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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당신의 모든 것

바/ㅏ 2005. 3. 7. 19:28 Posted by 로드365



배트맨, 당신의 모든 것을 까발려주마 !
차별화된 영웅, '배트맨'에 관한 고찰
 
노아의 방주에 선과 악이 동승한 이래, 우리가 사는 이 세상 역시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한다.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세상을 휘어잡는 힘을 가졌던 순간은 악이 더 많았다.그래서 인류는 그 악으로부터 세상을 구원할 '영웅'을 기다렸고, 어린 아이들은 그런 영웅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왔다.늘 그런 인간의 곁에 함께 하며, 때로는 인간의 삶을 투명하게 그리고, 때로는 허황된 꿈일지라도 그런 인류의 꿈을 대변해주는 것이 영화였다.그런 영화가 이러한 영웅들의 이야기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영화역사상 가장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영웅들은 3명이다.그들의 원조인 '슈퍼맨(Super-Man)'과 '스파이더맨(Spider-Man)', 그리고 '배트맨(Batman)'이다.

이 세 영웅들은 무엇보다 '만화'로 태어났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일 것이다.'슈퍼맨'은 경제공황이 절정에 달하던 1930년대 말, 어느 10대 만화가 2명에 의해 태어났고, '스파이더맨'은 1962년, '어메이징 판타지'라는 만화잡지에서 역시 2명의 만화가의 손으로 그려졌다.'배트맨' 역시 밥 케인이라는 만화가에 의해 1939년에 나타났다.

재미있는 것은 어느 정도 공통점이 많은 '슈퍼맨'과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배트맨'은 저 2명의 영웅과는 차이점이 확연히 두드러진다는 것이다.멸망 직전의 외계행성에서 사려깊은 아버지에 의해 지구로 불시착해 '인간'으로 자라난 '슈퍼맨' 클라크와 묘한 운명의 장난으로 유전자조작거미에 물려 '스파이더맨'이 된 피터는 하늘을 날거나 손목에서 질긴 거미줄이 튀어나와 고층건물을 자유자재로 넘어설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배트맨'으로 활약하는 브루스 웨인은 어떤 경위로 '배트맨'이 되었는지 아직까지 알려진 것이 없으며, 초능력은 선보인 적이 없지만, 그의 집사인 알프레드의 헌신적인 도움을 통해 만들어진 특수장비들이 주무기이다.

그리고 그런 특수장비들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브루스의 경제력이다.'변신' 직전에는 "어리버리"의 극치를 달려 짝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친구에게 빼앗기는 등,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클라크와 피터와는 달리 브루스는 재벌 회장이며, 수많은 여자들의 사랑을 얻는 등, 주변환경은 크게 틀리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틀린 것은 그들의 내면일 것이다.머피의 법칙을 연상시키는 클라크와 피터의 일상생활과는 달리 그들은 보다 밝고 명랑한 그 성격과 이미지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지만, 브루스는 어린 시절 강도에 의해 살해당한 부모에 대한 기억을 지우지 못해 내면적인 고통에 시달린다.그래서 그런지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대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운 편이며, '배트맨'의 활동시간 역시 '슈퍼맨'과 '스파이더맨'과는 달리 밤 시간이 더 많다


그렇듯 고뇌하는 영웅 '배트맨'은 저 2명의 영웅과는 색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섰고, <배트맨> 시리즈의 3,4편을 연출한 조엘 슈마허 감독에 의해 영화가 오락물로 변질하는 경향이 생기며 많은 돈을 제작비로 쏟아부운 4편 <배트맨과 로빈>이 오히려 가장 낮은 흥행수치를 기록하자, 제작사는 <메멘토>와 <인썸니아>로 주목받는 신예 스릴러 전문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연출을 맡겼으며, 주연배우 역시 조지 클루니에서 <아메리칸 싸이코>에서 훌륭한 연기를 선보인 크리스찬 베일로 바뀌어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배트맨'은 그 특유의 박쥐모양 마크로도 유명한데, 그 마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박쥐 날개 날틀과 '쾌걸 조로'의 마스크의 혼합체라고 전해진다.'박쥐'가 연상시키는 어두운 이미지 탓일까?드라큘라 백작의 저택을 연상시키는 브루스의 대저택과 같은 그의 주변환경은 흡혈귀영화의 고전인 <노스페라투>의 영향을 받았을만한 장면들이 많다.브루스의 저택에 아리따운 여인이 초대되어 브루스와 같이 식사를 나누는 장면을 생각해보자.드라큘라 백작의 저택에 초대되어 저녁을 즐기는 미녀의 모습이다.뿐만 아니라 <배트맨2-리턴즈>에서는 고담시 하수도에 폐수를 무단방출시키며, 펭귄맨을 허수아비 시장으로 만들어 고담시를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미던 갑부의 이름은 '맥스 슈렉'이었다.'맥스 슈렉'은 알려지다시피 <노스페라투>에서 흡혈귀 역할을 맡은 주연배우의 이름이다.

재미있는 것은 <배트맨> 시리즈에서는 선과 악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가 우리의 상식과는 정반대라는 것이다.보통 '악'을 상징하는 검은색은 배트맨과 그의 파트너인 로빈, 배트걸의 의상의 주된 색깔이며, 그들이 같이 지내고 있는 브루스의 저택 역시 불이라곤 피아식별 정도나 할 수 있을만큼만 켜진 어두운 조명이다.

하지만 배트맨이 상대했던 악당들인 조우커와 펭귄맨, 하비와 에드워드, 프라이스 박사와 포이비 아이즌 등의 의상과 특수장비들을 생각해보자.배트맨과는 달리 고담시 전체를 그 화려함으로 물들일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의 의상과 특수장비들은 '알록달록'하다.심지어 2편의 악당인 펭귄맨은 아기들의 장난감의 형상을 한 무시무시한 무기들로 고담시 시민들을 공격한다.<배트맨> 시리즈 특유의 그러한 시각적인 이미지는 선과 악이 모호해질 정도로 혼탁한 우리의 세상에 대한 풍자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우리가 알고 있던 '영웅'과는 전혀 다른 저 많은 요소들과 나름대로 야릇한 분위기 등, '배트맨'은 그런 방식으로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차별화를 시도했고, 그런 차별화가 '배트맨'을 저들과 똑같은 영웅 반열에 오르게 했을수도 있다.첫 영화화 과정에서 연출을 팀 버튼 감독이 맡았다는 것 역시 <배트맨> 시리즈의 롱런에 큰 공헌을 했다는 것도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컴퓨터 그래픽 등의 특수효과보다 고집스런 수공예작업을 통해 분위기를 연출해, 현실적일 수 없는 스토리에 현실감을 불어넣으며, 브루스 웨인의 어두운 강박관념에 대한 세세한 심리묘사 등, 어쩌면 다소 식상했을지도 모르는 영웅들의 이야기에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팀 버튼 감독이다.

3편과 4편을 연출한 조엘 슈마허 감독 역시 3편에서 첫 연출을 맡을 때는, 팀 버튼 감독의 전작보다 더욱 깊게 브루스의 내면을 파고들며, 보다 더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주목받았으나, 그 역시 속편 제작의 부담감에 '스케일에 대한 강박관념'에 빠진 것인지 화려한 그래픽 영상과 호화출연진으로 그것을 만회하려다가 혹평만 듣고 말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로 올 7월쯤 개봉할 <배트맨5-비긴스>는 4편의 실패를 교훈삼아 더욱 브루스의 심리묘사에 집중하려는 듯 '배트맨'의 과거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으며, 크리스찬 베일과 게리 올드만을 포함해 마이클 케인, 리암 니슨, 모건 프리먼 등 헐리우드의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신예 놀란 감독이 <배트맨5>를 통해 '신예'라는 딱지를 떼고, 드디어 거장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 차별화된 영웅 '배트맨'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내 시선을 벌써부터 끌어당기고 있다.

박형준 칼럼니스트    2005/03/07 [07:47]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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