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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전문

로드365 2007. 8. 8. 10:53
 1장 - 토끼굴에 빠지다.

앨리스는 언니와 함께 시냇가 언덕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무 할 일도 없어서 지루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언니가 읽고 있는 책을 한두 번 슬쩍 넘겨다보았지만, 그 책에는 그림도 대화도 없었습니다.
'그림도 대화도 없는데, 시시한 책을 언니는 무슨 재미로 읽고 있는지 모르겠어.' 엘리스는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날은 몹시 더웠기 때문에 졸려서 머리가 멍했으므로 데이지 꽃으로 화환이라도 만들어 볼까 하고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부러 꽃을 꺾으러 가는 것도 귀찮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별안간 분홍색 눈빛을 한 한 마리의 흰토끼가 엘리스 바로 옆을 깡충깡충 뛰어 지나갔습니다. 그것 만이었다면 그다지 놀랄 것도 없었습니다.
"큰일났다, 큰일났어, 늦었으니." 하고, 토끼가 혼자 중얼대고 있는 것을 들었을 때도 엘리스는 그것을 별달리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토끼가 조끼 호주머니에서 회중시계를 끄집어내어 힐끔 시간을 보고는
또다시 당황하며 뛰어갔을 때는 엘리스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토기가 조끼를 입는다거나, 호주머니에서 시계를 끄집어내는 따위를 아직 본 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엘리스는 토끼 뒤를 쫓아갔습니다. 그리하여 들판을 가로질러 울타리 밑에 있는 커다란 토끼 굴로 뛰어들어가는 것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엘리스도 그 뒤를 쫓아 굴속으로 뛰어들어갔습니다.
나중에 어떻게 이 굴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미처 하지도 않고……
토끼 굴은 얼마 동안 터널 모양으로 똑바로 뚫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내리막이 되어 미끄러지듯 내려가다가 그만 아래로 뚫린 굴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