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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족, 골드 미스

나/ㅏ 2007. 1. 12. 14:55 Posted by 로드365
네이밍의 귀재들.



몸값 치솟는 골드 미스





직장·경제력으로 독신 즐기는 30代 여성… 카드사·쇼핑몰서 귀하신 몸

싱글 전용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할인 혜택을 준다. 싱글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여하면 참가비를 깎아준다. 매달 1일, 11일, 21일 등 1이 들어가는 ‘싱글 데이’에 카드를 쓸 때마다 할인 혜택을 준다. 국내의 한 대형 카드사가 30대 직장인 독신 여성을 겨냥해 곧 선보일 서비스들이다.

결혼정보업체 ‘선우’도 직장과 경제력을 갖춘 30대 싱글 여성을 회원으로 확보하려고 50만원 상품권을 내걸었다.


이처럼 탄탄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신생활을 즐기며 자기 계발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 30대 ‘골드 미스(gold Miss)’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포스코 입사 동기인 30대 여성 과장 3명은 사내에서 소문난 노처녀 삼총사다. 이들은 근무시간엔 일벌레로 통하지만 퇴근 후와 주말엔 ‘화려한 싱글’로 변한다. 한모(39) 과장과 김모(38) 과장은 공연을 관람하거나 소문난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다. 연봉 6000만원이 넘는 한 과장은 꼬박꼬박 모은 돈으로 지난해 24평 아파트도 샀다. 주모(38) 과장은 퇴근 후 영어 회화를 배우고 주말엔 산 타는 맛에 푹 빠져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느냐”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지금의 삶에 100% 만족한다”고 말했다. G대기업 고모(여·32·연봉 5000만원대)씨는 새벽에 중국어를 배우고 살사 댄스를 즐기며 주말엔 봉사활동을 하느라 바쁘다. 얼마 전엔 집도 샀다. 고씨는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성취하는 삶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골드 미스의 공통점으로 ▲대졸 이상 학력 ▲중견·대기업 또는 전문직 종사자 ▲연봉 4000만~4500만원 이상·개인 자산 8000만원 이상이고, 여기에 해외여행·골프와 같은 고급 취미를 즐기는 취향을 꼽았다.

이화여대 사회학과 함인희 교수는 “과거엔 여성이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결혼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이 향상돼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 여성이 많아져 우리사회의 새로운 계층을 형성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희기자 oyounhee@chosun.com]
[박시영기자 joeys7@chosun.com]







[40대가 된 386들 ‘아줌마 혁명’]<1>나이의 경계를 바꾼다
[동아일보 2007-01-12 04:23]    
[동아일보]

《젊은이, 남자 중심인 사회에서 여자 그것도 아줌마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운 타이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21세기에 본격적인 아줌마 대열에 들어선 40대 아줌마 세대는 그 이전 세대 아줌마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들은 이 땅에서 처음 페미니즘 교육과 고등 교육의 혜택을 본격적으로 받은 386 언니들이며 수적으로도 두꺼운 층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부머’일 뿐 아니라 장수혁명의 수혜를 받을 첫 주인공 세대이기도 하다.

몸뻬 대신 트레이닝복을, 뜨개질 대신에 인터넷과 정보를 택한 그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21세기의 새로운 아줌마, 엄마 역할 모델을 어떻게 만들어 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아줌마: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거울: 확실한 것은 40대 이상 아줌마 중에서는 없다는 사실입니다요.”

인터넷에 떠도는 이 유머는 나이 드는 여자들에 대한 비하임에 틀림없지만, 이것도 옛날이야기다. ‘거스르지 못한다면 늦추라’고 했던가.

요즘 아줌마들은 확실히 다르다. 30대 같은 40대, 40대 같은 50대 아줌마들이 많아져 도무지 나이 짐작을 못 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미시’를 뛰어넘어 ‘Not old image’라는 뜻의 ‘나오미족’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

성형이라고 하면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라거나 나이 들어 성형은 주책이라는 생각도 바뀌고 있다. 경제력이 생기고 특히 자신의 욕망에 대해 솔직한 사람들이 늘면서 나이 경계를 허무는 40대 여성들은 외모 개조라는 요즘 트렌드에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파워 집단으로 부상했다. 한마디로 요즘 40대 주부들은 남편이나 자녀를 위해 무조건 희생해 온 어머니 세대를 넘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진 ‘엄마’ 1세대다.

이모(49·서울 강동구 천호동) 씨는 최근 만나는 사람마다 ‘왜 그렇게 얼굴이 안 좋아졌냐? 힘든 일 있느냐? 너도 이제 늙는구나’라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주름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편하게 늙자’라며 살아왔지만 결국 피부과 문을 두드렸다.

이 씨는 “뭐라 할까 싶어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수술을 받을 정도로 노심초사했는데 대만족”이라며 “얼굴 좋아졌다는 사람들 반응에 ‘내가 다시 여자로 돌아왔구나’ 하는 자부심이 들었던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젊음 예찬 사회에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곧 퇴출을 의미한다. 특히 여자들에게 있어 나이 든다는 것은 사회적 기회 박탈은 물론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심각한 충격이다. 하지만 요즘 중년 여성들은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해서도 각별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이 드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고 초조해하기보다는 나이 드는 것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왕년에 ‘한 미모’ 했던 주부 지모(44·경기 구리시 토평동) 씨. 그렇지 않아도 나이 들수록 거울 보기, 사진 찍기가 제일 싫은 일 중 하나인데 최근 단짝 친구 다섯 명 중 세 명이 성형수술을 하는 바람에 자신도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지 씨는 “나머지 친구 한 명도 최근 치아 교정을 시작했으니 친구 모두가 외모 개보수에 들어간 셈이다. 돈만 된다면 나도 처진 눈 수술부터 하고 싶다”며 “불과 2∼3년 전만해도 나이 들어 성형하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성형 후 자신감이 충만해 사는 친구들 모습을 보니 은근히 질투가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부는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어학연수 다녀오는 것처럼 나도 따라 하는 편승형 성형도 늘고 있다”며 “삼삼오오 병원에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내친김에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한다.

나이는 40대지만 그들의 마음은 아직도 젊고 열정으로 넘친다. 외모가 그 열정을 뒷받침하지 못하게 됐다면, 여건만 된다면 외모를 고치겠다는 게 요즘 경향이다.

한 40대 후반 주부는 “중년의 성형은 취업이나 결혼을 위한 ‘목적 성형’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예쁜 외모로 주변으로부터 환대받고 싶은 생각은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손문방 연세성형외과 원장은 “5년 전쯤에는 내원하는 40, 50대 여성 비율이 20% 정도였다면 요즘은 절반에 달한다”며 “요즘 엄마들 중에는 ‘젊음’ 자체가 인생의 목표가 된 것 같은 사람이 많다. 게다가 요즘은 자연스럽게 개선 효과를 주는 방법이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만족도도 크다”고 전했다.

요즘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아가씨, 아줌마, 그 다음에는 할머니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보톡스 아줌마’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 정도다.

아줌마 성형은 자기만족 차원을 넘어 활발해진 사회활동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 사업을 하는 민모(45·서울 서초구 반포동) 씨는 “앞으로 10여 년은 더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근 성형을 결심했다”며 “나에게 성형은 일을 위한 또 하나의 능력 개발”이라고 말했다.

젊어지고 싶어 하는 요즘 엄마들은 성형뿐 아니라 ‘운동’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30대 부럽지 않은 탄력 있는 몸매를 자랑하는 안선희(48·경기 성남시 정자동) 씨는 주중에는 조깅과 요가, 주말에는 등산으로 건강을 다지는 운동 마니아다. 안 씨는 “운동은 집안에만 묶여 있는 내 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며 “남편과 아이 건강만 챙기느라 자신의 몸은 녹슬어 가는 줄 모르던 엄마들의 시대는 이젠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요가 강사 박혜정(45) 씨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넉넉해지고 욕망에 충실해지다 보니 요즘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고 이를 실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완정 사외기자 tyra21@naver.com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