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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개정에 그렇게 눈에 심지를 켜고 반대하던 사립대학들.
아래 적립금 현황을 보면 그런 소리 못한다.
대학캠퍼스는 이제 메가플렉스를 빰칠 정도로 확장되어 가고 있고.
결국은 땅투기 장사와 무엇이 다를까.
그래도 어쩌구저쩌구 한다면 총장이라는 이름 대신 CEO라고 불러주마.
교회당 없는 교회.
캠퍼스 없는 대학. (전공과목에 따라서 일부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세상을 꿈꾼다. 





"사립대 등록금 250만원이면 족하다"

[스팟인터뷰] 김성훈 전 상지대 총장

 "2005년 당시 상지대 재직할 때 학생들이 8000명 정도였는데, 학기당 260만 원 정도 등록금을 받아서 운영해 본 결과 교수들 봉급을 중상급으로 주고, 30% 정도 장학금으로 하고도 2년에 한 번꼴로는 새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국립대는 150만 원, 사립대는 250만~300만 원이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농림부 장관을 역임하고 2005년에서 2009년까지 상지대 총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성훈(72) 중앙대 명예교수는 10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반값등록금과 대학교육정책에 대해 일갈했다.

 

김 명예교수는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며 "국립대는 한 학기에 150만 원, 사립대도 250만~300만 원 사이가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대교협이 반값등록금에 부정적인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 좀 하겠다"며 "대학의 리더라는 분들이 교육 자치에 대한 고민은 없고, 건물 많이 짓고 교수 봉급 많이 올리는 것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해결하려는 장사꾼적 셈법에 능통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김 명예교수는 "우리가 당장 유럽식으로 못가더라도 모든 대학을 국립과 사립으로 나눠 지나치게 차별화하는 것은 일제시대 식"이라며 "대학교육의 새로운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명예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반값 등록금 문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5년에서 2009년까지 4년간 상지대 총장을 역임한 바 있는데, 현재 진행되는 반값 등록금 논의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 정부가 유럽식으로까지는 당장 못해도 모든 대학을 국립과 사립으로 나눠 지나치게 차별화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립대의 경우에는 교수에 대한 연구비 지원 이외에는 거의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이 없는 현실이다. 최소한 우리 사립대도 사립중고등학교에 대한 정책처럼 교원과 교직원에 대한 급여는 정부가 주고 또 부분적으로는 건설투자비도 주면서 공적 통제를 해야 한다. 사립중고에 해당하는 정도의 고등교육정책만 펴면 우리나라의 반값 등록금은 땅 짚고 헤엄치기다."

 

- 정부 정책에 따라 반값 등록금은 당장이라도 시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우선 이명박 대통령은 참 혜안이 있는 분 같다. 평소 '내가 해봐서 아는데' 하시는 분이라 해본 것만 잘 아시는 줄 알았더니, 대학 총장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상지대 건을 아셨는지 반값 등록금을 공약집엔 없지만 말로 공약을 하셨는지 놀랍다. 2005년 당시 상지대의 등록금이 서울 사립대의 반값에 가까웠다. 260만 원대였다. 인문사회계열 중심이다. 공학과 예체능, 의과계열의 실험실습비는 여기에 더 추가된다. 그런데 도대체 어느 수준이 반값일까. 500만 원 받는 대학도 반값, 260만 원 받는 대학도 반값? 기준이 문제일 텐데. 어느 수준이면 적합한가. 국립대는 한 학기에 150만 원, 사립대도 정부가 안 도와줘도 250만~300만 원 사이가 이상적이다."

 

- 직접 사립대를 경영하는 위치에서 판단할 때 반값 등록금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보나.

"당시 상지대에 다니던 학생이 8000명이었다. 8000명 이상의 학생이 다니는 대학에서 등록금을 260만 원 받을 때, 교수들에게 봉급을 중상급 수준으로 주고, 학생들에게 투자하고 실천하니까 인문사회대 기준으로 등록금 260만 원이면 좀 남았다."

 

- 남았다니 무슨 얘긴가.

"대학의 모든 운영을 투명하게 처리하고 소위 대학의 총장단(총장, 부총장, 각 처장들)이 판공비 적게 쓰고 쓸데 없는 대학 지출을 줄이면 충분히 잉여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터득하게 됐다. 당시 상지대 학생들이 모두 8600명이었는데 정원을 다 못 채웠다. 왜 학생들이 등록을 못하는가 알아봤더니 전부 가정 상황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등록금을 더 낮출 수는 없어도 인상을 자제하거나 동결하고 물가 수준으로 5% 이내로 인상률을 책정해 학생들과 토의하며 등록금을 정했더니 첫해인 2005년에 70억 원의 잉여금이 남았다."

 

"왜 학생들이 등록을 못할까 알아봤더니"

- 70억 원이 매년 잉여금으로 남았나.

"그건 아니다. 일단 등록금을 그렇게 정하니까 신입생이 100% 등록하고, 재학생의 등록률이 85% 이상이 됐다. 군대 간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등록했던 것 같다. 물가 수준 이내로 등록금을 억제하거나 동결하고 남은 돈으로는 편의시설을 지었다. 유기농식당을 운영했고, 여학생 기숙사를 신재생 에너지로 하는 등에 썼는데도 그 이듬해엔 50억 원이 넘게 남았고, 맨 마지막 해에는 25억 원의 잉여금이 남아 발전기금과 합쳐 어엿한 본관과 창업센터 건물도 4개나 지었다. 남은 돈은 유동자산으로 해서 소득 계정에 남겼다."

 

- 정직하게 대학을 운영하면 그 정도의 잉여금이 남는다는 건데 왜 사립대학들은 큰 등록금을 받으면서도 대학재정이 부족하다고 하는 건가.

"사학재단에서 전입금을 학교로 투자하지는 못할망정 학교 돈을 직접, 간접적으로 뜯어내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학교재정은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부인, 아들, 딸, 사위 모든 일가친척들이 학교의 요직을 맡고 월급 받고 일은 재단 일을 한다. 대학을 개인회사쯤으로 여기는 이사장이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을 매출액으로 산정하고 순수익 운운하는 상지대의 과거 재단 행태. 이게 상지대만의 문제라고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 사립대 총장 모임인 대교협은 해외로 유학 가는 학생들이 20만 명이나 되는 현실에서 등록금을 낮출 게 아니라 대학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학 가는 문제와 우리 대학의 질을 높이는 건 자기들 스스로 분발해야 할 일 아닌가. 이미 한국 교육의 질을 인정받는 단계에 와 있는 대학도 있다. 국내 어느 대학의 경우엔 미국의 주요대학에서 무조건 받는 수준까지 올랐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총장의 임무다."

 

- OCED 국가 중 고등교육을 사립대에 80% 이상 의존하는 나라가 없다는데 정말 그런가.

"정부가 사립대에 대해 채찍만 주고 당근은 안 준다면 그건 문제다. 기껏해야 연구비 정도 지원해 주는데 그건 일제시대 산물인 국공립대와 사립대 차별정책이다. 일제에서 광복한지 66년이 지났다.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YS 때 시행된 대학교 설립준칙이 결국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대학교 많은 나라가 되도록 만들었다. 대학의 난립을 조장한 게다. 그러니 토건업자들이 땅만 확보해서 교수를 모집하고 그 돈으로 건물 짓고 학생들 모아서 사학비리 저지르며 대학을 운영한다. 그게 오늘날 사학비리의 현주소다. 부실대학 양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제는 대학설립의 준칙주의도 손봐야 한다."

 

- 대학들은 대학적립금의 경우에도 특정목적을 위해 마련한 돈이라서 등록금 인하용으로 전출하면 새로운 첨단건축에 쓸 돈이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대교협에 대해 쓴 소리 좀 하겠다. 대학의 리더라는 분들이 학생제일주의랄까 교육제일주의랄까 그런 교육 자치에 대한 고민은 없고, 건물 많이 짓고 교수 봉급 많이 올리는 것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해결하려는 장사꾼적 셈법에 능통해서는 안 된다. 또 이미 우리의 대학 선택은 교육의 질이나 교육 방침이 아니라 유명세로 따라간다. 서울소재면 학기당 1천만원으로 등록금을 올려도 학생들이 몰린다는 확신이 있다. 소위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에 말이다. 교육의 질에 관계없이. 이게 제대로 된 것인가. 이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총장모임인 대교협 제도의 혁파가 필요하다."

 

- 기부금 입학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가 또 나온다.

"우리 대학교육의 표준은 결코 미국식이 돼서는 안 된다. 미래 지도자에 대한 가치부여와 교육의 질은 유럽식으로 가야 한다. 불행하게도 나를 포함한 한국의 수많은 지도자들이 전후 미국의 원조 장학금 출신이다. 그래서 모든 분야에서 미국식이 많다. 그런데 그래서는 안 된다."

 

- 사립대학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하나.

"나도 명색이 대학 총장을 한 사람인데, 처음 들어보는 대학이 매년 생긴다. 그런데 단 한 군데도 아직 망했다는 대학을 본 일이 없다. 정원의 50%밖에 학생을 모집하지 못하는데도 안 망한다. 그렇게 많이 설립되는 것도 불가사의요, 망하지 않는 것도 불가사의다. 왜 그럴까. 대학 간판 없으면 사람대접 못 받는 사회다. 그래서 인구의 80%가 대학을 간다. 고졸이나 전문대학 졸업자를 우대하는 업종이 나와야 하는데 무조건 화이트칼라 업종만 발전한다. 다 수용 못한다. 그러니 이태백이 수두룩한 것이다. 대학교육의 문제점은 우리 사회 문제 전체와 얽혀있다. 따라서 정부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2011.6.10.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