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돼지 (RR .C )
PORCO ROSSO
원작, 각본, 감독 : B B N (미야자키 하야오).
영어 번역, 입력 : 미야자키 하야오 토론회
한글 번역, 입력 : 김 규한 (ID: saga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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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동물?) :
포르코 롯소(PORCO ROSSO) : 1차 세계대전 이탈리아공군의 영웅이었
으나,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스스로의 얼굴을 돼지로 바꾼후 현상금 사냥꾼
노릇을 하는 허무주의적 성격의 소유자. 몰고다니는 비행정은 붉은색 SAVOIA
S-21. 군인시절에는 MACCHI M.5형을 조종함.
도널드 커티스(DONALD CURTIS) : 명예와 돈을 벌기 위해 이탈리아
로 건너와 공적연합과 손을 잡은 다재다능한 미국인. 미 대통령을 꿈꾸고 있으며
아드리아노 호텔의 지나를 사모한다. 몰고 다니는 비행정은 푸른색 CURTIS R3C-0.
지-나(GINA) : 호텔 아드리아노의 여주인으로 포르코와는 오랜 친구.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로 근처의 해적, 조종사들 사이의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으나. 세번의 결혼생활에 실패한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본인의 머릿글자
G를 새긴 전용비행정을 갖고 있다.
피오 피콜로(FIO PICCOLO) : 포르코의 오랜 거래처인 피콜로의
손녀딸로 기계조립에 남다른 재능이 있다. 커티스와의 격투에서 망가진 포르코의
SAVOIA기의 수리, 개조를 맡는다.
맘마유토단의 두목(CAPO DI MAMMA AIUTO) : 맘마유토단의
두목으로 원래 공적 연합에 소속되지 않은 자유해적단의 두목이었으나 포르코에게
당한후 비행선 수리비및 기타등등 이유로 눈물을 머금고 공적연합과 손을 잡는다.
몰고 다니는 비행정은 DABOHAZE.(참고로 일본어로 다보하제는 민물에
사는 '검정망둑'이라는 물고기.)
기타:
공적연합(AoM{DkQ L PIRATI AEREI) 패거리들: 이름에서 설명이 됨.
페라린 소좌(FERRARIN): 포르코의 옛 전우. MACCHI M.39를몸.
피콜로: 피오의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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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되면 검은색 화면에 열마리의 돼지들이 나타나 타자소리에 맞춰
열개국어로 다음의 글자를 찍는다.- 비디오로 보신분은 가뜩이나 조그만 동물들이
줄을 맞춰 움직이니까, 이게 생쥐인줄 알았을 것이다. 나도 처음엔 생쥐인줄
알았는데 관련자료서적을 읽어보고야 돼지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중에 영화를
보게 될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자세히 보라. 코부분이 뭉툭하고 귀가 크며,
꼬랑지가 꼬불꼬불한 동물 ---> 돼지 밖에 없다. ) 이 영화는 비행정시대의
지중해를 무대로, 명예와 사랑과 돈을 걸고 공중해적과 싸워, '홍의 돈'이라
불리워진 한마리 돼지의 이야기입니다.
타이틀: RR의 C (붉은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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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장. 홍의 돈. - '마르코, 고마와요. 항상 옆에 있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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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가 석회암 절벽으로 둘러싸인 작은 섬의 해안. 물위에 빨간색 비행정-모델
SAVOIA S-21-이 떠있고 검은색 우산으로 만든 파라솔 그늘아래에 황토색 군복차림의
남자가 시네마 잡지를 얼굴에 덮은 채 잠을 자고 있다. 두 다리가 올려져 있는
탁자위의 구형 AM 라디오에서 이탈리아풍의 노래가 나오고 있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전화벨이 울린다. 남자는 손을 더듬거려 수화기를 집어든다.)
포르코 : 예에-.
전화 : 포르코 롯소, 즉시 날아 와 주게. '맘마 유토단'이 나타났다.
포르코 : '맘마 유토?' 난 싸게 먹히는 일은 하지 않아.
전화 : 베니스에서 오는 선박을 노리고 있다. 광산 회사의 월급이 실린
배야.
포르코 : 그게 단가?
전화 : 아니...저.... 여름방학중인 여학생들도 타고 있고...
(얼굴에서 잡지를 치우자, 씽긋 웃는 돼지의 모습이 나타난다.)
포르코 : 그건 좀 비싸게 먹히겠군.
전화 : 계약서 14조 3항에 해당하는 일이야.
포르코 : 4항도 적용하게.
(장면이 바뀐다. 공중에서 잡은 선박의 모습. 곧이어 여기저기 해골마크를 세운
비행정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해적 두목 : 멈춰라, 안그러면 가라앉혀 버린다! 배를 세워!
(해적들은 기관총과 권총을 난사해대며 배의 옆으로 붙는다. 아이들이 난간에
다닥다닥 매달려 환호성을 지르며 해적들을 구경하고 있다.)
아이 : 꺄악-- 해적이다, 해적!
아이 : 전부 붙잡혀 간다~~~~~!
아이 : '해적(Q M{)'이 아니라 '공적(AoM{)'이라고 하는 거야.
(비행정에 올라타 날개위 엔진의 시동을 거는 포르코, 상태가 별로 시원챦은듯
엔진은 얼굴위로 매연가스를 몇번 토해낸다.)
포르코 : 슬슬 오버홀(수리,개조)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군.
(다시 해적들의 근황. 해적들이 줄지어 서서 마치 연탄을 나르듯 아이들을 해적선에
옮겨 싣고 있다.)
아이 : 아저씨 악당이지?
해적 : 그래
아이 : 우리는 인질이 되는거여요?
해적 : 그래.
아이 : 공적이라고 하죠?
해적 : 잘 아는구나.
(해적선으로 옮겨 탄 아이들은 날개위의 해골마크를 신기한듯이 바라보며 한마디씩
한다.)
아이 : 해골바가지.
아이 : 자~알 그렸네.
해적 두목 : 빨리 빨리 해치워라! 시간이 없다.
해적 : 15명인데..전부 태우는 겁니까?
해적 두목 : 당연하지, 친구를 떼놓으면 불쌍하잖아.
(포르코는 하얀색 머플러를 바람에 펄럭거리며 하늘을 날고 있다. 잠깐 아래를
내려다본 포르코는 구름밑으로 하강한다.)
(배를 찾아낸 포르코. 배위를 한바퀴 빙 돈다.)
포르코 : 늦었나?
(배위의 승객들이 아우성을 쳐댄다.)
배의 선장 : 애들이 납치당했다아!
되찾아 줘어-!
저쪽으로 도망갔어--!
(선원들이 화살표 모양을 만들어 해적들이 날아간 방향을 알려준다.)
(잠시 생각을 하던 포르코가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자 배위의 사람들은 그쪽이
아니라고 다시 난리를 친다.포르코는 머리속으로 도표를 그려가며 해적들의
진로를 추적한다.)
포르코 : 틀림없어.. 그놈들이 생각하는거야 뻔하지.
배에서 안 보이는 곳까지 날아가면 바로 진로를 돌린다.
녀석들 가난하고 째째하니까 연료를 아낀답시고
이 근처의 섬으로 ....
(지도를 꺼내 자신의 생각와 대조해 보고 있을때, 엔진이 푸득거린다.)
젠장!
(비행정은 수면위로 떨어진다.)
빌어먹을!
(간신히 위로 올라오자 이번에는 엔진에서 검은 색 기름이 새어 얼굴위로 뚝뚝
떨어진다.)
이거 시간이 없는데...
(포르코는 밑에서 비행기 한대가 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을 본다.)
저거다.
(급강하하여 비행기 옆으로 다가서나 곧 해적정(?)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된다.)
이런, 이런... 섬을 둘러보는 관광 여객기쟎아.
여자 아이 : 저거 봐! 돼지다!
돼지씨!
귀여운데...
포르코 : 이런데서 놀고 있으면 단체로 납치된다!!
(포르코는 엘란트라 CF에서처럼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 세워보이며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여자 아이 : 캭! 멋있다!!
(다시 해적선.)
해적 두목 : 시끄러워 미칠것 같다!
아이 : 날고 있다!
아이 : 나도 좀 보게 해줘, 응? 응?
해적 두목 : 야, 이놈들아. 그러지마. 조용, 조용하지 못해!
어이. 어떻게좀 해봐.
해적 : 그래서, 제가 다 태워야 하냐고 물은 건데...
해적(사수) : 잠깐만이다. 원래는 안 되는거야.
아이 : 와! 멋있다! 앗, 저거 봐! 빨강 뱅기다.
해적(사수) : 어디, 어디에!
아이 : 너도 봤지?
아이 : 응!
포르코 : 이제 놓치지 않는다.
아이 : 봐. 온다.
해적(사수) : 포르코 롯소다!
아이 : 안보인단 말야.
(포르코가 다가오는걸 발견한 사수가 기관총을 쏘려 하나 아이들이 안보인다고
총구를 옆으로 돌려버린다.덕분에 엔진과 날개 일부가 벌집이 되버리고 포르코는
한쪽 손을 번쩍 쳐들며 승리의 포즈를 보낸다.)
해적(사수) : 망할...!
아이 : 멈췄다.
아이 : 떨어진다.
해적(사수) : 아직이야! 엔진이 하나 더 있다.
해적 두목 : 제기럴. 뭐하고 있어! 쏴라, 쏘란 말이다,
저 놈을 격추시켜!
아이 : 와아! 저 빨강 뱅기 되게 빠르다.
아이 : 못 맞췄죠?
해적(사수) : 너희들이 방해하고 있쟎아!
(포르코는 발광신호를 보낸다.)
해적 : 돼지로부터 신홉니다! '너희들은 졌다. 내 말을 들어라!'
해적 두목 : 입닥쳐!
(두목은 기관포로 반격을 한다.)
해적(사수) : 저기다, 여기로 온다! 머리 숙여!
어, 어디 있지?
아이 : 아~아. 숨어버렸다...
(반대쪽에서 나타난 포르코가 다시 날개의 한쪽을 벌집을 만들어 놓는다. 만신창이가
된 해적선은 물위로 추락한다.)
해적(사수) : 우와아아!
아이들 : 꺄악. 침몰한다. 침몰한다! 와아!
해적(사수) : 침몰 않해. 이건 비행정이라고!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어라, 어라?
(비행정의 꼬리부분이 끊어져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아이들은 대단히 신난다는 표정으로 비버새끼처럼 물속으로 뛰어든다.)
해적 두목 : 아아,그러지 마! 위험해! 붙잡아! 그 놈들은 중요한 인질이다!
아이 : 걱정 마요, 아저씨. 우린 수영클럽 애들이여요.
(...라고 말하며 물속으로 뛰어든다.)
해적 두목 : 그게 아니라.., 으, 그게 아니야!
아이 : 나두.
(...라고 말하며 또 한명이 물속으로 뛰어든다.)
해적 : 돼지한테 다시 신호가 오고 있습니다
"금화의 절반을 줄테니 나머지 반과 인질들은 두고 떠나라!"
포르코 : "안그러면, 전멸이다."
해적 : ...라고 말하는군요...
해적 : 금화의 절반?
해적 두목 : 시끄러워,
(두목은 비행정에 부착되어 있던 기관포를 떼내어 든채 비장한 표정으로 외친다.)
와라, 돼지자식. 최후의 승부다!
(포르코의 비행기가 빠른 속도로 날아든다.)
간다앗! 어, 어라?!
(방아쇠를 계속 잡아 당기나 '철컥철컥'소리만 나고 탄환이 나가지 않는다.)
고장났다...
해적들 : (황급히 날개 위로 올라 런닝으로 보이는 휜색 천을 흔들며.)
항복이다-, 항복--.
(장면이 바뀐다. 해골마크가 새겨진 커다란 튜브위에 올라탄 아이들이 모자를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고 해적정위에선 해적들이 고장난 엔진을 수리하느라
바쁘다.)
아이들 : 안-녕히 계셔요~~, 언제 또 만나서 놀아요...
해적들 : 잘 가라~....
해적 : 잘됐군요. 그럭저럭 수리비도 건졌고...
해적 두목 : 바보새캬. 욕심이 그것 밖에 안되냐!
(다시 포르코의 비행정위.)
포르코 : 조용, 조용히 하지 못해! 아아~ 거기 땡기면 안돼. 망가진다.
프로펠러에서 떨어져~. (애 하나는 프로펠러에 매달려 있다.)
오줌? 거기서 눠버려...
.... ....
[호텔 아드리아노의 바아]
(포르코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공적연합의 해적들이 바라보고 있다.)
해적 : '맘마 유토'놈들은 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해적 : 빌어먹을! 돼지따위가 영웅입네하다니...
(파란색 제복의 남자를 바라보며 한마디.)
하지만, 그 자는 미국인 아니오?
해적 : 미국인을 쓰는 것은 아드리아의 파일럿에게 수치요.
거래인 : 아. 그렇지 않습죠. 그의 할머니는 사분의 일은
이탈리아 사람이니까요.
어쨌든, 포르코에 대해선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할것 아닙니까.
그놈은 커다란 골칫덩이니까요.
해적 : 하지만 10%라니! 너무 비싸.
커티스 : 쉬...
지나의 노래 (** 이 부분의 가사는 만화천국에 실린것을 옮겼습니다.)
ㆉ꽃이 피면 우리는 노래하리.
나이팅게일이 춤추고 티티새가 재잘대면 축제는 시작되네.
사랑에 빠진 연인들과 이세상 모든 것에 마음을 빼앗기네.
ㆉ꼿이 피면 우리는 노래하리.
재잘대던 티티새는 부지런히 휘파람을 불겠지.
그러나 ㆉ꽃은 너무 쉽게 지고 나메
속삭임이 시작될 때면 어느새 버찌는 사라지네
사랑스런 버찌들은 붉게 물든 나뭇잎 위에 몸을 던지는거야.
그러나 다시 수확의 시간이 찾아와도 버찌의 게절은 너무 짧아
사랑하는 사람이 젊음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모습에 상심할때
그대는 버찌가 익는 계절에 서있는 것을
나는 고난을 이겨내며 하루하루 살아가듯
수확의 고통또한 두려워하지 않는다네.
그대에게 사랑의 아픔이 찾아들때
그대는 버찌가 익는 계절에 서있게 되리
나는 언제나 버찌의 계절을 좋아하네
그때가 되면 마음속 깊이 자리잡은 지난 일이 되살아나지.
행운의 여신도 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진 못할거야.
나는 언제나 버찌의 계절을 좋아하네
내 마음 깊이 숨겨둔 지난 추억을 떠 올릴 수 있기에.
(노래의 중간에 장면이 바뀌어 노을속을 날아가는 붉은색 사보이아기가 비춰진다.
비행정은 물위로 착륙한후 호텔아드리아노라고 쓰여진 건물로 미끄러진다. 부두(?)에
비행정을 세운 포르코는 못보던 비행정이 묶여 있는걸 본다. 푸른색 몸체의
꼬리부근에 새겨진 방울뱀그림을 보며 잠시 서 있던 포르코는 담배불을 붙이고
호텔안으로 들어간다.)
해적 : 왔다.
해적 : 자식. 시건방떨고 있구만.
커티스 : 쉬...
(포르코는 웨이터에게 술을 주문하고,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두명의 기자가
포르코에게 다가간다.)
기자 : 포르코 롯소씨! 저는 넵튠지의 기자입니다.
이번에 큰일을 해내셨더군요.
'맘마유토단'은 당분간 재기불능이 되지 않을까요.
올해에 벌게 될 상금총액을 얼마로 잡고 계십니까.
아무래도 지난해보다 조금 많이 타게 될 거....
(뒤에서 다가온 커티스가 기자의 목깃을 잡고 번쩍 치켜든다.)
아!... 잠깐. 당신...이거 놔라.
(한손에 한명씩 붙잡아 대롱대롱 들고 가던 커티스는 구석의 의자에 둘은 내려
앉힌다.)
커티스 : 노래는 조용히 듣는거야!
(...라고 말하며 기자의 머리를 탁자에 쳐박은후 포르코의 옆으로 다가와 지나의
노래에 박수를 친다.)
멋진 여인이다. 호텔 아드리아노의 마담 지나는
다른나라 파일럿들 사이에 유명한데...
과연 저 노래소리를 들으면 아무리 거친놈도
양처럼 순해질것 같군 그래...
포르코 : 밖에 있는 커티스는 자네 것인가?
커티스 : 아아~, 명성과 돈을 찾아 날아온 행운의 방울뱀이지.
포르코 : 슈나이더컵에서 이태리기를 두번 작살낸 장본인이군.
커티스 : 그놈은 빠를뿐만 아니라 공중전에도 강하지.
...이 동네에선 포르코 롯소라는 돼지가
제법 이름이 있다고 들었는데.
포르코 : 공적들과 거래를 할 생각이라면, 뒤를 조심하는게 좋아.
그놈들은 인색하고 찢어지게 가난해,
목욕을 안해서 악취도 풍기고.
커티스 : 흐흐흐... 확실히.
해적 : 뭐라고! 돼지주제에!
(분위기를 파악한 지나가 공적연합 패거리들의 탁자에 다가가 조용히 말한다.)
지나 : 무슨 일이죠, 오늘밤은? 대단한 분들만 모여서?
오늘 밤엔 또 무슨 음모를 꾸미시려고요.
해적들 : 헤, 헤, 헤, 헤, 지나.
지나 : 와 주셔서 고마와요, 하지만 전쟁 놀이는 안돼요.
해적 : 알아, 지나. 이 근처 50Km 내에서는 일을 않는다구.
해적 : 돼지하고도 친하게 지내쟎아, 안그래?
해적 : 맞아.
지나 : 모두 착한 얘들이군요.
커티스 : 그럼 또 만나자고.
(포르코에게 가볍게 손을 들어보인후 커티스는 지나의 무리로 다가 가 지나의
손에 입을 쟹추고 덕분에 잠시 소란이 일어난다.)
해적들 : 와, 왓,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야!
(포르코가 탁자사이를 지나가자 바안의 여인들이 여기저기서 말을 건다.)
여자 : 하이, 포르코, 얘기좀 들려줘요.
포르코 : 다음에 단둘이 있을때 들려주지.
[호텔 아드리아노의 밀실?]
(포르코가 식사를 하고 있고, 잠시후 지나가 다가와 앞에 앉는다.)
지나 : 그 미국사람, 재밌더군요.
나를 보자마자 대뜸 '결혼해주시겠습니까?'하는 거여요.
그래서 얘기해줬어요.
저는 파일롯과 세번 결혼했는데,
한명은 전쟁에서, 한명은 아틀란트 해에서,
마지막은 아시아에서 죽었다고요...'
포르코 : ...알았나?
지나 : 오늘 연락이 있었어요. 벵골의 오지에서 잔해가 발견됐다고요.
3년을 기다렸어요. 이젠 눈물도 말라버렸어요.
포르코 : 좋은 놈들은 모두 죽어버리는군... (잔을 들며) 친구를 위해.
지나 : 마르코, 고마와요. 항상 곁에 있어줘서...
당신밖에 안남았군요. 오랜 친구는.
포르코 : 이 가게에서 딱 한가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저 사진을 떼내려 하지 않는다는 거야.
(벽위에 걸린 흑백 사진이 보인다. 아드리아노라고 쓰여진 비행정에는 네명의
남자와 한명의 여자가 있다.그 중 한 남자의 얼굴은 매직으로 그어져 확실히
알아 볼수 없게 되어 있다.)
지나 : 안돼요. 그건. 마르코가 인간이었을때 찍은 사진중,
한장밖에 안남은 것이니까요.
어떻게 해야 당신에게 걸린 마법이 풀릴지...
(포르코는 아무 말 없이 담배연기를 뿜어댄다.)
(커티스의 비행정이 수면위로 날아오르고 창가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는 포르코의
모습이 나온다.)
포르코 : 저 미국인 친구, 솜씨가 제법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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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장: 부러진 날개 - 날지 못하는 돼지는 평범한 돼지일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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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정장차림의 포르코가 배를 타고 거리로 들어온다. 거리는 무슨 행사가
치뤄지는듯 매우 혼잡스럽다. 포르코는 은행으로 들어간다.)
[ 은행 ]
(창살 건너편에 앉은 은행원이 맘마유토단사건의 상금을 포르코에서 건네준다.
)
은행원 : 부럽습니다. 나도 이정도만 벌어 봤으면.
(포르코는 지페뭉치중 일부를 다시 은행원에게 내놓는다.)
포르코 : 이번달 치요.
은행원 : 이제 비행정 월부금이 끝났군요. ..어떻습니까?
애국채권이라도 사셔서 민족에게 공헌해보시는게.
(포르코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짤막하게 대꾸한다.)
포르코 : 그런일이라면 인간들끼리나 하게.
(은행문을 나서자 파시스트당의 깃발-...일것이다...-과 탱크의 행렬이 이어지고
사람들의 함성이 드높다. 포르코는 전혀 관심이 없는 표정으로 군중들 사이를
걸어간다..)
[무기 상점]
(컴컴한 지하실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오는 포르코 희미한 등불밑에서 모자를
쓴 소년 하나가 반가이 맞는다.)
소년 : 어서 와요. 포르코 롯소씨.
(기관총을 가르키며) 주문하신것입니다.
포르코 : 실탄 60발도.
소년 : 네에.
(포르코는 기관총을 들어보이며 전혀 딴 세상 얘기를 하듯이 한마디 한다.)
포르코 : 세상이 너무 시끄러워.
(구석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고 있던 할아버지가 힐끔 뒤돌아보며 대꾸를
한다.)
무기상인 : 응, 그래. 아마 정부가 바뀐다지?
(** 시기적으로 봐서 이탈리아의 독재자, 뭇솔리니의 파시스트당이 집권하는것을
말하는듯.)
곧, 당신같은 사람은 범법자가 될걸세..
포르코 : 돼지에겐 '국가'도 '법률'도 필요없어.
무기상인 : 히히히...맞는 말이야. 우리들도 그렇고. 히히..
(탄약상자를 포르코의 앞에 내려 놓은 소년이 보자기에 감춘 기관총을 보며
말한다.)
소년 : 그런걸로 되겠어요? 최신식 소이탄이 있습니다.
포르코 : 허어.. 꼬마야. 우리들은 전쟁을 하려는게 아니다.
또 보자.
소년 : 안녕히 가셔요.
(보자기에 싼 기관총을 들고 나가는 포르코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년 : 저어, 아저씨. 군인하고 현상금 사냥꾼하고 뭐가 다르죠?
무기상인 : 전쟁에서 돈을 버는 인간들은 악당들이지만,
현상금을 못 타먹는 녀석들은 바보들이야.
(장면이 바뀌어 다보하제 위에 올라타 불평을 터뜨리는 맘마유토단의 모습이
나온다.)
해적두목 : 내 평생, 도둑이 빛더미에 올라앉았다는 얘기는
들어 본적도 없다.
해적 : 어쩔 수 없쟎아요, 대장. 수리비가 워낙 많이 들었으니까요...
(라고 말할때 나오는 다보하제기의 꼬리부분은 페인트값 절약을 위한 것인듯
생금속빛이 반짝이고 있다.)
정찰해적 : 배들이 보입니다.
(다른 해적선들이 구름속에서 하나씩 나타난다.)
해적두목 : 왜 내가 이따위 놈들과 어울려야 하는거지?
해적 : 다 그 돼지 때문이죠, 돼지..
해적 : 뭐야? '유토단' 녀석들은 뼁끼값도 없나 보다.
해적 : 비참하군.
해적 : 아뭏든 모두 모였구만.
해적 : 어이, 뒤는 어때.. 미국놈은 오고 있는건가?
해적 : 네, 태양속에 있습니다. 약속한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해적 : 목표 발견! 지중해의 여왕호다.
해적 : 저렇게 큰 배를 터는 겁니까?
해적두목 : 그러니까 이 정도로 준비한거다. 쫄을 필요 없어!
(꽤 나이 들어 보이는 해적이 갑자기 발광신호기를 꺼내서 신호를 보낸다.)
늙은 해적 : "엔진에 이상이 생겼음. 엄호를 해줄테니 먼저들 가라."
해적 : 비겁한 놈아! 약속한대로 해라!
(예상외로 큰 선박을 보고 자신이 없어진 해적들이 발광기로 대화를 주고 받기
시작한다.)
해적 : 비행정에 이상이 생겼을때 수리비는 공동부담인가?.
해적 : 기집애 같은 놈들... 각자 부담으로 하기로 했쟎아!
(곧이어 여기저기서 발광기의 불빛이 번쩍거리며 욕과 고함이 오고간다.)
해적들 : 폭탄도 개인부담이냐?...
그야 당연하지....
엔진 상태가 나쁘다....엔진 상태가 나쁘다...
니들 자꾸 비겁하게 그럴래?...
경비를 공동으로 부담한다면 난 빠질테다....
이제와서 무슨 헛소리야...
(싸우기도 전에 해적들이 사분오열이 되는걸 눈치챈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벌떡
일어나 사방에 기관총을 긁어대며 소리친다.)
해적 두목 : 입닥쳐! 조용히 해!
안내방송 : 손님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손님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공중해적들이 본 선을 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본 선에는 최신의 전투정이 탑재되어 있으니까요.
(배의 격납고 문이 열리고 두대의 비행정이 레일위를 미끌어져 나온다. 과연
최신형 답게 날개를 접었다 펼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두명의 용감한 조종사들을 소개합니다.
1호기는 검은 보라매, 시뇨르 바리카,
그리고 2호기에 바다의 늑대 비스콘 중위.
(두명의 비행사는 손을 흔들어 승객들의 환호성에 답례하며 하늘로 치솟아 오른다.)
해적 : 뭐야? 호위기까지 가지고 있었쟎아!
해적 : 이런 얘기는 없었어.
(위에 멀찌감찌 떨어져 아래를 내려보는 커티스. 아래에서 비행정들의 공중전이
한창이다.)
커티스 : 아~아. 죄다 뒤섞여 버렸군.
(해적들은 다수의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두대의 호위정에 이리저리 슛겨 다닌다.)
해적 : 저리 가버려.
(꼬리에 따라 붙은 호위정을 보며 다급해진 해적이 구원을 요청한다.)
커티--스.
커티스 : 좋아. 기다려라.
(커티스는 태양을 뒤로 하고 급강하하여 순식간에 호위정 옆을 파고든다. 1번기
조종사의 경악해하는 모습이 빠르게 확대.)
[포르코의 은신처]
(포르코는 이전부터 이상을 보여오던 엔진을 손보고 있다. 불꽃을 튀기며 요란하게
돌아가던 엔진은 한뭉큼의 연기와 함께 시동이 꺼진다. 얼굴이 검정으로 엉망이
된 포르코가 비행기 밑에서 기어 나온다.)
포르코 : 이 엔진도 결국 갈데까지 간것 같군.
아무래도 밀라노에 가는 수 밖에.
(수건에 손을 닦으며 포르코는 파라솔밑으로 걸어와 라디오를 켜고 의자에 눕는다.)
라디오 : ... 가 격추당했으나, 패러슈트(낙하산)로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배에 있는 모든 돈과 금을 탈취한 공적들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다음은 너다. 돼지 나와라---, 0
(포르코는 마시던 술을 토해낸다.)
반복합니다. '다음은 너다. 돼지 나와라.'
이번 사건으로 인해...
(라디오를 끈다.)
포르코 : 제법인데... 쓰레기같은 놈들이...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누운 포르코는 곧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큰 웃음을 터뜨린다.)
(장면이 바뀌어 양손에 커다란 짐을 들고 비행정을 향해 걸어가는 포르코의
모습이 나온다.)
미안하지만, 당분간 난 휴가다. 하얀 시트, 아름다운 여자들...
(포르코는 노래하듯이 중얼거린다.)
밀라노까지만 견뎌 다고, 엔진양~.
[하늘 위]
(포르코는 구름속을 날고 있다. 수증기가 날개에 부뿹져 여러가닥의 선을 이루며
뒤로 흐른다.)
포르코 : 좋지 않은 날씨군. 구름 밑으로 가는 수밖에...
(포르코의 머리위에 흐르는 구름은 먹구름이다. 갑자기 엔진이 푸드득거린다.)
이런.. 제발 힘좀 내라.
(몇개의 조종레버를 당기자 엔진이 다시 돌기 시작한다.)
그래, 역시 착한 아이구나. 엔진양.
(그때 뒷편에서 구름을 가르며 커티스가 포르코를 향해 돌진한다.)
커티스 : 돼지야-----ㅅ!
(뒤를 잠깐 돌아본 포르코는 레버를 급하게 잡아당긴다.
비행기는 빠르게 반전하고 바로 그뒤로 커티스가 따라 붙는다.)
커티스 : 1:1이다. 승부를 내자!!
포르코 : 지금, 그런 짓 할때가 아냐.
(포르코는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커티스 : 도망치지 마라. 모두에게 소문내버릴테다.
(커티스가 기를 쓰고 슛아가나 구름속의 수증기가 시야를 가려 더 이상의 추격은
불가능해 보인다.)
포르코 : 또 보자구, 아메리카 놈아, 하 하 하...
(포르코는 크게 웃으며 수증기속으로 사라지나 잠시후 구름을 벗어나게 된다.)
포르코 : 제기랄, 나와버렸다.
(곧바로 따라 나온 커티스가 기관총을 발사함과 동시에 포르코의 엔진이 죽어버린다
.)
포르코 : 맙소사.
커티스 : 맞았다!
포르코 : 네놈따위의 탄환에 맞은게 아니다!. 고장난거야!!
(이 말을 들었는지 어쨌는지 커티스는 다시 추락하는 포르코의 꼬리를 잡고
기관총을 날린다. 사보아기의 엔진과 윗날개가 엉망진창으로 깨지며 유리 파편과
함께 포르코의 얼굴로 쏟아진다. 사보아기는 힘없이 떨어진다.)
커티스 : 해치웠다! 이제, 나도 유명인이다. 이야-ㅅ호우.
(커티스는 한손을 번쩍 들며 승리의 포즈를 취한다음 구름밑으로 내려간다.
주위를 둘러보며 무엇인가를 찾는 커티스)
커티스 : 빈손으로 들어가면 녀석들이 믿질 않을테니까네....
증거로 뭔가...!
(부서진 빨간 나무조각이 물에 떠내려오는걸 발견한 커티스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진다.)
커티스 : 있다앗!
(수면위에 내려온 커티스는 조심스럽게 사보아기의 잔해를 집어들고 영화배우의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대사를 읊는다.)
커티스 : 이 경박스런 빨간색... 틀림없다.
앨러배머에 계신 어마이에게 멋진 선물이 될거다.
(** 앨러배머는 미국의 마을 이름입니다. 일어식 발음은 아라바마.)
(커티스는 조각에 키스를 한후 비행정에 올라탄다.)
(잠시 섬위의 나무의 잎새가 흔들리고 밑에서 포르코가 나온다. 커티스가 사라진것을
확인한 포르코는 씁쓸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본다. 거기에는 엉망으로 부셔진
사보아기가 놓여져 있다.)
[호텔 아드리아노]
(분홍색 원피스차림의 지나가 호텔의 층계를 급하게 뛰어 내려와 대기중인
선박에 올라탄다.)
지나 : 서둘러줘요.
(배가 부두를 떠나려 하는데 호텔쪽에서 소년 한명이 손을 흔들며 달려나와
지나를 향해 소리친다.)
소년 : 사모님... 사모님! 전儺니다.
무사하십니다. 살아계십니다.
지나 : 뭐?
(지나는 배위에서 부두로 훌쩍~ 뛰어 오른다.)
소년 : 프론트에 가셔서 전화 받아보셔요.
(호텔로 달려온 지나는 지배인에게 수화기를 건내 받는다.)
지나 : 마르코, 당신 맞나요? 다친데는요?
지금 막 배로 찾으려 가려던 중이여요.
....그래요.... 잘됐어요.
포르코 : 무인도에 있느라 살이 좀 빠졌지.
지금부터 비행정을 고치러 밀라노에 가려고 해.
그 미국인 친구가 호텔에 들리면 전해주지 않겠어?
다시 한번 만나자 한다구.
(포르코의 말을 들은 지나의 얼굴이 안도의 표정에서 분노의 표정으로 바뀌더니
소리를 빽 지른다... 포르코는 카랑카랑 울리는 수화기를 귀-?-에서 떨어뜨려
놓는다....여기서 한가지 웃기는 점. 돼지귀는 모자속에 있는데 수화기는 어디에
대고 있는건가... )
지나 : 뭐여요? 사람을 전언판정도로밖에 생각 안하시는군요!!.
얼마나 걱정을 했는데,
당신네 조종사라는 인간들은 여자를
잔교위의 쇠붙이정도로 밖에 취급하지 않아요.
마르코, 당신 다음번엔 로스트 포크(구운 돼지요리)가
돼 버릴거여요.
이제 싫어요. 그런 장례식...
(포르코는 느릿느릿 입을 뗀다.)
포르코 : 날지 못하는 돼지는 평범한 돼지일뿐이야.
지나 : 바보!
(전화를 끊는 소리가 들린다.)
(장면이 바뀐다. 조그만 증기 선박에 회색 천으로 덮어씌운 사보이아기가 보인다.
포르코는 뱃머리에 서서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다시 장면이 바뀐다. 덜컹거리는 화물열차위에서 자신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던 포르코는 신문을 접어 옆구리에 끼우고 모자로 얼굴을 덮는다.)
(허름한 목조건물이 보인다. 자동차 소리가 들리고 건물안에서 키가 작은 남자와
붉은 머리의 소녀가 나온다. 남자가 트럭안을 향해 말을 꺼낸다.)
피콜로 : 오늘 밤쯤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지.
포르코 : 이번에도 신세좀 지자.
(보자기에 씌워진 사보아기를 보며 한마디한다)
피콜로 : 이런 이번엔 심하게 당했구만.
차라리 새로 만드는게 빠르지 않겠나?
포르코 : 이것만은 남겨두고 싶어.
피콜로 : 알만 하다. 그 기분.
피오 : 비켜주셔요. 뒤로 들어갈테니까.
(피오는 트럭안으로 올라타 공장쪽으로 후진을 한다.)
포르코 : 저 귀여운 아인 누구지?
피콜로 : 미국에 있던 내 손녀. 오라이, 오라이, 오라이.
(사보이아기를 덮은 천을 걷어낸 피오는 비행정의 붉은색 몸체를 바라보며 탄성을
지른다.)
피오 : 멋있는 비행정이다....
할아버지, 멋있어요. 좋은 라인(선)인데.
피콜로 : 이런 일을 하려는 애들, 요즘엔 거의 찾기 힘들어.
포르코 : ...닮지 않았어.
피콜로 : 응?
포르코 : 진짜 자네 손녀야?
피콜로 : 손 대지 마!
포르코 : 으잉?
피콜로 : 피오, 뒤를 부탁한다.
피오 : 네, 알았어요.
(포르코는 피콜로를 따라 어두운 복도를 걸어간다.)
포르코 : 상대는 커티스기야. 15 노트정도 더 빠르게 부탁해.
피콜로 : 커티스? 들어본적이 있어.
(구석의 방문을 열고 불을 켜자 중앙의 선반위에 엔진이 놓여져 있는게 보인다.)
피콜로 : 자. 어떤가?
포르코 : 이건 '포르고-레' 아니야...?
피콜로 : 출처는 묻지마. 1927년 슈나이더 컵에서
이 놈을 장착한 이태리 비행정이 커티스에게 당했지.
하지만 그건 이놈 잘못이 아니야. 메카닉(정비사)가
엉터리였던거지.
크크크크... 피가 부글부글 끓는군...
포르코 : 너무 이상하겐 개조하진 말라고. 경주용이 아니니까.
피콜로 : 지금 나한테 강의를 하는거야?
아시아에선 이럴때 부처앞에서 염불 외지 마라고 하지...
(포르코에게서 돈 뭉치를 받아 책상의 한쪽에 가득히 쌓아 놓고 있는 피콜로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 : 있는 돈을 몽땅 가지고 왔지.
피콜로 : 요즘, 화폐가치가 땅에 떨어졌다는걸 알아야지.
(피콜로는 포르코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돈 뭉치를 세어 보며 말한다.)
주머니 속에 있는 돈도 모두 내놔,
프로펠러와 페인트값, 그리고...
포르코 : 남은건 체재비야! 호텔비하고 식대라든지...
피콜로 : 여기서 머물면 되쟎아. 끼니까지 포함해서 싸게 해줄테니까.
(포르코는 주머니속에서 마지막 지페뭉치를 꺼내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포르코 : 아들들이 안보이던데 어디 갔지?
피콜로 : 셋 다 돈 벌러 나갔어.
(뭔가 낌새가 이상한것을 눈치챈 포르코.)
포르코 : 그럼... 설계는 누가 하지?
피콜로 : 피오가...
(경악하는 포르코 --> 양쪽 귀가 공중에 들릴정도.)
포르코 : 피오!? 아까 그 여자애?
피콜로 : 나이는 어리지만, 피오한텐 아들녀석들이 없는 재능이 있어.
(포르코는 책상위에 쌓인 돈을 주섬주섬 가방속에 집어 넣는다.)
포르코 : 영감.. 오랫동안 거래했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곳으로 가겠네.
피오 : 잠깐만요.
(어느 사이 붉은색 침낭을 들고 들어온 피오가 문을 닫고 포르코에게 걸어와서
질문을 한다.)
제가 여자라서 불안한 거여요? 아니면 어리기 때문에?
포르코 : 양쪽 다다. 아가씨.
(잠시 포르코를 쳐다보는 피오.)
피오 : 네에~ 당연하지요.
(고개를 잠깐 갸웃하는 피오.)
음.... 그래요! 좋은 조종사의 제일조건을 가르쳐주시겠어요?
포르코 : 흠?
피오 : 경험?
포르코 : 아니, 인스퍼레이션(영감)이라고 생각한다.
피오 : 다행이여요. '경험'이라고 말하지 않아서.
할아버지에게 들은 얘긴데, 아저씨의 단독비행은
상당히 일렀다고요?
그때부터 무척 잘했었다고 하던데요.
포르코 : 1910년, 17살때지.
피오 : 17살! 지금의 저와 같아요.
여자를 그만둘수는 없지만,
한번 맡겨 줘봐요.
그전의 도면도 있으니까요.
잘못되면 돈은 안 받을께요. 괜챦죠, 할아버지?
피콜로 : 내 손녀야. 잘 할거야.
나도 12살때부터 엔진을 분해했었으니까.
피오 : 오늘 밤은 여기서 주무셔요.
(피오는 붉은색 침낭을 포르코에게 내밀며 포르코가 대답할 틈도 주지 않고
빠르게 재잘댄다.)
침대는 내일 만들어 드릴께요. 아침식사는 아침 7시고요.
뜨거운 물도 나와요. 수건은 벌써 준비해뒀구요.
안녕히 주무셔요.
피콜로 : 돈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단골이니까.
(피콜로는 포르코의 가방속에서 다시 돈뭉치를 꺼내간다.)
나머지는 외상으로 해 두지.
(침낭을 들고 멍하니 서있는 포르코를 중심으로 화면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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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장 -피오- '열일곱살!! 지금의 저와 같군요!'
--------------------------------------------------------------?
( 비행정들이 하늘위로 날아다니는 모습이 비추고 높이 세워져 있는 굴뚝들,
공장의 전경과 철교밑을 지나가는 배들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는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얼굴을 수건으로 닦은후 선글라스를 쓴다. 제도기와 연필을 이리저리
움직여가며 도면을 그리고 있는 피오의 모습이 보인다. 뒤로 팔을 쭉 뻗고 기지개를
펴던 피오는 문소리가 들리자 이쪽을 바라보며 한손으로 눈을 부비며 말한다.)
피오 : 안녕하셔요, 잘 주무셨어요?
포르코 : 너, 철야했냐??
피오 : 러프(초안)인데.., 어떨까요?
(피오는 혼자 떠들기 시작하고 포르코는 멍청한 표정으로 얘기를 듣고 있다.)
본체의 모양은 그대로 두고 날개 파트를
다시 가다듬을까 하거든요.
이걸로 5노트 정도는 더 빨라져요.
그전의 도면를 보고 놀랬어요. 날개까지 목재로 되어 있어서요.
이 비행정은 정말 근사해요.
이 날개를 설계했던 사람은 정말로 나무의 성질을
잘 알고 있어요.
감격했어요.
(포르코는 상의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며 말을 잇는다.)
포르코 : 이놈은 단 한대만 만들어졌지.
너무 위험해서 날지못한다고,
창고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던거지.
피오 : 역시! 이런 파격적인 세팅으로 잘도 물에서 뜨는군요...
포르코 : 어려울때는 이착륙때 뿐이야.
스피드가 붙으면 질겨지는 날개지.
날개의 각을 0.5도 정도 올려줘. 나머지는 도면대로 하고...
(피오의 표정이 환해진다.)
피오 : 일을 맡겨주시는거지요? 고마와요.
정말로,열심히 하겠어요!
포르코 : 그대신, 아가씨. 한가지 조건이 있다.
(피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포르코를 쳐다 본다.)
철야는 하지마. 수면부족은 잘될 일도 망치지.
....그리고 미용에도 안 좋고.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던 피오의 얼굴이 밝게 풀리면서 한쪽 눈을 찡긋하며
미소로 답한다.)
피오 : 후후... 그렇게 할께요. 실은, 어제밤엔 가슴이 두근두근거려서.
(자리에서 일어난 피오는 커피포트와 잔을 들고 문밖으로 나가며 쉴새없이
종알거린다.)
잠을 잘수가 없었어요.
이번 일을 나한테 맡겨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거든요.
그러니까 기뻐요. 커피 타 드릴께요.
(피오가 문을 닫고 나가자 포르코는 담배연기를 뿜으면서 조금은 불안한 감정으로
중얼거린다.)
포르코 : 만드는 것까지 혼자 하려는건 아니겠지...
(한 무리의 여자들이 삼삼 오오 공장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이고 피콜로는
일일히 포르코에게 여자들의 소개를 해준다.)
피콜로 : 다음은 내 조카딸, 모니카다. 제도를 맡게 될거네.
모니카 : 만나서 반가와요.
피콜로 : 이 애는 조카 며느리인 실바나. 마무리 공정을 하게 될거네.
사촌 딸내미들이다. 소피아. 로라, 콘스탄스, 발렌티나.
피오의 언니인 길리오라고 해... 아, 산드라까지 와줬구나.
사촌이지. 예뻐졌구나, 마리엣따.
피콜로 : 며느리들이네, 마리아, 티나, 안나.
그 애들의 여동생 바이렛타다.
( 정신없이 소개가 진행되고 있는데 검은색 옷을 걸쳐입은 세명의 할머니들이
반갑게 다가온다.)
할머니 : 포르체리-노!
포르코 : 할멈! (반갑게 껴안는다.) 아직 죽지 않았군.
할머니 : 너도 멋진 남자가 되었구나!
(멋진 돼지 포르코는 유쾌하게 웃다가 갑자기 웃음을 뚝 멈추고 심각하게 되묻는다.)
포르코 : 할멈들도 일하나?
(할머니들은 싱긋 웃으며 대꾸한다.)
할머니 : 그래, 증손주 녀석들 용돈이나 주려고.
(...라고 말하며 크게 웃는다.)
(장면이 바뀐다.)
포르코 : 남자들은 한명도 없는거야?
피콜로 : 아...(0응0이라는 억양)
(공장안을 가득 메운 여자들이 비행정을 중심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식탁을 꾸미는 여자들의 모습들이 보인다.)
포르코 : 모두 자네 친척들인가?
피콜로 : 그래. 요즘 워낙 일이 없어서.
남자들은 모두 돈을 벌러 외지로 나갔거든.
포르코 : 세계 대공황탓인가?
(포르코는 테이블에 앉는다.)
피콜로 : 걱정말게. 여자도 괜챦아. 일도 잘하고 무엇보다 끈기가
있거든.
(피오가 포르코의 앞에 스파게티를 놓는다.)
포르코 : 팬케익을 굽는 것도 아니고...
(냅킨을 두르고 포크로 스파게티를 먹으려던 포르코는 주위를 둘러보고 멈칫한다.
식탁가에 앉은 여자들은 모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올리고 있다.)
피콜로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도산 직전의 저희 회사에게
빵과 일거리를 주셨습니다.
여자 손을 빌려 전투정을 만들려 하는 죄많은
우리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요.
(피오가 살짝 눈을 뜨고 포르코를 바라보며 윙크를 한다.)
모두 : 0아멘.0
(피콜로는 포르코의 잔과 자신의 잔에 포도주를 따른다.)
피콜로 : 자아, 실컷 먹고 열심히 일하는 거다!
(호탕하게 웃는다.)
[]
(허름한 창고에서 엔진을 테스트하고 있다. 엔진은 불꽃을 내뿜으며 엄청난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피콜로 : 소리 좋고! 정말 엄청난 엔진이다! 뭐라고 말좀 해봐, 근사하지?
(연신 싱글거리며 엔진의 회전속도를 높이고 있는 피콜로의 귀에다 대고 소리치는
포르코.)
포르코 : 적당히 하지 않으면, 썩은 건물 날아간다.
(엔진이 일으키는 바람에 펄럭이는? 포르코의 귀에 대고 피콜로도 소리친다.)
피콜로 : 여하간, 커티스따윈 문제 없겠지?
(엔진은 더욱더 맹렬히 회전하고 급기야 창고 천장을 덮은 슬레이브 조각? 이
갈갈이 날라가 버린다.)
[]
(비행정의 여러부분을 만드는 여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피오가 내놓은 설계도를 훑어보는 피콜로.)
피콜로 : 흐음. 확실히, 이건 멋진 아이디어다.
피오 : 네.. 그러니까 부탁해요.
피콜로 : 하지만, 이건 돈이 너무 많이 들어.
(벽에 덕지덕지 붙은 영수증을 가르키며)
예산을 오버(초과)한 청구서가 이렇게 쌓이고 있는데.
(포르코를 흘겨보며.) 스폰서라는 분이 영....
(피오는 무척 슬픈 표정으로 포르코를 바라본다.)
피오 : 포르코...
포르코 : 알았다, 알았어. 그런 눈으로 날 쳐다 보지 마라.
너 하고 싶은대로 해.
(피오의 표정이 환해진다.)
피오 : 네엣-! 공장하고는 얘기가 되어있어요. 금방 주문할수 있어요.
(문을 나가며 크게 소리친다.) 포르코, 정말 좋아해요!
(피콜로는 계산서를 작성하여 벽에 덧붙인다.)
피콜로 : 3개월은 어떻게든 되겠지.
포르코 : 직업을 해적으로 바꿔볼까?
피콜로 : 좋은 애야.
포르코 : 응?
피콜로 : 손대지 마.
포르코 : 엉덩이 털까지 다 뽑혔는데, 나올 코피나 있겠냐...
(** 상당히 일본적인 대사네요. 에구...근데 번역이 잘 된건가?)
(어두워진 공장 주변을 거닐고 있는 포르코, 문득 불이 켜져 있는 곳을 바라보니
밤 늦도록 비행정 제도를 하고 있는 피오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개천에 버리고 안으로 들어온다. 공장안에서 열심히 일 하는 여자들의
모습이 보이다.. 날개가 만들어지고, 엔진이 올려지고 붉은 페인트가 칠해진다.
할일이 없는 포르코는 구석에 멍청히 앉아서 목재요람을 손으로 흔들고 있다.
비행정은 이제 거의 완성된 듯 하다.)
[극장]
('베티 붑'이라고 생각되어지는 흑백 만화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돼지가 악역으로 나오는, 일종의 액자만화이다. 포르코는 팝콘을 먹으며 자리에
앉아 있다. 푸른 군복 차림의 남자가 앞에서 걸어나와 포르코의 옆자리에 앉는다.)
포르코 : ...소좌인가? 출세했구나, 페라린.
페라린 : 바보가! 뭐하러 돌아온거야?
포르코 : 가고 싶은덴 어디든지 가는게 내 신조야.
페라린 : 이번만큼은 당국에서도 널 내버려두지 않는다.
혹시 미행당하지는 않았나?
포르코 : 따돌렸어...
페라린 : 너한테는 반역죄(반 파시즘)와 밀입국죄,
퇴폐사상, 파렴치하고 나태한 돼지가 된죄,
그 밖에 수맣은 죄목이 씌워져 수배가 된 것을 알고 있겠지?
포르코 : 와 하 하 하 하 ...
페라린 : 바보같은 놈, 웃을때가 아니야.
네 녀석 비행정까지 압수한다고 들었다.
포르코 : 지독한 영화군.
페라린 : 이봐, 마르코, 공군으로 돌아와라.
지금이라면 우리들의 힘으로 어떻게든 할수 있어....
포르코 :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쪽이 나아.
페라린 : 모험비행가의 시대는 끝났단 말이다!!
국가라든지, 민족이라든지, 그런 시시한
스폰서라도 두지 않으면 날을수가 없어!
(영화속의 악당 돼지는 주인공에게 신나게 얻어터지고 있다.)
포르코 : 난 내 돈벌이가 되는 일에만 하늘을 날지.
(영화속의 돼지는 추락하고 있다.)
페라린 : 아무리 그래봤자 돼지는 결국 돼지다.
포르코 : 고마와, 페라린. 모두에게 안부나 전해줘.
(악당돼지를 물리친 영화속의 주인공은 열렬한 키스를 하고 있다.)
페라린 : 좋은 영환데.
(포르코쪽을 힐끔 바라보며.) 조심해라.
놈들은 돼지를 재판에 회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포르코 : (건성으로 대답한다.) 응.
(페라린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일어선다.)
페라린 : 잘 있게, 전우.
[길거리]
( 극장에서 나와 바바리 코드에 손을 찔러넣고 거리를 걷는 포르코옆에 갈색
트럭이 멈춘다.)
피오 : 포르코, 타실래요?
(주위를 둘러보는 포르코.)
포르코 : 마침 잘 와주었다.
(핸들을 잡은 포르코 옆에서 피오가 밝은 표정으로 말을 한다.)
피오 : 내일 비행정을 띄우려고 빌려오는 거여요.
드디어 테스트비행이예요.
포르코 : 테스트는 빼버린다. 즉시 날려야 해.
(피오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즉시 대꾸를 한다.)
피오 : 바보같은 소리 마셔요.
테스트도 하지 않고 비행정을 건네줄순 없어요.
거기다, 분해해서 호수까지 옮기는데만 하루가 걸린단 말여요.
포르코 : 시간이 없어. 창문으로 뒤를 봐라.
( 피오가 고개를 돌려 창문을 통해 뒤를 바라보니, 검은색 승용차가 따라붙고
있다.)
파시스트의 비밀 경찰이다. 피오, 너를 따라온거다.
피오 : 나를? 왜요?
포르코 : 내가 미행을 따돌렸거든.
그리고 피오,네가 내 비행정을 만지고 있으니까.
(피오는 잠시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눈치더니 포르코에게 물어본다.)
피오 : 포르코, 당신 혹시 스파이아녜요?
( 포르코는 참을 수 없다는듯 웃음을 터뜨린다.)
포르코 : 와 하 하 하! 내가? 스파이냐고? 카 하 하 하
(피오는 토라진 표정으로 창가에 턱을 괸다.)
포르코 : 스파이질이라는것도, 부지런한 놈이나 해 먹을수 있는거란다.
피오 : 하지만, 전쟁시엔 영웅이었쟎아요.
확실히 이상하다고요...아무일도 하지 않는다는건..
포르코 : 나도, (포르코는 핸들을 갑자기 돌린다.)
그렇게 생각한다.
포르코 : 이런, 이 길이 아니다!
(골목에서 빠져나온 트럭은 다시 반대방향으로 회전을 하여 승용차앞으로 돌진한다.
가까스로 트럭을 피한 승용차는 옆건물을 들이받아 더이상 추격을 할수가 없게
된다.)
피오 : 아무일도 안한건 아닌거 같군요.
포르코 : 자아. 지금부터 좀 바빠질거다.
[피콜로의 공장]
(어둠이 깔린 공장의 전경이 보인다. 세명의 할머니가 창가에서 고개를 내밀고
무엇인가 살펴보고 있다. 몇명의 남자들이 담장을 넘어 마당으로 들어오는게
보인다. 여자들이 비행정의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비행정위에서 엔진을
살펴보던 피콜로가 포르코앞으로 뛰어 내린다.)
피콜로 : 아무때고 날을 수 있어.
할머니 : 뒤에 두놈이 숨어 있고 앞에 세명이 있다.
어쩐지 두근두근거리는데.
피콜로 : 할머니, 너무 얼쩡거리지 마셔요.
(포르코는 옆쪽을 한번 바라보고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황급히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피오가 식구들의 전송을 받으며 짐을 꾸리고 있다.)
피오 : 갔다 올께요.
여자들 : 몸 조심해라.
피오 : 고마와요.
(피오는 가방을 비행정위에 올려놓고 몸체의 일부를 걷어내고 있다.)
포르코 : 피오! 너 뭐하고 있는거냐?
피오 : 저도 가려고요. 탈곳을 만들어야 하니까 5분만 기다려 주셔요.
(포르코는 안색이 변해져서 소리를 지른다.)
포르코 : 농담이 아니야!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피오 : 쉬... 그렇게 크게 말하지 마셔요.
포르코 : 피오, 말이다.
(피오는 비행기 건너편으로 넘어간다. 포르코는 허둥지둥 반대쪽으로 돌아간다.)
너는 양가집 딸이쟎아.
거기다 아직 시집도 가기 전의 몸이다. 그러니까...
(피오는 전혀 들는 척도 안하고 있다 불쑥 말을 건넨다.)
피오 : 거기좀 잡아 주실래요?
(포르코는 얼떨결에 떼어낸 몸체를 들어준다.)
고마와요. 급하게 만든건데....
(피오는 자신의 좌석의...뭐라고 말해야 하나...아뭏든 덮개 비슷한것을 포르코에게
보여준다.)
봐요.
(어이없어하는 포르코를 무시하고 피오는 새로 만든 좌석에 올라탄다.)
딱 맞는다.
(피오는 비로소 포르코를 바라보며 한마디 한다.)
그쪽을 눌러주셔요.
(포르코는 분노를 억누르며 피오에게 말한다.)
포르코 : 아가씨. 난 현상수배된 상금가야.
유람비행을 떠나는게 아니란 말이다.
피오 : 미안해요, 하지만 처음 맡은 일이니까 마무리까지 하고 싶어요.
(안의 나사를 조이며) 일단 날고 난후 손을 봐야 겠어.
포르코 : 나는 지금 뒷편의 운하에서 이륙하려 한다.
무사히 날아오를지는 장담 못해.
피오 : 그러니까 더 같이 가야죠.
그리고 커티스와 맞붙으려면 저같이 유능한
정비사가 필요치 않겠어요?
포르코 : 나, 나는 남자다.
단 둘이서, 그것도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야영을 해야해.
피오 : 그게 어때서요, 저는 야영을 참 좋아해요.
포르코 : 내가 말하는건 0그게0 아니야. 응....
(피콜로가 확성기를 손에 들고 다가온다.)
피콜로 : 데리고 가게. 커티스를 이기지 못하면 돈을 못 받게 되니까..
자네가 살아야 나도 살수 있어.
포르코 : 네놈이 그러고도 할애비냐?
피콜로 : 월급은 많이 줄 필요 없어.
덤으로, 둘 사이에 확성기를 달아주지.
포르코 : 손녀까지 수배자로 만들셈이구나.
피오 : 으응~(0아니요0라는 억양). 난 이제 포르코의 인질이 되는거여요
.
그래야 공장에서 일한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협력한 거라고 변명할 수 있쟎아요.
(포르코는 그제서야 마음이 움찔한듯...)
그러니까 제발, 데리고 가줘요. 폐를 끼치진 않을께요.
(피오는 애절한 눈망울로 포르코를 응시한다.)
포르코 : ... 오른쪽의 기관총을 떼 내라.
피오 : 네?
포르코 : 네 엉덩이가 얼마나 작은지는 모르겠다만,
기관총 사이는 너무 좁다.
(표정이 환해지는 피오.)
피오 : 잘 됐다!! 하지만 제 엉덩이는 보기보단 크다구요.
일분이면 돼요..
포르코 : 빨리 떠나자. 꾸물거리다간, 할머니들까지 따라 간다 하겠다.
피콜로 : 그렇군 그 방법도 있었지... (킬킬 웃는다.)
피오의 어머니 : 할머니, 빨리, 빨리.
할머니 : 피오야. 선물은 안 사와도 된다.
(** 꼭 이런 말을 해서 부담스럽게 만드는 할머니가 있다.)
(새로 장착된 엔진의 손잡이?는 앞쪽에 달려있다. 천천히 회전시키자 그전의
엔진소리와는 확실히 다른, 멋있는 소리가 난다.)
피콜로 : 컨택트!
( 곧 엔진이 힘차게 돌기 시작한다. 사람 들이 비행기에 매달려서 비행기의
전진을 막고 있다.)
열어라!
( 비행기는 공장의 문밖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 밖에서 잠복중이던 남자들이 황급히 움직이며 호각을 불어댄다.)
피콜로 : 떨어져!
( 비행기를 잡고 있던 손을 놓는다. 밖의 남자들이 권총을 쏘아 대나 포르코가
기관총으로 응사하자 허둥지둥 도망친다. 비행정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운하속으로
뛰어내린다. 뒤이어 공장안의 사람들이 와르르 뛰어 내려오며 소리를 지른다.)
여자들 : 인질범이다---.
피콜로 : 돈 내놔라----
피오 : 배 어때요, 포르코?
(포르코와 피오는 둘 사이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이야기를 나눈다.)
포르코 : 너처럼, 좀체 말을 들으려하질 않는다.
일단은 과격해진 느낌이다..
피오 : 일단 멈춰요! 세팅을 바꿔줘야 겠어요!
포르코 : 그럴 시간이 없다. 하여튼 날고 봐야해.
( 사보이아기는 운하의 다리밑을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고, 그 뒤로 엄청난
물보라가 일어난다.)
( 마이크를 통해 변성된 포르코의 목소리가 들린다.)
포르코 : 물방울이 앞을 가린다.
( 비행정의 앞부분에 위치한 피오가 포르코를 대신해 앞을 확인하고 다급히
소리지른다.)
피오 : 앞에 배가 !
( 포르코의 표정이 변한다. 운하의 앞쪽에서 허름한 기관선이 느리게 다가오고
있다.)
포르코 : 날아라!
( 배의 바로 앞에서 가까스로 위로 떠오른 비행정은 기체의 균형을 잃고 옆으로
완전히 기울어진다. 포르코는 이를 악물고 조종간을 당기고 있다.)
말을 들어! 말괄량이야! (<- 비행기보고 하는 소리임.)
피오 : '에루롱'이 물에 잠겨있어요!!
(** 음...여기서 에루롱( h )은 사전에도 안나오는 단어인데요... 앞뒷
문맥으로 봐서, '일롱게이션'(ellongation)의 준말 '일롱'(ellong.)의 일어식표기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날개의 '늘어난 부분'] 그러니까, 개조돼서 길어진
날개의 끝을 말하는 걸겁니다, 아마.. 영문대본은...'turning wing'이 오른쪽으로
쏠리고 있다...'라고 해석됨.)
탭을 사용해요!
포르코 : 탭?
피오 : 제가 새로 집어넣은거여요!
( 비행정의 앞으로 다리가 빠른 속도로 다가온다. )
'빨리요'
( ....)
( 물속에 잠겨있던 비행정의 날개끝이 수면위로 나온다. 비행정은 가까스로
균형을 찾고, 다리의 터널 사이를 통과해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라고 생각했으나 다시 비행정은 수면을 걷어찬다. 마치 물위로 비스듬히
던져진 돌멩이처럼 수면을 뛰어가던 비행정은 다리의 터널 하나를 그 상태로
한번 더 통과하고 방향을 바꿔, 오던 길을 뒤짚어간다. 이제 균형은 완전히
되찾은것 같다.)
포르코 : 좋아. 갑자기 착한 애가 됐군.
( 비행정은 다리위로 날아오른다. 비행기 아래로 마을풍경이 보인다. 비행기는
곧 구름위로 올라선다. )
[하늘]
( 붉은색 사보아기와 파란 하늘이 무척 잘 어울린다. 피오가 포르코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자 포르코도 엄지를 들어 보인다.)
( 피오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을 한다.)
피오 : 아름답다....
세상은 정말 아름답구나....
( 잠시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던 피오는 무엇인가를 발견한다. 빨간색 MACCHI
M-39가 다가오는것이 보인다.)
피오 : 추격대일까?
포르코 : 그런것 같지는 않은데....
저건 이태리 공군의 수상전투기야. 페라린녀석이군...
( 페라린은 조종석에서 수화로 포르코에게 무엇인가 말한다.)
피오 : 아는 사람?
포르코 : 이 앞에 이태리공군이 숨어 있다고..
빠져나갈 구멍을 가르쳐 주러 왔다는군....
( 포르코와 나란히 비행하던 페라린의 비행기가 방향을 바꾸고, 포르코가 그
뒤를 따른다.)
( 페라린이 다시 수화로 무엇인가 말한다.)
이대로 아드리아해쪽으로 저공비행을 하면 된다고.
고맙다, 전우여...
( 피오도 안경을 벗고 커다랗게 외친다.)
피오 : 고마와요--!
(페라린은 다시 수화로 무엇인가 말하더니 하늘 건너편으로 사라진다.)
피오 : 저녀석, 피오보고 돼지를 믿지말라고!
(포르코는 지면 가까이 내려와 초원위를 비행한다. 풀과 양떼와 집들이 지나가고
푸른색 바다가 나타난다. 비행기는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으로 사라진다)
--------------------------------------------------------------?
제 4장: 과거 - 포르코가 살아돌아와서서 기뻐요. 나, 포르코를 좋아하니까.
--------------------------------------------------------------?
( 아드리아노 호텔의 담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남자가 보인다. 붉은색 모자에
나비넥타이, 노란색 양복을 말숙하게 차려입은 커티스의 모습이다. 커티스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는 담위로 기어오른다. 지나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입가에 씽긋 웃음을 띄운다.)
[지나의 정원]
( 하얀색 롱드레스차림의 지나는 가볍게 턱을 괴고 독서를 하고 있다.)
커티스 : 아름다워...
( 인기척을 느낀 지나가 옆쪽을 바라보자 몰래 숨어들어온 주제 치고는 너무도
당당히 문가에 서있는 커티스의 모습이 보인다.)
커티스 : 비밀의 화원에 피어있는 한송이 장미....
( 커티스는 모자를 벗어들고 지나에게 다가온다.)
지나 : 무례한 분이군요. 여긴 개인 정원이여요.
( 커티스는 품안에서 한통의 편지를 꺼내든다.)
커티스 : 이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나 : 아아~ 헐리우드에서 온것이군요.
(편지를 읽는다.)
'귀하가 보내주신 시나리오와 영화출연건에 대해서. '
(커티스가 지나의 말을 받는다.)
커티스 : '검토중이니 빨리 연락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 커티스는 씨익 웃으며 지나의 옆에 앉는다.)
커티스 : 타이틀은 '아드리아해의 꽃 다발'이지.
지나 : 멋있군요.
커티스 : 정말? 그럼 결정됐어. 지나. 같이 헐리우드에 가자.
공적들의 바람막이가 돼 준건 돈과 명성을 향한 원스텝,
다음은 헐리우드의 대스타다.
지나 : 그 다음엔?
커티스 : (주먹을 번쩍 쳐들었다 가슴에 대며 ) 대통령!
(지나는 무척 재미있다는 듯, 이마에 손을 대고 맑은 목소리로 웃는다.)
지나 : 아 하 하 하 ...
(약간 당황한 커티스가 슬그머니 올렸던 손을 내리며 말한다.)
커티스 : 나는 진심이야. 당신을 퍼스트레이디로 만들어주겠어.
지나.
지나 : (고개를 돌려 커티스를 바라모며)
나, 당신의 그런 바보스러운점이 좋아요.
커티스 : 정말?
지나 : 하지만. 나는 지금 도박을 하고 있거든요.
(커티스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을 하고 지나를 바라본다. 지나는 가볍게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내가 이 정원에 있을때, 그 사람이 나를 찾아오면,
이번만큼은 사랑을 할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바보는 밤에 가게로밖에 찾아오지 않거든...
햇살이 비추고 있을때는 한번도 나타나지 않아...
( 어디선가 비행기의 엔진소리가 들린다. 커티스는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지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나간다. 붉은색 사보이아기가 지나의 머리위를
스쳐 지나간다. )
커티스 : 저놈이 다시 왔구나!
( 꿈꾸듯이 비행기를 바라보는 지나의 표정과 하늘, 구름, 붉은색 사보이아기,
흐르는 바다가 교차된다. 아드리아노라고 쓰여진 수상 비행기위에서 맑게 웃고
있는, 소년시절의 포르코와 지나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가 뒤에 앉은 지나를
바라볼때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지나의 스커트자락을 걷어올렸다. 당황해하며
스커트를 손으로 누르는 지나와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앞으로 돌리는 포르코.
그리고 포르코는 여전히 하늘을 날고 있다.)
지나 : 바보...
(포르코의 비행기는 구름속으로 사라진다.)
내리지 않고 그대로 떠나다니. 지금의 도박도 내가 졌어.
(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포르코를 바라보던 커티스가 황급히 몸을 돌려 지나에게
되묻는다.)
커티스 : 서,설마... 그 도박이라는게 저 놈 얘기였어?
지나 : 안되나요? 여긴 당신네 나라보단, 인생이 약간 더 복잡할거여요
.
(하늘을 쳐다보며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지나.)
사랑은 언제라도 할수 있는 일이지만.
(몸을 돌려 안쪽으로 들어가며) 헐리우드엔 댁 혼자 가셔요.
(커티스는 지나의 말에 충격을 받은듯, 지나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입을 뗀다.
)
커티스 : 대,댁?!
[하늘]
피오 : 갑자기 애크러배틱(곡예비행)을 하는 바람에 머리를 부딪쳤어요.
포르코 : 오랜 친구에게 인사를 한거야.
피오 : 아드리아노 호텔의 지나씨에게요?
(포르코는 콧잔등을 실룩거린다.)
아까 테라스에서, 하얀옷 입고 서있던 여자지요?
할아버지가 그랬거든요.
아드리아의 조종사들은 모두 지나를 사랑하고 있다고요.
포르코 : 늙은이가 쓸데없는 소릴...
피오 : 지나씨는 어떤 사람이죠? 포르코도 그 여자를 사랑했어요?
포르코 : 연료를 보충하려 내려간다.
계속 재잘대다 혀 깨물어도 난 모른다.
(멀어져가는 비행기속에서 피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피오 : 잠, 잠깐만! 꺄아...
[]
(피오는 수면위에 떠있는 비행정위에서 몹시 따분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앉아있다.
파리(벌?) 한마리가 소리를 내며 날아와 비행정위에 앉는다. 피오는 입으로
바람을 훅 불어 날려보낸다.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고개를 드는 피오. 한 소년이
드럼통을 가득채운 나룻배를 비행정쪽으로 대고 있다.)
소년 : 휘이~ 전투정에 웬 여자야?
피오 : 포르코는?
소년 : 아버지랑 어려운 얘기중이야.
[잡화점]
(프론트를 사이에 두고 포르코와 중년의 대머리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인남자 : 임시정부뿐만 아니라,
왕당파에서도 공적연합 무리들을 포섭하려고 움직인다는
소문이 돌고 있어.
더이상 공적들을 노려봤자 돈이 되진 않을거야.
(여자가 무엇인가 담은 종이 봉지를 포르코앞에 내려놓는다.)
여자 : 여기 있어요.
포르코 : 고맙소.
여자 : 안 좋은 소식뿐이라 안됐군요.
(테이블에 앉아 있던 두명의 남자가 포르코에게 말을건다.)
남자 : 포르코 자네는 어느 쪽에든 낄수 있을거야.
자네 실력이라면 큰 돈이 생길 걸세...
다른 남자 : 담배 있나?
남자 : 커티스따위는 조만간 미국으로 돌아가 버릴테구.
주인남자 : 미국으로 가야할 사람들은 우리들이지.
( 포르코는 안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테이블위의 남자들에게 던져준 후 프론트위의
종이봉지를 집으며 주인남자에게 웃으며 말한다.)
포르코 : '잘 있거라, 아드리아의 자유와 방랑의 나날이여...'
남자 : 그건 바이런이 한말인가 ?
포르코 : 아니, 내가 한 말이야.
(포르코는 가게를 나선다.)
그럼.
주인남자 : 잘 가게.
[다시 비행정]
( 소년이 펌프로 사보이가기에 연로를 주입하고 있다. 프로펠라에 한손을 기대고
서 있던 피오는 배를 저어오는 포르코를 바라보며 불평을 터뜨린다.)
피오 : 포르코, 이건 너무해요. 가솔린이 이탈리아보다 세배나 비싸요.
(포르코는 물병을 피오에게 던진다. 물병을 받은 피오는 마개를 돌리며 말을
잇는다.)
째째하게 굴지 말고 좀 깎아줘.
소년 : 이 가솔린은 진짜야. 이래서 여자는 싫다니까.
아저씨. 얘한테 뭐라고 말좀 해봐요.
포르코 : 계산해라. 피오.
그리고, 네 그 큰 엉덩이와 (불만족한) 표정을
기관총 사이에 넣어줬으면 한다.
이제 아지트로 갈거니까.
(피오는 마시던 물을 입에서 떼고)
피오 : 확실히 청구서에 넣어둘테니까.
(라고 말하며 눈을 흘기더니 다시 물을 마신다.)
[]
(하늘을 날고 있는 사보이아기가 보인다. 툴툴거리는 피오를 포르코가 달래고
있다.)
포르코 : 너무 그러지 마라. 서로 좋은게 좋은거쟎아.
...이 근처 경치는 좋지만. 주변엔 아무도 살지 않아.
피오 : 으응~.
포르코 : 다 왔다, 저 섬이야.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아름다운 섬이 보인다. 비행정은 절벽사이의 구멍을
통해 섬의 해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피오가 주위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피오 : 와~ 아름답다...
(비행정은 섬의 모래사장으로 소리없이 다가간다. 피오는 바지를 걷어올린후
신발을 들고 비행정에서 내려선다.)
멋있는 아지트네.
(피오는 섬위로 올라간다.)
아아-- 엉덩이에 굳은 살이 박힌것 같아.
(피오는 몸을 풀기위해 가벼운 맨손체조를 한다. 포르코는 짐을 주렁주렁 들고
배애서 내려 섬쪽으로 다가오다 약간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피오는 뒤를 돌아본다. 텐트가 움찔한다 싶더니 공적연합 떼거지들이 고함을
지르며
우루루 쏟아져 나와 포르코를 둘러싼다.)
해적들 : 꼼짝마라!
포르코 : 또 지저분한 놈들이 잔뜩 나타났구만...
해적 : 두목, 잡았는데요, 두목!
(몇명의 해적이 모래사장위에 쓰러져 있다.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그 사이에서
비틀비틀 일어난다.)
해적두목 : 씨브럴, 사람을 마구 짓밟다니...
(두목은 해적들을 제키고 험악한 표정으로 포르코에게 달려든다.)
비켜랏! 기다렸다. 돼지새끼야.
(애꾸눈 해적하나가 옆에 끼어들어 말을 한다.)
해적 : 네가 이곳에 올 것을 알고 있었...
(두목은 한손으로 그 해적을 제지하며 말을 계속한다.)
해적두목 : 네녀석한테는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갑자기 한쪽에서 해적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적들이 피오를 둘러싸고
궁시렁대고 있다.)
해적 : 여자쟎아. 여자를 태우고 왔어.
해적 : 귀엽다.
해적두목 : 시끄럿! 여자가 어쨋다고 그래? 세상의 절반은 여자다!
포르코 : 어이, 그 아가씨는 그냥 여자가 아니야.
피콜로사의 설계주임이거든.
( 해적들은 포르코의 말을 듣고 다시한번 크게 술렁거린다.)
해적 : 이렇게 어리고 귀여운데...?
해적 : 여자가 설마...?
포르코 : 내 비행정을 훨씬 더 좋게 바꿔줬지.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은 최고다.
(포르코의 칭찬에 피오가 더 놀란듯.)
피오 : 정말이야? 포르코.
포르코 : 비행정에 관해선 거짓말을 안 하니까.
정중히 모시라구. 밀린 대금때문에 따라왔을 뿐이니까.
( 맘마유토단의 두목은 이 말을 듣고 이상하게 기뻐한다.)
해적두목 : 움하하하하하하... 네놈도 월부금이 있었구나. 꼴 좋다!
얘들아~ 돼지의 저 빨간 배를 나사한개 남기지 말고 샔려부셔라
.
(그러면 월부금만 남게 된다.)
( 두목의 말을 멍하니 듣고 있던 피오가 해적들한테 되묻는다.)
피오 : 부순다구요? 내가 만든 배를 부셔요?
저렇게 멋있는 비행정을 도끼로 부순단 말야?
( 해적들이 당황해한다.)
해적 : 아가씨, 거기엔 깊은 사연이...
(피오는 양 옆구리에 팔을 대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피오 : 때려 부순단 말이지?
해적 : 그...그건, 그러니까...
피오 : 당신들 그러고도 조종사들이야?
비켜요. 내 신발.
(피오는 장총을 든 해적들을 헤치고 맘마유토단의 두목앞에 버티고 선다.)
피오 : 난 말여요, 어렸을 적부터 비행정 조종사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자라왔어요.
비행정 조종사들만큼 멋진 남자들은 없다고,
할아버진 항상 말했어요.
그것은 바다와 하늘의 양쪽에서 그들의 마음을
씻어주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비행정'조종사들은 뱃사람보다 용감하고
'비행기'조종사보다 긍지가 높다고!
(해적들이 여기저기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피오의 말이 옳다고 동의한다.)
해적 두목 : 두말하면 잔소리지. 그것이 비행정조종사니까.
피오 : 그들이 제일 중요히 여기는건-- 돈도, 여자도 아니고,
(해적들을 바라보며) '명예'이다.
(해적들이 환호한다.)
해적 : 그렇다! 그 말대로다!
해적 : 아가씨 말이 맞아!
해적 : 비행정조종사 만세!
(포르코는 멍하니 뒤에 서 있다가 말을 내뱉는다.)
포르코 : 굉장한 아가씨군.
해적 두목 : 0알았다.0 네가 만든 비행정을 도끼로 부수는건 그만 둔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선다면 공적의 명예에 금이 간다.
(포르코를 가리키며) 저 돼지에게 린치를!
(해적들이 다시 들고 일어선다.)
해적 : 좋아!
저놈을 후둘겨 패주자.
좋다!
(피오가 고함을 지른다.)
피오 :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는 거야?
조금도 알지 못하고 있쟎아.
당신네들은 부끄러움이라는걸 모르고 있어!
미국의 커티스에게 도움을 받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군요!
엄마가 들으면 통곡을 하겠다. 뭐여요,
목욕도 제때 하지 않는다며!
피오 : 포르코는 아드리아해 비행정 조종사의 명예와 긍지를 위해,
커티스와 대결 하러 이곳에 왔다구요!
자존심도 없는 남자는 최하여요! 정정당당히 싸워요!
(해적들이 다시 수근거린다.)
해적 : 그래서 난 커티스를 고용하는 것을 반대했었다.
해적 : 비겁한 녀석. 이제와서 딴소리야...
해적 : 두목, 어쩌죠?
해적 : 설득력은 있네요.
해적 : 이럴때 서로의 체면을 손상시키지 않으려면...
커티스녀석에게 부탁해 볼까?
해적 : 또다시 돼지와 승부를 해달라고?
해적 : 계약이 끝났을텐데..
(해적두목이 고개를 푹 숙인다.)
해적두목 : 드럽게 부끄럽구만.
[커티스의 등장]
커티스 : 후 하 하 하 하 하 !!
(돌연히 들리는 커티스의 웃음소리 -에코효과까지 곁들인- 에 해적들이 고개를
든다)
해적 : 커티스녀석이다!
(푸른색 군복에 노랑 머풀러 차림의 커티스가 절벽의 갈라진 틈사이에 껴 있다.)
커티스 : 얘기는 들었다! 나는 도망가지도, 숨지도 않는다!!
(커티스는 성큼성큼 팔다리를 움직여 벼랑사이를 내려온다.)
포르코 : 멍청한 놈들이 저런곳에다 길을 만들었구나.
(커티스는 절벽사이에서 뛰어내린다. 공중에서 한번 몸을 회전한 후 모래사장에
가뿐하게 착지한다.... 착지 순간 약간 몸의 균형을 잃긴했지만. )
(포르코는 들고 있던 짐을 옆의 해적에게 떠넘긴다.)
포르코 : 음, 이걸 맡아 둬라.
커티스 : 요컨데, 리턴 매치를 하자는 거군.
그러나 어차피 승부는 한번 난거다.
(해적들을 둘러보며)
그리고 난 이제 이 치들의 바람막이가 아냐.
피오 : 그냥은 하지 않겠다는 말이지? 조건은?
(입가에 미소를 띄고 피오를 바라보는 커티스의 표정이 갑자기 심각해진다.)
커티스 : 아름다와...
(피오의 손을 잡으며) 내가 이기면 나하고 결혼해 주겠어
?!
(기겁을 하는 포르코.)
포르코 : 억!!
(순간 멍청해진 해적들.)
커티스 : 이건 진심이다.
(피오는 잡힌 손을 매정하게? 잡아뺀다)
피오 : 알았어.
(피오는 영수증 더미로 커티스의 얼굴을 내리친다.)
그대신 포르코가 이기면 이 청구서는 당신이 물어야 해!
포르코 : 기다려! 피오!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한손을 들어 뛰어나오는 포르코를 제지한다.)
해적두목 : 네놈은 들어가 있어.
(해적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 포르코를 뒤로 끌어낸다. 두목은 피오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말을 건다.)
해적두목 : 피오양, 취소하려면 아직 늦지 않습니다.
피오 : 그 말은 이사람에게나 물어봐요.
(열심히 계산서를 뒤적여보던 커티스가 멍청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커티스 : 조금 비싼데, 이 청구서.
피오 : 싼거야.
해적두목 : 할거냐, 안할거냐?
(기분나쁜 표정으로 영수증을 노려보던 커티스가 대답한다.)
커티스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싸운다.
해적 두목 : 좋아.
(맘마 유토단의 두목이 군중가운데서 양손을 번쩍 들며 소리친다.)
모두들 듣거라. 나는 피오양의 마음에 반했다.
이번 결투는, 맘마유토단이 주관하게 될것이다.
해적 : 우리 공적 연합도 참가한다!
해적 : 맞다!
(해적들은 와아아..하는 고함을 지른다.)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포르코의 얼굴이 보인다. 무척 언샹은 표정으로 콧구멍에서
연기를 뿜어댄다.)
(벼랑을 기어오르며 손을 흔드는 해적들.)
해적들 : 피오씨~.
안녕~.
잘 있어요~.
포르코 : 똥같은 새끼들....
(해적들은 벼랑위에서 손을 열심히 흔든다.)
해적들 : 돼지야, 도망가면 죽~어!
(포르코는 양손을 입에 대고 소리친다.)
포르코 : 시끄럽다, 빨리 꺼져버려!
해적 두목 : 돼지야아~
포르코 : 이것 참 일이 묘하게 됐구나.
(피오를 향해 고함을 지른다.) 이봐, 너 말이야.
피오 : 화내지 마요! ...나도 내가 바보짓한거 아니까....
(피오를 바라보는 포르코의 굳은 얼굴이 조금씩 풀린다.)
포르코 : 피오!
(포르코는 피오에게 한쪽 손을 내민다.)
아뭏든 너에게 감사를 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군.
네가 챤스를 잡아 줬으니까.
고맙다. 우린 이제 운명공동체야.
피오 : 파트너란 말이죠?
(포르코의 손을 힘있게 잡는다.)
포르코 : 이길 가능성은... 반반이다.
피오 : 나는 포르코를 믿어요.
포르코 : 믿는다라... 굉장히 싫어하는 단어이지만
네가 말하니 다르게 들리는구나.
(포르코는 파이프를 꺼내 입에 물으려 하는데 피오가 갑자기 자신의 양팔을
꼭 움켜쥐고 동동 뛴다.)
포르코 : 어떻게 된거냐? 어디 아픈데라도...
피오!
피오 : 됐어. 지금에야 갑자기 가슴이 쿵당쿵당거려서.
사실은 너무 무서웠어요. 무릎이 덜덜 떨릴 정도로...
(피오는 옷을 벗기 시작한다.)
포르코 : 어...어이.
피오 : 나, 수영할거야.
(피오는 푸른체크무늬의 셔츠마저 벗는다. 하얀색 내의가 보이자 포르코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돌린다. 뒤돌아 서 있는 포르코의 옆으로 피오의 헬멧이 날라간다.
피오는 물방울을 튀기며 바다로 뛰어들어간다. 포르코는 짐을 천막으로 나르려
한다.)
피오 : 포르코! 큰 실수~!
(포르코는 피오쪽으로 황급히 돌아선다.)
포르코 : 괜챦니?
피오 : 아까 그 청구서 말야, 덤태기를 왕창 씌울걸 그랬어.
내가 손해야.
(포르코는 유쾌하게 웃기 시작한다.)
포르코 : 하하하하... 옳은 말이다. 하하하하하하...
(수면을 헤엄치는 피오)
[밤]
(포르코는 탄환을 집어서 램프불에 비춰 하나하나 확인한후 가지런히 탁자위에
세워두고 있다.)
(녹색 침낭속에서 몸을 뒤척이던 피오는 문득 눈을 떠 포르코를 바라본다. 피오의
눈에 비친 포르코의 옆모습은 약간 말라보이는 중년남자였다. 남자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에 쥔후 연기를 입으로 내뿜는다. 피오는 고개를 들고 나직하게
포르코를 부른다.)
피오 : 포르코...?
포르코 : 응? 잠이 오지 않니?
(돌아보는 포르코의 얼굴은 돼지로 바뀌어 있다.)
피오 : 지금말야... 사...
(피오는 잠시 말을 끊고 다시 머리를 침낭에 파 묻는다.)
...꿈이었나봐.
포르코 : 안심하고 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피오 : 포르코.
포르코 : 응?
피오 : 포르코는 왜 돼지가 된거지?
포르코 : 글쎄.
피오 : 나, 마르코 파고트 대위에 대해 잘 알고 있어요.
아빠와 같은 부대에 있었다던데...
대위가 바다에 빠진 적의 파일럿을 구해준 얘기는
수십번도 더 넘게 들려 달랬어.
(포르코는 잠시 피오를 쳐다본다. 갑자기 피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피오 : 포르코, 내가 키스해줄까?
(황당한 표정을 짓는 포르코)
포르코 : 엉?
(피오가 환한 얼굴로 말한다.)
피오 : 왜, 개구리가 된 왕자님이 공주님의 키스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얘기가 있쟎아.
(포르코가 버럭 고함을 지른다.)
포르코 : 바보야, 그런건 가장 소중한 때를 위해 아껴둬라!
(포르코는 찌그러진 표정에 담배를 물고 다시 총알 손질을 하기 시작한다.)
(피오는 이불자락을 끌어당기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한다.)
피오 : 나는 안돼나?
포르코 : 후후, 너는 멋진 아가씨다.
피오를 보고 있으면 인간도 그다지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자, 멋진 아가씨는 일찍 자는거야.
피오 : 아무 얘기나 해줘요, 그럼 잘께요..
포르코 : 얘기? 글쎄!
(포르코는 조용히 램프의 불빛을 응시한후 담배 연기를 내뿜는다.)
(램프의 빛이 포르코의 얼굴에 기묘한 그림자를 만드다.)
그때는 전쟁의 마지막 여름이었지.
우리들은 평소처럼 순찰차 이스트리아를
향해 아드리아해로 나갔어.
(하늘을 날고 있는 다섯대의 이태리 공군기가 보인다.)
(젊은 시절, 아직 인간이었을때의 포르코의 모습이 비춘다.)
내 옆에는 베르리니 녀석이 날고 있었구.
그 녀석은 오랜 친구였는데, 바로 이틀전에 결혼을 했어.
내가 입회인이 되어 식을 치뤘는데...
전쟁중이라 휴가도 없이 곧장 전선으로 돌아온거야.
(하늘 저편에서 십자마크의 독일 전투정이 다가온다. 양쪽 비행정이 엉키기
시작하고 화염에 휩싸인 비행정들이 하나둘씩 추락한다.)
포르코 : 아군기와 적기들이 파리처럼 한대씩 격추돼갔다.
그때 나는 세대의 적기에 슛기고 있어서
동료들을 신경쓸 여유가 없었어.
결국 이쪽은 나 혼자 남게 되더군.
그래도 놈들은 계속 쫓아오더군.
손발이 마비되고 눈까지 흐릿해질때까지 도망을 쳤지.
이제 죽는구나라고까지 생각했으니까.
그때였어. 갑자기 눈 앞이 새하얗게 변해 버린건.
피오 : 하얗게?
포르코 : 음, 마치 빛 속을 지나가는것 같아서,
그것이 구름속이라는걸 깨닫기에는 한참 시간이 걸렸다.
그때 난 피로에 지쳐 조종할 기운도 없었지.
그런데... 비행기는 제멋대로 날고 있더군.
(비행정속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던 포르코가 문득 주위를 둘러본다. 주위는
마치 눈이 내린것처럼 온통 하얗고 그 위를 비행정이 조용히 미끄러지고 있었다.)
피오 : 구름의 평원?
포르코 : 응. 조용하고 하늘은 너무나 아름답더군.
훨씬 더 높은 곳에는 무언지 알수없는
한줄기 구름이 흐르고 있었고.
(하얀색 구름의 선을 바라보던 포르코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고글을
벗고 다시한번 구름의 선을 쳐다본다.)
(포르코의 비행정 주위에서 몇몇의 비행정들이 조용히 솟아오른다. )
(그중 1번마크의 이태리 비행정이 보인다.)
포르코 : 베르리니, 무사했구나.
(포르코의 외침에는 전혀 반응이 없이 베르리니의 비행기는 위로 솟아오른다.)
베르리니, 기다려, 어딜 가는거냐!
베르리니, 가면 안돼! 지나를 어쩔셈이냐? 내가 대신 가겠다!
(베르리니의 비행정은 거대한 비행기들의 무리에 합류한다. 그곳엔 1차 세계대전
당시 하늘을 날았던 각국의 비행기들이 은하수의 별들처럼 흐르고 있다. 포르코의
비행정은 구름밑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밤바다의 파도가 조용히 오르내린다.)
포르코 : 정신이 들고 보니 해변엔 나 혼자만 날고 있더군.
피오 : 하나님이 '아직 오지 마라'라고 하신거군요.
포르코 : 흥... 나에겐 '넌 계속 그렇게 혼자서만 날아다녀라'라고
한 것처럼 들렸어....
(피오는 정색을 하고 소리치며 몸을 일으킨다.)
피오 : 그럴리 없어요.! 포르코는 좋은 사람인걸요?
포르코 : 좋은 놈들은 죽은 놈들이지.
어쩌면 그곳은 지옥이었는지도 몰라.
자, 이제 얘기는 끝났다. 그만 자거라.
고물상 녀석들, 녹슨 총알을 팔아 먹다니... 응?
(포르코는 탄환을 만지작거리느라 피오가 옆에 다가온것을 모르고 있었다. 바로
옆에 오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멍청하게 피오를 바라본다.)
(피오는 상냥한 표정으로 말한다.)
피오 : 포르코가 살아돌아와주서 기뻐요. 나, 포르코를 좋아하니까.
(피오는 말을 마치고 포르코의 뺨에 입을 맞춘다.)
잘자요.
(얼굴이 시뻘개진 포르코를 뒤로 하고 피오는 침낭속으로 후다닥 들어가 돌아
눕는다.)
(포르코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떨어뜨린다. 화면 어두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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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장: 붉은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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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여러대의 선박과 비행기들이 한 섬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
(섬위는 완전히 축제 분위기다. 하늘에는 오색기가 펄럭이고 있고 해적들이
여기저기서 손님을 끌어모으고 있다.)
해적 : 공적 연합에서 드리는 행운권입니다.
해적 : 자아, 자아- 돼지가 이기느냐, 커티스가 이기느냐?
해적 : 커티스라면 5대4입니다.
해적 : 사나이답게 돈을 왕창 겁시다.
아이스크림장사 : 아이스크림 있어~요~.
(바다에는 커티스의 커티스 R3C-0와 포르코의 사보이아 S-21가 각기 정박해
있고 사람들이 신기하다는듯 주위에 몰려 구경하고 있다.)
(황토색 군복에 흰색 머플러차림의 포르코가 옆구리에 양손을 집고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한다.)
포르코 : 멍청한 놈들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버렸군.
(피오는 푸른색 체크무늬의 셔츠에 청바지, 하얀 모자를 쓰고 있다. 예상외의
인파에 신기하다는듯이 옆의 포르코에게 질문을 한다.)
피오 : 이사람들 모두 공적들인가요?
포르코 : 지중해의 쓰레기들이지...
갱, 해적, 밀수꾼에다 스파이와 모리배들까지...
착실한 놈들은 한놈도 없다.
(커티스는 특유의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넘치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옆에는
돈보따리를 가슴에 안고 있는 그의 매니저의 모습이 보인다.)
커티스 : 후후후후, 이것으로 내 명성은 한층 더 높아지겠군.
(망루위에 설치된 스피커)
해적 : 출발 10분 전, 출발 10분전...
(포르코와 커티스를 양쪽에 두고 단상에 올라선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운을 뗀다.
붉은 줄무늬의 흰색 양복에 초록색 나비넥타이, 가슴엔 장미한송이를 꽂아놓아
험악한 얼굴과 지극히 부조화를 이룬다.)
해적두목 : 지금부터-- 포르코 로쏘대 도널드 커티스의 결투를 시작한다.
별다른 룰은 없다.
그러나! 비열한 짓을 하는 놈은 죽을때까지
경멸을 받게 될것이다.
(단상앞을 꽉 매운 군중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른다.)
청중 : 잔소리 그만 하고 빨리 해라!
들어가!
연설을 듣자고 온것이 아니다.
(두목은 험한 얼굴을 한층 일그러뜨리더니 군중들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온다.
양옆에는 기관총과 수류탄을 쥔 해적들이 각각 한명씩 있다.)
해적 두목 : 닥쳐랏! 잔소리하는 놈들은 쳐죽여버린다!!
( 부하한명이 기관총을 갈겨대자 청중들은 비명을 지르며 엎드리기 바쁘다.
다른 한명은 수류탄을 군중한가운데를 향해 던진다. 사람들은 기겁을 하며 도망치고
수류탄은 폭음과 함께 터진다.)
포르코 : 10톤쯤 되는 폭탄이나 던지지...
해적두목 : 우리들이 경애하는 피오 피콜로양의 운명이 달린 결투이다.
찡얼찡얼 말하지 마!
(폭탄이 터진 자리는 깊이 패여져 있고 아직도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두목은
좌중을 둘러보며 인상을 쓴다.)
알았나? 알았으면 박수를 쳐! 박수!
( 군중들은 열렬히 박수를 친다.)
포르코 : 빨리 시작하자.
두목 : 시끄럿! 준비가 덜 끝났다.
(두목은 뒤돌아서서 침착하게 말을 잇는다.)
그럼! 서로 건 돈을 내놓는다.
(피오와 커티스의 매니저가 단상 중앙의 의자를 향해 걸어나온다.)
(두목은 피오를 향해 썩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의자를 권한다.)
해적 두목 : 앉아요.
피오 : 고마와요.
( 두목은 청구서분의 현금보따리를 안고 나온 커티스의 매니져에게 소리를 빽
지른다.)
해적 두목 : 빨리 내뫵!!
(매니져는 허겁지겁 의자위에 보따리를 내려놓는다.두목은 포르코와 커티스를
돌아보며 말을 한다.)
피차 할말은 없겠지! 그러면, 시작하기 전에 악수라도 해라.
포르코 : 싫은걸? 나는 깨끗한걸 좋아하거든.
해적두목 : 쳇! 애교 없는 놈이군.
(포르코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는 피오를 향해 커티스가 다가온다.)
(피오는 미간을 찌푸린다.)
커티스 : 피오, 끝나는대로 곧장 교회로 가자.
(피오는 꼴도 보기 싫은 얼굴이라는듯 모자를 눈 아래로 눌러 씌운다.)
걱정하지 마!!
나도 그렇게 꽉 막힌 놈은 아니니까. <-??
피오와 해적들 : 베에~
(돌아서는 커티스를 향해 피오와 해적두목, 해적들이 혀를 내민다.)
(커티스가 물러서자 이번에는 해적들이 꽃다발을 손에 쥐고 단상으로 우루루
올라온다.)
해적 : 사진 한장 같이 찍어 주겠습니까?
해적 : (팔을 들어보이며) 목욕도 하고 왔어요.
해적두목 : 이놈들이...
사진사 : 여러분, 모두 웃어요~
(꽃다발을 들고 있는 피오를 중심으로 허연 이를 드러내놓고 웃고있는 해적의
무리들이 보인다.)
해적두목 : 웃어라!
(순간 피오의 바로 뒤에 서있던 두목은 눈부신 속도로 주위의 해적들에게 주먹과
발을 휘두른다. 해적들은 불의의 기습을 받고 모두 단상아래로 쓰러지지만 그
와중에서도 앞줄의 해적들은 웃는 표정을 잃지 않는다. 어쨋든 피오와 맘마유토단의
두목만이 제대로 된 모습으로 사진에 남는다.)
(만국기 아래의 사보아기와 커티스기의 엔진이 돌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서 해적들은 군중들의 돈을 쓸어모으기에 바쁘다.)
해적 : 돈을 거셔요.
3분안에 승부가 나게 되면 흑이 유리합니다.
(공적연합의 회장-애꾸눈 해적-은 눈앞의 지페더미에 완전히 정신이 홀린듯하다.)
해적 : 엄청나군... 매월 이런걸 해주면 좀 좋아....
(커티스기와 사보아기의 엔진이 점점 가속된다.)
(해골 마크가 그려진 보트위에서 두명의 해적이 출발 깃발을 들고 스타트 신호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나운서 : 출발 15초전!
(해적은 출발기를 허공에 쳐든다.)
(포르코는 피오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다. 피오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답례를 한다.)
해적 : 정말 멋지군요.
해적두목 : 음.
아나운서 : 5초전!
(커티스기와 사보아기의 엔진에서 불꽃이 치솟는다. 사람들이 흥분하기 시작한다.)
4, 3, 2, 1 ...제로!
(배위의 해적이 출발깃발을 힘차게 내린다.)
(두대의 비행정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나란히 수면위를 달린다.)
(커티스기가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른다. 아직 포르코는 완전히 이륙하지 못한
상태이다.)
해적두목 : 커티스가 위를 잡았다.
(커티스는 포르코의 뒤쪽으로 다가와 기관총을 발사한다.)
(포르코는 간발의 차로 총알을 피하고 빗나간 탄환은 수면위에서 자그만 물기둥을
연속으로 일으킨다.)
(커티스는 계속해서 포르코의 뒤를 추격하며 총알을 날린다.)
뭐야? 일방적으로 몰리고 있쟎아.
(피오는 쥐고 있던 꽃다발을 두목에게 건네주고 쌍안경을 낚아챈다.)
피오 : 줘봐요.
(망원경속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포르코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는 계속 커티스에게 슛기고 있다.)
포르코, 뭐하고 있는거야? 고도를 높여!
(피오에게 쌍안경을 뺏긴 해적두목은 옆의 해적에게서 뺏은 망원경으로 결투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망원경을 뺏긴 해적은 처량한 표정으로 꽃다발을 들고 있다.)
해적두목 : 지금 고도를 올리면 당하게 된다.
수면에 붙어 있는 것은 쏘기 거북해.
(계속 사보아기의 위를 잡고 있던 커티스는 서서히 포르코와 수평선상으로 내려와
조준기에 사보아기를 쟹춘다.)
커티스 : 내 실탄을 낭비하게 하려는 속셈인가 본데...
(커티스의 기관총이 불을 뿜는다. 포르코는 옆으로 탄환을 피하며 위로 떠오른다.)
(커티스는 놓치지 않고 뒤를 따라 붙는다.)
(두대의 비행정은 구름위로 솟아오른다. 포르코의 비행정이 급히 하강을 하자
커티스도 즉시 뒤를 슛는다. 그러나 포르코는 하강과 동시에 옆으로 회전을
하고 이를 예상치 못한 커티스는 수직으로 내려간다. 포르코는 빠르게 공중에서
작은 원을 그리며 커티스의 옆쪽으로 빠진다. 커티스기가 위로 솟아오르자 포르코는
그 뒤를 잡을수 있게 되었다. 이제 상황은 반대가 됐다.)
해적두목 : 뒤집기(비틀기)다! 돼지가 뒤를 잡았어.
피오 : 뒤집기?
해적 두목 : 돼지는 저 기술로 아드리아해의 에이스가 된거야.
(커티스는 당황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붉은색 비행정이 자신의 바로
뒤에 나타나자 커티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커티스 : 젠-장!
(포르코의 조준기에 커티스기가 포착된다. 포르코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해적 : 쏴라!
(그러나 포르코는 기관총을 발사하지 않고 그대로 커티스기를 추적한다.)
(망원경으로 이장면을 본 군중들이 웅성거린다.)
군중 : 안 쏜다!
군중 : 기관총 고장인가?
해적두목 : 알았다.저놈이 끝까지 안 쏠 셈이구나.
(피오가 눈에서 쌍안경을 떼고 소리친다.)
피오 : 왜?
해적 두목 : 돼지는 살인을 안해!
(피오와 두목은 다시 망원경을 눈에 댄다.)
지금은 미국놈이 방방 뛰고 있지만...
거기다, 쏴라! ..역시 안 쏜다. 거 봐, 내 말대로지.
지금 사격을 하면 미국놈에게 맞거든.
상대가 지쳤을 때 엔진에 두세발을 먹여 떨어뜨릴 작정이야.
피오 : ....
해적 두목 : 자기는 전쟁을 하는게 아니라나? 하여간 밥맛 없는 놈이야.
(피오는 쌍안경을 다시 눈에서 떼고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피오 : 포르코....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커티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커티스 : 야 임마! 나를 놀릴셈이냐?
빨리 쏴라. 기관총이 고장난게로구나, 흥! 병신같은 놈!
(포르코는 기관총을 허공에 대고 갈김으로써 기관총에 이상이 없다는걸 확인시켜준다
.)
해적 : 이쪽으로 온다.
(두대의 비행정이 수면에 바짝 붙어 빠르게 직진한다.)
커티스 : 시건방지게.... 똑똑히 봐둬라..... 돼지새끼!
(섬쪽으로 순식간에 다가온 비행정은 정박되어 있는 배들과 돛대 사이를 헤집고
다닌다.)
해적 : 이쪽으로 온다.
으아앗!
(망루를 사이에 두고 커티스기와 사보아기가 양쪽으로 갈라진다.)
해적두목 : 돼지를 겨우 떼어냈군.
(커티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포르코의 뒤를 잡는다.)
(상황은 다시 역전이 되어 포르코가 슛기는 입장이 된다. 사람들이 다닥다닥
매달려 무너지려는 망루쪽으로 사보아기와 커티스기가 날아온다. 군중들의 머리
바로 위를 나는 포르코를 노리고,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관총을 난사해대는
커티스... 총에 맞아 죽는 사람이 없는게 신기하다.)
(돈더미에 파묻힌 공적연합 회장이 고개만 비쭉 내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커티스의 총알이 돈무더기위를 난사한다.)
해적 : 저쪽으로 가서 해라!
(다시 하늘위로 날아오른 포르코를 향해 커티스기가 총알을 쏴댄다.)
(사보아기와 커티스기가 공중에서 뒤엉킨다. 날개 끝에서 갈라지는 비행운(?)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해적두목 : 멋있다. 돼지가 구름을 만든다.
(관중들은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해적 : 이런 공중전은 일생에 한번밖에 못 볼거다.
해적 : 난, 감동해버렸어.
(아까부터 위태위태하던 망루가 무너져 내린다.)
[호텔 아드리아노]
(아드리아노 호텔의 모습이 비춘다. G자가 새겨진 흰색 비행정이 수면위에 떠있다.)
지나의 조종사: 모처럼 준비했는데. 빨리 가지 않으면 끝나버리겠다.
남자 : 그런데 마담은 방에 들어가더니 왜 나오지 않는거지?
지나의 조종사: 가는건지, 안가는건지.... 나도 봤으면 좋겠는데...
(지나는 방안에서 무선통신기의 다이알을 맞추고 있다. 헤드폰을 통해 들은
신호음을 종이위에 빠르게 메모한다.)
(여러대의 비행기가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날고 있는 광경이 비춘다.)
페라린 : 하트(heart)의 G에게. 돼지에게 연락 요.
공군이 냄새맡음. 바보짓을 중지시키도록.
지나 : F... 페라린이다. 서두르자.
(지나는 헤드폰을 벗은후 자리에서 급히 일어나 달려나간다.)
(무장을 한 이태리군이 비행기에 올라타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경기장]
(사람들이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해적 : 두녀석 모두 쎈데요...
해적두목 : 아직 멀었어.
(라고 말하는 두목의 머리를 포르코의 비행정이 스쳐지나간다. 커티스기도 그
뒤를 따른다.)
피오 : 포르코, 기운을 내요!
(조종간을 움켜쥐고 있는 포르코와 커티스의 안면이 비행풍으로 출렁거린다.)
포르코 : 빌어..먹을... 으...읏
커티스 : 으이..이이잉... 돼지새끼가...
포르코 : 네놈따위에게 피오를 줄까보냐.
(포르코의 시계에 커티스기가 들어온다.)
(이 모습을 밑에서 지켜보던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양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친다.)
해적두목 : 아우~~ 돼지가 꼬리를 물었다. 피날레다.
(포르코는 커티스기를 겨냥하여 기관총 발사 스위치를 누른다.)
(그러나 달깍달깍 소리만 나고 총알이 나가지 않는다.)
포르코 : ...(당황하는 포르코) 어라... 총구가 막혔나?
(이것저것을 잡아당겨보는 사이, 커티스기는 서서히 반전을 하여 사보아기를
겨냥하게 된다.)
커티스 : 피니쉬다!
(그러나 커티스 역시 탄환이 나가지 않는다.)
아니...? ....아니!
(기관총을 들여다보던 커티스가 황당한 표정으로 소리친다.)
막혀버렸다!
포르코 : 바보야! 너는 총알이 다 떨어진거다! 으잉?
(계속 조종석안에서 무엇인가 잡아당기던 포르코는 부러진 스패너-?-를 손에
쥐고 말을 잇는다.)
내건 망가져 버렸쟎아. 피오의 엉덩이 때문이다.
(포르코는 딱-딱-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커티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권총을
쏴대고 있다.)
커티스 : 무승부로 끝낼순 없다.
포르코 : 하 하 하 하 . 서부극이 아니란다. 그런걸로 맞출수나 있겠냐?
(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종석의 바로 옆에 탄환이 박힌다. 탄흔을 흘깃 보던
포르코는 쥐고 있던 스페너를 커티스에게 던진다.)
커티스 : 하아~ 하 하 하 하 하. 설마 그게 예까지 올까?
(커티스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총을 젖히고 탄환을 장진한다.)
아유~~~ 실버(silver).
(그때 공중에서 스패너가 바람을 가르며 날라와 커티스의 턱을 강타한다. 커티스는
뒤로 벌렁 나자빠지고 포르코는 양손을 불끈 쥐고 통쾌하게 웃는다.)
포르코 : 으 하 하 하 하 ...
(커티스는 가까스로 일어나서 고개를 휘휘 내젓더니 발끈해져서 소리친다.)
커티스 : 이 더러운 돼지가!
(커티스도 조종석안의 물건을 닥치는대로 집어 던진다.
두대의 비행기는 나란히 날으며 욕지거리와 함께 가지가지 물건을 서로 집어
던진다.)
해적두목 : 뭔가 잘못된거 같군.
피오 : 아... 돌아 온다.
(두대의 비행정이 나란히 섬의 해변으로 미끄러진다.)
돌아왔어요!
(피오가 자리에서 떠나자 남아있던 유토단의 두목이 당황해서 소리친다.)
해적두목 : 기다려! 상품이 자리에서 떠나면 안돼.
(구경하던 부하들이 우르르 달려나가자 두목은 의자위의 돈 보따리를 짊어 지고
따라나선다.)
좋아. 기다려. 너희들.
(사람들이 비행정주위로 우르르 몰린다.)
(커티스와 포르코는 비행정에서 내린다.)
커티스 : 이 비만 돼지!
포르코 : 카우보이 녀석이!
(두명의 조종사는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바닷물을 헤치고 마주선다.)
커티스 : 맨주먹으로 와 보시지!
포르코 : 소들 곁으로나 가버려!
(커티스는 능숙한 폼으로 스트레이트와 어퍼컷을 날린다. 포르코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속으로 쓰러진다.)
피오 : 포르코, 힘내요!
(커티스는 주먹을 휙휙 휘두른다.)
커티스 : 일어나라, 돼지야. 어억!
(커티스의 한쪽 다리를 붙잡고 당당히? 일어난 포르코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커티스를 덮친다.)
(둘은 물속에서 한참 난투극을 벌인 후, 코와 입으로 물을 쏟아내며 수면위로
일어서 펀치를 주고 받는다.)
해적 두목 : 어퍼! 어퍼! .....
(피오와 관중들도 흥분해서 응원을 해댄다.)
청중 : ....! .........!
해적 : 됐다! 돈을 건건 아직 유효하다!
해적 : 베팅 테이블 어디 있어?
[하늘]
지나 : 좀더 스피드를 낼순 없나요?
지나의 조종사: 무리입니다. 엔진이 터질거여요.
지나 : 정말이지 비행정 조종사들이란 모두 바보라니까...
[다시 경기장]
(공이 울린다. 포르코는 붉으죽죽하게 멍이 든 얼굴로 의자에 앉는다.)
포르코 : 피오. 방금 내 펀치 봤지?
(커티스 역시 색색이 멍이 든 얼굴로 입을 헹군후 뱉어낸다.)
커티스 : 다음 라운드에서 놈을 쓰러뜨린다.
(공이 울리고 포르코가 일어선다.)
포르코 : 이번엔 널 쓰러뜨리마.
피오 : 포르코, 잘 해요!
(주심이 양쪽 선수를 가운데로 모은다.)
커티스 : 없애 버린다... 와라, 이 짐승아!
포르코 : 병아리가! 여자란 여자는 다 꼬시고 있어. 색마 자식같으니!
커티스 : 색마는 네놈이다. 네놈이야말로 지나인지 피오인지 확실히
해라.
(포르코의 안면에 펀치를 날린다.)
포르코 : 입닥쳐!
(커티스의 복부에 주먹을 쑤셔 넣는다.)
커티스 : 한명만 선택 해.
(머리를 내리친다.) 지나는...(뺨을 갈긴다.)
포르코 : '지나, 지나' 하지 마라. (멋진 어퍼컷.)
커티스 : 지나는 네놈을 정말 사랑하고 있단 말이다!
(깍지를 낀 두 손으로 포르코의 머리를 내리친다.)
그녀는 네녀셕이 오기만을.... (주먹으로 턱을 먹인다.)
줄....곧 정원에서 (다시 턱을 갈기고.)
기다리고 있었어-!!
(포르코의 얼굴이 새빨개 진다. 잠시 주위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멍하니
서있는 포르코의 얼굴에 커티스의 필살의 펀치가 작렬한다.)
(공이 올리고 포르코가 신음소리와 함께 다운된다.)
피오 : 포르코!
해적 두목 : 끝났다!
커티스 : 카운트를 세요!
(커티스는 팔로 0X0자를 그리는 심판에게 대들고 있다.)
저걸 봐요!
(피오가 정신을 잃은 포르코를 열심히 끌고 가고 있다.)
[공중]
지나 : 보인다. 이탈리아 공군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군요.
[다시 물위의 결투장]
(커티스와 포르코가 사이좋게 정신을 잃고 코너로 끌려가고 있다.)
포르코 : 어디서 더러운 거짓말을....
(포르코가 자리에서 일어나 비척비척 걸어나온다.)
(커티스도 처참해진 얼굴로 어깨를 늘어뜨리고 바람빠진 목소리로 내뱉는다.)
커티스 : 알아듣지 못하는거냐, 바보야.....
나는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야...
포르코 : 피오를 너에게 줄수 없어...
(휘적휘적 펀치를 허공에 휘두르는 두사람-정확히 말하면 한사람과 돼지- 의
머리위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비행정이 지나간다. 사람들은 잠시 싸움을 잊고
하늘을 쳐다 본다.)
해적두목 : 지나의 배다.
(비행정은 붉은 색 폭죽을 세번 터트린다.)
피오 : 구난신호(A B InR9)여요.
(갑자기 과자가 부셔지는듯한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보자, 그
사이 필살의 카운터펀치를 교환한 두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포르코와 커티스는 서로의 턱에 주먹을 꽂은 채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나란히
쓰러진다.)
심판 : 원, 투.
해적두목 : 먼저 일어서는 쪽이 이기는거다.
(지나의 비행정이 배들 사이를 가르며 천천히 다가온다.)
지나 : 모두들-, 길을 열어주셔요-.
(심판은 지나의 비행정을 손으로 붙잡아 경기장으로 들어오는것을 저지한다.)
심판 : 지나, 안돼요. 에이트!
(지나는 양손을 허리에 괴고 비행정의 앞부분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말한다.)
지나 : 마르코, 마르코, 듣고 있어요?
(물속에 나란히 누워 있는 포르코와 커티스의 코에서 물방울이 방울방울 솟아
오른다.)
당신, 또 한명의 여자를 불행에 빠뜨릴 셈인가요?
(포르코의 코와 입에서 물방울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심판 : 나인--
(지나의 비행정과 심판사이에서 물보라를 일으키며 벌떡 일어나는것은... 포르코다.)
(피오가 양팔을 활짝 벌리고 포르코에게 달려든다.)
피오 : 포르코--!
심판 : (포르코의 손을 올리며) 포르코!
(물기 어린 눈으로, 알록달록한 얼굴의 포르코를 껴안고 있는 피오의 모습이
보인다.)
피오 : 포르코, 고마와요!!
포르코 : 뭘... 가벼운거지.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물위를 동동 떠내려가는 커티스의 모습이 비춘다.)
(지나가 박수를 치며 주위를 환기시킨다.)
지나 : 자아- 축제는 끝났어요. 이탈리아 공군이 곧 온다니까.
어서 피하셔요.
그리고 제 식당에 들리셔요. 오늘은 서비스해 드릴테니까.
(해적들이 소리를 지르며 사방팔방으로 뛰기 시작한다.)
해적 : 모두, 가자!
(아직 상황 판단을 못한 커티스가 벌떡 일어나 허공에다 주먹을 휘두른다.)
지나 : 끝났어요.
(지나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자 피오에게 상금을 건네주는 맘마유토단의
두목이 보인다.)
해적 : 어이, 두목님, 서두르셔요!
해적두목 : 시끄러워! 늘 있던 일이쟎아!
(두목은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피오에게 말을 건넨다.)
돼지는 싫지만 너는 좋아한다.
훌륭한 비행정 공장을 만들길 기원하마, 그럼!
피오 : 고마와요. 가끔은 목욕도 하시고 그래요.
(맘마 유토단의 두목을 환송하는 피오의 뒤로 씁쓰레한 얼굴이 커티스가 다가온다.)
고마와요, 당신도. 미스터 커티스.
커티스 : 다음번엔 도박이 아니라 정식으로 청혼하지.
피오 : 좋아요. 하지만 전 벌써 마음을 정했으니까. 어?
(포르코가 뒤에서 피오를 번쩍 안아올린다.)
포르코 : 넌, 지나의 배에 타는거다.
피오 : 싫어요! 싫어요! 난 포르코의 배에 탈거여요.
파트너라고 그랬쟎아요.
(포르코는 발버둥치는 피오를 지나의 배위에 내려놓는다.)
포르코 : 지나, (피오의 발길질에 뺨을 한대 맞는다.)
이 애를 그 아이의 세계로 돌려 보내줘.
(지나는 묘한 얼굴로 포르코를 응시한다.)
지나 : 어쩔수 없는 사람.... 항상 이런식이군요.
포르코 : 미안해... 떠나줘.
지나 : 가요.
(지나의 비행정이 움직이고 피오가 허리를 숙여 포르코의 입에 키스를 한다.
순간적으로 입술을 도둑맞은? 포르코는 멍청히 서있다가 비행정의 날개에 뒷머리를
부딪치고 앞으로 꼬꾸라진다.)
(피오의 노란색 모자가 바람에 날려 물위로 떨어진다. 포르코는 모자를 집는다.)
(멀어져가는 지나의 비행정을 지켜보고 있는 포르코과 커티스의 뒷모습이 보인다.잠
시후 이탈리아 공군의 비행기들이 하늘을 꽉 채운다.)
커티스 : 이탈리아 공군이 나타났군.
포르코 : 좀 거들어 주겠어? 놈들을 다른곳으로 유인할까 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포르코의 얼굴을 바라본 커티스가 순간적으로 멈칫한다.)
커티스 : 와앗! 너, 그 얼굴!? 기다려, 어이! 얼굴좀 보자!
(쑥스러운듯 사보이아기로 도망치는 포르코와 기를 쓰고 그 뒤를 슛아가는 커티스의
모습이 멀리서 보인다.)
포르코 : 네 배는 저쪽에 있쟎아!
커티스 : 좀만 보여줘!
.......
[피오의 독백]
이탈리아 공군의 출동이 무위로 끝나고,
제가 밀라노에 돌아가는 날이 왔는데도
포르코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대신
나는 지나씨와 아주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로부터 몇번이나 큰 전쟁이나 동란이 있었지만
그 우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피콜로사를 물려받은 후에도
여름 휴가를 호텔-아드리아노에서 지내는것은
나의 중요한 일정.
지나씨는 점점더 예뻐지고
낯익은 단골들도 들리곤 해요.
아, 맞아요!
아직 대통령은 되지 않은것 같지만
미스터 커티스도 가끔씩 편지를 보내지요.
그 아드리아해의 여름이 그립다고요....
지나씨의 도박이 어떻게 됐는지는
우리들만의 비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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