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트랜스포머를 미국에서 처음 만든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트랜스포머>의 탄생은 그 변신 과정만큼이나 길고 복잡합니다.
애니메이션 회사와 출판사들이 뒤죽박죽 섞이고 주고 받으며 만들어낸 합작품이라 하겠습니다.
로봇이 자동차, 비행기 등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기계 장치로 변신한다는 <트랜스포머>.
그 캐릭터 디자인의 원형을 제공한 이는 일본의 메카닉 디자이너 카와모리 쇼지입니다.
그는 변신 로봇이 등장하는 걸작 로봇 애니메이션 <마크로스> 시리즈의 메카닉 디자이너.
<미크로맨(마이크로맨의 일본어식 표기)>과 <다이아크론>이란 로봇 시리즈의 디자인을 그려 줍니다.
<1982년 출시된 다카라의 다이아크론 시리즈 '공룡로보'>
<다이아크론 시리즈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다카라의 변신 합체 로봇 씨리즈 '미크로맨'>
당시 반다이와 경쟁 관계에 있던 타카라는 반다이가 <건담>을 앞세운 플라스틱 조립 장난감으로
큰 성공을 거두자 거기에 맞서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로봇 디자인을 의뢰했던 것입니다.
<1982년 첫 출시된 다이아크론 '공룡 로보'의 2008년 한정 복각품>
<1982년의 오리지널 다이아크론 '공룡 로보(왼쪽)'와 2008년 한정 복각품(오른쪽)>
그러나, <미크로맨>과 <다이아크론>은 기대만큼의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하게 되는데,
1983년 미국의 대형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가 두 로봇 씨리즈를 수입하게 되며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하스브로는 <미크로맨>과 <다이아크론>을 미국 시장에 있는 그대로 판매하지 않고,
두 디자인을 하나로 묶어 버렸으며, 인간 조종사가 탑승한다는 내용을 버리고,
로봇 자체가 생각과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을 하게 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로봇이 자동차와 비행기, 오토바이, 중장비 등
우리 주변에 볼 수 있는 기계 장치로 변신한다는 기본 설정을 놔둔 채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하스브로는 <엑스맨>,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만화 출판사 마블에
두 로봇 씨리즈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만화를 의뢰하는데,
그 제목을 <트랜스포머>라 이름 붙이게 됩니다.
<1984년 9월 이후 월간 단위로 출간된 만화 '트래스포머'의 표지들. 위에서부터 1호~3호>
1984년, 하스브로는 같은 제목의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며 장난감을 출시하였고,
이는 큰 성공을 거두며, 이후 변신 로봇 장난감의 원형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나름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렇게 미국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다시 일본으로 수출되어
새로운 일본식 애니메이션으로 가공되었으며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그렇게 일본식으로 가공된 새로운 트랜스포머가
다시 미국으로 수출되어 더욱 큰 이기를 끌었다는 점.
<1984년 하스브로에서 제작, 큰 인기를 끈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 장면들>
반다이의 건담에 맞서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의뢰한 변신 로봇 디자인이
마치 핑퐁을 하듯 태평양을 오가며 새로운 작품, 다시 새로운 작품,
또 다시 새로운 작품으로 되만들어지며, 마치 트랜스포머들이 변신하듯 진화를 해나간 것입니다.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와 마이클 베이의 실사 영화판 <트랜스포머>를 제외하고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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