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ㅗ

최동훈, 스토리는 잊혀져도 캐릭터는 잊혀지지 않는다구

로드365 2012. 8. 13. 18:52


‘도둑들’ 최동훈 감독 “나는 내러티브 주의자”(인터뷰) 2012.8.1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전우치’를 통해 판타지로 시선을 돌렸던 최동훈 감독이 다시 범죄의 세계로 돌아왔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도둑들’(제작 케이퍼 필름)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모인 한국과 중국 10인 도둑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범죄의 재구성’ ‘타짜’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성을 지닌 작품이다.


냉혹한 범죄 세계를 통해 인간의 이면을 담아냈던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에서 순정과 낭만이라는 테마를 끄집어냈다. 호화 캐스팅이 펼치는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과 더불어 전작에서 엿볼 수 있었던 내러티브에 대한 고민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장르영화를 추구하면서도 그 속에서 늘 변주를 꿈꾸는 최동훈 감독을 영화 개봉 전인 지난달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 영화의 구상은 어디서 출발했나?


이야기의 출발은 김윤석과 김혜수였다. “마카오 박(김윤석)이 한국과 중국의 도둑들을 불러 모은다. 그런데 자기가 부르지 않은 팹시(김혜수)가 온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될까”에서 구상이 시작됐다.


▶ 처음에는 ‘오션스 일레븐’과 많이 비교됐다. 영화를 보고 나니 홍콩영화의 느낌이 강했다. 레퍼런스를 삼은 작품은 없었나?


특별히 ‘오션스 일레븐’을 염두에 두거나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도둑 영화가 워낙 하위 장르라서 좋은 영화는 많지 않았다. ‘리피피’나 ‘아스팔트 정글’ 같은 고전 영화를 좋아하기는 했으나 레퍼런스로 삼지는 않았다. 다만 촬영하면서 ‘카사블랑카’ 같다는 생각은 했다.


▶ 도둑들의 이야기지만 순정과 낭만을 이야기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것이 애초의 목적이었다. 도둑들이 나와서 열심히 카지노를 털고 끝나는 영화는 재미가 없었다. A로 시작해서 B로 끝나는 느낌의 영화를 찍고 싶었다. 그래서 낭만적이고 코믹하면서도 액션이 가미된 다채로운 느낌을 살리고자 했다. 공간이 바뀔 때마다 이야기의 국면도 바뀌게 구성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나는 장르영화를 있는 그대로 만드는 것도 재미없고 관객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장르의 관습에서 15도쯤 벗어난 이야기가 더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