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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이야기. 기방오불(妓房五不)

가/ㅣ 2011. 6. 10. 20:41 Posted by 로드365



기생은 천민입니다. 신분 구조가 철저한 조선 사회에서 기생은 남자들의 장난감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헌데 이런 기생집에서도 지켜줘야 할 다섯가지가 있었으니 그게 기방오불이라는 것입니다. 기방오불을 어긴 사람은 벗겨져 쫒겨나도 어디가서 하소연 할 수도 없었고 한들 비웃음만 당하지 내세울 만한 것이 못되었지요.

그 첫번째가 기생 맹세는 믿을게 아니다 입니다. 기생이란 본디 여러 남자들을 만나는데다 기생으로 명성이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만는 나는 사람은 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헌데 세상에 여자가 남자 꼬시는 비결 중에는 남자를 훅~ 가게 만들어서 마치 그 남자를 사랑하도록 만드는 방법도 있습지요. 명성 높은 기생의 경우 얼마나 퀄리티가 높고 기술이 뛰어나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순진한 양반님네들이 기생 한번 봤다가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도 생기지요, 보통 그런 손님은 바로 "봉" 입니다. 봉에게 뭔들 못하겠어요. 충주 기생 금란의 경우 그녀를 사랑한 양반이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는데 전목이라는 이자는 금란이 자기를 사랑하는 줄 알고 남에게 몸을 허락하지 말고 일편단심하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금란은 "월악산이 무너진들 내 마음은 변치 않소" 라고 말하지요.

그걸 철떡같이 믿고 한양에 올라갑니다만 올라가자 마자 들려오는 소식이 금란이 딴 남정네와 놀아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에 격분한 전목은 편지를 보내 배신한 것을 따집니다만 금란은 이 편지에 답장으로 "맹세한 것처럼 산이 무너진다면 월악이 지금까지 몇 번이나 무너졌을까요?" 라고 말하지요.

두번째는 기방에는 꽃을 들고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건 예로부터 흔한 일이었는데 - 비록 많은 여자들이 지금도 꽃을 선물받지만 사실 별로 원하지 않더라라는 정설(?)은 아시겠죠? 흐흐 - 기방에는 꽃을 들고가면 안될것이 기생 자체가 해어화(말을 하는 꽃)라 하여 꽃에 비유되는데 그 기생앞에 꽃을 들고가면 그 꽃과 기생을 비교하는 것에 불과하니 기생들이 싫어하는 것이지요.
 


사실 뭐 지금도 그렇지만 꽃은 어디까지나 선물을 싸는 포장(?)이고 선물이 가득하다면야 못 받을 이유야 없겠지만 꽃 만으로 뭘 어찌 해보려는 한량들은 결국 자신이 쪼랩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지요. 꽃은 말입니다 어디까지나 포장지에 불과합니다, 총각들은 기억해 두세요. 전 어찌 아냐고요? 장가는 못 갔어도 주변에 간 사람들이 많아서 쪼끔 들어 압니다.

세번째는 처첩 자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생이 남자 붙들고 아양떠는 것이 일이라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기 집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그렇게 되다보면 어리숙하게 자기집 여자 이야기를 하는 양반들이 있는데 신분 사회에서 제대로 된 정실로 들어갈 수 없는 기생 신분에 잘해야 노기가 될 때 남의 집 첩으로 들어가 골방살이 해야 하는 기생 앞에서 자기집 여자들 이야기 하면 그게 좋게 들릴리가 있나요.
 


또 이야기 하게 되지만 지금도 여자들 만나러 가서 딴 여자 이야기 하면 싸닥션 맞을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여자들은 자기를 사랑하는 남자를 원하는거지 다른 여자 사랑하는 애틋한 남자를 원하는게 아니니까요. - 애시당초 그런 남자가 기방에 출입하는 것 자체가 에러이기는 합니다만 -

네번째는 기방에서 문자 자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생집은 술마시고 여자와 노는 곳입니다, 수준 맞춰준다고 기생도 각종 교육을 받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한 사람에 비한다면 한참 아래인데 술 마시면서 시와 음악을 논할 정도의 수준으로 분위기를 띄우면 그만인데 거기서 학문 토론할 일 있겠나요? 미팅 자리에 나가서 뭔 이야기 할줄을 몰라 오덕질 이야기 하거나 전공과목 이야기 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일이 문자 자랑질이죠.
 


거기다 가끔 잘못 걸리면 황진이나 매창 같은 수준높은 기생에게 걸려 망신만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공부만 한 센님들은 공부 방면에서 잘 나갈지 모르겠지만 고급 기생쯤 되면 센스도 장난 아니거든요? 기생에게 망신당한 아전 이야기가 있는데, 나라에 경사가 있어 기생이 동원되었는데 한창 흥이나는 와중에 아전 하나가 농담삼아 기생 얼굴에 주근깨를 보고 "니 얼굴에 주근깨를 짜내면 기름이 한말은 나오겠구나" 라고 놀렸죠, 그러자 이 기생이 아전의 얼굴에 얽은 자국을 두고 "나리 면상에는 벌집이 많으니 그 꿀을 따면 꿀섬이 나오겠소" 라고 해버립니다. 그러자 좌중은 박장대소... 아전은 얼굴이 벌개지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다섯번째는 기생 앞에서 효녀, 열녀 자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거야 뭐... 더 말할 필요가 있나요? 이남자 저남자 상대하는 기생을 앞에두고 열녀, 효녀 자랑하면 어쩌라고요! 아무리 낮은 곳이라도 지켜줘야 할 법도는 있는 법이랍니다. 2011.6.5. 출처 



 
조선의 트렌드세터 기생에게 길을 묻다
 


“변비로 고생을 많이 했던 기생들은 아침 식사로 단팥죽을 먹었습니다. 팥은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시켜 배변을 돕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됐기 때문입니다. 포만감을 줘 과식을 막아주는 기능도 있고요.”
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LG생활건강 본사 대강당에 모인 이 회사 직원 400여 명은 신현규 중앙대 교양학부 교수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의 주제는 ‘조선시대 트렌드세터, 기녀를 말하다’. 

LG생활건강은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갖자는 취지로 올해부터 이색강의를 마련됐다. 첫 번째로, 3월 정재승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미래 예측에 대해 강의한 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 회사는 트렌드에 민감한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제품을 만들고 있는 만큼 직원들이 참신한 시각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신 교수는 조선시대 문헌을 연구하고 생존한 기생들을 인터뷰해 책을 낸 기생 연구 전문가. 그에 따르면 기생들은 당시의 트렌드를 주도했던, 이른바 ‘트렌드세터’(trendsetter·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였다. 기생들은 패션에서 앞서 가는 것은 물론이고 신(新)문물도 빠르게 받아들였다. 개화기 때 처음으로 단발머리를 한 여성도 기생인 강향란이었다. 맥주가 등장한 이후 기생들은 술상에서 손님 옷에 얼룩이 묻으면 김빠진 맥주로 얼룩을 제거하기도 했다.

신 교수는 “기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면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배를 즐기던 기생들은 파래를 먹어 니코틴을 중화했다. 이 점에 주목하면 애연가를 겨냥해 파래 성분으로 만든 음료를 개발할 수 있다. 명창(名唱)으로 대접받던 ‘소리 기생’은 목을 관리하기 위해 무를 꿀이나 물엿에 절여 먹었다. 신 교수는 “가수처럼 목을 많이 쓰는 사람을 위해 목을 보호하는 음료를 만들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하루에도 여러 번 공연을 해야 해 근육이 항상 뭉쳐 있었던 기생들은 온수 찜질로 근육을 풀어줬다. 기생들은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에도 천연재료를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삼나무 껍질을 활용해 생리대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삼나무 껍질에는 천연항균 물질로 생리통을 완화해 주는 피톤치드가 들어 있다. 기생들은 삼나무 껍질을 빻아 만든 가루를 순면천에 넣어서 생리대로 사용했다. 갖꽃 열매를 빻아 립스틱처럼 입술에 바르기도 했다. 신 교수는 “기생들이 자연 성분을 활용한 방법을 살펴보면 각종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1.6.13.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