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ㅏ

타살을 빙자한 자살

로드365 2012. 8. 21. 18:12


클리셰성 시츄에이션의 하나. '나를 죽여줘'로 검색해도 이 항목으로 들어올 수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표면상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내심 누군가 자신을 저지하거나 죽여 주기를 원하는 특이한 경우를 일컫는다. 그럴 바에 그냥 자살을 하는 편이 낫지 않나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어떤 제약에 묶여있는 경우가 많다. 

선역의 경우 이 케이스는 타락세뇌된 상태에서 일말의 본성이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희미하게 남아있는 선한 인격이 드물게 표면으로 나서면서 자신을 공격하기를 주저하는 옛 동료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죽여! " 라는 식으로 일갈하기도 하며, 결국 팀킬 당하면 오히려 웃으면서 감사의 인사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물론 주변 분위기는 통곡.

악역의 경우는 좀 복잡하다. 보통 불로불사라거나 어떤 특이한 체질이라서 스스로 죽지는 못하기에 자신을 죽일 비법을 알고 있는 타인을 이용하는 케이스가 있고, 혹은 종교라거나 다른 금기 탓에 자살만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혹은 이쪽도 선역이 세뇌된 경우와 비슷하게 본 인격은 선한데 흑화해서 악역이 된 경우 위의 선역과 비슷한 이유로 본래 인격이 뛰쳐나와 죽여달라는 경우도 있다. 그 힘이 너무도 강대한 최종보스급 캐릭터가 이런 식이라면 그 뒷처리가 스토리의 핵심이 될 수도 있다.

예외적으로는 그만 미쳐서 폭주하며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난동을 부리며 "죽일 수 있으면 죽여봐!!"라고 도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딱히 죽음에 대한 갈망 같은게 있다기보다 그냥 자포자기 상태로 막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적용이 좀 미묘하다.

그리고 어떤 어둠의 인자가 스며들거나 해서 수시간 내 좀비흡혈귀괴물 따위로 변하는 캐릭터에도 이것이 적용된다. 이 경우에는 차마 스스로 죽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괴물이 되기도 싫기 때문에 동료에게 고통없이 죽여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전투로 인해 큰 부상을 입고 괜히 짐만 될 것 같아서 죽여달라는 케이스 역시 있다.

이 외에 자잘한 케이스로는 능욕을 당할 상황에 처한 캐릭터가 "차라리 죽여라!!"고 일갈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옛 아녀자들은 굳이 남의 손 빌릴 것도 없이 은장도 같은 것으로 직접 자살했지만. 그리고 오늘은 이만 물러가주지를 시전하는 적에게 "동정은 필요없으니 그냥 죽여!!"라며 울부짖는 경우라거나, 또는 대인배성을 강조하기 위해 타인 대신에 자신을 죽이라며 희생하는 경우가 있다.

참고로 현실에서는 당연히 요청하는 쪽이나 들어주는 쪽이나 엄연히 불법이다. 죽여달라고 해서 진짜로 죽일 경우 '촉탁, 승낙에 의한 살인죄'로 잡혀가며, 직접 손을 쓰지 않더라도 그 상태로 방치하면 자살 방조죄가 된다. 물론 픽션에서는 이런 법적인 고려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좀 다른 사례로, 사극에서 장수들이 삽질을 하고나서 주군에게 돌아와 "죽여주시옵소서!"하면서 용서를 구하는클리셰가 존재한다. 이때의 죽여달라는 말은 말 그대로 립서비스인지라 진짜로 죽이면 좀 많이 골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