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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 마이어의 문명, 문명하셨습니다...

로드365 2012. 9. 11. 13:31


목차  


1 개요

2 게임 플레이

3 역사

3.1 한국에서의 문명 시리즈

4 특징

4.1 구원반론

4.2 문명으로 공부하기

5 기타

6 역대 시리즈

6.1 비슷한 형식의 게임과 외전격 시리즈

7 여담

8 기타



1 개요 


시드 마이어가 개발한 타임머신, 과부제조기. FMHOMMCIV로 대표되는, 잘못 손대면 인생 퇴갤을 하게 되는 마의 3대 게임 중 하나. 게다가 HOMM이나 FM이 약간의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는 반면 문명은 그런 거 없다. 정말 접근하기 쉽다. 그리고 순진한 플레이어가 멋모르고 플레이를 시작한 순간 미래로만 가는 타임머신 탑승 완료![1]


자신의 문명을 선택하여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각 문명들은 약간의 특성을 제외하면 모두 동등하기 때문에, 실제 역사와 다른 짓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동아시아의 강자 아즈텍 민주공화국과 동남아와 호주의 주인인 페르시아 인민공화국이 한바탕 함대결전을 벌일 수도 있으며,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노트르담 성당과 아르테미스 신전을 동시에 지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 이슬람교를 창시할 수도, 인도에서 최초의 우주선을 띄울 수도 있다. 이런 짓을 하다가 가끔 실제 역사와 비교하면 실소가 나올 정도.


게임의 목표는 기원전 4000년부터 시작해 문명을 발전시키고 발전시켜 승리 조건 중 하나를 만족하는 것. 다양한 승리 조건이 있으며, 무엇으로 승리할지는 게이머 각자가 정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매턴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해야한다. 극초반에 한 대수롭지 않은 선택이 20시간 후에 피토하며 내가 왜 그랬던가 하는 후회를 하게 되고, 다음엔 안 그래야지 이러면서 새로운 게임을 시작뭐?하게 된다. 이것이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의 근원이다.


4X게임(eXplore, eXpand, eXploit, and eXterminate), 즉 탐험하다가 확장깔고 발전시키면서 전쟁하는 게임의 시초로, 스케일이 크다. 그도 그럴 것이 기원전 4000년의 석기시대[2]부터 시작해서 21세기 우주시대까지가 무대이기 때문. 테크트리만 100개가 넘는다. 개척자 하나와 전사 하나만 가지고[3] 시작해서 거대 국가로 성장, 우주를 향해 개척 우주선을 띄우면서 끝이 난다. 설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박 3일 내내 하면 게임 오버가 되던, 혹은 해당 엔딩이 나오건 끝은 볼 수 있다.그리고 다시 시작 이렇게 해서 엔딩을 보면 끝이 아니다. 또 해야 된다. 다른 게임들처럼 똑같은 게임인데 재밌어서 한번 더하는 개념의 2회차 플레이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한판 끝내고 한판 더 하듯이 또 해야 된다. 아예 다른 맵[4], 다른 경쟁자들[5], 다른 전략, 전술적 상황에서 아예 다른 게임을 하게 된다고 보면 된다.[6] 그러다가 메이저 패치가 나와서 게임 내용이 달라지면 또 해야 되고, 확장팩이 나오면 또 그거 해야 된다. 그러다보면 다음 편이 나온다. 그래서 무서운 거다. 끝이 없다. 평생을 문명의 노예로 살게 된다.


다른 땅따먹기 전략 게임과는 다르게 전쟁으로 적을 점령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라, UN을 통한 외교적 통합, 뛰어난 문화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적 통일, 과학력을 바탕으로 한 우주 진출 등 다양한 승리 방법이 있다.[7] 특히 우주선이 도착한 켄타우루스 별자리 알파성을 배경으로 한 알파 센타우리[8]가 발매되면서 우주선 승리가 제작사가 의도한 가장 이상적인 승리법으로 굳어진 상태. 실제 게임에서도 우주 진출 승리가 가장 피말리면서도 재미있다.


2 게임 플레이 


20년이 넘는 역사속에서 5편까지 발매되었지만 초대부터 이어져내려오는 문명의 고유한 게임 컨셉 자체는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다.

랜덤으로 지형이 생성된다. 매 게임 다른 지형에서 다른 라이벌들과 경쟁해야 한다. 주변은 정찰하기 전까지 까맣게 가려져 있으며 어떤 라이벌이 있는 , 어떤 지형인지도 알 수 없다.[9] 개척자 유닛을 생산해 도시를 세우거나 전쟁을 통해 다른 도시들을 점령해서 문명을 확장시켜나간다. 도시를 어떤 땅에다 세우냐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크게 달라진다.

도시 인근의 타일에서 식량, 공업품(products), 상업(commerce)을 생산한다. 당연히 인구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타일을 점유할 수 있다. 식량은 도시의 인구수와 관련이 있다. 공산품은 유닛이나 건축물을 짓는 데 쓰인다. 상업은 주로 건물, 유닛 등의 유지비용과 과학 기술 연구에 투자되고 남은 돈은 국고에 들어가 외교시에 쓸 수 있다.

도시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행복도, 문화(3이후), 위생(4)[10] 등 신경 쓸 부분이 많다. 주로 건축물에 의해서 이러한 수치들이 좌우되고 정치체제도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전쟁근심도라고 해서 전쟁이 길어지면 도시가 반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건축물 중 세계에서 오직 하나만 지을 수 있는 게 있는데 이걸 불가사의(wonder)라고 하며 특수한 효과가 있다. 문명이라는 게임에서 주요한 특징 중 하나이자 트레이드 마크로 인류가 이룩한 많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 피라미드에서부터 인터넷까지.

문명의 주요한 특징 중 다른 하나인 과학 기술 연구는 국가 전체의 사업으로 상업을 기반으로 모아진 연구력으로 한번에 하나씩만 연구 가능하다. 문자를 개발하면 다른 국가들과 기술 교환을 할 수 있게 되고, 천문학을 개발하면 대양을 건널 수 있게 되고, 인쇄를 개발하면 도시의 상업력이 크게 늘어나는 등 그 효과는 다양하며 종류도 100개 이상으로 굉장히 많다.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정치 체제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 시대에 돌입했다 하더라도 전쟁을 위해 원시 시대 때의 전제 군주 체제를 선택해야 할 때도 있는 등 국가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라이벌이라고 해서 항상 적은 아니다. 친하게 지내면 영구 동맹을 맺을 수도 있고, 믿었던 친구한테 배신을 당할 수도 있다. 특히 과학 기술을 서로 교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번 왕따당해 전체의 흐름에서 낙오되면 따라잡기 힘들다.

전쟁은 다른 전략 게임에 비해서는 매우 심플한 룰. 그냥 장기말 움직이듯이 가서 부딪히면 승패가 갈린다. 4편까지는 패한 유닛은 파괴되어서 심플했는데, 5에서는 좀 복잡하게 공방요소가 생겼다.

이렇게 해서 모든 라이벌들을 정복하거나 과학을 마지막 테크트리인 우주 개발까지 올려 우주선을 쏘아올리면 승리.

이게 기본 규칙이고 시리즈에 따라 특수 자원, 종교, 문화, 위인, 전투 유닛의 고유스킬 등의 세부적인 규칙들이 추가된다. 보면 알다시피 전쟁에 이기기 위한 전술뿐만 아니라 경영도 매우 중요하다. 애초에 컨셉이 '전쟁해서 땅따먹자'가 아니라 '문명을 잘 이끌어서 세월의 시련을 극복하고 대제국이 되어보자'이므로, 전쟁은 그에 따른 필수요소일 뿐이지 메인요소는 아니다.

이후, 이러한 스타일은 일종의 정석으로 남아 수많은 아류를 배출했다.


3 역사 


1991년 마이크로프로즈와 제작자인 시드 마이어가 협력하여 첫 시리즈를 발매하였으며 현재 5까지 발매되었다.


인터뷰에서 시드 마이어는 심시티를 보고 감명 받아서 문명을 개발했다고 한다... 라고 말하긴 했는데, 사실 보드게임에도 문명이 있고, 그걸 오리지날로 보는 것이 정설. 나중에는 컴퓨터 게임인 문명을 바탕으로 만든 보드게임 문명도 나왔다.


문명 1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뭔가 철학적이고 있어보이는 에듀테인먼트일 것 같아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당시 컴퓨팅 환경상 게임의 복잡함에 비해 인공지능이 개판이어서 전략 게임으로서는 영 아니었고, 문명 2에서 제대로 된 인공지능에 보다 정밀해진 전쟁룰 등으로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을 얻게된다. 문명 1은 일종의 프로토타입이었던 셈. 하지만 문명백과사전은 그 때도 있어서, 제대로 읽으면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정도. QVGA 256컬러 화면에 8x8 폰트로 크게 나와서 읽기도 쉽다.


문명 2가 개발이 된 96년 이후 시드 마이어를 중심으로 한 개발진 일부가 마이크로프로즈를 떠난 뒤, 즉 시드 마이어라는 네임벨류가 빠진 문명 시리즈의 경우 평가는 썩 좋지 않다. 당시 게임의 평가를 안 좋게 만든 또 다른 이유는 문명이라는 브랜드 네임을 걸고 싸운 판권 싸움 때문이다.


그 원인은 보드게임 분야에서 문명의 브랜드 네임 판권을 가진 아발론 힐에 97년 액티비전이 문명을 PC 게임으로 내는데 허락해 달라고 했고 7개월 뒤 아발론 힐과 액티비전이 합심, 문명의 브랜드 네임 판권에 대해서 마이크로프로즈에 소송을 걸게 된 것이다.


아발론 힐과 액티비전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즈 사이의 이 법정싸움은 법정이 마이크로프로즈의 손을 들어주면서 종결 되었고 액티비전은 결국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문명 콜 투 파워를 발매했다.


마이크로프로즈를 떠났던 시드마이어를 비롯한 제작진은 Firaxis Games사를 설립, 알파 센타우리라는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 문명에서 마지막에 우주선 발사 엔딩에서 이어지는 스토리로 미래기술을 바탕으로 미지의 행성을 개척해야 한다. 북미에서는 문명 못지않은 인기를 끌었으며. 콜 투 파워보다는 이쪽을 더 정식 후속작으로 치는 분위기. 각고의 노력으로 한글화됐다.


결국 Firaxis는 문명의 판권을 되찾아 문명 3를 발매하게 된다. 보드게임 느낌의 전작들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 일취월장했다. 다만,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뭔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느낌이 없어져, FreeCiv같은 문명 2를 기반으로 한 인디게임이 제작되는 등 오랜 팬들은 2를 그리워 하기도 한다.


문명 4는 최초의 3D 그래픽이 도입되었고 사양 또한 높았다. 파이썬을 기반으로 한 모딩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 본편보다 인기있는 FFH시리즈 등을 낳게 된다.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새로 도입되는 많은 개념들이 너무 쌓여서 문명 4에 이르러서는 진짜 하드코어한 게임이 되어버려, 초심자들에게 넘사벽의 물건이 되어버렸다. 또한 복잡다단한 시스템들이 맞물려 생각해야 될 건 많아진 반면, 전술적 자유도는 시리즈가 나올수록 점점 떨어진다.


그리고 문명 5가 나온다. 이전 시리즈랑은 아예 다른 게임일 정도로 시스템이 많이 바뀌었다. 초심자들을 배려하고 너무 복잡해진 룰들의 가지를 쳐낸 것이다. 신규 게이머들이 대거 유입된 반면, 올드팬등 중 일부는 분노에 가까운 실망감을 내보이며 4로 회귀하는 경우도 있는 듯.


3.1 한국에서의 문명 시리즈 


한국에서는 1편부터 발매되었다. 1편은 SKC에서 발매하였는데 "불가사의 세계"라는 불가사의한 제목을 달고 출시되었다. 한글화는 없었고 인지도는 낮은 편이었다. 


이후 문명 2도 정식으로 정발되었는데, 완벽한 한글화가 되어있었으며 피씨파워진에서 책 부록으로 증정해주기도 했다.(한글화의 경우 소규모의 매니아 집단이 모여 작업했다고 전해진다.) 유통은 쌍용소프트에서 했으며, 한글화를 하긴 했는데, 외주로 진행한데다가 약 90%정도만 완료한 채 발매했다.(특히 문명 백과사전의 경우 거의 진행을 포기한 상태)게다가 한글화 과정에서 없던 버그마저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후 불완전한 한글화를 완료시키기 위해 나우누리 게임 매니아 포럼을 통해 사람들이 모였으며, 이를 통해 국내 최초의 아마추어 영문게임 한글화팀인 EK팀이 결성되게 된다. 이후 문명 2의 한글화를 완료하지만 쌍용이 만들어낸 버그는 결국 치료하지 못했고, 옥의 티 수준으로 몇몇부분은 한글화가 완료되지 못하기도 했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제법 만족스러운 한글화가 이루어졌다. 


그 이후 문명 3는 인포그램즈 코리아에서 정식 발매 되었고, 문명 4는 2K게임즈에서 발매되었지만 문명 3 컨퀘스트 이후 발매작은 한글화되지 않았다. 이유는 방대한 사전용어[11]와 엄청난 데이터들을 감당할 수 없었고 또 문명 3의 발매 당시 유통사였던 인포그램즈 코리아의 경우는 경영난에 허덕이며 구조조정 등을 하면서 한편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철수를 염두에 두던 상황이라 한글화를 해줄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문명 4의 경우도 별 다를 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문명 4는 한국에 정발조차 되지 않았다. 안습. 결국 북미 게임 구매대행 업체에서 높은 가격을 주고 영문판 패키지를 구입하거나 북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하거나 해야 했다. 


그러나 팬들의 충성도가 높고, 애초에 수정이 용이하게 게임 시스템이 설계된 덕택에 한글화를 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2012년 현재 도스용이었던 1을 뺀 나머지는 모두 한글화가 되었다. 2,3의 경우 정식 한글화를 거쳐 출시되었지만, 팬들이 이를 보완하여 완벽 한글 패치를 만들기도 하였다. 4의 경우는 한국에 아예 출시되지도 않았지만 역시 팬들에 의해 완벽 한글화를 달성하였다[12]. 실로 문명팬들의 충성도가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


그리고 2011년, 문명 5가 간만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근 10년만에 정식으로 한글화가 이루어졌다. 사실상 소멸한지 오래인 패키지 시장에서 간만에 고무적인 성과. 서양에서는 탑클래스급의 인기있는 게임이었지만, 국내에서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폭발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게 다 간디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도 빈말이 아닌 게 문명덕후들이 문명5 발매와 함께 쏟아낸 드립중 한 짤방과 한 유행어가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켰던 걸 생각하면 당연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