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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중경삼림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로드365 2007. 1. 14. 19:47
 

왕가위 감독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작품. 95년 홍콩 금상장 4개부문(작품.감독.남우.편집), 94년 대만 금마장 영화제 남우주연상, 94년 스톡홀롬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왕가위의 전작 두편이 모두 흥행면에서 참패를 거듭하자, 홍콩영화계는 '마'가 낀 영화, 저주받은 걸작만을 만들어 내는 그의 영화에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기 시작했고, 돈을 벌고자하는 제작자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왕가위 감독 자신도 완전히 질려버린 영화 작업에 그래도 마지막 희망을 걸고 아무런 부담없이 단순히 재미로만 영화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것이 바로 <중경삼림>이었다.

단 3개월의 촬영으로 완성된 <중경삼림>은 그동안 왕가위 감독이 대형 배우들만을 캐스팅하던 것과는 달리 완전 신인이라 할 수 있는 홍콩 신세대의 표상 왕정문과 금성무가 캐스팅되었다. 영화감독 출신의 라문이 모두들 외면하는 왕가위 감독의 새영화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넉넉지 못한 제작비가 신인 기용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신인을 기용한 것이 오히려 대단히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주로 밤촬영이 많았던 <중경삼림>은 홍콩에서 개봉되었고, 왕가위 감독의 영화로서는 그래도 <아비정전>이나 <동사서독>만큼 흥행 참패를 겪지는 않았다. 한국에선 삼성 나이세스가 이 영화를 15만불이라는 아주 싼 금액을 주고 수입하였다. 그리고 흥행에 별 기대를 걸지 않았던 삼성측은 최소한의 홍보 경비를 들여 조심스럽게 이를 개봉하였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밖의 엄청난 대성공이었다. 개봉 첫날부터 메인극장이었던 코아아트홀에는 극장을 몇바퀴 둘러싼 긴 줄이 형성될 정도로 <중경삼림>의 열풍은 점차 확대되어 나갔다. 결국 <중경삼림>은 서울에서만 20만명이라는 관객이 동원되었고,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왕가위 붐'이 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