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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포콩 Faucon Bernard

바/ㅓ 2007. 2. 10. 01:33 Posted by 로드365



"당신 사진들은 정말 훌륭하군요. 내 생각에는, 존재학적으로(만일 이 유식한 척하는 단어를 사용하도록 허락하신다면) 당신 작품들은 사진 그 자체네요. '매혹'이라는 존재 그 자체입니다. 고마워요."

- 롤랑 바르트가 베르나르 포콩에게 보낸 첫번째 편지 중에서



베르나르 포콩은 1951년 프랑스 압텡 프라방스(Apt-en Provence)에서 태어났다.

7-80년대 프랑스 대표적인 현대사진작가였으며, 전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친 80년대 대표적인 뉴 웨이브 사진의 기수였다. 인형을 이용하여 인간의 삶의 정황과 기억 그리고 일상의 의미를 담았던 그의 연출사진은 세계적으로 많은 호응과 찬사를 받았다. 80년대 현대사진 중에서 메이킹 포토, 스테이지 연출사진의 교과서로 말해지고 있다.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 ) 은 70년대 말부터 구성주의 Constructed Photo 사진가 계열의 대표적인 선구자이다. 1950년, 프랑스의 아브트에서 태어난 그는 처음에는 화가를 지망하였으며, 1969~73년 소르본느대학에 철학을 공부하였다. 1976년부터 파리등지 에서 프리랜서사진가로 생활하다. 우연히 여행 중, 50년대의 낡은 소년들의 마네킹을 발견하고 자신의 과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일련의 사진들을 마치 영화 감독이 연출하는 수법으로 사진을 만들었다.

마네킹을 이용한 사진집 여름방학(Les Gande Vacances)은 처음으로 발표한 것이 78년 인데 같은 해 뉴욕 현대 미술관 사진 디렉터인 존 샤코우스키가 기획한 기념비적인 사진전 [거울 과 창]이 있던 해이다.


이 전시는 60년 이후의 사진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으로서 20세기 전반에 확립 되었던 근대적 사진이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크게 변화 되는 양상을 사진가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거울 형’과 자신의 외부를 지향하는 ‘창형’이라는 두개의 개념을 바탕으로 분석한 것 이였다.


이러한 분석은 모더니즘 사진의 정점기에 기획된 것으로 사진의 독자적인 미학적인 특성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포되었던 것으로 참신한 지평을 여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편, 이 전시회 직후부터 불어 닥친 포스트 모던한 계열의 사진은 이처럼 이분 법 적으로 나눌 수 없는 사진의 본질론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모색하는 일련이 사진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포콩이 제작한 사진들은 현실에는 없는 가상의 현실을 만들어서 사진으로 찍은 것인데 이것은 이제 까지 사진이 담보하고 있었던 사진의 객관적인 사실성을 침범하고 전복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이였다.

포콩 이후에 많은 사진가들이 소위 ‘인형파’라고 까지 불릴 만큼 가상의 현실 공간을 구성해서 인형들을 설치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제작해서 보여주는 일련의 작품들이 솟아져 나왔다는 점에서, 그는 허구적인 가상의 사진을 제시하는 사진가들의 선구자 인 셈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를 거쳐 현재까지 포스트 모던 계열의 사진가 들은 사진을 철저하게 허구적인 이미지로 파악한다. 특히 이들은 현실을 있는 대상을 왜곡하는 수준이 아니라, 현실에는 없는 가상의 현실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촬영한다. 프랑스의 사진가 베르나르 포콩(Bernard Faucon)은 이러한 논의를 전개하는데 대표적인 사진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내 사진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현실과는 전혀 관계 없는 모조품일 뿐이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모조’는 장 보드리야르가 말하는 시뮬라시옹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시뮬라시옹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놓은 인공물을 지칭한다.

그의 대표작인 여름방학(Les Gande Vacances) 시리즈는 현실과 비현실이 교묘하게 엇갈려 있다. 이 작품집의 서문에는 다음과 같이 서문이 적혀 있어 그의 사진에 대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1953년 어느날 나는 어머니의 주치의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의사에게 나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약을 한 첩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960년, 어릴 적의 광경은 모두 대낮의 빛 속에 있습니다. 실내에는 등이 없고 집들의 지붕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늘 밑에 세트되어 있습니다.
1967년, 커다란 언덕 위의 작은 교회, 고대의 은둔소, 수녀원의 폐허, 세개의 커다란 바위, 버찌와 아몬드와 라벤다의 밭, 인디언 지구, 아만도씨의 오두막집, 그리고 목매 자살하는 나무 등의 놀이터를, 열일곱살의 나는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포콩자신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소년들의 마네킹으로 연출한 일련의 사진들 속에는 실제의 소년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마치 인형들의 세계에 실제 인간이 여행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이상한 세상이 펼쳐진다.

사진 속에는 다수가 인형들이고 그 틈 사이에 한 소년이 등장한다. 혹은 인형들만이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차라리 실제 인간인 소년은 이 곳에서 이방인에 가깝다. 진짜보다, 가짜가 더 실제 같고, 실제는 이곳에서 소외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릴 적에 가졌을 꿈과 환상 그리고, 과거의 회상 속에 남아 있는 잊어지지 않는 그리움에 대한 동경 등은 사진에 직접적으로 찍혀지기 어렵다. 이것들은 모두다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것으로 현실의 대치 물로 치환 하지 않으면 표현 불가능할 것이다.

사진으로 꿈과 환상 그리고 지나간 과거를 정확하게 재현한다는 일이 도대체 가능한 일인가? 하려고 한다면, 당연히 이미 현실 속에는 없는 이미지들을 제 구성해서 보여 주어야만 한다. 즉, 그것은 사진이 운명적으로 현실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전복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그 후 포콩은 1986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최된 '프랑스 미술전'에서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다.
이른바 사랑의 방(Les Chambres d´amour ,1984- 1989)이라는 제목의 연작들 이다. 여기에서는 인형들은 사라지고 텅빈 방에 소년들의 나신이 모습으로 찍혀진 일련의 시리즈를 발표했다. 이들 작품은 한국에서 92년도, 서울에서 [갤러리 눈] 처음 보여 주었으며, 2000년 10월 성곡 미술관에서 <프랑스 작가가 본 동방의 빛> 전시회 기간 동안 함께 전시회를 가졌다. 이 전시에서는 동양사상에 관심이 많은 그가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느꼈던 성스럽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금빛으로 표현한 「황금의 방」('Les Chambres d'or' 1987~1989)을 선보이며, 실제의 방을 꾸며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그는 세계 20개국의 15세부터 20세까지 전세계의 100명의 젊은이들에게 일회용 카메라를 나누어주고 마음대로 사진을 찍게 한 후 3,000여 장의 사진 중 잘된 것을 골라 '내 젊은날의 가장 아름다운 날'이라는 제목으로 그것을 나라별로 모아 전시한 것이다.

그는 사진으로 찍기 위해서 거대한 글자들을 풍경 속에 설치하거나, 인간의 피부위에 정성 것 사인을 하듯이 글자를 쓰고, 그것을 마치 기념비적으로 남기기 위해서 기념 촬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즉, 자신의 행위에 대한 기록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그의 초기작인 여름 방학이나, '내 젊은날의 가장 아름다운 날' 또한 설치미술 혹은 프로젝트, 행위 예술에 대한 기록으로서 사진을 이용하고 있다는 혐의가 보인다. 뭐, 결국 그것을 최종적으로 사진으로 제시하고 있으니 무엇으로 불리든 상관 없지만, 듀상의 발견된 오브제 미술과도 연관 되어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업을 개념주의 성향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풍경이건 인물이건 사진으로 찍고 보면 실망하기 마련입니다. 나는 대신 흔적을 통해 사건을 이야기하고 부재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활활 불타는 방, 어질러진 방, 환한 빛으로 가득한 방, 영상이 일렁이는 방….

“비어 있는 방, 비어 있는 침대를 보며 사람들은 ‘이전에 무슨 일이 있었지?’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 상상하게 됩니다.” ‘다 끝난 상황’의 여운을 전달했다는 작가의 말이다.

포콩은 1997년, 돌연 작품 중단을 선언했다. “이제는 사진작가가 더 이상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없는 시대”라고 말한 그는 “이제 사진작가의 역할은 손으로 찍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눈을 가지고 무수한 이미지에서 작품을 골라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요즘은 직접 사진을 찍어 신작을 발표하기보다는 청소년들에게 카메라를 주고 자유롭게 촬영하도록 한 뒤 이를 전시하는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다. ‘내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날’이란 제목의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전 세계 23개국에서 진행됐다



베르나르 포콩, 그와 나눈 특별한 경험


연출된 사진이 싫다고 전에 이야기 했던거 같다.

그러면서도 베르나르의 영화같이 연출된 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되새김하며 빠져드는건

어쩔수 없는 사진의 매력이라고 본다.


그래서 사진작가를 보면 무안한 감동과 존경이 가슴속에서 메아리 친다.

70년대의 구성주의 사진가인 베르나르 포콩의 사진을 보면  아마 지금의 나의 심정에 동감하지 않을까?

그의 사진들을 보면 사뭇 애사롭지 않는 분위기가 뭐랄까 철학적이기도 했는데 소르본느 대학에서 3년간

철학을 공부했다고,, 원래는 화가를 지방했다고 하니 그쪽 재능 또한 남달랐을 꺼라 짐작이 간다.



여행하는 중 낡은 소년 마네킹을 보고 과거추억을 회사하는 일련의 사진들을 찍어낼 생각을 했다고..

그덕분에 '인형파'라는 사진작가들의 작품들이 쏟아 나왔다고하니 그도 한 트랜드를 주도한 사진작가들의

선구자였다고 볼 수 있겠다.


"....1953년 어느날 나는 어머니의 주치의가 있는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의사에게 나의성장을 멈추게하는 약을 한첩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1960년 어릴적의 광경은 모두 대낮의 빛속에 있습니다.

 실내에는 등이 없고 집들의 지붕도 없었습니다.

모든것이 하늘 밑에 세트되어 있습니다.


1967년, 커다란 언덕위의 작은 교회,

고대의 은둔소,

수녀원의 폐허 ,

세개의 커다란 바위,

버찌와 아몬드와 라벤다의 밭,

인디언 지구,  아만도씨의 오두막집,


그리고 목매 자살하는 나무 등의

놀이터를 열일곱살의 나는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

여름방학(Les Gande Vacances) 中
 




흔적을 통해, 부재를 통해 이야기한다 <사랑의 방 : 베르나르 포콩 사진집>




베르나르 포콩 지음 I 심민화 옮김 I 마음산책 펴냄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1950∼)에게는 순간을 포착한다는 말보다는 창조한다는 말이 어울릴 듯하다. 그는 메이킹 포토 혹은 미장센 스타일, 그러니까 연출 사진 혹은 장면 만들기 스타일로 유명하다. 햇빛이 곱게 스며든 방에 개어진 옷가지들이 무지개색 층을 만들며 차곡차곡 쌓여 있다. 이 예쁜 방 모습 옆에 포콩은 이렇게 적어놓았다. ‘언제나 이 생각, 눈만 감으면 될 것 같은, 그리고는 꿈속에서 사랑했던 사람들,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 그리고 젊음만 되찾으면 될 것 같은 생각.’

포콩이 가장 사랑했던 시간이 유년과 청춘의 시기라는 점, 그러니까 이미 지나가버려 다시는 살 수 없는 부재의 시간이라는 점을 떠올리게 만든다. 앞서의 예쁜 방 외에도 활활 불타는 방, 어질러진 방, 빛이 가득한 방, 영상이 일렁이는 방 등, 다양하게 창조된 순간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그 공간을 통해 사람들은 그곳에서 일어났던 일과 앞으로 일어나게 될 일, 그러니까 다양한 시간을 상상하게 된다.

소르본에서 철학을 전공했기 때문일까? 포콩의 다음과 같은 글에서 그의 사진 작업이 사진 작업 이상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어떤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곧 깨닫게 된다. 하여, 잃어버린 것의 영광을 노래하기로 결정하자, 기적이 일어난다. 부재에 적응하려고 세심히 노력함으로써, 현존의 매우 확고한 인상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사진은 종교적 실천이다. 얻으려 생각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구하려 생각하는 것을 구하지 못하지만, 더 많이 얻고, 더 많이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