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개봉도 안한 영화를 무지막지하게 까버리는 듀나스타일.
완전 매력 소신파 파쇼구먼ㅎㅎ
대리전
Contents
1 代理戰
2 한국 SF 작가 듀나의 소설
1 代理戰 ¶
국가 간의 분쟁이 외교 등 평화적인 방법 만으로는 더 이상 해결하기 힘들 때 선택하는 것이 전쟁이지만, 전쟁은 전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소규모 국지전이라고 해도 양국의 국력을 크게 소진시킨다. 게다가 냉전 시기의 미국/소련과 같은 핵무기를 보유한 강대국 간의 충돌의 경우 자칫 전 세계가 전쟁에 휘말리는 최악의 사례를 초래할 수 있었다. 이때 강대국 측에서 차악의 형태로 선택하는 개념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대리전이다.
비유하자면 조직폭력배의 보스가 직접 싸움터에 나오기는 곤란하니 부하에게 대신 싸움터에 나가게 하고 대신 그 후원을 해주는 형태를 연상하면 된다.
대표적인 대리전으로는 중동전쟁과 이란-이라크 전쟁 등이 있다. 한국전쟁 또한 대리전의 예로 꼽는 경우가 많으나 대리전 보단 내전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니 다른 대리전들과는 조금 다르다.
2 한국 SF 작가 듀나의 소설 ¶
단편 소설 대리전과 장편 소설 대리전이 있다. 단편은 웹진 크로스로드에 연재되어 이후 얼터너티브 드림이라는 SF 작가들의 합동 단편집에 수록되었고, 장편 대리전은 단편 대리전에 살을 붙여 듀나 본인의 다른 단편들과 함께 대리전이라는 책으로 따로 출판되었다. 이하 소설집 대리전의 작품 소개.
1. 대리전
작품집의 제목을 담당하고 있는 매인 작품. 사실 이전에 썼던 단편 대리전과 줄거리는 똑같다. 기본 줄거리는 외계인 관광사업에서 일하던 화자가 앤시블이란 기계 때문에 발발한 우주전쟁에 휘말린다는 스토리. 근데 제목에서처럼 외계인들이 직접 붙는게 아니라 인간숙주의 육체를 빌려서 대리전을 치루는 터라 그 꼴이 참 블랙코미디처럼 코믹하게 나온다. 알콜중독의 아저씨들이 운동장에서 우주전쟁을 벌이는건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편 대리전은 이 기분 줄거리에 디테일을 더 추가했다. 단편과 비교해서 추가된 요소로는 지구를 점령하려는 꼭두각시 성인과 코어의 음모가 핵심 줄거리에 추가되었고, 또한 주인공의 새 여자친구가 등장하여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2. 토끼굴
지구의 인류가 멸망한 이후 외계로 팔려나가 애완동물로 살아남은 인간을 다룬다. 유전자 조작으로 외모가 6살을 넘기지 못하지만 실제 나이는 34살인 주인공을 화자로 하여 침대 밑에 존재하는 이상한 구멍을 발견하고 탐험하는 내용. 보육원에서 같이 울고웃고 하는 또다른 어린아이가 사실 속에 어른이 있을지 모른다는 자각 엔딩.
3. 어른들이 왔다
어른들이 모두 죽은 이후의 식민행성을 배경으로, 모두 배움없이 어린아이의 정신연령으로 행성에서 삶을 꾸려나가며 어른들을 신으로 떠받드는 종교를 가지고 있다. 의성어를 기본으로한 계급명이 묘하게 코믹하다.
4. 술래잡기
남매가 둘만 남아 로봇들과 함께 술래잡기를 하다가 인간어른을 발견하고 이와 얽히는 소동을 다룬다.
면세구역
한국에서 몇 안되는 SF소설가 듀나가 2000년에 내놓은 단편집으로, 작가의 두번째 저작물이다. 미묘하게 전작 나비전쟁의 수록작품과 겹치는게 몇 있다. 장르가 SF이기는 하지만 하드 SF는 아니고 어느정도 판타지적 요소가 많이 들어있다. 미묘하게 작가 자신을 모티브로 한듯한 주인공이 자주 나온다. 이하 작품 소개.
1. 면세구역
일종의 산보자 환타지로,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마주친 마치 다른 세상인거 같은 한적한 공간의 미스테리와 그 진실을 다루고 있다. 이 소로에 대해 작가는 산책가의 포르노라고 칭했다. 해당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미지
2. 스핑크스 아래서
듀나의 영화광적인 면모를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대형 영화 정보 사이트 IMDB를 소재로 하여 영화 정보를 네티즌이 투고할 수 있는 방법을 소설적으로 꾸며 썼다. 스핑크스 아래서라는 영화가 IMDB에 추가되는데 사실 이 영화는 한 네티즌이 꾸며낸 가짜였다. 그런데 이 가상의 영화에 대한 정보가 급격한 속도로 불어나고, 영화에 대한 리뷰가 늘며 출연 배우에 대한 인터뷰까지 나오자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데...작가가 경험한 실화에 토대했다고.
아마 그 실화는 한때 IMDB 한국 유저들 사이에서 전설이었던 Indian Fetish Cult이라는 영화일듯 싶다. 정보에 따르면 최민식 전도연 주연의 장선우 공동 감독의 영화인데 프랑스에서 금지됬는데 한국에서는 12세 관람가로 통과 (...)된 노골적으로 야한 영화라고 한다. 물론 낚시 (...) 듀나 자신도 FAQ에서 언급하고 있는 걸 보면 확실한 듯.
3. 나비전쟁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 나비효과를 소재로 한 단편이다. 일종의 능력자 배틀물로, 카오스 이론을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종류의 사람들이 일반인들 눈에 보이지 않는 '나비전쟁'을 치룬다는 내용. 배틀의 방식이 독특한데, 어떤 행동을 함으로써 퍼져나간 작은 파문이 점점 커져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불러오는 것처럼 커다란 재난(벼락, 교통사고, 비행기 추락 등)을 일으켜서 공격(!)한다. 작가의 전작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하다.
4. 사라지는 사람들
갑작스레 일어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미증유의 전염병이 발발하고, 사람들은 타인의 존재를 조금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밌게만 생각하던 주인공도 점점 심각해져 가는 상황에 놀라게 되는데...서로가 안보이는 상태에서 의사소통을 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인 단편. 결말에 이르러서는 대안책으로 외부활동을 전면포기하고 전인류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게 되는데, 작가 본인이 기본적으로 사회생활을 줄이고 인터넷을 통해 활동하는걸 생각해보면 재밌는 결말이다.
5. 낡은 꿈의 잔해들
지루한 삶에 질려버린 임산부를 주인공으로, 자신과 똑 닮은 젊은 여성을 우연히 만나 그녀를 미행(!)하고 사진기자로 자유분방하게 사는듯한 그 여성을 부러워하다가 결국 충격적 진실에 마주한다는 내용. 슬라이딩 도어즈의 시놉시스를 보고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한다.
6. 오발행동
갑작스런 신의 강림(에 대한 예견)으로 휴거 대소동이 일어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근원을 알 수 없는 흥분으로 집단 히스테리 현상을 보이고, 이웃집 아주머니도 신을 영접하고자 소란을 피운다. 드디어 휴거 당일날. 산 정상에 삼삼오오 모여든 사람들은 드디어 그 '미지의 존재'와 마주치게 되는데...종교인(특히 기독교)에 대한 약간은 위험할 정도의 묘사가 눈에 띈다.
7. 타인의 눈
한명의 천재 맹인소녀와 한명의 도시 노동자가 눈을 공유한다는 내용. 눈뿐 아니라 아예 노동자 본인을 컨트롤 하게 된 소녀는 인공안구를 이식받은 뒤 노동자와의 링크를 끊어 버린다. 맹인소녀에 입장에서는 세상을 볼수 있었던 기적같은 일이었으나 노동자에게는 그렇게 낭만적인 일이 아니었다. 육체가 지배당하는 감각과 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가 그를 점점 파멸로 이끈다.
8. 펜타곤
다른 작품들과는 완전히 분위기가 다른 작품으로 굉장히 어둡고 공포스러운 스릴러 장르이다. 의사들과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던 5명의 피감시자. 그들 중 한 베트남 여성 '구엔 투 레'가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간다. 5명의 정체는 프로 킬러들. 이미 2명이 죽고, 살아남은 2명만이 진실을 찾아 그녀를 쫓게 되는데...펜타곤 프로젝트란 사실 한명의 시체에서 정보를 끄집어내기 위해 뇌를 5개로 복제하여(데이터 손실의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뇌사자의 육체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주인공 5명도 이 펜타곤 프로젝트의 희생양(자의에 의한게 아니므로, 주인공의 본체는 킬러였기 때문에 정보를 관리국에서 뜯어내귀 위함이었다)이 된것이었다. 구엔 투 레가 배신을 한 이유는 그녀가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 과거를 버리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관련인물들을 죽여나간 것이었다. 모에화?
9. 기녀기담
중국을 배경으로 자동인형이 등장하여 오버 테크놀러지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이야기. 배경이 배경인지라 SF라기 보다는 전설 혹은 민담 같은 분위기를 보여준다.
10. 집행자
전투종족으로 가득한 행성에 불시착한 일행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부자간의 갈등이 이야기의 핵심이며, 아들이 아버지를 죽임으로써 문제가 해결되지만 그 상황을 예측하고 그런 결말로 이끈 장본인도 아버지였다는 이야기. 원래 듀나의 소설이 SF를 표방한 환상문학이긴 하지만 집행자의 경우 특히 집중적으로 'SF가 아니라 아마존 오지를 배경으로 해도 상관없는 작품'이라고 비판받으면서 작가 본인이 장르에 대한 해명글을 따로 장문으로 올려야 했다. SF라는 명칭
11. 그 크고 검은 눈
살아있는 행성이 지식을 얻기위해 스스로를 분리하여 전 우주로 보내고, 결국엔 그 정체를 들켜서 탐사당한다는(?) 이야기.
12. 비잔티움
아름다운 조각들로 뒤덮여 있는 행성을 배경으로, 사실 그 조각들을 포함한 지하 비밀동굴 전체가 새 생명을 잉태하게 하는 기계장치였고, 아름다움과 생명 사이에서 결국에 주인공이 생명을 택하지만, 예술을 포기하고 얻은 생명이 추한몰골의 악취가 풍기는 저등 생물로 뒤덮인다는 결말.
13. 로렐라이
물의 행성에서 여자를 죽게한 남자 비행사가 죄책감에 미쳤다가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나 그를 제정신으로 돌아오게한 장본인이 그 여자의 유령이어서 다시 미친다는 스토리. 우주판 로렐라이라고 할 수 있다.
14. 숲의 제단
숲의 행성에서 유년기를 보낸 우주황제가 고향으로 돌아와서 숲을 함부로 다하자 저주받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는 비극. SF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메르헨 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준다.
15. 아이들은 모두 떠난다
숲에 이끌려간 아이들이 나방(?)이 되어 날아간다는 이야기. 그 진실은 멸종해가는 타 종족이 지구이민자의 아이들을 자기쪽으로 강제 개조하여 종을 유지시킨다는 것으로, 타의에 의한 진화를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가 기묘한데, 저항하기 보다는 체념하고 인정하는 듯한 묘사가 있다.
작가 코멘트에서 원본을 공개했을때 익숙한 독자들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원래는 '솔잎 냄새였다'로 시적으로 쓴 부분을 "아이들은 고치를 떠난것이다"라는 직설적인 표현으로 고쳐썼다고 한다. 작가 본인도 그것이 아쉬은 모양. #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듀나의 2011년작 소설로, 나비전쟁, 면세구역, 태평양 횡단특급에 이어 4번째 '단편집'이다. 기본적으로 sf 작품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다수. 무언가 삶에 지친 중년 남성이 주인공으로 자주 나오고 작가 본인도 후기에서 이를 지적하였다. 이하 작품들 소개.
선을 본 여성에게서 동전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마술을 보고는 그 현상의 미스테리에 평생을 집착하게 되는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
어느날 갑자기 남자친구의 머리 위에 떠오른 물음표를 시작으로, 곧 이어 주변사람으로부터 머리에 물음표가 보이는 모임이 생겨나고[1] 곧 세계적인 규모의 현상이 된다.
서로 얽히고 설키는 불륜 로맨스로 이미 고인이 된 정화와 그녀를 좋아했던 윤주, 윤주를 좋아하는 현화의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사랑 이야기.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해 한 연인이 서로 속이기 시작하고 이 속고 속이는 익명성 전쟁이 결국 어떤 우스꽝스러운 형국을 자아내는지 보여주는 이야기.
시스템의 통제 아래에서 시스템을 만족시키기 위한 드라마적 연기를 하는 인간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거기에서 탈출하려는 주인공의 딸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이 도무지 죽질 않는 초장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세상을 통제하기 위해 오히려 합법적으로 노인들을 살해하는 담당부서에 관한 이야기.
태평양횡단특급에서 다뤘던 첼로와 비슷한 느낌의 단편. 첼로에도 나왔던 텔렉회사 로봇이 등장한다.
우연히 만난 외계 문명과 링커 바이러스에 의해 완전히 뒤바뀌어 버린 세계를 바탕으로, 작중 묘사되는 북한이 꽤나 충격적이다.
거의 전설의 고향급 고전 스토리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여우에게 홀린 선비 이야기.
우주선에 정원을 만들어놓고 완벽하게 통제하려는 한 노교수를 주인공으로 어느날 기생식물을 발견하면서 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 공포효과가 상당해서 이벤트 호라이즌 이후 등장한 호러 SF의 한 부류로 보인다.
SF라기보다는 동화에 가까운 이야기로 유럽 어딘가의 한 걸어다니는 동상을 소개하는 이야기.
위의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와 세계관을 공유하며, 여기에서도 바이러스가 변화시킨 독특한 세계를 바탕으로 한다. 강아지가 이족보행하는 세계.
가상현실 세계관을 바탕으로 가상현실에 지옥이 펼쳐진다는 류의 고전적 이야기를 듀나방식으로 독특하게 풀어내었다.
용의 이
한국 SF 소설가 듀나의 작품집. 표제작 용의 이는 장편이고 나머지 작품들도 듀나의 다른 단편들보단 조금 길다. 가장 짧은 거울 너머로 건너가다를 제외하면 다른 두 단편들은 내용만 따지면 중편이었던 대리전급의 볼륨을 자랑한다. 그리고 용의 이는 진짜로 장편이라 지금까지 듀나가 쓴 소설 중 가장 긴 작품이다. 특이하게도 추천사를 평론가 정성일이 써주었다. 이하 작품소개.
영화사로부터 요청받고 원래 시나리오로 기획된 작품인데, 처음엔 폭력적인 아빠로부터 동생을 지키는 언니의 가족수난극으로 시작하다가 중간부터 좀비물로 탈바꿈한다(…) 시체는 황토에 의해 좀비로 되살아나는데[1], 처음엔 무서워하던 주인공도 나중엔 숙련된 솜씨로 좀비를 퇴치할 정도로 고수가 된다. 암튼 좀비 쥐들이 풀려나와 서울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클라이막스는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 일단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다고는 하는데 워낙 소재가 강하고[2] 한국 영화계에선 좀비물이 흥행을 보장해주지는 못하는지라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 소설이 나온지 꽤 됐음에도 크랭크인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걸 보니 중도 하차한듯.
영혼을 보존하는 방법을 알게된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그린 중편으로, 주인공의 여자친구의 사망으로 시작하다가 중간에 들어 과거회상으로 줄거리를 전개하면서 대체 주인공과 주인공 아버지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물리적 세계엔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는 무력한 영혼들과 영혼들한테 직접 힘을 가할수 있어 힘이 곧 권력이 된 주인공 아버지의 광기어린 독재가 이어지다 나중에 유령들의 민중봉기가 일어난다(…) 제목인 천국의 왕에서 천국은 보존된 유령들로 가득한 지하실을 의미한다.
움직이는 식물로 구성된 한 행성이 지구의 전파를 수신하여 드라마와 영화를 즐기다가, 드라마에 너무 심취하여 아예 행성을 개조하여 드라마의 무대와 등장인물들을 만들어낸 뒤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다. 설정 자체도 특이하기 짝이없는데 이후 전개가 더 골때린다. 행성의 취향이 바뀌어 기존 등장인물들이 처분될 위기에 놓이자 이 행성을 감시하던 지구인들이 등장인물 모녀를 탈출시키는데, 알고보니 지구의 영향을 받은 행성의 드라마를 역수입해서 지구인들이 즐기고 있었던것(…) 그렇게 탈출시킨 주인공이 지구에 적응하기는 아무래도 무리였고 주인공의 어머니는 정말로 못견뎌내어 음독자살을 하고만다. 이후 자신이 행성의 메커니즘과 동일하게 움직일수 있다는걸 깨달은 주인공은 행성이 자신을 만들어냈던것처러 자신이 지구를 개조하여 과거의 드라마적 세계로 재구축 시키려하면서 끝을 맺는다. 자신이 살던 세계로 돌아가려는 의도는 소박하지만 주인공이 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우주정복...
정신을 꿰뚫어보고 조종까지 할수있는 능력자 주인공이 한 행성에 불시착하여 그곳 토착민들과 조난자들의 유령을 조종해 행성탐사를 벌이고, 그들이 추종하는 여왕과 만나 소동을 일으킨다는 이야기.
제저벨
SF 작가 듀나의 장편 소설. 정확히는 느슨하게 연결되는 중단편들을 묶은 픽스업 소설이지만, 국내에선 생소한 개념이라 책 표지에도 대놓고 듀나 장편소설이라 적혀있다. 후기를 읽어보면 듀나 본인은 장편은 절대 쓰기 싫었기 때문에 픽스업 소설로 연재를 한건데 표지에 이렇게 장편소설이라 적었으니(…)
이하 작품 내용 소개.
주요 등장인물인 의사선생과 제저벨의 선장이 활약하는 에피소드. 화자는 의사선생이지만 주 내용은 곰인형처럼 생긴 선장이 거대 함선 로즈 셀라비의 음모를 분쇄하는 에피소드이다. 기본적으로 전체 이야기의 오프닝격 에피소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궤도에 오르는 에피소드로 로즈 셀라비 편에도 나왔던 정의로운 흑막(?) 시드니와 시드니를 추적하는 의사선생(이름은 플래그)의 이야기이다.
고양이 얼굴의 항해사가 고향으로 돌아가 학살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한다는 이야기.
시드니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시드니의 인격이 녹아든 로봇 진저 로저스를 화자로 하여 진행되는 이야기.
태평양 횡단 특급
듀나의 세번째 단편집. 보통 듀나의 작품집 중 최고로 평가 받는다. 장르는 SF. 면세구역때 작가 자신을 모티브로 한 듯한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왔었다면 이번 단편집에는 듀나 자신(작중 이영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도 있다(...) 오디오북으로도 만들어졌다. 이하 작품 소개.
태평양 해상에 깔린 철도에서 가문을 이어 대대로 일하는 주인공이 이 시대에 까지 인신공양을 하는 마야 문명 풍의 국가로부터 죽을 위기에 처한 한 아이를 구해준다는 이야기.
문화적 편식으로 미국의 하이틴 무비들만 보며 자란 한 소국 동양인 소년이 그 문화적 지식들을 기반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다는 이야기.
채팅으로 만난 사람이 다른 유저들의 증오의 대상을 대신 죽여준다는 이야기. 이 살인자를 막아야 하나 아니면 이 상황을 즐겨야 하나의 딜레마를 다루고 있다.
텔렉사의 로봇이 등장하는 단편으로 다음 단편집인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의 소유권과 같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는듯하다. 소유권의 경우 좀 더 스케일이 컸었지만, 첼로는 중년 여성과 어린 여자아이 로봇의 애증의 관계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대놓고 디스토피아를 표방하는 미래도시의 이야기로, 로봇이 인간 위에 올라선(지배하는게 아닌) 세계관을 다루고 있다. 이 세계관에서 단지 인간은 소비하는 동물이나 다름없고, 그 시스템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툭하면 로봇한테 붙잡혀 소시지가 되어 소비당한다.
화자인 나와 시간여행능력자 혜나를 중심으로 큰 줄거리 보다는 설명위주의 시간여행물.
상상하는걸 현실에 투영할수 있는 정신병원의 한 소녀를 중심으로 결국 그 거대한 상상력 앞에 세상은 잠식되고, 완전히 판타지가 되어버린 현실을 다루는 이야기. 출처
걸그룹 다룬 호러 ‘화이트’, 실패한 진짜 이유
-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이 영화를 망치다
[엔터미디어=듀나의 영화낙서판] 역시 좋은 상업영화를 만드는 것은 예술영화를 만드는 것보다 힘든가 보다. 모두가 기다렸던 김곡, 김선 형제의 첫 상업 장편 영화 '화이트 - 저주의 멜로디'는 평범하고 또 평범했다. 킬링 타임으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아무 정보 없이 이 영화를 보러 간 관객들 중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구인지 알아맞힐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쉬운 기회가 하나 날아갔다.
망하더라도 신나게 망할 수 있는 영화였는데. 지금 이 영화는 그냥 평범한 K-호러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뭐가 잘못된 걸까.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위에서 말했듯 평범한 장르 영화를 만드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룰 수 있는 영역과 소재가 제한되어 있고 흥행의 압박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범함을 벗어나고 관객들을 넘어서려면 소위 예술영화 때보다 더 치밀한 머리굴리기가 필요하다. '화이트'는 여기에서 실패했다.
간단하고 슬픈 증거 하나. 몇 개월 전, 나는 내가 운영하는 게시판의 몇몇 회원들과 걸그룹 호러 아이디어를 대충 굴려본 적 있다. 몇 가지 아이디어들이 툭툭 튀어 나왔는데. 이럴 수가. '화이트'가 그 아이디어 대부분을 쓰고 있었던 거다. 어떻게 된 걸까.
복잡한 설명 같은 건 필요없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건 다 그렇게 비슷비슷하다. 가장 먼저 나오는 아이디어만 가지고는 관객들을 자극할 수 없다. 그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화이트'의 진짜 실패 이유가 그와는 조금 다른 데에 있다고 본다. 그것은 연민의 결여이다. 이 영화가 주인공 걸그룹을 그리는 방식은 단순한 차가움을 넘어선다. 차가움까지는 괜찮다. 하지만 '화이트'에서는 거의 혐오가 느껴진다. 이 영화의 주인공 핑크돌스는 아이돌 그룹과 관련된 인터넷 소문들 중 최악만을 모아놓은 것 같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가자. 사람들은 모두 특정 상황에서는 최악의 인물이 될 가능성이 있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쁘다. 그건 우리도 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그 어떤 사람도 오로지 혐오만을 불러일으킬만큼 불쾌하지만은 않다. 인간은 그렇게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들여다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화이트'는 캐릭터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미 아이돌 그룹과 대중문화에 대해 결론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핑크돌스는 오로지 다양한 악덕에 대한 심판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얼핏보면 영화의 논리에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미리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캐릭터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과정은 밋밋하다. 최소한의 감정이입은 필수이고, 그를 위해서는 캐릭터를 악덕과 결점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 이상의 작업이 필요했다. 아이돌 여자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다양하게 괴롭힐 수 있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 아니다.
섬뜩해진다. 영화 때문이 아니다. 영화보다는 영화의 관점이 더 무섭다. 대중매체와 인터넷에 노출된 사람들에 대한 대중의 무감각하고 잔인한 시선과 '화이트'는 많이 닮았다. 어느 누구도 대상을 살아숨쉬는 온전한 인간으로 보는 데에 실패했다는 점에서 둘은 거의 같다.
아마, 김곡, 김선 형제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 루머에 의지하다가 그들의 태도까지 닮아버렸다는 것이 아닐까. 칼럼니스트 듀나 djuna01@empas.com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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