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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투어, 바이크 투어 - 오토바이로 부산 가기, 설악산 가기

로드365 2007. 3. 4. 19:51


우리나라도 오토바이로 고속도로 주행하게 해달라는 시위가 뉴스에 나오던데
나도 찬성이다.
오토바이로 부산 제대로 가는 방법 코스 소개.
옛날 자료라 좀 틀릴지는 모른다.



부산으로 향하는 길

우선은 가는 길에 청주에 계신 부모님을 뵈어야 하는 터라 청주까지는 1번국도로 향했습니다. 서초구 집에서 출발하여 예술의 전당 밑 터널을 지나 과천을 지나 수원으로 간 다음 1번 국도로 남하합니다. 전 이 길보다는 분당을 지나 용인에서 시작하는 17번국도를 좋아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어차피 청주까지 가는 길은 그다지 재미있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빨리가는게 이득이죠.
수원을 거쳐 평택, 천안 조치원 등 가는길은 최소 편도 2차로 이상이고 도로 상태도 좋지만, 큰 도심을 다 지나야 하고 계속 신호등과 부딪혀야 하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며 가는 편이 좀 덜 따분하게 갈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천안에서 조치원까지 구불구불한 국도가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거의 고속 도로처럼 뻥 뚤렸습니다. 굳이 찾아가려면 예전 국도로 갈 수도 있지만 그게 그리 쉽지는 않네요.

청주에 도착해서 속리산 방향으로 향하는 25번 국도로 갈아 탔습니다. 이 길은 쭉 경북 상주까지 향하는데 이 길이 정말 환상입니다. 가는길 대부분이 편도 1차로의 옛날 국도인데 참으로 아기자기 하고 중간중간 나타나는 와인딩도 타이트한 맛이 아주 좋습니다.
더구나 그 와인딩은 높은 산에 난 도로가 아니라 거의 평지에 가까운 높이차에 즐기라고 닦아논 듯 길이 좋아서 청주에 사는 라이더라면 자주 찾는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간중간 나타나는 호수도 그렇고 정말 좋았습니다.

상주에서 3번국도와 25번국도가 만나는데 대구로 가려면 25번 국도를 타야 합니다. 이 길은 저보다 몇 일 전 그곳을 다녀온 객원기자 김종한 작가님의 말에 의하면' 외국에서 달리는 느낌'이라고 하시는군요. 약 50km의 선형이 개선된 편도 2차로의 국도가 마치 고속도로처럼 뻗어 있는데 오른쪽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몇 번이고 내려서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새로 생긴 도로가 너무 좋아서 그냥 달렸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새로 생긴 도로라서 주유소가 없다는 것입니다. 전 주유 경고등이 들어오고 40킬로미터를 더 달려서 간신히 주유를 할 수 있었는데, 정말 긴장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대구에서는 4번국도와 5번, 25번국도 등 몇개의 국도가 만나는데 저는 25번국도를 더 타다가 남하한 후 24번 국도를 타고 가지산을 넘는 길을 택했습니다. 지도를 보면 25번국를 타고 더 내려가다 24번국도를 탄 후 약간을 올라와야 되는 거라서 저는 이 때 지방도를 타려고 시도했는데 결국 실패했습니다.
지도마다 다르지만, 아직까지는 경험이 없다면 지방도는 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가 갔던 1077번 지방도는 어느 마을에서 순식간에 비포장 으로 변해서 전 그곳에서 약 2시간 가량을 헤매다 살아났습니다. 역시나 자갈밭과 R1은 생각하기 싫은 조합이었습니다. 
참, 24번 국도는 지금 공사중인데 가지산을 지나는 와인딩도 아주 좋습니다. 높은 고도덕에 산 전체에 안개가 자욱했는데, 유명산 몇배나 될 것 같은 그런 와인딩도 요즘처럼 직선화되는 국도에서는 찾기 힘든 일이지요.

24번을 타고 울산으로 향하다가 부산으로 내려가고 싶다면 7번구도든 35번이든 14번이든 골라서 타시면 됩니다. 그 중 31번 국도는 바닷가를 끼고 달리는데 바닷마을을 지나는 꼬불꼬불한 길이 운치 있습니다. 다만 고리 원전소쯤에 와서 길 표시가 잘못 되어있으니 주의하세요. 전국에 있는 국도가 지금 공사중이라 노선표시가 제대로 안된 곳이 가끔 있습니다.

김작가님의 말씀에 의하면 대구시내를 빠져서 부산을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25번과 5번이 합쳐져 북쪽에서 대구 중심가를 내려오다가 강을 건너자마자 강변을 따라있는 전용도로를 이용해 동쪽으로 빠지는게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합니다. 약 10분정도면 대구를 빠져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려고 하면 왠만해서는 대구를 피할 수가 없는데 보통은 그 도심을 통과하는데 1시간 가까운 시간이 소모되는게 대부분이거든요. 하지만 그 강변도로는 자동차 전용도로이기 때문에 라이더 여러분들의 상황에 맞는 현명한 판단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서울로 돌아오며

저는 올라오는 길에 7번국도를 통해 울산과 경주를 지나 4번국도를 타고 대구로 돌아왔습니다. 4번국도도 노선개량이 대부분 끝나서 빠른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리고는 다시 25번을 타고 상주를 지나 상주에서 3번을 타고 문경, 수안보, 충주를 따라 올라왔는데요. 국도를 이용한 서울-부산 이동에서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면 이 루트가 가장 좋지 않을까 합니다.
전 올때 약 다섯시간 반이 걸렸는데 고속도로에서의 이동시간을 비교해봐도 그리 오래걸린 게 아닐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도가 이름만 국도지 고속도로 뺨치는 도로로 개선되어 있어 바이크를 이용한 장거리 이동여건도 점점 좋아지는 듯 합니다. 나중에 고속도로가 개방된다고 해도 이렇게 국도 노선을 조합한 여행이라면 달리는 재미와 더불어 빠른 이동도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총 주행거리는 왕복 약 1000km였으며 10여만원의 유류대가 들어갔습니다. 바이크는 01년식 YZF-R1.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때의 총 걸린 시간은 여섯시간 반 정도였으며 식사 약 1시간, 쉬는시간 30분정도를 제외하면 주행만 다섯시간 정도 했습니다. 속도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편도 2차로의 좋은 도로에서는 140-160km/h 안팎이었습니다.

_서울에서 멀어질수록 길과 풍경이 좋아진다라는 생각이 드는 여행이었습니다. 친구들과의 떠들썩한 파티도 좋고 동호회의 봄맞이 투어도 좋지만, 긴 잠을 잔 내 친구에게 새 봄의 따뜻한 바람을 맞게 해주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요?
할리 데이비슨에서 쓰는 광고 멘트이기는 하지만 It's time to ride, 정말 어행가기 너무 좋은 날씨와 풍경입니다.
친구와 시간이 안맞는다고, 여자친구가 같이 가지 않는다고 단념하지 마세요. 바이크를 타고 혼자 여행을 가는 일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건 나 혼자 어디를 가는 여행이 아니라 나와 바이크가 함께 '둘이 떠나는 여행'이기 때문이지요.


[자료출처 유수와떠나는전국일주 www.yoos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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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을 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한계령을 따라 있는 44번 국도이다. 성남에서 출발하면 3번 국도를 타고 곤지암에서 98번 지방도로 빠져 아기자기한 오솔길을 지나 양평에서 44번 큰 도로로 합류한 후 인제를 거쳐 설악산에 당돌하게 된다. 우리가 선택했던 이 루트는 선형이 개선된 편도 2차로의 뻥 뚤린 국도와 여행의 직접적인 맛을 보여주는 좁은 지방도가 적당히 어울려 투어 코스로 꽤 좋다. 게다가 다소 놀랐던 사실은 설악산이 생각보다 가깝다는 것이다. 장거리 투어의 지루함을 없애주는 괜찮은 루트선정덕분이기도 하고, 골드윙을 주축으로 한 초고속 이동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설악산은 꽤나 가까이 있었다. 우리는 바다도 보고 충분한 가을의 풍경을 즐기기 위해 1박 2일을 잡았지만 당일치기로도 가능하겠다.
양평을 지나 돌솥밥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고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만큼의 속도로 맘껏 달렸더니 어느새 인제를 거쳐 도로는 서서히 굽이치기 시작하고 차량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골드윙을 통해 들리는 뉴스에 의하면 수만 명의 인파가 설악의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는 길은 괜찮았지만 돌아오는 길엔 차가 기차처럼 죽 늘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저 사람들도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겠지? 단풍 한 시간에 자동차 열 시간 탄 여행을. 아스팔트 위 네모난 상자 속에 갇혀 꾸벅꾸벅 졸음과 환기를 반복하는 이들을 보면서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좋은걸 모르고 사는 걸까. 새삼 지칠 줄 모르고 즐거운 달리기를 보여주는 내 R1이 더욱 사랑스럽다.
한계령에는 이 작은 바이크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다. 조용히 산의 가을을 느끼기 보다는 시장 통처럼 시끌벅적한 관광지가 싫어 일행은 바로 낙산 근처의 바닷가로 향했다. 가을의 바다를 본적인 언제였던가. 콧구멍과 입을 크게 벌려 청명한 공기를 한껏 가슴속에 품으니 정말 내가 멋진 삶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파도소리를 음악 삼아 소주한잔에 즐기는 조개구이와 싱싱한 활어회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참으로 여유가 가득한 사람들이다. 월요일까지 이어지는 여행에서 이들은 과감히 일상을 털어버리고 진정한 가을을 만끽하러 이 자리에 나왔다. 그리고 느긋하게 즐기는 모습이다. 나도 언제까지고 이들처럼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을까? 다음날의 일정 때문에 늦은 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다소 진지함이 섞인 진지한 고민과 함께 그렇게 가을의 여행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