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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슈즈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인터뷰. 재미있는 인생 스토리

로드365 2011. 6. 2. 00:15

[j Story] 기부 + 사업 ? 친구들은 가장 멍청한 생각이라 했죠
[중앙일보] 입력 2010.10.16 00:17 / 수정 2010.10.16 00:17 
 
“빌 게이츠가 50대에 한 것을 33세에”
탐스슈즈 CEO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내려놓음, 비움, 나눔 …



 # 프런트 페이지는 젊은 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신발 브랜드 ‘탐스’의 창업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의 재미있는 인생 스토리입니다. 광고를 안 하는 대신 신발 한 켤레를 팔면 한 켤레를 저개발국 아이들에게 기부해 온 그는 자신을 CEO 보다 ‘Chief Shoe Giver’라고 소개합니다. 그는 ‘적게 소유하기 위해’ 뭍에 있는 집을 처분하고 항구의 작은 배 위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유물에 대한 잡념 없이 자신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내려놓음과 비움, 나눔, 그리고 다시 새로운 채움은 이제 사람들의 체면치레나 자위, 장식품에 그치지 않습니다. 가장 효율적인 삶의 방법이자 스스로 행복하고 강해지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500억원의 재산을 내어 놓은 신영균씨(6면)는 자신의 기부를 “영화배우로 영원히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신발 기부와 함께 콩의 기부(권순영 박사, 13면), 음악의 기부(강동석, 12면) 등에서도 영감을 얻어 봅니다. 바로 지금 잊고 지내던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나눠보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 지난 호 프런트 페이지를 장식했던 박노해씨가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박노해 시인입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건강과 평화 기도 드려요.” 박 시인 측은 “박노해씨의 사진전에 를 들고 와 그의 사인을 받아간 사람이 650명을 넘어섰다”고 귀띔했습니다. 늘 관심과 애정 나눠주시는 독자 여러분께 거듭 감사 드립니다.

최훈 중앙일보 j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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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33)는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던 중 자원봉사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신발을 나눠주고 있었다. 질병을 예방하고, 먼 길을 걸어 학교에 갈
수 있게 해주는 신발은 소중한 선물이다.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그도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원봉사는 누군가가 신발을 보내줘야만 가능하다. ‘기부
에 의존하지 않고도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신발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뜻을 가진 신발회사 탐스슈즈(TOMS Shoes)를 차렸다. 

글=박현영 기자 , 사진=박종근 기자 

일대일(One for one). 이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은 의미 있는 소비에 목말랐던 소비자들을 열광케 하며 세계로 퍼졌다. 이달 초 탐스는 100만 번째 신발 기부를 자축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탐스슈즈 최고경영자(CEO)를 j가 단독 인터뷰했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탐스 신발이 많이 팔리는 나라다. 데님 셔츠에 면바지, 그리고 탐스를 신은 그는 기자에게 ‘Chief Shoe Giver’라고 적힌 명함을 건넸다.



창업 첫 해인 2006년 말, 신발 1만 켤레를 판매한 탐스 슈즈는 1만 켤레를 아르헨티나 어린이들에게 나눠줬다. 첫 ‘슈 드롭(Shoe Drop·신발 기부 행사)’에 참가한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탐스 슈즈 제공]

● 직함이 재미있다.

 “내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슈 기빙(신발 기부)’이기 때문에 이렇게 붙였다. 탐스의 최우선 임무가 신발 기부라는 메시지를 직원과 고객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회사 운영을 총괄하면서 특히 신발 디자인과 기부에 중점을 둔다. 무엇보다 내 전문 분야는 ‘창의적으로 생각하기’다.”

● 4년여 동안 100만 켤레를 기부했는데.

 “첫해(2006년)에 신발 1만 켤레를 팔고, 1만 켤레를 기부했다. 내겐 마법 같은 숫자였다. 이듬해 5만 켤레, 지난해에 30만 켤레로 급성장했다.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에티오피아·아이티·캄보디아 등 23개국에 기부한다.”

● 비즈니스 모델이 뭔가. 고객이 신발 두 개 값을 지불하나. 아니면 회사가 이익을 적게 가져가는가.

 “둘 다다. 대개 신발 회사들은 매출총이익의 10~15%를 광고비로 쓴다. 우리는 광고를 안 한다. 다른 회사가 쓰는 수백만 달러의 광고비를 안 쓰기 때문에 신발을 기부하면서도 수익을 남길 수 있다.”

● 신발은 직접 나눠주나.

 “지역의 시민단체를 통해 90%를 나눠준다. 나머지 10%는 탐스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한다. 나는 1년에 네 번 현장에 간다. 자원봉사는 희망자가 너무 몰려 지원서를 제출받아 그중 선발한다. 자비로 참여하는데도 대기 명단이 수천 명이다.”

● 이 사업의 핵심은 투명성인데.

 “회사 내에 배분을 전담하는 팀이 있다. 믿을 만한 시민단체와 파트너가 되어 신발 기부를 철저히 점검한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찍어 올리는 동영상이나 사진이 우리가 하는 일을 잘 보여준다.”

● 왜 신발인가.

 “신발은 기초 생필품이다. 저개발국의 주요 전염병은 흙 속 기생충에 의해 감염되는데, 발에 상처가 나면 감염 위험이 크다. 일부 토양에서는 발이 거대하게 기형화되는 상피병(‘코끼리 발’이라는 질병)에도 걸린다. 매년 4월 8일을 ‘신발 없는 하루’로 정해 신발을 신지 않으면 얼마나 불편한지 체험하는 행사도 한다. 신발 한 켤레가 얼마나 소중한지 (신발이 흔한)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다.”

● 신발을 신어 본 아이들은 신발 없이 못 사는 거 아닌가.

 “초원 지대에선 신발이 7~8개월 간다. 돌이 많은 지형이나 도로가 포장된 곳에선 훨씬 빨리 닳는다.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돕고 싶어 자선단체가 아닌 사업을 시작했다.”

● 공부나 기술을 가르치는 게 근본 해법 아닌가.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 낚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할 것이다. 최근 에티오피아에 신발 공장을 지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처음엔 원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신발이 없어 질병에 걸리고, 학교에 갈 수 없다면 가난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장기적인 비전은 신발을 기부받는 나라에서 생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 운송거리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탐스는 그가 세운 다섯 번째 회사다. 앞서 창업한 회사 중 2개는 성공하고 2개는 망했다. 첫 회사는 18살 때 창업한 세탁물 배달 업체.

 “테니스 장학생으로 대학에 들어갔는데, 부상을 입었다. 목발을 짚고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오는 게 힘들었다. 친구들도 바빠서 도와줄 수 없었다. 대학가에서 세탁물을 배달·수거하는 사업이 수요가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운동도 못하게 된 마당에 시간 때울 생각으로 1200달러짜리 중고 트럭을 사서 사업을 시작했다.”

● 비즈 스톤(트위터 창업자), 스티브 잡스(애플 CEO),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그리고 당신은 공통점이 있다.

 “하하, 모두 대학 중퇴했다는 거?”

● 사업에 성공했다는 점도 그렇다.

 “대학은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있지도 않고, 오히려 현실 세계가 더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 같다. 4년을 기다릴 수 없었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꾸는 게 재미있어 사업을 하게 됐다.”

● 창업자들에게 조언해 달라.

 “모든 벤처기업은 어려움을 겪는다. 처음엔 물건을 사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주문량이 늘어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신뢰를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의지가 굳어야 한다.”

●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기대했던 것보다 시간이 길어진다고 좌절하지 마라. 정말 훌륭한 아이디어는 처음엔 모든 사람이 반대한다. 주변 사람이 동의할 만한 아이디어라면 이미 누군가가 실천에 옮겼을 것이다. 탐스 아이디어를 처음 꺼냈을 때 친구들은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 중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라고 했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망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것이다.”

● 창업자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추정(assumption)은 기업인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다. 고객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그들이 원한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질문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 대개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걸 실행하고 싶어 다른 사람에게 안 물어보고 싶은 게 인간 심리다. 행동을 적게 하고 더 많이 생각하라.”

● 창의성을 어떻게 키웠나.

 “내가 제일 잘하는 게 기존 질서에 도전하기(challenge the rules)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질문을 많이 한다. 스스로 늘 ‘왜’라고 물으며 압박한다. ‘원래 그랬기 때문’이란 건 내 사전에 없다.”

● 의사결정에 원칙이 있는가.

 “아버지가 말했다. ‘블레이크는 자주 틀리지만, 절대 주저하지 않는다’고. 나는 항상 최고의 결정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결정을 내린다. 게다가 신속하게…. 비즈니스에서 결정을 못 내리는 건 나쁜 결정을 하고 거기에서 교훈을 얻는 것보다 더 나쁘다. 지금까지 대부분 옳은 결정을 내렸다. 설사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세상이 끝난 건 아니지 않은가. 나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두렵지 않다.”

● 가장 잘한 결정은.

 “탐스를 시작한 것.”

● 최악의 결정은.

 “2004년 케이블 TV 사업을 시작한 것. 시기가 너무 늦었다. 또 다른 ‘최악’은 여동생과 함께 ‘어메이징 레이스’(2인1조로 전 세계를 돌며 경주하는 리얼리티 쇼)에 나갔을 때였다. 100만 달러 우승 상금을 눈앞에 뒀을 때, 여동생은 ‘지도를 먼저 확보하고 가자’고 했고 나는 ‘내가 길을 잘 안다’고 주장했다. 내 말대로 지도 없이 갔다. 우승을 놓쳤다. 동생 말을 들었더라면 10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 사업에 성공했는데, 부자도 됐는가.

 “탐스는 지난해부터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익은 중요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 첫째 목표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기부하는 것이며, 우리가 속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탐스는 매출액과 이익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다. 마이코스키가 투자금액 전액을 댄 개인 기업이라는 게 이유다.”

● 탐스 이전에도 기부에 관심이 있었는가.

 “처음엔 사업에 성공한 뒤 기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기부를 하면서 비즈니스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 보통 그렇지 않은가. 빌 게이츠도 그랬다.

 “사업을 하면서 동시에 기부도 할 수 있었다면, 빌도 훨씬 재미있게 일하지 않았을까. 빌도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그가 50대에 하는 걸 난 33세에 하고 있다.”

● 앞으로 꿈은.

“많은 기업인이 나눔을 사업에 녹여 넣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0년 뒤, 탐스로부터 영감을 받아 기부에 관한 생각을 바꿨다고 기억해 주면 좋겠다. 탐스를 벤치마킹한 회사들이 벌써 생겨나고 있다. 홈페이지 1개를 수주할 때마다 비영리단체에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는 웹디자인 회사, 집을 한 채 지어 팔 때마다 아프리카에 한 채 지어주는 캐나다의 부동산 회사도 있다. ‘일대일’이 아니더라도, 단 몇 %를 나누겠다는 약속만으로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아프리카에 있는 사람에게 좋은 일이 한국에 사는 사람에게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지구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탐스는 그의 인생을 바꿨다. 가난한 아이들의 삶도, 수많은 사람의 생각도 변화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이 아이디어를 처음 생각해 냈을 때 내 삶이 변화했느냐고. 이 아이디어가 내 인생을 바꿨느냐고. 내 답은 노(No)다. 아이들에게 신발을 처음 신겨주었을 때가 바로 내 인생이 바뀐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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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신발 처음 신겼을 때 내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많은 기업이 나눔을 사업에 녹였으면”

탐스는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창업한 계기부터 비즈니스 모델까지, 훌륭한 이야깃거리를 지니고 있고 이를 훌륭하게 사업전략으로 연결시켰다.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탐스 신발을 구매한 고객들은 자발적으로 ‘신발 한 켤레 구매했을 뿐인데 가난한 나라 어린이를 돕게 됐다’는 경험담을 퍼뜨리는 전파자가 된다”고 말했다.

● 탐스만큼 좋은 스토리가 없는 기업도 스토리텔링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까.

 “모든 회사가 탐스만큼 힘 있는 스토리를 갖기는 어렵다. 하지만 어떤 회사든 이야깃거리는 반드시 있다. 모든 기업은 하나의 아이디어로 시작했을 테니까. 보통은 그 아이디어로 ‘돈이나 벌자’는 건 아니었을 것이다. 대대로 내려오는 패밀리 레시피가 있어 레스토랑을 시작한다거나, 자동차에 대한 열정 때문에 자동차 회사를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개 모든 일은 비즈니스이기 이전에 열정에서 시작한다. 창업주가 가졌던 열정을 찾아내 그걸 스토리에 녹여 내는 게 핵심이다. 생각보다 풍부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 신상품 개발에도 해당되는가.

 “모든 새 상품은 스토리를 가질 기회를 얻는다. 오늘날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의 기능이 아니다. 그 뒤에 있는 스토리다. 소비자가 사랑하는 게 뭐냐,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는가도 중요한 초점이 됐다. 과거엔 예쁘게, 잘 만든 광고가 그 역할을 했다. 지금은 친구의 추천이 더 중요해졌다. 사회적 기업이나 제품이 더욱 확산될 것이다.”

● 전통적인 업종엔 접목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전통적인 기업들은 대형 광고 캠페인만 고민할 게 아니다. ‘펩시 리프레시(Pepsi Refresh)’가 좋은 예다. 펩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에 광고를 안 했다. 지금까진 매년 수퍼보울 광고에 2200만 달러를 썼다. 올해는 이 돈을 전액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세상을 바꾸는 일에 쓰겠다며 ‘Refresh Thinking’으로 지칭했다. 웹사이트를 열고 예비 창업자들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받아 심사해 창업 비용을 지원한다. 펩시는 그다지 사회적이거나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기업은 아니다. 펩시 자체의 스토리는 사회적이지 않지만, 예비 창업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매우 사회적이다. 이 중에 제2의 탐스 같은 기업이 나온다면, 창업 초기 비용을 펩시로부터 받았다는 스토리를 갖게 된다. 펩시는 자기의 스토리를 수천 개 창업 기업에 녹여 넣게 되고, 인터넷엔 펩시 이야기가 수시로 등장하게 된다.”

 그는 연간 220일 정도 출장을 다닌다. 7월엔 유럽을 돌며 강연했고, 8월엔 한국, 9월엔 아르헨티나에 갔다. 직접 탐스의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 찾아다니며 탐스의 아이디어를 전파하는 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나.

 “그렇게 보이지만, 사실은 더 효율적이다. 강연에 5000명이 모일 때도 있다. 각자 페이스북에 200명씩 친구가 있다고 치면 내 이야기는 100만 명에게 퍼진다. 이때 정보의 출처는 기업이 아니라 친구나 가족처럼 신뢰할 만한 사람이다. 내가 ‘탐스가 최고’라고 하는 것보다 친구가 그렇게 말하는 게 더 와 닿는 것이다. 이게 광고와 탐스의 차이다. 광고는 브랜드가 메시지를 전파하지만, 내 메시지는 ‘나’라는 사람으로부터 나온다.”

●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건가.

 “그렇다. 사람이 사람을 움직인다. 온라인을 통하면 한꺼번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지만, 이들은 탐스의 스토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열정과 흥분이 없다. 스스로 나서서 탐스의 전파자가 되게 하는 것, 이게 우리의 전략이다. 탐스는 기업이기보다는 운동(movement)을 창조한다는 표현이 맞겠다. 운동은 사람, 그리고 사람의 열정과 관심으로 촉진되고 발전한다. 기업은 구체적인 전략과 통제된 메시지로 움직인다. 탐스는 고객을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운동의 일원으로 초대한다.”

● 소비자가 과거보다 더 착하고, 윤리적이라고 보는가.

 “젊은 소비자들은 구매가 파워를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지갑으로 투표한다’는 말이 있다. 자기가 사는 물건이 자기의 도덕심, 감정, 중시하는 것을 반영한다는 뜻이다. 구매하는 상품으로 자기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게 과거에 비해 가장 두드러진 현 시대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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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칵테일 >> 그가 배에서 사는 이유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배에서 산다. 탐스슈즈 본사가 있는 LA의 마리나 델 레이 항구에 정박한 요트가 그의 집이다. 3년 전 그는 뭍에 있는 집과 가구, 미술작품 등 소유물을 처분하고 배로 들어갔다. “소유하는 게 많으면 그것이 생각을 잡아먹는다. 물건을 관리하고, 청소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누가 훔쳐가면 어쩌나 싶어 보험도 들어야 한다. 적게 소유하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집중할 수 있다.” 탐스를 창업한 뒤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얻은 깨달음이다.

 “난 너무나 적게 소유하면서도 행복한 사람을 많이 봤다. ‘저들은 아무것도 없지만, 저렇게 행복하다니’ 생각하며 집에 두고 온 물건을 걱정하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하기 전까지 한두 시간 생각을 정리하고 일기를 쓰며 보낸다. 15세 때부터 쓴 일기장은 50권이 넘는다. “일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유용하다. 한 페이지에는 오늘 해야 할 일, 다른 페이지에는 개인적 고뇌, 마음속 이야기를 적는다. 우리 삶은 맹목적이 되기 쉽다. 출근하고, 사람 만나고, 휴가 가고…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다. 그런데 일기를 쓰면 자신을 둘러싼 일들을 인식하게 된다. 인식은 내면의 평화를 위한 첫 단계다.”


 선체 길이 13m의 보트에는 방 2개, 화장실 2개, 부엌과 테이블이 있다. “옷장이 없다. 그래서 내가 연 이틀 같은 옷을 입은 거다. 하하.” 이틀에 걸친 인터뷰에 그는 같은 차림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