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장기매매 사건

로드365 2011. 8. 6. 16:14


‘무분별한 트레이드는 장기매매와 같습니다.’
 
지난달 31일 넥센과 LG의 트레이드 소식이 알려진 뒤 넥센 팬들이 스포츠서울에 게재한 광고 문구다. 이 문구를 작성하는 데 참여한 한 팬은 “지난 6번의 트레이드 때는 억울한 감정이 있어도 꾹꾹 눌러 참았다. 하지만 13년 동안 팀에 머물면서 지난 4년간 매 시즌 40경기 이상 출장한 송신영까지 내보내는 모습을 보니. 구단도 감독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재할 수 없다면. 팬들이 나서서라도 무분별한 선수팔기를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폭넓은 독자층과 광고 게재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 스포츠서울에 광고를 실었다.

이번 광고 게재는 특정 서포터스에 의해 독단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또 다른 넥센 팬은 “서포터스들이 구장에서 만나 인사도 하고 정보도 공유한다. 광고 게재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팬들 전체의 마음을 담아 구단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소수의 의견이 아니라 팬심을 하나로 모았다는 뜻이다.

팬들은 트레이드로 인해 전력이 더이상 떨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팬들은 “장기매매는 불법이다. 돈이 필요해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하면 안 되는 행위 아닌가. 공식적으로는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트레이드 했다고 하지만 누가 그 말을 믿겠나. 이제는 구단의 꼭두각시처럼 돼 버린 감독도 믿지 못하겠다. 전력 보강으로 데려온 선수 중에 맹위를 떨치는 선수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성적에선 레전드급이 아니지만. 현대시절부터 13년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송신영마저 내보내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선수들이 트레이드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광고 게재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르면 다음주 사직 롯데전부터 팬들이 ‘트레이드 반대 시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 팬은 “이런 행동이 선수단에 힘이 될지는 모르지만. KBO를 포함한 구단들이 팬들의 억울한 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 물론 선수단을 경영하는 주체는 구단이지만. 팬이 없는 구단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는 끝까지 남아 히어로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나 구단의 일방적인 횡포는 결코 그냥 바라보지 않을 것”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