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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심농

자/ㅗ 2012. 8. 1. 23:19 Posted by 로드365


 프랑스에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가 있다. 적확한 문체와 날카로운 관찰안, 거기서 배어나는 느낌 있는 분위기가 특기였고, 매그레 시리즈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는 이백 권이 넘는 저작뿐만 아니라 의욕적인 우머나이저(색한)로도 유명하다.

 늘그막에 작가 스스로 한 고백에 따르면 "열세 살 때 시작해서 지금까지 약 일만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한다. 물론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부인은 "고작해야 천이백 명 정도 아니었을까요?"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엄청나다.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심농은 주위 여성과 닥치는 대로 관계했다고 한다. 횟수를 세고 있던 부인도 대단하다. 대체 이 부부 뭔가요.


 심농은 "나는 섹스를 악덕으로 보지 않는다. 내게는 그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뿐이었다"라고 했다.

심농씨 본인은 노벨문학상을 노렸던 모양인데 결국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런 건 별로 상관없는 일이다. 생각해보라. 삼 년 전 누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심농이 섹스마니아였다는 것은 전설이 되어 문핟사에 찬연히(는 아닌가) 빛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지만, 섹스에서 중요한 것은 수가 아니고 질이다. 질에 만족하면 상대가 한 명이어도 상관없고, 설명 일만 명의 이성과 잤다고 해도 마음에 쿵 오는 것이 없다면 모든 것은 시간과 정신의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섹스와는 상관없지만, 나는 LP판을 모으고 있다. 열세 살 때부터 사 모아서 지금은 그 양이 상당하다. 대부분 오래된 재즈인데 많이 사고 많이 처분해서 세고 있을 여가가 없다. 아마 일만 장은 넘지 않을까 짐작하지만 자신은 없다.

 아,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가 하면 수집(마음을 쏟는 대상)할 때의 문제는 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그걸 이해하고 사랑하는가, 그런 기억이 당신 안에 얼마나 선명히 머물러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진짜 의미일 것이다.

 날마다 중고 레코드가게에 가서 곰팡내 나는 레코드 재킷을 손가락으로 넘기면서, 심농 씨도 분명 힘들었을 거라고 그의 노고를 추억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인생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