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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베이블레이드. 팽이 신드롬. 마케팅 트렌드를 바꾸다

로드365 2011. 6. 13. 17:48


꼬마 팽이전사들, '손오공 MBC'에 열광하다

- 메탈베이블레이드 인기에 대형마트도 '미끼대회' 앞다퉈
- 손오공, 1년반 팽이매출만 600억… 판매량 700만개 돌파

↑ 지난달 서울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에서 열린 '상반기 메탈베이블레이드 최강자전' 현장.
지난 1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0 메탈 베이블레이드 코리아 챔피언십' 현장. 그 해 최고의 '블레이더'를 꿈꾼 아이들이 구름떼처럼 몰렸다. 

참가자만 8000여명, 동행한 부모와 구경꾼들까지 4만여명. 팽이 하나만 잘 쳐도 또래들 사이에선 영웅이다. 아시아 각국의 대표 선수들과 겨뤄 태극전사의 힘을 과시하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다. 

팽이 신드롬이다. 90년대 초등생들에게 '피구왕 통키'(원제:불꽃의 투구아 도지 단페이)가 있었다면 요즘 아이들에겐 금속 팽이완구 '메탈 베이 블레이드'가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파생된 놀이라는 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팽이 신드롬, 마케팅 트렌드를 바꾸다

90년초 당시 초등생들은 방과 후 책가방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밖으로 나가 피구를 했다. 최고의 피구왕을 가리기 위한 전국 대회가 열릴 정도였다. 오후 내내 피구 삼매경에 빠져있던 아이들이 6시만 되면 시계처럼 정확히 피구왕 통키 만화를 보러 집으로 달려가곤 했다. 

↑지난 2월 13일 홈플러스 부천상동점에서 열린 '메탈베이블레이드' 자체대회.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도 아이들이 경기를 펼치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
사교육에 치어 뛰어놀 틈이 없다는 요즘 아이들이 메탈베이블레이드를 손에 쥘 때만큼은 달라진다. 팽이대회가 히트 치자 태권도장 학원에서도 아이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팽이대회를 열 정도다. 

대형마트 3사들은 아예 금속팽이를 '미끼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대형마트배 메탈베이블레이드 자체대회를 열고 마트상품권 100만원을 상품으로 내걸기도 한다. 엄마·아빠도 못 내켜 응원 흉내를 내다 나중엔 대놓고 지원사격을 한다. 

금속팽이완구 메탈베이블레이더에 열광하는 '블레이더'들의 관심은 이미 오는 8월 일본에서 열릴 아시아챔피언십대회로 향하고 있다. 내달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뽑히면 일본 효도관광도 시켜드릴 수 있다. 올해는 참가국 수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0 메탈 베이블레이드 아시아챔피언십'에서는 아쉽게 일본 대표선수 루우키(주니어리그)군과 케이토(레귤러리그)군이 1등의 영광을 차지했다. 

◇경기장에 등장한 박사 졸업가운의 정체

메탈베이블레이드는 2001년에 선보인 '탑블레이드'의 후속작이다. 팽이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한가 싶겠지만, 당시 탑블레이드는 2001~2003년간 1000억원이 팔렸다. 

팽이완구가 초등학생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2000년대 초 탑블레이드를 기억하는 20대 청년들은 '팽이 박사'를 자칭하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메탈베이블레이드챔피언십 대회에 어엿한 20대 청년들이 박사졸업가운을 걸치고 나타나 참가자들에게 팽이치기 기법을 자발적으로 전수해주고 있는 것. 

기존의 탑블레이드에 금속성을 입힌 메탈베이블레이드는 페이스와 휠, 트랙, 버텀으로 불리는 4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서로 다른 부품끼리 호환이 가능하다. 팽이 종류만 60개. 각각의 부품과 팽이를 조합하면 경우의 수가 엄청나다. 

승부는 가장 강력한 조합을 찾아내는데 달려있다. 메탈베이블레이드를 일본 타카라토미사와 공동개발한 손오공 (2,825원 35 -1.2%)의 홈페이지에는 자신이 보유중인 팽이 종류를 공개해놓고 최적의 조합을 알려달라는 댓글이 끊이지 않는다. 

위조품까지 등장했다. 일부 개인사업자들이 중국에 정품 메탈베이블레이드를 모방한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주문을 넣고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손오공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소비자 대상으로 정품 구매 캠페인을 벌이고 짝퉁단속을 한 결과 짝퉁팽이는 상당수 종적을 감췄다"고 밝혔다. 

짝퉁 팽이로 마음고생은 했지만 손오공은 팽이 신드롬으로 1분기에 흑자로 전환했다. 2009년 9월 출시된 이래 메탈베이블레이드는 700만개가 넘게 팔렸고 누적매출이 600억원에 달한다. 

3분기 말이면 메탈베이블레이드 1, 2를 능가하는 강력해진 팽이완구 '메탈베이블레이드3'가 출시된다. 성수기를 앞두고 야심차게 업데이트된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연매출 820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새 아이들 메탈베이블레이드 열광 풍경.  링크




손오공 메탈베이블레이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