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ㅓ

SF소설, 그 첫발 띄기

로드365 2003. 2. 21. 19:09

주제나 소재 항목별로 본 SF의 하위장르

모아서 정리한 이: 고장원


★ 일러두기
아래 내용은 계속 항목이 추가되고 세부내용이 덧붙여질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 주제 항목이나 구체적인 내용에서 추가로 첨가해주시면 더 풍요로운 정보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장르란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비슷하게 반복되는 형식의 틀이다. 그런 정의에서 보면 SF 역시 하나의 장르이지만, 이것 또한 편의상 다시 여러 개의 하위 장르들로 나눠 볼 수 있다. 다만 그 분류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양할 것이므로 아래의 것들은 전적으로 필자의 임의에 따른 것이다. 시각 차이에 따라 얼마든지 더 세분화거나 아니면 오히려 큰 항목으로 묶는 것이 가능하다.


▣ 대재앙 이후 이야기 Post-holocaust tales
어마어마한 재앙이 우리의 알려진 역사를 송두리째 끝장내버린 이후의 시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 대표적인 것은 핵전쟁이 일어난 뒤의 세상이다.

▶ 밀러의 <라이보위츠를 위한 영창>
SF영화 <탱크걸>, <터미네이터> 시리즈, <매드맥스> 시리즈

▣ 대체 세계 Alternate Worlds
우리가 속한 현실을 대체해버린 다른 관점의 현실세계. 예를 들어 폴 앤더슨의 <타임패트롤>에서는 후대 사람들이 과거로 와서 멋대로 조작하는 바람에 과거와 미래의 역사가 엉뚱하게 바뀌어버린다. 이 경우 기존의 세계는 소멸해버리고 만다. 주의! 평행세계와는 다른 개념이다.
우리가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볼 때면, 우리 마음엔 '만약 내가 그 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만약 내가 그 때 그 사람의 구혼을 물리치지 않았더라면...'이라거나 '만약 내가 그 때 그녀의 마음이 돌아설 시간을 주었더라면...'이라는 조건절을 붙여, 우리는 한때 자신이 결혼하려 했으나 결국은 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삶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만약 내가 그 때 좀 참고서 남아 있었으면, 지금 쯤은 적어도...'라거나 '만약 내가 그 때 여길 그만두고 독립했더라면, 모르긴 해도...' 같은 생각을 한다.
그런 상상을 하는 것은 우리가 꼭 현재의 결혼 생활이나 직장 생활에 대해서 불만이 많아서는 아니다. 물론 그런 상상은 무거운 현실의 굴레에서 잠시 벗어나는 길이므로, 자신의 처지를 만족스럽게 여기는 사람들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그런 상상을 더 자주 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그런 상상은 언뜻 보기보다는 깊은 뜻을 지녔음이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그런 상상은 현재의 처지를 가늠하는 자 노릇을 한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다보면서 자신이 이룬 것을 평가하는 데는 그렇게 다른 길을 걸어간 자신이 지금 놓였을 처지를 생각해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상상은 거기서 끝난다. 때로는 '야, 참, 그 친구가 있었지. 그 친구가 그 때 죽지 않았더라면, 그 재주를 가지고서 지금쯤은...'이라고 자신의 둘레에 있었던 사람들에게로 잠시 향하기도 하지만.
그 때 그런 상상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그래서 이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 '만약 그렇게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이 역사상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라면?'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이런 물음을 던져보자 - '만약 임진년에 신입이 김여물의 건의를 받아들였다면? 그래서 탄금대로 물러나지 않고 새재를 지켰었다면?' 그러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런 물음은 바로 역사가들이 역사를 연구하면서 끊임없이 던지는 물음임을. 역사가들은 이미 일어난 일들을 다루므로, 과학자들과는 달리, 대조 실험을 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은 그런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 마음 속에서 대조 실험과 비슷한 일을 한다. 어떤 역사가도 그런 과정을 피할 수 없다.
어떤 사람이 했을 뻔했으나 하지 않은 어떤 행위가 역사에 미쳤을 영향을 가늠하기는 무척 어렵다. 그런 경우는 물론 한 번도 있은 적이 없고 우리는 그런 행위의 영향을 결코 제대로 잴 수 없다. 그런 행위의 영향은 무척 클 수 있다. 대장장이는 어느 사회에서나 그리 중요한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소홀히 만든 편자가 싸움터에 중요한 정보를 지닌 사자를 태운 말의 발굽에 박히게 된다면, 얘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는 그런 행위의 영향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역사의 도도한 강물은 그런 조그만 사건들을 덮고 제 갈 길로 흘러가는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그런 역사의 갈림이 먼 과거에 있었을수록 그 영향은 보다 근본적이고 크리라고 볼 수 있다. 만약 그런 역사의 갈림이 삼국 시대에 있었다면? 예를 들어, 온달이 아단산성에서 유시에 맞아 죽지 않았다면?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삼국의 통일이 신라가 아니라 고구려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태어날 뻔했으나 결국은 태어나지 못한 그런 역사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머리 속에 남겨두지 말고 기록해보자. 그것이 허구의 기록이므로, 그것을 담아내는 형태는 소설이 적합할 것이다. 그렇게 한걸음 더 나아간 사람들에 의해서 소설 형식 한 가지가 새로 나왔다. 실존하는 역사를 대체한 역사의 기록이라는 뜻을 지닌 '대체 역사 (alternative history)'라는 이름을 달고서.
좀 엄격하게 말하면, 대체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어떤 중요한 사건의 결말이 현재의 역사와 다르게 났다는 가정을 하고 그 뒤의 역사를 재구성하여 작품의 배경으로 삼는 문학 형식'이다. 대체 역사가 어떤 모습을 하는가 알아보는 데 적합한 작품으로 영국 작가 로버츠(Keith Roberts)의 <파반 춤(Pavane)>이 있다. 이 작품은 16세기에 영국의 엘리자베드 1세가 스페인 사람들이 보낸 자객에 의해 암살되고 '무적 함대'가 영국을 정복하였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여 그렇게 바뀐 역사에서 나타난 1960년대의 영국 사회를 그렸다.
그 사회에선 스페인 사람들이 믿는 천주교가 사회의 모든 부면들에서 절대적 권위를 지닌다. 그래서 시민들의 자유는 천주교회에 의해 극도로 제약되고 새로운 지식과 사상은 종교 재판소에 의해 통제된다. 자연히 산업과 기술의 모습도 현재 사회와는 달라서, 증기기관은 쓰여지고 있으나 내연 기관들은 발명되지 않았다. 증기기관도 기차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에 쓰여서, 가장 중요한 교통 수단은 증기 자동차다. 물론 통신 수단도 원시적이니, 전화나 전신은 없고 망루 위에 설치하여 손으로 움직이는 신호기(semaphore telegraph)가 가장 빠른 통신 수단이다.
그런 사회를 그리는 일은 그것 자체로서 실존하는 사회와 문명에 대한 비평이 된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체 역사를 그리는 것은 역사학의 기본적 방법이 아닌가? 그런 사회를 그리려면 역사를 움직이는 힘들에 대한 탐구가 있어야 하고 그런 힘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과학과 기술이므로, 대체 역사는 거의 필연적으로 과학소설의 모습을 하게 된다.
사회 전체의 모습을 유기적으로 그려야 하고 많은 과학적 지식이 요구되므로, 대체 역사 작품은 쓰기가 어려운 편이다. 자연히 과학소설의 다른 분야에 비해 작품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까지 대체 역사의 설정에 많이 쓰인 가정들은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남부가 이겼다는 것과 2차 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이 이겼다는 것이다. 무어(Ward Moore)의 <희년을 선포하라(Bring the Jubilee)>는 전자를 대표하고 딕(Philip K. Dick)의 <높은 성 속의 사람(The Man in the High Castle)>은 후자를 대표한다. 그밖에 나치 독일에게 점령된 영국을 무대로 삼은 데이튼(Len Deighton)의 <총통친위대 영국지부(SS-GB)>와 미국 혁명이 실패한 세계를 그린 해리슨(Harry Harrison)의 <대서양 터널, 만세!(A Transatlantic Tunnel, Hurrah!)>가 이름이 있다.
우리 나라처럼 길고 험한 역사를 가진 사회에는 대체 역사를 설정하는데 좋은 사건들이 많다. 너무 많아 고르기 어려울 정도다. 남북전쟁이나 2차대전이 그런 소재로 쓰이는 까닭들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짧은 역사이다. 현재 과학소설은 주로 미국 작가들에 의해 쓰여지는데, 그들의 역사에는 그것들 말고는 대체 역사를 설정할 만한 소재가 그리 많지 않다. 그 사실은 우리 사회의 잠재적 소설가들에게 뜻있는 얘기를 해주는 듯하다.

예)
▶Greg Benford와 Martin H. Greenberg 공동편집, <승리자 히틀러: 2차세계대전에서 독일이 승리했을 가정을 다룬 열 한편의 이야기들HITLER VICTORIOUS: ELEVEN STORIES OF THE GERMAN VICTORY IN WORLD WAR II >, 1986년
▶ Mike Resnick 편집, <또다른 케네디 ALTERNATE KENNEDYS >
▶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

▣ 초인 또는 돌연변이 Mutant 를 다룬 이야기 = / 이에스피 ESP or Extra Sensory Perception
조상의 유전자와 일부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는 존재. 사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우리 인간들은 전부 돌연변이들인 셈이지만, SF에서는 극심하게 대비되는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존재를 주로 의미한다. '초감각적 지각(extrasensory perception : ESP)'은 정상적 종류와 수준을 넘는 정신 능력을 뜻하며 영신감응, 정신 통제, 예시, 투시, 염동 (telekinesis), 그리고 멀리 떨어진 곳에서 즉시 통신하는 능력따위를 포함한다. 정상적 지각에선 지각의 대상으로부터 온 물리적 자극이 감각 기관을 흥분시키고 그 흥분이 중추신경계에 전해져서 감각을 일으킨다. 초감각적 지각에서는 물리적 자극이 전달될 수 없는 조건에서 대상에 대한 정보가 얻어지며 그것과 관계된 감각 기관의 존재도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 그것을 다룬 과학 소설들에서도 그런 감각 기관의 성격과 기능을 밝힌 경우는 드물다. 초감각적 지각 소설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것은 베스터(Alfred Bester)의 <파괴된 사람(The Demolished Man)>일 것이다. 영신감응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새로운 지배 계급으로 등장하는 세상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다루었다.
변종 인간은 돌연변이에 의해 정상적 사람들과 뚜렷이 구별될 만큼 새로운 특질들을 갖게 된 사람을 이른다. 다른 종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변종은 자연적으로 나올 수 있으나, 과학소설에서는 흔히 방사선과 같은 요인들로 생식 세포의 유전자가 손상을 입어 나오는 것으로 그려진다. 일반적으로 그런 변종 인간은 '괴물'로 그려지지만, 정신감응 (telepathy) 능력을 갖춘 사람들처럼 때로는 인류의 진화에서 발전된 단계로 그려지기도 한다. 어느 경우든지, 그들은 정상적 인간들에게 박해받는 것으로 그려지며 변종 인간들을 다룬 과학소설들의 전언은 대개 그런 박해가 부당하며 관용과 화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변종 인간들이 많이 나오는 세상으로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핵전쟁과 같은 재앙으로 문명이 파괴된 사회이므로, 변종 인간 소설들은 흔히 '재앙후 세계(post-catastrophic world)' 소설의 모습을 띤다.
변종 인간 소설들 가운데 비교적 일찍 나왔고 큰 이름을 얻은 것은 정상적 사람들의 변종 인간들에 대한 박해를 다룬 밴 보트(A.E van Vogt)의 <슬랜(Salan)>이다.
재앙후 소설들 가운데 걸작으로 꼽히는 밀러(Walter Miller, Jr.)의 <라이보위츠를 위한 영창(A Canticle for Leibiwitz)>도 핵 전쟁의 영향으로 나온 변종 인간들이 많이 사는 세상을 배경으로 삼았다. 그 세상에서 지배적 기구인 기독교 교회의 법은 그들에게 살 권리를 허용했지만 정상적 인간들은 그들을 끊임없이 박해한다.
여기서 물음 하나가 떠오른다: 그러면 변종 인간 소설들이 그리는, 많은 변종 인간들이 나오는 재앙후 세상은 얼마나 사실적인가? 근본적 고려 사항은 대부분의 돌연변이들이 유기체에 해로운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유기체둘운 수천 세대에 걸친 자연 도태로 다듬어진, 정교한 작품들이어서 우연한 돌연변이가 게놈의 기능을 향상시킬 가능성은 아주 작다.
물론 진화가 가리키는 것처럼, 유기체에게 유리한 돌연변이들이 드문 것은 아니지만, 진화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작용하는 과정이라는 사실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변종들은 죽는다. 수태 기간동안이나 출생하자마자.
반면에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자들이 유기체에 유리할 확률은 환경이 극심하게 바뀔 때 커진다. 따라서 재앙후 세상에서는 다른 세상에서보다 변종 인간들이 많이 나오고 많이 살아남을 것이다.
어쨌든, 다수의 정상적 사람들에게 박해받는 소수의 변종 인간들의 모습은 현실 세계에서 너무나 흔한 인종적, 성적, 종교적 차별을 무엇보다도 선연하게 상징한다는 점에서 큰 호소력을 지닌다. 작가들의 전언이 독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변종 인간 소설들은 많이 이용되는 장치다.

예)
▶ 시어도어 스터전의 <인간을 넘어서>(시공사에서 출간)
▶ 알프레드 베스터의 <파괴된 사나이>(시공사에서 출간),
▶ E. E. 스미드의 <렌즈맨> 시리즈
▶ A. E. 밴 보오트의 <슬랜> 시리즈
▶ SF영화 <헐크> 시리즈, <스파이더맨> 시리즈,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스캐너즈>

▣ 종교나 신화적 원형을 모티프로 삼은 이야기
예)
▶ 아서 클라크의 <지구 유년기의 끝>: 악마의 이율배반적인 해석과 종말론 (국내 출간)
▶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의 <낯선 행성에서 온 손님>: 예수의 재림을 비유
▶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 순교자의 이야기(시공사에서 출간)
▶ 아서 클라크의 <도시와 별들>: 영생을 위한 부활
▶ 로저 젤러즈니의 <빛의 왕> : 인도신화와 부처 이야기의 SF적인 접목 ("신들의 세계"란 이름으로 국내 출간)
▶ 프랭크 허버트의 <사구 Dune> : 완전히 새로운 신화의 창조(국내 출간)
▶ 데이빗 린지의 <아르크투르스로의 여행>: 기독교 신화와 북구신화의 혼합
▶ C. S. 루이스의 우주 3부작 <침묵의 혹성을 떠나며>, <금성 여행>, <무서운 힘>: 기독교 관점에 입각한 SF소설

▣ 유토피아 Utopia
이상향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가공의 텍스트. 이상향을 꿈꾸는 것은 인류 사회가 처음 나타났을 때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실재하는 사회들은 모두 결점들이 많고 자연히 그것을 개혁하려는 사람들을 늘 낳게 마련이다. 동양에서 이상향에 대한 꿈은 기원전 5,6세기경 <도덕경>과 <논어>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또렷이 드러냈다. 서양에선 플라톤의 <공화국>에서 그런 꿈이 처음으로 제대로 정리되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문학작품들은 아니었다. 이상향을 그린 첫 문학작품은 이 장르에 이름을 준 모어(Thomas More)의 <이상향(Utopia)>이라고 볼 수 있다. 라틴어로 씌어진 이 작품은 두 책으로 이루어졌는데, <공화국의 최적의 상태와 새로운 섬 유토피아에 관한 책 (Libellus...de optimo reipublicae statu, desque nova insula Utopia)>이란 제목을 달고 나왔다. 영어로 번역된 것은 1551년 이었다.
'Utopia'는 희랍어로 'ou'와 'topos'의 합성어로 '없는 곳'을 뜻한다. 모어는 어쩌면 '좋은 곳'을 뜻하는 'eutopos'를 겨냥하여 말장난(pun)을 했는지도 모른다. 'utopia'를 '이상향'으로 번역한 것이나 '반이상향'을 가리키는 말로 'dystopia' 를 쓰는 것은 'utopia'가 '좋은 곳'을 뜻한다고 잘못 안 데서 말미암은 것이다.
이 작품은 플라톤의 <공화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주제는 유럽 사람들에게 막 알려진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어떤 섬에 자리잡은 공산주의 사회다. '유토피아 사람들 사이에선 덕성이 보장받지만, 모든 것들이 똑같이 나눠지고 모든 사람들이 풍요롭게 산다'는 구절은 뒷날에 모든 사회주의자들이 희구한 이상 바로 그것이다.
조그만 도시국가들로 이루어진 유토피아는 잘 움직이지만,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고 개인들 자유가 너무 적어서 현대 사람들의 입맛엔 잘 맞지 않는 구석들이 많다. '빈둥거리거나 시간을 허송할 기회도 일을 회피할 핑계도 없고, 주막도 술집도 색주가도 없고, 타락할 기회도 없고, 몰래 만날 수 있는 장소도 없다'는 구절에서 유토피아의 그런 성격이 잘 드러난다.
모어의 작품의 뒤를 이어 많은 이상향 소설들이 나왔다. 독일의 신학자 겸 문필가 안드레아(Johann Valentin Andreae)의 <기독교 도시(Christianopolis)>, 이탈리아의 철학자 캄파넬라(Tommaso Campanella)의 <태양의 도시(Civitas Solis)>,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대륙(New Atlantis)>, 영국의 정치이론가 해링튼(James Harrington)의 <오세아나 연방(Commonwealth of Oceana)>, 새뮤엘 버틀러(Samuel Butler)의 <뒤돌아보기(Looking Backward)>등이 이름이 있다. 이상향 소설에 나온 사회들은 거의 모두 권위주의에 바탕을 둔 전체주의 사회다. 민주주의에 바탕을 두고 개인들에게 큰 자유를 허용한 사회는 드물다. 그런 까닭들은 여럿이겠지만,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것은 자동조절 기구의 억압과 배제일 것이다. 대체로 자생적인 사회들에선 여러가지 자동조절 기구들이 작용한다. 그것들은 흔히 시장의 가격 기구라고 일컬어진다. 아쉽게도, 그런 자동조절 기구들은 깔끔하지도 않고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도,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그런 생각 앞엔 덫이 놓여있다. 그런 생각은 적어도 두가지 중요한 가정들을 품었으니, 어떤 사회에 그렇게 자격을 갖춘 <철학자 왕(philosopher king)>들이 존재한다는 가정과 그런 사람들을 가려내어 일과 권력을 맡길 수 있는 기구가 존재한다는 가정이다. 비참하게 끝난 공산주의 체제의 실험이 보여준 것처럼, 그것들은 정당화되기 어렵고 아주 위험한 가정들이다. 그런 현인들이 일과 권력을 맡는다 하더라도, 시민들이 그들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비밀 경찰과 강제 수용소가 나오게 된다. 물론 그런 골치 아픈 것들은 이상향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

예)
▶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1516년
▶ 토마스 캄파넬라의 <태양의도시>, 1620년 : 공유에 바탕을 둔 이상적인 공동사회
▶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1627년 : 학자와 과학자들만의 이상적 공동사회
▶ 에드워드 벨라미의 <뒤돌아 보면>, 1888년

▣ 디스토피아 Dystopia
이상 사회의 부정적인 모델. 문학은 어떤 뜻에선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게 사는 이상향을 찾으려는 작업이다. 하긴 모든 지적 작업들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문명을 빚는 힘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과학과 기술에 초점을 맞춘 장르이므로, 과학소설에선 그렇게 이상향을 찾는 문학의 특질이 다른 장르들에서보다 훨씬 뚜렷하게 드러난다. 거의 정의상으로 이상향을 그린 작품들은 과학소설에 속한 정도다.
안타깝게도, 역사는 선의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니고 멋진 꿈이 자칫하면 악몽으로 바뀐다는 것을 거듭 보여주었다. 과학과 기술이 아주 강력한 힘이므로, 과학소설이 과학과 기술이 잘못 쓰여질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른 장르들에서 나온 작품들보다 훨씬 앞서 그런 위험을 경고한 '반이상향 소설' 작품들은 현대 문명에 대한 과학소설의 여러가지 공헌들 가운데서도 특히 두드러진 것이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진보에 대한 믿음이 약해지고 과학과 기술의 영향에 대한 회의가 생겨나면서, 이상향을 그리는 작품들보다 반이상향에 대해 경고하는 작품들이 점점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웰즈의 <잠자는 이가 깰 때>, 자미아틴의 <우리>,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그리고 오웰의 <1984년>은 대표적 예들이다.

예)
▶ 조지 오웰의 <1984년>(국내 출간)
▶ 예프게니 잠야찐의 <우리들>(열린책들에서 출간)
▶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국내 출간)와 동명의 영화

▣ 로봇 Robot / 사이보그 Cyborg / 앤드로이드 Android

이 세가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서로 다르다.

인조 인간은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다. 겉모습은 사람과 닮아서 구별하기 어렵고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느낀다. 그러나 보통은 자식을 낳을 수 없다
인조 인간 소설들 가운데 이름있는 작품은 체코 작가 차펙(Karel Capek)의 희곡 <로숨의 만능 로봇들(R.U.R. : Rossum's Universal Robots)>이다. 이 작품에서 로봇이란 말이 처음으로 쓰였다. 로봇은 '일' 또는 '강제 노동'을 뜻하는 체코어 robota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로봇은 지금 그 말이 뜻하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영혼이 없고 일밖에 할 줄 모르는 인조 인간을 가리킨다.
그 로봇들은 그들을 만들어낸 사람들에 의해 박해받는데 마침내 반란을 일으켜서 사람들을 없앤다. 이 작품은 산업혁명이 불러온 자동화와 규격화의 심화가 인간성의 상실을 불러온다는 차펙의 걱정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런 걱정은 그 뒤로 대부분의 인조 인간 소설들의 주제가 되었다.
생물 복제(cloning)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들의 어떤 개체를 그대로 복사해 내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그대로'라는 말은 개체들 사이의 유전자가 똑같다는 것을 뜻한다. 생물 복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미 실용화 단계에 있는 것들도 있다. 복제 인간을 주제로 한 소설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다.
주목할 것은 생물 복제는 근본적으로 진화를 거스른다는 점이다. 모든 고등 생물들은 유성 생식을 통해 유전자를 새롭게 결합하면서 진화해 왔다. 인조 인간이나 기계 인간의 출현도, 길게 보면, 진화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개체들을 여럿 만들어내는 것은 진화의 물살을 멈추는 일이며 자연히 퇴보적이다. 그래서 복제 인간을 만드는 일을 주제로 삼은 작품들에는 인조 인간을 만드는 일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 지닐 수 있는 철학적 깊이를 지니기 어렵다. 그 점은 재생 인간의 경우에 훨씬 심각해진다. 이미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일은 낡은 개체들이 죽어서 비워 놓은 생물적 공간에 새로운 개체들이 들어선다는, 삶의 근본적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다. 그래서 재생 인간을 주인공으로 삼은 과학 소설 작품은 드물고, 재생 인간들은 거의 언제나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노예로 나온다.
Doppelganger는 원래 '어떤 사람의 영적 반려'를 뜻하는 독일어인데 과학 소설에서는 '죽은 뒤에 화학적 과정을 거쳐 다시 목숨을 지니게 된 사람'의 뜻으로 쓰인다. Doppelganger는 흔히 그들을 되살려 낸 사람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독립된 사람이다. 그러나 Zombie는 의지도 없고 말도 하지 못한다. zombie는 아프리카 니제르 강과 콩고 강 유역의 부두 종파(voodoo cults)에서 구렁이의 신을 뜻하는 말이었는데, 그곳에서 잡혀온 노예들이 정착한 서인도 제도에서 '죽었다가 되살아났지만 의지도 없고 말도 하지 못하며 기계적 동작만 할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을 지니게 되었다.
개조 인간은 어떤 능력이 고양(enhancement)된 사람이다. 그런 고양에 사용되는 기술들은 여럿인데 '팬트로피(pantropy)'와 '사이복(Cyborg)'은 대표적이다. 전자는 아주 낯선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사람들을 변형시키는 생물공학 기술이고, 후자는 사람과 기계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로봇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존재로 이미 갖가지 공장들에서 원시적 로봇들이 힘들고 단순한 일들을 하고 있다. 주로 금속을 재료로 하여 기계적으로 만들어졌으므로, 사람과 쉽게 구별된다. 로봇은 때로는 사람과 비슷하게 때로는 사람과 많이 다르게 생각하고 느낀다. 물론 자식은 낳을 수 없지만, 때로는 자신과 같은 로봇을 만줄어 낼 수 있다.
미래 사회를 그린 과학 소설들에서 로봇은 으례 나오지만, 아마도 가장 널리 알려졌고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은 애시모프(Issac Asimov)의 작품들일 것이다. 그는 그저 로봇 소설들을 쓴 것이 아니라 로봇 공학의 세 법칙(Three Laws of Robotics)이라고 불리는 원칙을 만들어 냈다

제 1 법칙 : 로봇은 사람을 해치거나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사람이 해를 입도록 해서는 안된다(A robot may not injure a human being, or, through inaction, allow a human being to come to harm.).

제 2 법칙 : 로봇은 사람이 내린 명령들을 따라야 한다. 그것들이 제 1 법칙과 상충되지 않는 한(A robot must obey the orders given it by human beings except where such orders would conflict with the First Law.).

제 3 법칙 :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런 보호가 제 1 법칙이나 제 2 법칙과 상충되지 않는 한(A robot must protect its own existence as long as such protection does not conflict with the First or Second Law. )

위의 법칙들이 나온 뒤, 로봇 소설을 쓴 작가들의 대부분은 그것들을 받아들였다. 인공 지능의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매서츄세스 공대(MIT)의 민스키(Marvin Minsky)는 실제로 그것들을 전산기에 집어 넣으려고 애썼다.
애시모프의 로봇 소설들은 작품집 <나, 로봇(I,Robot)>과 <나머지 로봇들(The Rest of the Robots)>에 취합되었다. 근래에 나온 것으로는 1977년에 중편(novelette) 부문에서 '성운상(Nebula Award)'을 <이백살 된 사람(The Bicentennial Man)>이 있다. 이 작품은 스스로의 긴 목숨 대신 사람의 짧은 목숨을 택한 200살 된 로봇의 얘기로 전형적인 애시모프 소설이다.
예)
▶ 아이작 아시모프의 <나, 로봇>, <강철도시>, <교정보는 로봇>(국내 출간)
▶ 필립 K. 딕의 <앤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국내 출간)과 리들리 스코트가 만든 동명의 영화

▣ 머나먼 미래 Far Future
모든 자원이 고갈된 영원의 끝자락 가까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아울러 죽어가는 지구 Dying Earth 를 보라.
▶ 올라프 스태플든의 <최후이자 최초의 인간: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의 이야기>, 1930년
▶ R. 커밍스의 <280세기의 세계>

▣ 무시무시한 계고담 Dreadful Warning tales
특정 행위가 미치는 끔찍한 결과들을 경고하는 이야기들. 초창기의 작품들에는 미래 전쟁 Future Wars 이 포함되어 있다.

▣ 미래사 Future History
미래의 사건들로 이뤄진 거시적인 틀. 작가는 이 틀에 맞춰 작품들을 구성한다. 주로 '미래 역사'는 미래의 역사를 그리는 작품이거나 논리적인 역사적 순서를 따르는 한 작가의 작품들을 일컫는다. 때로는 여러 작가들이 협력하기도 한다. (공동창작우주와 연관된다.) 가장 웅장한 작품으로는 스테이플던(Olaf Stapledon)의 <마지막 그리고 첫 사람(Last and First Man)>과 <별 제작자(Star Maker)>를 들 수 있다. 전자는 20억 년 뒤에 끝날 인류의 미래를 조망했고, 후자는 우주의 역사를 모두 조망했다.
애시모프의 <기단(Foundation)> 연작, 하인라인의 <미래 역사 (Future History)> 연작, 그리고 니븐의 <알려진 우주(Known Space)> 연작이 이름이 있다.
예)
▶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 사이버 펑크 Cyberpunk
컴퓨터(정보사회)가 지배하는 환경(사이버)에다 현세적이고 반문화적인 내용(펑크)을 담은 이야기들.
예)
▶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국내 출간)
▶ SF영화 <코드명 J>, <론머맨>

▣ 스팀펑크 Steampunk
산업혁명의 다양한 산물을 묘사하는 19세기판 대체 역사물.

▣ 스페이스 오페라 Space Opera
행성간 또는 항성간 공간을 활동무대로 하는 액션물. 이러한 경향의 작품들은 주로 은하제국들 간의 안녕에 관심을 기울인다. 과학소설의 주제들 가운데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아마도 우주 활극일 것이다. '행성간 또는 성간 여행, 지구의 사람들과 외계인들 사이의 싸움 따위를 주제로 삼는, 흔히 틀에 박힌 과학소설이나 그것의 극화'라고 정의될 수 있는 우주 활극은 원래 '틀에 박힌 가정적 상황을 지나치게 극적으로 또는 감상적으로 다룬 연속 방송극'을 뜻하는 '비누 가극(soap opera)'에서 나왔다. '비누 가극'이란 말에서 서부극을 가리키는 '말 가극(horse opera)'이란 말이 나왔고 거기서 다시 '우주 활극(space opera)'이란 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많은 우주 활극 작품들이 서부극을 확대시킨 것이다. 곧 서부는 행성 공간이나 은하계로, 카우보이들은 우주선 승무원들로, 권총은 광선총으로, 말은 우주선으로, 악역을 맡은 북미 원주민들은 외계인들로 바뀌었을 따름, 내용은 본질적으로 같다. 그래서 우주 활극이란 말엔 '말 가극'이란 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폄하의 뜻이 담겼지만, 그런 폄하가 언제나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우주 활극은 과학소설의 대종을 이루고 좋은 작품들도 무척 많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스미드(Edward Elmer 'Doc' Smith)의 <스카이라크(Skylark)>연작과 <렌즈맨(Lensman)>연작, 헤밀튼(Edmond Hamilton)의 <캡틴 퓨쳐(Captain Future)>연작, <성간 순찰대(Interstellar Patrol)> 연작, <스타울프(Starwolf)>연작, 그리고 <우주 군단(The Legion of Space)>으로 대표되는 윌리엄슨 (Jack Williamson)의 작품들을 들 수 있다. 근년에는 해리슨(Harry Harrison)과 니븐(Larry Niven)이 좋은 작품들을 냈다.
예)
▶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 (현대 정보 문화사에서 출간)
▶ E. E. 스미드의 <은하계 방위군>
▶ 하인라인의 SF <우주의 전사>와 폴 버호벤이 만든 동명의 영화
▶ SF영화 <스타워즈>, <스타트랙> 시리즈

▣ 시간여행 이야기 time travel
과학소설의 논리적 상상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분야. 어차피 인과율의 전복을 거부하는 현재의 양자역학으로는 과거나 미래로 갈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그 모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작가의 재량인 것이다
시간 여행은 독자들에게 익숙한 주제로 과거나 미래를 찾아가는 일을 뜻한다. 시간 여행이 품는 역설들로 해서 - 대표적인 예는 '과거로 간 시간 여행자가 자신의 직계 선조를 죽이면, 어떻게 되는가?'다 - 지적 흥미가 큰 분야다.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웰즈(H.G.Wells)의 <시간 기계(Time Machine)>로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에 바탕을 두었다. 애시모프의 <영원의 끝(The End of Eternity)>과 라이버(Fritz Leiber)의 <큰 시간(The Big Time)>이 이름이 있다.
예)
▶ 허버트 조지 웰즈의 <타임머쉰> (국내 출간)
▶ 폴 앤더슨의 <타임 패트롤>(시공사에서 출간)
▶ 프리츠 라이버의 : 시공간을 넘나들며 전쟁하는 병사들의 이야기
▶ 로버트 앤슨 하인라인의 <너희는 모두 좀비다!>, 1960년
▶ SF영화 <백 투 터 퓨터> 시리즈, <레트로액티브>, <터미네이터>시리즈

▣ 우주 식민화 Colonization
지구 이외의 다른 행성이나 다른 항성계를 식민화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
예)
▶ 하인라인의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나경문화에서 출간)
▶ 로버트 실버버그의 <알파 C 행성에서의 반란>
▶ SF 재패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 알 또는 인공지능 AL or Artificial Intelligence
인간에 버금가는 지능을 지닌 컴퓨터, SF에서는 흔한 소재다.
예)
▶ 아서 클라크의 <2001년 우주 오딧세이>와 스탠리 큐브릭인 만든 동명의 영화

▣ 에디소네이드(에디슨적 모험담) Edisonade
발명가인 주인공이 모험을 하면서 적들을 만나 물리치고 마침내 새로운 영역을 정복한다는 공식에 입각한 이야기들.
예)
▶ 휴고 건즈백의 <랄프 124C 41+>
▶ E. E. 스미드 박사의 <우주의 종달새호> 시리즈

▣ 잃어버린 세계 Lost Worlds
이 세상에서 숨겨져 있는 세계의 일부. 그곳은 간혹 이 세상의 내부에 있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는 종종 잃어버린 종족이 살고 있는 수가 있다. 지구 공동설(지구 내부가 텅 비어 있거나, 터널과 방 같은 공간들로 벌집처럼 구성되어 있다는 설정.)을 참고할 것.
예)
▶ 코난 도일의 <해저의 고대 제국>
▶ 힐튼의 <잃어버린 지평선>과 동명의 영화

▣ 창작 공유 우주 Sharecrop
일군의 작가들이 창작을 위해 공통적으로 공유하기로 한 우주환경. 따라서 이야기의 상황설정은 동일하면서도 거기에 담기는 에피소드나 주제는 개별 작가의 마음에 달려있다. 한편 이 방식은 마찬가지로 영화나 텔리비젼 드라마와 연계되기도 한다.
예)
▶ 미국의 <스타 트랙> 시리즈
▶ 독일의 <페리 로던> 시리즈

▣ 창작 공유 세계 Shared Worlds
일단 한 작가가 특정한 환경이나 스토리 라인을 만들어내면, 다른 작가들이 협력해서 등장인물들을 설정하는 방식. 창작 공유 우주를 보라.

▣ 최초의 접촉
인류와 외계인 간의 최초의 접촉을 가정한 작품. 그것은 적대적일 수도 우호적일 수도 있다.
예)
▶ 아서 클라크의 <라마>시리즈(국내 출간)
▶ 밴 보오트의 <비이글 호의 모험>(모음사에서 출간)과 이것을 소재로 만든 영화 <에어리언>시리즈
▶ 로저 젤러즈니의 <내 이름은 콘라드>(시공사에서 출간)
▶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성 연대기>(국내 출간)와 프랑소와 트뤼포가 만든 동명의 영화

▣ 평행세계 Parallel Worlds
일종의 장벽에 의해 서로 분리된 채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들. 한 세계에서 다른 이질적인 세계로 넘나드는 수단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냐에 따라 환타지냐 SF냐가 판가름난다. 대체 역사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주제로 '교체 우주'가 있다. '평행 우주(parallel worlds)'라고도 불리는 이 주제는 현재의 세상과는 다른 시공 연속체(space-time continuum)들 속에서 존재하는 세상들을 뜻한다. 그런 교체 우주들은 이 세상과 똑같은 사람들을 가진 아주 비슷한 세상에서부터 전혀 다른 세상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수가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파머(Philip Jose Farmer)의 삼부작 <우주 제작자(Maker of Universes)>, <창조의 문들(The Gates of Creation)>, 그리고 <개인의 우주(A Private Cosmos)>, 올디스(Brian W. Aldiss)의 <확률 에이에 관한 보고서(Report on Probability A)>, 그리고 로머(Keith Laumer)의 연작 <제국의 세계(The Worlds of the Imperium)>, <시간의 다른 면(The Other Side of Time)>, <기억의 자취(A Trace of Memory)>, <시간 기계 사기 대사건(The Great Time Machine Hoax)>가 이름이 있다.

예)
▶ 필립 호세 파머의 , 1968년
▶ 랜달 개릿의 <다아시 경의 모험>(시공사에서 출간)
▶ 프레드릭 브라운의 <미쳐버린 우주>, 1948년

▣ 행성 로맨스 Planetary Romance
고대의, 검과 마법류 풍sword-and-sorcery 의 플롯으로, 대개 지구가 아닌 외계행성을 무대로 펼쳐진다.
예)
▶ 에드가 라이즈 버로우즈의 <화성>시리즈
▶ 프랭크 허버트의 <사구Dune> 시리즈와 데이빗 린치가 만든 동명 영화
▶ SF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 우주 여행(space travel)

무엇도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현재 물리학의 정설이다.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삼는 과학소설에선 그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약이다. 그래서 여러가지 '빛보다 빠른 (Faster than light : FTL)' 여행 수단들이 과학소설 작가들에 의해 고안되었다. 대표적인 것은 <초월 공간(hyperspace)>을 이용하는 것이다. 정설을 따르는 작가들은 우주여행이 '여행하는 방주(travelling ark)'의 모습을 하리라고 여긴다. 그것은 여러 세기에 걸친 우주 여행에 맞게 설계된 우주선으로, 여행이 끝나기 전에, 여러 세대들이 그 안에서 살다가 죽을 것이다. 앤더슨(Poul Anderson)의 <타우 제로(Tau Zero)>와 블리쉬(James Blish)의 <...그리고 모든 별들은 무대다(...And All the Stars are Stage)>가 우주 여행을 그럴듯하게 다룬 작품들로 꼽힌다.

▣ 영웅적 야만인

'영웅적 야만인(heroic babarians)'은 과학과 기술이 크게 퇴보한 미래 사회에서 활약하는 영웅들의 모습을 그리는 작품들을 가리키며 '낭만적 원시주의(romantic primitism)'이라고도 불린다.

▣ 현실 인식

'현실 인식(awareness of reality)' 소설은 작중 인물들이 점차 자신들이 현실로 생각한 것들이 현실이 아님을 깨닫는 것을 그리는 소설이다. 장자의 유명한 <나비 꿈>은 고전적 예다.
"얼마 전에 나 장주(裝周)는 꿈에 나비가 되어 나비처럼 기뻐했다. 스스로 즐거워 마음에 들어 주(周)인 줄 알지 못했다. 문득 꿈이 깨니, 놀랍게도 주였다. 나는 알지 못한다. 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주가 된 꿈을 꾸고 있는지."
과학소설에 많이 쓰이는 예를 들면, '과연 누가 로봇이고 누가 사람이냐?', '나는 과연 사람이냐 아니면 스스로를 사람으로 여기는 로봇이냐?', 또는 '사람은 혹시 능력이 엄청난 다른 존재의 소유물은 아닐까?' 따위의 물음들이 있다.
외계인이 사람의 감정을 먹고 산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다룬 러셀 (Eric Fank Russel)의 <음산한 장벽(Sinister Barrier)>이 대표적 작품이다. 이 작품은 '우리는 소유물이다(We are property)'라는 포트 (Charles Fort)의 생각을 발전시킨 것인데, 이 경우 사람을 가축으로 소유한 주인은 바이튼(Viton)이란 공중에 떠다니는 구면체다. 한편 SF의 대가로 꼽히는 딕(Philip K.Dick)이 지은 <어긋난 시간(Time of Joint)>과 <사기꾼 로봇 Imposter>은 각기 나름대로의 분리된 현식인식을 보여준다. <어긋난 시간>은 자신이 20세기 중엽의 미국에서 산다고 여긴 것이 틀렸음을 차츰 깨닫게 되는 사람의 이야기이고, <사기꾼 로봇>은 자신이 진짜 인간인 줄 알고 살아가는 인간으로 정교하게 위장한 로봇의 시점에게 전개된다.

▣ 재생인간/복제인간

그것들이 사람이 자신의 형상에 따라 만든 존재들이고 신 대신 과학자들이 창조자 노릇을 한다는 점에서 한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사정은 첫 인조 인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메리 셀리(Mary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에서 잘 드러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과학자가 시체들의 조각들로 합성한 괴물을 다룬 이 작품은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의 할아버지로 신이 창조한 생물들도 진화한다는 주장을 편 에라스무스 다윈(Erasmus Darwin)의 영향을 받았고,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져온 지식을 찾는다는 파우스트적 주제를 구체화했다. 영화에서 가장 유명해진 이미지는 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블레이드 러너>일 것이다.

-정크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