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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과학수사대 시리즈, 죽는 법, 죽이는 법

A-Z 2012. 8. 21. 18:31 Posted by 로드365





Current Update.2013.08.29


헐리우드의 악명 높은 제리 '쇼미더머니' 브룩하이머 제작의 유명한 미드로 법의학 수사 드라마.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 뉴욕. 이 세 개의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을 개성과 포스로 무장한 반장님과 이하 부하 대원들이 해결해나가는 내용이다. 오리지널은 라스베이거스, 마이애미와 뉴욕은 스핀오프 시리즈로 각기 독립되어 스토리 적으로도 연결은 없지만 가끔씩 크로스오버 에피소드가 들어가기도 한다.


미국 국내 TV드라마 시청률 수위권을 늘 맴돌고 있는 효자 상품으로 전 세계 안방 극장에 팔려나갔고 국내에서도 모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영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도 더빙판이 공중파를 통해 방영 중이다.(모 케이블TV 채널에선 지금도 시간만 남으면 틀어준다.) 또한 관련 상품으로 소설, 그래픽 노블, 비디오 게임 등이 만들어지고, 바다건너 모처에는 CSI 전람회도 있다고 한다. 여러 모로 CBS의 돈줄.


세 시리즈 모두 초기에는 각 에피소드끼리 거의 연결되지 않고, 뚜렷한 중심 스토리도 없는 옴니버스 구조였다.[1] 그러나 다년간 방영하게 되면서, 차츰 연쇄살인범 등을 등장시키는 등 같은 떡밥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이끌어 감으로써 에피소드 간의 연결성을 살리고 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시즌 피날레에서 이야기를 끝내지 않고 다음 시즌 프리미어에서 끝내버려서(그 동안 만 3개월 간의 공백이 있다) 시청자들을 그물질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다만 실제 저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드라마적 과장 때문에 상당히 싫어하는데 가까운 예로 국내의 과학수사대원들에겐 체포/수사권이 없으며 총기도 휴대 않는다. 그래서 경찰관도 아니며 우리 형법에 비추어보면 '검찰 수사관'에 가깝다. 미국도 과학수사반원들은 경찰관이 아니다. 


또한 드라마에는 각종 화려한 첨단 포렌식 장비들이 무더기로 나오는데 실은 장비회사의 PPL이기 때문이다. KCSI 요원에 따르면 등장하는 장비의 절반 정도는 미국에서조차 아직 도입이 안 된 장비라고. 즉 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찰청을 상대로 한 광고라는 것이다.#


게다가 살인사건 위주인 드라마와 달리 실제 미국 과학수사반이 맡는 케이스의 70%는 마약 사건에 몰려 있으며, 과학수사반은 지방 경찰의 예산배정순위에선 최하위 수준이라 장비와 인력이 부실하다. 그나마 도입된 일부 첨단 장비는 FBI 본부의 국립범죄과학센터 정도에나 가야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안습한 현실은 길 그리섬 役의 윌리엄 L. 피터슨이 2001년 미 상원 법사위에서 연설한 내용에서도 언급된다.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현실은 시궁창" 


이 때문에 미국 경찰관들은 이걸 본 배심원들이 법정에서 보이는 행동[2] 때문에 드라마 CSI라는 소리만 들으면 치를 떤다. 그래서 미국의 많은 지역 법정에서는 배심원을 심사할 때 CSI의 시청여부를 묻고 있다. 단, 소위 말하는 이 "CSI 효과"에 대한 심리/사회학적인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못해, CSI 시청이 과연 얼마나 배심원의 판결에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미지수.


한 예로 법의학자인 베르크 마케네는 자신의 저서 <연쇄 살인범의 고백>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시체에 매우 적절하지 못한 태도를 취한다'며 깠다.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혼잣말로 "어느 누구라도 18세라는 안타까운 나이에 생을 마감해서는 안 된다.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고는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행위를 '범인과 관련된 흔적(증거)을 파괴하는 행위'라며 깠고 "18세에 죽으면 안 된다"는 대사는 "그럼 도대체 어떤 나이에 죽으면 비극적이지 않냐?"면서 깠다. 또한 '실제로는 흔적조사만 하는 사람들이 현장에 돌아다닌다'고 깠고 CSI처럼 행동하면 면전에 대고는 못 웃어도 나가고 나면 바로 비웃을 거라고도 말했는데 이걸 보면 실제 종사자의 입장에서는 드라마의 설정과 내용이 현실과 상당히 괴리된 듯.


반면, 덜 떨어진 범죄자가 어설프게 본 CSI의 영향으로 범죄 현장의 증거를 인멸하겠다고 갖은 삽질을 다 하다가 오히려 흔적을 더 남기고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니 과연.


다만 한국에서는 과학수사의 필요성, 특히 '현장보존'의 중요성을 널리 알렸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풍설. 사실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미국의 지방 경찰 CSI보다는 능력이 좋다고 한다. 아무튼 CSI의 인기가 너무 좋은 탓인지, 2008년부터 한국 경찰 감식반원들은 CSI라고 크게 쓰여진 모자와 조끼를 입고 있다. 흠좀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