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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토 브라스, 당신 덕분에 행복했소!

로드365 2012. 9. 20. 22:27



올해 75세인 틴토 브라스(Giovanni Tinto Brass)  할아버지는 줄기찬 정력으로 키치 프로노물을 참 많이도 만들었다. 


1933년 3월 26일 이탈리아의 유명한 화가인 이탈리코 브라스의 손자로 태어났으며, 그로부터 "틴토레토"라는 닉네임을 받았다. 그는 물려받은 화가적 예술감감을 스크린에다가 맘껏 쿨하게 색칠해 나갔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하드코어에 가까운 에로 영화 혹은 소프트 포르노를 찍은 것은 아니었다. 초창기  페데리코 펠리니, 로베르토 로셀리니 등과 함께 작업하며, 1963년 <일하는 자는 헛되다>, <네로수비앙코> 등의 실험적인 스타일이 섞인 관능적 성향의 아방가르드 영화를 만들었다.


현재의 틴토 브라스, 즉 본격적인 에로영화 감독으로서 거의 하드코어 포르노 수준에 가까운 노골적인 성애 영화를 찍기 시작하는 분기점은 1976년작 <살롱 키티>로 보인다. 



<살롱 키티(Salon Kitty)>는 릴리아니 카바니의 <비엔나 호텔의 야간배달부>를 포르노식으로 번안한 작품이다. 살롱 키티는 나치 시대 친위대장 발렌버그가 창녀 살롱을 만들어 도청을 한다는 내용으로 아름다운 여자 마가리타가 반 나치주의자인 한스에게 사랑에 빠지고 발렌버그는 한스를 처형하고, 그 또한 살롱 마담 키티(잉그리드 썰린 분)에 의해 밀고당해 그는 발가 벗은채 사살당한다는 뻔한 스토리이다. 그럼에도 창녀로 일하면서 정보를 캐내는 여성당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적나라한 섹스장면과 함께 정치적인 풍자를 담아냈고, 이 영화로 그는 당시 펜트하우스의 사장인 밥 구치온의 눈에 들어 세기의 문제작인 <칼리큘라>를 만들 수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당시 위선적인 심의 체계와 검열에 항거하여 에로틱한 소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아마 뿔이 단단히 났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 성난 뿔은 더욱 초점을 좁혀간다.  그의 영화에는 언제나 자연산 큰 가슴과 크고 예쁜 엉덩이, 호탕하게 까르륵 웃어 재치는 큰 입을 가진 여성들이 등장한다. <올 레이디 두 잇>의 주인공인 클라우디아 콜은 당시 유럽 히프 콘테스트 챔피언었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그리고 다음은 거울이다. 여성의 음부와 엉덩이에 집착하는 틴토 브라스에게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거울이다. 여성의 음부와 엉덩이를 관음적으로 감질나게 훑어가기를 즐기는 그에게 카메라 웤 만으로는 많이도 부족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수많은 거울이 관음적인 카메라 앵글 역할을 대신한다.


마지막 그의 초점은 그림들이다. 유명한 화가였던 조부에 대한 배려였을까. 그의 영화 곳곳에는 성행위를 묘사한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펜트하우스사의 제작으로 찍은 역사상 가장 호화롭고 스펙터클한 포르노로 알려진 1980년작 <칼리큘라>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작 사극 포르노 영화로 피터 오툴, 존 길거든, 말콤 맥도웰 등의 일급배우들이 출연했고, 각본을 쓴 고어 비달과 제작자인 밥 구치온이 일부 장면을 연출한 이 영화의 최종편집판을 보고 틴토 브라스는 자기 이름을 화면에서 빼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고, 지금까지도 <칼리 큘라>는 자기 작품이 아니라고 우긴다고 한다. 


그는 프르노 감독이 아닌 예술영화의 감독으로 남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아마 그림들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키치 포르노가 되었지만, <아모르>에서 무희가 말했던 대로 "성기는 마음의 눈"이라고 생각하는 틴토 브라스의 영화들이 예술작품인척 하는 건 깔깔거리는 여주인공들 웃음소리만큼이나 우스운 일이다.


틴토 브라스는 곧 에로 감독이라는 등식을 국제적으로 확실하게 구축해 준 <칼리 큘라(Caligula)>는 AD 37년, 로마 황제 티베릴우스의 폭정 시절, 황제가 입양아인 칼리큘라보다 친손자인 제멜리스를 더 귀여워하자, 칼리큘라는 자신이 왕위에 오르지 못하면 죽음을 당할 것임을 알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침대 위에 누워만 있는 티베리우스를 베개로 눌러 죽이고 25세에 로마 황제로 즉위하여 펼치는 온갖 추잡한 성행위와 성도착과 정욕의 극한 들을 유감없이 그렸다고 한다.


그 뒤로 그의 필모그래피들은 열쇠 (1983), 미란다(1985), 카프리의 깊은 밤(1987), 파프리카(1989), 올 레이디 두잇(1992), 모넬라(1998), 모넬라2 (2000), Senso '45(2002), 두잇(2003), 아모르(2005) 등으로 이어지며 수 많은 히트작들을 연출했다. 별다른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 세트 촬영과 훔쳐보기와 같은 변태적인 행위를 유머스럽게 표현하면서 즐겁게 영화를 만드는 그의 스타일은 아주 생산성이 높은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ㅋ


팔순잔치를 앞두고 있는 이 70대의 이 노익장의 지칠줄 모르는 정력은 언제쯤 막을 내릴까. 만약 그가 없다면, 촬영과 조명에 많은 공을 들여 관음증을 극단적으로 자극하고 실제 행위에 근접한 사실적 성교 묘사는 물론 스토리의 완성도마저 느껴지는 작품들을 어디서 보아야할까하는 걱정도 앞선다.




틴토 브라스의 작품들


열쇠 La Chiave 

이태리 파시스트 정권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려는 혼란의 시대1940년대 은퇴한 전직교수인 니노가 18살이나 연하인 미모의 젊은 새 아내 테레사를 개방적이고 성적으로 자유로운 여성으로 만들어 가는 이야기다. 일기장을 통해 서로에 대한 욕망을 전달한다. 그의 제자 라즈로와의 관계를 원했지만, 니노는 아내 테레사가 실제로 일을 저지르자 죽고만다.


미란다 Miranda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이탈리아의 어느 작은 마을. 그곳에는 미란다라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 운영하는 지노라는 여관이 배경이다. 그녀의 주위엔 트럭 운송업자인 베르토, 외교관으로 망명생활을 하는 카르로, 미국 출신의 가스 배관공 노만과 수줍은 성격이지만 여관경영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토니 등이 늑대처럼 득실된다. 그들은 서로 정력적인 남성미와 세련된 매너, 이국적인 분위기로 그녀에게 접근하여 유혹하는 해프닝을 담았다.


카프리의 깊은 밤 Capriccio 

1947년 카프리(Cappi), 남편을 따라 이태리로온 제니퍼가 옛 연인 치로의 편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두 부부가 다른 남자와 여자를 사랑한 것에 슬퍼한다는 영화다.

 

올 레이디 두 잇 Cosi Fan Tutte 

아름다운 외모와, 정열적인 남편을 둔 20대의 부인 다이아나의 외간 남자의 파격적인 정사를 담았다. 그녀의 남편은 언제나 그녀가 다른 남자와 비정상적인 정사 이야기를 하면 흥분한다. 이 영화에는 장례식에 참석하러 간 베니스의 풍경이 볼 만하다. 그리고 광란의 야외 섹스 파티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훔쳐보기 L'Uomo Che Guarda 

불문학 교수인 도도의 관음증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침실과 욕실, 부엌과 서재 등에서 돈많은 높은 신분의 아버지가 벌이는 성행각을 훔쳐보며 자란 도도는 아내 실비아를 훔쳐보면서 즐거움에 빠진다. 


모넬라 3 Fermo Posta Tinto Brass 

두 커플이 모래 사장에서 섹스를 하면서 상대방의 섹스 장면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훔쳐보고, 창녀촌에 들어가서 자기의 와이프를 발견하고 색다른 섹스를 즐기며, 낯선 남자에게 자신의 비밀스러운 곳을 보여주는 등 성에 대한 호기심의 실체를 노골적으로 보여 주었다. 


모넬라 Monella 

이태리 한적한 소도시에 사는 로라(안나 앰미라티 분)의 혼전 순결을 주장하는 고리타분한 남자 타마소를 만나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해프닝을 그렸다.


모넬라 2 Trasgredire 

다른 남자의 시선을 즐기는 20세의 자유분방한 아가씨 칼라(율리야 마야척 분)의 연애 이야기. 베니스 대학의 경영학도인 사랑하는 남자 친구 마테오(자노 베라디 분)가 있음에도 다른 남자에게 흔들리는 여자의 심리를 그렸다.


두 잇 Fallo! 

여섯가지의 짜릿한 오르가즘 공모와 사기, 속임수와 배신, 거짓말과 악행이 뒤섞인 유쾌한 대혼란을 다룬 영화, 두잇! 은 연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환멸과 보카치오 풍의 논쟁으로 구성된 6편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다. 제1화 : 알리바이, 제2화 : 더블 트러블, 제3화: 쾌락의 매,  제4화: 이야기해주는 여자, 제5화: 또 다른 순결, 제6화: 훔쳐보기로 구성했다. 질펀한 육담과 대담한 표현으로 어쭙잖게 여성적 에로티시즘을 노래했다.


아모르 Monamour 

마르타와 레온은 축제 기간 5일 동안의 섹스 페스티벌을 배경으로 짧은 만남을 통해 로맨틱하면서도 격정적인 관계에 빠지는 남녀의 애정행각을 다뤘다.   출처




틴토 브라스 필모그래피

1. 아모르 Monamour - 각본 2005 | 이탈리아 | 드라마 | 87분

2. 두 잇 Fallo! - 각본 2003 | 이탈리아 | 69분 

3. 블랙 엔젤 Senso '45 - 각본 2002 | 이탈리아 | 121분 

4. 모넬라 2 Trasgredire - 각본 2000 | 이탈리아 

5. 모넬라 Monella - 각본 1998 | 이탈리아 | 코미디 | 105분 

6. 모넬라 3 Fermo Posta Tinto Brass - 각본 1995 | 이탈리아 | 110분 

7. 훔쳐보기 L'Uomo Che Guarda - 각본 1994 | 이탈리아 

8. 올 레이디 두 잇 Cosi Fan Tutte - 각본 1992 | 이탈리아 | 코미디, 드라마 

9. 파프리카 Paprika - 각본 1989 | 이탈리아 | 드라마 

10. 스낵 바 부다페스트 Snack Bar Budapest - 각본 1988 | 이탈리아 | 98분 

11. 카프리의 깊은 밤 Capriccio - 각본 1987 | 이탈리아 

12. 미란다 Miranda - 각본 1985 | 이탈리아 

13. 열쇠 La Chiave - 각본 1983 | 이탈리아 | 드라마 | 116분 

14. 칼리귤라 Caligula - 감독 1980 | 이탈리아, 미국 | 드라마 | 157분 

15. 살롱 키티 Salon Kitty - 각본 1976 | 이탈리아, 프랑스 | 드라마 | 90분

16. 양키 Yankee - 각본 1966 | 이탈리아, 스페인 | 92분 

17. 이탈리아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LItalia Non E Un Paese Povero - 각본 1960 | 미국 | 13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