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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음료 주세요."

지난 18일 대학생 이희현 씨(23)는 서울 왕십리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악마의 음료'라는 생소한 메뉴를 주문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메뉴판에 '악마의 음료'란 제품은 없지만 매장 직원은 익숙한듯 음료를 제조했다. 5분 가량이 지난 뒤 정체를 드러낸 이 음료는 벤티 사이즈(591ml)의 그린티 프라푸치노에 에스프레소 샷과 초콜릿 시럽, 자바칩을 2회 추가한 대용량의 음료 제품이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일반 카페라떼 열량의 9배에 달하는 고칼로리 음료를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열량이 높아 '악마의 음료'로 불리는 이 음료는 스타벅스가 정식으로 출시한 적이 없는데도 일부 매장에서 버젓이 공식 메뉴처럼 팔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맛있어서 중독된다는 소문이 퍼지며 레시피까지 통용될 정도로 인기 있는 음료이지만 지방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실제 그린티 프라푸치노 벤티 사이즈만 해도 열량이 534kcal인 고칼로리 음료이지만 여기에 휘핑크림과 초콜릿 시럽, 초콜릿칩을 추가해 악마의 음료는 한 잔당 열량이 900kcal에 달한다. 이는 한국 성인여성의 하루 권장 섭취 열량인 2000kcal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성준 고려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는 "일반인의 한끼 식사 열량을 훌쩍 뛰어넘는 굉장한 고칼로리 음료로 당과 크림 및 시럽의 지방 함유량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다"며 "이같은 고칼로리 제품이 지속적으로 출시되는 것은 국민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측면에서 사회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음료의 열량이 지난해 말 나온 '폭탄버거'의 칼로리(1000kcal)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며 '제2의 고열량 식품' 논란이 스타벅스에서 일어났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가격 또한 일반 스타벅스의 일반 커피메뉴의 2배에 달한다. 스타벅스의 일반 프라푸치노 음료(톨 사이즈)의 가격은 4000~5000원 수준이지만 악마의 음료는 9000원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스타벅스의 음료메뉴는 고객이 자유롭게 토핑을 선택할 수 있다"며 "고객이 입맛에 맞게 선택한 메뉴를 그대로 제조해 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