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ㅓ

에이리언alien 시리즈

로드365 2005. 3. 10. 19:15



 

에이리언1
감독 : 리들리 스콧
주연 : 톰 스커리트 , 시고니 위버 , 존 허트
정보 : 116분
장르 : SF, 공포, 스릴러 

에이리언2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주연 : 시고니 위버 , 캐리 헨, 마이클 빈
정보 : 137분
장르 : sf, 액션, 공포

에이리언3
감독 : 데이비드 핀처
주연 : 시고니 위버 , 찰스 더튼 , 찰스 댄스
정보 : 114분
장르 : SF, 공포, 스릴러

에이리언4
감독 : 장 피에르 주네
주연 : 시고니 위버 , 위노나 라이더 , 론 펄먼
정보 : 105분
장르 : SF, 액션, 공포, 코미디



- 듀나의 에이리언2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제임스 카메론이 연출한 2편을 최고로 칩니다.
듀나가 지적하듯이
[에일리언 2]는 나중에 버호벤이 만든 [스타쉽 트루퍼즈]보다 하인라인의 소설에 훨씬 가까
운 작품입니다. 호전적인 메시지, 벌레 같은 우주괴물과 벌이는 피투성이 전투, 소수 정예의 해병대... 영화에
서 리플리가 우주 괴물과 마지막 대결을 벌일 때 입는 파워 로더는 하인라인 소설에 나오는 강화복의 카메론
버전이나 다름없습니다. [에일리언 2]는 처음부터 끝까지 블루 컬러 계급 남성의 마초
적인 감성과 자존심이 철철 넘쳐 흐릅니다.



감독
제임스 카메론 James Cameron

주연
시고니 위버....리플리
Sigourney Weaver....Ripley
캐리 헨....뉴트
Carrie Henn....Newt
마이클 빈....힉스
Michael Biehn....Hicks
랜스 헨릭슨....비숍
Lance Henriksen....Bishop
폴 라이저....카터 버크
Paul Reiser....Carter Burke
빌 팩스턴....허드슨
Bill Paxton....Hudson
지넷 골드스틴....바스케스
Jenette Goldstein....Vasquez
알 매튜스....에이폰
Al Matthews....Apone
윌리엄 호프....고어먼
William Hope....Gorman
마크 롤스턴....드레이크
Mark Rolston....Drake
리코 로스....프로스트
Ricco Ross....Frost
콜레트 힐러....페로
Colette Hiller....Ferro
다니엘 캐쉬....스펑크마이어
Daniel Kash....Spunkmeyer
신시아 스코트....디트리히
Cynthia Scott....Dietrich
팁 티핑....크로우
Tip Tipping....Crowe


 
리플리와 뉴트

 제임스 카메론의 필모그래피를 검토해보면 속편과 리메이크가 유달리 많습니다. 감독작인 [피라냐 2], [에일리언 2], 각본을 쓴 [람보 2]는 모두 남이 시작한 시리즈를 계승한 작품들이죠. 감독작인 [트루 라이즈]와 제작을 맡은 [솔라리스]는 리메이크작이고요. 속편이 본편보다 성공한 [터미네이터] 시리즈도 예외로 두어서는 안되겠지요. 물론 [터미네이터]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오리지널 작품인가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집니다.

이건 무얼 의미할까요? 각본가 카메론이 이미 만들어진 줄거리와 설정을 자기 맘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능하다는 뜻이겠지요. 엄청나게 독창적인 작가라는 칭찬은 못 듣겠지만 원작이 가진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걸 자기 식으로 재구성할 줄 아는 것 역시 대단한 재능입니다. 적어도 그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영화들은 모두 부인할 수 없는 카메론 영화이고 원작과 견줄만한 작품성을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죠. 그는 전편의 설정을 안이하게 반복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에일리언 2]도 무척이나 카메론다운 속편입니다. 설정만 보면 원작에 매료된 팬보이의 팬픽션 같지만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독자적인 개성과 스타일로 가득 차 있지요.

영화는 1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리플리가 57년 동안 우주공간을 떠돌다가 구조되면서 시작됩니다. 리플리는 회사 사람들에게 1편에서 마주친 우주 괴물에 대해 경고하지만 LV-426에는 이미 회사에서 보낸 개척자들이 테라포밍을 시작한 뒤였죠. 개척지와 통신이 두절되자 리플리는 고문 자격으로 식민지 해병대와 함께 LV-426를 재방문합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혼자 살아남은 어린 소녀 뉴트와 기지 안에 부글거리는 우주 괴물들을 만나게 되지요.

리들리 스코트의 1편이 우주를 무대로 한 고딕 호러였다면 카메론의 2편은 전쟁영화입니다. 여전히 호러적인 요소는 중요하지만 주인공들이 느끼는 공포도 호러 장르보다는 전쟁 영화의 장르에 속해있지요. [람보 2]가 그랬던 것처럼, [에일리언 2]는 모양과 무대를 바꾼 베트남전 영화였습니다.

장르를 옮기는 동안 카메론은 1편에서 중요했던 많은 것들을 잘라버렸습니다. 가장 먼저 날아간 건 1편의 신비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1편에서 우주 괴물은 외계를 떠도는 유령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어서 더 무서운 존재였지요. 카메론의 속편엔 그런 느낌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괴물의 생활사는 거의 완전히 까발려졌습니다. 음산한 유령처럼 우주선 구석에 숨어 있는 대신 무리지어 우르르 달려나와 지구인들을 학살하고요. 2편의 우주 괴물은 육체적으로나 수적으로 인간들을 제압할 수 있고 또 그럴 의도를 품고 있기 때문에 무섭습니다. 1편보다 훨씬 직설적이죠.

2편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호전성입니다. 아마 이 영화가 나올 당시였던 80년대 미국의 시대적 분위기와도 연결되어 있을 거예요. 게다가 카메론은 호전적인 8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람보 2]의 각본가이기도 했으니까요. 주인공들이 살아남기 위해 쫓겨다니기만 하는 1편과는 달리 2편의 주인공들은 우주 괴물과 정면 대결합니다. 수가 열세여서 어쩔 수 없이 밀리게 되지만 원래 의도는 훨씬 강성이죠. 2편의 메시지는 의사 소통도 되지 않고 우리에게 적의를 품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싹 쓸어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왕 폐하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라고요? 물론이죠.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이 [스타쉽 트루퍼즈]에서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으니까요. [에일리언 2]는 나중에 버호벤이 만든 [스타쉽 트루퍼즈]보다 하인라인의 소설에 훨씬 가까운 작품입니다. 호전적인 메시지, 벌레 같은 우주괴물과 벌이는 피투성이 전투, 소수 정예의 해병대... 영화에서 리플리가 우주 괴물과 마지막 대결을 벌일 때 입는 파워 로더는 하인라인 소설에 나오는 강화복의 카메론 버전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인라인의 소설들처럼, 카메론의 영화는 거친 바깥 세상의 맛을 아는 블루 컬러 현장 전문가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영화가 그리는 세계는 더럽고 기름 때가 질질 흐르며 80년대의 거친 분위기를 풀풀 흘립니다. 심지어 카메론이 직접 디자인한 주름진 머리의 우주 괴물도 1편보다 훨씬 투박하고 거칠지요. 이 영화에서도 카터 버크로 대표되는 대기업은 악당이지만, 7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은 1편과는 그 이유가 조금 다릅니다. 버크가 재수없는 악당인 건 그가 사악한 자본주의의 대변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안락한 사무실에서 펜대만 굴리는 화이트 컬러이기 때문이니까요. [에일리언 2]는 처음부터 끝까지 블루 컬러 계급 남성의 마초적인 감성과 자존심이 철철 넘쳐 흐릅니다.

80년대 할리우드의 가장 중요한 페미니즘 영화들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 영화의 위치를 고려해보면 이 마초적인 성격은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모순되지는 않습니다. 카메론의 입장은 트럭 드라이버 페미니즘이라고 불릴만한 어떤 것이었습니다. 그가 리플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던 건 관념이나 사상이 아니라 거친 남자들에 의해 지배되는 특정 세계에서 씩씩하게 살아남은 몇몇 구체적인 여성들에 대한 예찬이었습니다.

카메론의 의도가 무엇이었건, 그의 리플리는 분명 걸작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리플리를 이후 나온 여전사 캐릭터의 원형쯤으로 생각하는데, 그건 이 캐릭터의 무게와 의미를 오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리플리의 '전사'적인 측면은 영화에서 그렇게까지 크지는 않습니다. 파워 로더와 여왕 괴물이 벌이는 마지막 결투 장면을 제외하면 이 캐릭터는 피투성이 전투에 거의 참가하지 않으니까요. 리플리가 강하고 매력적인 캐릭터인 건 이 사람이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리더이고 주변의 거대한 기계들을 능숙하게 통제할 줄 아는 훌륭한 현장 일꾼이며 홀로 남겨진 어린 소녀를 구출하기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희생적인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리플리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여성적 또는 남성적이라고 분리시켜 생각하는 여러 장점들을 동시에 갖춘 전인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이 뛰어난 특성들은 시고니 위버의 당당하고 위엄 넘치는 육체와 목소리를 통해 완벽하게 구체화되었지요.

리플리의 캐릭터는 어느 정도 하인라인의 영향 아래 놓여 있기도 합니다. 여성에 대한 하인라인의 입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지요. 여성들이 남성들만의 것으로 여겨지는 특정 영역에 도전한다면 하인라인은 적극적으로 그들을 후원할 것이며 그 중 능력있는 사람들을 예찬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맘 속으로는 '남자들의 일'이 '여자들의 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요. :-P 하인라인의 이러한 입장은 장르적 사고의 형태를 빌어 카메론에게 그대로 계승되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장르 영화에 끼친 리플리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에일리언 2]는 굉장히 많은 것들을 이룩한 영화입니다. 1편이 만든 고립된 세계를 확장시켜 시리즈의 토대를 다졌고, 저예산 영화를 만드는 B급 감독이었던 카메론을 세상에서 가장 비싼 영화들을 만드는 거물 감독으로 만들어주었고, 시고니 위버라는 일급 스타를 탄생시켰으며,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에게 액션 장르로 진입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죠. 그리고 그게 벌써 거의 20년 전의 일입니다. 여기서 제가 수입사에 의해 툭툭 잘려나간 이 영화를 쥐들이 부글거리는 옛 단성사에서 처음 접했던 때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여러분은 절 노인네 취급하겠죠. :-/ (05/02/01)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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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등등

카메론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극장판과 더 긴 감독판이 따로 있습니다. 카메론의 감독판들은 종종 지나치게 장황한 구석이 있긴 하지만 이 영화에선 감독판이 더 낫습니다.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동기가 더 명확하고 드라마도 더 강하지요. 앞에 나오는 식민지 장면은 여전히 사족처럼 느껴지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