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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현과 구애정의 공통점

아/ㅗ 2011. 5. 30. 23:16 Posted by 로드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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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나가수’ 둘러싼 논란, 원래 ‘비호감‘ 이라 던지는 돌 모두 맞기엔…

비호감, 인터넷시대의 이 단어는 특정인을 맥없이 죽이는 키워드가 되어 비수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글자 그대로 비호감은 주관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한다. 막연한 '비호감'이란 대중이 씌운 굴레에 갇힌 주인공이 있다. 바로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주인공 구애정(공효진)과 가수 옥주현이다.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은 걸그룹 ‘국보소녀’ 출신의 방송인 구애정의 이야기다. 구애정은 10년 전 국보소녀의 해체 원인으로 지목되어 방송활동과 행사 등으로 근근히 살아가는 생계형 연예인이 되었다.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지난 26일 방송분에서 '국보소녀'의 해체 원인은 구애정이 아닌 강세리(유인나)에게 있었음이 시청자들에겐 알려졌지만 드라마 속의 대중들은 여전히 구애정을 미워한다. 그녀에 대한 비호감은 몸피를 불려 그녀는 뭘해도 밉상이고 악플 세례를 받는다. 심지어 극중에서 ‘스폰서가 있다더라’ 등 입에 담지 못할 각종 루머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핑클 출신의 옥주현을 둘러싼 비호감 논란도 꽤 오래되었다. 성형과 일부 방송에서 보여준 ‘지나친 당당함’, 미니홈피의 일부 사진, 트위터 상의 글은 그녀를 두고두고 옥죄며 ‘비호감’ 이미지를 덧씌웠다. 그녀도 한 번 비호감이 된 후 좀체로 그 굴레를 벗기 쉽지 않다. 드레스를 입고 노래 부르는 사진, 운동을 하는 사진이 언론에 의해 기사가 되면 그 아래엔 ‘뭘해도 비호감’ 이라는 댓글이 달린다. 


옥주현 '나가수' 출연 논란…모든 화살 왜 그녀에게 향할까 

그녀의 비호감 논란은 이번 MBC ‘나는 가수다’의 출연을 둘러싸고 최정점을 맞았다. 네티즌은 제작진의 선구안을 나무라며 혹시 뒷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쏟아낸다. 옥주현의 종교와 ‘나는 가수다’ 신정수 PD의 종교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관련 기사를 쓰는 특정 언론사의 기사엔 연인이 ‘쉴드’ 쳐준다는 댓글이 달린다. 

자신을 ‘나가수’의 스태프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23일 진행된 ‘나가수’ 녹화 현장에서 가수들끼리 옥주현의 무대 연출 때문에 언쟁이 있었고 그 때문에 진행자인 이소라가 진행을 하지 못하고 윤도현이 대신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는 언론에 의해 논란으로 발전했다. 놀란 제작진은 뒤늦게 “사실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네티즌은 믿지 않았다. 게다가 실제로 이소라가 당일 건강상의 이유로 진행을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 비난의 화살은 모두 옥주현에게 쏠렸다. 

사실 옥주현의 ‘나가수’ 합류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숨은 실력자’로 불린 김연우가 탈락하고 ‘나가수’를 통해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임재범 마저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가 결정되고 난 뒤 그 자리에 들어오는 가수 누구라도 대중들이 곱게 봐줄리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옥주현과 같이 합류한다고 알려진 JK 김동욱의 경우도 ‘이명박 대통령의 응원가를 불렀다’ 라는 내용의 동아닷컴 기사로 인해 엄청난 화살을 맞았으나 곧 사실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잠잠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를 둘러싼 논란의 화살이 모두 옥주현에게 향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다수의 관계자들이 논란이 된 글은 사실과 다르다고 증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은 ‘두고보자’며 옥주현에게 칼을 갈고 있다. 아직 방송이 나가지 않았음에도 단지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 출연자에게 돌을 던지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제작진은 옥주현의 투입이 급조된 것이 아닌 김영희 PD 시절부터 추진되어 온 것이며 상황에 따라 온전히 평가받지 못한 가수들의 재평가를 돕겠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도 잘 맞는 것이라 항변한다. 그리고 옥주현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논란은 돌아오는 일요일의 방송을 보면 알게 될 일이다. 


그렇다면 왜 대중은 옥주현의 ‘나가수’ 출연에 그토록 예민한 것일까. 대중은 히트곡 하나 없는 옥주현이 나가수에 출연하기엔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든다. 하지만 ‘나가수’가 이미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 이후 재정비된 무대를 통해 인정받은 가수들에 대한 ‘순위 매기기’가 아닌 ‘재발견’ 무대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중의 잣대는 무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비호감 연예인이 만들어지는 과정 

‘최고의 사랑’의 구애정은 ‘국보소녀의 해체 원인’이라는 오해가 진실이 되어 대중에게 미움을 사게 되었다. 한번 찍히고 나자 이제 그녀는 무엇을 해도 비호감이다. 그녀의 비호감 이미지는 언론의 기사와 네티즌의 악플을 통해 더욱 공고해진다. 사람들은 기사와 그 아래 달린 댓글을 보고 재빨리 그 여론에 편승한다. 비호감, 호감 모두 미디어가 만들어낸 이미지다. 

옥주현은 일부 방송에서의 ‘안하무인’격 모습으로 예의 그 비호감의 이미지가 생겼고 그 뒤로 과거의 미니홈피 사진과 트위터 글 등으로 그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다. 방송에서의 모습이야 연출자의 연출에 가미된 것일테고 미니홈피나 트위터 상의 글은 사생활 문제인데 언론이 개입되고 나자 얘기는 달라졌다. 언론은 주요하게 옥주현 ‘비호감’이라는 키워드로 기사를 생산해낸다. 

옥주현 무개념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검색되는 관련 기사들. 27일 한 언론은 <옥주현 트위터 사진 논란 '할로윈데이에 유관순 열사를…" 네티즌 '경악'>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옥주현의 트위터에 유관순 열사의 ‘코스프레’를 한 모습의 할로윈 파티 사진이 올라왔다는 것이다. 

존경받아야 할 유관순 열사를 희화화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 사진이 이미 지난해 10월에 올라왔었던 것으로 무려 7개월이나 지난 시점의 것이라는 점이다. ‘비호감’ 논란과 함께 7개월 전의 사진이 기사화되고 그녀의 ‘비호감’ 이미지는 다시 한 번 굳건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 필요에 의해 다르게 적용되는 잣대 

하지만 비호감과 호감을 판단하는 대중의 기준은 역동적이다. 어제 비호감 이었던 연예인이 토크쇼에 나와서 진정성 어린 사연과 함 께 눈물을 보이면 바로 ‘대세’가 된다. 어떤 이는 성형 때문에 악플에 시달리지만 어떤 아이돌은 성형 때문에 스타가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다. 과거에 마약을 했거나 음주운전등 사회적 물의를 빚었더라도 방송을 잘 만나 이미지를 회복하면 대중은 그에 열광한다. 같은 물의를 빚었더라도 대중이 적용하는 잣대는 다르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누구는 음주운전을 하면 방송 정지를 당하고 다른 누구는 문제없이 방송에 나오는 등 대상에 따라 적용하는 잣대가 다르다. ‘장삿속’에 의해 물의가 되었던 연예인을 기준 없이 다시 띄우고 동정의 시선을 유도한다. 반대로 방송에 의해 연출된 이미지나 실수로 비호감이 되는 연예인은 좀처럼 그 꼬리표를 떼기 쉽지 않다. 미니홈피나 트위터 상에 당사자의 새로운 글이 올라올 때 마다 언론은 선입견을 가지고 자극적으로 기사화한다. ‘대중의 알권리’라는 허울 뒤에 숨어 대중의 선입견을 더욱 부추기는 것이다. 네티즌은 냉소적인 댓글로 그 여론에 몸을 던진다. 

이 악순환 속에서 당사자는 인격과 인권을 모두 조롱당한 채 발가벗겨진다. 과거의 글이나 사진이 다시 퍼날라지고 ‘얘는 원래 비호감’이라는 족쇄가 채워진다. 어떤 이는 운이 좋아 이미지를 되살릴 기회를 맞을수도 있겠지만 그럴 기회가 없는 이는 대중의 냉소어린 시선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옥주현, 무릎팍 도사에 나와야 하나 

누군가는 대중의 사랑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연예인이 그 정도 수모는 감수할 수 있는 것이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미지에 의해 나의 삶이 평가받고 재단되는 것은 연예인 아닌 어느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며 대중에게 누군가의 삶과 인격을 평가할 권리는 없다. 

구애정은 곧 대중들에게 국보소녀 해체의 원인이 실은 자신이 아닌 강세리에게 있었음이 밝혀져 비호감에서 벗어날 것이고 독고진(차승원)과의 사랑도 이룰 것이다. 하지만 옥주현을 둘러싼 이 비호감 논란은 답이 없다.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 눈물이라도 흘리면 그녀를 둘러싼 이 논란은 없어질까?

임수정 기자 imaudry@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