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장점이야 수천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굳이 몇 안되는 폐해를 얘기해 보자면 그 중 하나로 밴드웨건 이펙트(cf. 쏠림 현상)를 꼽을 수 있다.
무슨 말이냐면 좋다고 얘기하는 또는 실제로 정말 좋은 단 하나의 제품에 모두가 몰리는 현상인데 이는 군중심리(Herd Behavior)의 발현이기도 하다. 이 것이 위험한 것은 1등에만 주목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를 소비재에 빗대 보면 불필요하게 1등 제품만 찾는 부작용을 꼽을 수 있다.
요즘 제주 여행이 보편화되어 다들 렌트카를 빌려 자유롭게 일정을 짜고 여행에 나서지만 막상 다른 사람의 일정과 비교해 보면 90% 이상 동일한 경우가 많다. 이는 인터넷에서 좋다고 하는 곳만 짜집기한 결과다. 이보다 덜 유명해도 좋은 곳이 얼마든지 많은데 가장 유명한 곳, 가장 좋다는 곳만 찾는다. 그리고는 제주 여행 다 했다고 자부한다. 사실 제주의 매력을 반의반도 보지 못한 것인데. 프랑스에서 에펠탑만 봤다고, 로마에서 콜로세움만 봤다고 유럽여행이 모두 끝난게 아닌 것 처럼 말이다.
자전거도 마찬가지. 일반인이 타기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데 선수용 프레임을 찾고 최상급의 구동계를 찾는다. 다들 좋다고 하니 군중심리는 더욱 자극된다. 마치 뚜르 드 프랑스에라도 출전할 것처럼 수천만원을 들여 최상급 자전거를 갖추고도 주말에 경기도 인근이나 슬슬 도는게 전부다.
인터넷 밈(Internet Meme)의 가장 큰 행태는 그 파급력을 조절할 수 없다는데 있다. 좋다고 하면 경제성은 이미 논외의 대상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촉진시키고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를 과시하는 수단이 된다.
그 동안 내 로드 바이크도 자출용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는데, 심지어 이걸로 1100도로도 올라갔는데 어느새 카본 프레임, 상급 구동계에 눈이 돌아간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구동계를 찾아 중고 장터를 계속 뒤적이고 있다. 나 또한 군중심리에서 벗어나지 못해 밴드웨건 이펙트에 올라타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SNS의 폐해가 아닐 수 없다.
-출처 : http://www.likejazz.com/archives/2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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