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곤 한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더 이상 즐겁지 않게 된다고. 어쩌면 연애와도 비슷한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짝사랑 할 때는 마치 대문호라도 된 듯 수십 수백 장의 연애편지를 양산해내고, 자기가 좋아하고 있는 상대를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그렇지만 막상 연애가 시작이 되면 상대에게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지 못한다. 기념일조차 기억하지 못해 마찰을 빚는 일이 다수.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집에 데려다주는 것도 귀찮아한다.
그것이 갈망과 소유의 딜레마가 아닐까? 막상 원하던 것이 손에 들어오면 사람들은 종종 흥미를 잃는다. 정말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라도 생업으로 삼으며 매일 매일 하다보면 사람은 좀처럼 열정을 갖지 못하고 지루해한다.
그런데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운명인 경우라면 어떨까? 평생 동안 짝사랑을 하며 열정을 불태우듯 자신의 취미를 직업으로 삼지 못해 무한한 열정을 오랫동안 태워온 사람을 한 번 소개해보려한다.
좌절된 꿈
남자는 어린 시절 총과 무기에 흥미를 갖곤 한다. 장난감 총이나 나무 칼을 들고 마치 천군만마를 거느린 장군이라도 된 양 동네를 뛰어다닌다. 삼국지, 초한지, 징기스칸, 나폴레옹을 읽으며 ‘남자라면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톰 클랜시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같이 무기와 군사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다른 점이라면 다른 아이들이 막연하게 무기와 군사에 대해 동경하는데서 멈출 때 그는 무기의 설계도를 연구하고 군사전략을 탐구하는데까지 이르렀다는 점, 자라나면서 점차 다른 곳으로 흥미를 돌리는 동안 그는 끝까지 그 흥미를 유지했다는 점이다.
매일매일 각종 무기와 역사 속 전쟁들은 탐구하던 그의 꿈은 당연히 장교였다. 성인이 된 이후 직업군인이 되기 위해 ROTC에 지원한 그. 그러나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그는 근시라는 이유로 임용에 탈락하고 만다. 그의 방대한 지식과 열정은 그저 남보다 조금 약한 시력 때문에 묻혀버리고 말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그는 군문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갖게 된 직업은 보험 중계인. 원래의 꿈이었던 장교와는 상당히 온도차가 있는 직업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다행일까? 그는 자신의 취미, 흥미가 직업이 되지 않은 탓에 순수한 열정과 관심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본업인 보험 중계인 활동을 하면서 그는 틈이 날 때마다 신무기와 전쟁 시나리오에 몰두했다.
위대한 시작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갈망의 위력인지 그는 현역참모나 지휘관을 압도하는 지식을 쌓게 되었고, 누구에게도 쓰이지 못했던 잉여지식은 결국 세상의 빛을 보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1976년 스웨덴으로 망명을 시도한 소련의 잠수함 Storozhevoy호에서 그는 영감을 얻어 1984년 처녀작인 ‘붉은 10월’을 발표한다.
행방불명된 핵잠수함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소련의 팽팽한 긴장 관계를 묘사한 이 작품은 깊이 있는 묘사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큰 흥행을 한다. 2년 간 판매량 230만부. 37주 연속 베스트셀러. 사람들은 지금껏 없던 그의 소설이 ‘테크노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평했다.
이후 그는 계속해서 소설과 시나리오를 발표한다. 붉은 폭풍,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 명령, 레인보우 식스 등등…. 소설 중 상당수는 영화화되어 그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그는 작가를 꿈꾸었던 것이 아니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지만 그가 추구했던 것은 펜이 아닌 칼이었다.
그리고 중견작가의 반열에 올라선 후 사람들은 작가로서가 아닌 군사전문가로 주목하게 된다. 미국 국방부는 홍보 및 기밀유지를 위해 무기의 데이터를 최대한 숨긴 채 일부만을 발표해왔다. 그런데 톰 클랜시의 소설에선 민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데이터가 반영되어 묘사되곤 했던 것이다. 그가 국방부에 줄이 있어서 기밀사항을 무단으로 열람했던 것일까? 아니다. 평생 동안 추구해온 밀리터리 마니아 외길이 그에게 아주 한정된 자료를 가지고도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혜안을 부여했던 것이다.
군사 컨설턴트로 거듭나다
그의 취미생활은 이미 취미의 영역을 뛰어넘었다.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통찰하는 것을 넘어 그는 예언(?)까지 시작했다. 소설 속에서 가상의 분쟁이나 위협을 상상해서 쓴 것들이 현실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너무나도 현실조건에 입각한 상상이었기에 그의 소설에 나타난 장면들은 마치 그가 예언이라도 한 것처럼 실제로 일어났던 것이다.
특히 그의 소설 ‘Debt of Honor’(1994)의 마지막 부분에선 여객기가 미 국회의사당에 비행기를 몰고 자살돌격해 대통령 포함 거의 전원이 몰살당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후 2001년 9월 11일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건으로 재연되자 그는 순식간에 저명인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미국 국방부에선 수시로 그에게 군사정책, 위기대응 시나리오 등에 대한 자문을 얻는다. 그의 해박한 지식과 상상력은 미 국방부에 큰 힘이 되었다. 이윽고 그는 민간인 중 출입증 없이 백악관과 국방부를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에까지 이르렀다.
취미란 무엇인가?
사소한 신체의 결함으로 가지 못했던 길. 그것을 취미활동의 연장을 통해 결국 이루어냈다는 점에서 톰 클랜시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존재이다. 사람들은 보통 ‘취미’라 하면 가볍고 책임 없이 하는 것이라고 여기곤 한다. 하지만 정말로 좋아하고 몰두할 수 있는 일을 극한까지 밀어붙인다면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톰 클랜시의 선례로 알 수 있다.
물론 가볍게 즐기고 그러면서 재충전을 한다는 의미에서의 취미도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틀에 박힌 취미의 정의 때문에 취미의 가능성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극한까지 밀어붙인 취미활동으로 직업인 이상의 경지에 우뚝 선 톰 클랜시. 취미의 의미를 재정의한 그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다.
게임메카 김경래 기자 2008년 3월, UBI소프트가 ‘톰 클랜시’라는 이름을 미화 약 9천4백만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액수죠. 도대체 ‘톰 클랜시’가 무엇이길래 UBI소프트가 그렇게 큰 돈을 들여서 매입한 것일까요? 유명한 게임 개발자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게임 이름도 아닌 것도 같은데 말입니다. 사실 ‘톰 클랜시’는 게이머에게는 조금 낯선 이름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라면 익히 들어온 이름이겠지만, 밀리터리 스릴러를 주로 쓰는 소설가이니까요. ‘톰 클랜시’의 게임이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톰 클랜시’ 자체는 게이머에게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뭐, 게임 마니아라면 ‘톰 클랜시’라는 이름은 잘 몰라도 ‘레인보우 식스’, ‘고스트 리콘’, ‘스플린터 셀’ 등의 게임은 한 번쯤 다들 즐겨보셨을 것입니다. 바로 이 게임들이 모두 톰 클랜시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그래서 게임 명 앞에 ‘톰 클랜시의(Tom Clancy’s)’라는 이름이 붙는 것입니다. 특히 ‘레인보우 식스’의 경우에는 톰 클랜시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도 합니다.
‘레인보우 식스’ 이후 위에서 언급 했던 ‘고스트 리콘’, ‘스플린터 셀’등 수많은 밀리터리 게임이 ‘톰 클랜시’의 이름을 따서 발매되었고, 올해 말에 톰 클랜시의 이름이 붙은 ‘H.A.W.X’와 ‘EndWar’가 발매될 예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밀리터리 스릴러계의 거장, ‘톰 클랜시’의 게임 세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톰 클랜시는 누구인가?
톰 클랜시의 정식 이름은 ‘토마스 레오 클랜시 주니어(Thomas Leo Clancy Jr.)입니다. 1947년 4월에 미국 메릴랜드 주에서 태어난 톰 클랜시는 평범한 미국인 중 하나였습니다. ROTC에 지원했다가 시력 문제 때문에 떨어지기도 하였고, 보험 회사에 근무하면서 아이 넷을 둔 평범한 가장이었지요.
그런 톰 클랜시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1984년에 발표한 ‘붉은 10월’ 덕분입니다. 당시 냉전체제 하에서 무제한 군비 경쟁을 하고 있던 미국과 소련의 현실을 기반으로 하여, 미국으로 망명하려는 최신예 소련 핵 잠수함 이야기를 다룬 ‘붉은 10월’은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톰 클랜시는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표하면서 밀리터리 소설계에서 큰 명성을 얻게 됩니다. 영화로도 유명한 ‘패트리어트 게임’과 ‘붉은 폭풍’, 그리고 ‘썸 오브 올 피어스’등이 톰 클랜시의 대표적인 소설이지요.
톰 클랜시 소설의 특징은 시대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 배경 설정과 뛰어난 무기 묘사에 있습니다. 냉전 시대에는 냉전의 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붉은 10월’, ‘붉은 폭풍)를 담아내고, 냉전이 끝나고 테러가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자 대테러 부대에 대한 이야기(‘레인보우 식스’)를 담아냅니다. 그리고 이제 자원 분쟁과 3차 세계대전을 다룬 이야기를 쓰고 있지요.
밀리터리 작가답게(?) 톰 클랜시 개인적으로는 보수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에 거액의 정치 헌금을 하기도 하였고, 군 고위 관계자와 친분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이슬람 세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고, 톰 클랜시 스스로도 부시 행정부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인 시각이 아닌 중립적인 보수주의자입니다.
톰 클랜시와 게임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톰 클랜시는 소설가입니다. 지금도 소설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은퇴하지 않는 한 소설을 계속 쓰겠지요. 그렇다면 소설가인 톰 클랜시가 어떻게 해서 게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일까요?
톰 클랜시와 게임의 인연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신의 소설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후, 톰 클랜시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 소설 고증 관계로 친분을 맺고 있던 영국 해군의 도우 리틀존스 대령과 함께 아예 ‘레드스톰 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하고 전략 게임인 ‘톰 클랜시의 폴리티카(Tom Clancy’s Politika)’를 출시하게 됩니다.
▲ 우리나라에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폴리티카'
‘폴리티카’의 경우에는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1998년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한 ‘레인보우 식스’가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되면서 ‘톰 클랜시’의 이름이 게임계에 알려지게 됩니다.
전 세계의 테러를 진압하기 위해 설립된 대테러 조직인 ‘레인보우’ 팀의 이야기를 다룬 FPS 게임 ‘레인보우 식스’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확장팩인 ‘로그 스피어’ 역시 큰 인기를 끌면서 ‘톰 클랜시’의 이름은 소설가의 영역을 넘어서 ‘밀리터리 게임’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알려지게 됩니다.
▲ 톰 클랜시 전설의 시작, '레인보우 식스'
이후 2000년, ‘레드 스톰 엔터테인먼트’가 UBI소프트에 인수되면서 ‘톰 클랜시’ 시리즈는 UBI소프트의 간판 게임으로 자리잡고 PC뿐만 아니라 각종 콘솔로 이식되면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톰 클랜시’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톰 클랜시가 모든 게임 제작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닙니다. 톰 클랜시 본인은 어디까지나 소설가이자 ‘레드 스톰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일 뿐이니까요. ‘레인보우 식스’때에도 그랬지만 톰 클랜시는 주로 배경 설정과 스토리를 제공했고, 실질적인 게임 제작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 '스플린터 셀'
예를 들어 ‘스플린터 셀’ 같은 경우에는 톰 클랜시가 ‘인정’한 세계관을 가지고 UBI소프트에 의해 만들어진 독자적인 게임이고, 톰 클랜시 본인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톰 클랜시’의 이름이 붙은 게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게임을 추려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테러리스트를 처단하라! ‘레인보우 식스’ 시리즈
1998년에 처음 등장한 ‘레인보우 식스’시리즈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테러리스트에 대항하는 대테러부대인 ‘레인보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FPS입니다. 참고로 ‘레인보우 식스’에서 ‘식스’라는 단어는 지휘관을 뜻한다고 하네요.
무조건 총을 난사하면서 적을 사살하면 그만인 다른 FPS와는 달리, 적과 인질을 정확히 구별해야 하며 함부로 총을 난사하면 테러리스트가 인질을 죽이기도 하니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스릴 있는 게임입니다.
▲ '레인보우 식스: 베가스'
한국을 배경으로 ‘레인보우’ 부대가 벌이는 활약을 다룬 ‘레인보우 식스: 테이크 다운’이 우리나라에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테이크 다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2호선 시청 역과 용인 민속촌을 배경으로 한 미션! 아쉽게도 ‘테이크다운’은 한국 외의 국가에서는 발매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신작인 ‘레인보우 식스: 베가스’는 뛰어난 그래픽과 좀 더 사실적인 테러 진압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레인보우 식스’에 비하면 환골탈태해야 했다고 할까요. ‘베가스’는 PC보다는 Xbox360타이틀로 더욱 큰 인기를 끌었고, 얼마 전에 후속작인 ‘레인보우 식스: 베가스2’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합니다.
비밀임무는 우리에게, ‘고스트 리콘’ 시리즈
‘레인보우 식스’시리즈가 주로 건물 안이나 시가지 등의 좁은 곳에서 벌어지는 대테러전을 다뤘다면, ‘고스트 리콘’시리즈는 좀 더 넓은 개활지에서 벌어지는 특수부대의 전투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오리지널 ‘레인보우 식스’가 1인칭 시점으로 게임이 진행되었던 반면, ‘고스트 리콘’의 경우에는 넓은 전장에서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인칭과 3인칭 시점을 선택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고스트 리콘’이라는 말은 가상으로 설정된 미 육군 특수부대의 명칭으로, 주로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라고 합니다. 시리즈 중 ‘고스트 리콘2’은 미국과 북한간의 전쟁을 다루고 있어 국내에서 파문이 일기도 했는데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 ‘고스트 리콘2’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었습니다.
2001년 첫 등장 이후로 ‘고스트 리콘’시리즈는 2007년 ‘고스트 리콘 어드밴스드 워 파이터2’까지 매년 꾸준하게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은밀히, 그리고 조용하게. ‘스플린터 셀’시리즈
앞에서 이야기 했던 ‘레인보우 식스’와 ‘고스트 리콘’은 비록 활약하는 장소는 다르지만 분대 단위로 호흡을 맞추던 ‘팀플레이’게임이었습니다. 반면 2002년에 첫 등장한 ‘스플린터 셀’은 ‘메탈기어 솔리드’처럼 단신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솔로플레이’에 속하는 게임입니다.
UBI소프트가 자체적으로 구성한 세계관을 톰 클랜시에게 승인 받아 제작된 ‘스플린터 셀’시리즈는 미 국가안보국(NSA)의 멤버인 샘 피셔가 단독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는 내용입니다. 잠입 임무를 주로 다루는 만큼 ‘레인보우 식스’보다 더욱 조심스럽게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쏘고 빠지는 식의 FPS에서는 느낄 수 없는 긴장감이 매력적인 게임이기도 합니다.
현재 ‘스플린터 셀: 컨빅션’이 PC와 Xbox360용으로 개발 중이며, 2008년 상반기에 발매 예정입니다.
지상을 벗어나 공중으로! ‘H.A.W.X’ 시리즈
2008년 말 발매 예정인 ‘H.A.W.X’는 지금까지 출시된 ‘톰 클랜시’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입니다. 지금까지의 톰 클랜시 시리즈가 주로 지상에서 벌어지는 전투를 다루었다면, ‘H.A.W.X’는 남코의 ‘에이스 컴뱃’과 유사한 공중전을 다룬 슈팅 게임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시뮬레이션과 슈팅의 중간 형태를 갖춘 게임이 될 것이라고 발표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공개된 ‘H.A.W.X’의 동영상을 보면 ‘고스트 리콘’시리즈에 등장했던 지휘관이 등장해서 공중 지원을 요청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고스트 리콘’ 시리즈와의 연계를 암시하는 부분인데요, 실제로 ‘고스트 리콘’부대가 ‘H.A.W.X’ 게임 내에 등장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톰 클랜시 세계관의 집대성, RTS의 혁명 ‘앤드워’
마지막으로 소개할 게임은 ‘앤드워’입니다. 2008년 말 콘솔로 발매될 예정인 게임인데, 놀랍게도 RTS입니다. 2020년, 한정된 자원을 놓고 벌어지는 서방 진영과 러시아간의 제3차세계대전을 다루는 내용으로 지금까지 나왔던 ‘톰 클랜시’시리즈 게임의 세계관을 모두 집대성한 게임입니다.
제작사인 UBI소프트에 따르면 ‘앤드워’ 게임 내에 ‘레인보우 식스’에 나왔던 대원들과 ‘고스트 리콘’, 그리고 ‘스플린터 셀’의 ‘서드 애셜론’이 게임 내에 모두 등장해 각자 고유한 임무를 맡아 수행하게 된다고 합니다. 얼마 전 개최된 ‘UBI컨피런스’에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H.A.W.X’에서 등장할 유닛들 역시 ‘앤드워’에 그대로 포함된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앤드워’의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모든 명령을 플레이어의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탱크 부대, F지점으로 이동’이라고 명령을 내리면(물론 영어로^^;) 자동으로 게임 내에서 해당 명령을 인식해서 탱크 부대가 F지점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RTS 게임의 인터페이스가 주로 단축키와 마우스 클릭으로 이루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진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 비영어권 게이머들에겐 불리할 수 있겠지만, 직접 ‘앤드워’를 시연한 바에 따르면 일본식 영어 발음이나 영국식 영어 발음도 무리 없이 게임에서 인식했다고 합니다. 대신 ‘앤드워’ 게임에서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만큼, 플레이 할 때에는 쓸데없는 말은 삼가야겠지요.
▲ 우주에서 텅스텐 막대를 발사해 인공 지진을 일으키는 '신의 회초리'
음성 인식은 물론, 고전적인 입력 방식인 콘솔 패드로도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소총수부터 우주에서 발사하는 핵무기인 ‘신의 회초리’까지 다양한 유닛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UBI소프트 측에서 Xbox360 ‘앤드워’ 베타테스터를 모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래 링크 참조)
‘톰 클랜시’의 이름은 ‘레인보우 식스’시리즈의 성공 이후 게임계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나 ‘윌 라이트의 심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톰 클랜시’의 이름이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톰 클랜시’의 이름은 곧 ‘밀리터리 스릴러’의 공식으로 통할 정도입니다.
비록 ‘톰 클랜시’가 직접적인 게임 제작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거장 ‘톰 클랜시’의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톰 클랜시’게임 시리즈 역시 레인보우 식스’에서 ‘앤드워’까지 치밀한 세계관과 뛰어난 무기 묘사로 그 명성을 날로 높여가고 있습니다.
밀리터리와 스릴러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라면 지금이라도 ‘톰 클랜시’ 시리즈 게임을 한 번쯤 즐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