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스크라는 쇼장르에서 활동하는 무희이자 모델. 몇가지의 분야에서 대표 아이콘과 같은 여성이다. 일단 벌레스크는 간단히 4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던 성인 쇼라고 보면 된다. 스트립 쇼의 일종인데 까만색 란제리(;보정속옷)을 입고 빨간 천을 두르고 무대에서 유혹적인 춤을 추는 쇼다.
원래 뜻은 일상적이거나 고상한 대상을 저속하고 야하게 풍자하는 짤막한 극을 말하는데 프랑스에서 이게 성인대상의 야한 쇼로 변질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는 또 미국적인게 가미된 모양이다. 나름 미국의 구시대의 향수를 느끼게하는 문화의 하나인지라 소수의 여성들이 그 명맥을 이어왔는데 디타 폰 티즈가 특히 유명하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굉장히 특이한 여자인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삶과 개성에서 특이한 점이 정말로 많은 여자이다.
파리에서의 벌레스크 쇼 모습
티즈의 본명은 헤서 르네 스위트이다. 스위트 소녀는 미시간 주 로체스터에서 1972년 세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플레이보이 지를 종종 즐겨보던 기계기술자였고 어머니는 1940년대의 문화와 프랑스적인 것에 빠져있던 네일 아티스트였다. (당시 표현으론 매니큐어리스트.)
네 여자 속에서 스위트는 여성스럽게 클 수 있었는데 특히 그녀의 나머지 인생을 좌우할 광적인 페미닌함에의 추종은 자신의 첫 브라를 가지게 될 때 출발했다 한다. 첫 브라를 그의 어머니는 나름 성의를 보이겠다고 면으로 직접 만들어주었는데 스위트 입장에선 그게 자신이 꿈꾸던 예쁜 레이스가 달린게 아니어서 큰 실망을 하게 됐다고 한다.
좌측이 데뷔 전 모습. 원래 금발이다.
사실 그녀는 아버지가 보던 플레이보이 지 모델들의 예쁜 속옷을 동경했고 무척 입고 싶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1940년대의 페미닌한 속옷 스타일에 대한 선호까지 합쳐져 결국 대학도 고전속옷에 관한 전공을 택해 가게 된다.
165센티의 키가 된 그녀는 학교 졸업 후 속옷가게에 취직하게 되는데 이윽고 그 생활을 그만 두고 직접 속옷모델이 되었다. 곧 그녀는 스트랩댄서가 되었고 그 중에서도 자신이 익숙한 시대인 1940년대의 대표 문화의 하나였던 벌레스크 무희로 일로매진한다. (참고로 소녀시절엔 발레를 열심히 했었고 나름 인정도 받았다 한다.)
코르셋으로 허리를 조으고 페티시한 속옷 차림을 즐겼던 그녀는 속옷 페티시 잡지를 통해 이름이 알려지고 이윽고 1999년에는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플레이보이 지에도 모델로 나오게 된다. (이후 2001, 2002년에도 나오게 된다.) 계속 활동한 본업인 벌레스크 쇼의 그녀만의 안무와 설정을 카메론 디아즈가 미녀삼총사에서 모방하기도 했다.
티즈를 특징짓는건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잘록한 허리, 하얗디 하얀 피부, 빛을 빨아들이는 듯한 까만 머리, 그리고 새빨간 입술이다. (참고로 그녀는 원래 블론드, 금발이다. 검은 머리는 신경써서 염색하는 것이다. 항상 모든 옷차림과 화장은 절대 빈틈이 없다.) 일단 그녀는 현재 상당히 중요한 패션계의 아이콘이다. 나름 연예계에서 패션리더로 자리매김하려는 김효진은 어느 회인가의 '강심장'에서 그녀를 따라 옷을 입었노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디타 폰 티즈가 누구야?'란 다른 이들의 의아해함에 '검색해봐'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전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자못 스팟라이트를 받았다. 그때 무슨 콘돔 사용 캠페인의 대표이기도 했는데..
패션계에서 그녀를 떠받드는걸 보면 나는 약간 재미있다. 여자들, 패션계쪽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그녀의 과거 활동 중 하나가 포르노 영화 출연이었기 때문이다. (이런걸 보면 남자들은 여자들의 세계를, 여자들은 남자들의 세계를 참 모른다. 여성들의 세계인 패션계와 남성들의 세계인 포르노그래피..) 꽤, 상당한 수준으로 노출을 하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을 것인데 일단 그녀는 유명한 아트 포르노 장르의 대가인 앤드류 블레이크와 작업했다.
두 편의 작품에서 그녀는 페티시적인 분위기 속에 레즈비언 섹스 플레이를 연출했는데 솔직히 그 수위가 상당히 높았다. 자신의 은밀한 부분을 모두 보여주었으며 인공 페니스를 붙인 밴드를 이용해서 그 자신이 또는 다른 파트너를 만족시키는 행위를 했었다. 티즈는 이처럼 보통 여성이 웬만해서 하기 힘든 자신의 모든걸 적나라하게 보여줬는데 패션계에서는 외면해주는 것 같고 그래서 현재까지도 여전히 고상한 이미지를 잘 유지하고 있다.
(사실 포르노 영화에 나왔다는 것으로 그녀를 비하하려는 것은 아니고 통상적으로 그렇게 보여질 수는 있다는걸 말하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용기있는 행보라 해야겠다.)
Pin-Ups 2에서
(사실 같이 출연했던 포르노 배우들은, 솔직히 그냥 포르노 배우에 불과하지 패션계의 아이콘은 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같이 출연한 포르노 배우들도 나름 포르노 쪽에서는 클래스가 최상인 배우들이다. 사실 그런 배우들만이 앤드류 블레이크 감독의 영화에 출연할 수 있다.)
그녀가 그녀의 활동에서 그렇게 파격적인 걸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감독이 앤드류 블레이크였다는걸 마음에 들어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두 작품은 그녀의 매력을 아주 잘 살려주는 작품들이었다. 블레이크의 여느 작품과 다를 바 없는 컨셉이긴 했지만. (어쨌건 티즈는 그런 블레이크 감독의 스타일이 자신을 잘 살려줄 것을 잘 알았던 듯 하다.)
작품에서의 그녀의 모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하면.. 원래 블론드녀이어서 그곳이 피부색과 다름 없다. 그리고 상당히 부푼(?), 탐스런 둔덕을 가지고 있다. 그저 겉으로만 여성스러운 척 하는 여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티즈는 현재 유럽에서도 벌레스크 댄서로 인기가 높아 1년의 절반은 파리에서 살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헐리우드에서..)
2005년에는 5년간 사귄, 록의 제왕 마릴린 맨슨과 결혼한다. (맨슨과 함께 있을땐 참 현모양처의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결혼 직후부터 시작된 맨슨의 바람기를 견디지 못 하고 1년 뒤인 2006년 이혼했다.
티즈는 정말 뉴스를 계속 생성해내는 여자다. 그런 화려한 여자의 모든 것을 보고싶다면 블레이크 감독의 두 편의 작품 Pin-ups 2와 Decadence를 보기 바란다.
마릴린 맨슨과의 다정하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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