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포스트의 데이비드 우즈
2012.4.17
소셜뉴스미디어 '허핑턴포스트(Huffington Post)'가 영리성 온라인 매체로는 사상 처음으로 보도부문 퓰리처상을 거머쥐었다.
퓰리처상을 주관하는 컬럼비아 대학은 16일 올해 국내 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허핑턴포스트의 데이비드 우즈가 쓴 '전장을 넘어서(Beyond the Battlefield)'를 선정했다. '전장을 넘어서'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상이 군인들의 삶을 다룬 10부작 시리즈물이다. 데이비드 우즈는 수십년간 기자생활을 해온 베테랑 군사전문기자다.
퓰리처상은 11개 부문에 걸쳐 수여됐는데, 온라인 매체로는 허핑턴포스트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포함됐다. 폴리티코가 받은 것은 '시사만평' 부문이어서 보도물은 아니다.
허핑턴포스트의 수상은 '온라인 뉴스 매체'의 위상이 점점 커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퓰리처상은 2008년부터 온라인뉴스매체를 포함해 수상하고 있다. 2010년에 온라인 비영리 매체인 프로퍼블리카가 퓰리처상을 수상했었다.
이밖에 미국 뉴욕 경찰의 이슬람 신자 사찰을 보도한 AP 통신의 메튜 아푸조 기자 등이 올해 탐사보도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학교 내 폭력 실상을 파헤친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기사는 공공 보도 부문 수상작으로 뽑혔다. 최대 퓰리처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뉴욕타임스는 올해도 해설과 국제 뉴스 부문 등 2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허핑턴 포스트가 13일 공개한 온라인 스트리밍 라이브 방송 '허프라이프'] 2012.8.14
미국 최대 온라인 뉴스 사이트 허핑턴 포스트(@HuffingtonPost)가 13일(미 현지시각)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허프포스트라이브'(@HuffPostlive 이하 허프라이브)를 출범했습니다.
지난 2월 13일 위키트리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인 '소셜방송'을 처음 시작한지 6개월만입니다.
'허프라이브'의 시청자들은 '허프라이브'사이트를 통해 방송을 시청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댓글을 남기거나 구글행아웃을 이용해 방송에 직접 참여할 수 있습니다.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각종 기능을 갖춘 '허프라이프'의 독자 참여창. 라이브 영상 바로 옆에 배치되어있습니다.]
허핑턴포스트는 '허프라이브'를 준비하며 100여 명이 넘는 직원을 새로 고용하고, 뉴욕에 대형 스튜디오를 차리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습니다.
'허프라이브'는 주중 정치, 생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시청자들에게 매일 12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제공합니다.
허핑턴포스트의 회장이자 편집인인 아리아나 허핑턴(@ariannahuff)은 방송이 시작된 13일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을 다른 종류의 대화에 초대합니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말이죠" 라는 트윗으로 방송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현재 광고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일상화 된 미국 언론 시장에서 허핑턴포스트의 이런 과감한 투자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뉴욕타임스는 "'허프 라이프'의 출범은 언론사 사이에서 온라인 광고주가 원하는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압박과 노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하지만 하버드 니먼저널리즘연구소(@Niemanlab)은 '허프라이프'의 콘텐츠엔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고 평했습니다.
스튜디오 안에서 사회자와 각 진영의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 정치 이야기를 하는 포맷이 별로 색다르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다만 '허프포스트'의 방송이 모두 생중계라는 점과 온라인을 통해 독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플랫폼은 '허프포스트'를 다른 매체와 구별짓게 하는 요소라고 짚었습니다.
또한 온라인 방송은 다른 형태의 온라인 매체에 비해 광고 효과가 더 높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허프포스트'와 비슷한 형태의 온라인 스트리밍 방송은 올해 2월 위키트리의 '소셜 방송'과 월스리트저널의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를 들 수 있습니다.
두 매체 모두 올해 2월에 온라인 생방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미국 뉴스 사이트 1위, 허핑턴 포스트의 성공 비결 2011.8.6
미국 뉴스 사이트 1위는 워싱턴포스트, CNN, 월스트리트저널, LATimes, 뉴욕 타임즈도 아니다. 바로 블로그 뉴스 미디어인 '허핑턴 포스트'다. 허핑턴 포스트는 지난 5월 한달 동안의 순방문자(unique visitors) 수가 3천560만 명을 기록했다. 3천360만 명인 뉴욕타임즈(NYTimes.com)를 누르고 미국 주요 뉴스 사이트 중 가장 많은 순방문자 수를 기록한 것이다.
전통 뉴스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컨텐츠와 시대의 변화를 재빠르게 따라잡은 '사용자 참여형 소셜 뉴스'전략으로 독자 층을 끌어모은 것이다. 처음 허핑턴 포스트는 창업자인 정치 칼럼니스트 아리아나 허핑턴의 인맥을 바탕으로 쟁쟁한 정치인들을 블로거로 끌어들여 필진을 구성했다. 월터 크롱카이트 등 당대의 쟁쟁한 논객들에게는 한푼의 원고료도 지급되지 않았으며, 오직 명성만이 보장됐다. 차별화된 컨텐츠를 무기로 삼는 것은 국내에서 마치 초기의 딴지일보같다. (어떤 이는 미국 언론의 막장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허핑턴 포스트가 오픈 플랫폼이 아니라 폐쇄적인 전문가 블로거 필진 250명을 확보해 명성을 얻은것은 마치 트위터의 개방성보다 페이스북의 폐쇄성이 더 힘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는 듯해 다소 아이러니하다.
허핑턴 포스트의 5가지 성공 비결
1. 분야별 전문가를 블로거로 끌어들여 컨텐츠 수준을 높였다.
2. 유명인사 중심의 핵심 필진으로 단기간에 지명도를 올렸다.
3. 필진에게 원고료를 한푼도 지급하지 않는다.
4. 열성독자를 관리자로 지정해 댓글 관리를 맡겼다.
5.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했다.
트위터가 아직 수익모델을 명확히 갖지 못하고 허덕이는데 비해, 허핑턴 포스트는 창업 6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광고와 이벤트 스폰서십으로 컨텐츠의 유료화 없이도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말에는 AOL에 합병되면서 앞으로 더욱 돈 걱정할 필요도 없게됐다.
광고와 기사를 철저히 분리한 허핑턴 포스트
최근 허핑턴포스트가 광고 이외에 새로운 수익 전략을 공개했는데 이른바 '소셜 마케팅' 방식이다. 스폰서라고 적힌 로고를 블로그 포스트에 붙여 노출하는 형태로 기사 중간에 나타나는데 텍스트 형태로 요란하지 않아 국내 광고와 달리 기사 읽기에 크게 걸리적거리지 않는다.
허핑턴 포스트가 기존 뉴스 미디어에 비해 새로운 기술에 발빠르게 적용한 것이 또 하나의 성공 요인이다. 현재 허핑턴 포스트의 CEO인 에릭 히포(Eric Hippeau)는 PC Magazine 발행하는 Ziff Davis 회장 출신으로 기술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민감했고, 소셜미디어 시대에 맞아 트위터, 페이스북, Feed, 앱 등 새로운 고객 접점이라면 누구보다도 빨리 적용한 것이다.
허핑턴 포스트는 사람들이 기사를 읽으면서 기사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 착안해 소셜미디어와 적극 연계했다. 메인에 바로 페이스북 계정으로 로그인하도록 유도하고, 허핑턴 포스트 사이트에서 페이스북상의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뉴스에 대한 관여도와 트래픽을 높일 수 있게 했다. 또, 허핑턴 포스트 사이트에 개인화된 소셜 네트워킹 같은 뉴스 페이지를 개설해주고, 페이스북 외에도 트위터, 구글, 야후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의 연결을 통해 더 많은 독자들이 자사의 뉴스를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소셜 뉴스 서비스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기사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수퍼유저(Superuser)' 배지, 팬이나 팔로워가 많은 사람에게 주는 '네트워커(Networker)' 배지, 부적절한 코멘트를 신고하는 사람에게 주는 '조정자(Moderator)' 배지 등을 제공해 사용자 참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우수 사용자에게는 직접 댓글 관리를 맡기는 파격적인 제도도 도입했다.
기성 뉴스미디어에 뒤지지 않는 전문성 있는 높은 수준의 정보와 이를 소비자가 잘 소비할 수 있도록 온라인 노출을 최적화하고 이를 소셜 공학적으로 설계하면서 지속적으로 플랫폼을 혁신하고 투자했으며, 이를 사용자들과 두루 의견을 나누게 한 것이 허핑턴 포스트 성공의 핵심 요인이다. 앞으로 내다보는 멋진 기획력과 과감한 투자, 이것이 그들의 힘이다. 출처
허핑턴포스트에서 다시 발견하는 블로그의 가치. 2011.6.10
미국 뉴스 사이트 방문자수 1위. 허핑턴포스트는 독특한 온라인 신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펴낸 해외 미디어 동향 보고서에서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허핑턴포스트의 성공 요인을 블로그의 뉴스화에서 찾고 있다. 상당수 뉴스 사이트들이 일찌감치 블로그를 개설했으면서도 어디까지나 뉴스의 보조 수단으로 취급했던 것과 달리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그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된 콘텐츠를 쏟아냈다.
허핑턴포스트의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에게 패배한 바 있다. 정치인 이전에 정치 칼럼리스트로도 이름을 날렸다. 허핑턴포스트가 2005년 정치 블로그로 출발했던 것도 다분히 아리아나의 지명도에 기댄 전략에서였다. 아리아나는 블로그와 뉴스를 결합하는 새로운 미디어를 구상하고 정치 인맥을 동원해 쟁쟁한 정치인들을 블로거로 끌어들였다.
블로그 기반의 온라인 신문이 허핑턴포스트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폐쇄형이고 전문가 중심이라는 차이가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유명 인사를 중심으로 250여명의 핵심 필진을 확보하고 단기간에 지명도를 높일 수 있었다. 조 연구원은 "다른 언론 등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물들, 타계하신 리영희 선생님이나 가수 조용필 등이 직접 글을 올리는 블로그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면서 "관심이 가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대목은 허핑턴포스트가 필진들에게 원고료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리아나와 개인적인 친분으로 참여한 사람들인데다 대부분 유명 인사들이라 원고료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정 정도 기부 성격이기도 하고 필진으로 초청 받는다는 사실이 영광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부 필진들이 원고료 지급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떠나기도 했지만 아리아나는 원칙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열성적인 독자들을 관리자(moderator)로 지정, 댓글 관리를 맡겨 악성 댓글을 삭제하도록 한다거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것도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다. 덕분에 허핑턴포스트는 다른 인터넷 뉴스 사이트와 비교해서 방문자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체류 시간(월 55분)도 두 배 이상 길고 검색엔진을 타고 들어오는 비율도 35%로 매우 높은 편이다.
허핑턴포스트의 직원은 100여명, 순이익은 지난해 기준으로 3천만달러였는데 올해는 1억달러에 이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아메리카온라인(AOL)은 허핑턴포스트를 3억1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허핑턴포스트가 AOL과 손을 잡은 건 현금 조달 뿐만 아니라 AOL의 동영상 서비스 등과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뉴스 영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핑턴포스트의 교훈을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기자가 아니라도 수준 높은 콘텐츠를 써낼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허핑턴포스트는 철저하게 전문가 글쓰기를 표방했다. 둘째, 양보다는 질에 신경을 써라. 그러려면 필진을 가려서 받아야 한다. 셋째, 다른 언론에 나오지 않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라. 인사이트를 담아내라. 넷째, 독자들에게 좀 더 많은 권한을 줘라. 독자들을 붙잡아둘 인터페이스를 고민해라.
우리나라 오마이뉴스와 뭐가 다른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들이 오마이뉴스라는 브랜드 아래 종속되는 느낌이지만 허핑턴포스트는 각각의 블로거들이 돋보이는 구조다. 결정적으로 오마이뉴스는 월급 받는 직원 기자들이 쓴 기사를 시민기자들이 쓴 기사들보다 더 중요하게 배치했다. 주류 언론과 비교해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 내지 못했고 전문가들을 시민기자로 끌어들이는 데도 실패했다.
한국판 허핑턴포스트는 가능할까. 대중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전문가 풀이 좁다고들 하지만 그건 발굴하기 나름일 수도 있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오마이뉴스를 넘어 '당신 같은 사람이 기자를 해야 한다'는 접근이 필요할 듯. 한가한 시사평론으로 흐를 위험도 있지만 그 때문에 더욱 더 전문가 그룹을 적재적소에 활용해야 한다. 온라인 광고 시장이 매우 취약해서 걱정이지만 콘텐츠만 받쳐준다면 어떻게든 먹고 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출처
온라인 언론이라면 적극적 적응이 필수: 허핑턴 포스트의 (아직까지) 성공 단상. 2011. 07. 13.
!@#… 지난 인터넷주인찾기 컨퍼런스에서 ‘블로그’를 이야기했고, 일종의 연장선상에서 최근 이정환님이 블로그로 흥했으며 현재는 NYT보다 페이지뷰가 많다는 뉴스매체인 ‘허핑턴포스트’를 언급하셨다. 그리고 @gorekun님 등 몇몇 인주찾기 동인분들의 대화도 오가고. 그래서 생각난 김에, 이전부터 조금씩 갈겨놓았던 메모에 약간 몇마디 추가한 것을 그냥 몇가지 적어 놓는다.
!@#… 허포의 성공은 어느 하나가 아니라 (최소한) 3가지 요인의 교집합에서 발생했다고 본다.
1) 품질관리된 시민저널리즘(유명인/전문가들의 블로그글, 게시판글 기사화 외)
2) 노출최적화(소셜추천+검색엔진)
3) 애그리게이션(다른 주요 언론기사들을 재빨리 요점만 ‘요약 소개’하는 식).
그리고 이 요소들은 각각 1′)매력, 2′)유통력, 3′)효용성이라는 역할을 충족하고 있다.
그것들이 중요한 것은 매력은 1”)인지도를, 유통력은 2”)노출을, 효용성은 3”)사용을 끌고오기 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가장 폼새는 나지 않지만 성공에 역할이 컸던 것으로 자주 꼽히는 특징은 바로 애그리게이션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이야기는 다른 기회에).
사실 각각의 요소들은 한국서도 꽤 해봤고 각각의 성공을 거둔 것들이다. 1)유명인/전문가의 블로그글스러운 – 즉 학술문이나 언론기사의 정형을 다소 벗어나더라도, 자기 아는 바에 대해 솔직하게 써내리는 – 기고문을 유치하여 히트치는 것? 오마이뉴스에서 노통 탄핵국면 당시 도올 글을 기억해보자. 당시에 화제성도 대단했고, 특히 자발적 원고료가 쏟아진 덕에 국제 언론학계에서 지금까지도 종종 인용되고 있다. 아니면 게시판 등 참여형 글공간에 올라온 쓸만한 콘텐츠를 기사로 끌어오는 방식? 딴지일보에서는, 게시판이 달린 90년대 후반의 나날 이래로 주욱 주요 원고수급 방식 중 하나다. 2)노출최적화는, 성공적 온라인뉴스 사이트라면 누구나 하는 것. 다만 한국의 경우 검색엔진이 아니라 포털 뉴스란 엔진이 그 대상이라서 태그 조절과 링크 유도가 아니라 검색어 낚시에 더 특화되었지만 말이다. 3)요약보고형 애그리게이션의 힘이야, 주류 언론들이 오히려 증명해준다. 대형언론들이 체면도 없이 마구 시전하면서 정작 원래 기사를 썼던 매체소스로는 링크 하나 안 이어주는 양아치질 말이다. 남의 특종에서 핵심 내용만 뽑아서 “**에 의하면” 한마디만 넣어주고는 마음껏 자기 기사처럼 포장해 버리기가 그리 흔한 이유는, 짧고 결론만 있는 그런 식이 은근히(아니 당연히)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포는 이런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모두 동원하고, 특히 당대에 ‘핫’한 매체 트렌드를 계속 수용하며 발전해왔다. 리버럴판 드러지리포트나 다름없어 보였던 최초 컨셉과 달리, 계속 틀거리가 발달해갔다. 출범한 05년 무렵 한창 익었던 블로그’붐’에는 사장(아리아나 허핑턴)이 인맥으로 동원한 유명인사들에게 블로깅을 시켜서 블로그 콘텐츠를 중앙배치하고, 남의 뉴스 어그리게이션을 해주며 폭발하는 뉴스 앞에 유용한 정보를 필터링해주는 듯한 안식처를 제공했다. 그런 기능들이 페북-트위터 붐을 타고 SNS들로 일정부분 넘어가는 국면에서는, 또 SNS를 통한 추천과 아웃리치를 냉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개인적으로는, 얄궂게도 거의 정반대 사례가 오마이뉴스라고 본다. 시민기자라는 선진적 모델로 00년에 시작했지만, 갈수록 자기 역할을 ‘새로운 뉴스 매체’라기보다는 ‘대안 신문’으로 정립한 경우다. 언론지면을 제공할테니 시민들은 기사를 달라는 방식으로 시작했는데, 그 후 수년 뒤 새로 등장하는 트렌드들에 늘 소극적이었다. 개인 매체의 조합이라는 블로그 시대에 걸맞는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내지 않고 상근 기자 기사만 늘어났다. SNS붐에도 역시 그것을 활용해서 무언가를 하려는 모습은 미미한 채로, 10만클럽 캠페인 같은 한층 구식 방식으로 회귀하고 말이다 (이 역시 자세한 이야기는 언젠가 다른 성격의 글로, 다른 지면에).
기억해야할 것은, 허포의 현재 방식이 모두들 따라해야할 바람직한 모델이냐하면, 또 그렇지는 않다는 점이다. 시민저널리즘 품질 관리는 자의적으로 협소해지기 쉽우며(허포는 설립자의 방대한 기존 인맥 덕에 이 문제를 초반에 대체로 비켜갔던 것 뿐이다) 결국에는 정당한 금전적 보상지급을 필요로 한다. 노출최적화는 모방 가능한 기술이기 때문에,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늘 레드오션이다. 애그리게이션은 기본적으로 업혀가는 것이라서, 논란 많은 파생품이다(최근에 또 불거진 문제 사례: AdAge). 허포의 향후 방향성이 어찌될지는 뚜렷하지 않은 것이, 이제는 AOL 산하 즉 대기업 오너십 체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허핑턴이 AOL 뉴스미디어부서의 보스가 되어 편집 자율을 보장받았다 해도, 명백한 대기업 프로젝트가 된 상태에서 선의로 공짜 블로그 글을 공급할 필자들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 어그리게이션은 원래 민감한 영역이며(따지고보면 애초에 미국권 블로거들이 그런 식의 ‘자기 코멘트 달아놓은 뉴스 소개’를 유행시켰다) 전문분야 단위로 그런 것을 훨씬 덜 논쟁적으로 더 잘하는 경쟁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허포의 자세를 보면, 새로운게 나올 때 그것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최소한 게을리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 그렇기에, 허포를 참조한다면 허포의 현재 모델을 복제하는 것 보다는, 당대에 가장 대두되는 스윗 스팟을(예: 전문가 블로거, 온라인 노출의 기술, 정보 큐레이션의 교차점) 탐구해서 계속 새로 적용해내는 종합적 기획력 자체를 본받는게 낫다는게 작은 결론.
…써놓고 보니 전개방식이 딱, 10분짜리 PT발표 시나리오다. OTL
– Copyleft 2011 by capcold. 이동/수정/영리 자유 — 출처
'흑자전환' 허핑턴포스트, 성공 비결은? 2010/12/24
연일 허핑턴포스트다. 성장하는 미디어의 키워드가 됐다. 그야말로 무한질주다. 미디어 관련 설문조사에서 빠지는 경우는 찾기조차 힘들다. 무서운 질주가 언론판을 뒤집을 기세다.
어제 기사부터 보자. 하버드 니먼랩이 온라인 구독자를 상대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렇게 물었다. '2011년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 같은 온라인 신문은? 즉 내가 투자했을 때 투자 수익이 가장 높을 것 같은 언론사를 꼽아달라' The Huffington Post가 27%로 1위다. 15%를 얻은 Gawker Media를 밀쳐냈다. 아리아나 허핑턴이 닉 빌턴을 이긴 셈이다.
트래픽 비교에서도 허핑턴포스트는 뉴욕타임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질문은 '2011년 어느 언론사가 트래픽이 더 높을 것 같냐"였다. 57%는 뉴욕타임스를 꼽았고 43%는 허핑턴포스트를 택했다. 14%의 차이지만 뉴욕타임스와 비견될 정도로 성장했다는 의미다.
최근 동향
최근엔 돈 들어가는 소리도 들린다. 올해 처음으로 흑자 기록할 것 같단다. 창업 5년 만이다. 매출액은 3000만 달러 수준. 내년에는 3배 성장한 1억 달러를 목표로 잡았다. 그간 끊임 없이 고용하고 끊임 없이 투자했는데도 남는 장사를 했다. 심지어 돈 안되는 탐사 보도 펀드까지 만들었다.
이뿐인가. 비싼 돈 주고 뉴욕타임스 기자까지 데려왔다. 뉴욕타임스 경제 분야 기자인 Peter Goodman를 영입한데 이어 지난 12월 16일에는 일요판 비즈니스 에디터인 Timothy L. O'Brien도 모셨다. 아리아나 허핑턴은 O'Brien의 팬일 정도로 그를 흠모해왔다. 물론 저널리스트로서 말이다.
그의 능력에 찬사를 보낼 정도로 공을 들였다면 인건비는 얼마나 지출했겠는가. 그럼에도 흑자란다. 직원수? 올해 기준으로 203명이다. 2007~2008년까지 50~60명에 불과했다. 물론 모두가 풀타임 정규직은 아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초고속 성장이라는 수식어가 그리 안 어울리진 않는다.
트래픽은?
온라인 트래픽의 증가율을 혀를 내두르게 한다. 허핑턴포스트의 순방문자수가 지난해 7월 대비 2배로 뛰어올랐다.(Compete.com 발표). 지난 6월에는 월 순방문자수가 1339만명을 기록했는데 사상 최고란다. 얼마전엔 2600만까지 찍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업계 1등 뉴욕타임스를 보자. 뉴욕타임스의 지난 11월 월 순방문자수는 3460만. 거의 절반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경쟁사인 the Daily Beast나 the Drudge Report은 이미 넘어선 지 오래다.
도메인별로도 들여다봤다. feeds.huffingtonpost.com이 전년 대비 549.83 % 상승했다. 외부에서 뉴스를 끌어다쓰고 있다는 거다. 전체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허핑턴포스트의 기사를 가져다 쓰고 싶어하는 미디어가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는 게다.
무엇으로 돈 벌었나
허핑턴포스트의 수익 모델은 두 가지다. 광고 판매와 이벤트 스폰서십. 아리아나 허핑턴은 늘 머독에 맞서 유료화 계획이 없다고 강조한다. 신문 제작할 마음도 없다고 한다. 광고로 돈 벌 자신 있다는 얘기다.
수익의 핵심은 소셜마케팅이다. 광고주와 소비자를 손쉽게 연결시킬 수 있는 소셜마케팅을 수익원의 핵으로 전진 배치했다. 머리 잘 쓴 거다. 언론사의 정보와 스토리를 중계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이 만나도록 하는 게 이상적인 미디어 비즈니스라는 사실을 허핑턴포스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CEO인 에릭 히포가 그래서 부럽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익모델이 대체 뭐냐"고 물었던 논평가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놨다.
TV로 진출하나
허핑턴포스트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얼마전 iPad 앱의 완전이 개편했다. 프로젝트명은 NewsSlide다. 아니 사실상의 서비스명이다. 크롬 웹스토어에 등록한 앱과 동일한 UI를 유지했다. 이제 웹도 NewsSlide처럼 바꿀 거란다.
무서운 힘의 원천은? 'Ariana 인맥+ Eric 기술경영' 절묘한 조합
그들의 성장세는 왜 멈추지 않는 걸까. 성장와 흑자의 비결은 뭘까. 'Quality Content+Quality Technology'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의 첫 기고자가 누구인지 아는가?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아서 M 슐레진저 주니어다. 팩스로 글을 보내와 블로그 '허핑턴포스트'에 게재했다. 안타깝게도 슐레진저 주니어는 지난 2007년 89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아리아나 허핑턴은 Quality Content를 수급하기 위해 자신의 인맥을 총 동원했다. Julia Louis-Dreyfus, Larry David, Gary Hart, John Cusack, Walter Cronkite에 이르기까지. 그는 탁월한 그만의 사교성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털어놨다. 우유 배달하는 친구가 집에 오면 어머니는 "들어와서 앉아요. 먹을 거라도 드릴게요"라며 반갑게 맞았단다. 자신은 그러한 어머니의 성격을 닮았다고 했다.
그의 사교술은 비즈니스에 접목됐고 창업 초기 퀄리티 콘텐트를 모으는데 큰 기여를 했다. 거의 무료로 받았다고 한다. 지금은 4000명이 넘는 자발적 기고자들이 글을 보내고 있고 앞으로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니치 콘텐츠 마켓을 읽는데 빨랐다. 최근에는 Divorce 카테고리를 개설했고 그 이전에는 정치 유머 사이트 23/6(236.com)를 인수해 재빨리 사이트에 결합시켰다. 이 사이트의 창업자가 현재 CTO인 Paul Berry다.
그들이 Tech를 대하는 태도... Eric Hippeau
또 다른 측면은 Technology다. Tech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보자. 허핑턴포스트의 트래픽이 급격하게 증가한 지난해 9월, 페이스북 Integration 기반의 소셜 뉴스가 론칭한 시점이다. 워싱턴포스트닷컴의 트래픽을 누르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허핑턴포스트는 뉴스 소비가 친구와 친구에 의해 소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다. 댓글은 또 어떤가. 포스퀘어를 베껴왔다는 평을 받긴 했지만 댓글을 '배지 놀이터' 전환시켰다.
허핑턴포스트는 일단 새 테크놀로지가 등장하면 곧바로 대응하는 Fast Following 정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아이폰 앱, 아이패드 앱, 크롬웹 앱 등 독자와 접점이 존재하는 Tech라면 빼놓지 않고 진입했다. 무모할 정도로 빨랐다.
현 CEO인 Eric Hippeau는 PC Magazine 발행하는 Ziff Davis 회장 출신이다. 테코놀로지 산업을 십여년 동안 들여다본 '테크 빠꼼이'다. 소프트뱅크 캐피털이 Ziff Davis를 인수하면서 함께 넘어갔고, 다시 허핑턴포스트의 CEO를 맡게 됐다. 그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 IT 분야 흐름에 민감하다.
다음은 테크놀로지 조직 주요 멤버들이다.
▲ Chief Technology Officer: Paul Berry(http://www.linkedin.com/in/talacon)
▲ Vice President, Technology: Cindy Jeffers
▲ Lead Developer: Sandeep Chayapathi
▲ Senior Developers: Theo Burry, Ben Regenspan, Travis Morrision
▲ Manager, Advertising Technology: Mike Sparks
▲ Senior Sysadmins: Jim Bartus, Rick Ochoa
▲ Designer: Rodrigo Garcia
▲ Junior Web Designer: Amanda Chan
명사들의 고급 콘텐츠 그리고 테크놀로지 흐름을 면밀하게 파악해 기민하게 대응하는 역동성. 바로 허핑턴포스트가 5년 만에 흑자를 내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 뉴스 미디어가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명망있는 저널리스트를 적극 영입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의 양을 대폭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민저널리즘을 수용하되 콘텐츠의 품질을 끊임 없이 높여가려했던 노력은 이제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 특히 고급 콘텐츠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통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혁신하고 또 혁신하는 테크놀로지 전략은 결코 빠져서는 성공의 핵심 요소다. 5년을 버틸 만큼 충분히 축적해둔 펀딩 자금도 빼놓아선 안될 것이다.
저비용에 기반한 '고급 콘텐츠와 고급 기술의 결합', 너무나 지당한 얘기지만 한국의 언론사는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는 그곳. 니치 콘텐츠의 영역조차 발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국내 실정. 허핑턴포스트 성공에서 배워야 할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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