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ラインハルト・フォン・ローエングラム (Reinhard von Lohengramm)
소설《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제국력 467년(우주력 776년) 3월 14일 ~ 신 제국력 3년(우주력 801년) 7월 26일 23시 29분. 아스타테 성역 회전 기준으로 신장 183cm.
OVA판 성우는 호리카와 료.[1] 극장판 『황금의 날개』에서는 미도리카와 히카루가 연기했다. 국내판 성우는 고 장세준. 뮤지컬 판에서는《사무라이 전대 신켄쟈》의 시바 타케루로 유명한 마츠자카 토오리.
목차
1 개요
2 생애
2.1 상급대장 ~ 원수
2.2 재상
2.3 즉위 뒤
3 총평
4 성격적 측면
5 명대사들
6 이야깃거리
1 개요
"저 호화로운 황금색 머리칼 밑에는 요 5세기 동안 최고라고 할 군사적 두뇌가 담겨 있다.
앞으로 100년 뒤에 태어나 그의 전기를 중립적 입장에서 쓸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양 웬리-
한 마디로 말하면 20대 초반에 우주를 정복한 사나이.
외양은 화려한 금발벽안의 미청년. 등장할 때마다 온갖 미사여구가 다 튀어나온다. 적군인 동맹군에서도 라인하르트가 미인이라는 것만은 인정할 정도. 원작에서의 묘사에 의하면 황제가 안네로제에게 기묘하게 집착하지 않았다면 라인하르트와 염문이 났을 거라는 이야기까지 있다(…).
원작에서는 금발이라는 묘사 외에 머리카락 길이에 대한 묘사는 딱히 없는데[2],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짧은 머리였다가 64화부터 어깨까지 닿는 장발로 바뀌어서 나온다.
2 생애
초창기 생애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 항목을 참조바람.
2.1 상급대장 ~ 원수
20세. 여기서부터 본편.
아스타테 성역 회전에서 양 웬리와 처음으로 마주치고, 그 공적으로 원수로 승진한다. 사실상 군권을 한 손에 쥐게 되었고, 이때부터 원수부에 자신이 뽑은 인재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한다.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이 이때 합류.
점차 권력을 장악하면서 프리드리히 4세의 붕어 뒤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 공작과 손잡고 에르빈 요제프 2세를 황제로 옹립하고 제국의 양대 권력자가 된다. 이때 자신을 싫어하는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을 꿰뚫어보고 아서 린치를 시켜 동맹에서 구국군사회의가 쿠데타를 일으키게 만들어 제국에 눈을 돌릴 새가 없게 만든 뒤 립슈타트 전쟁을 수월하게 진압한다. 그런데 이때 내란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오베르슈타인의 설득으로 행성 베스타란트 사건을 방관하게 되고, 이 사건 때문에 키르히아이스와 사이가 벌어진 사이 안스바흐의 흉탄에 키르히아이스를 잃으면서 재기불능에 빠지는 듯했다.[3]
여태까지 쌓아놓은 것을 그대로 무너뜨릴 수도 없는 터. 오베르슈타인은 라인하르트 휘하 장군들에게 제국재상 리히텐라데 공작에게 라인하르트 암살 미수라는 반허위혐의를 뒤집어씌워 체포할 것을 지시하고, 스스로는 안네로제에게 키르히아이스의 부고를 전하는 등 자포자기 상태의 라인하르트를 가까스로 다시 재기하게 만들었다. 둘밖에 없는 가족이라고도 할 수 있는 키르히아이스, 안네로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때 그가 각오를 다잡으며 스스로 독백하는 대사가 보는 이의 가슴을 헤집어놓는다.
"그래, 우주를 손에 넣는 것이다. 잃은 것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그 정도는 얻지 않고 어찌하겠는가."
그리고 키르히아이스 사후 인재에 더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능력이 좀 된다 싶으면 자기 밑으로 끌어들여 보고 싶어서 안달하는 수준.
2.2 재상
미화에 미화 뿌려먹는 수준의 미치하라 카츠미 코믹스 판 버전. 위 이미지는 분권 문고판 완결권 표지다. 뒤에는 양 웬리.
립슈타트 전쟁의 승리로 문벌대귀족 세력을 치명타를 가하고, 동시에 리히텐라데 공작마저 제거하여 제국 재상의 자리에 오른 라인하르트는 은하제국의 실권을 완전히 장악하였으며, 어린 황제 에르빈 요제프 2세는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은하제국의 민생과 사회구조를 뿌리부터 개조하기 시작한다. 군인으로서는 군사들에게 사랑받는 지휘관이었고 국민들에게도 공정한 개혁으로 칭송하는 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우주를 정복하겠다고 맹세한 대로 자유행성동맹과의 대립을 멈추지 않았는데 적당히 찔러보려는 생각으로 한 회랑의 조우전, 제8차 이제르론 공방전에서는 이제르론 요새를 지키는 양 웬리 함대에 막혀서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두 차례의 전투 때문에 자유행성동맹 정부는 이제르론 요새를 과신하는 대국적 실책을 저지르게 된다.
자유행성동맹을 칠 기회를 노리기 위해 은하제국 정통정부의 유제 납치사건을 방관하고, 니콜라스 볼테크를 협박해서 여유롭게 페잔 통행권을 얻어내 동맹령으로 갈 길을 얻게 된다. 이게 제1차 라그나로크 작전. 그리고 이때 거의 겉모양 내기 격으로 8개월의 아기인 카타리네 켓헨 폰 페크니츠를 옹립한다.
이제르론 요새를 포기하고 재량권 얻어 신나게 날뛰기 시작한 양 웬리와의 첫 정면승부였고, 슈타인메츠와 렌넨캄프, 바렌 등 제국군의 장성들이 하나같이 양에게 관광당하자 분노하여 마침내 본인이 직접 나서게 된다. 이게 버밀리온 성역 회전. 양 웬리의 맹공 앞에 그대로 우주의 먼지가 될 위기에 놓이지만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와 미터마이어, 로이엔탈의 바라트 성계, 행성 하이네센 점령 소식이 닿으면서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구하게 된다. 정치적으로는 이겼을지 몰라도, 라인하르트는 확실히 자신이 졌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그 무조건 항복 소식을 듣고 더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
그 뒤 작품을 통틀어 딱 한 번 양과 라인하르트의 회담이 열렸는데, 그때 양에게 제국 원수지위를 주겠으니 자신의 휘하로 오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양은 자신에게 안 맞는 물을 마시면 체한다며 사양했지만, 그 회담 뒤에도 꽤 오랫동안 자기 밑으로 끌어오려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제대로 이기지 못했다는 이유로 계속해서 라이벌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 회담 뒤 오딘으로 귀환하고, 카타리나의 아버지가 라인하르트에게 양위한다는 각서를 제출하면서 비로소 황제로 등극하게 된다. 신 은하제국과 로엔그람 왕조의 시작이었다.
2.3 즉위 뒤
그런데 즉위하자마자 큄멜 사건으로 암살 미수 크리(…). 이 사건으로 지구교의 존재를 알게 되고 아우구스트 자무엘 바렌에게 지구교 토벌 명령을 내렸다. 이게 지구교 본거지 토벌 작전. 바렌의 분전으로 지구교 본산인 지구는 거의 초토화. 하지만 잔당들은 남아서 계속 공작을 일삼았다. 이때 하이드리히 랑의 공작으로 로이엔탈이 반역을 꾸민다는 루머를 전해들었는데, 거의 믿지 않았다. 전쟁 끝난 뒤 신영토 총독 자리를 약속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점령한 동맹령에 고등참사관을 파견했는데, 이때의 인선 미스가 여러 의미로 파국을 불렀다. 원래 그 본인은 로이엔탈을 보낼 생각이었지만 2인자 혐오증 환자 오베르슈타인의 진언으로 로이엔탈 대신 헬무트 렌넨캄프를 파견하는 바람에 꼬이기 시작했다. 동기생들이 자신보다 출세하는 바람에 조금 열폭 경향이 있던 렌넨캄프가 어떻게든 공을 세우기 위해 양 웬리를 과하게 견제하기 시작했고, 이것을 동맹 정부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바람에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으로 이어졌다. 전 13함대 멤버들은 사력을 다해 양을 구출했고 그때 렌넨캄프를 인질 삼았으나… 렌넨캄프 자살 크리. 이것을 전해들은 라인하르트는 야 신난다!하고 동맹에 전쟁을 선포한다. 이게 제2차 라그나로크 작전.
동맹은 말 아데타 성역 회전으로 알렉산드르 뷰코크 원수를 잃고 싱겁게 항복한다. 이때 겨울 장미원의 칙령으로 동맹의 종말을 알리면서 동시에 최초로 동맹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이 아이러니.
그러나 아직 이제르론 요새에 양 웬리 함대가 남아 있으니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여기저기서 국소전이 펼쳐졌고, 회랑의 전투 도중 고열로 쓰러졌고, 다시 생각한 바가 있었는지 전의를 꺾고 한 발 물러서서 양에게 회담을 요청한다.[4] 그런데 그놈의 지구교 새끼들이…
소식을 전해들은 라인하르트는 나는 그자에게 나 이외의 사람한테 죽으라고 한 적이 없다며 진심으로 분노했지만, 몸 문제도 있고 해서 페잔으로 돌아가 전몰자 묘역 준공식에 참석했는데 베스타란트 사건의 사망자 가족에 의해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2차 암살미수사건이 터져 버린다. 귄터 키슬링의 빠른 대처로 몸은 무사했지만, 그때 들은 말[5]이 라인하르트의 정신을 완전히 박살냈고, 죄책감으로 삽을 푸고 있을 때 힐데가르트가 위로하러 찾아갔다가 그때…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바로 그 다음날 꽃다발 들고 청혼하러 갔지만 힐더가 제대로 대답을 주지 않는 바람에 그 대답은 좀 더 뒤로 미뤄지게 된다.
한편, 정식으로 신영토 총독 자리를 받은 로이엔탈은 열심히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해나갔지만 랑과 지구교가 한 짓이 우연히 죽이 맞는 바람에 로이엔탈 반란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만다. 결국 로이엔탈은 가장 간단하게 라인하르트에게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라인하르트를 하이네센으로 초청했는데…우르바시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라인하르트가 품었던 의혹은 확신이 되고 만다. 로이엔탈이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았(정확히는 못했)으니 반의가 없었어도 자신을 방치한 것이 되니, 결국 로이엔탈을 믿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자포자기한 로이엔탈이 격문을 띄웠고, 신영토 반란사건이 터지고 만다.
로이엔탈은 라인하르트의 친정을 바랐지만[6] 여러 가지 어른의 사정[7] 탓에 라인하르트는 토벌군으로 자신 대신 미터마이어를 파견한다. 미터마이어는 로이엔탈을 설득하려 노력했지만 교섭은 결렬되었고, 결국 로이엔탈은 알프레트 그릴파르처의 배신으로 홀로 죽음을 맞게 된다.
라인하르트는 홀로 페잔으로 귀환하고,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와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지 제11차 이제르론 공방전이 일어나면서 라인하르트는 오베르슈타인을 사태 좀 수습하라고 하이네센에 파견하는데, 오베르슈타인이 인질 잡고 이제르론 패밀리에게 출두를 요구했다. 그 소식을 들은 라인하르트는 식겁해서 하이네센으로 직행했고, 라그풀 교도소의 수감자들을 석방한 뒤 자기 이름으로 이제르론에 초청장을 보냈다. 하지만 그 노력이 무색하게도 시바 성역 회전이 벌어진다. 제국군이 제대로 출전하면서 전황은 그냥저냥 잘 돌아가는 듯하다가 다시 라인하르트가 발작을 일으켰고, 결국 이때 불치병 선고를 받게 된다. 후에 황제열로 불리게 될 원인불명의 질병 '변이성 극중 교원병'. 고열, 장기의 염증과 출혈로 인한 통증 및 체력의 소모, 조혈기능의 저하에 따른 빈혈, 의식불명 등의 증세를 보이는 일종의 자기면역질환으로 추정되지만, 유전병은 아니라고 한다.[8][9]
안 그래도 제국군의 움직임을 수상하게 봐오고 있었는데, 올리비에 포플란이 라인하르트의 와병 소식을 포착하면서 율리안 민츠 일행이 브륀힐트에 돌입, 라인하르트에게 도달한다. 라인하르트에게 용건을 말하고 기절한 뒤 라인하르트가 전 군에 전투 중지를 명령하면서 일단락되었다.
이때 페잔에서는 호랑가시나무관 습격사건 & 에프라임 거리의 전투가 벌어졌고, 무사히 알렉산더 지크프리트 폰 로엔그람이 태어난다. 아이도 무사했고 키르히아이스가 죽었을 때 사실상 이별을 고했던 안네로제와도 화해하게 됐으니 감개무량했을 듯. 이때 아이 이름 짓기 위해 고심하는 장면이 상당히 개그.
그리고 결국 아드리안 루빈스키가 사망하면서 루빈스키의 불꽃놀이 사건이 벌어진다. 그때 라인하르트는 하이네센 국립미술관에 머무르고 있어 죽을 뻔했지만, 비텐펠트가 앞뒤 가리지 않고 쳐들어가서[10] 구출해온 덕분에 무사히 탈출. 이때 오베르슈타인은 남은 지구교 잔당을 전부 소탕할 생각으로 헛소문[11]을 퍼뜨렸고, 지구교 잔당들은 그 소문에 제대로 낚여 웰제데 임시 황궁 습격사건을 벌였다. 다행스럽게도 오베르슈타인의 양동작전이 제대로 먹혔기 때문에 무사히 유언[12]을 남긴 뒤 조용히 사망했다. 신 제국력 3년(우주력 801년) 7월 26일 23시 29분. 햇빛까지 가져가려는 것처럼 흐리고 을씨년스러운 날이었다고 한다.
유언은 "우주를 손에 넣으면…모두가…모두가…"
3 총평
정치, 군사 방면에 비길 데가 없는 천재. 특히 군사적인 능력은 제국과 동맹을 합쳐 양 웬리 이외에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다.[13] 그래서 붙은 별명이 상승(常勝)의 천재. 단,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는 양에게 전술적으로는 완패였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상승'은 아니었다. 본인도 버밀리온에서 양에게 졌다고 생각했고, 저 별명을 입에 올린 적은 단 한 번에 불과했다.
어릴 적의 트라우마 탓에 기득권층을 지긋지긋하게 혐오해 사회 구조를 근본부터 다시 뜯어고쳤고, 덕택에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민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자신을 보좌할 사람들도 귀족 중심의 신분 차별 체계에서 소외된 유능한 하급귀족이나 평민 위주로 뽑았다. 그가 만든 신 제국의 체제는 1인의 황제 아래에 있는 신민은 모두 평등한 구조. 능력 있는 자라면 배경도 무엇도 없더라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체제였던 셈. 이후 역사의 로엔그람 조에 대한 평은 '전제 하에서의 사회적 공정'이었다.[14]
역사가에 따라 평은 많이 갈리지만, 궁극적으로는 긴 혼란기를 끝낸 드문 걸물로 이름을 남겼을 듯하다.
4 성격적 측면
지모는 웬만한 노장을 능가하는 수준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상당히 불안정하고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로, 정신적으로는 소년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 열 살 때 목표를 향해 저돌맹진을 시작했다는 것을 보면 사춘기를 겪을 시간도 없었으니 충분히 가능한 가정이다. 급격한 감정 변화를 통제하는 것을 힘들어하고, 키르히아이스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키르히아이스 사후 작품 내내 키르히아이스의 유발이 담긴 팬던트를 들고 다니며 간혹 말을 걸거나, 겨우 재기해서 일어나서는 리히텐라데 공작 숙청 보고하러 온 부하(로이엔탈)에게 도발 멘트(기회가 생기면 자신을 쓰러뜨려도 된다는 투)를 쏘질 않나….
그 뒤에는 비서이자 아내인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에게 은근히 의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힐더가 빈틈을 완전히 메워줄 수는 없어서, 키르히아이스의 죽음 뒤 사람이 좀 심하게 망가졌다.[15] 키르히아이스의 죽음 뒤 방향성을 잃은 자신의 감정을 받아줄 사람이 없었고, 결국 그것을 자신이 어릴 때부터 해야 했고, 잘하고, 좋아하는 수단인 싸움으로 표출했던 셈.
이런걸 보면 여러 가지로 키르히아이스와 동성애적 관계라는 것을 의심해볼 수 있다. 키르히아이스가 죽기 이전에 여자에 대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을 봐도 그렇다. 이는 키르히아이스도 마찬가지인데, 소설의 묘사를 보면 라인하르트에 대한 감정은 마치 공주에 대한 중세기사의 충성심을 연상시키게 한다.
하지만 인명을 완전히 파리 목숨 취급한 건 아니었다. 가끔 제2차 라그나로크 작전은 라인하르트 개인이 순전한 자신의 전의 때문에 수많은 목숨을 진창에 처박은 일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키르히아이스 사후 라인하르트는 분명 많이 망가졌고 양과 다시 싸우고 싶어했지만, 그래도 아직 상식을 간직하고 있었다. 구석 성계에서 독립을 선언하는 건 엄연한 반역 행위다.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당신이 지배하는 나라 구석에 반역자들이 군대를 끌고 몰려들어가서 이제부터 그 땅이 자기네 거라고 선언한다면 진압하겠는가, 특사를 보내겠는가? 반란군에게 허리를 굽히는 행위고 갓 태어난 신제국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었다. 힐데가르트는 특사를 제안했지만, 그것은 되려 제국에서 양 웬리의 이름값이 엄청났다는 증거.[16]
그런 그의 정신적 지주가 안네로제 폰 그뤼네발트. 다들 알듯, 중증 시스터 컴플렉스다. 누나가 모욕당하면 예의고 뭐고 없이 일단 두들겨 패고 본다.[17] 우주를 손에 넣겠다고 다짐한 것도 본질적으로는 누나를 되찾아오기 위해서. 철 들기도 전에 어머니를 여의고, 사실상 어머니 역을 해온 누나를 빼앗은 골덴바움 황가에 대한 원한이 크게 작용한 것. 아버지를 어릴적에 전투로 여의고 어머니에게 키워지며 나이가 들어서도 기함 이름을 어머니 이름인 빌헬미나로 지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를 비웃던 라인하르트지만, 정작 그야말로 누나인 안네로제를 비슷하게 여의었다면 자신의 기함 이름이 브륀힐트가 아니라 안네로제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누이가 약점으로 꼽기도 한다. 문벌귀족 참모이던 안톤 페르너 대령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에게 대대적인 전쟁보단 소수 정예로 라인하르트를 암살하는 작전을 제의하다가 씹혔음에도 자신의 부하 3백 명을 거닐고 안네로제를 납치하여 라인하르트를 굴복시키려는 작전을 벌였다. 물론 키르히아이스가 5천 명의 부하를 안네로제 곁에 잠복시키며 대비를 철저한 탓에 실패했지만. 그리고 루빈스키도 음모를 꾸밀 때 안네로제를 납치하거나 죽게 하여 라인하르트의 이성을 잃게 하는 방법까지 거론할 정도였다. 하지만 꽤 당찬 누이는 되려 위상황에서 힐데를 구하기도 하고 애니나 소설에선 일절 방해가 되지 않았다.
도덕관념도 소년의 그것에 가까워서, 죄책감을 잘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도 보이고 정정당당한 수단에 천착한다. 양껏 더러운 수단을 쓰지 못하는 자신에게 제법 컴플렉스가 있었던 듯. 자신을 대신해 그런 음모를 꾸밀 사람으로 오베르슈타인을 찾아냈던 셈. 그 외에도 힐데랑 사고치고 나서 바로 그 다음날 청혼하러 가는 위엄을 보여주었다. 한발 더 생각해 보면, 그 일이 전까지는 동정이었다는 셈. 로엔그람 작위를 이어받을 때 귀족들이 자기 딸내미들을 은근슬쩍 들여보냈을 때도 문 닫아걸고 열어준 적이 없다고 한다.
가치관이 엿보이는 대사로, 안네로제의 결별 선언 후의 독백인 "그래. 우주를 손에 넣는 것이다. 잃어버린 것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그 정도는 얻지 않고서 어찌 하겠는가."와 유언인 "우주를 손에 넣으면…모두가…모두가…".
라인하르트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가 왜 그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축약해서 담은 무거운 대사라고 할 수 있겠다.[18]
5 명대사들
귀관의 용전에 경의를 표한다. 다시 싸울 날까지 건강하기를.
만약 누님께 해코지라도 하려는 날에는, 그 잉여 시인 놈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고통을 가하며 죽여 주마!
평화라는 것은, 무능함이 가장 큰 죄악이 되지 않을 만큼 행복한 시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실력 없는 패자가 타도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들 역시 마찬가지다. 나를 쓰러뜨릴 만한 자신과 각오가 있다면, 언제든지 도전해도 좋다.
백 번 싸워 반드시 백 번 다 이길 수는 없다. 일일이 책임을 물을 필요 없지.
체제가 민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공평한 재판과, 공평한 조세 제도. 그뿐이다.
나는 우주를 훔치려는 게 아니야. 빼앗으려는 거다.
권력은 한 세대에 한정되는 것이고, 지켜져야 하는 게 아니라 빼앗겨야 하는 것이다.
나는 스스로 패도를 걷기로 다짐해왔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한 가지 원칙만은 스스로 반드시 지켜왔다. 바로 스스로 진두에 서는 것이다. 예전에 싸워 쓰러뜨렸던 형편없는 문벌대귀족 놈들과 내가 다른 점은 바로 그것이다. 병사들이 나를 지지해 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명장이란 물러날 때와 도망칠 방법을 잘 아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호칭이다. 나아가는 것과 싸우는 것밖에 모르는 맹수는 사냥꾼의 체면만 세워줄 뿐이지.
(버밀리온 성역 회전 후 양 웬리에게)나는 진리 따위 필요 없었다. 내가 바라는 걸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힘만을 원했지. 뒤집어 말하자면, 싫어하는 놈의 명령을 듣지 않을 수 있는 힘을 말이야. 경은 그렇게 생각한 적 없는가? 싫어하는 놈은 없나?
짐에게 궁은 필요 없소. 짐이 있는 곳이 곧 은하제국의 황궁이오. 당분간은 브륀힐트가 제국의 황궁이 될 것이오.[19]
6 이야깃거리
부녀자들 사이에서는 아무래도 황제폐하다 보니 공 쪽으로 좀더 흥했다. 상대는 이미 말할 필요도 없는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평생 동안 라이벌시했던 양 웬리. 원작에서는 마법사지만 이쪽에선 그런 거 없다. 수 쪽에서도 가장 흥한 조합은 키르히아이스지만 저쪽에서는 아무래도 휘하 장성이 하도 많다 보니까(…) 아이돌화나 총수화되는 경향이 보인다. 키르히아이스 외에 인지도 있는 조합으로는 오스카 폰 로이엔탈이나 양. 이쪽에선 주로 키르히아이스 사망 뒤 휙 채간다. (…)
어릴 때 상추를 싫어해서 안네로제가 만든 상추샐러드를 시침 딱 떼고 주머니에 전부 집어넣어버렸다는 일화가 언급되는데, 이것의 반향인지 단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는 동인설정이 붙어 버렸다. 실제로 케이크나 단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과거 시대를 묻지 않고 캐스팅한다면 누가 적당하겠는가를 네티즌들이 투표한 바 있는데, 압도적으로 1위한 인물은 비요른 안드레센이었다고 한다.
키르히아이스와 더불어 을지판의 피해 아닌 피해를 꽤 많이 본 인물이기도 한데, 거의 모든 인물에게 존댓말을 쓰는 키르히아이스와 대조적으로 라인하르트는 안네로제와 그 시점에서 자기보다 직위가 높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하대를 한다. 제국진영에서는 계급이 제일 높고 황제 즉위 뒤에는 만인지상이라는 황제니 마음대로 존댓말 쓸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나이가 가장 어리다 보니 을지판에서는 한국 정서에 맞춰서 전부 존댓말로 번역해놨는데,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한 서울문화사판에서는 그대로 하대를 쓴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을지판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들의 오장육부를 끓어오르게 했다고(…)특히 양 웬리 팬들
애니판도 만화책도 머리카락 기른 뒤의 디자인이 왠지 베르사이유의 장미의 오스칼이랑 미칠 듯이 비슷하다. 오덕계에 인연이 없는 사람도 라인하르트를 보고 아, 오스칼!하는 반응을 보일 정도. (…)
2차창작에서는 키르히아이스와 안네로제의 관계, 그리고 본인의 정신적 미숙이 특히 강조된다. 아직 본인과 키르히아이스가 출세를 못한 원작의 반플리트 성계전 전후에서 키르히아이스를 잃은 경우, 흑화 또는 정신적 성장을 이루게 되지만, 대체로 오리지널 캐릭터를 비롯한 누군가에게 지적받기 전까지 키르히아이스의 복수를 위해 앞뒤 안가리는 경향을 중시하는 편으로 보인다. 물론 반플리트 성계전보다 늦은 시점에서 키르히아이스가 죽거나 안네로제가 프리드리히 4세 사망 전까지 궁 내의 이런저런 일로 관련되는 경우도 마찬가지.
또한 팬픽 전개에 따라 힐데를 만나지않고 다른 오리지널 여캐와 눈이 맞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뮤켄베르거의 양녀, 라던가...
이름은 독일 작가 테오도르 슈토름의 소설 '임멘 호수'의 주인공에게서 따왔다고 한다. 그리고 모델은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나폴레옹, 스웨덴의 칼 12세이다. 마린돌프가 힐데에게 하는 대사에서 17세기 육욕에 관심없는 소국의 북방의 유성왕과 라인하르트를 비교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바로 그게 칼 12세. 사실 다이쇼 덴노 연간에 나온 위인전집에서 일본 편집자가 칼 12세에게 붙여준 이름으로서 일본에서만 통칭되는 명칭이다. 다만 스웨덴은 은하제국보다 대외적으로 위험한 상태였고 그런 위험한 상태를 나름대로 잘 이끌었다가 러시아나 기타 여러 국가에 발려서 사실상 스웨덴의 전성기를 끝낸 사람이다.그럼 표트르 대제는 양 웬리
칼 12세의 업적이나 전훈은 러시아에게 나중에 발리는 폴타바를 제외하면상당히 뛰어났다. 좀 더 환경이 나은 시대에 태어났거나 다른 좋은 국가에서 태어났다면 역사를 바꿀 정도의 인물이었다.스웨덴은 은하제국, 러시아는 동맹, 오스만은 페잔?
여담이지만 삼국전투기에서 사마의로 등장할 뻔 했는데 코드기어스의 를르슈 람페르지가 사마의 역할을 꿰찼다.(최훈 작가도 블로그에서 이 얘기를 했다)
굽시니스트께서 전두화르트라는 이름으로 패러디했다. # 고인드립/인데 실제 고인은 없군..[20] 그 내용은 5.17 쿠데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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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뮤지컬판에서는 제바스티안 폰 뮈젤 역을 맡았다.
[2] 원작 소설에서는 사자의 갈기에 곧잘 비유된다. 적어도 짧은 스포츠 머리는 아니었을 것이다.
[3] 이때 받은 충격으로 사람이 심하게 망가져서, 말 아데타 성역 회전이라던가 시바 성역 회전 당시 병사들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듯한 발언을 해서 많이 까인다. 회랑의 전투는 말할 것도 없고.
[4] 본인은 힐더의 질문에 '키르히아이스가 꾸짖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지만, 힐더의 설명을 보면 대충 진상이 보인다. 이 상황에서 물러서기 위한 가장 좋은 상징물이 키르히아이스였다는 것.
[5] 너희들의 부모형제가 희생당한 소수 속에 들어갔던 적이 있느냐는 말. 라인하르트는 그 사건 때문에 형제나 다름없었던 키르히아이스를 잃었다. 하필이면 그 소수에 들어간 사람이었던 셈.
[6] 애초에 그가 반란에 이르게 된 크나큰 이유들 중 하나가 라인하르트가 키르히아이스 외의 타인들을 제대로 봐주지 않는다는 거였다. 내란 규모의 관심구걸.
[7] 황제가 친정하면 이후 군에 분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라인하르트 개인이 와병 중이라는 것, 이후 민심이 사분오열될 수 있다는 것.
[8] 확실히 열악 유전자 배제법을 시행한 루돌프 골덴바움의 왕조를 끝낸 라인하르트가 유전병으로 죽었다고 한다면 퍽 드라마틱한 것이 될 터이지만, 라인하르트의 병이 유전적이라는 이야기는 소설, 애니메이션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는다. 복잡한 이름에 의해 착오를 일으킨 사람이 많은 듯하다. 무엇보다도, 루돌프 골덴바움의 온갖 병크들 중에서도 가장 비중 높게 다뤄지는 것 중 하나가 열악 유전자 배제법이고, 그러한 병폐들의 개혁자로써 제시된 인물이 라인하르트인데... 정작 라인하르트 자신이 유전병으로 죽는다면 그 이전까지 보였던 주제의식이 몽당 다 뒤집어지는 것이다! 차라리 현실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드라마틱하다고 하겠지만, 픽션에서, 10권을 투자해서 확립한 주제의식을 막판에 뒤집어 버리는 작가가 있을리가... 즉,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유전병으로 설정되었을 리가 없는 셈이다.
[9] 무엇보다도 이 병이 유전병이었다면 황태자 알렉산더 이하 차후 로엔그람 왕조 후계자 전원이 위험하니 치유법 연구가 국가단위 프로젝트가 되었을 것이고 알렉산더 자신도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받고 지냈어야 했을 것이다.
[10] 근데 미술품에 전혀 신경 안 쓰고 라인하르트를 구출해오는 바람에 미술품은 죄다 깔끔하게 불탔다. 메크링거는 나중에 이 일을 회상하면서 비텐펠트가 미술품에 전혀 조예가 없는 자였던 탓에 카이저가 무사할 수 있었다고 은근히 까댔다.
[11] 지구 자체를 파괴한다는 헛소문으로 와병중인 라인하르트를 미끼로 해서 유인해냈다. 어지간해서는 분노하지 않는 메크링거조차 황제를 미끼로 삼냐면서 오베르슈타인에게 분노를 터뜨렸다.
[12] 미터마이어를 뺀 여섯 명의 상급대장에게 원수 지위를 내려라, 입헌체제로 바꾸는 편이 당신에게는 편할지도 모른다, 가장 현명한 자가 지배자가 되도록 해라, 펠릭스와 알렉을 친구로 지내게 해 달라.
[13] 순수 군사 용병가로서의 능력은 양 웬리보다 다소 처지는 것으로 생각되나 정치 능력과 인재 등용, 1인자로서의 근면성에서는 양을 월등히 능가한다.
[14] 바꿔 말하면 그 1인이 무능하다면 흔적도 없이 박살이 나 버린다는 건데, 이건 바라트 성계 자치구도 있고 남아 있는 사람들도 유능하니 낙관하는 방향으로 끝을 맺었다.
[15] 외전에서 하급병사들과 동거동락하며 이런 개판을 내가 고치겠다던 인간이, 키르히아이스 사후엔 인명경시적인 발언을 자주 내뱉는다. 베스타란트 사건의 경우 라인하르트도 죄책감을 가진 사건이었으나 리히텐라데 숙청 건에서는 과감하게 10살 이상의 남자아이는 처형시키는데 키르히아이스가 살아 있었다면 이런 행동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걸었을 가능성이 있다.
[16] 하지만 버밀리온 성역 회전의 경우는 정치적, 전략적인 수단으로 충분히 피해 없이 끝장낼 수 있었음에도 그저 당당한 정면 대결을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막대한 피를 흘리고 결국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17] 내전 당시 오프레셔의 뛰어난 무용을 칭찬했으나(사람됨은 별개로), 그가 누나를 모욕하자 순식간에 흑화되어 직접 능지처참하려 했고 결국 직접 죽이는 것보다 더 비참한, 아군의 집중사격으로 벌집으로 만들어 죽게 만들었다.
[18] 키르히아이스의 유언을 생각해 보자.
[19] 제2차 라그나로크 작전 결행을 결정했을 때 한 대사. 이 대사는 원작 내에서도 후세 사가들이 라인하르트를 묘사할 때 금언처럼 반드시 써 넣는 대목이라고 묘사됐는데. 을지판 은영전이 팔리던 시기(90년대 중반)에 신문 광고에 이 대목이 들어갔다. 비텐펠트의 대사까지 포함해서.
[20] 그리고 그 옆에는 태우히아이스가 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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