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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누스, 빈민의 대부, 그라민 마을 은행 대장

로드365 2011. 3. 2. 13:28




유누스 그라민 은행의 필연적 몰락”이라는 주장에 대해. 2011.6.15

한국경제에서 “유누스 그라민 은행의 필연적 몰락“이라는 사설을 냈다. 이렇게 시작한다.

서민을 위한 소액 무담보 대출인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존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보도다. 그라민 은행의 금리가 고리대금 수준으로 높아진데다 가혹한 추심으로 대출 받은 이들이 자살하면서 원래 취지는 사라지고 말았다는 얘기다. 그라민 은행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는 이미 불명예 퇴진당한 상황이고 인도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규제 법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라민 은행과 소액대출 전문가는 아니지만, 위 글은 두가지 점에서 큰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첫번째는 그라민 은행과 그라민은행을 벤치마킹해 돈벌려고 우후죽순격으로 생긴 다른 사채업자들이 만든 마이크로크레딧을 구분하지 않고 무작정 그라민이 고리대금업체로 전락해 버렸다는 식의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두번째는 유누스 총재가 물러나야 했던 이유를 “불명예 퇴진”이라고 말함으로써, 마치 유누스 박사가 문제를 일으키고 쫓겨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1) 서방 언론이 지적한 그라민 은행의 문제는 “고리대금업체”로 전락한데서 생긴게 아니다. 위에 인용한 WSJ 기사의 핵심은 그라민을 빛나게 한 경이적인 채무 상환율이 신화였다는 것이다. (2) 그라민 은행의 유누스 총재의 퇴진은 전적으로 정치적인 견제와 보복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선 뉴욕타임즈가 지난 1월 보도한 바 있다.

뉴욕타임즈는 그라민 은행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private microfinance companies”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사회의 다수도 그라민 은행의 주고객인 못배우고 가난한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이 복잡한 은행 운영을 감독할만한 기술과 경험을 갖지 못한게 문제가 될 지언정, 가난한 자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자(loan sharks)로 전락할 위험은 없다는 것이다.

Grameen Bank is different from private microfinance companies that have come into disrepute in recent years, accused of charging exorbitant interest rates and being too aggressive in making loans and collecting payments. The board is largely made up of poor, uneducated women who are Grameen borrowers. They lack the skills and experience to oversee its complex operations, critics say.

방글라데시말로 그라민은 “마을(village)”을 뜻한다. 그라민 은행이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빈곤층을 돕는다는 숭고한 소명과 담보없이 신용으로 돈을 빌린 채무자들의 상환율이 높다는 것 때문이다. 유누스가 이 은행을 시작한 이유는 가난한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덕 대부업자들의 횡포가 심하다는 것이다. 대나무를 이용해 발판을 만들어 파는 가난한 수피아 카툰이라는 여인이 하루분 물건 재료값 2백원이 없어 재료를 살 수가 없어, 물건을 만들고 대부업자들이 정한 가격에 물건을 넘기기로 하고 제품을 만든다. 하루 일이 끝나고 이 사람이 올린 수익은 겨우 2원뿐이었다. 유누스 박사는 자신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 오라고 했고,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42명을 발견했다. 유누스는 이들 모두를 합쳐 겨우 2천7백원을 빌려줬는데, 그 금액은 한 사람당 64원에 불과한 아주 작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 돈으로 수피아 카툰씨는 물건을 만들어 팔아 매일 2원이 아닌, 천이십오원의 이익을 냈다. 이는 단지 이윤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아니라, 수피아 카툰씨같은 극빈층의 여성들이 악덕 대부업자의 마수에서 벗어나 생활 자립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 것이다. 이 작은 실험을 바탕으로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는 83년 무담보 신용 소액대출 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창설한다. [source: Join The Club: 6장: 변화의 천사; WSJ: Grameen Bank, Which Pioneered Loans For the Poor, Has Hit a Repayment Snag]

“신용(credit)은 가난한 사람들도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이라고 주장하는 ‘빈민의 대부’ 유누스 박사의 무담보 신용대출 개념은 전세계의 주목과 벤치마킹을 받았다.2006년 외신은 “지난 30년 동안 그라민 은행의 누적 대출액 대비 상환율은 98.85%, 30년 동안 적자를 기록한 해는 딱 3년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전했다. 내 생각엔 그라민 은행을 무담보 소액 신용 대출로 설명하는 것은 이 은행이 작동하는 원리를 오해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다시 말해 가난한 개인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게 되면 감동해서 빌린 돈을 갚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에는 오해의 여지가 있다. 이 은행은 담보를 잡는 대신 이른바 규범적 압력(normative peer pressure)을 이용해 개인이 돈을 갚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는 연대보증과도 다른 개념이다. 연대보증은 A가 돈을 갚지 않으면 보증을 섰던 다른 B나 C가 그 채무 책임을 지는 것이지만, 그라민은 가난한 사람 몇 명이 한 조를 이루고 그 조에 돈을 갚지 못한 사람이 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돈을 갚을 때까지 돈을 빌릴 수 없다. 연대보증과 같이 잔인하지 않으면서, 조직내에서 개인의 규범적 책임과 도덕적 해이를 막을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라민 은행의 역사와 의의는 이만 줄이고, 이제 다시 다시 그라민 은행을 둘러싸고 불거진 문제점들을 짚어보자. [WSJ: Grameen Bank, Which Pioneered Loans For the Poor, Has Hit a Repayment Snag]
(1) 그라민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종종 언급되었던 방글라데시 북부 두 지역에서 2010년에 상환 1년을 넘긴 부채가 절반 가량되었다.
(2) 그라민 은행 전체를 놓고 볼 때도 19%의 대출이 아직 1년 overdue상태다.
(3) 그라민 은행은 상환 시점으로부터 2년이 넘긴 부채를 체납으로 간주하는데 약 10%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그라민 은행이 평소 언급하던 5%체납율의 두배에 해당한다.

WSJ과의 인터뷰에서 유누스의 답변:
(1) 상환율 문제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2) 돈을 빌려간 사람 3/4은 매주 제때 돈을 갚는다.
(3) 가난한 사람은 심지에 장기 체납 이후에도 돈을 갚는 경향이 있다.
(4) 1998년에 일어난 대홍수의 피해로 대출 상환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라민은 정부은행 지원등을 통해 이 금액을 탕감해줘야 했다. 이때 생긴 문제때문에 그라민 은행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야 했다.

결국 유누스의 그라민 은행이 대출금 상환등에서 거둔 성공신화들에 흠집이 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경의 사설이 지적한 것처럼 “결국 빚을 갚지 못한 대출자들이 늘어나자 금리는 자꾸 올라갈 수밖에 없게 됐고, 대출 재원은 한정돼 있으니 어떻게든 돌려받으려는 추심 또한 기혹해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라는 주장은 그라민 은행의 문제가 아닌 투기자본들이 세운 다른 유사업체의 문제점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유뉴스 총재의 퇴진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한 정황은 다음과 같다.

마이크로크레딧에 대한 적대감의 근원은 국가마다 다른데, 방글라데시에서 일부 정치세력이 주도하는 비난은 다분히 정치적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즈는 이렇게 보도했다.

In Bangladesh, Ms. Hasina appears to have become embittered with Grameen after its founder, Muhammad Yunus, who shared the Nobel, announced in 2007 that he would start a political party. At that time, the country was ruled by a caretaker government appointed by the military. Though Mr. Yunus later gave up on the idea, analysts say Ms. Hasina and Mr. Yunus have not made amends. [NYT: Microlenders, Honored With Nobel, Are Struggling]

한겨레에서도 비슷한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유누스 은퇴를 주장하는 배경에는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와 유누스 사이 갈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유누스는 지난 2007년 ‘시민들의 힘’이라는 새 정당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가 나중에 포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하시나 등 기존 정치권과 갈등을 빚었다. 유누스는 2007년 <아에프페>(AFP)와의 인터뷰에서 “방글라데시 정치인은 돈밖에 모른다. 이념 따위는 없다”고 말했다가,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기도 했다. 하시나 총리는“(유누스가) 가난한 이들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비난한 바 있다. [유누스 그라민은행장 사퇴 압력, 왜?]

유누스 박사는 오랫동안 가난과의 전쟁과 교육에만 몰두하는 이른바 스파르타식 삶(spartan life)를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source]. 정치와는 아예 멀리 떨어져 살았다. 그러다가 2007년 군부가 임명한 과도정부가 들어서자 주변에서 국가가 그런 정치적 위기에 처해있을 때는 유뉴스와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유누스 역할론을 들고 나섰다. 그게 바로 ‘시민들의 힘’이라는 새 정당을 추진하려 했던 이유다. 이 정치적 움직임으로 유누스는 정치적 박해를 받기 시작한다.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유누스는 방글라데시 정치가 부패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유누스는 청빈한 삶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보수경제지 WSJ의 기자들이 그를 인터뷰하러 찾았을 때, 그는 방글라데시의 찌는 더위에도 에어컨이 없는 아주 검소한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기록한다.

방글라데시 하시나 수상이 유누스를 비난할 때 이용한 노르웨이 정부 기부금 의혹도 노르웨이 정부가 이미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Ms. Hasina’s recent comments about microcredit were prompted by a Norwegian documentary that accused Grameen of improperly transferring to an affiliate $100 million that Norway had donated to it more than a decade ago. Ms. Hasina said Grameen, 3.4 percent of which is owned by the government, might have transferred the money to avoid taxes.
The bank, which has denied that accusation, reversed the transfer after Norwegian officials objected to it. Norway recently issued a statement clearing Grameen of wrongdoing. [NYT: Microlenders, Honored With Nobel, Are Struggling]

이에 대한 한겨레 보도의 일부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라민은행이 노르웨이 정부의 기부금 1억달러(1127억원)를 지정된 방식을 통해 관리하지 않고 자회사에 넣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며 압박을 가중시켜왔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해 12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방글라데시 정부는 조사를 계속해왔다. 한겨레: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해고당해

- 출처




 
 노벨평화상 유누스, 그라민銀서 밀려나 2011.3.2
(다카 AP.AFP=연합뉴스) 마이크로크레디트(소액신용대출)의 개척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방글라데시 경제학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자신이 세운 마이크로크레디트 금융기관 그라민은행의 총재 자리에서 밀려났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인 방글라데시은행은 올해 70세인 유누스가 60세를 정년으로 규정한 관련 법률을 위반해 그라민은행에 유누스에 대한 즉각 해임을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 
정부에 의해 선임됐으며 유누스에 적대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무자멜 후크 그라민은행 회장은 방글라데시은행으로부터 유누스 해임 명령을 통보받았다면서 유누스가 2000년 그라민은행 종신 총재직에 취임할 때 중앙은행의 사전 허가를 얻지 못한 점이 해임 사유였다고 말했다. 

주로 빈민층을 대상으로 이뤄진 유누스의 마이크로크레디트는 빈민의 자활을 돕는다는 점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로 퍼졌고, 유누스에게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마이크로크레디트 운영 금융기관이 과중한 이자를 물리고 지난해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州)에서 그에 따른 부담을 이기지 못한 빈민 대출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유누스가 "빈민들의 피를 빨아먹었다"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 북부의 한 지역 정치인은 2007년 유누스가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모욕했다며 유누스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해 12월에는 한 노르웨이 TV 방송국에서 그라민 은행이 1996년 노르웨이 정부의 개발 기금을 부적절하게 다른 창업투자회사로 옮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을 비롯한 유누스 지지자들은 유누스가 2007년 정당 설립을 시도하면서 하시나 총리와 대립한 이후 조직적인 정치적 공격을 받아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라민은행 내부에서도 유누스의 거취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누르잔 베굼 그라민은행 부총재는 그라민은행이 곧 유누스를 해직했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잔나트 콰나인 그라민은행 대변인은 유누스 총재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라민 은행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smile@yna.co.kr 



 2008-03-25

"대출 고객 97%가 왜 여성이냐고? 가난은 여성에 더 치명적이기에…"

'가난 없는 세상…' 국내 출간하는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자본주의가 낳은 빈민 문제 '사회적 기업' 으로 해결해야

"자본주의는 완벽한 체제가 아닙니다. 사회적 기업(social business)에 의해 보다 완전해집니다." 무함마드 유누스(Yunus·68) 그라민 은행 총재는 말했다. 그는 무손실·무배당으로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의 전도사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책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원제: Creating a World without Poverty·물푸레 펴냄)의 핵심 주제다. 그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은행 총재실에서 만났다. 초여름의 다카는 낮 기온이 30도를 넘었다. 천장 선풍기는 금세 추락할 듯 후들거렸고, 정전 때문에 자꾸 멎었다.

유누스 총재는 "사회적 기업은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지 않고, 수익은 품질 개선을 위해 재투자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배당·무손실 원칙이 경쟁력을 감퇴시키는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사회적 기업의 등장으로 기업들은 이윤뿐 아니라 사회적 목적을 위해서도 경쟁하게 되고, 자본주의를 보정(補正)해 더 많은 선택을 준다"고 강조했다.

유누스 총재는 그라민 은행과 프랑스 거대 식품기업 다농의 합작기업 '그라민 다농'으로 사회적 기업을 운영 중이다. "2005년 10월 프랑크 리부(Riboud) 다농 회장이 사회적 기업을 만들자는 내 제안을 흔쾌히 수용했다. 요구르트를 농촌 어린이들에게 1병에 5다카(73원)에 판매하는데, 다른 빈곤 국가에도 저가에 공급하려 한다."

유누스 총재는 제2, 제3의 사회적 기업 계획에 대해 "식수오염 상황을 타개할 생수회사를 프랑스 거대기업과 합작해 만들고, 백내장 치료 등을 위해 50병상 규모의 안과병원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금 140만 달러 중 일부를 빈민을 위한 안과병원 및 고영양가 식품회사 건립에 쓰겠다"고 한 2006년 노벨 평화상 수상 소감을 실천하고 있다.

유누스 총재는 "사회적 기업은 한국 같은 발전된 나라에도 유용하다"며 "비(非)정부 주도의 사회적 기업이 알코올 중독, 노숙, 실업, 열악한 보건 환경 같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고 했다.

그라민 은행은 지난1월 무담보 소액 대출(micro-credit)을 뉴욕에 이식한 '그라민 아메리카'로 화제를 모았다. 유누스 총재는 "최빈국이 최강국에 대출한다니 놀랄 노릇이었겠지(웃음). 미국 내 신용불량자들은 금융거래에 제한을 받고 고리사채에 고통 받는데, 이런 선진국의 금융 모순을 시정하려 했다"고 했다. 그는 "이주민 여성들을 상대로 미용, 액세서리 판매업 같은 소규모 창업과 자활을 돕는데, 실적을 보아 미국 내 대출사업 지역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라민 은행 대출 상환율은 98%를 넘는다. 그는 "대출 희망자끼리 5명씩 조를 짜도록 했다. 자기들끼리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훨씬 책임감 있게 상환 계획을 달성하게 된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은행 대출 고객의 97%는 여성이다. 유누스 총재는 "가난과 기아는 여성과 아이에게 더 치명적이고, 여성들이 극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지키기 때문에 여성 중심 대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유누스 총재는 창당('시민의 힘') 작업을 하다 작년 5월 돌연 취소했다. "각 분야의 좋은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싶었는데, 유능한 이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부패 정객들이 메워 정계 진출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저서로 환경 문제를 꼭 다루고 싶다. 누가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일로 엉뚱한 사람이 고통 받는 게 환경 문제다"고 했다.

유누스 총재는 "빈곤을 박물관으로!"라고 책에 썼다. 그는 "방글라데시는 2030년쯤 빈곤을 물리칠 것이다. 가난 없는 세상은 언젠가는 반드시 실현된다"고 장담했다.

그는 은퇴 시기를 묻는 질문에 "일하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당장 감투를 쓰고 있지 않다 해도 어느 곳에서건 무슨 일이든 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유누스는 방글라데시 빈민 구제 운동으로 2006년 노벨평화상과 서울평화상, 1984년 막사이사이상 등을 받았다.



 2007.10.15


다음은 월간 말 2007년 10월호에 실렸던 무하마드 유누스 그라민 은행 총재와 고려대 경영학과 자원봉사자들 간의 대담 일부입니다.

앞선 글에서 사례연구 차원에서 그라민 은행을 좀 다루었습니다만, 저는 사실 이들의 경제, 사회, 조직 측면에서의 메커니즘에는 많은 관심이 있지만 정책적으로 이것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 하는데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즉 저에게 있어 그라민 은행은 흥미로운 관찰 대상일 뿐입니다. 어쨌든 이 쪽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좀 계시는 것 같아 보충해 봅니다.


박사님은 ‘자립노동’을 강조하시면서 자립노동만이 빈곤에 처한 이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같이 기업이 산업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나라들의 경우 자립노동으로는 시장에서 경쟁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유누스: 자립노동이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사람을 많이 고용한다고 해서 거기만 꼭 일자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자신의 선택의 문제입니다. 빈곤층이 고용의 기회가 없을 때 일이 생길 때를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자립노동이 필요한 것입니다. 큰 기업들이 나를 고용하지 않아도 자기가 자기 자신을 고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사님께서는 방글라데시에서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동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같이 어느 정도 산업화가 된 곳에서도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가능하다고 보셨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누스: 중요한 것은 … 가난한 사람들이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큰 규모의 돈이 필요하면 큰 기관에 가고 작은 돈이 필요하다면 작은 기관에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2백~3백만 원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곳을 주류 금융시장에서 찾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빈곤층의 대출수요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5백만 원 정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인데, 심지어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5백만 원에서 1천만 원이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기준입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실제 마이크로 크레디트로 대출받는 금액도 대부분이 5백만 원 이하입니다. 한국에서도 단순히 자활하기 위해 돈이 필요한 빈곤층과 접촉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라민 은행의 대출금리는 약 19%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빈곤층에게 부담스러운 금리가 아닌지요.

방글라데시에서 일반 상업은행의 예금금리는 8~12%입니다. 그라민 은행도 예금금리는 8.5%인데 때로는 12%까지 예금이자가 올라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예금자에게 주는 금리이기 때문에 은행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8.5% 정도의 금리가 대출이자에 더 붙어야 합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평균이자율이 약 19% 혹은 18.5%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라민은행의 대출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모두 19%의 이자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그런데 만일 무조건 예금금리를 5%나 2%로 하게 되면 결국에는 정부 보조금이 들어가야 합니다. 보조금으로 운영되면 그것은 자선이지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아닙니다. 자선은 누가 돈을 내야만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적정한 이자를 받으면서도 빈곤층을 지원해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프로그램이 돼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는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과 같은 일반 상업은행들도 마이크로 크레디트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박사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유누스: 물론 상업은행들도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매우 다르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러나 마이크로 크레디트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운영 마인드입니다. 상업은행들은 우선 마이크로 크레디트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들은 어디까지나 수익 극대화가 최대 목적입니다. 그런데 마이크로 크레디트를 하면서 수익 극대화를 생각한다면 결국 대출업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이 대출업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출해 준 돈의 이자를 올려서 많은 돈을 벌자고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사회적 사업이 돼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야지 부자인 사람들을 더 부자가 되게 하는데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청년 유누스 박사에게 길을 묻다", 월간 말 2007년 10월, pp.135-137


여기서 유누스가 강하게 주장하는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그라민은행 같은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자선도 아니고 장사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빈곤층이 자조(self help)를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포인트이고, 마찬가지로 그라민 은행 자체도 당연히 자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겨먹을 정도로 이윤을 낼 생각도 없지만, 적자를 보지는 않을 정도로는 (나름 쎈) 이자를 물린다는 기준이 등장하게 됩니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어느 정도 발전된 국가에도 소액신용을 필요로 하는 신용의 사각지대는 많다는 강력한 믿음입니다. 이는 "산업 구조가 이미 고도화되었다" 같은 이유로 마이크로 크레디트가 한국에는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와는 상충되는 것입니다. 이 점은 유누스가 예로 든 미국 등 산업국가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례를 더 폭넓게 분석해 봄으로서 성공 가능성이나 그 방법론을 따져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출처 : http://sonnet.egloos.com/40465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