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기로에 서다. 2011.06.25
괴짜 천재들의 제국… 그들은 '보통 사람'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스티븐 레비가 2년간 파헤친 '구글의 속살'
SAT 만점, 사회성 낙제집단…
구글 최후의 꿈 '인공지능'…
스티븐 레비 수석기자는 뉴스위크에서 IT팀장을 맡고 있던 1998년, 미국 주류언론으론 처음으로 신생 기업 구글의 검색 엔진을 특집 기사로 실었다. 이 기사를 계기로 구글과 인연을 맺었고, 그 후 구글의 성장 과정을 취재했다. 구글이 특정 기자에게 '플라이 온 더 월(fly on the wall·현장 밀착 취재)'을 허용한 것은 전무후무하다. 레비 수석 기자는 2년 동안 구글 플렉스에서 독점 취재한 내용을 책으로 묶어 지난 4월 미국에서 출간했다. 제목은 'In The Plex: How Google Thinks, Works, and Shapes Our Lives(구글 안에서:구글은 어떻게 생각하고, 일하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나)'. 레비 수석기자가 지난달 뉴욕에서 들려준 구글 이야기를 정리해 게재한다. 괄호 안 내용은 Weekly BIZ가 붙인 보충 설명이다.
2007년 구글이 한 프리랜서 기자에게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의 문을 개방했다. '구글플렉스(Googleplex· Google+complex)'로 불리는 자신의 성지를 2년 동안 취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사내에서조차 '점(點)조직' 방식의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구글로선 파격적인 실험이었다. 선택받은 기자는 같은 해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IT팀장)를 그만둔 스티븐 레비(Levy·60). 현재 뉴욕의 IT 전문 월간지 '와이어드(WIRED)' 수석기자다. 그는 말했다.
"구글은 초조한 듯했다. 초일류기업의 수퍼엘리트주의가 구글을 '사악한 거대기업' 얼굴로 바꾸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듯했다. 그들은 기자라는 창(窓)을 통해 대중의 그런 오해가 풀리길 기대하고 있었다." 1998년 창업 이후 구글 창업자가 내세운 기업 슬로건은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였다.
세계 검색시장의 70%를 장악하는 최강의 천재집단 구글. 2007년은 이런 구글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된 해였다. 천재성과 빠른 속도로 온라인 세상의 모든 흐름을 주도해 가던 구글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패한 것도, "세상의 모든 책을 스캔하겠다"고 선언해 세계 저작권자들의 공분을 산 것도, 중국 정부의 검열에 굴복해 고객의 개인 정보를 제공한 것도 그 시기였다. 구글은 어느덧 '착한 다윗'에서 '악한 골리앗' 이미지로 변해가고 있었다.
레비 기자가 2년 동안 본 구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그는 자신에게만 문을 열어준 구글의 현실에 대해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10~20년 내에 지금 누리지 못하는 거대한 무언가를 그들이 세상 사람들에게 제시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것이 세상을 무섭게 만들지, 행복하게 만들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있는 와이어드 사무실에서 레비 기자를 만났다. 그가 Weekly BIZ 독자에게 전하는 구글플렉스의 내부 이야기.
◆왜 SNS 싸움에서 패했나?
2007년 취재를 위해 구글에 들어갔을 때, 데니스 크롤리는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뉴욕대 재학 중 위치 기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인 '닷지볼'을 만든 천재였다. 구글은 2005년 "구글의 SNS를 육성한다"며 닷지볼을 사들였다(매입액 3000만달러 추정). 개발자 크롤리도 이 때 구글에 합류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르게이 브린(구글 공동 창업자·기술 부문 사장)이 와서 개발 과정이 어떻게 돼 가느냐'고 물었어요. '죽 쑤고 있다'고 했죠. '그러니 제발 엔지니어 좀 지원해 달라'고. 브린은 그 자리에서 '그러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감감무소식이더라고요."
크롤리는 그 해 구글을 나갔다. 그 후 닷지볼의 성공적 후속작인 '포스퀘어'를 개발했다. 구글은 닷지볼 서비스를 2009년 중단했다. 그는 "구글 창업자가 조금만 관심을 보였어도 닷지볼 이용자가 100만명은 가뿐히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만든 후속작의 이용자는 현재 1000만명.)
페이스북이 가입자를 5000만명으로 늘리면서 구글의 명성에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2007년. 제품 개발 디렉터인 조 크라우스(현 구글벤처스 파트너)는 2008년 여름 자기 집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SNS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이야기하는 파티였다. 크라우스는 "어떤 면에서 SNS가 구글 검색을 능가하더라"며 이렇게 말했다.
"얼마 전 결혼기념일을 맞아 아내에게 줄 선물을 고민했어요. 구글 검색창에 '6번째 결혼기념일 선물 아이디어'라고 입력했지요. 초콜릿, 사탕, 다리미 같은 구닥다리 목록만 뜨더군요. 이번엔 구글톡(구글의 메신저·SNS의 일종)에 '결혼기념일 선물 아이디어 주실 분'이라고 물었어요. 그러자 유럽에 있는 동료로부터 케이크와 캔디로 기념품을 만드는 예술가 겸 제빵사 소개까지 들어왔어요."
구글은 페이스북과 같은 형태의 SNS인 '오르컷'을 운영하고 있었다. 오르컷을 살리기 위해 화면을 파란색으로 칠하고 이름을 바꿔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런데 누군가 "구글은 왜 '페이스북 킬러'를 만들지 못할까?"란 질문을 던졌다. '왜 적극적으로 페이스북을 공격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이었다. 크라우스는 그 자리에서 말했다. "남들 따라가는 것이야말로 구글이 정말로 잘 못하는 분야잖아."
구글 직원들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CEO)와 브린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흥미있는 분야엔 열광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철저히 무관심한 성격을.
구글이 시도한 SNS는 오르컷과 닷지볼만이 아니다. 구글버즈(트위터처럼 단문 메시지 중심)·구글웨이브(이메일과 채팅 기능을 합성)·구글톡 등 많은 SNS가 퇴출당하거나 사실상 실패 판정을 받았다. 다들 사용법이 너무 복잡하고, 다른 회사 서비스를 서투르게 따라 하려 했다는 혹평을 받았다.
구글 본사의 카페테리아에서 팀장급 직원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래리(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주기적으로 미래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와 우리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준다"고 말했다. 구글 직원들이 곧잘 이야기하는 농담이라고 했다. 세계 최고의 천재들이 모여 있지만, 구글 역시 창업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는 뜻이다. 실제로 판단을 내리고 현장을 지휘하는 것은 두 창업자였다.
문제는 창업자 두 사람이 일반인들의 생활과 밀착된 공간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수다와 신변잡기로 가득 찬 SNS가 대표적인 사례였다. 구글 창업자는 '알고리즘'만 믿었다. (알고리즘은 정교하게 설계한 수학 원리에 따라 컴퓨터에 가장 적합한 실행 명령을 내리는 절차.) 사람들이 왜 알고리즘에 입각한 구글의 과학적 검색보다 친구의 개인적 추천에 의지하는지, 구글의 두 천재 창업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SNS는 점점 세상을 점령했다.
◆창업자의 붕어빵 천재 조직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구글에서 소비자마케팅 디렉터로 일했던 더그 에드워즈는 이렇게 말했다. "엘리트만 뽑으면 집단사고(Group Think)를 하게 될 거라 경고했어요. 직원 모두가 같은 배경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다양하게 뽑으라고 충고했어요."
구글 입사는 하버드대 입학보다 어렵다고 한다. 입사 지원자들은 SAT(미국의 수학능력시험)와 학점이 만점에 가까워야 했다. 출신 대학도 대부분 스탠퍼드·버클리·MIT에 한정돼 있었다. 구글의 두 창업자는 초기부터 이런 조건을 따졌다. 초창기에 두 창업자는 세계적 천재들이 몰리던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나 카네기멜론대 컴퓨터학과의 취업게시판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들을 쫓아가 채용 인터뷰를 했다.
1999년 창업 초기에 이렇게 낚아올린 대어가 UC 샌타바버라 컴퓨터과학 교수였던 우르스 헬츨(현 구글의 수석 부사장)이다. 그는 구글에 입사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를 바꿔 구글의 검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수퍼엘리트주의야말로 구글이란 신생 기업을 단시간 내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성장한 뒤에도, '집단사고'의 위험성이 제기된 뒤에도 이런 채용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 화려한 경력을 지닌 실리콘밸리의 베테랑 엔지니어 R. J. 피트만조차 구글의 경력직 채용과정에서 SAT 성적과 학점 증명서를 요구받았다.
사실 두 창업자는 자체 연구를 통해 SAT와 학점이 입사 후 성과와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수치를 원했다. 성적이 지능과 성실성을 알려주는 가장 객관적 자료라 생각했다. 46~60일 동안 8번의 면접 과정을 통해 이뤄지는 채용의 최종 승인도 언제나 창업자 몫이었다.
창업자 페이지는 이렇게 말했다. "시시콜콜 간섭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지를 알아야 (조직이)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어요." 창업자 브린도 말했다. "나는 정말 뛰어난 학생이었어요. 우리는 우리와 같은 사람만 뽑아요. 최고의 지능과 기술 수준을 가진 야심가. 기술 기업의 운명은 세계적 수준의 엔지니어와 과학자의 손에 달린 겁니다."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가 입사 원서를 냈다면 구글은 그를 받아줬을까? '심리학 전공의 하버드대 중퇴' 학력은 구글 서류전형에서 결격 사유에 해당했다. (페이스북의 모태가 된) 여대생의 외모 평가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 행위 역시 품성을 중시하는 구글 면접의 결격 사유에 해당했다. (저커버그는 자신을 찬 여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학교 서버를 해킹해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
구글의 수퍼엘리트주의는 구글이 플렉스(구글 본사) 밖을 이해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책을 스캔해서 온라인에 올려놓겠다는 '구글북스' 사업이 한 사례였다. 대형 출판사 편집자인 데이비드 글레이저는 이렇게 말했다. "누가 돈을 버는 문제가 아니었어요. 구글이라는 한 기업이 세계 모든 지식을 수집한다는 목표 자체가 무서운 겁니다."
하지만 구글 내부에선 이런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2008년 팀장급 회의에서 구글북스 사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30대 초반 팀장이 입을 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편집자들이 우리를 욕하는 걸 보고 충격과 상처를 받았어요. 사람들이 18세기 고문서부터 최신 소설까지 검색해 볼 수 있다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어요."
◆인공지능이 세상을 바꾸는 날
구글플렉스를 취재한 2년 동안, 구글은 SNS 세계에서 실패했다. 하지만 구글의 성장은 계속됐다. 세계 검색의 70%는 구글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 브랜드 평가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는 올해 구글을 세계 최고 브랜드 기업(브랜드가치 443억달러)으로 선정했다.(구글의 작년 매출은 283억달러, 순이익은 85억달러에 달했다.)
두 창업자는 흥미 없는 분야엔 철저히 무관심했지만 흥미있는 분야엔 열광했다. 그것은 창업 당시부터 구글을 관통하는 키워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다. 두 창업자 페이지와 브린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모으고 그 정보를 알고리즘으로 가공해서 인류 지능을 확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 브린은 "사용자가 무언가 생각하는 순간 구글이 그 답을 내놓을 정도로 똑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이지는 "그것이 궁극의 검색 엔진"이라고 했다.
구글은 지난 수년 동안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개발에 열중해 왔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애플은 검색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는데, 구글은 왜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드느냐"고 항의했다. 하지만 구글이란 조직에서 스마트폰은 사람들을 구글이 구축한 인공지능에 끌어들이는 통로일 뿐이다. 작년 1600㎞를 운전자 없이 달린 구글의 무인자동차 역시 레이저와 센서를 통해 세상의 지형지물과 환경 정보를 촘촘하게 수집해 인공지능의 완성도를 높이는 도구에 해당한다.
모든 정보를 품속에 모으고 고도의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가공하는 구글은 10~20년 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무언가를 세상에 제시할 것이다. 누군가의 말대로 무서운 것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행복한 것일 수도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년 취재를 마친 날, 내게 이렇게 말했다.
"페이지와 브린(공동창업자)이 구글을 개발했을 때 그들은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했어. 그래서 그들은 기업을 키운 거야. 발명만 하다가 외롭게 죽고 싶지 않았거든. 규모가 커야 세상에 영향을 미치지. 물론,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것은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고."
김남인 기자 kn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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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실리콘밸리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루중 언제라도 요리사가 제공하는 요리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암벽 타기, 배구 코트뿐 아니라 2개의 수영장 등 운동시설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세차와 오일 교환은 물론이고 미용 서비스와 건강검진 서비스까지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업체 직원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바로 구글의 통근 버스 시스템이다. 검색 및 온라인 광고업계 거물 구글은 미 전역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인 실리콘밸리에서 대중교통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편안하게 출퇴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쟁이 치열한 IT 업계에서 최고의 엔지니어링 두뇌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구글의 셔틀은 2시간 정도의 여유 시간이 있어 간혹 시간에 늦는 직원들도 회사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구글이 운영하는 셔틀버스는 총 32대로 전 직원의 1/4에 해당하는 1,200여명이 이용한다. 안락한 가죽 의자와 무선 인터넷 접속 시스템이 구비돼 있으며 자전거도 실을 수 있다. 또 앞좌석에는 애완견도 태울 수 있으며, 버스가 만원이면 애완견을 무릎 위에 안고 탑승하는 것도 가능하다. 버스가 늦게 도착하면 셔틀 버스 이용자들의 컴퓨터와 휴대폰을 통해 메시지도 보내준다. 뿐만 아니라 구글 버스는 바이오디젤을 이용하므로 환경보호에도 일조할 수 있다. 셔틀버스 이용은 모두 무료다. 구글리(Googley, 구글의 독특한 기업 문화에 대해 구글 내부인들이 붙인 명칭)들이 이러한 것들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이는 통근버스 프로그램이 구글의 원대한 야심을 지원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세계의 정보를 조직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며, 설립자의 업무용 제트기로 보잉 767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이라는 기업의 모습이다. 구글의 셔틀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구글 보안 및 안전 이사 마티 레브(Marty Lev)는 “소규모 운송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글의 셔틀 프로그램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37인승으로 구글러들이 탑승하고 있다는 표식조차 없는 구글의 셔틀은 이제 실리콘밸리 고속도로의 명물이 됐다. 하루 132편이 운행되는 이 셔틀은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일대 6개 카운티를 운행한다. 10여개 이상의 도시에서 40여개의 승하차 지점을 경유하며, 일일 운행거리는 약 4,400마일에 달한다. 이 버스는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인 구글플렉스에서 북동쪽으로 54 마일 떨어져 있는 콩코드(Concord)에서 남쪽으로 38 마일 거리의 산타크루즈(Santa Cruz)까지 운행된다. 총 운행거리는 230마일에 달하는 고속도로와 전체 운행거리가 104마일인 실리콘밸리의 BART 통근열차 시스템보다 길다. 오전 출근시간대 운영시간은 5시 5분에 시작돼 오전 10시 40분에 끝나고, 구글의 요리사들도 종종 탑승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3시 40분부터 10시 5분까지 운행되며, 피크 타임시 배차 간격은 15분이다. 구글 본사에서는 소그룹으로 구성된 교통전문가팀이 각 지역의 교통 패턴을 분석하고, 신입 직원들의 거주지를 파악해 노선을 조정하기도 한다. 통근 버스 수요가 급증해 3개월에 10번이나 노선을 바꾼 적도 있다. 구글 외에도 카풀, 환승 허브 구간 셔틀, 대중교통 및 대체 통근수단 이용 지원 등 통근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회사는 많다. 그러나 교통전문가들은 가장 완벽한 통근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은 구글이 거의 유일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 전역의 교통시스템을 연구해온 511 RRP(Regional Rideshare Program) 프로젝트 매니저 태드 위드비(Tad Widby)는 “구글의 통근 시스템보다 더 큰 규모의 프로그램은 베이 에어리에서도, 전국의 대도시 권역에서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구글의 셔틀 프로그램은 복리후생의 일부라거나 환경보호에 일조한다는 일반적인 이점 뿐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인재유치 전쟁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매년 직원을 두 배로 늘리고 있는 구글이라는 거물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끊임없이 최고의 인재를 유입하느냐 하는 것이다. 많은 IT 종사자들은 구글의 주식이 2004년 IPO 당시 85달러에서 현재 4배 이상으로 상승했기 때문에 신입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이라는 매력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물론 구글의 셔틀 시스템이 주가를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만은 분명이다. 45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윌츠 카펜터(Wiltse Carpenter)는 “구글의 모든 복리후생 시스템 중에서 통근버스가 가장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전 구글에 입사했으며 이전에는 구글과 인접해 있는 두 거대기업인 실리콘그래픽스와 MS에서 근무했다. 구글 입사 전에는 1992년부터 지금도 이용하는 고속도로인 101번 고속도로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서 출퇴근을 해야 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내 삶의 질을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카펜터의 이러한 생각이 그리 놀랄 만한 것은 아니다. 구글러들조차 실리콘밸리의 높은 부동산 가격을 걱정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더 저렴한 집을 찾아 가족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샌프란시스코의 역동적인 문화와 사회생활에 매료돼 남쪽으로 35마일이나 떨어진 곳에서도 1시간 정도의 통근 시간을 기꺼이 감수하며 샌프란시스코로 출퇴근한다. 최근의 한 조사에 의하면 샌프란시스코 거주자들은 지난 10년 연속 교통 문제를 가장 큰 골칫거리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 내리는 겨울 오후 20여명의 구글 직원들이 4시40분에 샌프란시스코의 미션(Mission)과 노에 밸리(Noe Valley) 지역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올라타는 모습을 보면 이런 걱정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 같다. 구글의 셔틀버스는 101번 하이웨이로 진입한 후 서행하는 자동차로 꽉꽉 들어찬 3개의 차선을 가로질러 카풀 차선으로 들어서면 곧바로 속도를 올린다. 셔틀을 이용하는 구글 직원들은 대부분 에티켓 규칙도 잘 준수한다. 휴대폰 통화는 업무와 관련된 것이거나 낮은 소리로 하는 경우 가능하다. 그러나 사적인 전화를 큰 목소리로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 커플 외에는 다른 사람의 옆자리에 앉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아이팟이나 노트북을 꺼내 업무 혹은 웹 서핑을 하거나 비디오를 감상한다. 33세의 프로그램 매니저 다이애나 알버기니(Diana Alberghini)는 “버스 안에서는 매우 조용하고 대부분 이렇게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휴식시간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샌프란시스코의 사설 운송 업체인 바우어 리무진(Bauer's Limousine)을 통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운영비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이 구글의 인재유치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최근 구글에 입사한 23세의 웹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마이클 게이만(Michael Gaiman)은 구글에 입사하기 전 애플의 입사 요청을 거절했다. 그는 구글 셔틀에 대해 “셔틀도 구글 입사를 결정한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구글에서 독립 소프트웨어 계약자로 근무하는 38세의 콜린 클링맨(Colin Klingman)은 자신이 거주하는 샌프란시스코 자택 부근에 구글 셔틀 정거정이 생길 때까지 구글과의 계약을 미뤘다. 클링맨의 경우 계약 관계로 일하기 때문에 세금 규칙에 따라 셔틀 이용에 대해 약간의 비용을 지불한다. 구글과 유사한 시스템을 운영하는 실리콘밸리 업체들도 최근 들어 눈에 띠게 증가했다. 구글의 최대 경쟁업체인 야후는 지난 2005년 셔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구글 코카콜라 대 야후 펩시의 경우라고나 할까? 야후의 셔틀은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오클랜드 및 기타 이스트베이 도시를 운행하며 이용객은 350여명이다. 구글과 마찬가지로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며, 인터넷 액세스 장비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야후의 통근 담당자 다니엘 브릭커(Danielle Bricker)는 야후의 프로그램은 구글로부터「간접적으로」영향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베이도 최근 샌프란시스코 내 5개 정거장을 경유하는 파일럿 셔틀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다른 하이테크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 도입에 나서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Facebook)은 본사에서 먼 곳에 거주하는 직원들의 통근을 위해 셔틀버스를 제공하는 대신 이주비를 지원하고 있다. 팔로 알토 본사에서 1마일 정도 이내에 거주하는 직원들에게 매월 600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구글의 셔틀 프로그램이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24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아담 클레인(Adam Klein)은 구글에서 근무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하면서 셔틀 정거장에서 도보로 15분 이내에 위치한 곳에 아파트를 구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얻은 아파트에서 구글의 시빅센터(Civic Center) 정거장까지는 당초 생각보다 약간 더 먼 거리다. 클레인은 “경사 구간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클레인의 친구들도 다른 셔틀버스 정거장 근처로 이사하고 있다. 그는 “구글의 셔틀 정거장 근처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퍼시픽 헤이츠(Pacific Heights)의 구글 셔틀 정거장 중 한 부근에 거주하는 구글러는 지난 2005년만 해도 12명 정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6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인기 탓에 구글은 통근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이 조사한「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는 인텔이 1위에 올랐다. 인텔은 재택근무가 허락되고 직원들에게 통근 보조금과 셔틀 비용도 지원된다. 구글은 오라클과 함께 3위에 랭크됐으며 2위는 MS가 차지했다. 그러나 구글러들은 구글 셔틀에 이미 푹 빠져있으며 이보다 더 좋은 통근시스템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샌프란시스코 북부지역 부촌인 카우 할로우(Cow Hollow)에서 구글 셔틀에 탑승하는 44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벤트 하게마크(Bent Hagemark)는 “식대를 지불하도록 하거나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시키거나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셔틀 프로그램을 중단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 |
한국 포털 낚아채려는 구글 [조인스]
개방과 공유의 철학으로 웹2.0시대 선도… 국내 검색 엔진도 울타리 내리고 변화에 적응해야
구글 검색 왜 한국에선 맥 못추나 [조인스]
구글에서 쓸 만한 한글 자료가 잡히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자사 콘텐트가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네이버나 다음이 막아놓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들은 웹검색으로 외부 자료를 제공하면서 자사의 자료는 꼭꼭 가둬두는 모순 때문에 네이버와 다음은 불공정하다는 시비에 시달려 왔다. 전종홍 ETRI 선임연구원은 법적 문제는 없지만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자유로운 경쟁을 막는" 국내 포털들의 방식은 도덕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포털이 자사 콘텐트 사용 권리를 주장해도 되는지 역시 의문이다. 지식인이나 블로그의 실제 내용을 만들어내는 주체는 포털이 아니라 개별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포털의 이런 폐쇄성은 구글의 열린 구조와 대비를 이룬다. 구글은 초창기부터 고수해 온 단순한 검색창 화면으로 시작해 오직 검색기술로만 승부한다. 웹이라는 우주를 떠다니는 약 80억 개의 웹페이지를 검색해 인기 순으로 보여준다. 사용자들이 1초라도 빨리 필요한 정보를 찾아 다시 드넓은 우주로 떠나게 하는 게 구글의 목표다. 반면 네이버나 다음 같은 국내 포털은 종합선물 세트다. 검색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보기 좋게 편집해 첫 화면 가득 보여준다. 이용자들은 검색하러 왔다가 뉴스도 보고 이런저런 블로그에도 놀러가고 메일도 체크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포털 내에 머무른다. 전종홍 연구원은 "포털은 원래 관문이라는 뜻인데 국내의 경우는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구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도덕적 논란과 상관없이 맞춤형 검색에 높은 충성도를 보여줬고 이는 안정적인 수익모델로 이어졌다. 웹2.0 전문가 김태우씨는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국내 포털의 성격은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나라 상황에 최적화된 형태이므로 당분간 현재의 윤곽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웹은 넓고 웹페이지의 수는 무섭게 늘어난다. 사람들이 언제까지 네이버에만 물어볼까? 류지원 jee1ryu@joongang.co.kr |
맞춤형 서비스로 `한국 회사` 만들겠다 [조인스]
한국의 R&D센터에서 뭘 할 생각인가? 다른 전 세계의 구글 R&D센터와 동일하다. 글로벌 서비스와 각국 언어로 된 검색이나 문맥 광고 등 현지 서비스를 함께 개발한다. 한국의 토종 포털과 어떻게 경쟁할 생각인가? 세계 어디서든 우리가 생각하는 최상의 검색엔진을 제공하려 한다. 기존의 구글 서비스를 한국에 맞게 조정하거나 아예 새로운 서비스의 개발도 가능하다. 현재 구글의 가장 핵심적 서비스인 검색을 비롯해 Gmail도 한국어 서비스가 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구글 비디오도 곧 개설할 예정이다. 온라인 송금 서비스인 구글 체크아웃은 어떤가. 현재 체크아웃을 세계 여러 나라에 개설해 가는 만큼, IT 인프라가 발달한 한국에서도 곧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얼마 전 인수한 유투브를 한국 시장에 적용할 계획은? 한국은 알다시피 선구적인 시장이다. 80%의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며 휴대전화 사용률도 매우 높다. 때문에 서비스를 시험 적용해 보기에 적절한 곳이다. 휴대전화가 워낙 널리 사용돼 우선 모바일 서비스 쪽으로 접근하려 한다. 최근 우리는 삼성과 글로벌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제 삼성이나 SK텔레콤 휴대전화에서도 구글 검색이 된다. 또 다음과 제휴해 웹검색도 제공한다. 자체 서비스 개발과 더불어 제휴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구글 한국의 대표는 한국인으로 뽑는가? 원칙적으로 그렇다. 하지만 외국인도 배제하지 않는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국 회사'를 만들고 싶다. 한국 현지 문화와 사업규범을 구글 사업전략에 충분히 활용하기 원한다. 한국 시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인재를 뽑겠다. R&D센터 예산은 얼마인가? 처음 2년간 1000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언론이 만들어 낸 숫자다. 우리는 R&D센터의 예산을 정해놓지 않는다. 가능한 한 최고의 사람들로 최고의 센터를 만든다는 목적이기 때문에 예산은 많을수록 좋다. 한국센터에도 실력있는 요리사가 배치되나?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 하지만 한국사무소도 좋은 음식과 자유로운 근무 환경, 최고의 장비 등 구글 문화(Googly Culture)를 누리게 된다. 센터가 더 커지면 요리사를 둔다. 미국의 분석가들은 이번 한국 R&D센터 개장을 둘러싼 열기가 과장됐다고 본다. 내부에선 어떤가? 기대감이 높다. 한국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시장이다. 발달된 IT 인프라, 민감한 사용자, 조기 수용(early adoption), 개발 인재들, 높은 모바일.초고속인터넷 보급률, 광고 시장의 규모 등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발이나 영업 중 한 분야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은 (광고)시장도 개발 인재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양쪽 다 중점을 둘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키보드를 치는 대신 마우스로 클릭을 많이 한다. 이런 행동 양식을 관찰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R&D센터 진출이 이름뿐일지 모른다는 지적이 있다. 몇 달 안에 또는 몇 년 내에 발표될 우리 서비스를 보면 우리가 얼마나 한국을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알게 된다. 두고 봐라. 한국 시장에 맞게 최상의 검색엔진뿐 아니라 구글 맵, 구글 비디오 등 여러 서비스 개발에 힘쓰겠다. 뉴스위크 한국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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