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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우리는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열광하는가? 일개 무명배우, 무명 작가, 그리고 비디오 가게 점원에서 오늘날 컬트 영화의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는 타란티노. 타란티노를 빼놓구선 컬트영화를 말할 수가 없다. 단 세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한 그는 단번에 세계영화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젊은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그의 데뷔 또한 화려했는데, 첫영화 [저수지의 개들]을 들고 선댄스영화제에 나타났을 때 "장 뤽 고다르 이후 최고의 데뷔작"이라는 칭송을 받았으며, 두 번째 영화 [펄프픽션]으로 예술영화제로만 인식되었던 깐느영화제를 점령하고, 전미 비평가상을 휩쓸었다.(아카데미 작품상은 미국 영화제 특성상 [포레스트 검프]에게 빼앗겼다. -- 98년에 20세기 최고의 필름느와르로 칭송받는 [LA컨피덴셜]이 [타이타닉]에 밀린 것과 함께 전세계 영화인들의 비난을 심하게 받았던 전례이다. -- 그렇다고 [포레스트 검프]와 [타이타닉]이 명작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두 영화모두 최고의 명작이지만, 앞의 두영화에는 미치지 못하다는게 일반적인 평이다.)

비단 이런 수상경력으로만 이시대 최고의 영화작가를 판단하는 건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다. 그의 영화들은 전세계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았으며,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흥행수익을 거둬들였다.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비판도 받았지만, 그의 영화를 만난 사람은 하나같이 전부 그의 영화에 매료되었고, "타란티노야말로 우리세대의 감독"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구나, [트루 로맨스]와 [올리버 스톤의 킬러]의 시나리오도 그의 작품이란게 알려지자, 최고의 시나리오작가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충격적인 폭력과 블랙유머, 탄탄한 구성과 기존의 영화관습을 뒤집는 독창적인 연출, 그리고, 퍼즐과도 같은 이야기 구조와 비연대기적인 뛰어난 시나리오까지. 가히 그를 최고의 작가로 불러야 될 것이다.

그는 시나리오 작가, 연출가 뿐만 아니라 보다 넓은 영역에서 그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제작자와 배우로서도 그 능력을 인정받았는데, 특히 그의 영화마다 직접 출연해, 보이지 않는 신과 같은 존재인 감독의 권위적 이미지를 깨 버렸다. 더구나, 익살스런 그의 모습과 장난기어린 그의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키게 되었다.

타란티노는 그가 좋아하는 [영웅본색]의 오우삼 감독을 헐리우드에 소개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덕분에 우리는 [브로큰 애로우]와 [페이스오프]와 같은 훌륭한 액션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또 타란티노는 왕가위의 [중경삼림]을 미국에 배급하여, 미국의 왕가위 신드룸을 만들기도 하였다.

90년대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각종 영화에 타란티노의 냄새가 많이 난다. 제2의 쿠엔틴 타란티노라 일컬어지는 대니 보일 감독의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 스포팅],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유주얼 서스펙트], [매트릭스]로 흥행메이커가 된 워쇼스키 형제의 놀라운 데뷔작 [바운드], 그리고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영국의 타란티노 가이 릿치 감독의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 독일의 테크노영화 [롤라 런]등까지. 크게 잡는다면 독자적인 작가노선을 걷고 있는 프랑스의 타란티노 마티유 카소비츠의 [증 오], [암살자(들)]까지도. 바로 팝콘과 피비린내가 뒤섞인 타란티노의 냄새가 말이다. 이처럼 90년대 영화계를 180도 바꾸어 놓은 폭풍의 핵, 쿠엔틴 타란티노. 20세기 마지막 작가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해서 알아보자.

쿠엔틴 타란티노는 1963년 5월 27일, 그의 영화 [펄프 픽션]에서 브루스 윌리스의 행적지로 나오는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21세의 법대생이자 배우 지망생이었던 토니이고, 어머니는 체로키인디언 피가 반쯤 섞인 간호원 지망생이었던 16세의 젊은 여성 코니였다. 체로카족의 혈맥을 지닌 그는 2세 때 로스앤젤리스로 이사했고, 이 후 줄곧 그곳에서 자랐다.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은 [건스모크(Gunsmoke)]라는 영화에서 버트 레이놀즈가 맡았던 퀸트의 이름을 모방한 것인데, 그는 영화광이었던 어머니 손에 이끌려 8세 때부터 극장에 들락거렸다. 여덟살 때 [애정과 욕망(Carnal Knowledge)]을 보았고, 아홉 살 때 [서바이벌 게임(Deliverance)]을 보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타란티노의 영화사랑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특이할 만한 것은 어린시절 그가 보았던 이 영화들이 모두 미성년자 관람불가의 잔혹하고 기괴한 분위기의 영화였다. 이러한 것들이 이후 그의 영화에 큰 영향을 미친게 아닐까?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16세 땐 포르노 극장의 매표소직원으로 입사(?)했으며, 로스앤젤리스 변두리의 비디오 가게 (비디오 아카이브스) 에서 점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여기서 영화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내가 영화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은 모두 비디오로 배웠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영화수업은 대학이 아닌 비디오가게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비디오 가게 점원일을 하며, 배우학원에도 다니고,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며 영화인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 뒤 TV시리즈나 연극 무대에서 5년여 동안 연기 경력을 쌓았으며, 이 때 완성한 시나리오가 [트루로맨스], [올리버스톤의 킬러], [황혼에서 새벽까지]이다. 이 시나리오의 고료로 그는 1천 5백달러를 벌어들였다. (타란티노의 유명세덕분에 비디오 아카이브스는 호황을 누리다가 94년 11월 폐점되었다.)

1985년 타란티노는 최초의 16밀리 영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의 생일 (My Best Friend's Birthday)]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86년까지 계속된 이 작업은 비디오 아카이브스의 동료들과 게릴라적으로 만들었는데, 그가 직접 연출, 각본, 주연까지 맡았다. 하지만, 이영화는 현상도중 필름 몇권이 손상되어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발전시켜 그의 최초의 시나리오인 [트루로맨스]의 시나리오를 완성하였다.

1987년에 완성된 [트루 로맨스]의 시나리오는 1993년에 [탑 건], [크림슨 타이드]로 유명한 토니 스코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트루 로맨스]는 토니 스코트의 스타일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스타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걸작이다. 스피디한 액션 전문 감독 토니 스코트는 타란티노의 톡톡 튀는 감각과 컬트적 요소를 잘 살렸다. 그래서, 타란티노는 그 보답으로 [크림슨 타이드]의 각본 수정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이어서 1989년에 완성한 [올리버 스톤의 킬러]의 시나리오는 [플래툰]의 거장 올리버 스톤에 의해 1994년에 완전 수정되어 영화화되었다. 그리고, 타란티노는 각본가가 아닌 원안자로 소개되었다. 이 영화가 타라티노적 색깔을 완전히 벗고, 올리버 스톤의 진지함이 짙게 배인 무거운 영화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타란티노는 이 영화를 아주 싫어한다고 한다. 만약 타란티노적 색깔이 많이 지워지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훨씬 더 많은 논란과 찬사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 다음 시나리오는 90년에 완성한 호러액션영화 [황혼에서 새벽까지]이다. 이 각본은 96년에 타란티노 못지 않은 천재악동 로베르트 로드리게즈가 연출하였다. 둘 모두 독특한 연출 스타일로 유명한데, 더구나 영화에 있어서 마음이 딱딱 맞는 둘도 없는 친구다. 둘은 92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로드리게즈는 7천달러짜리 저예산 영화 [엘 마리아치]를 출품해 관객상을 거머쥐었다. [엘 마리아치]에서 로드리게즈는 감독, 각본, 촬영, 편집, 조명, 음향 등을 모두 맡았다. 이 영화는 미국 메이저영화사(콜롬비아사)에서 배급한 최저예산영화이자, 스페인어로 개봉한 최초의 미국영화이다. 이 영화로 그는 일약 스타덤에 올랐는데, 여기서 번 돈으로 그는 천 배의 제작비로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들었다. 그 영화가 바로 유명한 [데스페라도]이다. 타란티노는 로드리게즈와의 우정으로 이 영화의 엑스트라로 출연한다. 둘은 95년 옴니버스 영화 [포 룸]을 연출하였다. 선댄스영화제 출신 감독 4명이 모여 만든 [포 룸]. 이 둘의 인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느 날 로드리게즈가 타란티노의 시나리오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읽고 난 후 미친 듯이 열광하며, 이 영화의 연출을 맡겠다며 자청했다. 마찬가지로 [엘 마리아치]에 열광한 타란티노였기에 선뜻 이 영화의 연출을 그에게 맡겼다. 그리고, 타란티노 본인이 주연으로 출연하였고, 영화의 총제작지휘를 맡았다. 결과? 영화는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영화가 되었다.

1992년에는 최초의 극장용 첫 장편영화 [저수지의 개들]을 연출하였다. 이 영화로 그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타란티노 신드룸을 일으켰다. 그는 위의 세 개의 시나리오로 벌어들인 돈으로 혼자서 [저수지의 개들]을 제작하려고 했는데, 배우 하비 케이틀이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제작을 지원하게 되어 생각지도 못한 좋은 여건속에서 원하는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 일주일만에 완성된 이 영화는 단번에 선댄스영화제와 깐느영화제를 술렁거리게 하였다. 그리고, 미국 인디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으며, 단숨에 컬트영화팬들에게 절대적 신봉을 받게 되었다. 첫 작품이 이렇게 위대한 걸작이 되었던 건 다 이유가 있다. 어렸을적부터 영화에 관심을 가졌고, 비디오 가게 점원으로 일하면서 주로 먼지에 쌓인 저주받은 걸작을 섭렵하면서 영화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세워다. 그리고, 영화보다는 TV나 연극무대에서 오랜 연기 활동을 하면서 영화가 아닌 듯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였다. 그리고, 선댄스 전문학교에서 연출을 공부하였다. 그는 준비된 컬트 영화작가였던 것이다.

[저수지의  개들]이후 타란티노는 94년에 단짝친구 로저 에버리의 연출작 [킬링조이]의 제작총지휘를 맡았다. 로저 에버리는 [트루 로맨스]의 각본에도 참가했었고, 타란티노와 함께 [펄프픽션]의 각본을 써서 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그는 두 번째 영화인 [펄프픽션]을 제작하였다. 이 두 번째 장편영화로 그는 1994년 깐느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과 각종 전미 비평가상을 수상하여 또 한번 세계를 경악시켰다. 이 영화로 인해 다 죽어가던 존 트라볼타와 브루스 윌리스가 화려하게 부활하였고, 섹시함으로 눈길을 끌었던 [북회귀선]의 우마 서먼 또한 세계적인 스타의 대열에 들어섰다. 또한 타란티노는 이전의 [저수지의 개들]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촬영기법, 시나리오 작법, 영화철학 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의 신도들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펄프픽션]이후 토니 스코트 감독의 대작 [크림슨 타이드]의 각본 수정을 담당하였고, [포 룸]의 멤버이자 92년 선댄스영화제 대상 수상작 [In the Soop]를 연출한 알레산더 록웰의 연출작[Somebody To Love]와 로드리게즈의 [데스페라도]에 출연하였다.

그후 95년에 옴니버스 영화 [포 룸]을 만들었다. 이 영화는 네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있는데, 92년 선댄스 영화제 출신 감독 네명이 각각 하나의 에피소드를 연출하였다. 알렉산더 록웰, 앨리슨 앤더슨, 로베르트 로드리게즈,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등 네명의 천재악동이 모여 만든 영화 [포 룸]. 그래서 제작전부터 대단한 화제를 일으켰는데, 정작 이 영화는 그들의 명성에 걸맞지는 못하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재미하나만큼은 보장된 셈.

그리고, 대형 블록버스터 [더 록]의 각본에 참가하고(비공식),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제작, 각본, 주연까지 맡았다. 피비린내와 흡혈귀의 페스티발, 정말 노약자는 볼 수 없는 영화다. 그렇다고, 아주 무서운 영화는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타란티노 영화인 것이다. 항상 관객의 허를 찌르는 악동. 타란티노.

정말 90년대 헐리우드에 있어서 그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일종의 무서운 바이러스의 전염과도 같은 그의 활동과 그로 인한 영화계의 급변. 타란티노 태풍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엄청난 후유증이 남아 좀처럼 그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한 번 지나가면 영화계의 모든 것이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모든 영화작가들도 방향을 급선회하였다.

그런 그가 4년만인 97년 말에 세 번째 장편영화 [재키 브라운]을 연출하였다. 한 때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열연으로 타란티노가 연출을 그만둔다는 소문이 많이 돌았다. 사실 그가 토크쇼에 나와서는 "내 인생에 있어서 최대 목표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적도 있어서 그의 차기작을 기다리는 전세계 팬들이 걱정을 많이 하였다. 영화가 다 만들어진 후 타란티노는 말했다. " [펄프 픽션]과 같은 흥행 성적은 기록하지 못할 것이다." 영화사측은 타란티노가 밉기만 했지만 주위의 타란티노 친구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이 영화야말로 타란티노표 영화"라고. 그렇다. 흥행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야말로 진정한 영화작가인 것이다.

최근의 타란티노는 연출보다는 제작이나 시나리오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1999년 두 편의 영화를 제작하였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2 : Texas Blood Money]와 [황혼에서 새벽까지 3 : The Hangman's Daughter]가 그것이다. 두 편 모두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속편인데, 로베르트 로드리게즈와 공동제작하였다. 전자는 타란티노, 후자는 로드리게즈의 각본이다. [황혼에서 새벽까지 2]는 얼마전, 국내에 개봉하였는데, 작품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역시 타란티노만의 각본(다섯 사람의 공동각본)이 아니고, 그가 연출과 출연을 하지 않아서 일까? 이 영화는 미국 현지에선 비디오용으로 제작되었고, 비디오로 출시되었는데, 어떻게 해서 국내에선 극장에서 개봉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수입사측의 얄팍한 상술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감독인 스코트 스피겔은 [이블데드2]의 시나리오를 썼었던 신예감독인데, 화려한 거장들의 제작지원에도 불구하고, 졸작을 만들어냈다.

타란티노의 차기 연출작은 [재키 브라운]의 원작자인 엘모어 레너드의 소설을 영화화하는 [40 Lashes]이다. 아직 영화작업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신중하게 택한 작품이니만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그외, 그가 좋아하는 오우삼과의 영화작업이 기획중이며, 기타 여러작품의 출연과 영화 제작이 계획중인데, 확실치는 않다.

타란티노의 실력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연출, 제작, 각본, 연기까지 그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아니 그는 컬트 엔터테이너다. 그를 말하면서 컬트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의 해체와 독특한 영상, 그리고 탄탄한 시나리오 등 기존의 영화상식을 과감히 깨뜨리고, 평범함을 거부하는 컬트 제왕 쿠엔틴 타란티노, 그는 1990년대 영화계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가 연출한 작품은 얼마 안되지만, 1990년대에 있어서 그의 위치는 독보적이다. 그를 신봉하는 영화광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많은 젊은 감독들이 그를 존경하며, 그에게서 영화를 배운다, 심지어는 타란티노식 영화가 하나의 장르나 문법이 되어가고 있다. 이것은 타란티노가 경력에 비해 얼마나 짧은 시간에 컬트제왕이 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컬트영화의 제왕답게 그의 팬들도 다분히 컬트적이다. 말 그대로 숭배와 존경, 그의 컬트적인 연기와 연출 그리고 시나리오에 이르기까지. 모두 타란티노에 미쳐있다. 인터넷에 천개가 넘는 홈페이지가 있는걸로만 봐서도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다. 그리고, 90년대 젊은 영화들에서 대부분 타란티노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현상은 보통의 문화현상이 아닌 컬트현상인 것이다. 이제 영화학도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쿠엔틴 타란티노를 연구하지 않고서는 21세기를 맞이할 수 없을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그의 다음 차기작을 기다려 본다.        




필모그래피 
QT-FILMOGRAPHY

연출작 :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각본, 연출  2009
데쓰 프루프 Death Proof 각본, 연출, 촬영, 제작, 단역-바텐더 워렌 역  2007 
베가 브러더스 Vega Brothers 연출 2007 미국
그라인드하우스 촬영, 제작, 각본, 연출, 조연 2007 미국 공포, 액션
씬 시티 연출 2005 미국 액션, 범죄, 드라마, 스릴러
킬 빌 - 2부 Kill Bill: Vol. 2 각본, 원조, 연출 2004 미국
지미 키멜 라이브! 연출, 조연 2003 미국 코미디
킬 빌 - 1부 각본, 원조, 연출 2003 미국 액션
CSI 과학수사대 각본, 연출 2000 캐나다, 미국 범죄, 드라마 

40 Lashes (2000년 개봉예정)  
재키 브라운 (1997년, Jackie Brown)
포 룸 Four Rooms 기획, 각본, 연출, 단역 1995 미국 스릴러, 코미디
펄프 픽션 원안, 연출, 조연-지미 디믹 역  1994 미국 범죄, 드라마, 코미디
TV 시리즈 [ER] (1994년) 중 에피소드"Motherhood"(1995년)
저수지의 개들 Reservoir Dogs 각본, 연출, 주연-미스터 브라운 역  1992 미국 범죄



제작 :
1. 황혼에서 새벽까지 3 (비디오, 2000년, From Dusk Till Dawn 3: The Hangman's Daughter )
2. 황혼에서 새벽까지 2 (비디오, 1999년, From Dusk Till Dawn 2: Texas Blood Money)
3. 황혼에서 새벽까지 (1996년, From Dusk Till Dawn)
4. Curdled (1996년)
5. 포 룸 (1995년, Four Rooms)
6. 킬링조이 (1994년, Killing Joy)


극본작 :
1. 재키 브라운 (1997년, Jackie Brown)
2. 황혼에서 새벽까지 (1996년, From Dusk Till Dawn)
3. Curdled (1996년)
4. 더 록 (1996년, Rock, The) (비공식)
5. 포 룸 (1995년, Four Rooms)중 "헐리우드에서 온 남자(The Man From Hollywood)"
6. 크림슨 타이드 (1995년, Crimson Tide) (비공식, 각본 수정)
7. 펄프 픽션 (1994년, Pulp Fiction)
8. 올리버 스톤의 킬러 (1994년, Natural Born Killers) (원안)
9. It's Pat (1994년) (비공식)
10. 트루 로맨스 (1993년, True Romance)
11. 저수지의 개들 (1992년, Reservoir Dogs)
12. TV 시리즈 [미드나이트 25시] (1992년, Past Midnight) (비공식)


출연작
1. Little Nicky (2000년 개봉예정)
2. Forever Hollywood (1999년) (자기 자신)
3. God Said 'Ha!" (1998년)  (자기 자신)
4. 재키 브라운 (1997년, Jackie Brown) (비공식 목소리 출연)
5. Full Tilt Boogie (1997년) (자기 자신)
6. Girl 6 (1996년) (Q.T.)
7. 황혼에서 새벽까지 (1996년, From Dusk Till Dawn) (리차드 게코)
8. 스티븐 스필버그의 Director's Chair (1996년) (VG) (Jack Cavello)
9. Typewriter, the Rifle & the Movie Camera, The (1996) (자기자신)
10. 포 룸 (1995년, Four Rooms)중 "헐리우드에서 온 남자(The Man From Hollywood)" (체스터 러쉬)
11. Destiny Turns on the Radio (1995년) (조니 데스티니)
12. 데스페라도 (1995년, Desperado, 엘 마리아치 2) (픽업가이)
13. Somebody to Love (1994년) (바텐더)
14. Coriolis Effect, The (1994년) (목소리 출연)
15. Sleep with Me (1994년) (시드)
16. 펄프 픽션 (1994년, Pulp Fiction) (지미)
17. Eddie Presley (1993년)  (Hospital Orderly)
18. 저수지의 개들 (1992년, Reservoir Dogs) (Mr. Brown)  




★2001.12.20
타란티노가 말하는 ‘나의 베스트 장르영화’ 
 

야쿠자영화
야쿠자영화라고 한다면 <의리없는 전쟁>(감독 후카사쿠 긴지, 1973) 시리즈 1편부터 3편까지가 최고다. 도에이 야쿠자영화 중에서도 뛰어난 것들이다. 나는 후카사쿠 긴지 영화에서 ‘인의’를 배웠다. 야쿠자영화는 굉장히 시네마틱하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영화들을 자막없이 보았지만, 일본어를 알지 못해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안에 감춰져 있던 강렬한 감정의 동요들도 말이다. 그리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타노 다케시의 <소나티네>(감독 기타노 다케시, 1993). 이 작품은 나의 배급으로 미국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챰발라 시대극(사무라이영화)
<자토이치>(감독 미스미 겐지, 1962)는 두말 할 것 없는 최고의 작품이고 가쓰 신타로는 사상 최고의 배우다. 캐릭터가 이 이상으로 나올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본의 존 웨인이라고 말하는 것도 당연하다. <아들을 동반한 검객>(감독 미스미 겐지, 1972) 시리즈도 굉장히 좋은데 특히 두 번째 만든 <산즈강의 유모차>를 보면 심장이 어디론가 날아가버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중에서 베스트 작품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비틀스의 <노란잠수함>(감독 조지 더닝, 1968)은 언제나 좋아했던 작품이고, <멍멍이야기> (감독 해밀턴 라스케, 1955)역시.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감독 오토모 가쓰히로, 1988) <블러드: 라스트 뱀파이어>(Blood: The Last Vampaire, 감독 기타쿠보 히로유키, 2000)는 너무도 쿨하다. 교복을 입은 소녀가 흡혈귀를 일본도로 내리치는 장면이나 흡혈귀들이 살해당하는 액션을 보고 정말로 흥분했었다.

마카로니 웨스턴
<황야의 무법자>(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1964) 시리즈의 세르지오 레오네는 아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일 게다. 가장 영향을 받은 감독이기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석양의 무법자>(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1966)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되었다. 존경을 표하고 싶은 작품은 이외에는 없다. 

서부극
<리오 브라보>(감독 하워드 혹스, 1959)는 누가 뭐래도 수작이다. 나는 몇번이고 이 영화를 보았지만 전혀 질리지 않는다. 윌리엄 위트니의 광팬이기도 한데, 특히 좋아하는 것은 <골든 스탈리온>(The Golden Stallion, 감독 윌리엄 위트니, 1949)이다. 이걸 처음 봤을 때 오금이 저려왔다. 말론 브랜도가 연출한 서부극은, 이외에도 몇편인가 있지만 역시 데뷔작인 <애꾸눈 잭>(감독 말론 브랜도, 1960)이 제일이다.


이탈리아 호러
<킬 빌>을 보고 있으면 어딘가 ‘지알로영화’(이탈리아의 대중영화)와 닮은 곳- 아마도 영상에서- 이 있다고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지알로 영화 중에서 특히 좋아하는 작품이 루치오 풀치의 <사이킥>(The Psychic, 감독 루치오 풀치, 1977)인데, <킬 빌: Vol. 2>에 나올 브라이드가 땅속 관에 들어 있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제니퍼 오닐을 떠올리며 찍은 것이다. 

홍콩 쿵후영화
홍콩영화는 말하자면 끝이 안 난다. <금연자>(감독 장철, 1968)의 장철 감독은 한마디로 홍콩의 존 포드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외팔이 시리즈로 유명한 왕우가 감독한 <외팔이 권왕>(감독 왕우, 1972)도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다. 원화평이 성룡을 스타로 만들어준 <취권>(감독 원화평, 1977)도 다른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다.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우선 생각나는 것이, <코피>(감독 잭 힐, 1973)와 <폭시 브라운>(감독 잭 힐, 1974). 잭 힐의 천재적인 연출과 복수심에 불타는 팸 그리어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울컥 해온다. <맥>(The Mack, 감독 마이클 캠퍼스, 1973)은 <스카페이스>를 뒤집어놓은 듯한 느낌으로, 이 장르에서는 드물게 리얼한 감각이 좋다.

필름누아르
<아웃 오브 더 패스트>(Out of the Past,감독 잭 터너, 1947)는 로버트 미첨과 커크 더글러스의 조화가 끝내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영화가 <환상의 여자>로 윌리엄 아이리시의 탐정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이것도 물건이다. 하워드 훅스 감독의 <빅 슬립>(Phantom Lady, 감독 로버트 시오드막, 1944)은, 이 장르에서 최고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