앨런과 여러모로 트러블이 많은 상황으로 한때 주먹다짐까지 벌어질 뻔 했다. 시즌1에서 자기가 더 잘생기고 몸매도 더 좋은데 왜 여자들이 앨런 쇼어에게만 꼬이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한다.
해병대 출신으로 그 사실을 매우 자랑스러워하여 무력을 써야 할 일(?)이 생기면 앞장선다. 하지만 드라마 특성상 웃음거리가 되어 끝날 때가 많다. 주변 사람들도 그의 이런 성향을 두고 놀릴 정도.
시즌2부터 등장한 드니즈 바우어와 섹스 파트너가 되었다가 결국 결혼하게 된다. 결혼식에 해병대 친구들을 군복 차림으로 불러내고 싶다고 주장해서 드니즈와 언쟁하기도 했다.
드니즈 바우어 (줄리 보웬)
시즌2부터 등장하는 변호사. 실력이 출중하여, 폴이 데니의 막장짓에 보다못해 로펌을 나갈 생각을 했을 때 가장 먼저 섭외해갈 생각을 했던 변호사다.
초반에는 남자관계가 어째 줄줄이 안습이었다. 처음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 그녀에게 얹혀살던 남편이 이혼하자면서 위자료를 청구한다든가, 말기 암환자인 의뢰인에게 반하면서 명백하게 시한부 인생인 남자와 결국 약혼까지 한다든가...
결국 그 남자는 죽는데 그 충격과 스트레스 때문인지 검열삭제에 목말라 하게 된다.(...) 때문에 브래드 체이스, 제프리 코호와 '편의를 공유하는 친구' 사이가 된다. 그러나 브래드 체이스가 이런 관계는 못해먹겠다고 항의하고 드니즈 본인도 임신을 함으로서 관계가 중단된다. 아이의 아버지는 브래드 체이스로 밝혀지고 결국 브래드와 연인 관계가 된다.
그 후 브래드와 결혼. 여담으로 결혼식 날 출산을 해서 결혼식장에 못 오고 웨딩드레스 입은 채 병원에서 아기를 낳는다.
제리 에스펜슨 (크리스찬 클레멘슨)
시즌2부터 등장하는 변호사. 방송사상 최초의 아스퍼거 증후군 캐릭터라고 한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어서 사람들과 눈을 잘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다니며 특이한 언동을 한다. 대표적으로 양 손을 허벅지에 찰싹 붙이고 종종종 걸어다니는 것. 이 때문에 로펌 내에서 별명이 '손 찰싹'('Hands')이다. 또 당황하면 입으로 거품 터지는 것 같은 소리를 낸다.
데니가 '은행과 재정 분야의 천재' 라고 말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아스퍼거 증후군 때문에 법정에 직접 나가는 일은 없지만 은행이나 재정 관련 케이스에서는 온 로펌의 변호사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러 올 정도. 아스퍼거 증후군 덕(?)인지 기억력이 서번트 증후군 수준으로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실력 덕에 이사 후보로 지명되었으나 사실 그건 그의 의욕을 고취시켜 업무성과를 더 내게 하려는 의도일 뿐이었고 차기 이사는 이미 브래드 체이스로 정해져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제리는 매우 분노해서 셜리 슈미트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난동을 피운다. 이런 극단적인 감정표출은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징 중 하나로, 이 사건을 계기로 제리 본인이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앨런 쇼어의 도움으로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라는 사실이 받아들여져 기소가 취하된다. 물론 그런 사건을 저지른 만큼 로펌에서는 쫓겨났지만...
그 뒤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려서 크레인, 풀 & 슈미트가 맡은 케이스의 상대 변호사로 몇 번 등장한다. 그 뒤 펌에 다시 들어오고 싶다고 요청, 셜리 슈미트의 아량으로 다시 크레인 풀 슈미트의 변호사가 된다.
이때 자기는 로펌에 다시 들어온다는 생각만 해도 즐거워서 노래가 나온다고 말하는데, 셜리가 "무슨 노래? 한번 불러보게" 그러자 알았다며 노래를 부르는데 그게 보스턴 리걸 오프닝 송(...) 보스턴 리걸 오프닝과 절묘하게 연결되는 장면이 백미. 유튜브영상
참고로 이 배우는 나중에 CSI : Miami에 검시관 역으로도 출연한다. 물론 아스퍼거 증후군과는 상관 없음.
추가바람, 수정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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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밀히 말해 보스턴 리걸은 The Practice의 스핀오프에 해당한다.
[2] 참고로 데이비드 E 켈리는 민주당원이고, 그래서 그런지 민주당에 상당히 편파적인 면도 많다. 물론, 민주당 내부의 문제를 대차게 까기도 하지만...
[3] 진짜 아들은 아니다. 다만 그걸 밝히지 않고, 자신의 아버지가 그 유명한 데니 크레인이라는 꿈을 갖게 해준 것.
[4] 이라지만 민주당원을 반 빨갱이 공산주의자(Pink Commie Democrat)이라고 폄훼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