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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희. 한국 에로비디오의 혁명

자/ㅣ 2011. 6. 11. 18:10 Posted by 로드365

[그 배우의 섹시그래피] ‘한국 에로비디오의 혁명’ 진도희
 
한국 에로비디오의 역사는 진도희 전과 후로 나뉜다. 그녀는 이른바 '비디오용 에로영화'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고, '젖소 부인' 신드롬은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문화 전체로 확산되었다. 그러면서 진도희라는 이름은 고유명사를 넘어, '에로틱한 그 무엇'을 상징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에로비디오의 역사는 1990년대 중반까지 급격한 양적 팽창을 겪지만 돌파구를 찾진 못하고 있었다. 산업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스타가 필요했지만 '유호프로덕션'이나 '한시네마타운' 같은 브랜드는 있어도 이렇다 할 배우는 없었다. 이때 진도희가 등장했다. 

< 젖소 부인 바람났네 > (1995)라는 파격적인 제목의 영화는 1편과 2편이 연달아 비디오 대여점을 강타했다. 충무로에서 잔뼈 굵은 B급 장르영화의 달인이며 < 원한의 공동묘지 > (1983)로 유명한 김인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에로와 스릴러가 결합된 작품. 1편이 성불능 상태의 남편과 젊은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며 마스터베이션으로 밤을 지새우는 유부녀의 이야기라면, 2편에선 갑자기 스릴러로 돌변해 처절한 유혈극으로 마무리된다. 

에로비디오의 여배우 입문기가 대부분 '갑자기' 이뤄지는 데 비해 진도희에겐 워밍업의 시기가 있었다. 1971년생(본명 김은경)으로 여고를 졸업한 후 그녀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섰던 건 1991년이었다. 친구 따라 모델 활동을 하게 된 그녀는 이후 대전엑스포 미인대회에서 선으로 입상했고 비디오영화인 < 키스 키스 > (1993)로 데뷔한다. < 그 여자의 숨소리 > (1994)는 그녀의 첫 극장용 장편영화. 타고난 성욕을 숨길 수 없어 괴로워하는 여자 역을 맡았다. 

< 키스 키스 > 때 알게 된 한지일은 그녀를 스타로 만든다. < 젖소 부인 바람났네 > 는 그녀를 '장안의 글래머'로 만들었고 25세의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원숙한 느낌을 풍기는 '젖소 부인'은 '한국의 가슴'으로 떠올랐다. < 애마부인 > (1982)의 안소영 이후 1980년대를 뒤흔들었던 글래머의 계보는 한동안 시들했다가 진도희를 통해 부활했고 사람들은 단지 '진도희'라는 이름만 보고 비디오를 빌려갔다. 당시 대여점 시장에서 이런 파워는 할리우드 A급 스타들에게 가능한 영예였다. 

여기서 진도희가 놀라운 건 주류와 비주류를 넘나드는 능력이었다. 이른바 언더그라운드 문화였던 에로비디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진도희는, 1~2년 만에 메인 스트림에 합류했다. 1997년 연극 < 욕망의 섬 > 무대에 선 그녀는 1998년엔 TV 드라마 < 단단한 놈 > 에서 코믹한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종종 선을 보였고 < 우정의 무대 > 에 등장해 장병들의 가슴에 울렁증을 선사하기도 했다. 비록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그녀가 거둔 성과는 그 유례가 없는 것이었으며 이후 하소연(현재 '하유선'으로 가수 활동)이나 유리(현재 '성은'으로 가수 활동) 정도가 그 계보를 잇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주류에 안착하지 못한다. < 젖소 부인 바람났네 > 를 극장용 장편영화로 찍으려 했던 꿈도 이뤄지지 못했고, 한지일과 함께 찍으려던 누드집 계획도 단지 계획에 머물러야 했다. 트렌드가 바뀌면서 미소녀 콘셉트의 에로배우들이 속속 등장했고, 에로비디오 산업 자체가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 자신도 흔들렸다. 2000년엔 자신의 유흥업소에 미성년자를 고용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2003년엔 한지일과 법정 싸움을 벌였다. 자신이 과거에 찍은 영상을 한지일이 짜깁기해 출시했으며 포르노 사이트에도 올라 성적 수치심을 자극했다는 것. 이후 한지일은 진도희와 결별하고 진도희를 능가하는 왕가슴의 소유자 이진희를 발굴해 < 젖소 부인 바람났네 > 의 12탄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결혼과 함께 사라진 그녀가 대중과 마지막으로 만났던 건, 가슴용 마사지 크림 광고였다. 

생각해보면 그녀는 굳이 앞에 '에로'를 붙이지 않아도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다. 어쩌면 좀 더 탄탄한 연기 수업을 받았을지도 모르며 좀 더 장수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로의 성에 갇힌 후 그녀는 감당할 수 없는 스타덤에 올랐고, 그만큼 빨리 사라졌다. '1990년대의 가장 뜨거웠던 이름'이었던 진도희. 올해로 마흔 살이 된 그녀는 이제 추억 속의 이름이 되었고, 그녀의 컴백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김형석 영화칼럼니스트 webmaster@ilyo.co.kr | 일요신문 |  2010.08.05  출처 



★  [젖소부인 바람났네] 진도희, 추억 속의 에로비디오  2008/02/15


오래 전에 <젖소바람났네>라는 영화를 리뷰한 적이 있다. 로그인 파일을 분석해보면 박재환 영화사이트 리뷰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영화리뷰가 바로 그 영화였다. -; 그런데 그 글에서 밝혔듯이, 난 '진주희'와 '진도희'도 구별 못할 뿐더러 <젖소부인 바람났네>와 <젖소 바람났네>도 전혀 별개의 영화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 OCN에서 <젖소부인 바람났네>를 방영했다. "우와, 찾았다!" 지난 2년 간 긴가민가하던 의문점을 일거에 해결한 것이었다. ^^

대한민국 최고의 검색사이트 네이버(음, PPL입니다 ^^)에서 <젖소부인 바람났네>를 찾아보니 배우 한지일과 진도희에 대한 뉴스기사가 잔뜩 나왔다. 일반 극영화 배우였던 한지일은 어느날 갑자기 업종을 AV영화제작자로 전향했고, 진도희라는 배우를 캐스팅해서 <젖소부인>씨리즈를 양산하여 한시절을 풍미했었다. 그런데 뉴스를 읽어보니 한지일은 개인적인 풍파를 겪어야했고, 진도희도 그 못지않은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IMF로 비디오업체가 찬바람을 맞고 쓰러졌고, 인터넷에서 온갖 뽀르노 동영상이 늘려있는데 '국산 젖소' 가지고는 장사가 안되는 것이 그 산업적 비하인드 스토리일 것이다.)

지금 와서 <젖소부인 바람났네>를 본다는 것은 그다지 '땡'기지도 않고, 그다지 '욕망'을 자극하지도 않는다. 이유는 아무도 '욕망의 에스컬레이트'라는 단순 논리 때문일 것이다. 나오는 배우들이 그다지 예쁘거나 섹시하지도 않고, 벌이는 액션이 그렇게 리얼하거나 자극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당시 AV물의 교성이라는 것도 지금 봐선 웃음만 자아내는 기교일 뿐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이다. 진짜루?

영화는 강원도 어느 산장에 사는 부유한 중년남성의 성적 환타지를 다루고 있다. 이 남자 자기보다 훨씬 젊은 여자를 와이프로 두고 있다. 하지만 짐작하다시피 '뜨거운 여자'를 감당해낼 수가 없다. 아내는 아내대로 '얇은 옷'을 살포시 입은채 "윽~ 윽! 참아야하느니라"하며 빈 침대 위에서 비비 꼬고, 남편은 남편대로 넓은 정원에서 '니뽄도'(일본 칼)로 애궂은 나무가지를 '탁탁' 치며 상심의 중년의 고비를 이겨나가고 있다. (이것은 <채털리부인의 사랑>이래 전형적인 성적(性的) 트러블의 형상화이다!)

이 집안에는 이 부부 외에도 의심스런 남녀가 한 쌍 더 있다. (순전히 인상비평적인 면에서) 갱 영화에 나옴직한 운전수가 있고, 집안 일을 도맡아하는 여자가 있다. 이것도 짐작하다시피 이 여자는 주인여자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주인에게 추파를 던진다. (아니 던지든가? 어쨌든 그렇다!) 그리고, 짐작하다피 이 운전수와 하녀는 또 그렇고 그런 사이이다.

  이 불온한 숨결이 가득찬 집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주인의 후배인데, 미국에서 물 건너온 젊은 남자이다. 짐작하다시피 이 남자를 둘러싸고 주인여자도, 집안 일 하는 여자도 서로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눈독을 들인다. 그리고 또 짐작하다시피 '주인여자'는 '젊은 남자'를 유혹하고, 하녀도 이 남자에게 꼬리치고, 나이든 운전수는 '젊은남자-주인여자'가 눈밭에 뒹구는 장면을 몰래 사진 찍고... 주인 남자는 그 사실을 알게되고 불같은 성질을 내는데...

  아이고.. 그래서 어떻게 되냐고? 주인여자와 젊은 남자가 침대 위에서 뒹구는데, 주인 남자가 집에 들이닥친다. 그리고는 초반에 복선 식으로 깔아놓았던 사무라이 칼을 꺼내들고 젊은 남자를 죽이고, 분노의 눈빛으로 아내를 찌른다. (바로 이 장면, 남자의 심정을 알려면 <우나기> 초반부를 보면 된다!!)

  그런데, 이 영화 굉장한 것은 다음 장면이다. 젊은남자-아내에 대한 칼부림은 주인남자의 상상의 장면이었다. 중년의 주인남자는 질투심에 가득차서 아내에게 달려든다. 우와! 그렇게 영화는 스톱모션으로 끝난다. 젊은 주인여자가 바로 진도희란다.

  이 영화는 한때 동네 비디오가게마다 대박 비디오였다. 이후 아마 10편까지 속편이 쏟아져 나왔고 온갖 말장난으로 가득찬 패러디물이 홍수를 이루었다.

  나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OCN에서 이 영화를 방영했다는 것이다. 스카이라이프 303채널, 304채널이 아니고 말이다. 역시 콘텐츠가 중요하다. <젖소부인 바람났네>는 그 내용이 아무리 실망스러워도 적어도 제목 값은 하는 콘텐츠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는 모바일에서 <젖소부인>을 보게 될 것이다.  -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