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쇠뭉치 직접 미는 방식… 가볍고 반동 적어
미군의 ‘M1 개런드’는 당시 어느 소총과 비교해도 나무랄 데 없었다. 이 때문에 미군은 M1 소총에 안주해 있었다. 그런데 1947년 소련에서 ‘AK-47’이라는 ‘물건’을 내놓자 다급해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미 아말라이트사에서 유진 스토너가 설계한 ‘AR-10’이다. 총은 나무와 쇠를 깎아 만들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으로 제작해 무게를 3.4㎏까지 줄인 획기적인 소총이었다.
하지만 테스트 도중 총열이 찢어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AR-10은 미군의 정식 제식화기로는 채택되지 못했다. 대신 M14가 그 자리를 꿰차게 된다.
M16은 5가지 변형이 존재한다. 초기형 M16에 노리쇠 전진기를 추가하고 사거리를 늘린 M16A1, 자동사격 기능을 제거하고 3점사 기구를 채택한 M16A2, 운반손잡이 탈부착 기능과 자동사격 기구를 부착한 M16A3, 운반손잡이 탈부착 기능과 3점사 기구를 단 M16A4 등이 있다. 위에서부터 M16A1, M16A2, M4A1, M16A4.
총열이 터진 이유는 AR-10이 경량화에 치중한 나머지 총열의 내부는 강철로, 외부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총열의 강도가 떨어진 때문이었다. 아말라이트사가 AR-10 총열을 통째로 강철로 교체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뒤였다.
M14는 M1 개런드에 연발 기능을 추가한 소총이다. 이 소총은 베트남전쟁(1960∼1975년)에서 단점이 드러났다. 길이 1.12m에 무게 4.5㎏이 넘는 총을 들고 정글에서 전투를 벌이기는 어려웠고, 더군다나 308 윈체스터탄의 강한 반동이 병사들을 괴롭혔다.
마침 AR-10을 업그레이드한 AR-15가 개발됐다. AR-15 역시 유진 스토너의 작품으로, AR-10과 거의 동일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차이점은 223 레밍턴탄을 사용한다는 것. 1959년 AR-10/15 판권이 아말라이트사에서 콜트사로 넘어갔고, AR-15는 M16으로 이름을 바꿔 달고 미군 전체로 퍼져 나가게 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1964년 미 공군에서 처음으로 AR-15에 M16이란 명칭을 부여했고, 이후 베트남전쟁 중 미 육군에서 노리쇠 전진기를 추가하고 약간의 개량을 가한 XM16E1, M16A1을 채용하면서 M16 시대를 활짝 열었다”고 설명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M14는 베트남전이 끝날 무렵 저격총으로 변신했으며, 이후 M21로 개조돼 오늘날 장거리 사격에서 애용되고 있다.
베트남전을 계기로 미군의 주력 소총으로 자리잡은 M16은 가스작동식 중 가스직동식으로 동작하는 몇 안 되는 돌격소총 중 하나다. 가스직동식은 가스포트로 들어온 연소가스가 노리쇠뭉치를 직접 미는 방식이다.
종래의 가스피스톤 방식과 비교해 구동부가 가벼워 반동이 작다는 특징을 지닌다. 반면 연소가스가 노리쇠뭉치에 직접 닿기 때문에 노리쇠뭉치에 이물질이 많이 껴 작동불량을 초래하는 경우가 잦았다.
M16은 한국군에게는 1968년부터 정식 지급됐는데 1967년 2월15일 ‘짜빈동’(Tra Binh Dong) 전투가 결정적 요인이 됐다. 당시 M1을 사용하던 한국군 청룡부대(해병대 2여단) 11중대는 베트남전의 전략적 요충지 짜빈동에서 AK-47로 무장한 월맹군 연대급 병력을 맞아 치열한 전투 끝에 246명을 사살하며 격퇴해 신화를 남겼다. 베트남전을 거치며 M16 라이선스를 획득한 한국은 1974년 3월부터 1985년까지 대우정밀에서 M16A1을 생산했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2011.4.26.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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