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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권총, 한국군 제식권총

A-Z 2011. 6. 22. 14:42 Posted by 로드365


초탄 명중률 높은 ‘패스트 액션’ 세계 첫 적용

지난 3월3일 오후 3시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격렬비열도 남서쪽 64마일 해상.
태안해경 소속 1500t급 1507호에서 내려진 고속단정 2척이 불법조업 중이던 30t급 중국 어선 ‘요장어호’를 추적했다. 이윽고 박준성(30) 순경 등이 요장어호 선미에 올라 중국어로 투항을 권유하자 중국 선원들은 도끼와 해머로 대항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다 선원 한 명이 해머로 박 순경의 무릎을 내리쳤고, 동료 경찰은 휴대한 권총으로 요장어호 선장(32)의 대퇴부를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다.

그동안 한국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일삼던 중국 어선들은 우리 해양경찰을 우습게 봤다. 해경이 중국 선원을 단속할 때마다 공포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처음으로 실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자 곧바로 투항하는 등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당시 해경이 사용한 총이 국산 K5 권총이다.

K5는 1984년부터 1988년 5월까지 개발과정을 거쳐 1989년부터 실전에 투입됐다. 현재 한국군 제식권총으로 채택돼 장교(장성급 장교에겐 38구경 지급) 및 기갑병, 수송병 등 특수병과에 보조무기로 지급되고 있다. 

K5의 최대 특징은 세계 최초로 ‘패스트 액션’(Fast Action)을 적용한 권총이라는 점이다. 패스트 액션이란 벨기에 총기제작업체 FN사가 처음 개발한 것으로, 초탄 명중률이 높은 ‘싱글 액션’(Single Action)과 연발 사격 안정성을 지닌 ‘더블 액션’(Double Action)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이다.

싱글 액션은 공이치기를 후퇴시키는 ‘코킹’(Cocking) 과정을 거친 뒤 방아쇠를 당긴다. 방아쇠에 걸리는 힘이 적다 보니 격발 타이밍을 정확히 잡을 수 있어 초탄 명중률이 높아지지만 신속한 사격이 어렵다. 반면 더블 액션은 방아쇠만 당기면 코킹이 함께 일어나면서 총알이 발사된다. 신속하게 초탄을 쏠 수 있지만 방아쇠에 걸리는 힘이 커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패스트 액션은 더블 액션처럼 방아쇠를 당기는 것만으로 총알이 발사되지만 싱글 액션처럼 적은 힘이 들어가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초탄 명중률이 높다. 현재 주요 국가들의 군용 권총 가운데 패스트 액션을 채용한 것은 K5가 유일하다.

K5는 한국인 체형에 맞게 외국 권총에 비해 작게 제작돼 그립감이 좋은 편이다. 패스트 액션으로 반동 또한 작다.


K5 권총은 지난해 3월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시가전과 대테러전에서 사수가 몸을 숨긴 뒤 총구를 꺾어 목표물을 쏠 수 있는 굴절형 총기인 ‘코너샷’을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ADD가 개발에 성공한 코너샷은 총신 앞부분에 K5 권총을 장착, 좌우로 60도 가량이 꺾이도록 설계돼 있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201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